
의사일정 제3항 대구가스폭발사고에 관한 긴급현안질문을 상정합니다. 이 안건은 국회법 제122조3의 규정에 의하여 국회운영위원회와 협의하여 실시하는 것입니다. 오늘 질문대상 국무위원 중 부총리겸재정경제원장관이 해외출장 중에 있어 차관으로 하여금 대리출석토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교육부장관과 공보처장관이 자진 출석하였습니다. 그러면 먼저 민주자유당의 최재욱 의원 나오셔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하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오늘 의제에 나와 있는 곳, 대구 달서을구 출신 최재욱 의원입니다. 입원 중인 부상자들을 찾아 사과하고 위문하는 도중에 개회 연락을 받고 올라왔습니다. 하도 원통한 일이어서 가슴에 맺힌 말이나 쏟아 놓고 겸해서 뭔가 시원한 대답이나 들을까 하여 올라왔습니다마는 의석 한쪽이 텅 빈 것을 보니 이런 정경을 보자고 내가 올라왔는가 싶어서 정치를 직업으로 택한 자신이 미워지기까지 합니다. 슬픔에 잠겼던 대구시민의 마음은 이제 그 슬픔을 거두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슬픔의 자리에 울분을 대체하려 하고 있습니다. 왜입니까? 고귀한 목숨이 100명 한순간에 무고하게 희생되었습니다. 그중에 어린 학생만도 50명입니다. 넥타이 한번 매 보지 못하고 져 버린 가녀린 꽃봉오리들입니다. 이런 가슴 아픈 주검을 앞에 놓고 우리 정치권은 과연 무엇을 했습니까? 국회 질문문제로 여야 간에 씨름을 벌여 사자 분들을 더욱더 욕되게 했습니다. 그것이 정당 간 이해득실의 차원에서 밀고 당기고 해야 할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정작 밀고 당기고 해야 할 일은 사망자에 대한 보상금문제일 것입니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등에서 시체를 앞에 놓고 흔히 벌어지는 현상들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구 희생자의 유족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보상금 지급여부와는 아무 상관없이 60%가 3일장을 치르고 그 나머지도 5일장으로 전부 다 장례를 치렀습니다. 지금 장례를 안 치른 분은 딱 한 분인데 바로 어제 치료 중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유족들 보기에 우리 정치권은 너무나 민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여러분! 아직 국회 차원에서 위로금에 관한 아무 결정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이 점도 제가 민망스럽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잘 좀 의논해 주십시오. 이제 국무총리에게 묻겠습니다. 정부는 이 사태에 관해 과연 합당한 책임감을 마음으로 가지고 있는지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임무 중 첫 번째입니다.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적국의 공격에 의해서 국민이 희생되더라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판이거늘 정부의 행정력이 총체적으로 행사되고 있는 밝은 날의 대도시 한가운데에서 수백 명이 사상된 이번의 경우는 더욱 말할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작금의 태도는 어떠합니까? 총리가 사고 당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그 말 한마디, 오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그것으로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개인기업체의 현장 노무자가 잘못하여 그렇게 되었으니 책임은 그 회사나 지고 정부는 아무 책임이 없다, 이런 말씀입니까?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책임이 민간에 위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번 따져 봅시다. 한 건설회사의 노무자가 가스관을 잘못 뚫었다, 그 가스가 지하철공사장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것이 발화되어 사건이 일어났다라고 하는 것이 검경의 조사결과입니다. 그렇다고 칩시다. LPG 가스의 엄청난 위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은 주무부서인 통상산업부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규정을 엄격히 만들고 그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여부를 눈을 부릅뜨고 24시간 관찰해야 할 행정책임을 통상산업부는 갖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주요 땔감인 가스가 우리나라에서만은 폭발물로 이렇게 둔갑한 데 대해서 관할당국의 책임이 아니고 어디의 책임이겠습니까? 건설공사의 경우도 성격상 각종 재해가 따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안전수칙을 만들고 그것의 교육과 이행점검을 해야 할 행정책임이 정부 내에서 건설교통부에 부여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당국허가도 받지 않고 지하굴착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면 가스관이 뚫린 것을 안 굴착공이 그 즉시 신고만 했더라도 큰 희생을 면했을 터인데 그것마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건설회사들에 대한 또는 현장 공사원에 대한 교육이 이렇게 되어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또 내무부도 그렇습니다. 지하굴착 자체가 일선 당국의 허가사항인 데다가 그런데도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더우기 지하철공사는 일단 사고가 나면 대형이 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만반의 안전점검시설이나 조치가 강구돼야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 지금 세 분의 관계 장관이 나와 계십니다마는 세 분의 소관업무 중 어느 한 업무만 제대로 챙겼더라도 이번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할 때 참으로 땅을 칠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총리! 사리가 이런데도 행정부 측의 책임이 면탈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점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총리! 지금 국민들 중에는 검경의 조사결과를 축소수사, 사실은폐라고 불신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민간인 몇 사람만 구속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함으로써 행정부 측의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저의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불신에는 많은 실마리도 깔려 있습니다. 첫째는 단 몇십 분 흘러든 가스량으로 그렇게 엄청난 폭발이 가능할 수 있는가 하는 점, 둘째, 정확한 발화원인에 대해서는 왜 아무런 조사나 발표가 없는가 하는 점, 셋째, 도시가스회사는 신고가 아니면 그 어떤 사고라도 사전 중앙관리가 안 되는가 하는 점, 넷째, 오전 7시 10분 가스관이 파열됐는데 왜 35분 후인 7시 45분에야 신고가 됐는가 하는 점, 다섯째, 사고 전날 저녁 9시 및 당일 새벽 4시에 가스냄새가 난다고 신고했다는 김만수 씨의 증언이 왜 번복, 재번복 소동을 벌이고 있으며 소방파출소의 신고접수일지는 왜 소각되었는가 하는 점 등입니다. 특히 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많은 유언비어가 나돌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혹점에 대해서 법무부장관의 답변을 바랍니다. 축소수사의혹과 궤를 같이하는 차원에서 당일의 TV프로 편성에 대해 여론의 지적이 높습니다.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왜 TV는 낮방송에서 이를 외면하다시피 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시민의 절박한 심정을 분명히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사고의 참상을 전 국민이 알아주십시오 하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내 남편, 내 자식이 그 시간에 집을 나갔는데 살았는지 죽었는지 또 어느 병원에 있는지 그것을 몰라서 하루 종일 허둥대는 그 시간, TV를 틀어 보니 고교야구 그것도 서울팀끼리의 준결승전이었다 이것입니다. 역지사지해서 한번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보처장관이 나왔으니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리! 대구시민은 그리고 달서구민은 사랑하는 이웃 200명이 사상을 입고 근 100여 채의 건물과 100대가 넘는 자동차가 파손된 데다 사고지역 주변의 상업권이 침해받고 교통로가 막혀 출근에 막심한 애로를 겪는 그러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총리! 이분들에게 그들이 고통을 당하게 된 경위라도 정확히 알려 드립시다. 대구시민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전화위복이란 말에 오히려 끔찍해합니다. 사람 목숨에 견줄 만한 복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시민이 바라는 것은 진실입니다. 그나마의 복을 주시려면 이 진실을 복으로 주십시오. 대구시민은 진실 앞에는 대범합니다. 진실 아닌 그 어떤 것도 대구시민에겐 고통입니다. 대구시민에게 제2의 고통을 주지 마십시오. 총리!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서훈 의원 나오셔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구 동구을 무소속 서훈 의원입니다. 먼저 이번 사고로 귀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과 부상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본 의원은 대구 폭발참사 이후 3일간을 사고 현장 및 병원, 영남중학교 등을 지켜보았습니다. 그중에 특히 동산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정은 군을 문병하고 내가 국회의원으로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김 군을 방문했을 때 김 군은 선배 국회의원이 왔다니까 방긋 웃었고 아프냐고 했더니 많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김 군 어머니는 수술을 했는데 결과를 의사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지 않아 궁금해하고 좀 알아봐 주었으면 했습니다. 나는 후배 의사를 만나 즉시 그 결과를 알아보았으나 차마 김 군 어머니에게 그 결과를 이야기해 주지 못하고 고심 끝에 이 자리에서 발표하게 된 것입니다. 김 군은 수술은 끝났지만 평생 하반신 마비 상태로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김 군 어머니가 그 결과를 알았을 때 어떻게 할 것이겠습니까? 또 내 자녀가 그렇게 되었다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하겠습니까? 죽은 자는 죽었다고 하지만 제2, 제3의 정은이가 현재 병원에 100여 명이나 누워 있고 앞으로도 또 얼마나 태어날지 모르는데 국정을 담당하는 국회의원이 국회 밖에서 할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하루를 열자느니 3일을 열자느니 하는 말이 이들에게 어떻게 들리겠습니까? 당리당략이나 정쟁만을 일삼는 국회를 우리 국민들은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대구에서는 놀고먹는 국회, 해산해 버리라고 하고 있습니다. 환히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직장으로 학교로 아침 발걸음을 재촉해 대문을 나선 남편과 아이들을 꿈에도 생각 못 한 사고로 한순간에 잃어버린 저 어머니들의 슬픔과 분노를 무엇으로 보상해 줄 수 있다는 말입니까? 최근 일련의 사고뿐만 아니라 2년 전부터 하늘, 바다, 육지를 가리지 않고 단편소설 시리즈처럼 이어지고 있는 대형사고들이 우리 사회 전반의 부실구조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최근 최병렬 서울시장은 지금 서울에서 가장 불안한 곳은 지하철공사장이고 다음이 가스관이다라고 서울을 비롯한 대형도시들은 지뢰밭 위에서 살고 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대구 지하철공사장 폭발참사는 과연 이 땅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줄 정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총리! 전시도 아닌 평시에 안전사고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내고 건물과 각종 시설이 파괴돼도 근본적인 방지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채 또 다른 대형 참사의 불안과 공포 속에 언제까지 우리는 떨고 살아야 합니까?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가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불기둥이 치솟으면서 지하철공사장의 복공판 400여 개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아 이곳을 지나는 직경 200㎜ 도시가스관이 폭발한 것이 그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는데 통상산업부장관에게 묻겠습니다. 사고지점에 대형 가스관이 통과한다는 사실을 감안했다면 당연히 공사를 중단시키고 정밀점검을 했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도 별문제가 없다는 가스안전공사 측의 말만 믿고 그대로 방치했다니 좀처럼 납득이 가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가스안전공사의 무책임도 그렇거니와 도대체 감독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초보적인 안전점검이나 제대로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시공회사 선정입니다. 이 공사는 원청계약업체가 부도를 내자 시공능력조차 검증받지 않은 시공보증사에 후속공사를 맡겼다고 합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지하철공사를 경험도 없고 전문인력도 미비한 업체에 맡겼으니 부실공사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입니다. 무자격업체가 시공할 경우 사고의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기를 맞추기 위해 시공을 맡겼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이번 사고지역 공사를 맡은 업체는 창원지역 업체로 공사 수주 당시부터 PK세력이 TK지역을 잠식하기 시작한다는 루머도 나돌기도 했습니다. 또 이번 사고 수사의 졸속 처리도 TK정서를 감안한 PK기업의 떠넘기기식 처리가 아니냐 하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시공사의 무리는 왜 빚어집니까? 각종 매설물에 관한 정확한 정보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과 이 시설물의 안전대책에 너무 소홀했다는 점입니다. 선진국들이 매설물을 모두 컴퓨터에 입력,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이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정확한 정보체계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하철과 같은 대형 굴착공사는 물론 골목길의 사소한 굴착공사를 할 때에도 매설물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시공자가 일일이 관련기관을 찾아다니며 확인해야만 하는 실정이라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이것이 사실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에 대한 대책방안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그 이유를 건설교통부장관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에 대한 검찰의 중간수사결과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전문가들은 검찰수사에 분야별로 반박하고 있는데 내용인즉 가스가 천공이 난 지상으로 분출하지 않고 왜 1m 40cm라는 땅을 뚫어서 옆으로 새 나갔습니까? 시간 거리상 유입된 양도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LPG는 공기보다 무거워 가라앉는다고 하는데 공사장 밑바닥의 인부 60명은 어떻게 해서 무사합니까? 또한 가스누출 신고의 신빙성과…… 가스누출 신고를 했다고 주장한 김만수 씨가…… 달서소방서 송현파출소의 당일 근무일지가 찢긴 것으로 밝혀져 소방파출소에서 신고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총리는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또 정확한 사고 수습을 위해서 즉각 국정조사권을 발동할 것을 제의합니다. 한국방송공사는 공영방송으로 국민의 방송입니다. 등교길 어린 학생 50명이 원망 한마디 못 하고 숨졌고 선량한 시민 50여 명이 삶의 일터로 향하다 죽어 간 큰 사고를 아침 뉴스로 보도하고는 고교야구 중계방송을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분통이 터지는 일입니다. 교실이 오열하고 병원이 통곡하고 모든 시민이 슬픔과 분노에 치를 떨고 궁금해하고 있는데 국민의 방송인 방송공사는 어째서 고교야구 중계방송을 해야만 했는지 온 국민 앞에 그 진실을 밝혀 주기 바랍니다. 국민의 방송인 방송공사가 국민의 알 권리를 묵살했다면 국민은 시청료를 낼 의무가 없습니다. 방송공사는 사실 크게 각성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했는지 이 자리에서 명백하게 공보처장관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항간에 이러한 보도태도는 정부의 지시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장관의 개입여부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두고 희생자에 대한 보상에 만전을 기하고 대구 경제에 악영향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대책회의를 거듭해 왔지만 대구시민의 마음은 웬지 답답합니다. 돈이면 다라는 순간적이고 임시방편식 자세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총리는 대구 사고현장 방문 시 사망자가 1명도 없는 보성병원만을 다녀가고, 국정 최고책임자의 성의 없는 방문에 대구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특히 42명의 사망자가 난 영남중학교는 아예 방문조차 하지 않아 헬리콥터나 타고 먼지를 내려고 대구에 왔느냐 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총리!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성수대교 붕괴사고 때는 서울시장이 두 번이나 바뀌었고 서해 훼리호 사건 때는 교통부장관과 해운항만청장이 해임되었습니다. 이번 대구 지하철공사장의 폭발사고는 어느 누구를 겨냥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정부가 천재지변도 아닌 인재에 의한 비극적 참사를 두고 한 사람 책임질 사람이 없다면 국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무엇으로 찾을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은 즉각 국민에게 사과하고 총리 및 관계장관 그리고 대구시장은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합니다. 앞으로 사고가 났다고 하면 대형사고와 대형살상이 예측되는데 현장에서 즉각 응급조치를 하였다면 살릴 수 있는 환자도 현장 응급조치가 안 되고 병원으로 이송 도중 사망자가 발생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응급치료 기동이동반 운영이 절실히 요망된다고 보는데 총리의 견해는 어떠합니까? 끝으로 설마와 빨리빨리를 당연한 것으로 알고……

다음은 민주자유당의 박명환 의원 나오셔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100여 명의 무고한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입원하신 분들의 조속한 쾌유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민주자유당 소속, 서울 마포갑 출신 박명환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자리를 함께하고 계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본 의원은 오늘 참으로 비통하고 원망스러운 마음과 함께 끓어오르는 분노를 안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본 의원이 지난해 12월 15일 정기국회 시, 저의 출신지역인 마포 아현동 가스폭발사고에 관해 정부의 총체적 안전관리 소홀을 지적하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구 참사에 이어서 146일 만에 또다시 아현동 인근의 가스유출사고와 중구 신당동 및 강서구 화곡동 지하철공사 가스유출사고로 이어지는 일련의 어처구니없는 인재를 지켜보면서 정부가 얼마만큼 안전관리 능력이 없는가를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총리!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적으로 지하의 가스관, 송유관, 상․하수도관 등 지하 매설물들은 계속 파헤쳐지고 있으며 하루에도 수십 건씩 파손사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굴착작업에 따른 파손 이외에도 불량자재 사용 및 노후로 인한 부식, 처음부터 엉터리 시공에 의한 부실 등 지하 매설물은 마치 시한폭탄처럼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어떠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지난번 본 의원이 지적한 재발방지대책만 제대로 시행했더라면 이 같은 사고는 재발하지 않았다고 본 의원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이번 대구 지하철공사 사고에서 나타났듯이 아직까지도 지하 가스관 매설현황에 대한 사전지식도 없는 이들이 무책임한 공사를 계속하고 있지 않습니까? 도로 굴착작업 시에는 가스․통신관계자와 반드시 사전협의를 거쳐서 정부기관의 허가를 받아서 시공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규정을 무시한 채 허술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정부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총리께서는 언제까지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국민 사과나 하시고 현장이나 방문해서 사태수습과 재발방지 지시만을 내리실 작정이십니까? 이제 국민들은 여기저기 파헤쳐지는 도로를 보고 불편의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에 떠는 상황에까지 처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총리! 총리께서는 굴착작업 시 가스관이나 수도관 등 지하 매설물이 나오면 업자들이 돈이 드는 우회굴착이나 보호공사 따위는 오히려 기피하고 이를 파손하고 굴착공사를 한 후에 다시 복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가스관 등 각종 매설물 2700개가 하수관을 관통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또한 위험물 취급 인가도 없는 자가 가스는 물론 모든 지하 매설물에 대해서 공사를 지금 이 순간에도 시행하고 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끊이지 않는 각종 사고를 보고 총리께서는 악순환의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고 파악하고 계시며 사고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지난해 12월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이후 정부에서는 안전관리규정 강화, 장비확충, 기능인력 보충 등 그럴듯하게 보이는 일련의 작업을 진행시켜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사고는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있으며 아직도 장비작동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으며 가스취급회사들의 안전의식 결여는 여전하지 않습니까? 본 의원이 지적한 통제소의 문제점 역시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단순히 육안으로 점검하고 시민들이 냄새나 맡아서 신고하고 있는 현실은 화약을 짊어진 채 불 속에서 잠자는 형국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럴 바에는 차라리 연탄가스에 중독되더라도 연탄아궁이로 바꾸는 것이 현명하지 않겠느냐는 한 시민의 말을 저는 들었습니다. 총리! 본 의원이 몇 가지 제안과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전국의 도시가스관을 비롯한 상하수도, 송유관, 고압전선, 통신케이블 등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지하 매설물에 대해 총체적 재점검과 하자보수는 물론 굴착인력에 대한 안전교육 강화 및 감리인력을 보강해야 합니다. 둘째, 각종 크고 작은 누출 및 사고에 대한 연대,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사고발생 시마다 의례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은 사고와 관련된 정부부처의 말단 책임자와 사고현장의 말단 현장관계자에 국한되는 그야말로 피라미만 잡아들였다가 국민들의 기억이 사라질 때쯤 모두 풀어 주는 식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반드시 그 중간의 단계 단계에서 사고방지 지시를 내리고 받았던 사람들 전체가 연대해서 책임지는 풍토 조성을 마련할 때만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셋째, 이번 대구사고와 같은 파손사고 시 관계자 구속은 물론 시공권 박탈과 다시는 같은 성격의 공사를 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된다고 촉구합니다. 현재 대구사고와 관련한 관련자 수사상황과 사후 조치는 무엇이며 기타 가스누출사고에 대한 조치는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크고 작은 공사를 불문하고 완전한 설계와 철저한 시공이 이루어지도록 감리 감독을 철저히 해 줄 것을 강력히 건의합니다. 다섯째, 완벽한 설계와 철저한 감리제도 공무원들의 책임의식 고취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입니다. 선진국의 경우 지하공사 시에는 지하 매설물의 파괴로 인한 참사를 막기 위해 작은 공사 하나에도 전문 감리자가 입회해야만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부실공사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공무원들이 시공회사 측의 요청이 있을 시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에 달려가 공사진행을 확인해 주는 것을 저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여섯째, 지시 위주의 행정에서 확인 위주의 행정으로 바뀌어져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똑같은 유형의 사고는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에서는 지시만 할 줄 알지 확인을 하지 않는 행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시만으로 자기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책임지고 확인하는 무한책임 정신이 없는 한 앞으로도 대형사고가 종식되리라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지하 매설물을 비롯한 도시계획, 수자원, 교통운송, 도로망, 환경상태, 지리정보 등 국가소유의 모든 자원 및 공간정보를 컴퓨터로 관리하는 국가 안전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강력히 요청합니다. 여덟째, 현행 가스관 매설규정에는 간선도로에 매설하는 가스관은 120㎝를 파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보시는 그 가스관이 PVC로 전부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이 가스관의 PVC가 혹시 잘못되지 않을까 아주 조용히 그 가스관을 옮겨서 그 밑에 모래를 잘 깔고 가스관을 연결시켜서 그 부위를 쭉 용접해 나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하를 조금 파기 때문에 하부 용접은 오히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선만 넣어서 용접을 하는 경우가 있고 또 그 위에 모래를 꼭 깔게 되어 있는데 모래는 고사하고 오히려 폐시멘트라든지 철근 같은 잡물을 많이 넣어 가지고 이것이 충격만 조금 받으면 무너지도록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규정을 무시한 채 30㎝, 60㎝만 파면 가스관이 나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 대책이 무엇인지 밝혀 주십시오. 아홉째, 공급기지에서 도시까지 인입되는 주 배관은 비교적 건실한 공사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연결되는 지관공사는 25개 도시가스 업체에 시공 및 관리권을 함께 넘겨주고 있습니다. 연결 용접부위공사 필름은 대부분은 위조된 것으로 본 의원은 중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있습니다. 총리께서는 가스관 공사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를 실시해서 조작된 감리로 공사가 이루어진 부분에 대하여는 비록 막대한 비용이 든다 하더라도 전면적인 재공사를 실시해서 불안에 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향후 불합리한 시공감리를 막기 위해서는 공사발주는 도시가스업체에 주더라도 그 감리 및 관리는 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지정하는 완벽한 관리기구를 정해야 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정기국회 시 본 의원이 지적했던 지하 매설물 지도는 현재 어느 정도 진척이 되어 이루어지고 있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과거처럼 주먹구구식 행정이 이루어져서는 결코 안 된다고 봅니다. 하루하루가 지뢰밭을 밟고 다니는 기분으로 산다는 한 시민의 말을 옮겨 드리면서 무고한 국민의 희생이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의원 여러분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회의운영의 효율을 위하여 의사일정 제1항과 제4항 및 제5항을 먼저 상정하여 심의하고자 합니다.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