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대표연설을 계속해서 상정합니다. 오늘은 민주당의 대표최고위원이신 김대중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존경하는 김대중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시작하기 전에 한마디 하겠습니다. 저와 30년 동안 의정생활을 같이해 온 김영삼 민자당 총재께서 어제 이 의사당을 떴습니다. 저로서는 특별히 감회가 깊고 애석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분의 정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영광이 있기를 빌어 마지않습니다. 존경하는 박준규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또한 존경하는 현승종 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참으로 중대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이제부터 2개월에 걸려 있습니다. 전진이냐 좌절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입니다. 저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세계는 인류역사상 최대의 격변을 맞고 있습니다. 오랜 동서 간의 냉전은 종식되고 경제전쟁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적과 우방의 개념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적국과 국교가 이루어지고 전통적 우방과는 이제 갈등마저 수반한 채 새로운 차원의 협력관계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30년에 걸친 군사통치가 이제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방면에 걸친 후진적 요소를 말끔히 청산하고, 21세기 선진국 진입을 위한 새로운 재편과 건설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민간민주정부를 실현하고 경제 재건을 이룩해서 희망의 전진을 할 수 있느냐, 아니면 지난 33개월의 민자당 통치 아래서처럼 혼란과 후퇴의 길을 갈 것이냐 하는 갈림길이 바로 이번 대통령 선거에 달려 있습니다. 참으로 가슴 조이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의 대립과 분열과 좌절을 극복하고 화해와 단결과 전진을 이룩하기 위해서 대화합의 정치를 국민 여러분에게 제창하는 바입니다. 대화합의 정치 아래서 모든 국민은 민주적 자유를 고루 누리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먼저 어떻게 하면 대화합 정치의 첫째 목표인 민주적 자유의 공유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노 대통령의 9ㆍ18 선언을 저는 미국에서 들었습니다. 즉시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서 환영과 지지의 뜻을 보냈습니다. 참으로 용기 있고 현명한 구국의 결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중립내각의 중책을 맡아 주신 현승종 총리의 결심에 대해서도 이를 높이 평가하고 그 성공을 빕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의 공명선거와 민간민주정부 수립에 대한 의지에 깊은 존경과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9ㆍ18 선언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힘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9ㆍ18 선언의 직접적인 동기는 살신성인의 자세로 진실을 고백한 한준수 군수의 용기 있는 행동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은 국민과 더불어 한 군수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그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민주주의만이 살길입니다. 역사가 이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1848년, 마르크스가 공산당선언을 발표한 이래 세계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갈등으로 150년 동안 대결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결과는 어떻습니까?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사회주의는 다 같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서구사회의 보수정당과 민주적 사회주의 정당들의 예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자본주의를 택했다 해도 민주주의를 하지 않은 히틀러나 일본 군국주의의 독점자본주의는 파멸하고 말았습니다. 한때 선진국가의 문턱을 내다보던 중남미의 여러 독재국가들도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소련과 동구라파의 공산주의가 민주주의를 끝내 외면하다가 참담히 실패한 사실을 우리는 눈앞에서 보고 있습니다. 서독과 일본은 전쟁에 패한 후에 재빨리 민주주의를 실천함으로써 오늘날 세계 최대의 번영을 이룩했습니다. 민주주의만이 성공의 길입니다. 민주주의를 해야 진정한 경제발전의 길인 자유시장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시아의 서독이 되어야 합니다. 건전한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통해서 서독이 이룬 것처럼 자유, 번영, 복지를 이룩해야 합니다. 그리해서 평화적으로, 또 승리적으로 통일을 성취해야 합니다. 서독은 우리에게 분단국가가 어떻게 해야만 공산주의의 도전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우리 민주당은 완전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자유를 향유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 화합의 기틀을 굳건히 마련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사통치 체제하에서 민주체제로 완전히 전환시켜야 합니다.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을 없애고 민주제도수호법으로 바꾸겠습니다. 안기부의 국내정치 개입을 원천적으로 막고 대외정보수집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찰을 중립화해서 정치도구화의 길을 완전히 차단하고 오직 치안에만 전념해서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방자치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해서 민주발전은 물론 지방의 경제, 사회, 문화를 전국적으로 고르게 발전시키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자치단체장 선거의 연내 실시는 반드시 관철되어야 합니다. 민자당이 주장하는 대로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공명선거를 하겠다’면 2개의 자치단체장 선거 중 하나라도 연내 실시를 받아들여서 그 말이 진심임을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노동자, 농민단체들이 합법적이고 질서 있는 가운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공산주의를 단호히 반대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공산주의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당이 주장해 온 반공은 역대 군사정권의 반공과 그 방법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당은 민주주의를 서구사회처럼 완벽하게 할 때만 북한 공산주의에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볼 때 민주주의를 철저히 해서 공산주의에 패배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억압해서 공산주의에 승리한 나라도 또한 없습니다. 전자는 서구사회가 입증하고 후자는 장개석 정권의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쿠바 등의 나라가 입증합니다. 우리 당은 이기는 반공을 주장해 왔고, 역대 군사정권은 지는 반공을 강행하다가 아직도 공산당에게 자신 있는 나라를 못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밀실에서 만들어진 민자당 33개월은 결국 이 나라를 참담한 실패로 이끌어 왔습니다. 민자당은 개혁입법을 거부했습니다. 지방자치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날치기만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민주주의의 좌절을 가져온 것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물가는 폭등하여 국민을 큰 고통에 빠뜨렸습니다. 3당 합당 전에는 물가가 안정되어 있었습니다. 민자당이 출현한 이후 무역수지는 100억 불의 흑자에서 100억 불의 적자로 곤두박질치고 수출은 심각한 좌절을 겪고 있습니다. 투기가 성행해서 정직한 기업인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매일같이 도산해서 적어도 금년 상반기에만 4600여 개의 중소기업이 도산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도 하루 평균 30개의 기업이 도산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는 깊은 불경기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교통, 환경…… 모든 분야가 나빠졌습니다. 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불안이 고조되고 치안이 극도로 악화되었습니다. 우리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들이 성폭행의 공포에 떨고 있으나 경찰은 속수무책입니다. 이대로 가면 이 나라는 참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그 앞길을 예측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이 3당 합당의 결과입니다. 한국병은 다름 아닌 민자당병입니다. 한국병은 민자당이 만들었습니다. 민자당의 재집권을 막는 길만이 이 병을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믿습니다. 우리 민주당만이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실천해서 이 나라의 앞날에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민주당만이 이 나라를 서독처럼 자유와 복지와 번영이 꽃피는 나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민적 화해와 단결이 필요합니다. 산산히 분열되어 있는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합치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민주당이 집권하면 거국내각을 만들겠습니다. 특정 지역의 정권이라는 말이 다시는 이 땅에서 거론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거국내각에는 모든 지역과 계층, 그리고 청년과 여성이 고루 참여하는 가운데 전 국민적 지지를 받는 내각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참된 화합과 안정 속에 우리의 민주정치를 힘차게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면 누구와도 기꺼이 손잡겠습니다. 과거를 묻지 않겠습니다. 보복은 꿈에도 있을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만 지지하면 됩니다. 저는 여기서 선언합니다. 민주당 정권 아래서 모든 공무원의 신분은 완전히 보장될 것입니다. 인사의 공정성이 철저히 보장될 것입니다. 봉급만으로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당은 앞으로 자치단체장 선거가 있을 때, 현재의 임명된 자치단체장 중에서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공명선거에만 협력한다면 우리 당의 자치단체장 후보로 공천할 용의가 있습니다. 공천을 원치 않는 사람은 다른 직위로 전보해서 신분을 보장하겠습니다. 국영기업체의 임직원의 신분도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보장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과거처럼 낙하산식 인사는 완전히 사라지고 내부 승진의 체제로 바꿔질 것입니다. 통반장들도 민주주의와 공명선거에 협력하면 과거를 불문하고 신분을 보장하겠습니다. 노사 간에 있어서도 우리는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상대방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공생 공영하는 체제를 실현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노사가 신나는 마음으로 서로 협력해서 우리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저를 수없이 박해한 사람들을 이미 오래전에 용서했습니다. 1971년의 위장 교통사고, 1973년의 동경 납치사건, 그리고 1980년의 용공조작 등으로 저의 목숨을 앗아 가려던 사람들도 모두 용서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며 살아왔습니다. 저의 가슴속에는 오직 용서와 화해가 있을 뿐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용서의 역정이 바로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2월 대통령 선거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우리의 국운을 좌우합니다. 씨를 잘 뿌려야 추수가 잘 되듯이 투표를 잘 해야 좋은 정치가 이루어집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투표할 때 만일 그 정당이나 인물은 보지 않고 그 사람의 고향이 어디냐 등에 따라서 투표했을 때 어떻게 좋은 정치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요즈음 세간에는 ‘뉴 DJ’라는 말이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뉴 DJ’는 결코 미소나 짓고 부드러운 말씨로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국민이 민주적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 속에서 대화합을 이루는 정치, 그것이 바로 ‘뉴 DJ 플랜’이 지향하는 정치입니다. 우리는 과거 독재정치가 국민의 자유와 생존권을 박탈하려 할 때 모든 것을 바쳐 싸워 왔습니다. 이제는 민주화로 가고 있는 군사통치가 종식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모든 것이 대화와 타협, 국민의 여론과 투표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또한 ‘뉴 DJ 플랜’이 지향하는 정치의 방식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대화합의 정치의 또 하나의 목표인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 민주당의 포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잘사는 사회’는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경제적 번영을 실현하고 그 번영의 열매를 각기 정당하게 보장받는 사회를 말합니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믿을 수 있는 일관된 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된 원인은 정책의 일관성 결여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입니다. 물가를 잡아야 합니다. 우리 당은 물가안정을 모든 경제시책의 최우선으로 해서 집권 2년 내에 물가를 선진국 수준인 3% 선에서 안정시킬 것을 약속합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를 잡아야 합니다. 주부들의 생활을 지켜 줘야 합니다. 농협, 축협, 수협의 지방점포와 도시점포가 서로 직거래하면 농어민은 제값을 받고 도시 소비자들은 현재보다도 반에 가까운 싼값으로 살 수 있습니다. 아울러 농ㆍ축ㆍ수산물의 도매시장도 적극 육성해서 장바구니 물가의 안정을 뒷받침해 주어야겠습니다. 우리 당은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지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역설해 왔습니다. 대기업은 중화학공업, 중소기업은 경공업으로 역할분담을 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수직적 지배관계로부터 수평적 협력관계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지금 은행에 돈이 남아도는데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대출을 받지 못하여 부도사태가 나고 있습니다. 담보가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신용보증제도를 전면적으로 실시하겠습니다. 또한 중소기업협동조합에 2000억 원 이상의 공제기금을 주어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영세상인까지도 쉽게 금융혜택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인천, 대전, 광주 등 지방의 중소기업은행을 법대로 조속히 설립하겠습니다. 금융을 자율화시켜서 관의 지배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키고 중앙은행을 반드시 독립시키겠습니다. 주식시장을 활성화시켜서 주가지수를 우리 경제의 현실에 맞는 수준인 최소한 650선 이상으로 회복시키겠습니다. 투기를 철저히 단속하고 불로소득에 의한 수입은 모두 세금으로 거둬들이겠습니다. 오직 정직하고 유능한 기업만이 성공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디자인 개발을 권장해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고가의 상품을 만들어 높은 수익을 얻도록 만들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넥타이는 잘 받아야 하나에 3만 원밖에 못 받는데 비슷한 천으로 만든 불란서 제품은 50만 원을 받고 있는 예를 저는 보았습니다.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기술개발에 나라의 운명을 걸어야 합니다.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현재의 GNP 2% 선에서 5% 선으로 올리고 과학자와 기술인의 지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농촌은 우리의 뿌리입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농촌을 살려야겠습니다. 농촌이 살아야 민족이 삽니다. 추곡수매가를 생산비가 보장되는 수준으로 올리고 전량 수매를 실현시키도록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에 의한 쌀 수입의 개방을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습니다. 농지세와 수세를 폐지하겠습니다. 이들 세금은 농민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국고 수입에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그리고 지난 13대 대통령선거 이래 일관되게 주장해 온 대로 악성 또는 위장 부채를 제외한 농가부채의 대폭적인 감면을 이번에는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또한 의원 여러분! 우리 민주당은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국고 부담에 의한 국민학교의 전면 급식과 중학교의 의무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장애인의 취업확대와 생계보호를 병행해서 실천하겠습니다. 증상이 가벼운 장애인에게는 직업훈련과 직장을 주고 증상이 무거운 장애인에게는 보다 많은 보호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아직 활동력이 있는 노인에게 일자리를 주고 그럴 능력이 없는 분들은 따뜻이 보호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버스나 목욕탕의 이용에 이르기까지 과거 5공 때에 비해서조차 더 못해졌다고 노인들은 현실을 개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의 고통을 덜어 주어야 합니다. 경로효친의 아름다운 전통이 크게 다시 살아나도록 해야겠습니다. 근로소득자의 세금을 현행 최고 50% 세율로부터 30%로 감세해서 그 부담을 40% 줄이겠습니다. 여성들에 대해서 우리 당은 지난 13대 국회에서 참으로 많은 공헌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서 동등한 고용조건을 만들었으며 가족법을 개정해서 5천 년 역사상 처음으로 어머니의 권리가 아버지와 같고, 아내의 권리가 남편과 같고, 딸의 권리가 아들과 같도록 만든 데 대해서 우리 당은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집권하면 여성 각료를 대폭 기용하겠습니다. 광역자치단체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 비례대표제를 도입 또는 확대해서 여성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겠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근로여성을 위해서 종교단체 등의 협력을 얻어 탁아시설을 전면적으로 확충하는 것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야겠습니다. 그것은 정직하고 부지런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성공하고 선과 정의가 우리 눈앞에서 승리하는 좋은 정치를 실현시킬 때 가능합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을 씻고 열심히 일할 의욕을 가지게 됩니다. 선거 연령을 18세까지로 낮추어서 우리 젊은이들의 순수한 생각을 국정에 반영시키겠습니다. 또한 내각에 청년을 대표하는 각료가 상당수 참여하도록 보장해 주겠습니다. 동시에 저는 우리 젊은이들에게도 호소하고 싶습니다. 절대로 냉소주의나 자포자기에 빠지지 마십시오. 역사는 전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눈앞에서 군사통치가 종식되고 민주주의의 길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밤이 아무리 깊어도 내일은 태양이 뜹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는 그러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많은 학부모들이 대학입시를 앞두고 가슴 졸이고 있습니다. 저도 고등학교에 다니는 손녀가 있습니다. 입시문제 때문에 제 집안도 온 가족이 불안하고 초조한 심정입니다. 자식을 가진 여러분의 심정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입시문제는 단순히 정신적 고통만이 아니라 돈이 많이 드는 과외 때문에 가계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과외를 못 시키는 사람들의 위화감도 큽니다. 우리 민주당은 과외가 필요 없는 입시제도, 예를 들면 내신위주의 입시제도 등을 개발하겠습니다. 대학의 문호를 대폭 개방해서 대부분의 지원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공계와 인문계를 7 대 3의 비율로 바꿔 기술교육에 힘쓰고 실업자 없는 전원 취업을 보장하겠습니다. 철저한 실력관리로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엄격하게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문화발전에 대해 우리 당은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1세기에는 한국문화의 르네상스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제발전이 선행되면 그다음에는 정치발전이 있습니다. 20세기 말까지 이 두 가지가 다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그다음에는 역사의 법칙에 의해서 문예부흥의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그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우리는 다양성을 혼란으로 보고 경쟁자를 적으로 생각하는 군사문화를 말끔히 청산해야 합니다.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되 간섭해서는 안 됩니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최대로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도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체험에 동참하기 위하여 책을 읽고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문화행사에도 적극 참여해야겠습니다. 건전한 경제가 몸의 건강이라면 건전한 문화는 정신의 건강을 의미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또한 의원 여러분! 저는 여기서 기한을 정해 놓고 몇 가지 문제의 실천을 약속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우리 당이 집권하면 1년 이내에 거국체제를 통해서 정국을 안정시키겠습니다. 노사의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서 산업평화를 가져오겠습니다.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모범에 의해서 부정부패를 일소하겠습니다. 인사와 지방사업의 공정배분을 통해서 지역감정을 완전히 뿌리 뽑겠습니다. 다음에는 2년 이내에 물가를 3%로 잡고 무역수지를 흑자로 돌리겠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분담에 의한 쌍두마차 체제를 확립하겠습니다. 교통ㆍ치안ㆍ환경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하겠습니다.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집 없는 서민의 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집권하면 매년 60만 호의 주택을 지어 집권 5년 동안 300만 호를 건설하겠습니다. 이리 되면 현재의 주택부족분을 완전히 해소하고 100%의 주택보급률을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당은 중소형 주택과 영구임대주택의 건설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그리고 서민주택 구입에 대한 융자비율을 70% 선까지 확대하여 현재의 전세보증금 정도만 가지고도 누구나 쉽게 내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해 주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민주당이 다음 5년을 집권하고 나면 앞서 지적한 대로 물가안정,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역할분담에 의한 세계시장의 공동진출, 기술입국의 정책으로 경제와 수출의 비약적 발전을 실현해서 우리나라 경제를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7대 경제대국에 버금가는 세계경제 8강, 즉 G8의 대열로 당당히 들어서게 만들겠습니다. 여기 제시한 모든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예산의 뒷받침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는 면밀한 검토를 마쳤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정책방안은 11월 초에 있을 우리 당의 대선공약 발표를 위한 임시 전당대회에서 보다 소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500만에 달하는 우리의 해외동포는 발령장 없는 외교관이자 무역대표입니다. 우리는 교민청을 신설하여 그들을 적극 돕고 국익을 위해 활용하겠습니다. 이번 정기국회의 예산심의에서 우리 당은 정권 말기의 의혹사업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권력유지 및 선심예산을 없애서 총 1조 원 규모의 예산을 절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돈을 가지고 시급한 민생해결에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즉 교통난 해소나 소외계층의 복지확대 등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우리는 이번 간첩단 사건의 발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아직도 그런 망상을 가지고 있는 데 대해서 분노하고 충격을 받았으며, 한편으로는 우리의 대공수사능력이 너무도 허점투성이라는 데 대해서 놀라움과 충격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우선 저는 저의 사무보조원이 이 문제에 관련되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당초에 이 문제에 대해서 일체 변명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마는 저희를 걱정하는 국민을 위해서 간략히 몇 마디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12일의 국방위원회에서 안기부를 상대로 질의한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즉 이근희는 사무보조원으로 채용될 때 관계기관의 완전한 신원조사를 받았습니다. 문제의 국방예산안 개요는 민자당이 발표하듯이 저의 사무실에서 나간 것이 아니고 국회 국방위원회 사무당국이 빌려주어서 나가게 된 것입니다. 저의 사무실에는 그런 서류가 없습니다. 안기부 당국도 이근희의 행동은 그 개인의 행동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이근희를 면회해 본 결과 이근희는 그 자료가 악용될 정 을 모르고 자기 친구인 서울대 대학원생인 황인욱이 군축문제 연구에 쓰겠다고 해서 빌려주었다고 합니다. 사실이 이러합니다마는 어쨌거나 저의 감독 불충분에 의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데 대해서 미안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는 것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북한 당국에 대해서 엄중히 경고합니다. 북한은 남한의 적화에 대한 어떠한 망상도 포기해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공산주의를 지지하지 않으며 북한의 그릇된 망상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에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재작년 12월에 연형묵 총리가 서울에 왔을 때 여야 지도자와 정부의 고위지도자들이 다 모여 있는 자리에서 연 총리에게 이렇게 말한 바가 있습니다. ‘북의 노동당 규약에는 남북을 모두 사회주의화한다는 조항을 넣어 놓고 어떻게 남북의 평화공존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의 형법에 남쪽과 접촉하면 엄벌하는 죄를 규정해 놓고 어떻게 해서 남쪽의 국가보안법만을 폐지하라고 요구할 수 있느냐?’ 이렇게 논박했습니다. 또 유엔에 남북이 동시 가입하면 영구분단이 된다는 논리는 동ㆍ서독을 보아도 그 근거가 없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저는 이 일이 있은 후 박준규 국회의장과 안기부의 고위당국자로부터 그러한 지적을 해 준 데 대해서 충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번 간첩단 사건과 남한 지하당 사건의 수사 당국에 대해서 몇 가지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우리의 대공수사 당국은 10여 년 동안이나 간첩이 활개 치고 다녔는데도 그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매년 5000억이 넘는 막대한 안기부의 예산은 어디에다 썼습니까? 이러고서 우리가 어떻게 정부를 믿고 살 수 있습니까? 둘째, 간첩으로 체포된 김낙중은 91년 이래 통일연구의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국고보조를 받아 왔는데 국민의 세금이 이 같은 간첩활동의 지원에 결과적으로 쓸 수 있다는 말입니까? 셋째, 안기부의 발표에 의하면 간첩 김낙중이 북으로부터의 자금을 가지고 민중당을 조직했습니다. 그러한 민중당의 간부를 대통령은 지난 총선 직전에 청와대로 초대해서 환대하고 말하기를 바람직한 보수 혁신의 구도를 위해서 민중당이 잘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민자당은 법까지 고쳐서 민중당에게 정치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이러한 책임은 누가 질 것입니까? 넷째, 이 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선거 때가 되면 간첩사건이 터집니다. 지금 국민 사이에는 여기에 대해서 강한 의혹이 있습니다. 우리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건의 정치적 악용을 엄중히 경계하면서 안기부나 검찰 당국이 중립내각의 본질에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촉구합니다. 아울러 현승종 총리께서도 이 점 특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저는 우리의 안보체제를 계속 허점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방력은 상당기간 강력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미군도 장기간 계속 주둔해야 합니다. 우리의 안보체제는 한미 안보체제를 핵심으로 해서 한ㆍ미ㆍ일의 삼각 안보체제 그리고 2 플러스 4, 즉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주변 4대국의 6자에 의한 지역안보체제라는 삼중의 안보체제를 이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구상은 미국을 위시한 우방국가로부터 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민주적 자유의 향유와 ‘더불어 잘사는 사회’의 실현을 통한 대화합이 튼튼한 안보의 길입니다. 서구 제국처럼 국민의 자유와 복지를 보장하여 우리 체제에 대한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자발적인 협력을 얻는 길만이 반공과 안보의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 당의 통일정책은 3원칙 3단계에 의한 점진적인 통일입니다. 즉 평화공존ㆍ평화교류ㆍ평화통일의 3원칙 위에 제1단계는 1연합 2독립 정부, 이것이 공화국연합제입니다. 제2단계는 1연방 2지역 자치정부, 제3단계는 1민족 1국가 1정부의 완전통일을 이루는 3단계의 통일정책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흡수통일을 결코 찬성하지 않습니다. 이 정책은 북한 내의 강경세력으로 하여금 남한에 대한 군사도발을 할 구실을 주게 됩니다.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시간은 우리 편입니다. 확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통일을 추진해 나가면 우리는 우리가 목적하는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자신 있게 실현할 수 있습니다. 조급하게 모험을 할 필요가 어디에 있습니까?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지난 40년간 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해서 나름대로 헌신해 왔습니다. 저는 모든 국민이 각기 제몫을 받는 정의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애써 왔습니다. 저는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 20년 동안 온갖 누명을 무릅쓰고 노력해 왔습니다. 저는 많은 박해를 받았을 뿐 아니라 또 억울한 누명도 수없이 받았습니다. 사상이 나쁘다, 과격하다, 혹은 돈을 벌었다, 자식이 무슨 중국음식점을 경영한다, 심지어는 저희 집이 호화주택이다, 지하실에 대형금고가 있다는 등의 공작기관이 퍼뜨린 어처구니없는 모함에 얼마나 시달려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핍박과 모함은 불행한 시기에 불행한 나라에 태어나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서 싸운 사람이 받는 영광스러운 특권으로 알고 저는 이것을 지금까지 감내해 왔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지금 여기서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저는 어느 누구도 미워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합니다. 저를 해치려고 했던 사람을 포함해서 모든 사람에 대해서 화해와 단결을 제창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과거에 어떠했던 간에 누구든지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새 출발을 하겠다면 협력의 악수를 청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결코 과거를 소급해서 문제 삼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과 저의 한결같은 신념입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해서는 안 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유일한 소원이 있다면 국민 여러분의 얼굴에서 수심의 빛이 가시고 미소가 떠오르며, 소외받은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이 사라지고 기쁨의 웃음이 터져 나오는 그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민주적 자유를 누리고 더불어 잘사는 대화합의 세상을 선사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민주당과 같이 갑시다. 저와 함께 갑시다. 우리와 같이 가는 그 길은 자랑스럽고 보람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존경과 사랑의 인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공명선거를 위하여 용단을 내린 노태우 대통령께 진심 어린 격려의 말씀을 드리며, 이 뜻에 따라 중립내각의 중책을 맡은 현승종 총리가 각료들과 더불어 맡은 바 소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역사에 찬란히 빛나는 업적을 남기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국민과 더불어 두 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박준규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현승종 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장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대중 대표최고위원, 감사합니다. 제7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 정각에 개의하겠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