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석을 정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으로부터 제159회국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습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습니다. 전주곡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습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습니다.

존경하는 김덕주 대법원장, 정원식 국무총리, 조규광 헌법재판소장, 국무위원들 그리고 내빈들 그리고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그동안 추석을 잘 쇠셨습니까? 우리 임시국회가 폐회된 지 한 달 만에 여러분들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되니 반가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 모임이 제14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라는 것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자리는 또한 국회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였던 지난 9개월간의 모든 국민과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야 할 이러한 중차대한 사명을 가진 회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의 인공위성도 갖게 되었습니다. 또 우리의 우수성은 지난번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에서 전 세계에 과시가 되었고 그 벅찬 감격도 어제오늘의 일같이 아직도 우리 가슴속에 생생한 것이 사실입니다. 몇 번에 걸친 태풍도 묘하게 우리만 빠졌습니다. 동북아세아에서는…… 그리고 그동안 농민들이 흘린 구슬땀도 마침내 올해도 황금 들녘에 풍작을 예고하고 있는 이때에 우리 국회와 정치도 국민의 마음속에 풍요한 결실과 감격을 안겨 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저를 포함한 우리 동료 의원들 그리고 온 국민의 한결같은 기대일 것입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우리 주변 그리고 세계는 엄청나게 달라져 가고 있습니다. 비단 국제관계뿐만 아니라 국내관계도 각국마다 어려운 진통기를 갖고 있습니다. 소련 동구라파 독일까지 일본까지 미국까지 어느 한 나라 치고 정치가 원만히 잘돼 간다 이런 나라는 거의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생각합니다마는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많은 낙관적인 조짐도 보입니다. 우리 중국과의 수교를 마침내 이룩하고 양국 간의 정상회담이 이룩됨으로써 우리 냉전시대의 가장 무거웠던 역사적인 유산을 이제 말끔히 청산하는 이러한 전환기를 맞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자 그대로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전방위 외교가 수백 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 민족자존의 바탕을 마련한다는 이러한 배경 아래서 이룩되고 있다는 것도 하나의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또한 우리 겨레의 번영과 평화 그리고 남북통일의 새로운 계기가 되고야 말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 등 경제대국이 겪고 있는 엄청난 불황 그것과 궤를 같이하는 지난 몇 년간의 우리 경제의 침체상, 이제 겨우 활황을 되찾는 것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제가 판단을 잘못하는지, 부총리가 더 아시겠습니다마는 몇 가지 조짐이 나온 것을 반갑게 생각합니다. 물가도 다소 잡히게 되고 무역수지 적자도 감소경향을 보이면서 제조업 부문이 제자리를 찾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근로정신이 6․29 이후 처음으로 제자리를 찾는 것 같은 이러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것이 건실하고 장기적인 새 추세의 시작일 것으로 우리 모두 기대를 하고 정부의 계속적인 건실한 경제정책의 추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 정기국회에 쏠리고 있는 국민의 관심이 매우 크다는 것은 우리 모두 피부로 무겁게 그리고 따갑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간 아홉 달 동안 의회다운 의회를 갖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으며, 국민 여러분에게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마음을 가눌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라는 것은 결코 어느 특정정당의 전유물이 될 수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 구성과 활동은 어느 특정정당에만 이익을 주는, 절대 그 방향에서 운영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가 구성이 되고 정상화된다고 해서 어느 특정정당에 도움이 된다 이 고정관념은 우리 버려야 될 것입니다.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손익이 분명치 않게 모두가 이로우면 이롭고 모두가 손해 보면 손해 볼 수 있다는 이러한 생각으로 국회는 정상화되어야 될 줄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일이 어렵고 당파적인 이해관계가 더 첨예하게 대립될수록 국회는 모든 국민에게 꼭 있어야 하고 그 회의는 무조건 열려야 한다 이것이 많은 식자들의 공통된 견해이고 소신입니다. 그러나 구차스러운 변명일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지난 6월 말 이래 우리 국회가 완전히 놀은 것은 아닙니다. 두 차례에 걸쳐 3당 대표회담이 있었고 그 결과 국회 내에 정치관계특위가 설치되어서 대통령선거법, 정치자금법, 지방자치단체장선거문제 등 현안에 대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거듭해 왔고 몇 가지 사항에서는 중요한 합의가 있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의견접근도 있었다고 보고받았고 오늘 여러분도 그 보고를 들으실 것입니다. 본인은 이 특위가 공개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원내에서 다뤘다는 그 사실 자체가 우리 정치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신 특위위원 여러분들은 바로 민주정치의 본령인 공론정치의 새로운 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특위의 활동에 격려를 받아서 본인은 우리 국회 안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회운영 관례와 법규 그리고 국회의원선거제도 등을 역사적․세계적인 객관적 시야에서 연구하고 그 개혁방향을 건의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객관성 있는 기구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갑니다. 때를 놓치면 다시는 어렵습니다. 우리의 의회제도와 선거제도를 일대개혁을 하지 않고 이대로 그리고 타성적으로 끌고 간다는 것은 우리 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언제나 불신 속에 빠져 있으며 선진화된 민주정치를 이룩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본인을 포함한 우리 절대다수의 의원 동지들이 마음속으로, 모든 정치학도들이 공공연하게 양심적인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그 엄청난 인식을 받아들이느냐 안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은 우리 자체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대통령선거 끝나면 곧 착수해야 합니다. 이 선거제도와 이 국회운영 가지고는 도저히 21세기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이번 정기국회는 대선이라는 중요한 정치일정 때문에 관례에 따라 짧은 회기가 될 것으로 예견됩니다. 그러나 무슨 사정이 있든 간에 국사는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불필요한 비능률적인 형식과 시간의 낭비를 없애고 매너리즘을 과감히 벗어나면 100일간의 회기를 많이 단축운영해도 큰 지장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국정감사나 예산안 처리 그리고 오래 미루었던 민생법안과 기타 현안의 처리에 있어서 우리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능률 있는 활동이 있으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우리 국회에 가장 어려운 문제를 안겨 주고 있는 몇 가지 예민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 간의 용기 있는 지도자 정신과 관용 있는 타협정신을 기대합니다. 우리 정치인의 용기의 테스트는 우리가 소수당으로 있을 때 찾아볼 수 있고, 관용의 테스트는 우리가 다수파에 속해 있을 때 찾아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본인은 오늘의 정치상황을 절대로 희망이 없는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상황에서 희망을 갖고 그 방향으로 노력하는 정치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 희망은 오로지 우리 상호 간의 믿음과 아량과 지혜 그리고 내일을 생각하는 성숙성에서만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국회는 명분과 원칙만을 앞세웠던 지난날의 숱한 애국적 의회인보다는 이 나라의 민주화와 겨레의 번영을 위해서 촛불을 하나라도 더 밝히고 인내와 식견을 갖고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할 줄 아는 참된 민주적 의회인을 더 소중하게 여길 때가 되었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59회국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