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면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오늘 교섭단체대표연설은 한나라당, 새정치국민회의, 자유민주연합의 순으로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먼저 한나라당의 명예총재이신 조순 의원께서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엄청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어제가 옛날이고 내일을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가 우리의 시대입니다. 냉전이 끝나고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주시대가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제 공산주의도 없어지고 이데올로기 싸움도 사라진 편안한 세계가 올 것으로 우리는 믿었습니다. 곧 성취될 줄 알았던 통일에 대한 기대가 우리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환상이었습니다. 이 시대야말로 냉전시대보다 열 배, 백 배 어렵고 무서운 시대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미처 정신도 차리기 전에 인류는 새로운 형태의 무자비한 경제전쟁을 우주적 규모로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경제전쟁이라고 하지만 한 꺼풀 벗기면 그것은 지식의 전쟁이요, 또 한 꺼풀 벗기면 그것은 문화의 전쟁입니다. 이 전쟁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적이 누구인지 분명치도 않습니다. 모든 나라가 서로 우방이자 적국입니다. 상대방이 없는 이 전쟁에서 내일의 풍향이 어떤지도 모르고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태국, 인도네시아 그리고 한국의 경제가 휘몰아치는 외환시장의 폭풍 앞에 무참하게 쓰러졌습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하며 또 일어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제2의 도약이라는 말은 하지도 않겠습니다. 이 순간 도약이라는 말은 당치도 않습니다. 다시 태어나서 새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출발이 있자면 엄청난 자기 정화와 자기 변신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과거의 패러다임을 떨쳐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들여와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각 부문이 제도 피로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현재 시스템의 미세조정이 아니라 21세기를 내다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한 사회 전반에 걸친 폭넓은 개혁입니다. 개혁이란 급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보수와 대립되는 진보의 의미도 아닙니다. 진정한 보수가 이루어지기 위하여 개혁이 필요합니다. 영국의 대처 수상,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모두 철저한 보수주의자들이었지만 보수를 위하여 많은 개혁을 단행함으로써 그들의 나라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이 중대한 국난에 즈음하여 국민을 이끌어 가야 할 정치권은 스스로에 부하된 소임을 다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점,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깊은 자기성찰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그동안 원내 제1당이면서도 제대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지 간에 당 총재를 대신하여 국민에게 송구스럽고, 깊이 반성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지난 1년은 하루아침에 야당이 된 거대정당이 그 정체성을 찾는 기간이라고 이해해 주시고 계속 기대와 성원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우리 당은 과거의 야당상을 탈피하여 정책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여당 역시 지난 1년 동안 야당시절의 속성을 버리지 못하고 집권당으로서의 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정치․경제․외교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많은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성공한 면도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당 역시, 지난 1년 동안은 진정한 여당이 되기 위한 불가피한 조정기간이었다고 생각할 때 지나간 1년보다도 앞으로가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이루어야 할 국민적 과업은 무엇입니까?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야 할 과업이 너무나 많지만 그중에서 핵심적인 과업을 꼽는다면 4가지로 보겠습니다. 첫째는 추락하는 경제를 추스리는 과업입니다. 적절한 경기대책, 실업대책을 강구하고 취약하고 왜곡된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과업입니다. 둘째는 분열되는 국론을 수렴하여 깊어가는 지역감정의 골을 메움으로써 국민의 화합과 단결을 성취하는 과업입니다. 너도 잘되고 나도 잘될 수 있는 큰 정치를 해야 합니다. 큰 정치를 통한 국민의 화합이 없이는 국력의 낭비를 막을 수 없습니다. 셋째는 중장기적인 견지에서 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변화와 개혁을 수행하는 과업입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가 지금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흐름은 서양에 있어서나 동양에 있어서나 변화와 개혁입니다. 개혁과 변신을 시도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넷째는 냉전이 끝나고 우주시대를 맞은 오늘 우리는 외교 면에서 우리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안보 면에서 공고한 실력을 갖추는 과업입니다. 구체적으로 우리의 대북관계, 대미, 대일, 대중 그리고 대러시아 관계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여 안보와 외교상의 차질을 막아야 하겠습니다. 4대 과업 중의 첫째가 경제문제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제는 엄청나게 추락하였습니다. 이제 1인당 소득은 대만의 절반 수준으로 그리고 싱가포르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미 실업자는 거의 200만 명이 되었습니다. 명년 봄이 되면 대학을 나오는 졸업생들이 거리를 메울 것입니다. 환율이 900원대에서 1300원대로 절하되었는데도 수출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 주변에서는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명년 봄이 되면 잘될 테니 안심하라 이런 말씀입니다. 신3저 효과, 저도 잘 압니다.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좀 나아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 경제가 추스려지지는 않습니다. 근거 없는 낙관론처럼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 경제가 이렇게 추락한 것도 따지고 보면 근거 없는 낙관론 때문이었습니다. 4공, 5공, 6공 그리고 문민정부 모두가 근거 없는 낙관 그리고 알맹이 없는 구호로 일관했습니다. 이 정권이 또 낙관론을 편다면 이 정권도 지난 여러 정권의 전철을 밟게 될 것입니다. 지금 재벌기업 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중소기업은 거의 추락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경쟁력 있는 투자라고는 한 것이 없습니다. 낙관의 근거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정부가 아무리 낙관하라고 해도 일자리를 잃고 소득이 반으로 준 국민의 가슴에 그 말이 얼마나 와 닿겠습니까? 앞으로 경기가 좀 나아진다고 해도 그것은 몇 개의 지표가 나아지는 것밖에 없을 것입니다.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도 좋은 일이지만 현실을 직시시키는 일은 더 중요한 일입니다. 현명한 우리 국민은 현실을 제대로 알기만 하면 엄청난 저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IMF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로 정부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충실히 IMF의 정책을 집행했습니다. 그리하여 570여억 불에 달하는 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것을 결정함으로써 일단 외환위기를 막아내는 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러나 거시정책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사정을 잘 모르는 IMF의 정책이 큰 차질을 빚게 했습니다. 지나친 긴축과 고금리정책을 써서 많은 흑자기업 특히 흑자 중소기업을 파산시켰습니다. 그 결과 산업기반이 붕괴하고 실업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우리 경제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금융의 편중대출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습니다. 재벌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벌어져 있습니다. 정부는 IMF와의 교섭에서 우리가 보다 독립적으로 거시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가의 안정을 기하되 시중에 돈이 잘 돌 수 있도록 금융경색의 원인을 제거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무엇보다도 급한 것이 실업대책입니다. 정부는 IMF에 따라 정리해고만 독려할 것이 아니라 보다 진지하게 실업대책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실업대책을 위해 정부는 공공사업의 조기집행과 취로사업의 확대 등의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1930년대의 고비용, 저효율의 정책이며 부득이한 면이 있기는 하나 근본적인 실업대책은 아닙니다. 근본적인 실업대책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곳은 중소기업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이 살지 않고는 실업문제는 해결될 방법이 없습니다. 중소기업대책이 곧 실업대책입니다. 지금 러시아경제가 총파탄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중소기업 때문에 버티고 있습니다. 정부는 첫째, 새로운 중소기업의 창업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둘째, 기존의 중소기업이 잘되어서 사람이 필요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의 진흥을 위하여 역대 정부는 가능한 모든 정책을 다 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은 항상 너무나 단선적이고 고식적인 것이었습니다. 역대 정부의 중소기업대책이라고 하면 정부가 선택하는 기업체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그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정책은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중소기업은 계속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자금만이 아닙니다. 대기업의 그늘에서 인력, 기술, 경영 등 모든 면에서 불리한 입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정부가 벤처기업을 포함하여 중소기업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행정기관이 선정한 기업에 대해 맹목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을 되풀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명령한다고 해도 담보 없는 중소기업에게 은행창구로부터 돈이 나가지도 않습니다. 물론 중소기업금융을 소홀히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것 이외에 중소기업이 당하고 있는 불리한 여러 가지 애로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다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모든 중소기업에 대해 향후 상당기간 동안 세무조사를 중지하고 법인세를 대폭 감면해 주는 획기적인 정책을 채택하기를 권고합니다. 둘째, 중소기업자를 괴롭히는 은행도 어음의 남발을 방지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장기적으로 은행도 어음제도를 철폐하는 정책을 채택하기를 권고합니다. 셋째, 지방마다 유리한 중소기업의 업종이 다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진흥을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특히 광역단체의 창의를 활용하는 정책이 중요할 것입니다. 경제문제와 관련해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농어민에 관한 정책입니다. IMF시대를 맞아 농업 및 어업은 정책의 사각지대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농업, 농촌에 대한 투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부채 경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도로건설 등을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농업과 농민, 어업과 어민에 대한 배려를 줄여서는 안 됩니다. 지금 정부는 IMF와의 합의에 따라 금융의 구조조정과 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어마어마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명운이 당분간은 적어도 이 작업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원래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금융의 구조조정 특히 전자는 정부가 추진할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기업이나 금융은 자발적으로 이 일을 추진하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다만 민간부분 고유의 일에 정부가 개입하는 데 있어서는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개입 목적의 시계이고 둘째는 개입의 원칙에 관한 것입니다. 첫째, 개입 목표의 시계라는 것은 구조조정이 일시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을 목표로 하느냐 아니면 개입의 목적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글자 그대로 구조를 바꾸는 데 두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을 보면 대부분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서 국민의 갈채를 받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이래서는 안 됩니다. 개혁의 목적은 생산성의 향상, 경쟁력의 제고에 있고 그것이 이루어지자면 시스템이 바뀌어져야 합니다. 기업의 조직, 기업전략의 개선, 기업 경영방식의 전환, 기술의 개선 등 기업 전반에 걸친 폭넓은 조정이 있자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것은 마치 진통제를 먹이고 나서 병을 고쳤다고 자랑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머지않아 병은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둘째, 부득이 정부가 구조조정에 개입하는 경우에도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준수해야 할 기준을 설정하는 데 그쳐야 하며 퇴출이나 합병 등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 하는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정부가 5개의 지방은행을 강제 퇴출시킨 것은 잘못이었습니다. 물론 이들 은행에 부실대출이 많았을 것이고 또 BIS의 자기자본 비율이 8%에 훨씬 미달한 것도 사실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BIS 8%의 기준은 우리나라의 은행에는 그리 적합한 기준이 아니며 특히 퇴출된 5개의 지방은행의 경우 그렇습니다. 퇴출된 5개 은행이 BIS 8% 기준에 미달했다는 사실은 이 은행들의 업무수행에 결정적인 지장을 주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퇴출된 5개 은행은 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업무를 하고 있었고 따라서 이들 은행의 퇴출은 가뜩이나 대출의 경색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지방의 중소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또 이 은행들의 자산을 다 합쳐 보아도 우리나라 전체 자산의 5% 수준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들을 부실은행으로 규정하여 퇴출시킨다 하더라도 국제신인도를 높이는 데 별로 큰 기여를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중앙에 있는 규모가 큰 부실은행, 이를테면 제일은행이나 서울은행을 퇴출시켜서 이들 은행에 소요되는 지원자금을 5개 은행의 지원에 사용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정부는 또 이번의 구조조정에 있어 6개의 은행을 강제로 합병시켜 3개의 은행으로 만드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인원을 감축하고 BIS 8%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공공자금을 써서 돕기로 했습니다. 이것도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가기 때문에 앞으로 소기의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한국의 은행들이 부실화된 이유는 은행의 규모가 작아서가 아니라 금융산업에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 은행들의 경영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금융산업에 시장원리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궁극적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최근 들어 은행의 책임경영을 확보하기 위하여 개인의 은행주식 소유의 한도를 상향조정함으로써 은행의 주인을 찾아 줄 정책을 채택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의 부실원인은 주인이 있고 없고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세계 최고급의 은행 치고 주인이 어디에 있습니까? 주인을 찾아 준다는 정책은 은행경영의 정상화의 요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의 부족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은행을 퇴출․합병시키고 인원을 감축하고 공공자금을 투입하여 BIS 8%의 기준을 달성하기만 하면 구조조정이 다 끝난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큰 오해입니다. 구조조정이 이것만으로 끝나면 앞으로 또 부실대출이 늘어나면서 무수익자산이 축적될 것이며 정부는 몇 해 후에 또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사태를 맞게 될 것입니다. 정부가 지금 당장 착수해야 할 일은 훌륭한 은행경영자를 발굴하는 일입니다. 정부의 지시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자기 책임하에 은행의 심사기능을 강화하며 자산과 부채 그리고 리스크를 관리하고 신상품을 개발하며 정부기술과 수리분석을 구사할 줄 아는 경영자를 발굴하지 않고는 구조조정의 의미가 없습니다. 훌륭한 경영자 없이는 설사 자기자본 비율이 8%가 아니라 20%가 된다고 하더라도 은행의 부실화는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은행의 구조조정의 핵심은 경영자의 자질에 있는 것이지 BIS 8% 기준을 맞추는 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의 구조조정에 있어서도 정부의 방향에는 공과가 반반입니다. 기아와 한보의 부도를 전 정부가 방치하고 부도를 낸 대기업에 대해 협조융자를 해 줌으로써 그 부도를 막아준 안이한 기업정책이 우리나라 정책의지에 대한 세계의 불신을 샀습니다. 한보의 처리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기아도 최근에야 겨우 처리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법정관리니 화의니 하는 제도를 잘못 활용함으로써 당연히 도태되어야 할 부실기업이 되살아나고 그 부실기업이 지금까지 보다 건전하게 운영되어 온 기업을 오히려 도태시키는 예가 많았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불공정한 법률이나 규정을 고치는 것이 기업 구조조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업의 구조조정에 있어서도 정부가 지켜야 할 원칙은 공정한 경쟁을 확보하기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설정하여 이것을 엄격히 시행하는 일입니다. 정부의 역할은 이것으로 끝나야 하며 직접적으로 기업경영에 손을 대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재벌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할 것을 의무화하고 계열사 사이의 상호 지급보증을 축소하며 일정기간 내 부채비율을 200%까지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좋습니다. 여기에는 물론 정부가 요구하는 기일이나 조건에 문제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점이 적절히 조정된다면 이것만 가지고도 재벌의 구조조정은 무난히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재벌도 기업인 이상 이윤을 내지 못하면서 오랫동안 버틸 수는 도저히 없습니다. 재벌이 지금까지 이윤을 내지 못하면서 도태당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는 음으로 양으로 정부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연초부터 소위 빅딜이라고 하는 기업체의 교환 내지 합병의 정책을 내걸고 있습니다. 이미 반도체를 제외한 6개 분야에 있어서는 당해 재벌기업 사이에 합병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고 반도체에 관해서도 11월 중에 당사자들 사이에 지분 그리고 경영권의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다른 부문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이미 이것이 기정사실이 된 것이라면 끝마무리가 잘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정부는 처음부터 이러한 직접적 개입을 하지 말았어야 좋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결코 재벌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재벌기업의 구조조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한국 경제가 제대로 다시 일어설 가능성은 없습니다. 정부의 직접개입이 좋지 않다고 하는 이유는 그것이 재벌기업의 능률의 제고,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재벌기업들은 빅딜에 응하는 대가로 많은 것을 정부로부터 얻어 냈고 앞으로도 또한 그럴 것입니다. 정부는 빅딜에 개입하는 순간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빅딜은 재벌기업 사이의 딜이 아니라 재벌과 정부 사이의 딜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이 과정은 많은 도의적 해이의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이번의 빅딜이란 70년대 이후로 늘 보아 왔던 부실기업의 정리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결국 70년대의 패러다임이 다시 등장한 것입니다. 우리의 이 정책을 바로 1주일 전 11월 5일 독일의 최대 재벌인 지멘스 그룹이 종업원 6만 명의 100억 달러짜리 반도체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매각의 이유는 반도체가 이윤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멘스의 폰․피에레르 회장은 원래 수직적 통합을 통한 대기업그룹체제의 확고한 신봉자였습니다. 반도체 분야를 무척 사랑했지만 결국 그는 그것을 팔아 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가 이 의사결정을 회사를 위해서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독일 최대의 재벌도 이윤을 내지 못하는 계열회사는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자발적으로 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최대급의 재벌들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고 정부의 원조를 얻어 내면서 타율적으로 마지못해 구조조정을 한 것은 재벌기업의 수치입니다. 동시에 정부가 재벌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만든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21세기는 정부가 개입해서 기업을 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70년대의 패러다임으로는 재벌기업도 21세기 정보화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장래를 낙관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정부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이 정부가 선정한 100대 사업을 보면 온갖 좋은 정책은 다 하겠다고 하면서도 과학기술에 대해서는 말미 부근에 그저 양념으로 두세 개 넣어져 있을 뿐입니다. 또 총리실의 관료들의 조직표를 보면 과학기술을 관장하는 관리는 그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몇 명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지금 대덕의 과학단지의 과학자들의 80%가 그곳을 떠나고 싶어 한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진작 없이 구조조정만으로 국가경쟁력이 살아나올 수는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총리실과 과학기술부에서 좀 더 분발해서 아무리 IMF가 급하다고 하더라도 과학기술의 진흥방법을 예의 강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이 정권은 과거 어느 정권보다도 무거운 역사가 준 4개 과업을 수행할 사명을 띠고 출범하였습니다. 온 국민이 이 정부가 이 사명을 훌륭히 수행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나라의 장래를 위해 이 정권은 실패해서는 안 됩니다. 만에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나라는 영영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이제 벌써 거의 1년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다대수의 국민에게는 이미 그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이 정권의 장래가 우려됩니다. 결코 야당의 입장에서 당리적인 차원에서 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점 여러분의 각별한 이해를 바랍니다. 국민의 화합 없이는 경제가 제대로 될 수 없고 변화와 개혁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은 지금 국민의 화합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이론이 항상 있다고 단순히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론이 있는 것은 좋지만 불화와 반목이 온 나라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동서의 분열, 남북의 대립, 상하의 반목 등 날이 갈수록 불신과 불화의 골이 깊어 가고 있습니다. 입만 열면 상대방에 대한 공격이요, 기회만 있으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것이 버릇이 되어 있습니다. 이러는 마당에 정론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정론이 없으니 옳은 정책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옳은 정책이 없다면 어떻게 나라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정부는 그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 환란을 극복하고 정치, 행정, 경제, 교육을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개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중요한 시책이 정도를 이탈함으로써 국민의 화합이 여지없이 깨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정권이 시도하는 모든 개혁정책이 좌절될 수 있는 씨가 뿌려져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인사의 편중입니다. 이 편중인사의 이면에 배어 있는 긴 역사적인 배경은 국민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큰 불평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국민 다대수의 인식입니다. 인사의 편중 때문에 역사적인 대업에 지장이 생긴다면 유감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의 화합을 깨는 또 하나의 시책은 사정입니다. 공정한 법의 집행은 어느 나라에나 있어야 하고 따라서 나라의 사정기능은 상시 가동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사정에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사정의 목표가 민주주의 정신에 부합되어야 하고 그 방법이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그 원칙입니다. 이 정부에 의한 사정의 추이를 보면 그러한 원칙을 찾아보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그동안에 사정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지 냉정히 손익계산을 해 볼 것을 권고합니다. 물론 얻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잃은 것은 그보다 더 많습니다. 첫째, 여당이 정치력을 잃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시점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발휘해야 할 정치력이 검찰사정 뒤에 매몰되고 말았습니다. 둘째, 정치력보다도 더 큰 것을 잃었습니다. 바로 국민의 신뢰 즉 민심을 잃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을 몇 사람 얻었다 해서 국정이 바로 서지는 않습니다. 정부가 줄곧 국회의원의 비리와 부패를 폭로하는 동안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혐오감은 크게 조장되었습니다. 이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비리와 부패는 척결되어야 하지만 너무 정치권의 과거를 문제 삼는 데에는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풍토에 많은 부패요소가 깔려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흙탕물 속에 놀던 오염된 고기를 잡기 전에 흙탕물을 맑게 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1949년 중국 대륙을 잃고 대만으로 쫓기어 간 장개석 총통은 대만에 일본에 협력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대만에서는 앞으로 한간, 다시 말해서 민족반역자라는 말을 하지 말기로 했습니다. 과거를 불문에 부치고 전향적인 자세로 나라를 바로 세우자는 뜻이었습니다. 장개석 총통의 도량 있는 지도력에 의해 대만은 지금과 같은 부유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남아프리카의 만델라 대통령도 ‘과거는 닫는 것이지 여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정치보복의 불가함을 지적했습니다. 관용 이것이야말로 강자의 특권입니다. 지금의 여당이 야당이었던 시절 3가지를 금하는 3금법을 제정하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첫째, 정치보복을 금지하고 둘째, 동서차별을 금지하고 셋째, 친인척의 등용을 금지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김대중 대통령이 역사로부터 위임 받은 대업의 기초가 바로 3금의 성취 여부에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만시지탄이 있기는 하난 지금부터라도 인사를 공정히 하고 보복성 사정을 중지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감청, 도청을 중지하고 계좌추적을 포기함으로써 민심을 수렴하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여야의원 여러분! 현 정부가 추진해야 할 개혁 중에 가장 중요한 개혁이 바로 정치개혁입니다. 정치개혁에는 4가지 서로 관련된 개혁과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권력구조에 관한 논의의 결말을 짓는 일입니다. 둘째는 선거제도의 개혁입니다. 셋째는 국회에 관한 개혁입니다. 넷째는 정당의 개혁입니다. 첫째, 권력구조에 관한 논의는 다시 말해서 내각제냐, 대통령제냐에 관한 선택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공동정권에 의하여 제기된 문제이니만큼 추진할 것인지의 여부는 여권에서 확실히 결정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는 지난날에 있어서처럼 정권획득이나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구상되어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어렵고 복잡한 문제이니만큼 시일을 두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선거법의 개혁은 돈 안 드는 선거제도를 통해 부패를 방지하고 공천과정의 민주화와 선거구의 조정을 통해 좋은 사람이 보다 손쉽게 국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법을 고치는 내용을 담아야 합니다. 그 밖에 국회법과 정당법을 개정하여 국회운영을 보다 생산적으로 하고 정당을 민주화하는 등의 어려운 작업이 있습니다. 국정개혁의 차원에서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을 고쳐야 합니다. 정당,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모두 현실에 맞는 여성할당제를 도입할 것을 제언합니다. 정부부처에서 장관급만이 아니라 이사관, 서기관, 사무관 등급에서 쿼터제를 채택하여 단계적으로 착실히 여성을 등용시켜야 합니다. 광역자치단체에서 부시장, 부지사에 여성 1명씩을 임명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을 개정할 것을 권고합니다. 정부는 지금 교육개혁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시간관계상 국정개혁 차원에서 2가지만 지적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교원의 정년퇴임 연령을 앞당기는 문제입니다. 한꺼번에 5년을 단축한다는 것은 교육 전반에 너무나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좀 더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봅니다. 다른 하나는 대학입시에 관한 문제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저는 평소 그렇게 생각을 해 왔습니다만, 이것을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일입니다. 획일적으로 입시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면 입시문제도 완화될 뿐만이 아니라 교육의 질도 많이 개선되어 후세의 칭송을 들을 것입니다. 국정개혁작업 중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이 규제완화의 추진정책입니다. 규제완화가 없이는 아무리 구조조정을 한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지금 총리실에 규제완화를 위한 위원회가 있습니다. 그 위원회에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지장을 받고 있는 기업자, 사업가들 그리고 그 밖의 민간인들이 그 위원회의 구성맴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관청과 가까운 사람은 규제완화에 찬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국민의 정부는 그동안 대북한 관계에 있어 햇볕정책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민간기업을 통해 금강산 개발과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햇볕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우선은 이 비전이 냉전시대의 패러다임을 일단 탈피하고 있다는 데 대하여 평가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 측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북측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과연 유도할 수가 있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 걱정이 됩니다. 햇볕정책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비전에 불과하며 어떤 전략개념을 담은 것은 아닙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어떤 투자가 있으면 거기에는 어떤 이익이 나와야 됩니다. 정부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민간기업이나 정부에 있어서나 투자가 이루어지기 전에 이에 대한 편익비용의 분석이 선행되는 것이 상식입니다. 대북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은 과연 어떤 편익을 기대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알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이 투자를 추진하는 기업은 부채비율이 대단히 높으며 기아의 인수에 있어서도 엄청난 자금의 추가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업이 금강산 개발이나 체육관 건설에 투입하는 돈은 누구의 돈입니까? IMF체제하에서 대외부채 갚기에 바쁜 우리 경제의 능력과 경기의 전망에 비추어 대북투자의 타당성이 신중히 검증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안보의 핵심이 미국과의 공조체제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에 관하여 아직도 크게 우려하고 경제제재의 완화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는 미국의회의 대북자세가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과의 공조체제 유지에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호혜선린의 관계를 강화한 것은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독도의 영유권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양보할 수 없다는 국민의 확고한 의지가 일본에 재삼 전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어업권협정에 있어 정부는 우리 어민이 받은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외교상의 조치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입니다. 일본문화의 수용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나 이것도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추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우리의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이제 IMF를 맞아 일방적으로 중국에 대해 투자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중국에 대한 우리의 영향력이 변화해 가는 과정에 이 나라와의 선린관계는 각별히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방중에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러시아는 지금 정치불안과 경제붕괴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마는 이 나라는 언제나 대국이며 우리에게는 앞으로도 중요한 나라입니다. 얼마 전 외교관의 국외 추방문제를 두고 양국 사이에 마찰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러시아 측에서 우리에게 자기 나라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사건이었습니다. 안보․외교문제는 여야를 초월한 국가적인 문제이니만큼 우리는 정부가 여야 및 민간전문가 등 약간 명으로 구성되는 안보자문회의를 구성할 것을 권고합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끝으로 다시 한 번 현 정부가 역사로부터 물려받은 4대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을 충심으로 빕니다. 4대 과업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은 마음을 여는 큰 정치를 통한 국민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수회담이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 이 나라에 큰 정치가 펼쳐짐으로써 우리의 시대가 역사에 남는 영웅의 시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영웅이 따로 있겠습니까?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바로 영웅입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4대 과업을 내림으로써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새정치국민회의의 총재권한대행이신 조세형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엊그제 청와대에서 여야 총재회담이 있었습니다. 워낙 여야 간의 대립이 오래 끌었기 때문에 아주 어렵게 어렵게 성사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아주 참 좋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국민을 위해서 이제 여야가 대립을 자꾸 지속할 것이 아니라 협조하고 서로 화합해서 나라의 일을 치러 나가자 이렇게 합의를 했습니다. 모처럼 국민들도 아주 안심하고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의미에서 이번 청와대 회담은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모두가 다 승리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여야의원 여러분에게 축하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장과 우리 동료․선배의원 여러분! 또 국무총리를 비롯해서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연설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그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IMF의 파탄으로 인해서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 왔던가, 저희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이에 대해서 무거운 책임이 있다는 입장에서 참으로 죄송하다는 그런 말씀을 먼저 올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앞으로 열흘 있으면 IMF사태가 일어난 지 꼭 1년이 됩니다.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1년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동남아시아는 외환위기의 회오리바람에 이미 휩싸여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우리 코앞에 바로 이 파탄이 닥쳐오는지도 알지 못하고 이런 외국의 일을 강 건너 불 보듯이 그렇게 지켜보고 있었던 때입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전연 생각지도 못하고 느닷없이 이 외환한파에 휩싸여 들어갔던 것입니다. 지난 정권 5년 동안 경상수지는 그 누적적자가 무려 425억 달러, 그리고 외국에 진 빚이 작년 말, 정권 말 12월 현재 무려 1544억 달러나 되었습니다. 정권교체 시의 외환보유고는 우리나라 살림을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그 규모로 봤을 때 불과 이틀 쓸 돈 38억 달러만 남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환율은 2000원까지 이렇게 치솟았고 그리고 그로 인해서 국가신인도는 바닥에 떨어졌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1년 전의 나라사정을 생각하면서 1년 뒤인 지금의 우리나라의 위치가 과연 어디에 와 있는가, 현재의 좌표는 과연 어디인가 몹시 궁금하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이러다가 우리가 혹시 제2의 중남미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IMF체제를 언제쯤 졸업하고 또다시 도약의 발판을 갖추게 될 것인가, 남북관계는 잘되고 있는가, 민주화는 잘 진행이 되고 있는가, 통틀어서 우리 앞에 과연 희망과 내일은 있는가, 돌이켜 보면 국민의 정부는 그 출범한 지 지난 8개월 동안 우리 모두가 이와 같은 국가부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야말로 참 피나게 달려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과연 우리에게 불빛은 보이는 것일까, 그것이 우리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 고통을 딛고 마침내 우리는 해낼 수 있다, 또 반드시 해낼 것이다 하는 자신감을 가지고 국민에게 이것을 고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터널의 끝을 보게 될 것이고 불빛이 반짝이는 출구를 향해서 제2의 도약의 광장으로 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난 10월 말 현재 가용 외환보유고는 453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IMF와 합의한 금년 연말까지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410억 달러를 초과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이 453억 달러라는 외화는 우리나라가 생긴 지 역사상 가장 최고의 기록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환율도 1300원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금리도 한때 30%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9%대로 이렇게 내려와 있습니다. 산업생산 활동도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고 수출도 물량 면에 있어서도 점차 나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동안 역점을 두어서 추진해 왔던 기업․금융․공공부문․노사 등 4대 분야 구조조정의 큰 틀을 올 연말까지 마무리한다면 내년부터는 신용경색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이렇게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대외신인도가 더욱 향상될 것이고 또 나아질 것입니다. 또한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경기부양책 이것도 점차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에 따라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우리나라가 마침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리고 그에 따라서 GDP 성장률도 적어도 2%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렇게 예상이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모든 것들이 단지 일시적인, 단편적인 그런 현상이냐, 그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구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추세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일관되게 추진해 왔던 개혁작업이 이런 결과로 연결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닥을 치고 마침내 전환점을 돌아서 다시 올라설 수 있게 될 것이다 하는 것을 저희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에 동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고통도 분담하고 있습니다. 환란위기에서는 우리 국민들이 금 모으기로 정성 어린 참여를 했었고 지금도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서 ARS 모금을 우리 국민이 꾸준히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그 큰 노고, 참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우리는 아직 터널 속에 있습니다. 조금 더 가야 합니다. 너무 일찍 우리가 허리띠를 풀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우리가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혁의 완수가 필요 불가피합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건국 50주년을 기해 가지고 지난 8월 15일 제2의 건국운동을 제창했습니다. 이 운동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4개 분야에 걸쳐서 총체적인 개혁을 통해 가지고 이 나라를 근본으로부터 다시 고쳐 세우자 하는 것을 그 근본의 취지로 삼고 있습니다. 총체적 개혁은 결코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를 통해서 새로운 국가모델을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2의 건국운동입니다. 그것은 첫째,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를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일체의 독재와 권위주의를 배제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그런 정치를 통해서 완벽한 민주주의 사회를 이룩하자, 참된 민주국가만이 정말로 강한 국가라고 하는 것은 저희들이 근세 역사에서 여러 번 그 실례를 보아 왔습니다. 둘째는 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자유경제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경쟁력과 창의력과 그리고 공정한 게임의 룰을 생명으로 하는 이 자유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우리의 미래상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 2가지는 우리가 앞으로 견지해 나갈 우리나라 재건의 철학적 기조가 될 것입니다. 임기 끝까지 우리 국민의 정부는 이 기조를 가지고 모든 개혁과 국정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프랑스의 현인 알렉시스 토크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주주의가 우리의 최대의 이상이다.’ 그렇습니다. 민주주의는 국민 각 구성원의 시민양식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개인의 자유와 안위와 창의와 그리고 또 행동을 보장하는 사회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만이 최고의 인간 이상의 구현이 될 것입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고문, 도청 등 이런 인권침해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결단코 있지 않았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런 것이 사실로 있었다면 그 진실을 우리는 명백히 규명하고 철저히 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이런 일은 국민의 정부하에서는 결단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결코 뒤돌아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새정치국민회의야말로 과거에 반독재 투쟁 그리고 민주화 투쟁에 있어서 가장 앞장을 서 왔던 그런 정당입니다. 또 그러는 과정에서 희생도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50년 만에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그 평화적인 정권교체는 바로 우리에게 참된 민주국가를, 민주사회를 건설하라 하는 그런 지상명령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서 이와 같은 국민의 지상명령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민주화의 또 하나의 과업으로 우리는 지방자치를 강화해서 그래서 분권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관료화된 행정을 바로잡고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모든 개인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주화야말로 우리 당이 지향하는 첫째가는 덕목입니다. 국민 여러분! 또 하나 국가건설의 기조는 자유경제사회를 건설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관치경제, 관치금융은 모두 청산이 되어야 합니다. 철저히 시장경제에 입각한 자유경제사회를 만들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품질이 좋아져야 하고 그리고 향상된 서비스가 있어야 하고 그리고 또 가격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부패한 담합행위 이것을 방지하고 상호 경쟁체제하에서 이것을 전제로 해서 시장경제제도를 확실히 정착시키는 그런 노력, 그런 정책을 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제3의 길이라는 것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본뜨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참된 시장경제, 참된 자유경제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국가의 개입, 국가의 역할이 불가피합니다. 마치 그것은 비행을 하는 데 있어서 비행항로를 설정해 놓았듯이 이 비행항로라는 것은 비행의 자유를 방해하기 위해서 설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행의 안전을, 비행의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설정해 놓은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우리가 부패를 척결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그리고 또 이것을 개혁하며 또한 경제를 세계화하는 그런 쪽으로 지향하는 것은 결국 경쟁력 있는 자유경제체제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유경제체제는 법과 제도에 의해서 움직여져야 합니다. 결단코 몇몇 개인의 자의에 의해서 움직여져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선의의 그리고 최소한의 국가 개입이 전제되는 자유경제체제, 자유경제사회를 만들어 이 나라를 세계의 경쟁무대에 당당하게 끌어올리게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의 정부는 경제위기․외환위기의 극복이라는 지상과제를 안고 출발을 했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출발을 했던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지금 경제 구조조정이라는 대수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병에 걸려서 수술을 하지 않고서는 그 환자가 생명을 잃게 된다 하는 그런 현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었고 그리고 여기에 대수술의 메스를 가하는 것이 지금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 작업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신속히 이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즉 우리가 얼마나 빨리 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좌우하는 그런 지름길, 그런 척도가 되겠습니다. 정부는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 부실화된 5개 은행을 퇴출시켰고 또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대수술을 진행해서 지금 거의 그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기업의 투명성과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재벌개혁이 필수 불가결합니다. 이미 5대 재벌은 자율적으로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하는 방안, 이른바 빅딜을 스스로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국민이 여기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보다 더 구체적인 조처가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5대 재벌은 부채비율을 감축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등 기업구조개혁 5대 원칙을 정부와 국민 앞에 약속한 바가 있습니다. 이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또 5대 재벌 말고 6대 이하 30대까지의 대기업 집단에서는 지금 한창 기업개선작업 즉 워크아웃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정한 구조조정은 규모축소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기능과 제도를 현대화하고 효율화하는 작업 이것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구조조정은 완성을 이루게 됩니다. 경제개혁법안은 이와 같은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적인 토대, 준비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금년 안으로 우리는 반드시 이 법률적인 제도적인 토대를 우리 국회를 통해서 완성할 수 있도록 이렇게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총체적 개혁은 정치개혁이 있어야만 완성될 수 있습니다. 이제 정치권은 국민에게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되고 또 개혁의 걸림돌, 발목을 잡는 그런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혁을 앞장서서 이끌어 나가는 그런 세력,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우리들 정치권에 바라는 바는 첫째는 효율성이요 또 공정성이요, 그리고 투명성이라고 할 것입니다. 먼저 선거제도를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선거제도는 고비용 정치구조, 돈이 많이 드는 선거, 돈이 많이 드는 정당운영과 그리고 국회운영, 이런 선거제도는 고비용구조로부터 탈피해서 저비용 그리고 고효율 쪽으로, 그리고 또 하나는 지역감정의 갈등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개혁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정당제도는 당내 민주화, 당내 모든 절차와 제도를 민주화시키고 그리고 또 정책정당을 지향할 수 있는 쪽으로 이렇게 개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국회제도는 좀 더 우리 국회가 활성화하고 효율화하고 그리고 또 정부에 대해서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하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렇게 개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 당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각 정당이 여러 지역에서 고루 뽑혀 올 수 있게 될 것이고 또 각 지역의 민의를 고루 반영할 수도 있게 되리라고 봅니다. 국회의원 정수도 250명 수준으로 이렇게 줄이도록 조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당의 민주화도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공천제도에 있어서는 기존의 하향식 공천제도로부터 일선에 있는 당원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그런 상향식 공천제도로 바뀌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정부개혁입니다. 공공부문의 개혁입니다. 이 공공부문의 개혁은 국가생존전략과 연결되는 중대한 과제의 하나입니다. 정부개혁, 공공부문개혁 이것은 결단코 일회성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조직개편을 단행하여 오는 2000년까지 공무원의 정원을 지금보다도 11% 정도 줄이도록 이렇게 꾸준히 인원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종 규제도 과감하게 그리고 대폭적으로 철폐하고 줄이고 이렇게 해야 하겠습니다. 불필요한 각종 규제는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외자유치를 방해하고 그리고 특히 그 규제가 있기 때문에 부패의 온상이 거기서부터 싹트는 그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공장 하나 짓는 데 도장을 수백 개를 찍어야 한다, 과연 이렇게 해 가지고 어느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하러 들어오겠습니까? 우리 공무원들도 의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공직사회는 지난날의 무사안일과 타성 그리고 권위주의 의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의미의 공복이 되기 위해서 우리 공무원들은 환골탈태해야 할 것입니다. 공공부문도 거품을 빼고 효율화되어야 합니다. 민간부문과 경쟁관계에 있는 공공부문은 이것을 조속히 민영화하도록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현재 구조조정 추진과 함께 실업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런 양립하는 2가지의 문제를 함께 치러 나가는 아주 어려운 형편에 있습니다. 더구나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한 만큼 실업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더 한층의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실업대책정책회의를 설치하고 고용보험과 기초생활보장을 위해서 이것을 골간으로 하는 종합적인 실업대책을 마련해서 정부 측에 제시했습니다. 즉 기초생활보장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실업자라 할지라도 먹는 문제 그리고 입는 문제 그리고 병이 났을 때 병원에 갈 수 있는 문제 그리고 자녀들의 교육, 적어도 고등학교까지는 정부가 보장해 주는 아주 획기적인 그런 기초생활보장체계입니다. 이것을 꼭 실천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그 결과 지금 많은 혜택이 실업자의 어려움을 덜고 있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당은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IMF 이후 오늘날 우리의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기 위해서, 실업대책을 위해서 금년 하반기와 그리고 내년 상반기까지 걸쳐서 18조 원을 재원으로 확보해서 이것을 집행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어려운 IMF 국난 속에서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사회적인 약자를 집중적으로 돕겠습니다. 우리 새정치국민회의는 오래전부터 여성과 청소년, 노인, 장애인, 중소상공인 그리고 노동자와 농민 등 상대적으로 약한,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이런 계층에 대해서 특별히 애정을 가져왔고 그리고 이들에 대한 관심과 정책을 펴 왔습니다. 우리 당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 주기 위해서 신용보증기관에 대한 정부의 재정출연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사업성과 기술력만 있으면 돈을 빌려 쓸 수 있도록 이렇게 운영체제를 갖추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농어촌은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 당은 농․축․수산물의 유통구조 개혁과 농․어가 부채를 좀 덜어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재원을 마련해서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여성권익을 보호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새 정부 들어서서 우리 정부 안에는 여성특별위원회가 설치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공직선거에 있어서는 여성후보를 일정비율, 적어도 30%까지 추천하는 제도를 정착시킴으로써 여성의 정치참여의 폭을 크게 늘리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린이들의 미래는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 당은 특히 결식아동,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받는 어린이들을 돌보고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내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노인의 해입니다. 저소득 노인에게는 기초생활을 보장하고 일할 수 있는 노인에게는 그 일할 수 있는 노인들이 가서 일할 수 있도록 고용의 폭을 늘리도록 직장을 늘리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또 장애인의 취업 확대와 생계보호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의무고용제도를 정착시키고 장애인고용대상 사업장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미 우리 노사 양측은 성숙한 노사관계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국난 극복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대타협을 통해 산업평화를 이룩해 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은 있을 수 없습니다. 기업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그리고 노동자의 협력만이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겪는 지금의 이 고통, 지금의 이 희생은 반드시 보상이 되어서 훗날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이제 우리는 지역의 벽을 뛰어넘어야 하겠습니다. 다시는 지역을 볼모로 하는 정치,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는 완전히 청산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공정한 인사와 균형된 지역개발을 통해서 지역차별이 없는 사회를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서가 대화합을 하고 서로 또 교류를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학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과학기술 입국과 정보화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 정부는 교육 전반에 대한 개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입시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혁함으로써 학부모들을 사교육비로부터 해방시키는, 지금 보수의 약 절반 정도를 사교육비 과외에다 쏟아 넣는다 이런 기막힌 현실을 반드시 해결하고 해방시켜야겠다 이런 의미에서 입시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혁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들 미래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환경문제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국민 모두가 깨끗한 물,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살 수 있도록 생활개선을 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북관계는 21세기 우리 민족이 대도약을 하기 위한 신중한 접근과제의 하나입니다. 우리는 안보를 튼튼히 하는 기초 위에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 나가겠습니다. 지금 김대중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하고 정상회담을 하는 중에 있습니다. 정부는 한미 간 안보관계를 굳건히 하고 중국과 일본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 실질 협력관계를 강화해서 이것을 가지고 포괄적인 안보를 튼튼히 하는 조처를 해 나가겠습니다. 정부가 추구하는 대북 포용정책은 탈냉전이라는 세계적 조류와 남북대치라는 한반도의 특성을 감안해 평화 화해 협력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것입니다. 최근 국민적 관심사였던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 그리고 투자사업 이런 모든 일들은 그동안 우리 국민의 정부가 꾸준히 지탱해 왔던 대북 포용정책의 하나의 성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금강산관광사업 등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의 확대, 이산가족문제의 우선적인 해결, 인도적 대북지원, 사회문화교류의 활성화 등등 이런 모든 문제들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남북교류가 활성화된다면 국민 여러분이 피부로 느끼는 평화지수, 즉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의 안전도를 높이는 평화지수도 크게 향상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의원 여러분!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사회, 새로운 나라의 건설을 위해서 21세기를 준비하는 중대한 고비에 서게 되었습니다.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 여야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 정치권은 IMF 국난이라는 비상시국에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던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는 경제 살리기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미진했던 경제개혁, 정치개혁, 공공부문의 개혁,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척결, 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토대를 이번에 우리가 모두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600여 건이 국회에 계류되거나 또는 제출되게 되어 있는데 이 많은 안건들, 이 중에는 개혁법안, 민생법안 등 많은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 법안들을 시급히 금회기 내에 우리가 협력해서 처리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여야가 이미 청와대회담에서 합의했던 바이지만 경제협의체를 조속히 만들어 가지고 경제 구조조정과 민생안정을 위해서 협력하고 또 우리 서로가 생산적인 대안을 마련해서 경제회생에 이바지하도록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제청문회는 국가부도위기를 초래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책임을 가리는 청문회가 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대안과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이런 교훈적 성과를 얻는 청문회로도 우리가 기대하고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정치권은 이제 정쟁중지의 바탕 위에서 국민을 외면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 국민을 위하는 정치로 우리의 힘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이 일에 저희들 여당 스스로가 앞장서겠습니다. 우리는 공동정부를 구성, 운영하고 있는 우당, 자민련과 유대를 더욱 굳건히 하면서 또 한나라당과 여야가 서로 힘을 합쳐서 타협․협조의 동반자 관계로 가일층 우리의 관계를 승화시키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의원 여러분! 정치권에 대한 사정이 여러 가지 논란되고 있습니다마는 그 기본목표는 우리 정치권이 이제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에서 말끔히 벗어나 앞으로 다가올 21세기 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터전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되겠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목표요 그 전제입니다. 정치권 스스로도 새로운 각오로 나서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모든 정치인은 정당한 세비와 급여, 그리고 합법적인 후원금만으로 정치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새 정부하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권력이 부정한 돈을 받는 일이 결단코 없으리라는 것을 저는 분명하게 이 자리에서 말씀드립니다. 부정부패는 반드시 척결해야 할 우리의 숙명적인 과제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5년 임기 내내 중단 없이 공직자비리 척결을 위한 부패와의 전쟁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 당은 부패방지법을 제정하고 이것을 국회에 내놔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국세청 불법정치자금 모금사건과 그리고 또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은 한마디로 엄청난 국가기강을 흔드는 그런 사건이었습니다. 이것은 어떠한 이름으로도 적당하게 타협되거나 묵살될 수 없습니다. 이들 사건의 엄정한 수사와 진실규명은 정치적 고려에서가 아니라 국가 기강을 바로 세우고 법의 존엄성을 바로 세운다는 그런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인간의 기본이상은 첫째,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요 둘째, 경제적으로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이러한 인간의 기본이상을 충족시키는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인간 이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욕구일 것입니다. 이 지적, 정신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도 또한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겠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완전한 실현과 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자유경제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매진해 나갈 것입니다. 총체적 개혁운동이 바로 이 지표를 위해서 전개되는 작업입니다. 그것을 범국민운동으로 확산하는 것이 바로 제2의 건국운동입니다. 그러한 구조 위에서 경쟁력과 창의력이 작용하는 책임 있는 자유경제사회를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가 세계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올해로 건국 5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성숙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성숙한 정치, 성숙한 경제, 성숙한 사회 그리고 성숙한 우리들의 여야관계, 노사관계를 이제부터 착실히 정착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기조 속에서 타협할 것은 타협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그런 성숙성을 보여야 하겠습니다. 민주주의 발전과 더불어 우리 시민사회도 성숙했습니다. 그 바탕 위에서 민주주의는 비로소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교육개혁, 경제개혁, 정치개혁도 이제 시민사회의 성숙에 걸맞추어서 그래서 함께 나가야 할 것입니다. IMF 이후 중산층이 무너져 가는 이 안타까운 모습을 저희들이 지금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민사회의 위기와 그리고 또 양극화 현상 이런 것을 우리가 배제하면서 시민사회를 성숙한 사회로 만들면서 민주화하면서 그래서 이 토대 위에서 시장경제를 착실하게 착근시키는 그런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회생이라는 국민의 지상명령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나라를 살리는 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겠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신뢰를 살려 나가는 데 우리가 모두 온 힘을 함께 기울여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앞을 내다보고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하고 그리고 또 타협을 통해서 가장 모범적인 의회정치를 이끌어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 1년의 질곡을 딛고 국민들의 고난과 희생의 눈물 속에 한 가닥 희망의 불빛을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불빛들이 바람결에 꺼지지 아니하도록 우리 모두가 손을 모아서 경제도약의 횃불을 힘차게 지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어둠에서 능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 대한민국의 영광을 반드시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난을 딛고 세계사에 우뚝 선 자랑스러운 조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함께 나가십시다.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듯이 그렇게 이제 IMF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우리 동아시아에서 또 하나의 한국의 기적을 만들어 내는 그러한 우리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십시다. 희망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개혁에 박차를 가합시다. 방심하지 말고 조금만 더 감내하면서 노력해 나가십시다. 그러면 반드시 이룰 수 있습니다. 반드시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은 자유민주연합의 총재이신 존경하는 박태준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먼저 우리 정치권의 뼈아픈 자성과 그리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것으로부터 저의 말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불신에 그치지 않고 실망하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 한 번 다 같이 되돌아봅시다. 금년 들어 임시국회가 열한 번 열렸습니다. 그리고 열두 번째 국회로 현재 정기국회가 개회 중입니다. 이처럼 일 년 내내 국회를 열면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습니까? 국회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인 국무총리 인준은 무려 6개월 만에 처리되었습니다. 국회의장을 비롯한 원 구성을 하지 못해서 입법부 공백상태가 2개월 넘도록 계속되었고 정기국회마저도 한 달 이상 파행을 거듭했습니다. 이런 지나친 정치부재의 결과가 바로 오늘의 정치불신입니다. 국회를 공전시킨 것은 정치인의 직무유기입니다. 근로자의 직무유기인 불법파업이 망국적 행위라면 그렇다면 정치권의 국회공전은 무엇인가, 국민은 물었고 책망했습니다. 지금 나라가 살아남느냐 못 하느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도 감당하기 어려운 시점입니다. 더욱이 경제는 안정을 먹고 자라는 나무입니다. 파당정치와 정치불안은 크나큰 장애이며 나라에 결정적 위해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그동안의 잘못된 여러 정치행위들에 대해서 정중한 사과부터 국민 앞에 올려야 합니다. 저는 먼저 집권세력인 우리 자신에게 채찍을 듭니다. 파산 직적의 나라를 넘겨받은 국민의 정부는 신속하고 과단성 있게 위기관리에 나섰고 그래서 급한 불은 어느 정도 잡았습니다. 현명하고 능력 있는 우리 국민이 정부와 함께 환란극복에 전심전력한 결과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좀 더 잘할 수는 없었는가 냉정하게 뒤돌아봅니다. 체계적으로 일관된 정책집행이 미흡했고 개혁프로그램이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나 비판 이것을 전적으로 부인할 생각은 없습니다. 나라가 이토록 어려운 판국에 국민이 마음을 붙이고 의지할 만한 정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간에 집권여당으로서 우리는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위기의 원인제공자이며 책임자는 당시의 여당인 지금의 야당입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야당의 책임만 묻고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집권세력인 우리가 우리의 책임으로 국난을 극복하고 국가 재도약을 이룩해 내야 합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주어진 국가적인 무거운 책무와 사명을 다하는 데 더욱 분발하며 총력을 매진할 것을 다짐합니다. 저는 이 기회에 야당에게도 고언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의 시대적 과제는 IMF체제 탈피와 위기 극복입니다. 때문에 지금은 경제가 곧 정치이며 경제를 살리는 것이 가장 잘하는 정치인 것입니다. IMF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로서 겸손하게 그리고 여당을 해 본 야당답게 국익 최우선의 당론을 세우고 경제회생에 나서야 합니다. 여야의 대립이 깊어지면서 사회가 갈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은 반대할 것과 찬성할 것을 가르는 야당의 비판적 협력과 창조적 견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야당의 국정협력은 이 정권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정성을 쏟아서 재건해야 할 조국, 우리의 대한민국을 위해서입니다. 의원 여러분! 노숙자, 명예퇴직자, 정리해고자, 대졸 미취업자, 불행한 오늘의 이 현실을 참으로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이들은 다름 아니라 정권이 잘못하고 정치가 잘못해서 만들어 낸 이 시대의 희생자들입니다. 잃어버린 그들의 삶은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할 정치적 굴레이고 멍에입니다. 여기에서 경제가 더 나빠지고 실업이 더 늘어난다면 사회안정은 파괴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칫 우리 사회의 총체적 파탄을 불러올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금년 말까지는 경제, 사회적 구조개혁을 끝내고 IMF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늦어도 내년 중반 이후부터는 우리 경제가 다시 플러스 성장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희망과 기대를 갖고 새로운 세기, 2000년을 맞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장한 마음으로 우리 자신을 우리 스스로 개혁하는 도덕적 결단 위에 우리 정치가 달라져야 합니다.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를 개선하고 지역화합과 국민통합을 실현해서 선진의 선거제도와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정치개혁을 해야 합니다. 정쟁을 지양한 가운데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고 토론하며 나라를 살리는 데 몸부림쳐야 합니다. 우리 다 함께 무한책임을 통감하며 한국 정치의 재건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합시다. 사정은 사회 전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부패와 비리가 없는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도덕과 정의의 행사입니다. 그런 만큼 특히 정치인 사정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그 누구도 여기에 예외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초당적으로 정경유착의 청산과 정치부패의 척결에 함께 나서야 합니다. 그렇다면 야당은 표적수사를 주장하며 사건 호도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사법절차에 임하는 것이 옳은 일일 것입니다. 6급 공무원의 200억 원대 축재사건이 터져 나오는 등 공직비리가 심각한 상태입니다. 조국 근대화 과정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우리 공무원들이 어떻게 해서 이토록 어려운 시기에 국민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하며 고생하고 있는 절대다수의 공직자의 명예와 자존심을 위해서도 일부 부패 공직자에 대한 단호한 응징은 필요합니다. 공무원 여러분에게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공직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환골탈태의 결의와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고 나라에 헌신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IMF관리체제에 들어간 지 1년이 되었습니다. 바로 작년 말 우리는 당장 갚아야 할 외채 200여억 달러, 이것을 갚을 만한 달러가 없었고 그래서 결국 IMF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온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루어 낸 30년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참으로 비참한 사태였습니다. 이런 우리나라가 10월 말 현재 452억 달러의 가용외환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30%대를 넘나들던 금리도 한 자리 수로 잡혀 있고 1900원대를 오르내리던 환율도 1300원대로 내려앉았으며 치솟던 물가도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82억 달러의 적자를 냈던 경상수지도 금년에는 370억 달러의 흑자로 돌아설 전망입니다. 이렇게 금리, 환율, 물가, 경상수지 등 거시경제지표가 안정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정상화되고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구조조정 과정의 불가피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실물경제의 기반이 유실되고 경기가 매우 침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한편으로는 기업과 금융의 구조조정을 중단 없이 추진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경기회복을 위해 적자재정을 무릅쓰며 통화를 확대공급하고 재정지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아직 기대한 만큼 그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구조조정 작업을 신속히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경기회복 노력을 같이 병행한다면 우리 경제는 보다 빨리 정상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물론 경기를 부양하더라도 사치 향락과 같은 과소비를 불러일으키는 지난 정권의 잘못을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단순소비보다는 건설업, 특히 주택건설업을 활성화하고 SOC투자를 촉진해서 수출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기조하에서 우리 경제가 하루속히 활력을 되찾고 침체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금경색과 신용위기를 해소해야 하며 또한 이를 위해서는 은행 신용중개기능의 조속한 회복 등 금융을 서둘러 안정시켜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9월 말로 이미 매듭을 지은 부실금융기관 정리의 후속조치들, 다시 말씀드려서 증자, 합병, 감자, 조직정비, 인력조정 등 경영체제의 안정화 작업을 신속히 끝내야 합니다. 기업 구조조정의 중심은 재벌개혁입니다. 5대 재벌들의 상황인식이 너무나 안이합니다. 재벌들은 부채의 출자전환이나 대출금 상환조건의 개선과 같은 기업이기주의에 보다 집착하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구조개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핵심 주력업종은 제외하고 처분이 어려운 기업들만 골라서 합치는 데 그친다면 국민이 양해할 수 있겠습니까? 지원책이 필요할 때는 정부의 간섭을 요구하고 구조조정을 할 때는 시장자율을 강조하는 이율배반적 태도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정부를 설득하고 안 하고가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조정을 안 하면 재벌도 나라도 어려워집니다. 투명한 경영과 건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세계 일류의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야만 무한경쟁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연초 5대 그룹 회장이 국민에게 약속한 재벌개혁 5대 원칙은 철저히 지켜져야 합니다. 우선 재벌의 문어발 구조를 대수술해야 합니다. 5대 재벌들이 거느리는 계열사가 257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 재벌기업이 많게는 60개가 넘는 이 많은 계열사를 가지고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강한 전문기업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계열구조를 3~4개의 핵심 주력업종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며 이것도 단순히 계열사 숫자나 줄이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과잉․중복투자와 차입경영을 청산할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고쳐야 합니다. 재무구조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기업의 부채비율이 400%다, 500%다 하는 나라에서 어떻게 시장경제를 하고 세계경쟁에 나설 수 있겠습니까? 문전옥답을 팔아서라도 빚은 줄여야 하며 내년 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밑으로 끌어내리기로 한 결정은 회사의 운명을 걸고 이행해야 합니다. 상호 채무보증 또한 확실하게 해소해야 합니다. 30대 재벌들의 상호 채무보증이 법이 제한하고 있는 것만 해도 자기자본의 35%가 넘는 24조 원이나 됩니다. 2000년 3월까지는 틀림없이 이를 청산해야 하며 특히 다른 업종 간의 채무보증 해소는 금년 중에 확실하게 매듭을 짓고 재벌개혁의 기폭제로 삼아야 합니다. 부당 내부거래 역시 깨끗하게 근절해야 합니다. 4조 원대의 5대 재벌 부당 내부거래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대한 과징금이 700억 원을 넘고 있습니다. 주력기업을 통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계열사를 집중 지원하는 재벌의 이 같은 선단식 경영이 우량기업을 한계기업으로 전락시키는 기업부실화의 결정적인 요인인 것입니다. 이것을 해결해야만 기업경쟁력은 살아납니다. 이 기회에 저는 우리 경제인들에게 간곡히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정책이 잘못되어서 빚을 진 것이나 기업이 적자를 내서 빚이 된 것이나 은행이 돈을 떼이게 되어서 빚으로 남은 것이나 이런 모든 것을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입니다. 외채를 들여오는 일이 무슨 대단한 일처럼 되어 버린 안타까운 현실이고 우리의 자식들에게까지 빚을 유산으로 넘길지도 모르는 참담한 상황인 것입니다. 재벌들은 크나큰 책임을 통감하며 구조개혁에 앞장서야 합니다. 패권적 선진자본이 국제금융을 지배하고 있고 기업 간의 통합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세계적인 메머드 기업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우리 대기업들의 신속한 구조개혁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의 사활이 걸린 절대적 소명임을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정부도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대통령의 지시가 없으면 개혁의 시계는 단 1초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국민이 적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지적을 해야 개혁과제들이 진척될 수 있고 대통령의 질책이 있고서야 주요시책들이 바로잡아질 수 있다면 우리의 개혁은 성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재벌정책만 해도 그렇습니다. 핵심부처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산업자원부 등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매우 혼란스럽게 비춰지고 있습니다. 우선 11월 말까지 재벌 스스로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겠다고 하니까 그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때 가서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국가적 차원에서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정부가 단호하고 과감하게 재벌구조 혁신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수출증대와 달러저축이 우리 경제의 운명을 가름합니다. 우리는 지난 10월 말까지 32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것은 수출이 늘어나서 생긴 것이 아니라 수입이 줄어들어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수출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째 감소하고 있습니다.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8%나 줄었습니다. 수출대책은 어떻게 되었고 수출당국은 무엇을 했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대통령이 주재한 대책회의의 결정사항까지도 일선창구에서는 먹혀들지를 않고 있습니다. 대책만 있고 실천이 잘 안 되는 형식적인 탁상정책과 안이한 현장 대응, 이 같은 무책임한 자세는 근본적으로 시정되어야 합니다. 금년 수출목표 1362억 달러나 400억 달러의 무역흑자 달성은 결코 실패할 수 없는 국가적인 과제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10월 말까지의 총수출액이 1087억 달러에 그치고 있습니다. 과연 이 목표가 달성 가능한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출 비상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수출현장의 실상과 실태를 철두철미하게 점검해서 정부시책들이 확실하게 시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엔화 강세를 비롯한 신3저의 기회도 절대 놓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도 강구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무역금융 금리를 내리고 융자대상을 확대해야 하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대책도 보다 적극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우리의 중소기업들이 생사의 경계에서 무너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문제의 핵심은 자금문제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은행의 1차 구조조정이 끝났습니다. 그런데도 돈이 안 돌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신용대출의 기초이자 은행의 절대적인 책임인 여신심사기능을 상실했고 이렇게 여신심사를 할 수 없는 은행들이 돈은 있어도 돈을 빌려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의 오랜 관치금융이 만들어 낸 불행한 결과입니다. 바로 이런 현실에서 우리 기업들이 자금압박을 받으며 쓰러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은행들이 여신심사기능을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자금이 유동할 수 있도록 과도기적 여신관리를 위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사업계획이 철저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제대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유망기업에 대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확대나 대출의 만기연장도 확실하게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실업문제는 우리 모두의 최대 고통이자 우리가 적극적으로 풀어야 할 초미의 국가적 과제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창출과 생계지원입니다.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함께 나누면서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안정 노력을 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실업에 대한 사회적 수용태세나 제도적 장치가 취약한 상태에 있습니다. 때문에 급격한 실업증가는 중산층의 몰락과 가정파괴라는 극단의 상황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야기되면서 이와 같은 우려가 적지 않게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인 것입니다. 원천적으로 오늘의 실업문제는 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국가적 경제위기가 만들어 낸 것이며, 따라서 국가가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10조여 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서 실업대책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 적절한 일입니다. 정부는 한 사람이라도 더 실업의 고통에서 벗어나 희망과 기대를 갖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도록 각종 시책을 지속적으로 개선, 보완하면서 보다 알차고 실효성 있고 집행해야 합니다. 특히 정부는 단순한 구제보다는 다시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재훈련을 강화하고 소자영업을 많이 창출하는, 보다 원천적이며 생산적인 대책을 세심하게 강구해야 합니다. 실업률은 이미 7% 선을 넘어섰습니다. 3% 미만의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향유했던 지난 시절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는 상시 실업자 100만 명 선을 전제로 한 근본적인 실업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또한 여기에 맞추어 사회안전망도 적극적으로 확충해야 합니다. 우리 농어촌이 IMF체제 이후 참으로 어렵습니다. 농자재 가격은 올라가고 금융비용은 늘어만 갑니다. 그런데 농축산물 가격은 폭락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기상이변과 사상 유례없는 수해까지 겹쳐 있습니다. 그동안 42조 원의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던 지난 정권의 농어촌구조개선사업도 크게 부실화되면서 농어가 부채만을 늘려 놓은 채 끝나고 말았습니다. 정부는 농어업정책 전반을 재점검해서 명실상부한 21세기 선진 농어촌 건설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 농어촌 경제가 풀어 가야 할 과제들은 대부분 드러나 있고 그 해답도 나와 있습니다. 농어촌 부채의 해결, 농어업 투자의 확충, 첨단 기술농어업의 진흥, 농축수산물 가격의 안정, 유통구조의 혁신, 교육․문화․보건․복지의 확대, 농어업 재해의 철저한 보상 등이 바로 우리 농어촌의 핵심적인 현안들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확고한 정책의지와 장단기계획을 갖고 지금 당장 할 것은 곧바로 시행하고, 불가피하게 늦출 것은 연차적 시행을 위한 확고한 대책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정부는 IMF 고통과 수해를 이겨 내며 평년작 이상을 이루어 낸 우리 농어민들의 피땀 어린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도록 금년 추곡에 대해서는 재해보상과 수매에 대한 특별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21세기는 정보화의 세계이며 지식산업의 시대입니다. 이와 같은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정부가 교육개혁의 새로운 틀을 완성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교육제도는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바뀌었고 심지어는 교육부장관이 들어설 때마다 고쳐지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입시제도를 바꾸는 데 12년 이상의 실험기간을 가진 미국이나 1세기에 걸친 검토 끝에 새 제도를 도입한 영국을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제 한국 교육의 개혁 실험은 이번으로 끝을 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제도적 안정 속에 우리 교육이 지덕체 삼위일체의 전인교육과 정보 지식산업의 인재교육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전력 질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실천이 필요하며 특히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국민의 믿음과 협력을 얻어 내야 합니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기도 합니다. 사무엘 헌팅톤 교수는 문화의 충돌을 예견했습니다. 문화경쟁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에 바탕을 두고 여기에 선진 외래문화를 과감하게 접목시킨 창조적이며 차별성 있는 우리의 고유문화를 가져야 합니다.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은 국부창출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쥬라기공원이나 타이타닉 필름 한 편이 우리의 자동차 수출액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일본의 대중문화도 들어옵니다. 세계문화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넓은 시야와 긴 안목을 갖고 문화창조력을 개발하며 경쟁력 있는 문화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남의 기술만으로는 21세기 기술패권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마는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의 제조업은 엄청난 빚더미와 빌려 온 남의 기술 위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독창적 제품이 거의 없는 제조업 구조를 가지고서는 생산고가 아무리 커진다고 해도 나라의 부는 키울 수 없습니다. 우리의 제조업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국가위기의 본질을 해소하는 것도, 내일의 국가 재도약을 이루는 것도 모두가 어렵습니다. 상황은 이렇게 절박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기업의 연구개발이나 공공연구기관 모두가 침체되어 있습니다. 분초를 다투는 경쟁국들의 기술개발을 생각하면 전율이 느껴집니다. 좋은 물건 만드는 것을 천직으로 아는 직인정신으로 기술을 닦았고 2차 대전의 와중에서도 과학연구에 몰두했던 일본인들의 기질과 지혜가 세 사람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탄생시키고 세계 최고의 상품을 만드는 오늘의 과학기술대국 일본을 만들었습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사고와 의지가 본질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혁신과 진흥을 국가적 테마로 삼고 우리는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저는 강조합니다. 과학기술시대의 진정한 영웅은 기술인이며 기능인입니다. 또한 무한경쟁의 정보화시대 그 기반은 장인정신입니다. 사농공상의 봉건 잔재인 기술인과 기능인 천대사상을 단호히 버려야 하며 기술을 귀중히 여기고 기술자를 존경하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능올림픽 수상자에게도 체육수상자 이상의 사회적 대우를 당연히 해야 하고 이공계 학생과 교수 그리고 연구소에 대한 국가적 우대조치도 강구해야 합니다. 최근의 빈번한 화재사건이나 세계적인 교통사고율 또는 식수원 오염에서 보듯이 우리나라가 안전불감증공화국, 교통사고공화국, 비위생공화국으로 전락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됩니다. 인명을 경시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깨져 있는 우리의 이 같은 현실은 그만하면 됐소, 괜찮아요 등 농경사회의 사고방식인 적당주의와 불완전주의가 만들어 낸 하나의 결과일 것입니다. 오늘 우리 경제를 더 이상 세계와 경쟁할 수 없게 만든 것도 그 원척적 요인은 다른 데 있지 않을 것입니다. 부실공사와 불량제품을 양산해 내는 불완전한 생산방식, 비위생적 환경에 익숙해 있는 무책임한 생활태도, 조그마한 안전수칙 하나 지키지 못하는 불철저한 의식구조 이런 것들이 근본원인일지 모릅니다. 우리는 기술의 원점인 과학적 사고와 자연보전의 생명사상을 가져야만 살아갈 수 있는 신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티끌만한 부주의도 용납되지 않는 치밀하고 정확한 의식구조를 갖춘 시민사회를 건설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리와 원칙과 상식이 태산처럼 우뚝 서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제도적 수단이나 정책적 방안도 새롭게 강구해야 합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얼마 전 정주영 명예회장이 북한의 김정일 총비서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금강산 개발을 비롯한 여러 사업들을 합의했습니다. 순조로운 사업진행을 바라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서 남북관계에 물꼬가 터지고 새로운 변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중하고 냉정해야 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평화도 전쟁도 아닌 반세기 냉전현실 그 속에서 우리는 사무치게 온몸으로 직접 보고 겪으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남조선 해방 혁명이라는 절대노선에 따라서 북한은 계획되고 의도된 전술 전략을 펴며 필요하면 대화도 하고 협력도 했으며 또 필요하면 침투도 하고 도발도 했다는 사실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끌리어 왔을 뿐 우리가 고삐를 쥐고 이끌지는 못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것이 우리 남북관계의 어제와 오늘인 것입니다. 북한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북한이 주석직을 폐지하고 국방위원장 중심 체제를 갖추는 것을 우리는 몰랐고 미사일 개발에 대한 정보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냉철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기대와 예단을 갖는 것은 위험합니다. 쌀을 주어도, 소를 주어도, 또 원자력발전소를 지어 주어도 북한이 달라질 것인가 이것은 별개의 문제일 것입니다. 북한의 변화는 역사의 필연입니다. 우리가 다그치지 않더라도 때가 되면 변합니다. 민족의 숙원인 통일만 해도 하는 통일, 이루는 통일보다는 되는 통일, 오는 통일이 더 나을는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우리의 대북정책은 모순이지만 햇볕과 바람의 상대적이며 이중적인 대응으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여유와 인내를 갖고 철저하게 상호주의 입장에서 제재할 것은 제재하고 풀어 줄 것은 풀어 주며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갖춘 이상 우리는 미사일 체제를 비롯한 대북정책을 여기에 맞게 손질해야 하고 미․일 등 서방세계도 동북아 안보시스템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북한 잠수함이 안방같이 드나들다가 고장 나서 표류하고 그러다가 고기 잡는 그물에 걸리는가 하면 무장간첩이 죽어서 해안에 떠밀려 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북한을 찬양하는 글이 인터넷사이트에 실리고 있는 참으로 황당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군은 물 샐 틈 없는 철벽방어로 북한의 도발을 물리쳐야 합니다. 공안당국은 해이해진 안보의식을 바로잡아서 다시 굳혀야 합니다. 경찰은 범법자들이 날뛰지 못하도록 치안질서를 굳건히 확립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민주정치는 책임정치이며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요체가 됩니다. 대통령제하의 권력은 어떠한 책임으로부터도 자유스러우며 권력이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어떠한 수단으로도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난 정권들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입니다. 이러한 권력의 폐단을 막고 민주적인 책임정치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 자민련과 국민회의는 국민 앞에 내각책임제를 약속했고 그 토대 위에 역사적인 여야 간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했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국민에게 약속한 바 그대로 내각책임제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정치개혁을 국가개혁의 중심과제로 삼고 전력을 다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효율을 높이고 지역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국 정치의 고비용 저효율과 지역감정의 본질은 무엇인가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정치의 고비용은 사활을 걸고 죽기 살기로 치러지고 있는 대통령선거와 여기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규모의 정치자금이 그 원천입니다. 그리고 우리 정치의 저효율은 절대권력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빚어낸 또 하나의 결과입니다. 지역분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공장에서 대통령을 내야겠다는 고정관념과 집착이 지역감정의 출발이며 따라서 이것 역시 절대권력의 문제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치개혁의 시작과 끝은 결국 권력구조의 혁신, 곧 내각책임제의 구현에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국난극복과 경제회생에 전념해야 할 때입니다. 따라서 당분간 내각제 개헌문제에 대한 논의를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경제가 어느 정도 나아질 때 이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는 것이 좋을 듯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또한 국무위원 여러분! 6․25 이후 최악의 국가위기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국민의 정부는 민족 역사 앞에 나섰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절대적으로 성공해야 합니다. 나라가 벼랑에 서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이 정권의 실패는 정권의 실패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바로 치명적인 나라의 실패가 됩니다. 때문에 우리는 당파를 초월한 국가적 차원에서 최고, 최선의 국정을 도모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 시대 우리의 진정한 소명이며 책무라고 저는 믿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의 공동정부이며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는 나라의 개혁을 실천하는 정부입니다. 자유민주연합은 명실상부한 공동정부의 한 축으로서 우리의 권한과 책임을 후회 없이 행사하고 또 수행하면서 우리에게 맡겨진 막중한 소임을 어김없이 이루어 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성공한 국민의 정부, 그 찬연한 역사를 기록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크나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11위의 무역국가로서 국제사회에 당당하게 진출한 나라입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든 실패의 경험도 있고 좌절의 고통도 있습니다. 무너진 경제는 일으키면 됩니다. 너무 자학하고 의기소침하지 맙시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저력 있는 민족입니다. 경제는 분명히 좋아지며 나라는 틀림없이 다시 일어섭니다. 세계가 보는 한국에 대한 인식도 차츰 나아지고 있습니다. 용기와 자신과 희망을 갖고 오늘을 이기며 내일을 향해서 힘차게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본회의는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제7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