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석을 정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제198회국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습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습니다. 전주곡에 따라 1절을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 있겠습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국회의장의 개회사가 있겠습니다.

존경하는 윤관 대법원장님, 김용준 헌법재판소장님! 김종필 국무총리를 위시한 여러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회의가 잠깐 늦어져서 미안합니다. 불의의 일이 생겨서 이 점 모두 여러분에게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본인은 먼저 제198회 정기국회의 개회사를 하기에 앞서서 그간 IMF 위기와 엄청난 수재 등으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많은 실업자와 수재민에게 심심한 위로와 재기를 위한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동료의원 여러분, 15대 하반기 국회는 한 세기를 잘 마무리 지어 새 세기를 차분히 준비해야 하는 시대적 과업을 안고 우리 다 같이 출발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50년 의정사는 오욕과 영광이 점철된 참으로 간난신고의 역정을 더듬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친애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때로는 우리 국민들의 성원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엄한 질책을 받기도 하면서 여러 풍상을 참으로 무던히도 잘 견뎌 왔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회는 IMF 국난의 와중에 헌정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여야 간의 실질적 정권교체라는 매우 생소한 상황에서 출발했던 만큼 그 어려움이 예년에 비해서 훨씬 더하리라는 것은 우리 다 같이 짐작하는 바입니다. 특히 작금에 이르러 일부 의원들이 영어 의 몸이 된 데 이어 적지 않은 동료의원들이 사법당국의 소환조사를 받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어 안타까운 심경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본인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진 데 대해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깊은 자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 간에는 우리 정치권 전체를 매도하는 풍조가 유행병처럼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기개혁을 서두르지 않고서는 이 많은 국민들의 이 같은 원성이 어디에 귀착할지 매우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개혁을 하지 못하면 남이 우리를 대신해서 개혁하려고 달려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 국회가 민주의 보루로서 또 희망과 믿음의 등불로서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다름 아닌 우리 스스로의 자기혁신에 달려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로마는 결코 하루에 이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로마문명은 숱한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어제의 잘못을 오늘에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교훈에 충실했기 때문에 개화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우리의 정진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우리의 앞날도 결코 비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동료의원 여러분, 의회의 권능을 다시 확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의회 우리 스스로의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 회복되어야만 된다고 믿습니다. 의회가 그 본연의 기능을 찾지 못할 경우 민주주의의 실종과 국가 전체의 불행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우리의 50년 헌정사를 통해서 너무나 뼈아프게 찾아볼 수 있는 선례입니다. 현재 여야 각 당은 모두 나름대로 정치개혁을 부르짖고 있고 거기에 관련된 전반적이고도 획기적인 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만시지탄이 있으나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본인은 이 같은 작업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서 우리 국회가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바람직한 불문율의 의회관행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반 정치개혁입법에는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본인은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의 동의를 얻어서 이번 회기부터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몇 가지 의회운영 개혁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먼저 투표실명제를 불문율의 의회관행으로 정착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주요 법안에 대한 자동집계 전산처리시스템을 통한 실명제 투표는 선거민들에게 자신들이 선출한 대표자의 의정활동을 소상히 알려 줌으로써 다음 선거의 투표 잣대로 활용하자는 데 그 기본취지가 있습니다. 사실 이 제도는 이미 수년 전에 국회법의 명문조항을 통해서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실행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투명한 책임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유난히 고조되어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의원 개개인이 국민과 역사 앞에 책임을 질 수 있게끔 이 제도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돈을 많이 들여 만들어 놓은 이 전광판 이것을 이용하자는 얘기입니다. 또한 본인은 중요의안이나 소속정당 간에 이견이 현저한 의안을 제외하고는 의사정족수에 대한 융통성 있는 해석과 의사일정의 사전확정 그리고 예고를 통해서 본회의가 자동 유회되거나 산회되는 그러한 사태를 최소화하는 새로운 의회관행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의 의회들은 아예 의사정족수를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그 정족수가 있더라도 이 조항을 신축적으로 적용해서 융통성 있게 해석함으로써 의정활동의 활성화를 적극 도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본인은 한시적으로나마 의장자문기구로서 가칭 국회제도운영개혁위원회를 발족시켜서 보다 근본적이고도 종합적인 국회개혁방안을 마련하여 여러분의 심의에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 위원회는 각 교섭단체, 학계, 언론계 등의 대표성을 가진 15인 내외의 인사로 구성하여 국회사무처를 포함한 국회의 자율성, 전문성 그리고 효율성 제고를 통한 활성화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성과는 반드시 이번 회기 내에 여러분에게 제공되고 여러분의 심의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국회법 등에 관한 제도개혁이나 발전적 운영개혁만으로는 진정한 의회개혁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제도개혁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정재인이라는 말이 있듯이 정치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우리들 위정자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드웨어보다는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소프트웨어이듯이 진정한 의회개혁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지혜와 실천의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료의원 여러분! 본인은 이제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과 동료의원들이 함께한 이 자리를 빌어 본인이 평소 생각해 온 이 시대에 맞는 국회상 정립을 위한 두 가지 목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대화와 협상을 통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국회가 민심의 중심이 되고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국회 전통을 가꾸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민주정치에서는 타협과 절충은 미덕입니다. 당명이라고 해서 이 타협과 절충을 시정의 상행위나 혹은 죄악시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타협과 협상을 통해서 이 국회를 끌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가치관이 상대적으로 달라질 수 있고 흥망과 성쇠 그리고 끊임없는 이합, 개편, 집산이 우리의 엄연한 정치역정일진대 절대적인 당명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다원적이면서 상대적인 가치관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만큼 우리는 내일의 눈으로 오늘을 보고, 보다 넓고 융통성 있는 마음으로 동료의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면서 민심을 촌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민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본인은 여야 협력을 통한 정국안정과 이를 통한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경제회복이 되기 전까지, 적어도 내후년 총선거 전까지라도 여야 간의 정책공조와 합심의 장이 이 국회가 되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이것은 국민들의 표출되지 않은 민심이라고 저는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당활동과 의정활동 간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냄으로써 의회가 정치의 중심에 서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다져 나가야 하겠습니다. 고금동서의 민주국가는 예외 없이 원내정당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과거의 대통령책임제 아래서 대통령선거제를 위해서 만들어진 정당중심의 정치체제는 이런 알력과 충돌, 21세기의 새로운 문화를 흡수 못 합니다. 저는 그것을 믿고 있습니다. 국정의 동반자인 여야와 정부가 서로 자리를 함께해서 모든 국정에 대해서 흉금을 터놓고 논의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바로 이 국회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과거처럼 당정협의가 국회의 심의를, 미리 모든 것을 결정해 놓는 이것도 우리는 지양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정치와 정책결정의 중심에 서지 못하는 한 민주주의는 희화화되고 국정혼란은 늘 예고되어 있다고 보아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국회는 정치의 중심무대이지 정치투쟁의 볼모나 도구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 국회의원 개개인 모두는 당명에 절대 복종하는 정당인이기에 앞서서 국헌을 존중하고 국리민복을 생각하면서 국회법과 관행을 준수해야만 하는 의회인이요, 헌법기관이라는 이 점을 한시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각자가 자기 소신과 양심에 따라 크로스 파티 보팅을 하는 것이 냉안시되지 않고 상식화되는 날이 이 국회가 사는 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관하여 정부와 각 당의 수뇌부 그리고 여러 정치 지도자들의 보다 전향적인 인식과 함께 대승적인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둘째로 국회의 전문성올 제고함으로써 의회가 정책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의회상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국회는 현재 전문성 제고를 위해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상임위원회중심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임위원회 체제는 국회법의 관련규정에도 불구하고 정례화가 되어 있지 않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정부의 법안 제출이 정기국회에 집중되어서 이룩되는 것도 역시 이러한 상임위원회의 무력화라 할까 정례화를 막는 데 일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기국회 전이라도 수시로 정부에서는 법을 내줌으로써 이 상임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심의를 할 수 있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임위원회 소집의 정례화 그리고 국회사무처의 전문성 제고와 더불어서 이미 설치된 상설소위원회의 활발한 활동과 그 정착에 많은 기대를 걸어 봅니다. 이와 함께 열린 국회의 새 면모를 보여 줄 수 있도록 상설소위의 회의록을 작성, 공개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의정활동의 투명성 확보야말로 국회의원 개개인의 활동상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좋은 토대가 되리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우리가 통과시킨 법률의 시행령과 규칙이 때로는 모법보다 더 민생에 직결되는 것이 허다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정부 측의 신중한 제정 과정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또 우리 스스로의 사후 검토도 전문위원들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우리 국회의원들 각자가 직접 챙겨서 들여다보아야 이것은 민생에 충실한, 민생을 위한 국회가 되리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구체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정부 부처의 국․실장도 상대를 할 수 있는 대정부질문도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무위원과 국무위원들만 상대로 하고 또 국무총리만 상대로 하는 대정부질문이라는 것이 과연 이것이 실익 있는 대정부질문 형태인가 하는 것도 한번 우리가 생각해 보아야 될 것이라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한 본회의 휴회기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입법 청문회 및 공청회를 활발히 전개함으로써 많은 국민이 입법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국회의 문턱을 대폭 낮추는 것도 또 하나의 좋은 개혁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회는 국민들에게 자유로운 방청과 국회방송을 통해서 이미 개방되어 있습니다. 작금의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폐쇄된 국회’라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미 개방되어 있지만 앞으로 더욱 개방의 폭을 넓혀 가도록 우리 노력하십시다. 그것은 민심을 철저하게 수렴하고 국정심의의 준비를 보다 더 철저히 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이제 15대 하반기 국회가 채 2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20세기의 대미를 마무리 짓고 21세기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결코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국회가 촌음을 아껴 일하는 생산적인 국회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이번 국회가 공전국회, 표류국회라는 오명을 씻고 한국 의정사의 새 기원을 여는 결정적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여야 동료의원 여러분의, 그리고 특히 그 지도층의 열성적인 그리고 폭넓은 동참을 기대하면서 개회사를 갈음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98회국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참석 의원 수 ◯내빈 참석자 대법원장 윤관 국무총리 김종필 헌법재판소장 김용준 재정경제부장관 이규성 통일부장관 강인덕 법무부장관 박상천 국방부장관 천용택 행정자치부장관 김정길 교육부장관 이해찬 과학기술부장관 강창희 문화관광부장관 신낙균 농림부장관 김성훈 산업자원부장관 박태영 정보통신부장관 배순훈 보건복지부장관 김모임 환경부장관 최재욱 노동부장관 이기호 건설교통부장관 이정무 해양수산부장관 김선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제198회국회 집회 공고 일시 1998년 9월 10일 오후 2시 집회근거 헌법 제47조제1항 및 국회법 제4조 공고자 국회의장 박준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