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해서 상정하겠습니다. 오늘은 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이신 이기택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참담한 심정으로 섰습니다. 작년 봄에 이 국회에서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우리는 지켜보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개혁을 통한 신한국건설을 국민에게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30여 년 독재의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고, 민주와 복지, 통일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대를 진심으로 기대했습니다. 동시에 많은 국민들이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군사통치로 누적된 역사의 질곡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21세기 경제전쟁시대의 격변이 너무나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우리는 분단극복이라는 우리만의 숙명적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를 둘러싼 안팎의 현실이 개혁을 너무나 어렵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희생을 무릅쓰는 확고한 개혁의지를 촉구했습니다. 개혁이 어려울수록 더욱더 비상한 각오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역사인식에 기초한 개혁철학과 치밀한 개혁 청사진을 제시하라고도 요구했습니다. 또한 우리 야당도 개혁에 따르는 현 정권의 고충을 이해하고,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 10대 청산 10대 개혁과제라는 대안을 제시하는가 하면, 법과 제도에 의한 지속적인 개혁, 그리고 야당과 국민이 동참하는 참여개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왜냐하면 개혁은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이 시대의 유일한 선택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개혁을 우려했던 우리는 이제 개혁의 실종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치, 외교, 경제, 사회를 비롯한 국가의 모든 분야에서 혼돈과 위기만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현 정권은 집권 중반기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국정운영의 기본 틀조차도 국민 앞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정부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이 정부를 걱정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철학과 청사진도 없는 즉흥적 개혁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법과 제도에 기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국민과 야당의 참여가 배제된 신권위주의적 통치가 낳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현 정권이 진정으로 신한국을 건설하려 했다면 최소한 민족사를 재정립하고, 정권의 도덕성을 확보하고, 고도의 국정운영능력과 대통령의 통합적 지도력으로 국민의 참여가 이루어지는 개혁을 추진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선적으로 민족사의 재정립이 선행됐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이야말로 바로 개혁의 출발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과거정권들이 저지른 수많은 대형 부정비리사건들이 규명됐어야 합니다. 현 정권이 스스로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던 5․16, 12․12 군사쿠데타사건에 대한 진상만이라도 밝혀졌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과거를 미래의 역사적 심판에 맡기자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이는 오늘의 과오를 미래의 역사에 전가하자는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잘못된 과거에 대한 규명도, 철저한 반성도 없이 어떻게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그래서 이제는 흘러간 세력들까지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아닙니까? 현 정권은 또 문민정부다운 도덕성을 확립했어야 합니다. 현 정권이 스스로 말하듯이 진정한 문민정부라면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면서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정권의 도덕성을 확립하지 못했다고 이 사람은 판단합니다. 국민 앞에 약속했던 사정은 지금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슬롯머신 비리와 카지노 비리,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과 포항제철 비자금 수사뿐 아니라 그동안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던 그 많은 사건들이 자신에게 반대하던 세력들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국민들은 그것을 가리켜서 보복 사정, 편파 사정이라고 하고 있고 아니면 그러한 무수한 사건들이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지 않습니까? 이것은 바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형평성을 잃은 사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국민의 혈세를 수백 수천억 원씩 가로챈 율곡사업 비리, 평화의 댐, 상무대 비리에 대한 진상은 은폐되고 겨우 하급공무원들의 비리와 부정에만 서슬 퍼런 칼날을 들이대고 있습니다. 도대체 현 정권의 사정의 잣대는 무엇입니까? 이런 불공정한 처사는 현 정권의 도덕성 상실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것입니다. 현 정권의 도덕성에 관한 사례는 이외에도 허다합니다. 그러나 생략하겠습니다. 이러고도 정권의 도덕성을 운운한다면 이것은 또 하나의 국민 기만에 불과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국민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정치풍토에서 어떻게 국민이 정치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오늘 이 자리가 우리 정치인들의 말이 얼마나 신중하게 행해져야 하는가를 우리 모두가 되새기는 그러한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현 정권의 개혁도 국민의 신뢰회복을 바탕으로 다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통일시대와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해 고도의 국정운영 능력을 갖추었어야 합니다. 정부 자체의 경쟁력이 강화되어야 이 거센 세계사의 격변을 헤쳐 나갈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개혁의지와 애국심이 가득한 천하의 인재들이 대통령 주변에 모였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효율적 국정운영을 가로막는 모든 제도가 이미 정비됐어야 합니다. 정부조직 또한 세계사적 추세에 맞게 개편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현 정권은 출범 초 21세기형 정부조직개편을 한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래 놓고는 한두 개 부처를 통폐합하는 것으로 끝내 버렸습니다. 경제개혁을 위해 재벌의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해 놓고는 지금 경제력집중은 더욱 심화되어 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사정책의 실패가 국정 무능력의 원인입니다. 대통령 자신이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과연 그렇게 되었습니까? 소신 있게 일하던 총리를 하루아침에 경질해 버렸습니다. 전문성과 능력이 부족한 인사들이 원칙과 기준도 없이 국가의 주요직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공무원들이 복지부동과 보신주의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군에 대한 인사는 또 어떻습니까? 군 개혁을 크게 내세우고 있지만 과거의 인맥을 새로운 인맥으로 바꾼 것 외에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우리 사회에서 가장 엄정한 기강을 유지해야 할 군이 지금 흔들리고 있지 않습니까? 여북하면 장교가 탈영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민생치안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찰행정의 예산과 인력이 민생치안보다는 시국치안에 주력하도록 되어 있고, 민생부서보다는 시국관련 부처가 보다 대우받는 현실에서 어떻게 근본적인 민생치안대책이 나올 수 있습니까? 현 정권이 진심으로 민생치안문제를 걱정한다면 먼저 인력과 예산부터 민생치안 중심으로 경찰행정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특단의 조치를 통해서라도 최소한…… 최소한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은 해야 합니다. 정치의 요체는 바로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원칙 없는 행정구역개편안을 들고나와 지역 간 감정의 골을 깊게 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만을 심화시켰습니다. 적어도 행정구역개편은 주민의 뜻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내년이면 우리도 이제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금까지 이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를 얼마나 해 놓고 있습니까? 이번 정기국회에서라도 지방화시대를 위한 법과 제도의 재정비를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개혁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통합적 지도력이 발휘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회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계각층의 참된 민의를 수렴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 정권은 야당과 국민의 충고와 비판을 철저히 외면해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오늘의 국회상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과거 야당시절 스스로 의회민주주의자임을 늘 자처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된 후에는 진정으로 의회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만 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문제, 남북문제뿐 아니라 민생치안문제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을 때, 우리 국회는 도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집권여당의 날치기 시도는 여전히 되풀이되고, 두 번의 국정조사조차 현 정권의 방해로 무산되지 않았습니까? 우리 당에서 끈질기게 주장했던 상시국회, 인사청문회, 예결위 상설화 같은 국회개혁조치들도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국회가 진정으로 개혁의 산실이 되고, 국정의 중심으로 거듭나지 못하는데, 어떻게 개혁이 추진되고,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겠습니까? 제가 지금까지 지적한 이런 것들이 바로 현 정권이 보여 주었던 실상의 한 단면입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유감스럽지만 신한국건설이 아니라 신한국병이라고 단정해 마지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도 오늘의 이 위기의 심각성을 인정도, 인식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이것이 바로 진정한 위기의 본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제2의 개혁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스스로 지금까지의 개혁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저는 받아들입니다. 현 정권이 진정으로 제2의 개혁을 하겠다면 오늘의 이런 혼란과 위기를 초래한, 미안하지만 현 내각의 총사퇴를 먼저 단행해야 합니다. 새로 구성되는 내각은 반드시 개혁내각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개혁내각은 국정쇄신을 위한 5대 개혁과제를 시급히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부패척결과 민생치안 확립입니다. 사회도덕성 회복입니다. 행정구조 개혁과 경제구조의 개혁입니다. 그리고 남북화해시대의 개막입니다. 현 정권이 이와 같은 개혁과제를 확고히 실천할 때만이 혼돈에 빠진 국정을 수습할 수 있습니다. 좌절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현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자기희생을 마다않는 굳은 의지로 새롭게 출발해 주시기를 국민과 더불어 다시 한 번 간곡하게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칠천만 내외동포 여러분! 제네바 북미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는 마침내 타결되었습니다. 50년 만에 냉전대결이 일단 종식됨으로써 새로운 역사적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우리 당은 이러한 협상타결에 대해서 미흡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만 이번 북미회담의 결과에 대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화해의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합니다. 돌이켜 보면 이번 북미회담의 결과는 이미 예측되어 온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목표는 북한 핵개발의 저지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가 있었다면 그것은 북한이 NPT로 복귀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북한은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한 경제난과 외교적 고립의 탈피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북미회담의 본질적 성격과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고 전혀 예측도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실성 없는 정책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원칙도 없고, 방향도 없이 수시로 강경과 온건 사이를 표류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대결정책이나 공안통치로 소모적인 국력 낭비만을 초래하고 그 결과 오늘날 남북관계는 냉전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상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한미공조체제의 균열과, 남북문제에서의 주도권상실은 물론이고, 외교적 고립까지도 초래하지 않았는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김영삼 정권 2년 동안의 많은 실정 중에서도 가장 큰 실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외교정책의 실패입니다. 현 정권은 그간의 외교실정으로 인한 국민적 혼란과 국익손실에 대해서 국민 앞에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여기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져야 합니다. 우리 당은 그동안 일관되게 북한 핵문제의 일괄타결과 독자적인 남북화해를 위한 노력을 촉구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북핵문제 해결 이전이라도 경제협력을 추진함으로써 남북대화와 남북문제에 관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우리 정부가 그랬더라면, 지금의 남북관계도 훨씬 달라졌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솔직히 금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 전개될 국제정세를 고려할 때, 우리의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을 전면적이고도 이제는 적극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국가들과 자주적이며 상호협력적 관계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명분만 앞세우는 외교에서 실리를 중시하는 외교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긴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만 추종외교에서 자주적 협력외교로 이제는 바뀌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 중심의 외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둘째, 이러한 바탕 위에서 민족통일을 지향하는 일관된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우리의 경제력을 비롯한 총체적인 국력을 바탕으로 탈냉전적인 이제는 포용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 핵문제의 타결로 남북관계뿐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급격히 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그들의 국익을 추구하고,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서두를 것입니다. 남북관계 또한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전개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북한 경수로 건설뿐 아니라 상호 간 경제교류의 활성화가 다양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지금처럼 냉전적 대결정책을 고집한다면, 남북협력과 화해로 얻어질 모든 과실은 우리 것이 아닌 남의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일대 발상의 대전환을 이루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김일성 사후에 공안통치나 이념논쟁으로 겪었던 국력 낭비와 혼란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정부는 탈냉전 대북정책의 원칙하에 국민적 합의를 이루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셔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은 남북 간의 긴장완화와 화해조성을 위해서 그리고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해서 대결과 간섭과 비방을 중지하는 3불 원칙을 남북 상호 간에 실천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남북기본합의서 국회비준을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우리 힘으로 풀어 나갈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남북관계의 발전적 장래를 위해서는 어제 민자당 대표께서는 반대를 하셨지만 저희들 주장은 많은 뜻있는 국민들의 주장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민주질서보호법으로 대체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수로 건설을 위해 우리는 엄청난 돈과 인력을 동원하고 남북경협을 위해서 경제인들이 수없이 왕래해야 하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가보안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것은 모순된 노릇입니다. 최근 제기된 평화협정문제는 남북기본합의서에 입각하여 반드시 남북 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기업인 방북 허용을 비롯한 대북경제협력을 시급히 본격화해야 합니다. 남북경제협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개척과 통일로 가는 중대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를 위한 방안으로 경제협력의 활성화를 위한 남북 상호 연락사무소의 조속한 설치를 제의합니다. 이는 최소한 북미 간 상호 연락사무소의 설치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북한 당국에 대해서도 강력히 촉구합니다. 북한 당국이 민족 내부의 문제는 민족끼리 풀자고 주장하면서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의 관계만을 고집하는 것은 스스로 주장하는 민족자주원칙에 벗어나는 행위입니다. 북한 당국은 이제부터라도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화해와 협력의 길에 지체 없이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앞서 제기한 불대결, 불간섭, 불비방의 3불 원칙의 실천에도 즉각 응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동북아지역 안전보장체제의 전 단계로서 동북아지역포럼을 제의합니다. 안전보장문제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 환경을 비롯한 모든 문제에 관해서 정부와 민간 차원의 다양한 접촉과 대화의 활성화는 이미 독일통일에서 보았듯이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현 정부 출범 후 그동안 일관되게 경제구조의 개혁을 주장해 왔습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누적된 관 주도 경제의 폐해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세계와의 무한경제전쟁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자율시장경제의 확립과 불균형경제의 시정, 기업전문화와 경영혁신, 과학기술과 교육혁명의 4대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국민경제의 내실을 다지자고 기회 있을 때마다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가 집권한 지 2년 만에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지역 간에, 도농 간에, 계층 간에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불균형은 한층 심화되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그렇습니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활황을 맞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어떻습니까? 30대 그룹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작년에 비해 가지고 3배나 늘어났습니다. 더구나 작년에는 30대 재벌의 전체 매출액이 국민총생산의 80.4%나 되었습니다. 반면에 중소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부도율과 만성적인 자금난으로 지금 무너지고 있습니다. 물가는 8월 말 현재 이미 정부가 약속한 연말 억제목표인 6%를 넘어섰습니다. 주부들의 장바구니물가는 2배 이상 올라 시장 나가기가 두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선량한 우리 주부들을 울리려고 하고 있습니까? 또 정부는 올해를 국제수지 흑자 원년으로 선포했지만 8월 말 현재 39억 불 적자에 이르고 연말까지는 50억 불의 국제수지 적자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을 경제정책의 성과라고 내세울 수 있습니까? 현 정권의 신경제정책은 과거 군사정권들이 추진했던 재벌 위주의 불균형 성장정책을 그대로 답습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경제정책 때문에 우리의 국가경쟁력은 매년 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제는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국가들보다도 뒤쳐지고 있지 않습니까? 주요경쟁국보다 배가 넘는 금리와 비싼 땅값, 불안정한 노사관계, 정지된 사회간접자본 투자, 선진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낮은 과학기술 수준으로 어떻게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까? 그러므로 저는 다시 한 번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정부가 경제구조개혁작업에 나서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우리 당은 경제구조개혁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틀을 조속히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효율적인 정부조직개편과 역할 재정립이 가장 시급합니다. 통상과 과학기술, 교육부문을 비롯하여 21세기 경제전쟁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부로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국은행을 독립시켜 통화정책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관치금융시대를 종식시켜야 합니다. 둘째, 재벌에 대한 경제력집중을 억제하고 균형 있는 경제질서를 하루속히 확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과 여신관리제도 그리고 주력업종제도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와 개정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대신에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자금과 기술과 정보와 인력 등 전반적인 면에서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담보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실정을 감안하여 신용보증기금의 획기적인 확대가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는 예산개혁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국민조세부담율이 20%를 넘어서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정부는 국민조세부담율을 인상하기 전에 먼저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예산낭비부터 없애는 한편 복지부문을 확대하는 선진형 예산구조로 전면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흑자예산 편성도 국민세부담의 증가가 아닌 예산개혁과 재정긴축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예산의 투자우선순위도 전면 재조정하여 과학기술과 교육, 사회간접자본 투자, 농업 회생 사회복지부문에 최우선의 비중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네 번째는 경제의 균형과 사회정의의 실현을 위해 조세제도의 개혁이 필수적입니다. 인천에서 발생한 세금절도사건은 온 국민을 분노를 넘어서서 허탈한 심정에 빠뜨려 버렸습니다. 세상에 공무원들이 가짜영수증을 만들어서 세금을 도둑질하는 이런 나라가 도대체 어디에 또 있습니까? 이런 사건이 비단 인천에서만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제 어느 국민이 정부를 믿고 세금을 내려고 하겠습니까? 정부를 믿고 낸 그 많은 세금을 도둑질당한 국민의 분노와 허탈감을 또 정부는 가슴 아프게 얼마나 느꼈습니까? 국민의 심정을 만분의 일이라도 헤아렸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마땅히 즉각 따랐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또 정부는 이렇게 엄청난 부정비리가 만연하도록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했습니까? 지금이라도 제도보완을 서둘러야 합니다. 또한 우리 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세제개혁안 중에서 종합토지세제개혁의 포기와 공평과세를 위한 대책부재 등을 철저히 추궁해 나갈 것입니다. 이 밖에도 우리 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명실상부한 금융실명제의 정착을 위한 대체입법과 선진적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 공기업 민영화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자유치의 부작용 완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들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각계각층의 환경보호운동에 발맞추어 환경보호정책을 강화하는 노력에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농민 여러분! 우루과이라운드협상 이후 우리 당은 농산물 분야 개방조건의 수정을 거듭 촉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우리 당과 농민의 요구를 철저히 묵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루과이라운드 비준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강행 통과할 싯점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의회비준은 하지만 국내법 우선으로 자국 이익을 보호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합니다. 다른 주요국가들도 의회비준이 안 된 상태인데 우리만 비준을 서두르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정부가 UR 비준안을 국회에서 인준받으려 한다면, 먼저 우리 농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확고한 농촌회생 대책부터 제시해야만 합니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우리 당은 결코 국회 인준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추곡수매는 전체 농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대사안입니다. 50년 만의 가뭄과 무더위 속에서도 피땀을 흘리며 지은 쌀농사에 대해 수매가를 동결하고, 수매량도 50만 석이나 줄이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우리 당은 농민에게 생산비가 보장되고 농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매량을 관철시킬 것입니다. 그것은 최소한 1100만 석 이상의 수매량과 10% 이상의 수매가를 의미합니다. 또한 농업의 회생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과 투자재원의 재분배에도 총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발생했던 지존파 일당의 끔찍한 살인행각과 부녀자 납치 살해사건 같은 상상을 초월한 흉악범죄들은 우리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조직폭력과 마약범죄가 우리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대통령과 정부가 있고, 정치가 있고, 도덕과 윤리가 있고, 법치국가로서 법이 엄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공포에 떨어야 합니까? 도대체 이런 현실에 대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그러나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인륜과 도덕의 위기상황입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경제성장만 중시하는 물질만능주의 풍토가 초래한 필연적 결과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전도된 가치관, 돈이면 안 될 것이 없다는 황금만능주의,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는 극단적 이기주의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작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공동체 윤리와 인간 존엄성의 가치가, 제도와 정책 면에서도 철저히 외면당함으로써 근본적인 인간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대학이 바른 교육 큰사람 만들기 운동을 통해 인간성 회복을 호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변명이 필요 없습니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전 국민이 함께 나서는 도덕성 회복운동이 전개되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정부는 먼저 부정부패의 척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부정부패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개혁과 지속적인 사정활동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부정축재한 재산을 환수하는 다소 헌법정신에 위배될는지는 모르지만 강력한 부정축재환수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이 사람은 주장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도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복지부동이 계속된다면, 이는 심각한 국력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을 깊이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또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복지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보살펴 주는 사람 없이 쓸쓸한 만년을 보내는 노인들과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 그리고 불평등한 성차별로 소외받고 있는 여성들, 그들에게도 각별한 관심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소득분배 개선 5개년 계획을 수립해서 실천해 주기를 바랍니다. 백성은 가난을 탓하지 않고 고르지 못함을 탓한다는 동양의 고사를 거울삼아서 분배정의를 확립하는 노력에 심혈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도덕적 문화국가건설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합니다. 과감한 문화육성정책을 세워야 합니다.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지는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건전한 공동체 가치관을 심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문화를 통한 국민통합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의 교육체계도 과감히 개혁해야 합니다. 우리 교육제도가 건전한 가치관과 도덕성을 가진 인재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이기적인 기능인만을 만들어 내는 한,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공동체 위기는 결코 극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제도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우리 모두가 잘 알지만 가정교육입니다. 가정교육은 모든 교육의 근본입니다.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지금 이 어둡고 답답한 현실 앞에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분열과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지나 않은지 한 번쯤 되돌아보게 됩니다. 경제는 여전히 불균형과 위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온갖 사회병리현상으로 도덕적 무정부상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무엇보다 우리 정치부터 달라집시다. 국민에게 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통해 신뢰와 도덕성을 한번 회복해 봅시다. 더 이상 말과 행동이 다른 정치,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해를 먼저 앞세우는 그런 낡은 정치문화가 아직도 있다면 우리 스스로 한번 고쳐 나가 봅시다. 그래야만 우리 국민들로부터 잃었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가 진정한 동반자관계를 우리가 한번 만들어 봅시다. 다수의 횡포가 아닌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는 정치풍토, 다수가 원칙과 명분을 지킬 때만이 그런 관계는 이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각계각층의 힘이 하나로 모아져야 합니다. 그래야 통합적 그러한 지도력이 발휘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만 이 대통령이 선언해 놓은 우리 온 국민이 바라는 제2의 개혁은 올바로 시작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제7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