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석을 정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제158회국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습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습니다. 전주곡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습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습니다.

존경하는 김덕주 대법원장, 정원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오늘 제158회 임시국회를 개회함에 있어서 의장으로서 스스로의 무력과 국민에 대한 죄송스러움, 역사에 대한 두려움에 앞서서 침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바로 한 달 전 제157회 임시국회 개회식 때 우리 의원들은 모두 국가의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에 대해서 모든 권리와 의무를 신성하게 수행하겠다는 엄숙한 선서를 하는 동시에 역사의 소명의식에 한 번 더 가슴을 벅차게 했습니다마는 그동안 한 달여에 걸쳐서 우리 국회는 이름만 있지 실제로 있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그뿐만이 아닙니다. 작년 연말에 정기국회를 폐회하고 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국회는 있되 국회는 없었습니다. 정당은 있되 국회는 없었습니다. 정치를 지향하는 정치집단이 있되 4500만 국민의 권리․의무를 창달하고 보장하는 국회는 없었습니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보고 국회가 있느냐고 할 때가 있습니다. 얼마나 가슴 아픈 대답을 모두 하게 됩니까? 그동안 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몇 번 원내총무들을 위시한 각 당과의 대화를 조정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간 제가 얻은 결론은 모든 것이 허공에 메아리치는 이러한 절망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의장인 본인으로서는 임시국회를 다수당에서 소집 요청하는데 여기에 사회를 함으로써 이 국회부재 상태를 부분적이나마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는 것이 저의 이성적인 판단입니다. 원만하고 또 화기애애한 가운데 국회가 운영이 된다는 근본원칙은 물론 잊지 않고 있습니다마는 그 원칙보다 더 큰 것은 의회민주주의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역사를 위해서 우리 국회가 정상적인 활동을 해야 된다는 이러한 하나의 결론이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국회의장으로서 원내총무들의 회담에 앞서 또 그보다 더 중요하게 각 당 3당…… 다행히 무소속 의원들은 다 등원에 찬성하고 원의 구성에 찬성하고 계시기 때문에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마는 3개 정당의 대표위원들의 회담이 이삼일 내로 곧 있을 것을 제의합니다. 이 이상 더 국민에게 닥쳐오는 대권경쟁을 의식해서 우리의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어떠한 하자가 있도록 할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본인이 주선해서 3당 대표들의 허심탄회한 이러한 의견교환이 있어야 되지 않겠나, 어떠한 명분이든 어떠한 이유이든 국회는 구성되어야 된다…… 모든 정치적인 계산은 인간이 하는 천 가지 계산입니다. 하늘의 하나의 계산은 국회가 열려야 됩니다. 거기서 토론하고 충분한 토론을 해야 됩니다. 공중전, 성명전, 고십전…… 이제 그만둡시다. 우리 툭 터놓고 얘기를 좀 해 보자고요. 어디서 타협점을 찾느냐, 자기들의 명분과 자기들의 주장은 뭐라는 것을 의사당 단상에서 얘기를 해야 합니다. 그 토론한 끝에 타협을 하고 서로 합의점을 양보의 미덕을 통해서 찾지 않으면 언제까지…… 8개월 공전한 이 국회를, 없는 이 국회를 언제까지 비워 둘 수 있느냐…… 정기국회 때…… 지금의 이 상태 아래서는, 이러한 정치상황 아래서는, 정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마당에서는 정기국회도 저는 전망이 없습니다. 모르지요. 대통령 선거 끝나면 모르겠지요. 1년 동안 우리가 직무를 유기하고 헌법을 유린하고 헌정부재상태로 갈 수는 없습니다. 저는 정당을 갖다가 힐난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서로 마음을 비우고 양보의 미덕을 가지고 모든 것을 토론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한다는 이 틀을 지키지 않고 우리가 왜 여기 앉아 있습니까? 제가 왜 국회의장을 해야 됩니까? 한 번 더 우리 같은 시대를 살고, 같은 의사당에 자리를 같이하는 여야 동료 의원에게 직간접으로 호소를 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선택이라는 것은 법에 따라서, 순리에 따라서 이 이상 국회를 지연하지 않고 국회를 열어 가지고 원을 구성하고 산적한 30여 건의 민생문제, 국민의 기본권리 또 의무에 관계되는 문제 이것을 토론하도록 유도하는 것 이외에는 저는 없다고 생각해서 이 임시국회에 기꺼이 사회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원내 각 교섭단체는 하루속히 상임위원회 추천명단을 제출하시고 월요일부터 조건 없이 등원해 가지고 거기서 모두가 자연법적 또 국회법상의 성문법의 법을 지켜 가면서 우리 국회를 운영하는 것 이외에 다른 이유는 아무리 양비론, 양시론이 있든지 간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하고 우리 오늘부터 국회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다 본인을 위시해서 모든 국회의원들이 격앙된 감정 대신에 냉정한 이성을 찾고 내일의 눈으로 오늘을 봅시다. 대통령 선거 후에 이 나라가 어떻게 되었나 이 눈으로 오늘을 서로 봐야 됩니다.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인간이 천 가지 계산을 해도 천리에 어긋나는 일,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에 어긋나는 일은 해서는 안 됩니다. 못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해 나갑시다. 장미꽃에는 가시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꽃이 없고 가시만 있는 장미꽃이란 찔레꽃보다 더 못한 하나의 잡초에 불과합니다. 우리 국회는 이름만 있고 가시만 있는 이러한 국회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4500만의 눈이, 우리 역사의 판단이 더 두려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역사의 걸림돌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바쁘신데 모두 여기 참석해 주신 국무위원과 여러 내빈들에게 한 번 더 거듭 말씀드리고, 8개월 동안 열지 못하는 우리의 잘못을 국민에게 정식으로 사과드리고 또 염천하에 휴가도 못 가는 여러 공무원들의 노고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이 자리를 빌어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여러분의 협조 없이는 이 국회가 아무리 얘기해도 안 됩니다. 여․야당 3당 간에 협조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개회사를 대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58회국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