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면 의사일정 제1항 정치에 관한 질문을 상정합니다. 오늘은 질문하실 의원이 네 분 있읍니다. 먼저 두 분 의원이 질문을 하고 거기에 대한 정부 측 답변을 듣고 다시 두 분 의원이 질문을 하고 또 정부 측 답변을 듣도록 하는 순서로 의사를 진행하겠읍니다. 그러면 먼저 박준병 의원 나와서 질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참으로 중대한 전환기에 우리는 들어섰읍니다. 지금부터 2년 이내에 우리는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해야 하고 서울올림픽도 성공시킴으로써 ‘세계 속의 선진한국’으로 발돋움해야 합니다. 서울올림픽에는 북한의 참여를 실현시키고 그 대세를 몰아감으로써 민족통일의 기반을 넓혀야 할 과제 또한 우리는 가지고 있읍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어느 세력도 막을 수 없는 민족웅비의 대전환입니다. 아시아경기에서 나타난 국민의 자신감과 저력은 그러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돌이켜 보면 제5공화국의 출범 이후 우리 조국은 실로 많은 부분에서 성장과 발전을 해 왔읍니다.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어려운 국제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국제적 지위는 크게 향상되었읍니다. 북한의 남침위협에 대비하는 안보능력도 실지로 훨씬 강화되었읍니다. 한편 전 세계가 경제침체를 우려하는 가운데에서도 우리 경제는 물가안정과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하면서 드디어 수출은 증대되었고 마침내 금년에는 국제수지의 흑자시대로 들어가게 되었읍니다. 국민복지는 확충되어 가고 있고 민족정신의 함양과 문화창달을 위한 사업들이 꾸준히 추진되어 문화국가로서의 모습을 우리는 갖추어 나가고 있읍니다. 이처럼 조국선진화의 기초를 닦아 오신 우리 전두환 대통령 각하 통치의 영광된 결실기를 맞으면서 국무총리에게 제가 묻고자 합니다. 제5공화국 정부가 그동안 제시한 시정방침을 총괄하여 주시고 괄목할 만한 업적과 남은 과제를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본인은 우리 공무원들이 갖가지 국가적 대사를 치루면서 비상근무체제 아래 과중하게 봉사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읍니다. 일요일 공휴일도 없이 묵묵히 일해 온 공무원들의 근무체제를 정당화시켜 주며 아울러 그들에게 사기진작을 위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원 여러분! 오늘날 누구나 이 시대의 역사정신은 민주화라고 합니다. 본인은 우리 민주정의당이 제의한 의원내각제야말로 이 정신에 충실하며 조국의 민주발전을 앞당기는 출발점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의원내각제 개헌안이 영구집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세계의 헌정사는, 우리의 헌정사는 그러한 주장이 허구임을 보여 주고 있읍니다. 왜냐하면 1인 장기집권의 병폐는 대통령제에서 나타났고 영구집권의 음모는 언제나 대통령제의 옷을 입었다는 사실이 이것을 증명해 주고 있읍니다. 우리 민주정의당은 1인 장기집권의 폐해를 그 어느 누구보다도 절감하여 현행 헌법에 단임제의 조항을 삽입한 것입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들은 준비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의원내각제의 개헌안을 내놓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당이 처음부터 단임제에 의한 평화적 정권교체를 주장했을 때 특별히 정치를 많이 한 그런 분들이 그 말을 믿지 않았읍니다. 오히려 우리들이 단임정신을 되풀이 강조할 때 그분들은 그 안에 음모를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까지 얘기를 했읍니다. 이제 단임제의 실현이 명백해지니까 일부 정치인들은 또다시 고질적인 ‘음모론’과 ‘흉계론’을 들고 나온 것입니다. 또 우리 당이 제안한 의원내각제를 일부에서는 ‘수상 독재’ 운운하고 있읍니다. 우리 당이 받아들인 건설적 불신임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서독을 가리켜 ‘수상 독재국가’라고 누구도 부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상 민주주의국가’라고 합니다. 우리 당의 의원내각제 역시 ‘수상 민주주의’를 우리는 검토합니다. 의원 여러분! 의원내각제의 개헌을 위한 우리 당의 의지는 이처럼 확고합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의원내각제에 상응하는 국회의원선거법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읍니다. 이 선거법은 지역대표성 투표의 등가성을 존중하며 국민의지가 정확하게 반영됨으로써 국민의 자유로운 정부선택권이 반드시 보장될 것입니다. 그리고 개헌협의의 진전에 따라 이 안이 제시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은 의원내각제에서 국회의원선거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야당에서도 국회의원선거제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정리하셔서 앞으로 있을 우리 당과의 협의에 대비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당은 공정한 선거법과 자유로운 선거분위기를 보장하면서 새 선거제도 아래서도 다수당이 되기 위한 국민의 심판에 대비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당은 이미 의원내각제를 뒷받침하기 위하여 직업공무원제도발전특위 그리고 교육자치제도연구특위를 발족시켰읍니다. 정부로서도 의원내각제 정부로의 발전적 개편을 위한 법률적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본 의원은 의원내각제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우리 공무원사회의 직업성 보장과 안정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정부도 행정제도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설치 운영해서 이러한 문제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리께서 답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의원 여러분! 정말 국민의 기대 속에 출발한 우리의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절차문제만 토의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것도 국민적 감격이 한껏 고양된 아시아경기 중에 중단돼 버리고 말았읍니다. 9월 말까지 유독 권력구조만은 결판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민주화 개헌보다 다른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었는데 그 권력구조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중단되어 버렸읍니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이른바 실세대화를 주장합니다. 정당의 실세가 무엇입니까? 정당의 대표가 실세입니다. 우리들 의원들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정치의 실세입니다. 실세를 주장하면서 실세를 갖추지 못한 정당이 만일 있다면 그 실세부터 먼저 갖추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신민당에 대해서 말씀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신민당은 총재님의 말씀을 통해서 초헌법적인 이른바 선택적 국민투표안을 제기하셨읍니다. 헌특과 국회를 무시하고 헌정질서를 문란케 하는 양자택일의 국민투표를 제의한 것입니다. 국민투표는 국민의 의사를 최종 결정하기 위해 가부를 묻는 것이지 선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투표제도가 독재체제를 만들어 낼 우려가 있다 해서 정당의 개헌안에서는 이를 제외시킨 바도 있읍니다. 만일 이 입장이 사실이라면 민주발전을 앞당기기 위하여 마련하려는 새 헌법은 독재합리화의 도구라는 국민투표로 결정코자 제의하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읍니다. 이 주장들은 정말 종잡을 수가 없읍니다. 합의개헌을 하겠다는 것인지 그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5자회담 제의하다가 실세대화로 다시 선택적 국민투표안이 제기되는가 하면 선거관리내각의 구성을 주장하더니 마침내는 거국적인 중립내각을 주장하는 사태까지 이른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앞으로 또 무슨 안이 나온다는 말입니까? 어느 날 갑자기 헌특이 중단되고 어느 날 갑자기 과도중립내각이라는 괴물이 튀어나오고 또 어느 날 갑자기 국회가 깨어지며 그래서 정상적인 시민생활의 리듬이 깨어지는 것이 정치의 후진입니다. 독재를 방지하는 것도, 민주발전을 앞당기는 것도 헌정제도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헌정제도를 존중하고 그 속에서 최선의 길을 찾을 때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헌특은 조속히 그리고 무조건 정상화되어야 하며 합의개헌을 위한 여와 야의 공동노력은 가속적으로 기울여져야 합니다. 여야는 더 자주 만나고 더 허심탄회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은 이미 의원내각제의 근간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타당한 수정제의는 이것을 받아들이겠다고 표명했읍니다. 여당에서도 이제 당론으로 제안한 개헌안 가운데 무엇을 어떻게 서로 협의할 것인가 하는 것을 검토하고 그래서 여야 타협의 장으로 나와서 진지하게 그 일들을 의논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의 정치는 이제 국민생활에 장기적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사회에 충격을 주는 정치가 아니라 사회의 갈등을 흡수하여 여과시키는 기능을 수행하여야 합니다. 이것은 정치인들이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나 조화와 타협을 기본행동률로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의회를 정치의 본무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읍니다. 정치의 후진을 상징하는 장외투쟁 장외정치 이것은 하루속히 중단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뜻이 우리 이 신성한 의회에 수렴되는 것이라면 이념을 같이하는 정치인의 뜻은 정당에 수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외는 변칙을 가져오게 하여 급기야 선동과 혼란이라는 역작용을 가져올 우려가 너무나 큰 것이 아닙니까? 이것은 이미 지난 인천대회에서 그 증상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 아닙니까. 우리 정당은 이제 정말로 장외의 투쟁을 중지하고 이 의회에 돌아와야 한다고 저는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지난해 가을 이후부터 우리나라의 많은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학자들을 만나보고 그들 마음 가운데서 의원내각제에 대해서 대단히 깊은 관심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읍니다. 그런데 여야 간에 권력구조 논쟁이 시작되니까 여론을 선도하는 이분들이 입을 다물었읍니다. 글쓰기를 주저하고 있읍니다. 저는 이 이유가 여야의 날카로운 정치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지식인의 소박한 생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제를 반대하고 의원내각제를 지지하는 인사에게 가해지는 조직적인 전화 협박 그리고 모욕 등에도 더 큰 이 원인이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한 행위는 또 다른 형태의 폭력입니다. 민주화를 부르짖으면서 뒤로는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려는 비민주적 행위에 대해서 개탄을 금할 수가 없읍니다. 그런데 한편 꼭 헌법문제가 아니라도 우리나라의 많은 지식인들이 정부의 여러 정책결정에 동참을 주저하고 방관하고 있는 것이 또한 있읍니다. 이런 여건 속에서는 국민으로부터 우리 정부가 지지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정부 자신이 설명을 하거나 그 설명이 자기중심적 그런 홍보로는 국민의 공감대를 넓히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우리 정부가 보다 많은 제3자의 참여 비판 조언을 받을 수 있을 때에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현행 자문위원제도를 확대해서 정부기관에 정말 우리 사회의 많은 각계의 전문가들을 두루 포함시키는 그러한 방법으로 이들을 참여시킬 수 없겠는가 총리에게 묻고자 합니다. 이들의 참여가 형식적인 것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이들에게 충분한 자료가 제공되고 비판이 보장되며 건전한 의견의 과감한 수용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들 사회지도층의 폭넓은 참여를 통해서 언론의 자유와 책임의 문제, 교수의 자율성 보장과 학원의 문제, 도농 간의 격차와 소득재분배의 문제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본질적으로 해결해 주기를 바랍니다. 또 그들과 더불어 21세기에 대비하는 우리나라의 청사진을 만들 수 있게 되기도 바랍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오늘날 우리 국민은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표면화되고 있는 급진적 좌경세력의 파괴적 투쟁노선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읍니다. 왜 우리 정치인이 보다 적극적으로 각계각층과 폭넓은 대화를 가지고 함께 고뇌하면서 그늘진 곳을 파악하여 풀어 주지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읍니다. 그러나 이 땅은 국민 모두가 피땀 흘려 지켜 왔고 자손만대가 살아 나갈 우리 모두의 생활터전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추구해야 할 공동의 가치관이며 목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폭력을 반대하고 공산주의를 배격합니다. 총리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려고 하십니까? 반체제와 반정부는 명백히 구분하여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과오를 범했던 학생들에 대해서는 아시안경기로 다져진 국민적 일체감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취지로 잘 가려서 관용을 베풀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급진용공의 반체제적 조직은 그 세력이 더욱 확산되기 전에 우리 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젊은이들과 우리 국민들이 조국의 장래에 대해서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나라 야당도 폭력적 좌경용공행위에 대한 태도를 명백히 해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공공기관에 화염병을 던지고 기물을 불태우며 북한의 주장과 일치하는 유인물을 제작 배포하는 사람조차 이른바 민주인사 양심범으로 계속 비호하여야 하겠읍니까? 아무리 인기를 얻는 것이 정당의 생리라 하더라도 정당 그 자체를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국회의사당에서 그대로 옮기거나 더욱이 이들의 파괴적 행동력을 정권탈취의 에너지로 써 보겠다는 계산을 만일 한다면 그것은 바로 정당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정부는 지난봄 1조 4000여억 원 규모의 농어촌종합대책을 수립하여 농어민의 생활향상에 새로운 기대를 심어 주고 있읍니다. 그러나 농어민의 부채문제는 아직도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읍니다. 그러므로 이 문제의 실태를 보다 소상하게 조사하고…… 9분 남았읍니다. 9분…… 9분 남았어요.

시간 남았어요.

이 문제의 실태를 보다 소상하게 조사하고…… 좀 조용히 하세요. 아직 9분 남았어요.

의사당에서 고의로 의사진행을 혼란시키게 하면 의사는 중단이 됩니다. 의원이 거기 앉아서…… 의장이 여기 타이머를 놓고 보고 있는데 뭐라고 떠드는 거예요. 그게…… 창피하지도 않아요? 조용하세요.

계속하겠읍니다. 이 문제의 실태를 보다 소상하게 조사하고 그 현실적 토대 위에서 농어민의 복지를 실질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총체적 계획을 우리 총리께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달에 발표된 정부의 7대 국민복지정책도 국민복지의 증진을 위한 획기적인 정책입니다. 여기에는 무려 14조 3000여억 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복지의 혜택을 고르게 받을 수 있게 하려는 정부의 의지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아직도 부족한 것이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은 정부의 고위관리들이 국민의 이해를 얻는 데 소홀했던 탓으로 생각하며 각계각층과의 대화를 더욱 늘려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합니다. 그러나 대화를 활발히 벌임으로써 건전한 비판과 양식 있는 대안을 수렴하도록 강조도 합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수일 전 우리는 국군의 날 38주년을 맞이했었읍니다. 여의도 광장에서 펼쳐지는 국군의 위용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지만 우방국의 군사지도자의 말대로 우리 대한민국 국군은 고도의 군사적 전문성을 가졌으며 육해공군 공히 애국심과 용감성 그리고 대담성으로 세계의 존경을 받고 있는 그러한 우수한 국민의 군대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일부 인사들 가운데에 군사독재라는 상투적 비난으로 말미암아 조화로운 민․군 관계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저해되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도 야당의 지도급 인사께서 군을 정치적으로 경원시하는 것은 절대 잘못이며 안보담당의 명분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지난달 모 월간지에서 말씀하신 것을 제가 보고 30여 년 동안 군에서 일해 온 본 의원으로서는 대단히 다행스런 생각을 가졌읍니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도 민․군의 관계는 중요한 것이지만 특히 우리 군대는 민족적 이념적 동질성과 역사적 경험을 함께 가지는 국민의 군대로서 전쟁을 억제하고 조국을 방위하는 국가 안보의 간성이라는 점에서 또한 그러한 것입니다. 만일 우리 군의 명예가 부분적으로나마 존중되지 않을 때 과연 누가 그 이익을 보게 되겠읍니까? 이와 관련해서 총리께 묻겠읍니다. 총체적 안보정책을 수립하는 데 요청되는 사회와 군과의 유기적인 관계 그리고 민주화, 산업화 과정에 상응하는 민․군 관계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계십니까? 의원 여러분! 지난번 아시아경기는 이제 우리나라는 정말 정치만 잘하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간절한 국민적 여망을 낳았으며 이것은 우리 정치인 모두에게 커다란 압력을 주고 있읍니다. 이것은 합의개헌을 성취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모두의 이 명령에 충실하여 이 국회 안에서 타협을 이룩합시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극단주의적 자세를 버리고 제도의 장단점을 냉철히 비교해 가면서 합의를 성사시킵시다. 야당의 지도자께서는 두려움 때문에 타협하지는 않겠다고 말씀하셨읍니다. 그러나 타협을 두려워해서도 안 됩니다. 어느 한편에 의한 전면제압과 다른 한편의 전면부정이 아니라 공존공영을 모색하는 타협이야말로 이 역사적 전환기를 슬기롭게 넘기는 유일한 길입니다. 여야의 타협이야말로 우리 국민생활 전반에 우리 의식, 공동운명체 의식, 사회적 연대 의식을 확산시키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이 시대의 특성인 갈등과 대립을 평화적으로 해소시키게 되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역사적 대타협을 성공시킴으로써 우리 모두가 역사와 후손 앞에 떳떳이 서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호소하면서 질문을 마치고자 합니다. 아직도 여기 시계로는 2분이 남아 있읍니다. 오랫동안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은 김현규 의원 나와서 질문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신한민주당 소속 김현규올시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며칠 전 끝난 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민족적 자긍심과 자신감을 일깨워 주고 우리 국민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과시한 대회였읍니다. 또한 질서 정연히 끝난 이 대회는 시민정신의 개가였으며 질서는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세워지는 형평임을 새삼 깨닫게 한 대회였읍니다. 다만 평행을 잃은 정부나 관제언론의 호들갑이 스포츠 국쇄주의나 인간국유화 그리고 스포츠의 정치적 악용을 심각하게 염려케 하고 있읍니다. 로마제국 흥망사는 ‘로마의 쇠퇴는 과도한 웅대함의 자연적이고도 불가피한 귀결’이라고 기록하고 있읍니다. 본 의원은 우리 수도 서울의 동북 일우 를 뒤덮은 대경기장과 넘쳐흐르는 관중, 영동 일대의 호화유흥업소군, 새벽부터 밤중까지 이어지는 스포츠 방송의 대중조작을 위한 황색주의와 우민정책의 범람을 보면서 원형경기장을 진동케 하는 함성 속에 사치와 낭비가 극에 달한 태평성대의 구가 속에 서서히 무너지던 팍스 로마나의 성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합니다. 이제는 냉정을 회복하고 우리의 문제를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대회기간 중 행방불명되었던 국회, 실종되었던 정치 그리고 무엇보다도 의도적으로 유기되었던 개헌문제를 되찾고 한시바삐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야 정치인 모두는 불화와 갈등으로 미증유의 국난에 처한 이 나라를 회생불능의 나락으로 전락케 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민주화의 현실을 통한 국난의 극복! 이것을 외면하고 아시안게임을 열 번 치르고 올림픽게임을 백번 치른다 하더라고 국위는 선양되지 않을 것입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지난 6월 24일 이 국회에서 구성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개헌공청회 문제를 놓고 생방송이냐 녹음방송이냐 하면서 티격태격하던 소리를 마치 시한폭탄의 초침 돌아가는 소리를 듣듯 착잡한 심정으로 마음을 졸였읍니다마는 결국 야당이 요구한 시한인 9월 말을 넘기고 급기야 야당의 참여거부라는 사태를 야기하였읍니다. 그러나 합의개헌 실패가 몰고 올 파국상황만은 어떻든 막아 보자는 심정에서 우리 당은 지난 10일의 대표연설을 통해 현재 권력구조 문제를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개헌문제를 헌법 제47조가 말하는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으로 보고 자유로운 선전 홍보, 그리고 공정한 투개표가 보장되는 제도적 장치를 전제로 현행 국민투표법을 개정하여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법을 제시한 바 있읍니다. 이 문제를 놓고 여권에서는 위헌론과 긍정적 검토설이 찬반이 엇갈리는 반응이 나왔읍니다마는 총리는 어떠한 견해를 갖고 계시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총리! 우리 당의 이 제의는 방금 박준병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후진국에서의 국민투표란 독재자가 바라는 것을 국민이 바라는 것처럼 위장하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우리가 충분히 인식하면서 오로지 이것만이 이 난국을 수습할 수 있는 길이라는 확신에서 제의한 것입니다. 다만 국민의 공정한 의사표출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와 국민투표관리내각의 구성 등을 통해 운영의 공정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 의원은 우리 당의 이 제의가 민의의 굴절을 막기 위한 보장책 때문에 집권당에 의해 거부되는 현실을 매우 슬프게 생각합니다.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지금까지 헌법논의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원인은 한마디로 집권당의 개헌의지의 결여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정부 여당은 민주화 개헌에 합의를 해 놓고도 이 정신에 위배 역행하는 일만 해 왔읍니다. 지엽문제를 핑계로 헌특가동을 지연시켜 온 것 외에 헌특구성 결의 이후 학원, 노동, 민주인사와 단체에 대한 탄압을 가중하였으며 특수기관이 국회의원을 협박하고 의원의 원내외활동을 법정으로 끌고 가는가 하면 야당집회를 공권력을 동원 방해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으며, 또한 구속자석방 약속 이후 구속자의 수가 증가일로에 있으며 사면복권을 계속 기피하고 있으며 헌특 가동 전에 간담회를 빙자 장외활동에만 골몰해 왔읍니다. 또한 야당이 직선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여당 독자안을 내겠다 또는 현행 헌법을 고수하겠다는 등의 언동으로 진심으로 개헌을 하겠다는 것인지 전략상 하는 체하는 것인지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말입니다. 총리! 총리는 합의개헌정신에 위배되는 이러한 작태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구속자석방과 사면복권이 선행되지 않고도 개헌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보는지도 동시에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현재의 개헌논의 그리고 헌특구성은 지난 4월 30일 청와대 3당 대표회담에서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하면 임기 중 개헌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언명에 기초하고 있읍니다. 본 의원은 이 나라의 명운을 가름할 이 헌법 개정 문제가 답보 교착상태에 빠진 가장 원초적 이유는 바로 ‘국회에서 합의하면’이라는 한마디 조건에 압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 의원은 공청회 중계라는 지엽 절차문제를 놓고 두 달 이상이나 입씨름을 하는 우리 국회가 정부형태 권력구조 문제를 포함한 헌법개정에 합의한다는 것은 달팽이가 태평양을 건너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고 본 의원은 생각하는 것입니다. 조건부 법률행위에 있어서 그 조건이 법률행위 당시 이미 성취할 수 없는 경우 이를 무효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회에서 합의하면’이라는 성취불능조건이 붙은 이 제의는 실효성이 없는 무효의 의사표시라는 것을 본 의원은 주장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여기서 잘 알려진 악어의 궤변이라는 우화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옛날 에집트의 한 귀부인이 자기 어린애가 강물에 빠져서 악어에게 잡아먹힐 지경에 이르렀읍니다. 이때 이 악어가 하는 이야기가 내가 이 아이를 잡아먹을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맞히면 아기를 살려 주겠다는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본 의원은 이 짧은 이야기를 사활결정권이 한쪽의 완전한 자의에 맡겨져 있을 경우 자주 인용되는 고대 우화라고 알고 있읍니다.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정치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 리모트 콘트롤되고 있는 우리 국회의 현실을 생각할 때 여당과 국회의 의사를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생사결정권자의 국회합의조건부 의사표시가 지금 말씀드린 악어의 궤변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총리! 총리는 과연 이 시점이 개헌논의의 바탕이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보면 왜 정부 내의 헌정연을 그대로 존치시키고 있으며, 없다고 본다면 무엇 때문에 야당이 주장하는 실세대화를 기피하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정부 여당은 호헌에서 개헌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그 이유를 개헌논의를 둘러싼 혼란을 막기 위해 개헌을 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독재와 정통성 시비의 원천인 대통령의 1인 권력구조 자체를 청산하고 의원내각제를 통해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려고 개헌으로 방침을 바꿨다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이것은 엄청난 자가당착의 모순이 아닐 수 없읍니다. 먼저 현행 헌법에 하등의 하자가 없는데도 야당이 개헌을 주장하여 정부 여당이 그냥 두면 국가가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어 개헌키로 한다는 얘기는 현 정권이 대통령이 취임 시에 선서까지 하게 되어 있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대의 의무인 국헌준수와 국가보위의무를 ―․― 유기할 수도 있는 ―․―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총리! 현 정부는 국민 중의 일부 세력이……

김 의원!

불법이거나 가당치도 않은……

조용해요. 조용하세요.

본 의원의 질의를 계속 들으시면은 이해가 갈 것입니다. 조용하게 경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구를 해오더라도 국가가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으면 이를 들어주는 정권입니까? 또한 정부 여당은 작년까지 우리 실정에 가장 효율적인 통치구조는 현행 헌법하의 대통령 중심제이며 그래서 개헌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일치단결해서 주장해 왔으며 금년 2월 민정당 중앙위를 통해서도 호헌을 만장일치로 결의한 바 있읍니다. 그러한 민정당이 정통성 시비의 원천인 현 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체제를 수립하겠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는 존재의 자가배척이요 지금까지 계속해 온 통치구조를 모두 거부하는 자기구조의 자가거부이며 ―․― 자가부정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조용하세요. 조용하세요.

본 의원은 국헌을 수호할 수 없는 정권, 국가를 보위할 수 없는 정권, 그리고 정통성을 자가부정하는 정권은 더 이상 존속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정권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본 의원은 민정당이 이러한 자가당착적 모순을 극복하고 설 수 있는 땅은 유신정변으로 박탈당한 국민의 정부선택권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대변한 신민당의 개헌요구에 공감 동의하여 개헌만이 현재의 국난을 광구하는 첩경임을 깨닫고 개헌에 나서게 되었다고 인정하는 개헌논리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뿐이며, 이렇게 될 때 당초에 내지 말았어야 할 민주화 저지용이며 교란용이고 집권연장 음모에 불과한 내각제 개헌안은 당연히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총리! 집권당이 차라리 호헌을 주장하는 것만도 못한 엄청난 자가당착적 모순을 극복하는 길은 그들의 내각 제안을 철회하고 신민당 개헌안에 따라야 한다는 본 의원의 소론에 대해 견해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의 자유로운 정부선택권 확보를 위한 대통령직선제의 채택 이것은 신민당이 개헌을 제의한 목적 바로 그 자체입니다. 정치가 타협과 조정의 예술임은 분명하지만 원칙을 타협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는 이미 타협이 아닌 야합인 것입니다. 이런 사리를 잘 알면서 민정당이 내각제를 내놓은 이유는 직선제가 불리하다는 패배주의에서 나왔으며 그리고 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정권을 잃고 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총리는 건전한 민주주의 상식에서 볼 때 야당이 되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그리고 언제나 여당만이 되어야 하는 정당이 존재할 수 있으며 또 존재해서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각책임제는 일반적으로 정당제도, 직업공무원 제도, 지방자치, 군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시민적 자유권의 확보, 정치엘리트의 확보, 충격완화장치로서의 권위의 존재, 정치인의 타협적 태도 등 많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알고 있읍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군과 전 공무원이 여당화되어 있고 정치자금이 여당에 독점되어 있는 이 상황 속에서 과연 내각책임제가 성공할 수 있다고 총리는 생각하는지 한번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야당이 이 문제를 추궁하면 이런 제도들이 정착을 촉진하기 위해서도 내각제가 실시되어야 한다고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렇게 대답할 것으로 알고 있읍니다. 그렇다면 왜 과거 야당의 지자제, 직업공무원제 조기실시를 요구할 때는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수준, 재정자립도 등을 빙자하면서 마치 수영을 배울 때까지는 물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식의 논리로 일관해 왔는지 총리는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신정변 이래 대통령직선제는 국민의 열망이며 국가적 합의였읍니다. 다시 말하면 대통령직선제가 좋으냐 나쁘냐를 묻는 것은 바닷물이 짜냐 떫으냐를 묻는 것과 같은 우문이 될 정도입니다. 본 의원은 국민의 바램이 이렇게 명백한 터에 대통령직선제, 의원내각제에 관한 더 이상의 논쟁은 밥이 좋으냐 초코렛이 좋으냐를 묻는 것과 같은 무용한 논쟁에 불가하다고 보는데 총리의 견해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의원은 내각제가 대통령중심제를 비교하여 우열을 따져서 선택한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작태로 저는 보고 있읍니다. 헌법이란 민주주의에 대한 어떤 새로운 가치의 부여나 창출이 아니라 현재의 국민의 마음속에 갖고 있는 가치관을 성문화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당의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절대다수가 대통령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이 명백히 드러난 이때 여당이 대통령직선제를 거부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리! 민정당은 개헌안을 제출하면서 의원내각제하에서는 일종의 헌법률인 국회의원선거법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읍니다. 그렇다면 민정당의 개헌안은 내각제라는 십자가 그늘 밑에 선거제도라는 악마가 숨어 있는 미확정 시안에 불과하게 된다는 결론이 되는데 총리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리! 지금 시중에는 합의개헌이 안 되면 민정당 독자안을 밀어붙인다느니 정부의 헌정연안을 국민투표에 부친다느니 또다시 헌정중단 사태가 온다느니 별별 유언과 비어가 난무하고 있읍니다. 정부는 합의개헌에 실패했을 때 이에 대비한 어떠한 사전 수습대책을 갖고 있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당이 주장하는 직선제는 공정한 룰에 의해 국민의 정부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정권의 정통성을 둘러싼 체제논쟁을 종식 청산하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성취할 수 있는 확신에서 나온 것입니다. 총리! 합헌적 절차와 방법에 의해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할 때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으로서 야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부도덕한 정권에 야합․기생하여 위성정당이 되는 길과 정권타도를 외치고 투쟁하는 반체제의 길 이외에 또 어떤 길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존경하는 의장, 동료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현 정권이 만약 야당의 제의를 거부하고 합의개헌에 실패한다면 야당은 이 나라 전 민주세력과 연대하여 ―․―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 의원! 김 의원! 김 의원! 자극적 발언을 일부러 하실 필요 없어요. 조용히 해 주세요.

여기서 생각나는 것은 우리 당의……

김 의원! 잠깐만 계세요. 자리에 앉으세요. 자리에 앉으셔서…… 질문자는 장내의 소란을 감안하셔서 자극적인 말씀을 될 수 있으면 피해 주셔서 얘기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생각나는 것은 우리 당의 헌법개정안에 신설된 국민저항권에 대해 시비를 걸어 이것은 초헌법적 힘의 행사를 합헌화하려는 것으로써 법리적 모순이라고 하고 있는 집권당의 아전인수식의 논리입니다. 이 숨 쉬는 권리와 마찬가지의 자연법상의 권리를 부정하는 집권당 논리대로라면 이 세상에서 정당방위니 자구행위니 하는 개념은 사라져야 하며 힘과 정의라는 개념과 가치에 심각한 전도 혼란상황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는 한마디로 헌법을 빙자하여 헌법파괴행위를 인정하는 것으로써 선행된 헌법파괴행위가 기정사실화되기만 하면 기득권으로 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해괴한 궤변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진리가 지배하고 있을 때 평화를 어지럽히는 것이 하나의 범죄인 것같이 진리가 파괴되려 할 때에 평화에 머무는 것도 역시 하나의 범죄입니다. 본 의원은 집권당이 말하는 초헌법적인 힘의 행사에 의한 헌법파괴의 대표적인 예가 쿠테타라고 생각하며 쿠테타라는 작위에 의한 헌법파괴는 물론이고 이를 용인하는 부작위에 의한 헌법파괴도 똑같은 범법행위라는 의미에서 이 국민저항권은 법 규정 여부에 관계없는 자연법상 권리라는 주장입니다. 총리! 총리는 이 국민저항권의 자연법적 권리성에 대하여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국무총리!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본 의원은 여기서 현 체제가 이른바 진리가 지배하는 체제인가 여부를 묻고자 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작년 봄 민정당은 우리당 총재의 외지 회견내용을 문제 삼아 신민당은 현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 대답하라는 공개질의를 한 바 있읍니다. 사실 이것은 민정당이 죄지은 자는 생쥐발자국에도 놀란다는 말처럼 적지 않은 정통성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는 반증 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본 의원은 현재의 개헌논의와 이 정통성 문제는 동전의 앞뒷면이며 또 합의개헌에 실패하고 야당이 군정종식투쟁에 나서면 이 정통성의 문제는 최대 이슈로 등장할 것이 명약관화한 이상 이 논의에 대한 금기는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른바 한 정권의 정통성의 문제는 절차적 측면의 문제와 내용적 측면의 문제가 있지만 본 의원이 묻고 싶고 또 온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현 5공화정이 출범한 절차적 배경이 정권 탄생의 세 양태, 즉 합헌적 방법에 의한 정권의 승계 그리고 혁명 그리고 쿠테타 세 가지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나 집권당이 어째서 이날까지 함구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우리 헌법은 제정 이래 8차 개헌을 했고 이 중 전문개정이 세 차례였으며 그때마다 가령 ‘5․16 혁명이념에 입각하여’라든지 하는 정권탄생의 배경을 천명해 왔읍니다. 그러나 현행 헌법은 이 부분에 침묵하고 있읍니다. 본 의원은 이 문제에 관해서는 집권자가 원하든 원치 않든 역사에 기록이 될 것이며 이 기록을 위해서도 국민들 간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식이 되어 있는 이 문제가 명백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연전 민정당 하계수련회에서 당시 문교부장관이 강론을 통해 혁명설을 주장한 이래 여당 대표위원의 관훈클럽 연설 등 몇몇 여권 인사들의 견해가 피력된 바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견해가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여권 내에서도 그 견해가 통일되어 있지 않는 문제를 어떻게 야당 총재에게 물을 수 있단 말입니까? 총리! 10월 26일 이후 12․12, 5․17, 5․18 입법회의 개헌국민투표 선거인단선거 5공화정 출범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합헌적 절차에 따른 정권승계였는지 혁명이었는지 아니면 쿠테타였는지 정부의 공식견해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선배․동지 여러분! 신민당이 현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면서 체제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재야 민주세력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 가면서 헌특을 구성하고 여야 합의에 의한 개헌을 성취하려고 한 것은 계란을 깨뜨리지 않고도 에그 후라이를 만들 수 있다면 해 보자는 대국적이고도 전향적인 자세의 발로였읍니다. 그러나 이 헌특이 집권당의 개헌의지의 결여와 무성의로 지금과 같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필경 합의개헌에 실패한다면 이것은 결국 계란을 깨뜨리지 않고는 에그 후라이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는 결과가 되고 말 것입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이상에서 전 국민 최대의 관심사인 개헌문제에 관한 본 의원의 소견을 말씀드렸읍니다만 이 개헌문제가 야기된 이래 정부는 이를 탄압하기 위해 탄압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왔읍니다. 야당․언론․종교․학원․노동․지식인에 대하여 연금․연행․구속․고문을 자행하고 형무소에 있는 학생들에게 강제 순화교육을 시키고 있읍니다. 본 의원은 부천서 성고문사건, 대구교도소사건, 각급 정보수사기관의 불법연행, 고문, 가혹행위, 그리고 학원, 언론과 노동현장에 관하여 하고 싶은 말 묻고 싶은 말이 많지만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고 있지도 않다는 뻔한 대답을 듣기 위해서 이 문제를 묻고 싶은 생각은 없읍니다. 다만 이 나라의 정치․경제․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의 개혁을 통해 민주화를 실현하자는 학생들의 주장을 좌경 용공으로 매도하고 물리적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한마디 하고자 합니다. 본 의원은 평소 진보주의는 사려분별에 길든 사람들의 확신이며 보수주의야말로 공포에 길든 사람들의 불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읍니다. 총리! 학생들의 이론이 비록 우리와 시간적 공간적으로 다른 제3세계에서 생성된 진보적 이론이라 하더라도 이 이론이 묘사한 것과 유사한 현상이 많은 우리 현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중남미의 빈부격차와 우리의 그것과는 무엇이 어떻게 다릅니까? 중남미 제3세계 경제의 대외종속과 우리의 그것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중남미 저개발 제3세계 국가의 외채와 우리의 그것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그리고 중남미의 군사독재와 우리의 그것과는 어떻게 다른지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국가 간의 발전격차 문제를 이론적 탐구과제로 삼는 신식민주의 이론, 제3세계 국가의 민족주의 경제정책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는 종속이론과 매판자본론은 우리 현실에 전혀 타당성이 없으며 공헌한 바가 없다는 말입니까? 신학의 출발점이 형이상학적 원리뿐 아니고 구체적 역사적 상황이며 억울하고 착취당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신학활동을 한다는 해방신학과 후기산업사회의 병폐를 지적한 네오 맑시즘은 우리 현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공상가들의 얘기란 말인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우리 학생들이 진리의 상아탑을 뛰쳐나와 거리에서 울부짖게 만든 책임은 그러한 토양을 만들어 준 현 정부가 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며 반미, 즉 용공이라는 도식적 이론에 반대하며 소위 운동권을 위시한 진보세력의 다층적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이 끊임없는 갈등을 풀 수 있다고 단언하는 바입니다. 대외종속과 독점경제체제 그리고 군사독재체제를 타파하고 민족주의경제체제와 민주주의정치체계를 수립하자는 학생들의 주장은 우리가 주장하는 민주화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으며, 이 국민의 여망이며 시대의 당위인 민주화는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도록 함으로써 정권의 정통성을 둘러싼 체제논쟁을 종식하고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수립하는 길뿐임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존경하는 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이상으로 본 의원의 질문을 마치고자 합니다. 끝으로 본 의원은 오늘의 이 나라 정치인 모두에게 승리를 훔치는 것보다는 영예로운 패배를 감수하는 것, 공정한 룰에 의한 국민의 정당한 심판이라면 야당을 감수하겠다는 지극히 진부하고도 당연한 사리가 통하는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는 우리들 모두의 책임을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그리고 오늘과 같이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정치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중하고 인내해 온 국민적 분노가 우리 정치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원 발언 중에 장내가 소란해서 또 지금 현재에 회의정족수에 달까 말까 하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의장에게 알려 주실려면 큰소리로 발언을 자세히 알려 주세요. 잘 안 들려요. 다 아는 얘기 아니에요. 두 분 질의가 끝나고 정부 측 답변이 있겠읍니다마는 의원정족수도 확실치 않고 그래서 잠시 한 10분간 정회를 하고…… 또 그동안에 정부 측도 답변을 준비하시고 그러기 위해서 의장의 직권으로 정회를 선포합니다. 미안합니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회의를 속개하겠읍니다. 조금 전에 정회할 당시의 상황은 되풀이해서 설명드리지 않더라도 의원님들께서 잘 아실 줄 압니다. 회의를 원만히 운영하기 위해서 각 교섭단체의 대표들이 내일 오전 중에 회의를 갖고 조정을 하기로 이미 합의한 바 있읍니다. 그래서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산회를 하고자 합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일 본 회의는 오후 2시에 개의하겠읍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