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제131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해서 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읍니다. 녹음전주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으시겠읍니다.

존경하는 김용철 대법원장, 노신영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과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본인은 오늘 제12대 국회 두 번째 정기국회인 제131회 정기국회 개회식에 즈음하여 개회사를 드리면서 다른 때와는 다른 각별한 감회를 느끼게 되는 바입니다. 마침 오늘은 서울에서 30억 아세아인의 체육대제전인 제10회 아세안게임이 개막되는 날이기도 하여 두 가지 경사가 겹친 의의 깊은 날입니다. 그 역사적인 개막과 동시에 열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리는 합의개헌이라는 정치적 결실을 맺어 헌정사에 영광스러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느냐, 아니면 오욕에 찬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될 불행한 국회가 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읍니다. 우리의 주변정세를 살펴보면 근래 급격한 소련의 극동지역 군사력 증강과 소․북괴 밀착으로 인한 안보상황의 긴장증대 그리고 중․소의 미묘한 화해 움직임은 동북아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던 망언사건에서 나타났듯이 일본의 우경화된 신국가주의 지향과 경제력 팽대는 또 색다른 국제적 긴장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읍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자국이익 우선정책 강화는 우리에 대한 가혹한 개방압력과 수출제한으로 나타나 새삼 냉혹한 국제관계를 실감케 하고 있으며, 일본과의 무역역조 또한 심화일로에 있어 우리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읍니다. 더우기 우리의 도약을 질시하는 북괴의 소행으로 추측되는 김포공항 테러폭발사건은 천인이 공노할 비인간적 만행으로서 전 세계의 공분마저 느끼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외환 속에서 안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변화의 양상에 직면하고 있읍니다. 철없는 반미구호와 함께 공공연한 급진좌경사상과 용공주장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일상적 현상으로 나타나 뜻 있는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적 단합을 저해하는 내부적 갈등과 대립의 양상 또한 심화되어 가고 있읍니다. 이러한 내외정세와 상황 아래에서 이제 우리 국회에 부과되어 있는 합의개헌의 역사적 과제는 온 국민의 기대와 여망을 집중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읍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합의개헌을 이룩하기 위하여 지난 6월 24일 제130회 임시국회 제10차 본회의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하여 오늘 현재 무려 88일 동안 노력해 왔지만 제131회 정기국회를 개회하는 이 자리까지 아무런 진전도 소득도 없는 공전을 거듭함으로써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고 있읍니다. 의원 여러분! 이 시점은 이제까지 쌓아 온 우리 헌정사에 중대한 역사적 시간입니다. 그간 38년간에 우리 헌법은 8차에 걸쳐 개헌을 하였으며 그중 3차는 헌정 중단 속에 국민투표로 개헌을 단행하는 기구한 운명의 헌정사가 되었읍니다. 이제 제9차 개헌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해야 할 정치적 책임을 부하하고 우리는 여기에 모인 것입니다. 다만 지금은 현직 대통령이 유사 이래 초유의 단임을 확인하고 임기 내 개헌을 약속한 토대 위에서 온 국민이 열망하고 있는 합의개헌의 위업을 성취하여야 할 차례입니다. 이런 시점에 우리 정치인이 사소한 절차적 시비나 근시적인 이해 문제로 이를 성취하지 못한다면 그 정치인이 이 시간에 어떠한 입장에서 어떤 일을 했던 간에 우리는 후일에 반드시 역사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제12대 국회의 전반임기도 이제 불과 8개월밖에 남지 않았읍니다. 그간 우리는 86년도 예산안과 65건의 법률안을 비롯하여 142건의 의안을 처리하였으나 현재도 100여 건의 의안이 계류 중에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의 임기가 시작된 지 1년 5개월이 지나는 동안 무엇을 이루었으며 국민에게 무엇을 봉사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읍니다. 또한 이번 정기국회가 합의개헌이란 과제로 해서 역사적인 회기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개헌 이외에도 새해 나라살림을 위한 15조 5800여억 원 규모의 총예산안 심의와 민생문제와 직결된 무수한 법률 개정 등 국정전반에 대한 안건처리의 책임도 부과되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우리에게 부과된 합의개헌을 이룩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고 상술한바 제131회 정기국회 본래의 책임인 제반안건의 거뜬한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의원 동지 여러분, 자중자애하시고 더욱 정진하시기를 오직 기원하면서 개회사를 마치겠읍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31회 국회 정기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