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통일국민당의 대표최고위원이신 정주영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존경하는 정주영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 동료 의원,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 통일국민당은 이번 중립내각의 출범을 따뜻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또한 당적까지 포기하면서 잘못된 선거풍토를 개선하려고 하시는 노 대통령의 우국충정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먼저 우리 통일국민당은 현재까지의 구태의연한 정치를, 참신하고 활기찬 정치로 대체하는 것을 지상목표로 탄생한, 우리나라 경제근대화 30년이 길러 낸, 새로운 정치세력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국민 여러분! 최근의 국제사회는 이데올로기 대립의 냉전을 끝낸 대신, 각국이 자국의 이익추구와 집단이기주의로 무장하고 바야흐로 냉엄한 경제전쟁의 시대로 돌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이 줄이어 도산하고 있고 주가는 바닥을 헤매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다리가 무너지는 소리가 요란한가 하면 극심한 사회혼란으로 종말론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지역감정을 이용하여 나라를 동서로 갈라놓는 지역패권주의의 정치가 우리를 걱정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나라 안팎의 상황이 똑같이, 무사안일과 나태를 허용하지 않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차기정권은 반드시 이 위기의 난국을 슬기롭게 수습하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탁월한 창의력과 결단, 경륜과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통일국민당은 14대 국회를 맞아 국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 앞에 정직과 성실을 선서하며 크게 세 가지 약속을 하겠습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의 새 정치 그 첫째는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깨끗한 정치에 대한 약속 없이 탄생했던 정당과 정권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깨끗하겠다던 약속을 제대로 지켰던 정권 역시 하나도 없었음을 우리 또한 다 같이 아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국민 여러분께서는 깨끗한 정치라는 구호 자체에 식상하다 못해 이제는 공허감을 느낄 지경인 것도 압니다. 그러나 그래도 역시 정치는 깨끗하고 맑음을 첫째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깨끗함이 출발점이 아닌 정치는 어떤 경우에도 결코 좋은 정치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확실한 실천에 있습니다. 제가 기업을 그만두고 정치를 해야겠다고 나선 것은 한마디로 지금까지 누구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깨끗한 정치로 이 나라를 하루빨리 보다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놓겠다는 불같은 의욕 그리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결과입니다. 정치를 이끌어 가는 집단이 깨끗하고 그 집단이 국리민복에만 충실하겠다는 이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국민의 신뢰와 지혜를 모으는 일은 아주 쉽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치가 국민의 신뢰와 협력을 얻는다면 어느 후보께서 진단을 내리신 소위 한국병은 특별한 처방 없이도 저절로 나을 것으로 저는 믿으며, 또 제2의 경제도약 역시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날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는 구조적으로 속속들이 너무도 단단히 뿌리박혀 있습니다. 정보사 부지사건은 국민을 대신해서 명명백백하게 의혹을 파헤쳐야 하는 검찰이 반대로 사건을 수습하는 역할을 맡아 그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단순사기로 종결지어졌습니다. 언론은 언론대로 최선을 다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부정부패의 완강한 보호그물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부정부패의 무서운 독성은 결국은 이 사회를 눈뜬 장님으로 만들고 우리에게서 문제를 올바로 보고 대응할 능력까지 빼앗아 가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14대 국회의 모든 의정활동에서 우리 통일국민당의 깨끗한 정치가 어떻게 국회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 또한 우리 통일국민당의 깨끗함이 얼마나 강력한 힘으로 정권창출을 이루고 얼마나 빠른 시일 안에 이 나라를 부와 강을 겸비한 선진국가로 만들어 내는가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의 새 정치 그 둘째는 희망의 정치입니다. 최근 외국의 한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 한국의 국제경쟁력이 아시아에서 5위로 밀려났다고 합니다. 게다가 정부정책의 경쟁력은 6위, 금융경쟁력은 8위를 기록하고 있어 현재 정권의 한계가 국제적으로 명백하게 노출되었습니다. 이 상태로 방치했다가는 태국이나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에도 추월당하는 참담한 지경을 예측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여러분에게 새로운 도약에의 희망을 품게 하려면 획기적인 경제정책의 전환이 가장 화급한 당면과제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나라 경제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가장 먼저 현재의 관주도형 경제를 민간주도형 경제로 바꾸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은 국내외 정세를 적어도3, 4년만이라도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80년, 이른바 국보위가 중복투자, 과잉투자라는 구실로 여러 기업들이 수년 동안 애써 이룬 설비투자를 마구잡이로 정비했습니다. 80년대 초에 정부의 이 같은 자의적인 개입이 없었다면 우리 경제는 곧 이은 3저 호황기에 양적으로나, 특히 질적으로 큰 비약을 했을 것입니다. 경제는 반드시 민간주도형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시야를 넓히고 발상을 전환해서 우리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과감한 대수술을 결행해야 합니다. 일차적으로 우리는 경직된 통화량 운영과 고금리체계 그리고 관치금융 방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먼저 금리인하 문제입니다. 일본의 금리는 6%, 미국은 6.5%, 대만의 금리는 지금 7.8%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명목금리는 13%에서 15%이나 기업이 쓰는 실세금리는 20%에 육박해서 고리채나 다를 게 없습니다. 정부정책이라는 것이 기업인에게 날개를 달아 줘도 시원치 않을 지경에 발목에 쇳덩어리를 매달아 놓고 국제시장에 나가 뛰라니 답답하기 짝이 없는 노릇입니다. 금리인하를 실천하기 위해서 통일국민당은 통화를 확대 공급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여태까지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른다는 이론이었습니다마는 최근에 제가 다녀온 멕시코의 경우가 통화량 증가는 물가상승만을 유발한다는 생각은 쓸모없는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멕시코는 ’89년과 ’90년에 통화량을 무려 108%, 70%나 늘렸지만, 87년도에 160%를 기록했던 물가상승률은 오히려 최근 1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금리를 7, 8%로 낮추면 물가를 3% 이내로 안정시키는 것은 문제가 안 됩니다. 기업의 과중한 금리부담이 물가상승의 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은 다 아실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은행의 운영방식도 꼭 개선해야 합니다. 오늘날 세계의 은행들은 모두가 자국의 경제사회에서 신용을 창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은행에 돈을 빌리러 가면 저당이 무엇이 있느냐가 아니라 신용이 있는가 없는가, 신용조사만 합니다. 반면에 현재 우리나라 은행은 권력의 사금고가 되어 있으면서 경영방식은 전당포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은행들도 기업이 돈을 쓰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내면 신용도가 어느 정도냐만을 조사해서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은행이 신용사회를 창출하는 기관차 역할을 하면 우리나라 경제는 아주 활성화된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우리 통일국민당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에서 경제의 주축을 중소기업 위주로 개혁해서 집권 5년 후에는 우리나라를 기필코 국민소득 2만 불 국가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전체 제조업체 수의 98%, 종업원 수의 61%, 수출액의 41%를 차지하는 산업의 중추입니다. 그러나 악화일로를 걷는 우리 경제사정으로 중소기업들은 작년 한해만도 8000여 업체가 문을 닫았고, 금년에도 초반부터 이날까지 줄곧 중소기업의 부도사태가 주요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나가면 내년에는 훨씬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저는 얼마 전 중소기업중앙회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 부도사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니 중소기업이 은행대출을 받는 데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신용기금 설치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만일 정부가 이마저 외면한다면 우리 통일국민당이라도 신용기금을 설치해서 위기의 중소기업을 구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근본적으로 경제정의야말로 경제선진화의 기본조건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입니다.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등 백해무익한 정경유착은 도덕적으로는 물론, 건전한 경제발전을 위해서 더 이상은 없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정경유착과 지하경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는 금융실명제는 반드시 실시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토지공개념제도도 확고하게 정착시켜야 할 과제입니다. 재벌 해체에 관한 저의 소신은 이미 몇 차례 피력했습니다만 우리 경제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 재벌을 발전적으로 해체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여신관리를 재벌단위에서 회사별로 전환해야 할 것이고 모든 기업은 독립법인으로 발전하면서 업종 전문화를 통하여 국제경쟁사회에서 외국기업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 재벌해체 과정에는 1년 정도의 시간여유는 주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통일국민당은 부정부패를 없애고 금융실명제 실시와 함께 토지공개념을 정착시키는 한편, 중소기업을 건실하게 육성시키며 금리인하와 신용사회 건설로 경제․사회 정의를 아무런 사심 없이 추구할 만반의 준비를 끝내 놓고 있습니다. 한 시대가 크게 발전하려면 국민이 다 같이 일할 의욕을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정치가 바로 희망을 갖게 하는 정치입니다. 한 나라가 잘되는 것은 한 집안이 잘되는 것보다 오히려 더 간단하고 쉬운 일입니다. 아주 쉽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전의 독일이 약 10년 사이에 크게 일어났던 것이고,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미국과 어깨를 겨루게 된 것도 80년대 10년의 성과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웃나라 일본이 불같이 일어나는 80년대 10년 동안 우리는 매일 조금씩 실망하고 낙망하고 절망하면서 어느 결엔가 내집 마련에 대한 소박한 꿈조차도 꿀 수 없는, 미래에의 희망이 실종된 상태에 빠져 버렸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토지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매년 수천억 원의 이익을 챙기는 땅장사를 해 왔습니다. 또 정부가 부담해야 할 도시 기반시설비를 모두 집값에 전가시키고 채권입찰제로 터무니없는 아파트 값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건축비가 가장 싼 나라이면서도 아파트 값이 가장 비싼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이런 모든 정책실패를 청산하면 아파트 값은 저절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이 집권하면 우리는 지난 총선 공약대로 반드시 서울은 반값, 지방은 3분의 2 가격으로 아파트를 공급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벌써 몇 년째 국민의 가계와 기업이 무한정 희생하는 가운데 정부의 세수가 목표를 초과달성하고 있습니다. 국민으로부터 받아들이는 세금의 목표 초과달성이란, 근본적으로 산수도 할 줄 모르는 아둔한 정부이거나 아니면, 국민의 세금부담에 대한 고충 따위에는 무감각한, 비정한 정부라는 얘기도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는 그동안 예산심의를 제대로 못한 것은 물론, 정부예산의 결산에 관해서도 진지한 토론 한 번 해 본 적이 없습니다. 14대 국회는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는 정권유지 차원이나 행정편의로 우선순위가 정해지는 예산편성 방식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은 취소했으나 경부고속전철, 영종도국제공항 사업은 서둘러 강행하고 있습니다. 외국기술과 자재를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 이 두 대형사업이 우리나라의 경제와 무역수지를 더더욱 악화시킬 것이 자명함에도 국책사업이라는 명분하에 기어이 강행하려는 정부의 무모한 용기를 저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금을 내는 국민이 쓰는 전기와 수돗물도 아직 모자라고 도로와 항만의 극심한 체증으로 국민생활의 불편과 산업활동의 효율 저하가 심각한데 그런 문제는 뒷전으로 밀쳐 둔 채 말입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14대 국회에서 우리 의원 각자는 정부예산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수정ㆍ보완해서 국리민복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은 이번 국회에서 근로자의 불공평한 세부담을 대폭 줄이도록 세법개정안을 낼 것이며, 저소득층의 과중한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의 세율도 인하시키겠습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아 나라살림을 사는 책임을 맡는 정부는 국민이 내는 세금 단돈 만 원을 낭비하는 것도 국민에게 크나큰 죄이며 직무태만입니다. 저는 정부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각종 개발사업의 집행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건축비의 15%, 토목공사비의 30%는 어렵지 않게 절감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공사비 절감에 대해서는 제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당이 국정을 맡게 되면 우리는 여기서 절감되는 2조 원이 넘는 재원을 즉시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교육에 투자할 것입니다. 희망을 주는 정치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2000년대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무엇보다도 중시해야 할 것은 첫째도 교육 둘째도 교육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가장 먼저 교육예산을 편성해 놓은 다음 다른 예산을 배정해야 합니다. 대학의 자율성은 제대로 보장되어야 하며 고등학생의 학습부담은 줄여야 하고 중학교 의무교육은 곧 실시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농어촌은 우리의 고향입니다. 희망을 주는 정치는 먼저 우리의 고향을 풍요롭게 살찌울 수 있어야 합니다. 풍성하고 인정에 넘치고 활기차야 할 우리의 고향, 농어촌은 현재 도시보다 더 심한 무력감과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 농촌을 이렇게 황폐한 채로 방치해서는 국가경제의 근본을 바로 세울 수 없습니다. 쌀값은 생산비와 적정이윤이 보장되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추곡수매에서는 농협 등의 농민단체를 통하여 농민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해야 합니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어업도 선진어업으로 발전되어야 합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은 어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어선의 구입 등 수산업 투자를 위한 재정과 금융지원을 확대하여 어민의 소득수준을 향상시키겠습니다. 또한 어항도 현대화시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희망을 주는 정치는 통일한국의 청사진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민족이 아시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가 되기 위한, 우리의 가장 큰 일감이라는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동ㆍ서독 통일의 후유증을 예로 들며 통일 이후의 몸살을 우려하는 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통일국민당은 수많은 실향민과 이산가족들의 기나긴 슬픔과 그리움의 해결 책임과 빠른 통일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기초해서 통일이 되면 오히려 우리 한반도 전체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는 적극적인 발상으로 통일을 추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통일국민당은 절대로 통일문제를 정권적 차원에서만 다루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정서가 하나로 되는 동질성 회복의 통일, 민족의 경제가 하나로 뭉쳐서 더 잘살게 되는 통일이 되도록 통일의 주체를 국민으로 규정하고 집권 2년 안에 자유로운 남북왕래와 본격적인 경제교류를 이루어 우선 ‘국민의 통일’ 시대를 가능한 한 앞당겨 놓겠습니다. 상호왕래와 경제교류! 이것을 저는 ‘국민의 통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북한 주민을 도우려는 우리의 건전한 기업인들이 자본과 기술을 갖고 잘 결합해서 간다면 한반도 전체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경제단위로 급속하게 성장시켜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저는 있습니다. 통일문제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흡수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흡수통일’이란 강제로 북한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이 자연스럽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로 동질화해서 통일되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정권이 제 스스로 붕괴돼 무너지는 경우에 대한 대비도 우리는 해 두어야 합니다. 예견 가능한 모든 사태에 대한 튼튼한 대비야말로 국정을 책임진 정부의 올바른 자세일 것입니다. 한편 최근 발표된 간첩단 사건에는 일부 정치인과 관련한 많은 단서와 첩보가 있다고 하는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정부 당국은 그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지금까지 밝혀진 모든 사실을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건실한 자주국방력과 한미 안보유대를 바탕으로 언제 있을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면서 주변국들이 우리의 통일노력에 적극 협조할 수 있도록 능동적인 외교를 전개해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오늘의 안보상황만 걱정할 것이 아니라 통일한국의 외교와 안보에 대한 기본구상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하는 정치는 희망의 정치가 아닙니다. 선진국이란 문화국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우리 민족이 문화국가로 성숙, 향상되지 않는다면 정치나 경제발전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 통일국민당은 현재 국가예산의 0.3% 수준에 불과한 문화예산을 대폭 늘려 문화ㆍ예술 각 분야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 국민의 문화욕구에 부응하겠습니다. 그보다 앞서 현재의 문화ㆍ예술에 대한 획일적인 행정체제를 중단하고 문화ㆍ예술을 정권홍보 차원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선결되어야 하겠습니다. 통일국민당은 남녀불평등의 후진성을 타파하고 남녀고용평등이 법과 제도로 보장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는 기회를 대폭 확대시키겠습니다. 그래서 남녀가 서로 똑같이 인정하고 존중하고 협력하는, 정신적으로도 평화롭고 윤택한 삶을 향유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또 우리는 언제나 기꺼이 나라와 후손을 위해 평생 열심히 일한 끝에 만년을 맞는 우리나라 노인들이 존경과 배려 속에서 여생을 편안히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제반 사회복지 시설의 확충에 진력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영세민과 장애인이 소외된다면 경제정의의 구현과 선진사회의 창조는 한낱 공허한 환상일 것입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은 영세민에게 생계대책과 최소한의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장애인에게 취업훈련과 고용기회의 평등을 보장해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통일국민당의 새 정치, 그 셋째는 실천하는 정치입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은 권력 주변에서 장단이나 맞추는 소모적인 정쟁을 거부하고 국민 여러분 앞에 직접 나가서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 생산적 정치를 행동으로 실천하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이 자리를 빌어 민자, 민주 양당의 대통령후보자에게 ‘TV정책토론’을 가질 것을 정중히 제의합니다. 실천하는 정치는 또한 국민과 더불어 하는 정치입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은 앞으로 전 당력을 기울여 국민운동을 적극 추진하고, 관련 사회단체들을 지원해서 사회를 활력으로 가득 채우고, 또 그 성과를 국회로 수렴함으로써 정치풍토를 쇄신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통일국민당의 첫 번째 국민운동은 환경운동입니다. 앞으로 러시아, 일본, 중국과 함께 동북아시아의 중심권이 되어야 할 통일한국으로서 우리는 이에 대비해서 환경문제에 크게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며, 환경과 관련된 새로운 기술을 개발ㆍ축적해서 국내외적으로 ‘환경정치’를 선도해 나가야 할 줄 압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은 이런 환경운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크게 제고하기 위해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 영산강의 5대 강 살리기 운동에 전 당력을 경주할 생각입니다.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수돗물, 풍부한 농업ㆍ공업용수, 완벽한 하수처리를 국민과 함께 일궈 내고 감시해서 반드시 5년 안에 사람에게 친숙한 강,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강으로 다시 살려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당의 두 번째 국민운동은 지역사회운동입니다. 지역사회교육이나 우리 농산물 애용운동, 불우소년ㆍ무의탁 노인 돕기, 공업지역 근로자 복지운동 등 지역에 중심을 둔 운동들이 우리 삶을 튼튼하게 가꾸어 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지방마다의 특색과 전통을 되살려 내는 공동체운동은 오늘날 다양화해 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답일 수 있습니다. 해방과 6ㆍ25 그리고 계속된 인구의 도시집중으로 허겁지겁했던 뜨내기 삶의 시대를 끝내고, 이제 우리의 마음도 안정시킬 때가 되었습니다. 이 지역사회운동이 활성화되어 ‘더불어 살기’에 익숙해지면 지역감정 문제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당의 세 번째 국민운동은 통일운동입니다. 저는 앞에서 통일은 기본적으로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우리 사회의 각계에서는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동질성 회복운동이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남북 학자들이 한글 표기의 통일을 이룬 것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 대표연설을 마치면서 국민 여러분에게 몇 마디 간곡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밭 갈고 김 매는 농사를 하였으며 도시로 온 후에는 건설현장, 하역부두, 광산 등 노동판이란 노동판은 안 거친 곳이 없었습니다. 남의 점포에서 월급도 받아 보았으며 중소기업을 하면서 종업원과 함께 먹고 자고 일하면서 바쁘게 청장년을 보냈습니다. 이른바 대기업을 경영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입니다. 또 10년 동안 전경련회장을 하면서 88서울올림픽의 유치나 그 밖에 저를 부르는 곳이 있으면 하나도 마다 않고 뛰어다녔습니다. 농군처럼 부지런하고 근로자처럼 근검하고 중소기업인처럼 뭔가 더 좋은 방법을 찾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고 저는 자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침에 남보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그날 할 일이 늘 기다려지고 즐거워서입니다. 저는 제가 경험한 농부와 건설노동자의 고달픔, 중소기업의 어려움, 그리고 세계적 유수기업의 도전과 시련을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나라의 제반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통일과 국가발전의 과업을 훌륭하게 달성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사회ㆍ경제분야에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국민들은 이러한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갖춘 우리 통일국민당에 크게 기대하시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 모두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21세기는 10년도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통일국민당은 국민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와, 또 그 자녀의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질 번영된 사회, 부강한 국가, 풍요롭고 만족한 삶의 터전 건설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우리 통일국민당이 함께 열어 가는 민족 도약의 길에 많은 도전과 시련이 있겠지만 결코 실패는 없을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께서 긴 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주영 대표최고위원, 감사합니다.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들께서는 퇴장하셔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