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하여 상정합니다. 오늘은 새정치국민회의의 부총재이신 박상규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박상규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김대중 총재님을 대신해서 제가 대표연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국무위원님들과 또 많은 의원이 계십니다. 또 TV를 시청하는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리라고 생각합니다. 이홍구 대표나 우리 김종필 총재님은 모든 국민들이 많이 알고 계시지마는 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저는 13년 동안 공직에 있었고 또 25년 동안 중소기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안보기관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고 기업을 했기 때문에 두 가지 문제, 안보와 경제에 대해서 말씀을 올리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당 대표연설을 제가 맡은 것 같습니다. 저는 안보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많은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지금 이 순간도 중소기업을 위해서 그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많은 중소기업의 고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질문합니다. 어떻게 되어서 기업 하던 사람이, 경제단체의 장을 한 사람이 야당에 갈 수 있느냐고 합니다. 기업 하는 사람이 여당에 가는 것은 괜찮고 야당에 가는 것은 마치 큰 문제나 있는 것 같은 이러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급공무원을 하던, 기업을 하던 사람이든 야당에 가서 정책에 반영시키는 일을 할 때 그것이 올바른 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저는 우리 기업관, 특히 중소기업 문제를 가지고 야당에 가서 정책에 반영한 데 대해서 대단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를 하기 전에는 여권성향이었습니다. 야당을 싫어했습니다. 특히 김대중 총재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러 번 선거를 했지마는 한 번도 야당을 찍어 본 적이 없습니다. 특히 김대중 총재가 세 번 대통령 출마했지만 저는 한 번도 표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지금 경제단체에서 부르짖는 임금동결이라든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노동법을 개정해야 된다든지 이런 문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전적으로 거기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어떻게 이것을 극복하느냐 이것은 우리 모든 국민들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에서 한 말씀만 여러분에게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큰 회사나 슈퍼마켓 같은 데서 1년에 한 번씩 인벤트리라는 것을 합니다. 즉 재고조사인 것입니다. 재고조사를 해 보면 물건이 남는 것도 있고 모자라는 것도 있고 또 썩어 가는 것도 있고 먼지에 묻힌 것도 있습니다. 재고조사를 함으로 인해서 투명하게 비칩니다. 그럼으로 인해서 새롭게 출발하면서 그 기업은 성장합니다. 우리나라도 우리 정치도 인벤트리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당에서 여당 되고 여당에서 여당 되는 이런 정치가 수십 년간 내려왔기 때문에 지금 잘못된 것을 시정하지 않습니다. 잘된 것은 부각시킵니다. 그러나 잘못된 것은 덮어 주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우리가 앞으로 해결할 우리의 과제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야당에 와서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그런 것을 정책에 반영시킨 데 대해서 굉장히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러 의원님께 말씀드리면서 대표연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먼저 최근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잠긴 주민들과 조국의 안위를 위해 젊음을 산화한 국군장병과 유가족 모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아울러 이번 사건에서 보여 준 강원도민의 적극적인 협력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우리 당은 이번 사태로 인하여 생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은 강릉시민과 강원도민에게 정부가 적절한 보상을 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 김영삼 정부는 이제 집권 후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집권 초기에 표방했던 국정개혁은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습니다. 거창하게 내세운 ‘역사 바로잡기’도 공허한 메아리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김영삼정권이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실패했다’고 말합니다. 도처에서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모든 문제를 이 자리에서 다 지적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국민 여러분께서 가장 불안해 하고 있는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지적하고자 합니다. 그 하나는 국가안보에 관한 불안이고, 또 하나는 경제에 대한 불안입니다. 나머지 문제는 앞으로 있게 될 우리 당 대정부 질문에서 다루어질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 국민은 불안합니다. ‘과연 안보를 이 정권에게 맡길 수 있는가? 혹시 북에서 쳐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과연 내 아들을 군대에 보내도 괜찮은 것일까?’ 또한 ‘아빠 안색이 안 좋은데 혹시 실직한 것은 아닌가요? 내년 물가는 과연 오르지 않을까?’ ‘정말 이 정권에 경제를 맡겨도 될 것인가?’ 국민들은 이런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불안의 원인을 살펴보고, 이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우리 당의 처방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먼저 우리 당은 북한이 이번 군사도발에 대해 우리 측에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구합니다. 만일 북측의 말대로 훈련 중에 좌초됐다면 당연히 우리 군대나 기관에 보호와 도움을 요청했어야 합니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훈련 중에 좌초됐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며, ‘백배, 천배 보복’ 운운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난번 임진강에서 표류한 북한군인을 돌려보낸 적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번 경우는 전혀 다릅니다. 표류한 군인이 왜 우리 국군 복장과 무기를 휴대하고 산속으로 들어가 민간인을 살해했단 말입니까? 이런 일은 우리 국민이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 당은 이번 사태를 맞아 김대중 총재께서 앞장서서 미국, 일본, 러시아 대사를 만나고 중국을 방문하는 등 4강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까지 우리 당은 국민들이 불안해할 것 같아서 문제제기를 자제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공비도 어느 정도 소탕되었고, 군 개편도 이루어진 이 시점에서 국민을 대신하여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안보문제는 국민의 생명과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어떻습니까? 군은 처음에 해안에서 불과 50미터 앞에 좌초되어 있는 잠수함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수십 명의 무장공비가 침투하여 하루가 지났지만 아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단시일 내에 도주로를 차단하여 섬멸할 수 있다던 전망과는 달리 무고한 양민만 계속 피해를 입고 말았습니다. 소탕작전 과정에서 3건의 총기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와중에 탈영과 총기난사 사건이 줄을 이었습니다. 역대 정권이 우리나라의 안보를 저해한 가장 큰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는 군 인사의 공정성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안보를 정치에 악용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두 가지 문제는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정한 인사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김영삼정부가 출범할 때 이루어진 ‘하나회’ 척결에 국민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만에 군의 주요 보직은 특정지역 출신 인사로 채워졌습니다. 군은 사기를 먹고 산다고 합니다. 사기가 바로 전쟁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사기가 없는 군대, 기강이 해이한 군대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월맹군보다 세 배의 인원과 일곱 배의 첨단장비로 무장한 월남군도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렸습니다. 군의 사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지 않습니까? 일찍이 나폴레옹은 ‘고난과 결핍은 훌륭한 병사를 만드는 최상의 학교이며, 사치와 안일은 병사의 적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군의 기강과 사기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회’ 출신이 없어진 자리에 이른바 PK 출신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입니다. 고질적인 인사문제는 이번에도 시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대통령은 동해안 무장공비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합참의장을 국방장관으로 영전시켰습니다. 또한 문책대상인 육참총장을 합참의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관련하여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무장공비 사태에 대한 고위급의 문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더구나 우리 당은 이양호 전 국방장관이 군 재직 당시 인사청탁과 기밀누출 등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국정감사에서 제기하여 사실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 지휘관이 이러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양호 전 장관은 자신의 진급을 위하여 대통령의 딸에게 접근하고 뇌물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리와 청탁으로 승진해 온 사람이 장관으로 있으면서 행한 인사가 과연 공정한 인사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이런 사람이 이른바 문민정부의 국방장관을 2년 동안 지냈습니다. 이것만 보아도 문민정부의 군 인사가 얼마나 잘못되어 왔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기밀유출, 금품수수의혹 및 재임 당시 이루어진 군 인사 전반에 대해 군 검찰과 기무사령부는 즉각 수사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양호 씨의 비리는 결코 개인 비리가 아닙니다. 이양호 씨는 현 정권 아래서 승승장구 승진해 온 사람입니다. 이러한 이양호 씨 비리에 대해 내각 전체는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이양호 씨를 기용하여 국방을 지휘해 온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만 하며, 수사가 납득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갈 경우 우리는 야권 공조를 통해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할 것입니다. 정부의 안보외교는 실패했습니다. 야당의 대표가 국가안보를 위해 동분서주할 때 정부는 오히려 ‘대북정책의 전면적 재검토’를 주장하여 우리의 우방과 갈등만 빚었습니다. 불안과 적대감만 조장하는 정부의 목소리만 존재하고, 다른 일체의 논의는 배제되었습니다.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물가문제, 교육문제 등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안보의 독점은 없어야 합니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습니다. 저는 이와 관련하여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여야 정치지도자의 합의와 대국민 선언을 요구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야당도 안심하고 적극 협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군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국토방위에 힘쓰고 있는 직업군인들의 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그들의 후생과 처우를 개선해야 합니다. 그들이 전역 후에도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직업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안심하고 군복무에 전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직업군인들이 제대 후 사회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국방예산의 운용과 체계가 시정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현 정부 출범 이후 ’96년까지 12조 7490억 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규모의 군사무기를 구매하였습니다. 이 금액은 세계 180여 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안감시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국방예산은 효율적으로 운용되어야 합니다. 율곡사업 등에서 나타난 국방예산의 낭비와 비리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대전의 개념에 걸맞는 육․해․공군의 균형 있는 전력증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상의 과제들이 해결될 때 우리의 안보태세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확고한 안보태세를 확립하여 한반도에서의 전쟁가능성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만이 우리는 통일의 비용과 희생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단호하지만 의연하게 대처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만 합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안보문제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씻어 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대망의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세계 5대 경제대국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가 잘되어야 합니다. 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하여 중산층이 튼튼해질 때 민주주의는 굳건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잘될 때 국가의 세수를 늘려 사회복지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투자예산을 늘려 양질의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발전하여 세입이 늘면 국방에 충당할 재원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잘되어야 튼튼한 힘을 가지고 자신 있게 통일을 대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제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경제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한마디로 말해 신경제정책의 전면적 실패와 경제상황의 총체적 위기입니다. 국민은 지금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가입니다. 그리고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수지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모두 적신호입니다. 물가가 안정되어야 생활이 안정됩니다. 10년 전에 세계에서 57번째이던 물가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물가가 비싼 나라가 되었습니다. 또 지난해 9.2% 성장했던 우리 경제는 불과 6개월 만에 6% 수준으로 급락하였습니다. 수출도 급격히 둔화되었습니다. 관광수입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금년 말 경제수지 적자는 당초 60억 달러에서 사상 최대인 2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 정권이 들어설 때 400억 달러가 채 못 되던 외채가 불과 3년 반 만에 1000억 달러가 되었습니다. 세계 3대 채무국으로 전락한 것입니다. 지금 중소기업은 빈사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현 정권 아래서 4만 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쓰러졌습니다. 수백 명의 중소기업인들이 빚독촉에 시달려 목숨을 끊었습니다. 어떤 중소기업인들은 사업이 원수라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그 돈을 가지면 편히 살 텐데 괜히 사업을 시작했다’, ‘다 집어치우고 그 돈으로 이자놀이나 하자’라는, 자탄의 소리와 비웃음을 많은 중소기업인들로부터 듣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금을 구하기 위해서 은행 문을 두드리다 해결하지 못하고 허탈하게 돌아서 거리를 방황하는 중소기업인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제는 기업인들을 법정에 세워 벌을 주고, 다음날은 청와대로 불러 애국자라 하면서 수출에 노력해 달라고 부탁하는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국가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기업인들을 마치 죄인 취급하는데 어떻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나겠습니까? 기업인들은 지금 좌절감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속속 떠나, 산업공동화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김영삼정권 직후에 9조 원이던 농가부채가 이제는 27조 원이 넘습니다. 쌀이 남아돌던 나라가 이제는 부족해서 쌀을 수입해야 합니다. 다른 농산품도 모두 수지가 맞지 않습니다. 기술수준은 어떻습니까?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야 할 기술개발에 노력하지 않고 외국기술을 마구잡이로 도입하여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로얄티를 가장 많이 지불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김영삼정권 출범 당시 좋았던 경제여건이 이렇게 악화된 것에 대해 정부는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경제력 10% 높이기 운동’ 같은 캠페인으로 치유될 문제가 아닙니다. 영국의 전 수상 마가렛 대처는 재임기간 중에 두 가지 일을 하였습니다. 하나는 포클랜드 전쟁이고 또 하나는 공공부문의 개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저항하는 세력과 과감히 싸웠습니다.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공기업을 민영화했습니다. 민영화할 수 없는 공기업 부문에는 전문경영인을 도입하여 경쟁제도를 획기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결국 영국은 성공했습니다. 현재 영국은 오랜 마이너스 성장에 종지부를 찍고 6%의 높은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사례와 같이 정부 스스로 반성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범을 보일 때 국민의 협력을 얻을 수 있고, 우리 경제는 재도약의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97년도 예산은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재정적 수단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절약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사용되어야 할 곳에는 과감하게 예산을 배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낭비가 있는 곳에는 한 푼도 예산을 배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97년도 대통령선거를 의식해서 방만하게 예산편성을 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가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 경부고속전철 사업입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역사가 엄청난 부실 속에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잦은 설계 및 노선변경으로 공사가 늦어지고 공사비도 대폭 늘어나고 있습니다. 당초 5조 원이던 건설비가 이제는 10조 원이 넘습니다. 전문가들은 20조 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드는 투자비용의 이자만 해도 연간 1조 3000억 원이 됩니다. 하루 이자만 무려 40억 원이 넘습니다. 이런 사업을 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입니까? 우리에게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여객운송수단이 아니라 과다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화물운송수단인 것입니다. 고속전철은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없습니다. 사람을 실어 나르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고속전철은 졸속 추진하기보다는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 착공하지 않은 구간에 대해서는 장기사업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 당은 위기경제에 대한 철저한 자각, 경제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대한 획기적 발상의 전환, 확고부동한 실천의지와 자구노력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제 경제제일주의를 표방하는 우리 당의 경제정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살려야 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어느 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제 사탕발림식의 중소기업 육성책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을 국민경제적 측면에서 다루고,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지원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자금, 인력, 기술, 정보와 유통 등 전 분야에서 국가적으로 총력지원을 해야만 중소기업은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에 병행 발전체제를 형성해야 합니다. 대기업에 비해 낙후되어 있는 중소기업에 하루속히 활력을 불어넣어 쌍두마차의 한 축을 자신 있게 담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둘째, 무엇보다도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의 의욕을 고취시켜야 합니다. 지금 기업인들이 의욕을 잃고 있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와 경제정책이 일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인데, 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또 선심성이기 때문에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인들이 의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인들을 애국자로 생각하고 그들의 사기를 고무시켜야 합니다. 한편, 근로자에 대해서도 그들의 희생만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생산성 향상의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은 수용하면서 적극적으로 기업의 발전에 참여하도록 고무시켜야 합니다. 셋째, 뭐니 뭐니 해도 모든 것에 앞서 물가를 잡아야 합니다. 물가를 잡아야 예금이 늘고, 은행금리가 내려갑니다. 또한 물가를 잡아야 땅값이 안정되고 물류비용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임금도 안정됩니다. 생활물가는 20% 이상, 전세값은 30~40% 올라가는데 임금만 동결하라는 것은 무리한 일입니다. 넷째, 기술개발과 정보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침체했던 미국경제가 다시 세계최강으로 올라서게 된 것은 기초과학연구와 기술 및 정보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대학의 기초과학연구에 적극 지원하고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 길만이 우리가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술개발은 사람이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기능인을 무시하는 인습에서 벗어나 기능인과 기술자가 사회적으로 우대 받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다섯째, 세제개혁이 중요합니다. 부가가치세를 5%로 내려야 합니다. 부가세는 도입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납세자는 40%에 불과합니다. 아직도 60%는 무자료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가가치세를 내리면 세금이 줄어들지만 세수는 오히려 늘어납니다. 여섯째, 금융시장이 자율화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OECD 가입 초청을 받고 있는데, 지금 가입하게 되면 우리의 금융시장은 무너집니다. 자본자유화가 본격화되어 통화와 환율조정이 불가능하여 일대 혼란을 가져올 것입니다. 따라서 OECD 가입은 가입에 따른 부작용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대비책을 마련한 후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대비로 금융시장을 자율화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금리자율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한편 금융실명제 실시로 차명계좌, 지하경제, 중소기업의 부도와 소비는 늘어나고 있으나 저축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의 개선을 위해서는 금융실명제는 하루빨리 보완되어야 합니다. 또한 기업은 신용에 따라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재벌 여신관리규정은 철폐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상호출자 및 상호지급보증은 엄격히 규제되어야 합니다. 일곱째, 농촌을 살리고 농업을 살려야 합니다. 지금 우리 농촌은 농토가 줄어들고 농사짓는 사람도 노인만 남아 있습니다.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농촌의 생산자와 도시의 소비자를 직접 연계하여 동시와 농촌이 서로 이익을 보는 유통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국가경제발전에 공헌한 만큼 정당하고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럴 때 창의적인 노력을 기약할 수 있고, 우리 경제는 미래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당은 이와 같이 경제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이 모든 것이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정부의 개입은 최대한 배제하고 민간의 자율성에 맡기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정부가 앞장서고 사회지도층이 이를 따르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최근 과소비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소득층의 소비증가율이 저소득층의 3배 이상 높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국제수지 적자 확대의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한국경제의 위기를 돌파하는 기관차의 역할을 부탁하며, 지도층의 근검절약을 간절히 호소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마지막으로 이 땅의 정치발전을 비는 정치 초년생의 고언으로 연설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제 국민들은 막연한 감의 정치와 오락가락하는 시계추 정치에서 탈피하여 예측 가능한 정치가 이루어지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국가경영이 한건주의나 이벤트성 즉흥정책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금 사회지도층 인사 중에서 정치인들은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정치인은 신뢰가 가지 않는 집단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에 갓 입문한 저는 주위에 훌륭한 정치인이 계시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치불신 풍토 속에서 쏟아지는 국민의 따가운 눈초리를 견딜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는 제한되어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에게는 수차례의 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역감정, 용공조작, 금권선거, 관권개입으로 얼룩지지 않은 경우가 단 한 번이라도 있었습니까? 국민들은 어느 정당, 어느 누가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헌신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나라를 맡겨야 좋은 정치가 되겠는지, 누가 우리 농민들을 위해 일하고, 누가 중소기업을, 근로자를, 여성을 위해서 일할 것인지, 이런 입장에서 투표했는지 생각해 볼 때가 되었습니다. 유권자가 금품이나 용공음해, 지역감정으로 투표를 했다면, 그 결과는 유권자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 할 것입니다. 유권자가 성숙한 의식으로 투표를 할 때 우리의 정치는 더욱 발전될 것입니다. 이제는 누가 집권하든지 어느 지역 정권이라는 소리는 없어져야 합니다. 우리 당은 상실된 지 오래인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복원하고, 총체적인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국민 여러분에게 ‘불안의 정치’가 아닌 ‘희망의 정치’를 제시해 줄 수 있는 원권 능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 시대 최대의 개혁은 정권교체입니다. 현 정권이 설령 잘했더라도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37년 동안 특정지역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고, 건국 이후 여야 간의 정권교체가 전혀 없는 나라에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고인 물은 물꼬를 터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진정한 개혁은 시작되는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8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