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계속하여 상정합니다. 오늘은 자유민주연합의 총재이신 김종필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김종필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오늘 저는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15대 국회가 열려야 할 때 제대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지난 4일 아주 어렵게 문을 열었습니다. 산적한 국정을 뒤로 미룬 채 여야가 대치해야만 했던 우리 역시 참아 낼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만 그러나 그보다는 국민에게 부담을 드리고 걱정을 끼친 점,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저는 먼저 우리가 왜 야권공조를 하면서 그렇게 고집스럽고 집요하게 국회 개원을 거부하면서까지 현 정권과 맞서야 했던가, 그 이유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첫째, 4․11 총선 민의를 유린하고 야당을 파괴한 현 정권의 독단과 전횡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민주주의는 선거에서부터 비롯되는 제도입니다. 선거 결과는 국민의 뜻이며 국민의 요구입니다. 4․11 총선에서 국민이 여야 어느 쪽에도 과반수 의석을 주지 않고 부족한 수로 국회를 구성하도록 한 것은 대화정치를 하라는 것이라고 저희들은 믿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국민은 과반수 의석을 주면 지난날과 똑같이 독단과 전횡을 부리고 대화정치를 깨고 정치 파행을 저지를 것으로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은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이 같은 국민 의사를 유린했습니다. 회유와 협박 등 온갖 수단을 다하여 139석을 151석으로 늘리고 여소야대를 여대야소로 뒤엎은 것입니다. 국민이 투표로 결정한 의석수를 마음대로 변조하여 늘리고 줄일 수 있다면 선거가 왜 필요합니까? 또 국회가 존재하는 뜻이 무엇이겠습니까? 선거 결과를 파괴하는 것은 민의를 유린하는 것입니다.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민주헌정의 파괴라고 할 것입니다. 이런 상태로 국회를 개원할 수는 없었습니다. 둘째, 선거 부정을 뿌리 뽑고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선거와 같은 국가적인 큰일이 끝나면 자기 위치에서 이를 돌이켜 반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4․11 총선은 관권과 금권이 개입한 깨끗하지 못한 부정선거였습니다. 검찰과 경찰 심지어 국세청까지 중립을 지키지 않은 그런 선거였습니다. 이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고쳐서 보다 나은 선거문화를 마련하는 것은 여야를 불문하고 마땅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검경의 중립을 위한 제도 확립을 요구했고 선거법 개정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집권당이 그들의 잘못을 부인하면서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 때문에 우리는 강력하게 대항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셋째, 국회를 지배하려는 절대권력으로부터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현 정권은 여소야대를 여대야소로 뒤집는 등 절대권력으로 국회에 개입하여 삼권분립을 위협하고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침해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권력개입을 막아서 삼권분립을 확립하고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세우기 위해서 싸운 것입니다. 15대 국회는 국회를 지배하려는 부당한 권력 침투를 철저하게 저지하여 삼권분립이 엄격하게 지켜지는 확실한 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새 정치이며 이것을 이야기하려는 그런 기간이 꼭 한 달 걸렸던 것입니다. 이상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가 그동안 현 정권을 비판하고 반성을 촉구하면서 견제한 것은 15대 국회를 국회다운 국회, 대화의 전당으로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같은 우리의 노력을 낡은 정치의 표본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아니라 구태의연한 발상이나 체질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바로 현 정권입니다. 이제 우리는 대화를 통해 미흡했지만 차선의 타협을 했습니다. 그리고 국회의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반드시 또 하나의 차원 높은 전기를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국회의 문을 열면서 민주정치의 기본질서를 확립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한 우리의 합의를 성실하게 지키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저는 간곡히 당부를 드립니다. 이 정권이 또 터무니없는 고집을 부릴 우려가 없지 않은데 그래서는 결코 안 되겠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서로 반성할 것은 반성하면서 여야가 합의한 2개의 특별위원회를 효과적으로 운영하여 공명정대한 선거문화와 대화정치의 기반을 확고하게 다져 나갈 수 있도록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야권은 정성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끝내 현 정권이 국민 약속에 반하는 성실하지 못한 그런 짓을 할 때에는 언제라도 야권공조를 통해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것을 확실히 밝혀 두는 바입니다. 저는 이 기회를 빌어 현 정권에게 분명히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무리 의석을 늘리고 키우더라도 1년여를 남겨 둔 정권 아래서 권력은 이완될 것이고 더구나 입법부의 지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진실로 강한 정권의 힘은 휘두르는 절대권력이 아니라 국회를 설득해서 국민의 합의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민주적인 지도력이라고 믿습니다. 3당 체제가 국민의 의사이고 선택인 이상 여기에 겸손하게 승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34.5%의 득표보다는 그 반대편에 있는 65.5%의 민의를 직시하면서 국민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 정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139석으로 과반수를 만들어 주지 않은 것은 이 정권에 대한 분명한 불신입니다. 국민의 신임을 잃고 국민의 뿌리가 패인 취약한 정권임을 스스로 인정을 하고 국민이 준 힘, 그 이상의 과욕을 부리지 말아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지난 9일 국무총리의 국정보고를 들었습니다만 현실을 호도하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오늘 총체적으로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국정혼란이 통치 철학의 부재에서 비롯되었음을 통감하고 새로운 인식이 있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겨우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방자치를 마구 부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의 공천을 배제하려고 하는데 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강행할 경우는 어려운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15대 국회는 금년에 시작하여 2000년에 그 임기가 끝나는 20세기 마지막 국회이자 21세기를 여는 역사적 국회입니다. 때문에 15대 국회는 모름지기 21세기를 준비하는 세기적 국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2000년대는 금세기와 같은 이념적 경쟁이 아니라 인간적 삶에 대한 질적 경쟁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 출범하는 15대 국회의 역사적 과제는 질 높은 삶이 보장되는 선진문화 복지국가의 주춧돌을 놓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른바 제2의 물결조차 제대로 거치지 못한 채 제3, 제4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절박한 현실을 생각하면서 21세기 우리의 대응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져야 하겠습니다. 특히 19세기 말 올바른 선택에 실패함으로써 국권을 상실한 민족 한을 남긴 우리로서는 또 하나의 세기말을 맞고 있는 지금 그 같은 오류와 후회를 반복할 수 없다는 절박한 명제 앞에 서 있습니다. 15대 국회의 정치인들이 이런 명제들을 가슴에 지니고 차원 높은 정치를 해야 함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그중에 한 사람입니다만 두려움마저 느끼는 터입니다. 20세기 말 시대 전환의 큰 굽이를 돌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지금으로부터 신세기 초엽에 걸쳐 정치적으로는 권력 구조를 바꾸고, 경제적으로는 3만 불 소득수준을 빨리 달성하고, 사회적으로는 더불어 사는 복지공동체를 건설하고, 민족적으로는 조국의 통일을 이룩해 내는 이 네 가지 일만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를 이끌고 뒷받침하고 또 촉진하는 것이 바로 우리 15대 국회가 갖는 민족적 소명이라고 또한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의원내각제로 정치적 모순과 갈등을 들어내고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역사적 대화합정치를 이룩해야 하겠습니다. 최근 두 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고 있는 불행한 사태를 보면서 말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마는 국민 여러분들 대부분은 우리도 이제 권력 구조를 바꾸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계신 듯합니다. 우리의 역대 대통령 모두가 불행한 종말을 맞은 것은 대통령제의 한계를 말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대통령제는 그 특성에 따라 국가권력의 요직을 독점함으로써 지역갈등을 유발했고 전부가 아니면 전무인 정치문화를 키워서 우리 정치를 사분오열시켰습니다. 그동안 대통령제가 국민소득 100불이 안 되는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발전 과정에 불가피했던 그런 때도 있었다 하더라도 1만 불 시대를 맞은 지금 한 사람에게 절대권력을 위임하는 명령통치체제는 더 이상 존속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됩니다. 김영삼 대통령께서 강변하고 있는 일입니다마는 의원내각제는 잦은 정권 교체로 약한 정부라는 고정관념이 문제입니다마는 극히 자기중심적인 견강부회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에 포클랜드 전쟁이 일어났을 때 대서양 저쪽의 먼 곳에 출병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영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내각책임제하의 여성 수상이었습니다. 내각책임제 아래 일본 자민당 정권은 30여 년을 집권하면서 전후에 잿더미 속에서 세계 일류의 경제대국을 건설해 냈고 서독의 콜 수상은 지금까지 14년간을 집권하면서 경제를 더욱 발전시키고 나라를 통일시켰습니다. 의원내각제는 구조적으로 이 정권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바와 같은 여소야대라는 불안의 씨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국정의 안정을 기할 수 있습니다. 현 정부가 그렇게 가입하기를 원하는 OECD 선진국 중 미국 말고는 영국, 일본, 독일 등 거의 모든 나라가 의원내각제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선진국을 지향하는 우리가 선택해야 할 권력 구조는 무엇인가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21세기 국제 경쟁 속에 성공적인 통일 한국을 이룩하고 주변 중국, 일본, 러시아의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치적 갈등과 모순을 해소하여 국민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화합정치를 구현해야 합니다. 이것은 승자가 전부를 독식하는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서는 불가능합니다. 오로지 의회와 내각을 중심으로 타협과 합의가 이룩되는 의원내각제 아래서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는 소위 개발주도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대타협도 의원내각제 아래서 이룩될 수 있습니다. 이제 의원내각제 문제는 이 정권처럼 임기 중 절대 안 된다는 식의 독단으로 부정해서는 안 되는 명제입니다. 대통령제를 내건 정당이 많은 의석을 얻었기 때문에 15대 국회에서 의원내각제 개헌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습니다만 이런 주장에도 다른 인식이 있습니다. 헌법 개정은 국회에서 의원 3분의 2의 찬성으로 의결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국민투표로 확정한다는 것을 상기합니다. 공론화가 되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의원내각제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감정적이고 정략적으로 의원내각제를 배격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통치의 기본 문제인 만큼 당파적 이해로 찬반을 논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심사숙고를 하고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하겠습니다. 칼 뢰벤스타인은 ‘미국 대통령제는 다른 나라에 수출되면 그날로 민주주의에 대한 죽음의 사자로 변한다’고 했습니다만 대통령제는 미국 이외에서는 모두 실패했습니다. 실패가 현실화되어 있고 또 예정되어 있는 대통령제에 대해 더 이상 집착하고 고집하지 맙시다. 여당대표는 국회연설에서 정치개혁과 책임정치, 토론과 협상의 새 국회, 지역주의 타파, 복지사회건설 등 21세기를 향한 선택의 정치를 강조했습니다만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가장 현명한 정치적 선택은 바로 의원내각제라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의원내각제의 실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금년이면 더욱 좋고 내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려 주시기를 기대하고 또 촉구합니다. 둘째, 제2의 경제도약을 이룩해야 하겠습니다. 2000년 초 국민소득 3만 불 선의 선진국에 들어서려면 반드시 경제 재도약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경제가 위기입니다. 정부는 위기가 아니라고 하나 물가가 뛰고 경기가 죽고 수출이 떨어지고 경상수지 적자와 외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기업 채산성이 악화되고 재고가 급증하고 투자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과소비가 만연하고 저축이 감소하고 산업의 해외 탈출이 심각합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경제적인 어려움이 아니라 경기 후퇴 속의 고물가라는 최악의 경제 현실이 진행 중에 있는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구조적이고 총체적 위기임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신경제계획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현 정권은 출범 당시 7%대의 성장, 3%대의 물가 안정, 국제수지의 흑자 전환 등 이른바 3대 경제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모두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경상적자는 금년 6월 이미 90억 달러를 기록했고 연말까지는 120억 달러가 예상되어 흑자 전환은 고사하고 만성적인 적자경제로 전락했습니다. 소비자물가가 7월 5일 현재 벌써 4.2%나 상승되어 금년 목표 4.5%는 턱없는 목표가 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이것은 통계수치일 뿐이고 국민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성장률은 7%대를 달성하고 있지만 성장이 일부 업종과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경제가 몸집은 커졌지만 체질은 허약하기 짝이 없는 사상누각입니다. 이 같은 경제위기의 원인이 과연 어디에 있겠습니까? 원천적으로는 정책적 의지가 없고 문제인식 능력이 엉뚱하고 통합력이 빈곤한 현 정권의 무능 때문입니다. 크게 나누어서 네 가지 잘못을 지적해 보겠습니다. 첫째는 오만과 허영과 과시 때문입니다. 둘째는 무원칙하고 일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개방화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질 높은 삶을 위한 정책에 등한했기 때문입니다. 현 정권은 93년 19억 달러의 흑자로 과열을 걱정하는 호황 속에 출범했고 그 바탕 위에 경제정책들을 정치윤리로 좌지우지했습니다. 신경제정책이다, 금융실명제다, 세계화다 하는 것이 그런 것들입니다. 86년부터 88년까지 3년간에 이룩한 300억 불 선의 흑자를 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한 지원 등 전시 정치에 다 써 버린 지난 정권의 잘못을 그대로 반복한 셈입니다. 그때 마음먹고 사회간접시설을 집중 건설했다면 지금 나라가 이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정권의 무원칙성은 너무나 걱정스럽습니다. 중소기업을 지원한다고 돈은 풀었는데 은행 창구에서는 돈 지급을 거절합니다. OECD 가입을 위해서 외국 업체들에게 금융시장 개방은 앞당기면서 국내기업의 발목은 잡고 있습니다. 물가는 잡는다면서 공공요금은 턱없이 올려서 물가인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현금차관 도입을 철저히 막아 오다가 느닷없이 허용했습니다.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건설 촉진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웠지만 해외 차관 도입을 강요한 OECD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국제 환경은 개방화의 치열한 경쟁시대로 치닫고 있는데 그동안 정부는 사실상 한 것이 없습니다. 정치윤리로 좋다는 것은 모두 백화점식으로 나열했지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습니다. 개방화 시대를 대비할 사회간접시설의 확충, 정부 규제의 완화, 산업 구조조정, 기술개발과 경쟁력의 제고, 모두 실패했습니다. 임금, 금리, 지가, 물류비 등은 경쟁국보다 월등하게 높고 정부 간섭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데 어느 기업이 의욕을 갖고 국내 투자를 확대하겠으며 어느 국민이 저축을 미덕으로 여기고 또 고통을 감내하려고 하겠습니까? 대기업의 해외 탈출이나 가진 자들의 사치성, 해외여행, 또는 사회적 과소비 풍조는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오늘의 시대적 상황은 삶의 질에 대한 욕구를 촉발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물가, 교통, 주거, 환경, 사회보장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들이 그대로 방치된 채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경제는 분수없이 차별화만 노렸던 충격적 신경제 때문에 멍이 들고 개혁논리 때문에 못쓰게 되고 허구적 세계화 때문에 결단이 난 셈입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큰 틀을 잡아서 전력투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경제는 정치논리가 아니라 경제논리에 맡겨야 합니다. 지난 3년간 정치논리로 일관하다가 경제를 망친 이상 이러한 일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충격적인 경제조치는 절대 없어야 합니다. 정부주도의 계획경제 기조와 정책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정하여 경제가 자유시장원리에 따라서 자율적으로 굴러가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역할은 민간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서비스 기능으로 바뀌어져야 하겠습니다. 다만 중소기업 및 농어촌 부문과 취약 소외계층에 대해서만은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 육성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지원도 중단하고 독과점의 시정 등을 제외한 각종 규제는 전면 철폐해야 하겠습니다. 중소기업과 농수산 부문에 대해서는 자금, 인력, 기술, 정보 등 모든 자원을 집중 투입해서 성장주도산업으로 육성해야 하겠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 정부조직의 개편이 뒤따라야 하겠습니다. 문제는 대책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그동안 정부대책대로 되었다면 이미 우리나라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인의 천국이 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57조 원의 농어촌구조조정계획의 목표연도가 다 되어 가는데도 이농과 폐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고미가 바닥이 나고 먹는 쌀까지 수입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이며 중소기업의 위기는 그대로입니다. 이제 확고한 의지를 갖고 한 가지라도 확실하게 실천해 주기 바랍니다. 정부규제를 실질적으로 철폐해야 합니다. 지난 3년간 3000건이 넘는 규제를 폐지했다고는 하지만 기업 하나 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량적으로 규제를 푸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규제 관련조직과 기구 및 인력을 폐지하여 기업의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정부 재정을 철저하게 긴축해야 합니다. 망국적인 과소비 풍조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오늘을 있게 한 근검절약이 실종되었습니다. 국민소득은 1만 불인데 쓰는 것은 몇만 불 소득의 선진국을 능가하고, 그 결과 국제 거래에서 진 빚이 연간 100억 불이 넘게 되고 외채는 1000억 불에 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솔선수범하여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겠습니다. 그래야만이 국민에게 근검절약을 요구할 도덕적 기반이 생길 것입니다. 방만한 정부 아래서 건실한 사회 기풍이나 국민 생활은 조성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 철저한 재정 긴축을 단행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97년도 정부예산을 초긴축으로 편성해야 합니다. 정부 여당은 대통령 선거를 위해서 97년도 예산을 크게 팽창시킬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꼭 필요한 최소의 예산으로 다시 짜기를 촉구합니다. 국가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국가경쟁력의 원천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산업구조의 개혁과 기업경쟁력의 확보입니다. 새로운 국제질서의 대두와 함께 과학기술과 지적 창조력의 경쟁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기술 패권시대, 기술 주권시대를 맞이해서 과학기술의 진흥 없이는 21세기를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응용기술이나 모방기술 또는 빌린 기술이 아닌 우리의 원천기술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과학자 1명이 200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을 사회적으로 우대하면서 그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두뇌와 창의적 능력개발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를 제거하면서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GNP의 일정액을 기초과학과 첨단기술에 과감하게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겠습니다. 민간경쟁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부경쟁력이 더 큰 문제입니다. 후진국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정부경쟁력은 국가경쟁력 제고의 암적 존재가 되어 있습니다. 정부의 조직과 경영을 과감하게 혁신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융실명제가 매우 왜곡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경영과 국민의 경제생활 전반이 고통받고 있고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인들이 파탄하고 있으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저축이 감소하고 과소비가 심각한 것도 금융실명제 때문입니다. 금융실명제가 그 참뜻에 맞게 올바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과감히 손질하여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금융실명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어서는 절대로 안 되겠습니다. 예금 인출 등 실명화된 금융거래를 국세청에 통보하는 등 이 같은 자유거래를 제한하는 일은 금융의 다과를 불문하고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실명 전환에 따른 자금출처 조사를 폐지하고 금융거래의 비밀을 엄격히 보장하는 것도 매우 시급한 일입니다. 개방화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즉 OECD 가입은 개방화의 완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저희 당은 자본, 환율, 금리, 환경, 노동 등 턱없이 부족한 제반여건을 감안하여 OECD 가입이 시기상조임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정권이 막무가내로 추진한 결과 현실적으로 가입이 불가피하게 된 이상 그 준비는 철저해야 하겠습니다. 자본자유화가 본격화됨으로써 통화 환율의 조정이 불가능하여 국내 금융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단기성 투기자본 즉 Hot Money가 유입되어 외화보유고가 급증하면서 통화관리를 어렵게 하고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환율을 하락시켜 수출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대책을 서둘러야 합니다. 개방화는 국내 규범이 국제 규범에 지배되어 문화, 역사, 전통 등 민족 정체성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금리가 국제 수준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금리를 인하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고비용 경제구조를 다스릴 수 있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기업의 해외 탈출을 막아서 산업공동화를 예방할 수 있겠습니다. 노사의 공존과 산업평화시대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노사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오늘의 심각한 경제 현실을 직시하면서 노사의 공존, 공영을 위한 노사정의 합치된 노력이 진지하게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선 정부는 신중해야 합니다. 소위 신노사정책이 갈등과 대립을 격화시키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정리해고제 문제만 보더라도 노동계의 집단 반발은 물론이고 정부 내부의 반대까지 일고 있는 듯합니다. 사용자는 기업경영 이상으로 근로자의 인간적 삶에 대한 깊은 배려를 함으로써 노사협력의 시대를 이끌어야 합니다. 노조도 임금 보장만이 아니라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발전에 동참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의심받을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국영기업체의 민영화를 서두르는 것은 국민의 큰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일로서 시기상 적절치 못합니다. 셋째, 서로 돕고 풍요롭게 어울려 살 수 있는 복지사회를 건설해야 하겠습니다. 정권이 있고 정치를 하고 경제를 하는 것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궁극적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그 바탕을 마련하기 위해 삶을 희생하면서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도 어느 정도 먹고살게 된 오늘 복지구현에 대한 국가적 좌표를 설정하고 성실하게 실천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인간적 삶의 보장은 우리 경제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절실합니다. 빈곤, 실업, 주택, 환경, 교통, 치안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회적 부담이 턱없이 증대되는 한 더 이상의 경제발전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경제와 사회와 인간을 조화롭게 발전시켜야 하겠습니다. 기본적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국민 생활의 최저선은 국가가 최우선적으로 책임져야 합니다. 특히 무의탁 노인, 심신장애자, 결손가정, 영세 소상인 등 취약 계층의 생활은 국가적 책임으로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의 사회보장정책이 너무나 빈약합니다. 사회복지예산은 세계 중하위국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금, 의료, 산재, 고용 등 사회보장제도가 그 기본체계는 갖추어져 있으나 실질 혜택이 매우 미흡합니다. 사회복지제도를 정비하여 내용과 수준을 합리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환경보전은 더 이상 배부른 사람들의 한가한 소리가 아닙니다. 우리의 생존 자체이며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범정부적인 환경보전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범국민적인 환경운동을 촉진하여 환경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원천적으로 바꿔야 하겠습니다. 교통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등 도시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넷째, 통일을 성실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통일은 민족 숙원입니다. 통일 없이 완전한 선진국가의 실현은 불가능합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신뢰성이 제고되고 동질성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남북 간 접촉을 최대한 넓히면서 북한이 통일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북한이 요즈음 경제특구 설치나 원조요청 등 다소의 변화 조짐을 보이고는 있습니다만 더 변하고 풍화작용을 일으킬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어야 합니다. 우리 능력범위 안에서 지원을 하더라도 조용히 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신뢰 회복이나 남북관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종교 등 민간단체의 북한지원도 이러한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통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력입니다. 어떠한 상황이 들이닥치더라도 이를 소화하고 수용할 수 있는 국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통일 이후 서독이 지난 5년간 동독에 매년 1000억 불, 우리 돈으로 80조 원씩 지원했지만 동․서독이 동질화되려면 앞으로 20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접촉, 교류, 협력을 계속하다가 통일한 독일도 그런데 하물며 우리는 어떻겠습니까? 이처럼 정치적 통일은 이룩했으나 경제적 통일, 또 마음의 통일은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는 독일 통일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북한의 현실이 핵 문제를 포함하여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극한 상황하에 처해 있기 때문에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어느 경우에도 그들을 구석으로 몰아세워 절명의 지경에서 도발하게 하는 일이나 동족상잔은 절대로 배격해야 합니다. 우리의 안보도 이러한 기조 위에 더욱 튼튼하게 다져야 하겠습니다. 지금 북․미 간에 여러 가지 교섭들을 하고 있습니다만 대표부 정도를 서로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못 하는 일을 미국이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든 사물이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시한이 있듯이 통일도 때가 있습니다. 남북이 평화공존을 정착시키고 통일을 향해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며 접근해 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환상과 감상으로 서두르다가 결정적 어려움을 자초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독일의 전 슈미트 수상은 통일에는 공식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한민족공동체니, 3단계니, 연방제니 하는 통일 방안들이 제시도 되고 있습니다마는 슈미트 수상의 말처럼 통일은 이러한 공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진 독일 통일의 경우와 같이 통일은 예기치 못한 시기에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양면을 대비하는 일이 결코 소홀히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 줄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국제정치를 졸속으로 좌충우돌하다 보니 대외적으로 원만하게 돌아가는 구석이 없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21세기 신안보선언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21세기를 향한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고 있고 또한 중국이 북한에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등 새로운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이 같은 변화된 안보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원칙이 있고 일관성 있는 외교정책을 재정립해서 격변하는 주변 정세에 효율적이며 신뢰감 있게 대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인성이 바탕이 된 건강한 사회를 재건해야 하겠습니다. 요즈음 여중학생들이 유괴, 납치되어 살해되고 추행으로 희생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소녀까지 도착되고 타락한 성인들에 의해서 무참히 짓밟히고 있습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성폭력은 어떤 범죄보다도 가장 비인간적인 범죄입니다. 이것은 그 부류의 도착병자 개인의 문제이기 이전에 도덕성의 타락이 가져온 사회적 문제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 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을 통해서 사회를 순화시켜야 하겠습니다. 근본적으로 교육은 인격을 심어 주는 것입니다. 지식은 그 이후의 문제로서 인격 위에 지식이 들어가는 그런 때 세상을 올바르게 사는 지혜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교통사고가 제일 적은 나라입니다. 이것은 종전 후 20년 동안 유치원생에서부터 성인까지 교통교육을 실시해서 이룩한 결과라고 합니다. 한 예에 불과합니다만 이것이 교육입니다. 그래서 교육은 백년대계의 기초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궁극적으로 사회 재건은 인성교육에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기성인들의 각성을 바탕으로 가정과 사회와 학교가 삼위일체가 되어 건강한 사회를 재건해야 하겠습니다. 청소년 문제도 이 같은 차원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특별법의 제정과 사회도덕운동의 추진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여 반인륜적 성폭력을 뿌리 뽑도록 할 것이며 가정폭력 예방에도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법치주의를 확립해 나갑시다. 지난 3년 동안 이 나라는 법과 제도가 지배한 것이 아니라 절대권력자 한 사람이 좌지우지한 인치의 시대였습니다. 또한 무고한 사람의 피의사실을 공표함으로써 법치주의를 유린하고 죄 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어 인권을 짓밟은 어두운 세월이었습니다. 민주주의의 생명인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는 법치주의를 확립함으로써 진정한 민주사회를 건설해야 하겠습니다. 남녀평등의 조화로운 사회를 이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성을 위한 사회참여제도를 적극 개선하고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를 최대한 보장하는 등 여성의 권익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하겠습니다.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적극 지원하여 노인의 경륜과 장년의 원숙과 청년의 패기가 함께 어울리는 노장청의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특히 다가오는 노령화 시대를 대비해서 노인들이 존경과 대우를 받으며 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면서 국민의 평생근로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정년을 65세까지 연장시켜야 할 것입니다. 월드컵은 조용히 치러야 합니다. 월드컵이 대한민국의 목표는 아닐 것입니다. 지금 당장의 일도 아니고 6년 후의 일일 뿐만 아니라 단독개최도 아닌 일본과의 공동개최입니다. 우리는 이미 8년 전에 국제올림픽을 거뜬히, 훌륭하게 치른 나라입니다. 월드컵은 인기 여부를 떠나서 올림픽 종목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일본과의 협력 문제나 결승전 개최를 비롯한 현안 문제들을 한일 양국이 임의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간섭하고 있는 FIFA와의 관계 등 앞으로 해결할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국가의 사활이 걸린 것처럼 요란을 떨지 말고 잘 협의해서 조용히 치러 내도록 합시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 우리는 1만 불 소득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말씀드린 대로 신세기 초엽까지 적어도 3만 불 선까지는 가야만 질 높은 삶이 보장되는 선진, 문화복지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한낱 꿈이 아니라 우리가 누리는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국정 전반에 걸친 새로운 인식과 사고, 행동과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올바른 정치제도의 마련과 올바른 집권세력의 등장, 올바른 지도자의 선택, 올바른 지도력의 발휘가 이루어져서 참된 정치의 본령이 회복된다면 21세기 우리의 선진화 설계는 결코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설 것입니다. 맨날 어제를 뒤적거리면서 굼벵이 천장하듯 굼직거리지는 말아야 합니다. 과감하게 내일을 향해서 앞으로 앞으로 나가야 하겠습니다. 다름 아니라 21세기를 맞는 시대적 숙명으로서 의원내각제를 실현하고 의회민주정치를 구현해야 하겠습니다. 100불이 채 못 된 국민소득으로 시작한 60년대 초 기아선상에서 1000불 소득이 참으로 간절한 소원이었고 1억 불 수출이 지상목표였던 시절이 바로 30여 년 전의 우리였음을 생각하면서 혼신의 노력을 쏟으며 다시 한 번 힘껏 뜁시다. 역사에서나 인간의 삶에 있어서나 후회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바르게 되지 않습니다. 소홀히 하고 그릇 판단한 단 1시간은 1000년의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권력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이제 권력정치가 아닌 민의의 정치를 합시다. 후회를 남기면 그때는 벌써 늦습니다. 감사합니다. o 휴회의 건

다음은 휴회 결의를 하고자 합니다. 위원회 활동을 위해서 7월 13일 토요일 하루 본회의를 휴회하고자 합니다. 이의가 없습니까?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제6차 본회의는 7월 15일 월요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