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오늘과 내일 양일간은 교섭단체대표연설을 듣기로 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민주자유당의 대표위원이신 김종필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김종필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 우리는 개혁의 당위와 진통이 교차하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환부가 도려내 지고, 새살이 돋아나는 고통과 기쁨을 함께하면서 변화와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깊은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우리는 오늘, 금세기 말 참으로 중요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영국의 명예혁명, 미국의 독립, 불란서혁명이 그러했듯이 세기 말엽에 이루어졌던 역사의 변혁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19세기 말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함으로써, 나라를 잃은 망국의 통한을 경험했던 우리로서는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20세기 말, 세계가 격변하는 이 시점이 더없이 중차대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21세기의 찬란한 아침을 열기 위한 장대한 민족의 이상을 잉태시켜야 하고, 또 실현해 가야만 합니다. 이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시대적 책무이며, 소명일 것입니다. 역사는 우연이 아니며 필연입니다. 본말과 시종, 모든 것은 만드는 대로 만들어집니다. 미래는 결국 준비하는 사람들의 것이 될 것입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좀 넘었습니다. 우리는 이 짧은 기간 동안에 참으로 많을 일들을 해냈고, 실로 큰 변화와 전진을 이룩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사회 전반을 제자리에 되돌려 놓은 정상복원이었으며, 국가 재도약을 위한 제2의 창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청와대와 안기부 등, 이른바 권부의 상징기관들부터 먼저 혁신되는 것에서 민주화 개혁시대의 개막을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공직자의 재산공개, 금융실명제의 실시, 성역 없는 사정에서, 부정부패를 없애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새 정부의 확고한 개혁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또한 굴절된 역사를 재조명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에서 정통성을 갖춘 민주정부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재삼 다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힘들었고 숨 가빴던 지난 8개월이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을 지지하면서 여기에 동참해 주신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성원과 믿음이 있었기에 이 모두가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합심과 협력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지금까지 우리는 개혁의 기반을 닦았을 뿐, 본격적인 개혁은 지금부터입니다. 우리의 현실, 내일의 세계,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 정말로 냉정하게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께서 지난 국회연설에서 말씀하신 ‘변화와 개혁 그리고 전진’,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이며, 또한 이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이 점에서 정부는 물론,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역사적인 소명의식을 더욱 굳건히 다져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세계가 무섭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화해는 역사적인 큰 진전입니다. 이념의 굴레를 박차고 나선, 중국의 자본주의적 변신 또한, 커다란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오늘의 세계를 웅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합니까? 모든 것이 아직도 미비하고 부족합니다. 세계에서 분단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국가경영과 국민 생활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때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켰던 경제는 이제 ‘추락하는 용’이 되어 세계 여러 시장에서 뒤쳐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상황은 매우 급박합니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많은 시련과 도전이 우리를 억누르고 있습니다. 금세기 말이면, 우리의 시장개방조치가 완료되고, 그때 가면 소위 국경 없는 지구촌에서 방패 없는 무한경쟁을 해야 할 것입니다. 말 그대로 세계적인 경제 대국을 상대로 한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 이전에 모든 준비와 자세를 갖춰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낙오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현실들은 우리 모두에게 생존을 위한 개혁과 전진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의 시대적 중요함을 다시 확인하고, 우리의 각오와 다짐을 새롭게 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저는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변화, 개혁, 전진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이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어제 김영삼 대통령께서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국정 방향을 구체적으로 밝히셨으므로 오늘 저는 중복을 피하여 여당 차원의 입장을 개괄적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정치를 개혁해야 합니다. 정치개혁은 모든 개혁의 시발이며, 바탕입니다. 깨끗한 정치, 건강한 정치, 도덕적인 정치로 우리 정치가 개혁되어야 하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입니다. 근본적으로 변해야 합니다. 새로운 정치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이미 우리 국회가 이 같은 변화의 틀 속에 큰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정치는 그동안 진흙 길을 달려왔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포장도로에 올라서야 합니다. 정치의 도덕성이나 그 수준이, 사회 일반의 상식을 따라가지 못할 때, 그것은 분명히 위기입니다.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오히려 정치를 걱정하는, 앞뒤가 뒤바뀐 정치를 더 이상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정치개혁의 본질은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다운 정치, 그 본령을 복원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정치의식, 정치제도, 정치관행, 여․야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우선 정치의 가치 기준을 국민과 시대와 역사에 두어야 합니다. 도덕성과 윤리관을 정립해야 하고, 부패와 추락의 수렁에서 털고 일어나야 합니다. 갈등하고 대립하는 사회의 여러 현상들을 조정하고 묶어 주는 통합의 정치를 이룩해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 어제와 오늘 등, 이편저편으로 사회적 대립을 조장해서도 안 됩니다. 지난 시대의 사고에서 벗어나 실용주의적 차원에서 국가와 사회의 참된 이익을 추구해야 하겠습니다. 민주와 반민주, 구시대적 대립관계에 아직도 얽매여 있는 여․야 개념을 버려야 합니다.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성숙시키고, 진실로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경쟁을 해야 하겠습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이른바 과거청산 문제도 인식과 대처방안에 있어 새로운 전환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의 불행했던 과거사는 우리들이 함께 살아왔던 개발시대가 엮어 낸 아픈 역사이며, 시련들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정치가 과거사의 법정이 되기에는 할 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더 이상 어제의 일에 매달려 있을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어제와 오늘보다는, 내일과 미래를 더욱 중시하는 안목을 가져야 함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과거에 대한 무조건적이고 전면적인 부정과 배타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이며, 생산적인 포용과 창조로 내일을 만들고 미래를 설계해야 하겠습니다. 국민을 화합시키며, 전진시키는 동인을 찾고 원동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진취적이며, 개방적인 사고로 국민의 힘을 결집해야 할 때입니다. 어제 정부가 시국 관련 수배자에 대한 수배해제 조치를 단행했습니다만, 과거와의 화해를 주창하신 김영삼 대통령의 깊은 뜻에 부응하여, 지난 시대의 일들에 대해 화합 차원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최대한의 관용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습니다. 정치개혁의 또 다른 핵심은 선거개혁입니다.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돈과 바람으로 선거를 치루는 전근대적이며, 후진적인 선거풍토를 고쳐야 합니다. 깨끗하고, 돈 안 들고, 공정한, 새로운 선거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선거제도의 개혁이야말로 개혁의 아주 큰 고리입니다. 여기에서 성공해야 개혁의 결실을 거둘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우리 50년 헌정사상 가장 획기적인 내용의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 정치 관련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이를 토대로 정치체질과 선거토양을 구조적으로 개혁해야 하겠습니다. 선거법은 선거관리의 철저한 공영화, 필요 최소한으로 제한된 선거비용, 선거법 위반에 대한 엄중한 처벌, 보다 자유스러운 선거운동 등, 분명한 기본원칙을 갖고 개정해야 하겠습니다.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을 철저히 공개 투명화하고, 필요한 정치자금은 당원과 국민의 자율적 참여에 의해 충당할 수 있도록 개정방향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선거개혁은 지금까지의 관행이나 현재의 기준으로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 정치의 바탕을 바꾸고, 21세기 선진정치를 구현한다는 큰 안목과, 또 다른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합니다. 이제 돈은 못 씁니다. 법을 어길 수도 없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에 대한 결의는 단호합니다. 정치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맨 처음 개혁되어야 하고, 그리하여 개혁의 선봉에서 그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대의를 옳게 알아야 합니다. 지난날의 타성에서 벗어나는 데, 또는 구각을 깨는 데 미련이 있을 수도 있고, 불안감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치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스스로의 희생을 감내하고, 살신성인의 각오로 임해야 하며, 때를 놓치고 후회를 남겨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둘째로는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우리 경제, 오늘의 과제는 성장잠재력의 활성화와 국제경쟁력의 구축입니다. 경제활력의 회복과 제도개혁을 위해 ‘신경제5개년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의 오랜 여망이었던 금융실명제도 실시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산업 전반이 효율성과 경쟁력을 상실한 채 구조개편, 기술혁신, 신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데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와 투자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경제는 국제경쟁에서 낙오되는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게 될 것입니다. 경제운용 전반을 재검토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우리 당과 정부는 경제를 살리는 것을 최대목표로 삼아,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정부․기업․가계 등 경제주체 모두는 경제 회생에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경제는 안정과 이윤을 토양으로 하여 자라나는 나무입니다. 정부는 기업인을 비롯한 온 국민이 안심하고 경제 활성화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과 함께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고 이윤 동기를 창출하는 데 더욱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정치적, 사회적, 각종 행정규제조치를 보다 과감히 완화하여 기업활동의 자율성을 제고하면서 정부조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불필요한 예산을 절감하여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를 실천해야 합니다. 기업인은 다시 한 번 기업보국의 숭고한 정신으로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의지를 다져 주어야 하겠습니다. 경영을 혁신하고, 기업윤리를 확립한 가운데 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 투자를 확대하고, 초일류의 첨단과학기술을 개발해 나가야 합니다. 근로자는 지난 시대의 노사관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랑스러운 산업역군으로서 자부와 긍지를 가져 주셔야 하겠습니다.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기적을 창출했던 지난날의 의지와 근성, 장인정신을 다시 불태워야 하는 것도, 또한 근로자 여러분들의 책무일 것입니다. 저는 다시 한 번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고 실업이 증대되어 사회적 불안이 걱정되고 있는 현실 상황에서 노사가 대결할 여유도 없고 형편도 아닙니다. 성장에 저해가 될 일은 억제해야 하고, 국가사회의 총체적 이익에 부합치 않는 일도 자제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부의 창조가 없으면 축적도 분배도 있을 수 없고 국제경쟁력이 없으면 사용자도 근로자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기업과 기업주는 이윤과 자본축적도 중요하지만 노동권익과 근로자의 인간적 삶에 더욱 마음을 써야 하겠고 근로자와 노동조합은 임금과 기본권익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경영과 국민경제를 함께 생각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바로 이것이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신한국인으로서의 고통 분담이며 희망의 공유입니다. 허기진 사회주의가 1세기의 실험 끝에 비극적인 실패를 맞았듯이, 배고픈 민주주의가 꽃을 피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위한 국가적 대책은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습니다. 철도, 항만,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정부투자 그리고 민간참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등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합니다. 업종을 전문화하고, 중소기업이 제 위치를 찾도록 해야 합니다. 전문화․개성화되고 있는 다품종생산시대에 있어서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더 부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종래와 같은 단순한 약자보호차원의 대책이 아니라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 생산기반이 확충되도록 근원대책을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금융제도의 개혁도 차질 없이 시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금리자유화와 금융개방을 앞당기고 금융서비스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합니다. 지금 금융실명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만, 우리 당과 정부는 금융실명제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금융거래의 활성화와 저축증대 그리고 서민 생활의 불편을 없애는 데 더욱 힘을 써 나갈 것입니다. 실명제 실시 이후, 세 부담의 과중과 자금난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의 어려움 해소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조세제도 또한 금융실명제 실시에 걸맞게 세율구조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조세행정을 혁신하는 등 전반적인 정비방안을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국제화, 개방화에 대응하여 농업구조개선사업을 3년 앞당겨서 98년까지 완성함으로써 우리 농업을 선진농업으로 전환시키고자 합니다. 벼 수확의 감소 등 냉해 피해가 큽니다. 우리 당은 이 같은 피해를 농민만의 고통으로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그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특히 금년도산 추곡은 정부재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으로 수매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우리 경제를 살리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는데 여․야 정치권이 앞장서는 ‘국제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 운영할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셋째로는 교육 중흥을 이룩해야 하겠습니다. 자원과 자본 등 재화의 경쟁이었던 금세기와는 달리 21세기는 석학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지식이 곧 권력인 사회가 될 것이며 이것은 두뇌의 경쟁, 교육의 경쟁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육의 성패는 21세기, 민족의 생존을 가늠할 것이며 신한국의 앞날은 교육 속에 예비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벼랑의 위기로 진단되는 오늘의 교육 현실을 근본적으로 수술하여 국제경쟁력 있는 교육체제를 갖추지 않고서는 우리에게 미래는 보장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적인 정체, 학문의 부진, 인성의 몰락, 학원의 부조리에서, 우리 교육의 위기적 현실을 다시 한 번 통감해야 하겠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께서는 교육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정부는 모름지기 교육정부가 되어 교육을 중흥시켜야만 하겠습니다. 문화, 문명의 시대가 될 내일의 세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간교육, 도덕교육이 절실합니다. 기술패권시대를 맞아 선진기술의 압박에서 벗어나서 자립하기 위해서는 기술교육과 인력개발이 필요합니다. 손과 머리가 탁월해야 하겠다는 뜻입니다. 인간교육과 기술교육, 그리고 학문의 진흥과 학풍의 진작을 교육개혁의 본질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도덕적이고 지적이며, 건강하고 지혜와 능력이 있는 한국인을 길러 내는 교육 본래의 자리를 탄탄하게 만들어 내야 하겠다는 뜻입니다. 교육은 학교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학교와 가정과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교육진흥에 총력을 기울여서 대처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당은 대학자율권의 본질인 학생정원과 그 선발권을 학교에 되돌려 주도록 할 것이며, 또한 대학의 재정확충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등 대학발전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넷째로는 사회개혁을 해야 하겠습니다. 이번에 일어난 대형해난사고는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안의 말씀을 드리면서 아울러 사후처리에 정성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이 사고는 원칙과 상식이 일실되고, 챙길 것 챙기지 않고, 지킬 것 지키지 않는 적당주의, 무모함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결함이 만들어 낸 참사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건 사고의 대책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개혁의 차원에서 총체적 사회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먼저 사회의 규범․규율․기강을 확립해야 합니다. 사회지도층의 정신해이와 어느덧 안이하게 풀린 행정풍토를 개선해야 하며 타성에 빠져 있는 여러 구조를 쇄신해야 하겠습니다. 손발이 맞지 않고 위와 아래가 제각기이고 안팎이 서로 어긋나 있는 이중구조를 고쳐야 하겠습니다. 농경사회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적당주의에서 벗어나서 고도과학기술사회에 걸맞는 완벽주의의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집단이기주의에 적극 대처하고 사회 공동선을 철저히 추구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것은 사회윤리를 정립하는 일이며, 현대적 시민 정신을 갖는 일입니다. 바로, 법치가 근간이 되는 의식개혁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 국민 개개인의 각성이 있어야 합니다. 공직자의 가혹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하고 깨끗하고 성실한 공직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무한책임이 스스로 다짐되어야 합니다. 사회단체, 특히 언론매체의 역할 또한 중요함을 지적 않을 수 없습니다. 민주화는 방종이나 기강해이가 아닙니다. 따라서 민주를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확고한 도덕적 절제를 스스로 갖는 민주시민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회개혁을 통해 국가사회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시켜야 합니다. 정부의 행정개혁, 기업의 경영쇄신, 가정의 가계혁신을 이룩함으로써 사회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첨단과학기술의 정보화 시대를 맞아 정부․기업․가정은 저코스트, 고능률체제로의 일대 전환을 모색하고, 이를 위해 사고와 의식, 제도와 법률, 체제와 기구, 수단과 방법, 모든 것을 생산성과 효율성의 차원에서 혁파하고 갱신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 개혁적 차원에서 서민 생활의 질적 향상도 이룩해야 하겠습니다. 진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꿈과 희망이 펼쳐질 수 있는, 참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바로 신한국창조입니다. 어우러져 모두 행복하게 사는 나라가 곧 신한국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서민들이 겪는 애환에 한껏 마음이 더 쏠리고 있습니다. 진솔하게 고통을 함께 나누며 더불어 함께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더욱 더 힘을 합쳐야 하겠습니다.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여러 모순들을 시정하면서 기회의 평등과 부의 형평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경제정책과 사회복지정책을 기능적으로 묶고 성장과 복지를 상호 조화시키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정책적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습니다. 내일의 삶에 대한 확신 없이 다시 뛸 수는 없습니다. 서민들의 생활보장과 재산축적을 위한 장기적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하면서 물가․주택․교육 등 서민의 주된 관심 사안들에 대한 보다 세심한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통일과 국제화를 실현해야 하겠습니다. 조극의 통일은 단순한 민족감상이 아니라 21세기를 성공적으로 살아가야 할 민족의 숙명입니다. 통일은 민족의 미래를 담보한 가장 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도 주체사상과 사회주의 혁명론 등 피보다 더 강한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핵을 개발하고, 사정거리 2,000㎞의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휴전선 근처에 군사력을 전진 배치한 최근의 상황은 깊은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엄연한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 바탕 위에 통일정책을 마련하고 또 여기에 접근할 수밖에 없음은 우리 민족의 또 하나의 비애일 것입니다. 통일과정을 치밀하게 관리하고 통일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사회적인 준비를 철저히 하여 우리가 원하는 통일, 후환이 없는 성공적인 통일을 이룩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의 핵 문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북한의 핵은 의혹이 아니라 분명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보유로 인해서 극히 위험한 정황이 조성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북한의 핵 개발은 저지해야만 합니다. 민족의 참화는 절대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에의 완전복귀와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등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 나가는 한편 국제적인 공조체제 확립 등 확고한 우리 자체의 대응수단을 갖추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최근 중국의 핵실험 재개는 북한의 핵 문제 등과 얽히어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어느 때보다도 철저하고 완벽한 국가안전보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결코 지나친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김영삼 대통령께서는 금년을 신한국군 원년으로 선언한 바 있습니다. 국민은 새롭게 태어난 우리 군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진통과 시련이 성숙된 민주국군의 확고한 기반이 될 것으로 굳게 믿어 마지않습니다. 우리에게는 분단의 현실 상황뿐만이 아니라 통일 이후의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강력한 군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번 우리 주변을 주의 깊게 살피고 국가안보에 대한 점검과 확인이 확실히 이루어져야만 하겠습니다. 경제회복과 국가안보가 매우 중요한 이 시점에 우리 외교도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전통적인 한․미․일 외교를 기반으로 하여 안보 및 경제통상외교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호혜평등의 원칙에 입각한 국제적 전방위외교를 활성화하여 민족의 이익과 세계의 평화와 이익을 함께 추구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생존은 세계 속에서 찾을 수밖에 없고 우리가 살아 나가야 할 조건은 세계 속의 한국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세계사의 기축은 태평양으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적 큰 판을 의식해야 합니다. 세계를 삶의 공간으로 하는 원대한 계획을 구상하고 실천해야만 하겠습니다. 세계최대의 자원지대인 중국대륙과 시베리아가 지척에 있습니다. 민족의 꿈을 키우고 세계적 사업을 계획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통일이 더욱 절실한 것입니다. 나라의 발전방향과 사회체제를 세계적 변화에 조화시켜야 하고 의식구조와 행동양식에 있어서 세계적 감각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개혁과제들을 다섯 가지 측면에서 말씀을 올렸습니다. 우리 당은 이 일을 추진함에 있어 사회의 안정과 국민의 평안을 도모하는 데 적극 노력할 것이며 말 없는 국민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데 더욱 애를 쓸 것입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아픔과 걱정이 수반되는 오늘의 여러 일들이 국민 모두의 보람과 행복으로 반드시 보답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앞으로 울 안에 있는 99마리의 양보다는 울 밖에 있는 한 마리의 양을 더 소중히 여기는 종교적 사랑과 정성을 갖고 온 국민이 함께하는 변화와 개혁을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정기국회의 1차적 권능은 새해 예산안을 심의 확정하는 일입니다. 우리 당과 정부는 43조 2500억 규모의 94년도 일반회계예산안을 마련해서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94년도 예산안은 단순한 내년 한 해의 예산이 아니라 개혁정부 5년의 1차년도 예산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회가 94년도 예산안을 심의함에 있어서는 국가경쟁력의 회복, 사회간접자본과 과학기술 및 교육투자의 확충 등 국가 미래를 위한 잉여재산을 만들어 내는 데 최대역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재정역량을 극대화시킨 가운데 경제 활성화, 중소기업지원, 농어촌대책, 지역균형발전, 공무원처우개선, 주택, 교통, 치안, 환경 등 중요한 현안에 대한 최적의 예산을 편성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당과 정부는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재원 등 막대한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특별회계의 설치 또는 공공기금의 활용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회에서는 또한 농어촌관계법과 조세 관련법 등 160여 건에 달하는 개혁 및 민생입법을 처리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국회가 명실 공히 개혁국회, 민생국회가 되도록 해 나가십시다. 국민 여러분! 최근 대청결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단순한 자연환경의 보존 차원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환경파괴는 반생명적이며, 미래를 빼앗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정부시책 전반에 환경대책이 감안되어야 하고 환경의 보전과 보호가 우리의 일상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줍고, 쓸고, 복구하는 것이 아니라 버리지 않고, 더럽히지 않고, 파손하지 않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동해 핵폐기물 투기는 반드시 영구 중단시켜야 합니다. 우리 생명의 바다인 동해가 러시아의 핵 쓰레기장이 되는 것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강력 대처해야 할 것이며 특히 정부는 러시아와의 협상, 국제적인 공조체제의 모색 등 철저한 대책을 수립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이데올로기의 대결이 물러간 21세기는 문화의 경쟁장이 될 것이고 문명들 사이의 경계선이 또 하나의 전선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민족문화의 전승과 창달을 통해 민족의 정기와 자존을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선진의 세계문화를 폭넓게 받아들여서 문화예술의 질적 성장과 국제화를 도모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영상시대의 첨단을 향하고 있는 신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건전한 젊은 문화를 개발하여 청소년들의 자유분방한 이상과 기개를 드높여 주어야 하겠습니다. 여성의 사회적․정치적 참여를 확대하고 노인의 사회적 역할과 후생복지문제에 대한 각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여성의 인력개발과 고용촉진 등을 강화하고 특히 효행은 백행의 근본이라고 하는 자랑스러운 민족의 효도사상과 가정윤리관을 새롭게 확립해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 주자가 불일신자 필일퇴 하고 말유부진이 하면 불퇴자 라는 말을 남겨 놓았습니다. 풀이한다면 ‘날마다 진보하지 않는 자는 반드시 날마다 퇴보하며 진보하지도 퇴보하지도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갈파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진하지 않으면 정체할 수밖에 없고 정체하면 낙오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낡은 집을 허무는데 머무를 수만은 없습니다. 반드시 새집을 지어야 합니다. 이것이 변화의 조건이며, 전진의 결론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고 기회입니다. 시간이 무한한 것도 아니고 기회가 항상 오는 것도 아닙니다. 격동하는 세계와 발맞추어 시간을 아끼고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바로 지금이 그때입니다. 그리고 역사발전을 단축시킵시다. 거기에 희망이 있고, 번영이 있고, 또 통일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8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셨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