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해서 상정합니다. 오늘은 민주당의 대표최고위원이신 이기택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이기택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셨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에 귀성길에 올랐던 여러분들과 많은 국민들은 교통난에 대단히 시달렸을 줄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그동안 현장정치를 통해서 느낀 현실인식을 토대로 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앞서 국무총리 그리고 민자당의 김종필 대표의 국정연설을 저는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을 했습니다. 국가를 위한다는 마음은 모두 똑같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이 국회에서 그러한 연설을 들어 왔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실현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일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야당 대표로서 국정의 방안도 중요하지만 그 실천을 위해서 과거를 돌아다보는 것, 이것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제2개항 원년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21세기를 향한 번영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년은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개방화가 시작되는 첫해이기 때문입니다. 기회는 여러 번 오는 것이 아니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지금 개방화 시대를 맞아서 어떻게 우리가 대응해 나가야 할지 알고 있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개방화로 어떠한 변화가 오는지, 개방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년 10월 바로 이 자리에서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절박성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향해서 사천만 국민이 총력전을 전개하자고 호소했습니다. 민주화, 국제화 그리고 과학화를 3대 축으로 해서 21세기 대비에 나서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10대 청산과 10대 개혁과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길게 설명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당했던 그 쓰라린 좌절과 고난의 역사를 닥쳐오는 이 21세기에서는 다시 되풀이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과연 무엇을 했습니까? 저는 개방화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국가구조의 총체적 재정비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의 개혁입니다. 그것은 경제구조의 개혁입니다. 그것은 관행과 의식의 개혁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가 벼랑 끝에 섰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21세기 준비에 다 함께 나섭시다. 이제 냉전시대는 끝났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만은 북한 핵문제로 긴장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만이 세계사의 흐름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유일한 민족분단국가입니다. 왜 이렇게 되어야 합니까? 핵문제는 국제문제이기 이전에 민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저는 북한이 핵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이 자리에서 촉구합니다. 핵문제가 평화적인 해결의 길을 찾지 못할 때, 민족 공멸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음을 남북한 당국은 함께 인식해야 합니다. 저는 뒤늦게나마 북한이 IAEA의 사찰요구를 수용한 데 대해서는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씀드립니다. 미국 북한과 함께 한국정부가 참여해서 3자가 핵문제를 타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핵협상 테이블에 우리 정부의 자리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우리는 왜 한반도 긴장과 외교자주성 상실을 걱정해야 합니까?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에 우리가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향후 전개될 경제협력이나 통일 논의에서 당사자인 우리의 입지가 어떻게 될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일성 주석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더 이상 우리 자신의 문제에 언제까지나 수수방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저는 남북한의 정상이 하루속히 민족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조속히 만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렇지 못할 때는 야당대표라도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저의 방북은 한반도 긴장해소와 경제교류, 이산가족 상봉 등 민족 현안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저는 평소부터 핵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해 왔습니다. 민자당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핵 재처리 시설 보유를 금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선언 제3조는 수정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저는 오는 3월로 예정된 94년도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할 것을 주장합니다. 팀스피리트 훈련은 북한이 NPT 탈퇴를 선언했던 명분이 되었고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북한은 중국식 개혁과 개방정책을 수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참여와 포용으로 이를 적극 후원하고 북한을 화해와 대화의 마당으로 이끌어 내야만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남과 북이 민족공영과 공존의 길로 나아가는 길이며 통일을 앞당기는 길입니다. 우리 민족의 역량과 저력은 무한합니다. 남북한 인구만 합해도 칠천만이 넘는 세계 8위의 대민족국가입니다. 남북한과 만주, 연해주와 시베리아를 잇는 한민족경제공동체가 형성된다면 우리는 21세기 아시아태평양시대의 중심 민족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진정으로 냉전의 고도에서 세계사의 중심으로 남북이 함께 서야만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영삼 정부 출범의 역사적 사명은 무엇이니 무엇이니 해도 개혁과 변화입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기대와 희망으로 그 출범을 지켜보았습니다. 우리 민주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잘하면 당리당략을 떠나서 흔쾌히 돕겠다고 했습니다. 그 대신에 잘못하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도 일관되게 노력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개혁의 추진을 주장했습니다. 그것은 32년간 군사정권을 지탱해 온 악법의 개폐와 민족정기 재정립을 위한 과거청산작업입니다. 경제적으로는 경제구조 개혁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와 경제정의의 실현입니다. 사회적으로는 부정부패의 척결과 국민의식의 개혁입니다. 김영삼 대통령도 취임 당시에 부정부패의 척결, 경제회복, 국가기강 확립의 3대 개혁목표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 여러분! 1년이 지난 지금 개혁의 성과는 과연 무엇입니까? 우리의 개혁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까? 과거청산과 악법개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백범 김구 선생 암살사건과 김대중 선생 납치살해미수사건, 광주항쟁의 진상을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5․16, 12․12, 5․17 군사쿠데타에 대한 역사적 심판은 유보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장한 10대 청산과제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4400여 건의 법률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가운데 3분의 1인 1400개의 법률이 군사정권을 지탱하기 위해 헌정중단상태에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악법들입니다. 국가보안법, 정부조직법, 법원조직법, 언론기본법, 안기부법, 노동관계법 등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심지어 교육법, 건축법, 어업법같이 일제 식민통치법의 체계와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악법들을 고칠 생각조차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안기부법 하나를 고치기 위해 바로 이 자리에서 어떤 일을 겪어야만 했습니까? 악법 하나를 고치는 데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과연 이 정부가 민주개혁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솔직히 말씀드려서 군사정권을 유지해 온 상징적인 악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악법을 심의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러한 정부 여당을 어떻게 개혁추진세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과거청산 없는 개혁이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결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경제개혁은 제대로 추진되고 있습니까? 군사정권이 남긴 최대의 경제적 폐해는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입니다. 권력이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정치만능의 사회에서는 경제개혁은 불가능합니다. 개방이라는 거센 파도 앞에서 한국은행을 움켜쥐고 있는 현 정부의 자세는 나룻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려는 무모함에 불과합니다. 신정부 출범 후에도 작년 1년 동안 기업인들이 미안하지만 민자당에만 중앙선관위에 200억 원을 기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야당에게는 단돈 한 푼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정경유착이라고 해석할 수 없습니까? 이래 가지고도 어떻게 여야가 공명하게 공정하게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정부가 향후 재벌기업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무책임하게도 임의단체인 전경련에 위임하고 어떻게 경제정의를 얘기할 수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그 예를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오죽하면 현 정부가 재벌과의 싸움에서 졌다는 말까지 재계에서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당장의 경제수치상의 전시효과를 높이는 데 급급해서 대기업에 특혜와 지원을 몰아줘서야 어떻게 지금도 이렇게 심각한 이 경제의 불균형을 시정해 나갈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서민, 영세상인 그리고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재벌경제로 회귀하는 과거정권의 그러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이러고도 경제개혁을 추진한다고 얘기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부정부패 척결과 국가기강 확립을 위한 사회개혁은 또 어떻습니까?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부정부패 척결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으며 단호하게 끊을 것은 끊고, 도려낼 것은 도려내겠다고 말씀했습니다. 부정부패의 척결과 국가기강 확립은 공정한 법질서의 운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사정이 형평을 잃고 무원칙한 인사가 계속될 때 국가기강은 결코 확립될 수 없습니다. 현 정부는 현재의 사정이 과거 군사정권 출범 초에 사회정화라는 명목으로 진행되던 그러한 통치기반 강화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사정은 결코 개혁이 아닙니다. 지금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시간이 약이다, 엎드려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복지부동’이라는 말을 여러분들께서도 아마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공무원들을 그 개혁의 방관자로 만들어서는 절대로 성공적인 개혁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가기강 해이는 사회분위기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사회범죄가 이렇게 극심해서야 어느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습니까? 3인조 떼강도가 밤낮없이 활보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폭력배들 더욱이, 마약범죄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마약의 소굴이 이 한반도가 되고 있다는 이런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또한 이렇게 불안한 사회를 만든 데 대한 책임은 아무도 없습니까? 이 책임은 또 누가 져야 합니까? 김영삼 정부 1년은 정치실종, 경제침체, 사회불안을 심화시킨 한 해였습니다. 오직 보여 주기 위한 개혁을 하지 않았는가, 전시개혁으로 일관한 1년이 아니었는가 이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개혁의 원칙도, 목표도 그리고 프로그램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공직자 재산공개, 군의 정화 등 일정한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부족합니다. 절대로 부족합니다. 우리는 개혁을 결코 중단할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달라져야 합니다. 먼저 정부가 달라져야 합니다. 분명한 개혁의 목표와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국민과 야당이 함께 참여하는 개혁, 법과 제도에 의한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연초부터 물가폭등으로 얼마나 고통이 많습니까! 얼마나 걱정이 많으십니까? 제가 서울 연신내 시장에서 만난 장바구니를 들고 나선 한 주부는 한마디로 물가 때문에 서민은 못 살겠다는 그 하소연이었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저의 귀에 그 소리가 쟁쟁합니다. 그 목소리가 그 한 주부의 목소리겠습니까, 여러분! 식료품 가격과 교통요금, 목욕료, 수도료, 전기요금 등 지금 무엇 하나 오르지 않는 물가가 없습니다. 정부는 올해 물가를 4% 이하로 억제한다 하지만 누가 그 말을 우리 국민들이 믿습니까? 서민들의 생활비는 이미 30% 이상이 올랐다고 합니다. 장바구니 물가는 1년 전에 비해서 2배가 올랐다고 합니다. 그것뿐입니까? 앞으로도 수업료와 학원비, 약값, 각종 공산품값 등 서민물가 인상요인들이 지금 즐비해 있습니다. 이래 가지고는 나라 경제도 정말 걱정입니다. 물가를 잡지 못할 때 경제안정을 어떻게 이룩할 수 있으며 경제안정이 없는 가운데서 경제발전을 어떻게 이룩할 수 있습니까? 하물며 서민들의 생활은 막막할 뿐입니다. 물가폭등의 그 원인, 저는 이렇게 분석합니다. 현 정부의 신경제100일계획이 완전 실패한 데서 이미 물가인상은 잉태되기 시작했습니다. 신경제5개년계획의 실패 그리고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정부의 물가관리에 그 일차적 원인이 있었던 것입니다. 정부의 단기적 경기정책으로 이미 엄청난 돈이 풀려 있는 상태여서 올해의 물가폭등 추세는 예년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올해는 특히 해외자금의 대량유입과 경기부양에 따른 인플레 압력도 예견되고 있습니다. 물가불안은 이제 심각하다 못해 민생경제를 위기로 몰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금년도 경제운용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그 대책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마련해야만 합니다. 국민들은 물가상승으로 생활환경이 더 나빠지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는 사실, 그래서 앞으로 파생될 국가적․사회적 문제를 정부는 심각히 생각해야 될 때입니다. 무엇보다도 성급한 경기부양책을 계속 자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통화의 안정관리에 역점을 두어야만 합니다. 통화가치의 안정관리를 위해서는 한국은행의 독립이 선행되어야만 합니다. 정부는 공공요금과 각종 세금의 인상을 억제해야 합니다.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공공요금을 현실화하려고 하지만 저는 이것에 대해서는 결코 반대합니다. 정부는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물가를 선도하는 공공요금의 인상만은 이제 억제해야 합니다. 셋째, 물가앙등의 구조적 요인인 전근대적 유통구조를 하루속히 정비하고 부당한 금융관행을 개선해야 합니다. 넷째, 정부의 방만한 재정팽창을 억제하고 가격상승 요인이 되는 각종 행정규제를 없애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현 정부는 민족의 생명줄인 쌀시장마저 개방을 허용해 버렸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가들은 자국의 농산물 보호를 위해서 각종 보호장치를 확보한 반면에 우리는 쇠고기 등 축산물과 감귤시장까지도 개방해 버렸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 망했다’ ‘우리는 그래도 참고 살아가겠지만 우리 시골의 자식들은 어쩌란 말이냐’며 저의 손을 꼭 붙들고 울먹이던 그 한 부녀자, 그 부녀자는 시골 동네의 부녀부장이었습니다. 그 한 농촌 주부의 말이 지금도 저의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UR 협상이 최선의 결과라는 홍보에만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랬지요? 정부가 UR 협상 이후 재협상을 위해 도대체 어떠한 노력을 한 게 있습니까? 저희들이 듣기에는 인도네시아는 쌀시장 개방 폭을 축소시키기 위해서 그래 가지고 재협상을 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대로 우리 정부는 재협상의 불가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왜 재협상이 불가한데 우리 소 수입은 2000년부터 하도록 미국에 허용해 주었습니까? 얼마나 외국과 비해서 우리 정부가 취하고 있는 태도야말로 대조적입니까? 오히려 1월 중순에는 소를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미국에 해 주었습니다. 아닙니까? 우리 당은 이렇게 잘못된 UR 협상 결과의 수정을 위한 재협상이라도 정부가 한번 해 봐라, 그 결과야 어떻게 되든지…… 우리 국가가 힘이 약해서 못 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도 있다 이거야. 그런데 왜 재협상의 노력까지도 하지 않느냐 이것입니다. 우리 당은 재협상을 강력히 요구해 왔습니다. 정부가 재협상의 노력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출한 개방이행계획서 이것은 우리 당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농촌을 황폐화시킬 현재의 UR 협상안에 대한 국회비준동의는 결코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쌀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사회적 공기능의 비중은 농촌붕괴로 인한 사회적 경비를 계산하지 않더라도 무려 93조 원에 달합니다. 더욱이 농촌인구가 도시로 이주할 경우 도시대책비는 현재의 6배에 달한다는 사실은 농촌문제가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대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남음이 있습니다. 농촌의 붕괴는 바로 도시의 피폐를 불러올 것입니다. 농촌은 뿌리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는 꽃이라고들 합니다. 농촌문제는 곧 도시문제라는 점을 다 같이 인식해야만 합니다. 농어민 여러분! 그리고 축산인 여러분! 우리는 농업을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당은 농어촌 회생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개방화, 블럭화를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경제질서는 우리 경제의 급격한 변화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서비스산업 등 비교역 품목의 개방은 우리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올 것입니다. 제가 판단하기로는 민족의 뿌리인 농업은 향후 붕괴하지 않는가 하는 점입니다. 관치금융의 폐해로 경쟁력이 약한 금융산업은 위기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도산의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영세자본에 의존해 온 시장 상인들과 도소매업자들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실업은 증가하고 임금은 하락됨으로써 사회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입니다. 해외자본과 상품의 난입에 의한 무한경쟁 속에서 한국경제는 결국 혼돈에 빠질 것입니다. 그랬을 때 정부의 경제에 대한 통제와 조정능력도 상당부분 상실하게 되고 관 주도 경제의 타성에 젖어 온 모든 경제주체들이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면적 개방경제시대에 대비하는 새로운 경제대책을 정부도 국회도 경제인도 이제는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조짐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경제개혁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신3저현상으로 경기가 다소 회복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거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성장과 안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해 왔던 그러한 경험들을 우리는 되살려야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행착오를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일관성 있는 경제안정기조 속에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본적인 경제체질 강화에 힘쓸 시기입니다. 그러려면 정부는 자율경제구조의 확립과 불균형경제의 해소 그리고 기업 전문화와 경영혁신, 과학기술과 교육혁명 등 저와 우리 민주당이 주장한 경제개혁 4대 과제를 받아들여서 착실히 이것을 한번 시행해 볼 것을 다시 한번 이 자리에서 촉구합니다. 금융시장 개방에 대비한 금융제도의 대대적인 개혁과 정비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 가지 예만 들겠습니다. 국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모 은행의 작년 1년 흑자가 5억이었습니다. 아마 수천 명 수만 명 종업원을 가진 모 시중은행의 흑자가 5억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한 은행의 한 국내지점에서 올린 수익이 얼마냐 하면 450억이었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우리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이 예 하나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금리의 완전자율화를 비롯한 금융자율화를 통해서 관치금융의 폐해를 일소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으로 하루속히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은행감독원의 금융기관 감독기능을 대폭 강화하여 대형 금융사고의 발생을 막아 주어야 합니다. 현 정부의 유일한 경제개혁정책인 금융실명제는 결단은 대단했지만 그것도 구멍 뚫린 실명제가 돼 버렸습니다. 장영자 사건은 바로 그 실상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금융실명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우리 당이 주장하는 실명제 대체입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금융자산의 종합과세 등 세제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정부는 국민들보고 탈세한다 하고, 그래서 마구잡이로 세금을 끌어들입니다. 국민은 세금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이런 악순환을 언제까지 도대체 계속해야만 합니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과감하게 먼저 소득세 그리고 법인세, 부가가치세부터 대폭 인하를 한번 해 보십시오. 조세감면법을 대폭 개선하고 재산관련 세제를 한번 개편해 보십시오. 그리고 저는 몇 차례 주장합니다마는 94년도 우리 예산의 전면 재조정을 시도해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94년 예산구조로는 UR 협상 이후 전개될 국제화․개방화 추세에 전혀 대비할 수 없지 않습니까? 과학기술, 교육, 환경, 노인과 장애인 복지를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데 수천억 원이나 매년 들어가는 관변단체 예산이 왜 필요합니까? 군사정권과 똑같은 기구 똑같은 사람을 그대로 두고 우리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세계화, 개방화, 미래화가 어떻게 가능합니까? 그렇기 때문에 정부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저는 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과 교육, 통상부서를 강화하는 21세기형 정부조직 개편을 조속히 단행해야 합니다. 중소기업 문제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중소기업이 국민경제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국가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자에 대한 일방적 고통분담 요구는 오히려 사회적 혼란과 국가경제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정부가 약속한 대로 노동법 개정을 해라 이것입니다. 그래야만 노사안정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제안합니다. 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주장했습니다만 우리 경제회생을 위해서 각계 지도자가 참여하는 ‘비상경제국민회의’를 구성하자는 것입니다. 국민적 합의를 통해서 국가경쟁력 강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주장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태리의 염색공단 하수처리장에서는 최종 처리과정을 마친 그 물에서는 물고기를 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난번 낙동강오염 실태조사차 대구지역 한 염색공단을 방문했을 때 저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종처리를 거쳐 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그 개천에서 물고기는 고사하고 악취와 오염이 극심하였습니다. 이렇게 먹는 물조차 안심하고 마시지 못하고 각종 유독성 산업폐기물의 주 수입국이 된 이런 처지에서 어떻게 선진국 대열이니 신한국 창조니 하는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정부는 91년 페놀사태 때와 같은 발등의 불 끄기식 졸속대책이 아니라 재원마련 방안을 포함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그린라운드시대를 대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경제시스템을 이제는 창출해 내야 합니다. 저공해 에너지절약형 산업구조로 우리 산업을 재편해야만 합니다. 환경기술분야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와 국민 모두가 환경인식의 대전환을 이루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처럼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어서 학부모나 청소년들이 이렇게도 고통을 많이 겪고 있는 나라가 또 이 지구상에 있겠습니까? 제가 늘 주장했지만 교육개혁은 21세기 국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개혁이어야 합니다. 교육예산은 현 정부가 공약한 대로 GNP 대비 5%로 반드시 상향되어야 합니다. 안정적 교육제도의 정착이 교육개혁의 초미의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장애인, 노인, 영세민 등 사회의 소외계층에게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부정부패사범들은 석방되는데 왜 양심수들은 아직도 감옥에 있어야 합니까? 양심수들의 전원 석방과 사면 복권이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제인권규약에 우리나라가 유보조항을 두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나라의 인권현실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입니다. 아울러 쌀개방 반대 투쟁 과정에서 구속된 그들의 생존권을 위해서 싸웠던 농민시위자들도 정부는 즉각 석방해 주어야 합니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에도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근로여성을 위한 공공탁아소 등 복지시설 확충에도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입니다. 이를 교훈으로 민족문화의 창달과 발전에 앞장서야 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국제화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문화풍토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제 우리 국군은 과거와는 달리 국민에게 사랑받는 군으로 태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군의 과학화, 정예화, 복지화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는 문을 열고 있는 날보다 닫고 있는 날이 더 많습니다. 저는 상시국회와 국회 TV 생중계를 하자고 여러 차례 주장을 해 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불 켜진 의사당, 열심히 일하는 국회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치의 질을 높이고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연중국회와 국회 생중계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 세계 83개국의 의회 중 국회 TV 생중계를 하지 않는 나라는 피지와 키프러스를 포함한 11개국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이러고도 현 정부가 정치개혁을 운운할 수 있습니까? 국회 활성화 없는 정치개혁은 한마디로 그것은 위선입니다. 저는 연중국회와 국회 TV 생중계를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이번 임시국회는 많은 중요 현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야합의로 정치개혁입법을 처리해야 합니다. 냉전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민주질서보호법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따른 대책도 충실히 시급히 강구해야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서민 물가안정대책을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서 한번 만들어 봐야 됩니다. 수질오염과 치안부재를 해소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민생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중요한 책무가 우리 앞에 있습니다. 3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의 재개는 국회 활성화의 출발이 될 것입니다. 국회가 스스로 국회의 권능을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지방자치의 정착은 중앙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3만 6000건의 정부기능 중 80%를 중앙정부가 수행하는 현재의 상황하에서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불가능합니다. 정부는 구체적인 권한위임 작업을 지금부터라도 추진해야 합니다. 기초단위의 시․군을 통합하여 지방행정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 행정구역개편 작업은 광범위한 여론수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중앙정부 주도의 행정구역개편은 주민자치 위주의 자치구 조정 개념으로 바뀌어져야 합니다. 정략적인 발상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지방재정자립도와 생활권을 중심으로 한 행정개편은 지방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추진이 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20대의 청년학생시절 자유, 민주, 통일의 신념으로 4․19 혁명을 주도한 이래 30년이 넘도록 일관되게 험난한 야당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4․19 혁명 이래 이 나라의 정치적 정통성은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야당이 계승하고 있습니다. 저는 김영삼 정부가 구호만의 문민정부가 아니라 우리가 당면한 새로운 시대의 정부역할을 충분히 담당할 수 있는 진정한 문민정부로 거듭 태어나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외면한 채 신권위주의적인 통치를 계속한다면 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정권을 담당할 수 있는 강력한 야당의 존재를 원하는 국민 여러분의 뜻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정통야당이 정권교체를 이루는 그날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생활정치, 현장정치를 통해 항상 여러분의 곁에 있겠습니다. 자기개혁에 더욱 힘쓰는 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과의 거리를 더욱더 좁히는 민주당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생산의 현장, 생활의 현장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드리면서 오늘 저의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가정의 해입니다.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한 해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랫동안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5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