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관한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하겠습니다. 오늘과 내일 이틀간에 걸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겠습니다. 오늘은 먼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신 河舜鳳 의원의 대표연설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河舜鳳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오늘 한나라당을 대표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은 제주 4‧3사건이 일어난 지 꼭 55년째 되는 날입니다.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제주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당나라의 시성 두보는 “시국이 어려우니 꽃을 보아도 눈물이 난다.”고 봄을 서럽게 탄식했습니다. 이 같은 두보의 절절한 마음이 어찌 두보만의 시심이겠습니까? 우리 국민 모두가 갖고 있는 오늘의 고달픈 심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盧武鉉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국민의 마음이 너무나 불안하고 혼란스럽습니다. 국가안보는 흔들리고, 사회는 혼란스럽고, 경제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국론분열마저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서울 중심가 한쪽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를, 다른 한쪽에서는 철수 반대를 외쳤던 지난 3‧1절 행사, 이라크 파병 반대와 지지가 극렬하게 맞부딪쳤던 여의도의 어제의 모습이 우리 국론의 분열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위기에 처했을 때 국론이 흩어지고 분열된 나라가 번영을 누린 역사는 결코 없습니다. 대립과 분열은 비극을 낳고 그 피해와 상처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된다는 것이 제주 4‧3사건의 교훈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의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국민통합입니다. 우리는 혼란과 위기를 국민의 단결로 극복해 내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자랑스러운 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마음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해 냈고 한 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우리 모두가 이룩해 냈습니다. 이 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께 호소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심이 필요합니다. 좀더 냉정하게 생각하고 배려하고 다 함께 양보합시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오늘의 위기를 헤쳐 갑시다. 저는 이 자리에서 먼저 우리 한나라당부터 되돌아봅니다. 원내 1당으로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씻어 주는 데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민생의 시름을 덜어 주려는 노력은 다 했는가, 자문하고 자성해 봅니다. 국민 여러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굳게 다지는 바입니다. 盧武鉉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고언을 드립니다. 어느 시대에나 도전과 시련은 있는 것이고 또 있어 왔고, 그러나 어떻게 응전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운이 결정되어 왔습니다. 우리 당은 盧 대통령이 보여 주고 있는 변화를 위한 일련의 노력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습니다. 국회를 존중하고 대화를 통해서 여야 관계를 풀어 가려는 의지와 그 노력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적극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화와 정보정치 근절에 대한 盧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도 임기 내내 계속 지켜 주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대북 비밀송금 특검제를 수용한 것도 대단한 정치적인 결단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盧武鉉 정부의 지난 한 달은 혼선과 불안의 연속이었습니다. 국정운영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에 심각한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盧 대통령은 오늘의 총체적 불안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 세 가지를 행동으로 꼭 옮겨야 하겠습니다. 첫째,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盧 대통령은 해체와 파괴의 리더십으로 기존질서를 뒤엎는 데 매달려 왔습니다. 언론정책에서 보듯이 내 편과 네 편으로 가르는 갈등과 분열의 행태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4700만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특정 지지그룹의 도구가 아닙니다. 이 정부는 국민 모두의 정부이지 코드가 맞는 사람만의 정부는 결코 아닙니다. 盧 대통령이 반대자의 의견을 경청하며 함께 가는 동반자로 생각할 때 우리 국민화합의 길은 열릴 것입니다. 둘째, 국민에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 민주 체제에 대한 확신을 대통령이 심어 주어야 합니다.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국론분열의 근저에는 이념대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미 인류사의 유물이 되어서 박물관에나 전시되어야 할 이념대립의 망령이 지금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盧武鉉 대통령의 이념적 편향성에 대한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 민주 체제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신념을 보여 줄 때 이념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합니다. 盧武鉉 정부는 아직까지 국민 앞에 국정운영의 종합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국가적 목표도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국정 방향과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할 때만이 정치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국민에게 신뢰를 심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라를 위하여 드리는 우리의 고언을 盧 대통령이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래야만 오늘의 불안과 국론분열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어제 이라크 파병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엄청난 국론분열을 불러일으켰던 이라크 파병 문제의 처리과정을 보면서 盧武鉉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 당은 일관되게 국익의 관점에서 파병문제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또 초당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이번 파병을 한미동맹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도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파병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보여 온 대통령의 행보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참으로 무책임했습니다. 집권 민주당은 물론 자신의 측근 세력과 노사모의 파병 반대조차도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국가기관인 인권위의 파병 반대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면서 두둔하고 오히려 격려했습니다. 대통령의 이러한 이중적 처신이 국론분열의 기폭제가 되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우리 사회에 유발했습니다.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은 퇴임하면서 두 번째 감옥에서 벗어났다고 고백한 바가 있습니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인기를 관리하는 곳이 아니라 위기를 관리하는 자리입니다. 인기가 없는 일이라도 국익을 위한 것이라면 결단을 내리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서 추진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제1의 공인으로서 인기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대통령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오랜 진통 끝에 파병안은 처리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이 문제 때문에 국론분열이 계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야는 물론 대통령도 국민을 설득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파병 논란을 매듭짓고 우리 모두 북핵문제 해결과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읍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근원은 바로 안보위기입니다. 盧武鉉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은 어떻습니까? 안보 불안과 전쟁 불안의 먹구름이 한반도에 몰려오고 있습니다. 안보 불안 때문에 우리 경제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주한미군 철수론과 재배치론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라크전쟁이 마무리되는 순간 북한 핵 문제가 핵심적인 이슈로 등장할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북한의 핵 개발은 반드시 저지해야 합니다. 또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에 모든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과의 확고한 동맹관계 복원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오늘의 한미관계는 근대 헌정, 이 나라 정부수립 이후 최악의 상황입니다. 지난 金大中 정부와 현 정부의 섣부르고 안이한 대북‧대미 자세가 주한미군 철수론까지 낳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나 재배치 문제는 거론 자체만으로도 안보 불안을 증폭시키고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한미동맹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통령과 정부의 인식 전환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평화가 유지된 것은 북한과의 민족공조가 아닙니다. 미국과의 공조 때문이었습니다.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꼭 듣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과 입장이 달라야 한다.” “경제가 어려워져도 각오해야 한다.”는 등의 섣부른 말은 결코 아닙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한미동맹 관계를 굳건히 하겠다.” 하는 바로 그 말입니다. 다행스럽게도 盧武鉉 대통령은 어제 이 자리에서 한미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우리 한나라당과 국민은 한미공조를 굳건히 하겠다는 盧 대통령의 약속을 지켜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 한나라당은 안보와 대북문제, 국익외교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해 왔습니다. 이에 우리 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차원의 공식기구, 가칭 한반도평화를위한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이 자리에서 제의합니다. 이 특별위원회를 통해 국회 차원에서도 초당적으로 북핵문제 해결의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기구를 통해 남북한 국회대표자회의를 북측에 공식 제안할 것을 제의합니다. 남북 의회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 보자는 것입니다. 또한 이 기구를 통해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북핵 관련 주요 당사국 의회와 긴밀하고도 체계적으로 교류를 하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모색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여당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호응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각종 경제지표가 보여 주듯이 실물경제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습니다.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째 계속되고 소비와 투자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대 달성은 이미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 전조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SK 사태와 가계 부실부채 급증으로 금융불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라크전쟁마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는 더욱 깊은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모든 경제 주체들이 비상한 각오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그야말로 총체적 경제난국입니다. 먼저 정부가 위기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 실상을 국민 앞에 솔직하게 밝혀야 합니다. 정부는 ‘위기가 아니다’, ‘위기라는 보도가 위기를 만든다’는 등의 강변을 거둬들여야 합니다. 경기침체가 U자형이 아니라 L자형 경기침체로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그리고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경제 불안의 요인을 제거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밖으로는 북한 핵과 이라크전쟁, 안으로는 새 정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입니다. 정부는 하루속히 한미동맹 관계를 복원해서 안보 불안이 없다는 점을 시장에 분명하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탈피를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제 살리기가 정부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기업 활동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꾸준하게 시장에 보여 주어야 합니다. 체질강화를 위한 구조개혁은 지속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목표가 경쟁력 제고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급진적 개혁은 완급을 조절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대한 유혹도 버려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부는 재정 수단을 통한 경기 활성화 또는 연기금을 동원한 증시 활성화 등 경제지표를 높이는 데 연연해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가 내재되어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역효과만 부를 뿐입니다. 경기하락의 속도가 너무 가파르지 않도록 재정의 투입 시기를 앞당기는 선에서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아울러 정부는 경기하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과 청년실업문제 해결, 그리고 민생과 직결된 물가안정과 전‧월셋값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한나라당은 민생 현장에서 겪고 있는 국민 여러분의 고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20년 동안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다.”라고 이구동성으로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유통업계‧재래시장에서는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IMF 직후처럼 생계형 범죄도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는 데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한나라당이 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이미 한나라당의 제안으로 지난달에 민생경제대책여‧야‧정협의회를 개최하여 대책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야‧정협의회를 더욱 활성화하여 경제난 극복의 대안을 적극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이 자리를 빌려 이라크전 장기화에 대비하여 기존의 여‧야‧정에 민간기업, 외국인 투자 기업, 연구소, 그리고 경제단체 등을 포함시킨 이른바 경제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해서 즉각 가동할 것을 정부 여당에 공식 제안합니다. 또한 오는 4월 10일로 예정된 정부 주도의 뉴욕‧런던 투자설명회에 여야도 함께 참가해서 초당적인 경제외교를 펼쳐 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오늘의 경제위기를 이겨 내야 합니다.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절망을 희망으로, 혼란을 안정으로 만들어 온 위대한 저력이 있습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해서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해 냈고 정보화 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자랑스런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이 자포자기의 눈물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우리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희망은 절대 우리를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우리의 힘과 지혜를 모읍시다. 민관, 노사, 여야, 모두 하나가 되어 오늘의 경제난국을 헤쳐 나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언론도 개혁의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잘못된 관행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하고 개선되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선이 민주주의 근간인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기자실 개선 및 정례 브리핑 제도’의 본질은 취재의 자유를 봉쇄하는 ‘신보도 지침’입니다. 계엄 시절에도 없었던 사무실 방문취재를 금지한 것은 정부가 불러 주는 대로 받아 적어서 보도하라는 것입니다. 정부에 유리한 자료와 정보만을 일방적으로 보도하게 하여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盧武鉉 대통령은 KBS 사장에 자신의 언론 고문을 임명해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어제 盧 대통령은 군색한 해명과 함께 사장 임명에 사실상 압력을 행사했다고 시인했습니다. KBS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늦었지만 다행한 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盧武鉉 정부의 일련의 언론정책을 보면서 언론 장악 구상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취재의 자유를 제한해 비판적인 신문은 길들이고, 방송과 인터넷 매체를 정권 홍보기관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정권이 언론의 통제를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 그 정권의 불행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으로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盧武鉉 대통령의 언론관은 바뀌어야 합니다. 변해야 합니다. 언론에 대한 섬뜩한 적개심, 자신을 비판하면 박해고 찬양하면 정론이라는 식의 편협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언론의 비판이 당장은 아프더라도 이를 경청할 때 권력은 더욱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우리 당은 盧武鉉 정부의 언론 장악 음모를 반드시 막아 낼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언론자유를 꼭 지켜 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대선이 청와대의 개입에 의한 추악한 정치공작극이었다는 사실이 지금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우리 당 후보의 20만 달러 수수설을 허위로 폭로했던 薛勳 의원의 배후는 바로 청와대였습니다. 우리는 盧武鉉 후보와 민주당이 비열한 정치공작을 적극 비호하고 부풀리는 데 앞장서 왔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공작정치의 수혜자인 盧武鉉 대통령과 민주당에게 엄중하게 요구합니다. 이 사건은 盧武鉉 정부의 정통성과 정당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정치공작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주권행사를 농단한 범죄행위에 대해 즉각 진지하게 사과하십시오. 정치공작의 전모와 진상을 한 점 의혹 없이 파헤쳐서 관련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해야 합니다. 대북 비밀송금 사건에 특검제가 도입되었습니다. 특검에 합의하고 특별검사를 임명한 이상 모든 수사는 특검에 맡겨야 합니다. 권력의 부당한 간섭이나 방해가 있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특검은 소신을 가지고 민족과 역사 앞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의혹을 파헤쳐 주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수차 강조해 왔듯이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의 본질은 국정원이 불법적 도청을 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지금 검찰 수사의 초점은 정보 유출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만약 권력의 입맛에 맞춰 이번 수사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 한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盧 대통령 측근들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나라종금 로비사건 수사는 계속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검찰은 즉각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합니다.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형식적인 수사로 전락하는 일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른바 세풍사건은 97년 대선 이후 金大中 정권이 야당을 죽이기 위해서 기획한 편파 사정입니다. 우리 당은 이번 기회에 제멋대로 부풀리고 왜곡된 세풍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기를 바랍니다. 이상의 사건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매우 큽니다. 오직 진실을 규명한다는 차원의 공정하고도 투명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거듭 강조합니다. 진상은 은폐되어서도 안 됩니다. 더구나 야당 탄압과 정계개편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해서도 안 됩니다. 만약 그러한 기도가 있다면 우리 한나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제 도입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천명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 지하철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천안에서 8명의 축구 꿈나무들이 화재에 희생되었습니다. 불타는 지하철 안에서 “여보, 사랑해요. 애들이 보고 싶어요.”라는 마지막 통화를 남기고 숨진 젊은 주부의 사연, 천안의 영결식장에 울려 퍼진 “친구들아! 아픔도 고통도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어라.”라는 어린 학생의 추모사, 생각할수록 가슴이 미어집니다.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인재가 되풀이되어야 하는지 이 땅에 산다는 게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잇따른 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면서 유가족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이와 같은 비극이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지난 대선에서 각 부처의 안전관리업무를 총괄‧조정하는 국가재난관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제출하겠습니다. 부상자들과 유가족들이 더 이상 고통과 실의에 시달리지 않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최근 정가에는 정계 개편설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그 진원지는 바로 盧武鉉 대통령과 민주당입니다. 국정에 무한 책임이 있는 집권 여당이 산적한 국정현안을 외면한 채 오히려 국론분열과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금 정치권이 할 일은 정략적인 정계개편이 아닙니다. 당면한 국가위기를 극복하는 데 모두가 힘을 모으는 일입니다. 盧武鉉 대통령은 어제 국회 연설에서 정치개혁과 관련하여 몇 가지를 주문했습니다. 이것을 조건으로 총선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정당에게 내각의 구성권을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개혁은 피할 수 없는 국민의 요구이자 이 시대의 요청입니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외쳐 왔지만 모두가 구두선에 그치고 분열과 갈등, 편중은 오히려 심화되어 왔습니다. 차제에 지난 헌정 반세기를 진지하게 되돌아보면서 우리 국가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국가의 기본 틀을 새롭게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권력집중의 폐해를 막고 국정 혼란과 국론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모색할 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근본적인 정치개혁이 아니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한나라당은 변화의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전열을 재정비해서 제1당의 역할을 다해 주기를 바라는 국민 여러분의 바람에 부응하지 못한 점, 우리는 모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의 방안을 찾아서 盧武鉉 정부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안정과 희망을 드리겠습니다. 이제 우리 한나라당은 새로운 야당, 진정한 국민정당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우리는 합리적인 변화와 개혁을 추구할 것입니다. 급진적이고 파괴적인 개혁이 아니라 실용주의 정신에 기초한 온건하고 생산적인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원칙에 입각한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으로 국민 여러분 앞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지킬 것은 반드시 지켜 내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을 지키고자 했던 우리 당의 노선은 옳았습니다. 우리는 이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벗어던지겠습니다. 대여 관계부터 다시 설정하겠습니다. 盧武鉉 정부에 협조할 것은 과감하게 협조하겠습니다. 경제와 민생을 살려내고, 국익을 지키는 외교에는 초당적으로 협조하고 오히려 정부 여당을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 정체성을 지키고 국정 혼란을 바로잡는 데는 추호의 양보도 없이 확실하게 감시하고 견제할 것입니다. 국회가 투쟁의 장이 아니라 정책 경쟁의 장이 되도록 원내 자율성을 보장하고 정책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당은 지난 5년 동안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착실하게 준비해 왔습니다. 비록 집권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입니다. 입법과 정책에 반영시켜서 새로운 나라, 편안한 나라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나라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새벽이 아름다운 것은 칠흑 같은 밤을 지나왔기 때문입니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겨울을 견뎌 내고 이겨 냈기 때문입니다. 우리 다같이 힘을 모아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희망으로 만들어 갑시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면 국무위원 여러분들은 돌아가셔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