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국회법 제97조제3항의 규정에 따라서 연설시간은 40분입니다. 40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민주한국당을 대표해서 오홍석 의원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홍석 의원입니다. 우리 민주한국당을 대표해서 국정 전반에 관한 연설을 할 수 있도록 이 귀한 시간을 마련하여 주신 우리 하느님 앞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동지 여러분! 또한 정부를 대표해서 나오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참으로 거센 충격이 주변을 휩쓸고 간 다음 우리는 이렇게 모였읍니다. 나는 먼저 우리 당을 대표하여 이국땅 버마에서 산화한 영령들의 영생을 다시금 빌고 그 유족을 위로하며 아울러 지금도 병상에 있는 애국동지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참변이 생겼는지, 왜 맑고 푸른 우리의 가을 하늘 아래 연달아 조기가 올라가야 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누구의 책임인지! 우리 야당도 국가 속의 야당이기 때문에 이 사람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고뇌의 나날을 보냈읍니다. 그러나 인명은 유한하되 역사는 유구하며 정권은 유한하되 조국은 영원한 것이기에 우리는 슬픔과 분노를 딛고 다시 나가야 할 소명이 있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금세기 최고의 석학 토인비는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라고 갈파한 바 있읍니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도전을 받고 있다. 그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와 그 민족의 장래가 결정된다’, 토인비의 이 말은 바로 우리의 현실과 직결된다고 본 의원은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지금 받고 있는 도전은 너무도 벅찬 것입니다. 안보적, 외교적 도전이 있는가 하면 민주 현실을 바라는 국민적 여망이 있고 안정기조 위에 발전을 지속해야 하는 경제적 시련도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지금이 중대시국이라는 것을 우리는 판단합니다. 따라서 정부도 이 역사의 협곡을 벗어나기 위해 온갖 방책을 쓰는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개각의 내용이 향후 정국을 풀어 나갈 정부 의지의 구체적인 표현이라고 볼 때 우리 당은 실망하지 아니할 수가 없읍니다. 왜냐하면 이 진용으로는 국민적 여망을 담기도, 풀기도 미흡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더우기 정치력 회복이 시급한 이때 현 내각은 더욱 정치색채를 잃고 단순한 행정보조기관으로 전락해 버릴 우려마저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특히 우리 당은 정부가 어제 있은 시정연설에서 통신서비스 부문까지 언급하면서도 정치발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것에 실망을 금하지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진 내각이 국정쇄신을 위하여 더욱 심기일전할 것을 부탁을 드립니다.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개혁을 주과제로 하는 이 시대의 주역이 되었읍니다. 우리 당은 여러분들의 출발을 조심스럽게 보면서 이 정부의 어제와 오늘을 상기하고자 합니다. 지나온 길의 반성 없이 내일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 시대의 서막인 5․17 직후 우리가 다 아는 것과 마찬가지로 광주사태가 터졌읍니다. 저 악몽과 같은 의령 사건, 장 여인 사건도 또한 터졌읍니다. 이윤상 사건, 외미도입 사건, 하 형사 사건, 삼보증권 사건 등은 아예 경량급입니다. 얼마 전엔 명성 사건이 터져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더니 곧이어 영동개발 사건이 또 한 번 맹타 를 가하고 있읍니다. 그리고 이제 끔찍한 KAL 사건에 이어 버마 사건까지 터지니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하늘을 우러러 탄식을 하지 아니할 수가 없읍니다. 국무총리! 10월 26일 이후 대통령이 시해된 그 무정부적 혼돈 속에서도 강원도 탄광촌에서 일어난 사북탄광 사건이 가장 큰 사건이었던 것을 우리는 다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강력하다는 이 정부 아래서 가장 정의사회가 주창되는 이 정부 아래서, 왜 가장 질 나쁜 대형사고가 속출하는 것입니까? 이것이 도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민주와 비민주의 거리는 이만큼 엄청나다고 하는 것을 우리 모두 다 같이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정부의 책임입니까 국민의 책임입니까? 물론 공산당이 자행한 일은 철저히 잡아야겠읍니다. 나는 일찌기 반공반탁 의 학생운동의 선봉에 서서 타도공산에 젊음을 바친 사람입니다. 다만 우리끼리 능히 할 수 있는 일까지도 국력을 어디에다 쓰기에 악의 순환이 거듭되느냐는 것입니다. 새 내각은 이 순환의 늪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냉철한 반성 위에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반성의 첫걸음은 정부가 화해조치를 취하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 화해의 대로에서 만나는 것만이 민주적 단합과 국민의 사기를 되찾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당은 정부 여당이 최근 보여 준 대화의 움직임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대화정치가 위기에 처했을 때만 강조되고 평상을 회복하면 또다시 강경으로 치닫는 그와 같은 전철은 철저히 경계합니다. 모든 봉쇄의 빗장을 내리고 대대적인 탕평책을 펴는 것만이 최상의 방책임을 거듭 강조해 두는 바입니다. 아울러 정부가 보다 겸손할 것을 나는 권고하는 바입니다. ‘위정자는 백성이 슬퍼할 때 맨 먼저 슬퍼하고 백성이 웃고자 할 때 맨 나중에 웃어야 된다’는 옛말이 있읍니다. 정부는 슬퍼해야 할 때 웃거나 또 웃어야 할 때 채찍을 가한 일이 없는가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권력에도 수요공급의 원칙이 있읍니다. 권력행사가 지지의 폭을 넘거나 제도 자체를 뛰어넘을 때 무리가 수반될 수밖에 없읍니다. 이러한 자세와 무리가 국민의 외면을 자초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국가적 재출발이 다짐되고 있는 이때 우리는 정치현상을 점검하지 아니할 수가 없읍니다. 정치의 선진화 없이 선진조국의 창조는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정치발전 없는 나라발전은 마치 기관차 없는 객차나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치 선진화를 위한 그 첫 조치로 각종 선거제도가 개선될 것을 희망합니다. 선거는 민주정치의 출발점이며 종착점이나 같기 때문인 것입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단임제를 규정하고 있읍니다. 이것은 참으로 잘한 일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직선제는 당연한 논리인데도 이러한 상식이 외면되고 있읍니다. 또한 평화적인 정권교체는 단순히 집권자의 교체가 아니라 집권당의 교체를 의미하는데 이를 위한 방편이 봉쇄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명분만 있고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국정의 분기점이며 국론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은 10․26 이후 국민적 합의로 형성된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의식 속에 간직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실체는 다릅니다. 더 나아가서 현행법대로라도 지켜지느냐 하는 의구가 있읍니다. 즉 헌법이념과 헌법규정과 헌법현실이 서로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불행한 일입니다. 나라의 대본에 대한 국민적 불일치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본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모든 종속관계를 흐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기본질서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주장합니다. 아울러 국회의원선거법이 개선될 것을 요구합니다. 현행법은 공정한 경쟁과 공존의 원칙을 결 했읍니다. 총 투표에서 단 1석만 많아도 전국구 3분지 2를 배분하는 것 등은 마땅히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지난 9월 26일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직선제를 당론으로 정하고 당내에 민주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이를 심의하고 있으며 오늘 대통령선거법, 국회의원선거법 등 각종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국회 안에 설치할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우리 당은 결코 과격한 변혁을 원치 않습니다. 다만 상식과 순리의 회복을 바랄 뿐입니다. 우리 모두 소크라테스의 사형을 다수결로 위장한 민주주의의 잘못을 반성하고 깨끗한 새 출발의 계기로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에 계신 여러분! 또한 여당 의원 여러분! 여러분은 각종 비리가 터지면 의례히 구시대의 폐습으로 몰아부쳤읍니다. 그런데 왜 이 정치만은 구시대의 형태로 놓아 두려는 것입니까? 여러분이 추구하는 세계 속의 한국은 길 닦고 빌딩 세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나라의 민주실현이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민주주의의 심장이라 할 이 국회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 국회는 사건의 홍수 속에 살면서도 그 진상을 파악치도 못하고 항상 정부의 보고나 접수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읍니다. 이 국회가 유신국회와 다르다는 증표로 내세운 국정조사권이 우리 임기가 다 되도록 법전 속에서만 잠자고 있다면 없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본 의원은 만일 국회가 국정조사권만 발동할 수만 있었다면 각종 금융부조리 사건은 사전 예방될 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또 국회존립의 일차적 기능이 예산심의입니다. 그런데 위원회 중심제를 내세우면서 왜 위원회 예산심의권 부활을 거부하는 것입니까? 국회의 활력은 곧 국력입니다. 국회의 소리는 국민의 소리며 또한 화합으로 가는 소리일 뿐입니다. 국회의원 274명의 합의도 얻지 못하면서 어떻게 사천만 백성의 동의를 얻겠다는 것입니까? 국회가 제 기능을 다 못 하면 국사가 장외로 뛰쳐나갈 수밖에 없읍니다. 그만큼 국론분열 범위가 확대됩니다. 그러나 국회가 제 기능을 다하면 아무리 이론 이 백중해도 결국 국회사항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국론분열의 범위가 축소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론통일의 이 요긴한 광장을 왜 정치한대 로 묶어 두는 것입니까? 여야 모두가 서로 신뢰하며 자기 열정을 나라에 바칠 수 있도록 이미 합의한 대로 예산심의 전에 국회법이 개정될 것을 본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간절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 당은 국민적 단결의 중요성에 대하여 정부 여당과 전적으로 동감이올시다. 그런데 단결의 가장 큰 저해요소의 하나인 정치규제를 아직도 계속하는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정치인의 심판은 본래 국민만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들을 묶었읍니다. 이것은 민주국가에서 역리 라 하지 아니할 수 없읍니다. 더우기 규제의 기준도 모호했거니와 1차 해금도 기준이 모호했읍니다. 모모 전 의원은 풀면서 그들의 비서관은 아직도 묶어 두고 있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 많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잡음을 유발하고 국력을 낭비시킬 뿐입니다. 이제 원상을 회복시킬 때입니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우리가 통분해하는 것은 돌아가신 생명의 존귀함뿐 아니라 그들의 역량을 일시에 잃었기 때문입니다. 없는 자원도 수입하는 판에 있는 자원을 썩힐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나는 군주의 권위가 추상같던 이조 창업 때 태조 이성계가 두문동을 찾아 고려유신을 회유한 일을 상기코자 합니다. 황희는 본래 고려신하인데 이 때문에 이조의 빛나는 명재상이 되었던 것을 우리 모두 다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까? 항차 화합이 강조되고 있는 이때 왜 누구는 등용하고 왜 누구는 제쳐 두는 것입니까? 이제 나라의 이름으로 모든 규제자가 우울한 그들의 거소를 나와 이 시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즉각 해금 복권될 것을 본 의원은 주장하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정부에 계신 여러분! 이 정부는 출범 이래 의식개혁을 부단히 요구해 왔읍니다. 그러나 그 의식은 대상이 있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혁되어야 할 것은 그 대상입니다. 대상은 개혁치 않고 의식만 개혁하라는 것은 국민에게 현실을 사시 로 바라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대상이 바뀌어야 의식도 바뀝니다. 문맹률 제로에 가까운 이 민주역량 있는 국민에게 4년에 한 번, 7년에 한 번 그것도 간접투표나 하는 것으로 민주주의가 있다고 보게 하려는 것은 이제 무리입니다. 지방자치를 실시해야 합니다. 재정자립도를 핑계하는 것도 무리입니다. 대도시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이미 90%를 넘었기 때문입니다. 더우기 여러분은 지자제 실시를 조건으로 이 헌법을 통과시켰고 새 시대의 서막을 자랑하지 않았읍니까? 박 정권 때는 독재의 아성이 밑으로부터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지자제를 없앴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독재의 시대가 아니라 민주주의 토착화 시대입니다. 지자제를 유보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유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정부 스스로 국정지표 제1호를 위배할 생각이십니까? 민주주의는 실천의 이념이지 결코 명목의 이념이 아닙니다. 따라서 연구 검토한다는 말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어졌읍니다. 입법회의 154일 동안에 각종 주요법률안건을 무더기로 개폐 한 것을 다 알고 있는 우리는 지자제 문제가 결단의 문제이지 여건상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정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지방자치제를 할 것입니까, 안 할 것입니까? 헌법적 약속인 이 지방자치제 실시 여부는 정부의 권위와 신뢰의 중요한 관건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KAL 사건과 버마 사건은 그 사건의 충격 못지않게 우리 외교ㆍ국방역량의 한계를 실감케 하는 충격도 주었읍니다. 우리가 피해 당사국인데 모든 사태는 우리 의지와 관계없이 처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보는 믿어 달라더니 왜 이렇게 무력합니까? 안보를 위해 우리의 내핍과 희생이 얼마나 컸는데 왜 속수무책입니까?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보실상과 대책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금년부터 북방외교에 역점을 두어 왔읍니다. 이것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북한 교차승인까지를 감안한 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KAL 사건과 상충되는 북방외교를 어떻게 풀어 나가실지 밝혀 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대소 규탄공세를 펴다가 유엔총회에서 후퇴하는 기미를 보이더니 이제 외교적 성과도, 응징도, 사과도,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흐지부지된 감이 있읍니다. 버마 사건은 북한의 소행으로 이미 확증이 드러났는데도 버마는 중․소의 압력을 받아 진상규명을 늦추고 있읍니다. 지연작전에 말려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는 없지 않습니까? 민족자존을 위해서라도 결연한 자세로 완전한 매듭을 지을 것을 촉구합니다. 일본은 근래 개헌무드가 고조되면서 국제정치적 강대국을 지향하고 있읍니다. 특히 나까소네 집권과 KAL기 사건 이후 군비증강의 논란이 주목이 됩니다. 일본의 재무장은 동북아정세로 볼 때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이해득실은 어떠한지 역사적인 시각에서 정립이 되어야 되겠읍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원자탄이 군사적 우열을 가렸다면 이제는 전자정보 발전 여하가 승패를 판가름하게 됩니다. 이것은 KAL기 사건에서도 생생히 경험한 바가 있읍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양적인 군비보다는 첨단기술에 의한 질적 군비태세가 시급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확고한 정신전력을 갖추는 것만이 안보의 요체임을 역설해 둡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다음은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먼저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뤄야 할 예산안에 대한 것입니다. 정부는 내년도 일반회계 세출규모를 금년도 수준으로 동결하고 5500억 원의 흑자를 내겠다고 하였읍니다. 우리는 이를 전적으로 환영합니다. 그러나 조세저항이 심각하고 서민의 세 부담은 한계를 벗어났는데 조세부담률 20.6%는 지나친 것입니다. 흑자예산도 중요하나 이를 뒷받침할 국민경제의 여력이 없읍니다. 재정의 흑자를 위해 가계의 적자를 요구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따라서 우리 당은 내년도 세입예산안도 금년도 수준으로 함께 동결할 것을 요구합니다. 나는 국민의 조세부담 삭감이 우리 국회의 전통적인 의무라고 확신하며 우리 당은 이러한 인식 아래 이번 예산심의에 임할 것임을 명백히 밝혀 둡니다. 덧붙여 동결예산이란 이름 아래 정부 지원을 가계지출로 전가시키려는 어떠한 공공요금의 인상도 반대함을 아울러 밝혀 두는 바입니다. 본 의원은 명성 사건과 영동개발 사건에 대한 국민의 공분을 한 번 더 정부 여당에 엄중히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와 같은 사건이 연달아 터지는 이유는 크게 봐서 두 가지 때문입니다. 그 첫째는 우리 국민경제의 운동법칙이 거의 비도덕적, 비윤리적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현상이 최근에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정부 여당이 구시대의 잔재라고 변명하지만 유신정권하에서도 이처럼 도덕적 타락, 배신적 타락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1차적으로 책임져야 할 전 장관이 아직도 권력의 요직에 건재하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읍니다. 정부 여당의 책임을 촉구합니다. 도덕과 윤리를 잃어버린 경제발전은 겉보기가 아무리 화려하다 해도 실은 심장의 질환을 키워 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 두 번째 이유는 부동산투기가 용인되는 정책 부재에 있읍니다. 명성 사건과 영동 사건의 요점은 지극히 간단합니다. 은행 빚 3할 정도만 부동산투기를 하면 빚 갚는 데 별 지장이 없다, 권력을 동원하건 뇌물을 동원하건 대출만 받으면 한탕할 수 있다, 사기면 어떠냐 이런 것입니다. 실제로 명성의 겨우 사취자금의 2할 정도를 토지매입에 사용했을 뿐인데도 은행 측은 채권확보에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읍니까? 부동산투기 수익이 용인되는 한 금융부조리는 앞으로도 거듭될 수밖에 없다고 나는 단언하며 차제에 부동산투기 근절대책이 확고히 수립될 것을 요구합니다. 덧붙여서 공권력과 재벌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공권력은 국민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재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존재할 뿐입니다. 따라서 공권력은 재벌의 자기이익 추구가 곧 국민의 이익과 합치되도록 조정해야 할 책임이 있읍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자율이란 허울이 방치됨으로써 국민경제질서가 흔들리고 있읍니다. 나는 정부가 자신의 도덕기준을 조속히 회복하여 재벌과 국민경제 간에 이익조정 기능이란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우리 당은 이러한 방임이 계속될 때 그것은 재벌과 공권력의 유착이라고 경고해 두는 바입니다. 또 하나 국민경제의 암적 요소는 외채문제입니다. 정부는 해결할 자신이 있다고 하지만 올해도 외채규모는 또 1할 이상 불어날 것이 확실합니다. 브라질의 외환부도를 보아 온 우리는 420억 불 외채를 생각할 때 공포감마저 생깁니다. 국내의 부도사태는 인플레만 각오하면 조폐공사에서 뒷감당을 해 줍니다. 장 여인 사건, 명성ㆍ영동 사건의 수습이 다 이런 식입니다. 그러나 외환부도는 전혀 사정이 다릅니다. 획기적인 외채 축소대책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야당의 협력이 요구된다면 우리 당은 기꺼이 응할 용의가 있읍니다. 우리 당은 특별히 농촌문제에 언급코자 합니다. 지금 농민은 농사를 지어도 수지가 맞질 않습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가구당 23만 원가량의 적자가 났읍니다. 그러니 농가부채는 이제 농가당 150만 원이 넘었읍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농민의 마지막 기대인 추곡수매가와 수매량을 동결한다니 이것은 농민 우롱정책이 아닐 수 없읍니다. 물가안정, 양특적자 해소, 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영농비가 다 올랐는데도 유독 수매가만 안 올린다니 농민만 희생당하란 말입니까? 영농비는 정부 방식대로 계산해 보아도 10.3% 올랐읍니다. 따라서 수매가도 최소한 10.3% 인상하고 또한 농민이 희망하는 대로 전량을 현금 수매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정부는 제5차 5개년계획을 수정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이 수정은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른 수정에 그치지 말고 본질적인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산업구조는 해외의존도가 높아 국제경기가 불황이면 사경을 헤매 왔고 외채위기마저 몰고 왔기 때문입니다. 또 저임금ㆍ저곡가체계로 소득불균형이 누적되어 사회문제화되고 있고 내수시장이 불황에 허덕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경제도 내수산업을 육성시키고 해외의존도를 낮추며 부의 균형분배를 통한 안정과 사회복지 향상을 위해 제5차 5개년계획이 전면 재작성될 것을 촉구합니다. 다음으로 본 의원은 우리 사회의 타락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생기를 잃고 불신, 불안, 부정이 판치는 3불시대가 되고 말았읍니다. 이성이 있다면 한탕하려는 타산 뿐이며 신념이 있다면 나만은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뿐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전 인구의 40% 이상이 셋방살이 신세이며 근로자의 반 이상이 생활급 미달의 수준입니다. 그런데 억대의 뇌물과 주급 200만 원은 웬 말이며 지도급 인사의 자녀 혼숫감으로 아파트와 밀감 밭이 오고 간다는 말은 이것 도대체 웬 말입니까? 선량한 국민들은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읍니다. 이 사회는 발랄한 기상도 도덕도 가치관도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오로지 야구장의 자유와 주간지의 자유만이 범람하고 있을 뿐입니다. 정부에 계신 여러분! 사회는 밀림이 아닙니다. 힘이 곧 정의일 수 없읍니다. 정직과 성실이 정의이어야만 합니다. 흐르지 않으므로 썩는 사회, 닫혔으므로 막히는 사회 이것이 곧 오늘날 모든 병리의 근원이라는 것을 우리 당은 분명히 지적해 드리고자 합니다. 흐르지 않고 막힌 것의 하나가 바로 언론입니다. 오늘의 언론규제는 이제 상식이라 그 자유를 주장하는 것이 도리어 낯설 정도가 되어 있읍니다. 자유당 때는 ‘무엇무엇을 쓰지 말라’는 정도였읍니다. 따라서 국민은 그 공백을 보고 대강 짐작할 수 있었읍니다. 물론 공화당 때도 그랬읍니다. 그러나 그때는 그 공백을 메꾸게 함으로써 한술 더 떴읍니다. 그럼 지금은 어떠합니까? 아예 ‘이렇게 이렇게 써라’는 식이 아닙니까? 원고를 작성해 주고 편집까지 끝내 주는 꼴이 되어 있읍니다. 심지어 인사문제까지 간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누가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도대체 우리는 문공부장관이 언론통제의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되었다고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누가 뭐래도 언론만 장악하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발상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정부는 언론의 책임을 강조하지만 언론의 책임은 곧 비판입니다. 비판 없는 언론은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가치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문보다 소문이 더 난무하는 것입니다. 정부는 신문이나 방송보다 소문이 더 발이 빠르다는 것을 아셔야 될 것입니다. 도대체 바웬사의 기사는 대서특필하면서 왜 우리의 노조투쟁은 단 한 줄도 비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필리핀의 반정부데모는 특종 취급하면서 왜 우리의 학생시위는 아예 묵살합니까? 또 1단으로 누가 구속된 정도만 다루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 당은 만성적 경화증 에 빠진 이 언론을 소생시키는 것이 곧 국력을 소생시키는 길이라는 것을 강력히 주장을 합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정치하는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은 학원 문제입니다. 민족의 심장이라 할 대학이 권력의 적선지대 가 되어 쫓고 쫓기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입니까? 교수와 학생으로만 구성되는 대학이 언제부턴가 주변에는 사복형사와 기동대의 상주지대가 되어 버렸읍니다. 심지어 송암교회 사건이 보여 주듯이 교회에 경찰이 난입하고 최루탄을 쏘는 정도가 되었읍니다. 이것은 국민의 정신적 자유까지 제약하는 것입니다. 금년 들어 소위 불법집회, 시위, 유인물 살포건수는 작년보다 3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 한 달 동안 구속되어 학원 밖으로 추방되는 학생 숫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읍니다. 정부는 아직 휴교한 대학이 없는 것을 들어 면학분위기를 이야기하나 대학엔 이제 열 문도 닫힐 문도 없읍니다. 국무총리! 우리 당은 졸업정원제 폐지를 누차 주장한 바 있읍니다. 교수평가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그 유명한 나폴레옹이 육사 졸업 당시 특히 지휘능력 점수가 나빴다는 기록을 본 일이 있읍니다. 또 로마의 네로가 어릴 적에 그의 가정교사인 유명한 철학자 세네카로부터 특히 인격이 중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기록을 본 일이 있읍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우리가 다 알다시피 절세의 지휘자가 됐으며 네로는 세기의 폭군이 되었읍니다. 인물평가란 이처럼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대학에서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는 말입니까? 이 모두가 분명히 의도가 보이는 장치라는 것을 우리 모두 천하가 다 아는 일입니다. 정부는 이제 화합의 전기로 삼기 위하여 학교에서 쫓겨난 모든 교수, 학생들을 즉각 복교, 복직시키고 학원의 자율성을 회복시킬 것을 거듭 주장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본 의원은 지금까지 이 시대의 난제들을 지적하고 우리 당의 입장을 밝혔읍니다. 이 시대의 진단은 한마디로 민주의 결핍이요 그 처방은 한마디로 민주의 회복에 있는 것입니다. 제5공화국은 유신의 부정 위에서만 가능합니다. 이것은 정치적, 역사적 귀결입니다. 따라서 민주개혁은 이 정부의 권리가 아니라 당연한 의무인 것입니다. 정부가 진심으로 새 시대의 막을 열기 바란다면 이제 환상적 구호 대신에 구체적인 실증을 보이시기 바랍니다. 국민의 마음을 이어 주는 끈은 강요가 아니라 화해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진실입니다. 국민은 지킬 만한 가치가 있을 때 자기 열정을 바칠 것입니다. 이 일은 민주개혁만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국민은 해야 할 도리를 다했읍니다. 특히 우리 민주한국당은 어려운 시기에 동참하여 때로는 내연 하고 상처받으면서까지 제1야당의 책무를 다했읍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지금까지 대화로 뭐가 이루어졌읍니까? 이제 여러분의 차례라는 것을 분명히 본 의원은 밝혀 두는 바입니다. 여러분! 성서에 ‘하느님이 세우지 아니하면 그 세움이 헛되며 하느님이 지키지 아니하면 그 지킴이 헛되다’는 말이 있읍니다. 마찬가지로 국민이 세우지 아니하면 모든 것이 헛되며 국민이 지키지 아니하면 그 어떤 권력도 헛된다는 말을 끝으로 본 의원의 말을 줄이겠읍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이성수 의원께서 한국국민당을 대표한 연설을 해 주시겠읍니다.

한국국민당의 이성수입니다. 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본 의원은 오늘 정치 일선에서 국정의 일역을 담당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읍니다. 과연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며 우리 국민은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 실로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우리 국민은 지금 가장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상식을 초월한 대형사건 사고의 연속에서 온 국민이 받고 있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은 이제 그 한계에 처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국외에 있어서는 얼마 전 KAL기 사건과 함께 버마 폭발사건은 온 국민에게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분노를 함께 안겨 주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순간적인 현지 폭발물 투척사건이 아니라 사전에 부설해 둔 장치 사건으로서 이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었다는 점에서 국민적 통분은 더했던 것입니다. 국내에 있어서는 금융기관을 발판으로 하여 야기되고 있는 많은 사건들이 우리 사회를 혼란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읍니다. 작년 장 여인 사건을 필두로 하여 명성 사건, 영동 사건으로 이어진 천문학적 규모의 대형사고 등은 정부 당국이 무어라도 주장하고 변명해도 이것은 단순한 은행창구에서 벌어진 금융사고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질서 전체를 교란시킨 크나큰 경제 사고라고 보는 국민적 인식이 굳어져 가고 있는 것이며 바로 여기에 국민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잇달아 일어나고 있는 사건 사고들을 바탕으로 생각할 때 이 나라는 전대미문의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가경영의 대임 을 수행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이 정부가 선택해야 할 길은 무엇인가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자책해야 할 분명한 시점에 처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우선 이 정부는 정부로서 해야 할 본래적 소임을 완전히 수행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온 국민은 정부가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새로운 대처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받고 있는 시대적 고통은 이 같은 사건 사고에 그치지 않고 있읍니다. 기성질서에 승복하고 동화되는 것만이 가능할 뿐 이에 대한 이론이나 반론제기가 제약되고 있는 정치현실 또한 국민적 고난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현행 정치질서에 대한 국민적 회의가 날로 늘어 가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을 탈피하라는 사회적 항변이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한편 우리의 언론은 지금 어떠한 지경에 처해 있읍니까? 무거운 침묵을 계속하고 있는 이 나라 언론은 옳고 그름에 대한 비판이 불충분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여실히 말해 주고 있읍니다. 이것은 우리 언론이 갖고 있는 사회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의 마멸 이나 비판의 소재를 찾을 수 없는 이른바 천하태평의 세월이 가져다준 당연한 귀결이 결코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타율적 제약에서 비롯된 강요된 침묵일 것입니다. 언론의 침체는 사회의 침체를 말하는 것이고 침체된 사회에서 국가적 발전을 기하려고 하는 것은 하나의 허상이며 위선에 불과할 것입니다. 국민적 권익이 국민 자신에 의해 스스로 지켜질 수 있는 민주국가의 기틀은 곧 언론의 자유에 있음을 이 정부는 분명히 각성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언론에 대한 각종 구속수단의 철폐와 함께 언론의 자율적 창달이 가능할 수 있는 제도적, 관행적인 개선책이 하루바삐 수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고 국민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는 비만한 정부, 그 정부의 군살을 이제 과감히 잘라 내야 할 시대가 왔읍니다. 우리 당이 일찌기 주장한 작은 정부, Less Government 이 간소한 정부의 실현은 이 시대의 공통된 인식으로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당면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국민의 짐을 덜어 주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짐이 되고 있는 급박한 현실 상황에서 방만한 정부조직의 일대 정비는 그 누구도 부인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국가적인 당위로 재인식 실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사회의 기능이 다기화되었다든가 국민복지의 구현을 위한 행정수요가 팽창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등등의 이러한 어떠한 구실과 변명도 국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정부’, ‘비대한 정부’에 대한 보호수단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간소한 정부는 ‘적게 다스리는 정부’가 ‘최선의 정부’라고 하는 민주정부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 정부가 지금까지 이에 대한 실천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민주정부에 대한 신념의 결여로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 제국도 간소한 정부를 지향하고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며 특히 오일쇼크 이후 사회ㆍ경제체제의 대전환이 요구되어 비대화된 행정기구와 조직을 대폭 축소, 정비함으로써 국민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최대로 보장하고 국민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최대로 보장하고 국민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국가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세계추세임을 다시 한번 재음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본 의원은 또다시 주장하거니와 근본적으로 민간에게 넘길 수 없는 업무, 정부만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업무를 제외하고는 일체의 업무를 민간에게 이양시킴으로써 정부와 국민이 수레의 두 바퀴처럼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차제에 본 의원은 이와 같은 간소한 정부의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학계, 정당, 언론계 등 순수한 민간인으로 구성되는 대통령 직속의 ‘행정개혁추진위원회’ 설치를 강력히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 추진위원회는 사실상 기존 정부조직의 비호 방편이 되어 왔던 과거의 관료들로만 구성되었던 행정개혁위원회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을 달리하여 정부적 차원이 아니라 국민적 차원에서 정부의 조직과 기능 전반을 재점검하고 이에 대한 쇄신책을 강구하는 국민기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의장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까지 본 의원은 우리가 처하고 있는 국가적 현실을 한두 가지 측면에서 조명해 보았읍니다. 이제 본 의원은 시국수습을 위한 제안을 말씀드리면서 우리가 맞고 있는 시대적 위기를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입니다. 첫째, 국가경영의 일대 전환을 이룩하기 위한 정부 스스로의 각성과 자기로부터의 개혁을 다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적 어려운 현실은 분명히 국가경영 철학의 빈곤에서 비롯된 것일 것입니다. 새 시대의 개설이라는 명제 아래 국민과 기성질서를 대상으로 하여 벌려 온 개혁의지의 결과가 스스로 퇴색되었다고 자탄해 마지않는 오늘의 서글픈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에 비추어 이와 같은 자신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은 절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에 대한 개혁은 정치권력의 도덕성 회복과 집권에 대한 올바른 국민적 책임의식의 소생으로부터 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정부 윤리에 대한 근본적인 자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경영 철학의 재정립이 이뤄져야 할 절박한 시점임을 재삼 강조하는 것입니다. 둘째, 국회 활성화를 통해 정치부재를 타개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경색된 정치질서는 말할 것도 없이 모든 사회현상을 고식적 으로 조감하고 있는 정치도덕의 타락이 가져다준 결과일 것입니다. 민주를 바탕으로 한 참다운 정치기조에 대한 국민적 자각과 반성 그리고 이에 따른 도전이 야기되고 있음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때문에 정치 무력화를 통해 기성제도에의 동화를 강요받는 정치적 독선은 반드시 타파되어야 합니다. 단적으로 말씀드려서 우리의 정치부재 현상은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작금의 국회가 이를 말하며 그 본보기가 바로 정치의안에서 역력히 드러나고 있읍니다. 이른바 정치의안은 기성 정치질서의 골격이 되고 있는 기본제도 또는 정책의 보호를 위해 정부 여당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의안 등을 총칭하고 있는 말입니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한국적 정치풍토에서만 가능할 수 있는 의회정치상의 치부임에 틀림없읍니다. 정치의안으로 묶어 야당이 제안한 모든 의안을 제한 연기하려는 것은 원천적으로 의원발언권의 직접적인 제약이며 국회입법권에 대한 봉쇄행위로 간주될 수밖에 없읍니다. 국민 세금으로 편성하는 국가예산의 심의절차를 완전하게 보강하고 방만하고 편의적인 행정부에 대한 국민대표권의 올바른 행사를 구현하려는 국회법의 개정, 획일적인 중앙행정권력의 횡포로부터 지방주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온 국민의 정치참여 폭을 확충하여 민주발전을 기하려는 지방자치제 실시, 언론에 대한 직접 간접의 관권 간섭을 최대한으로 배제하여 자유언론의 근간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언론기본법의 개선, 위기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는 농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양곡관리법을 위시한 농촌관계법의 시정 등이 어떻게 정치의안의 범주에 묶여 정부 여당에 의해서 타결이 지연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이제 정부 당국은 국정운영과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비민주적 제반 제도의 개폐를 위한 야당의 입법활동을 곧 기성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보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국가ㆍ국민적 차원에서 이를 허심탄회하게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설정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11대 국회 초반에 제안되어 3년여를 끌어온 소위 정치의안들을 이제 여야의 화합과 대화로 일괄 타결함으로써 국민적 여론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정치의안에 대한 정부 여당의 경색된 자세를 예시하면서 우리의 정치부재 현상을 말씀드렸읍니다만 정치를 대신한 정략 동참을 빙자한 순응 등 힘의 정치를 청산하여 참다운 정치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세째, 진정한 대화와 화합정치를 구현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국민총화, 대화 그리고 화합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읍니다. 그런데 최근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국내외의 대사건들이 일어나가 정부는 지금 민심수습의 대명제로 대화와 화합이라는 처방을 내놓았읍니다. 이것은 종래 정부와 여당이 알찬 대화와 화합이 없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며 다시 말해서 종전까지의 대화와 화합은 일방적인 복종과 강요밖에 없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면 당리당략을 떠나서 모든 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참다운 화합의 길은 무엇이고 그 실천방안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제시가 마땅히 있어야 할 것입니다. 대화와 화합에 대한 유례없는 강조에도 불구하고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참다운 의미의 대화이며 화합인지 아직도 분명한 정치관행으로 확립되어 있지 않고 있읍니다. 본 의원은 적어도 사회의 구조적 다양성을 균형 있게 조성함으로써 일어나는 컨센서스가 바로 화합이라고 보며 화합의 요체는 민심의 소재를 파악 이를 공감하고 공유하는 데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심은 ‘민의’라는 이름으로 국회에 의해서 온전하게 대변되어야 하고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을 통해서 자유롭게 표출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국정 전반을 민주적인 정상상태로 회복시키는 길만이 바로 화합으로 가는 길이며 일방적 강요가 아닌 설득과 이해와 양보가 전제된 쌍방의 평등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만이 진정한 대화정치가 될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본 의원은 화합정치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해서 정치규제의 해제를 강력히 촉구하고자 합니다. 민주정치의 원천은 자유에 있는 것입니다. 말만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참다운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유지할 수 있는 민주적인 제반 조치가 수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구시대 청산을 앞세웠던 이 시대가 구시대적인 정치양태라고 할 수 있는 정치규제를 계속한다는 것은 분명한 자기모순이며 자기배신이라고 볼 수밖에 없읍니다. 이제 나름대로 이해할 이유와 명분하에서 정치규제를 했다 하더라도 새 시대 4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해제할 때가 된 것이며 마땅히 또한 해제돼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치규제의 해제와 함께 이 정부는 기성질서의 내외를 구별 없이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자신 있는 정치를 통해서 화합정치의 바탕이 사회 저변에 완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때문에 학원을 포함한 재야의 모든 논의들을 거침없이 수용하고 소화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온 국민의 화합과 단결을 재환기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국가적 차원에서 구속되어 있는 학생을 비롯한 모든 인사들의 자유화조치는 더 이상 지체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으로 받아들여 반드시 결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은 진실합니다. 화합적 단결이 시대적 소명이며 국민적 희원 이라고 볼 때 이러한 국민의 진정한 희원을 끝까지 거역할 수 있는 힘은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다는 민주의 절대적인 가치를 우리 모두 깊이 새겨야 합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헌법 개정문제와 조기 총선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날로 심화되어 가고 있읍니다. 이미 우리 당은 온 국민이 원하는 방향에서 국정운영의 근간이 되는 헌정체제를 올바르게 정비해야 한다는 것을 이 정부가 출범과 함께 즉시 천명한 바 있읍니다. 익히 아시는 바와 같이 대통령선거제도가 직접선거가 아닌 간접선거제도라는 점에서 이 시대의 헌정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납득이 어려웠고 기대충족을 기하지 못했다고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대통령선거제도는 지난날 직접선거의 폐단만을 일방적으로 표면화시킨 집권세력의 자의에 의해서 간접선거제로 전환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시각일 것입니다. 물론 직접선거제나 간접선거제가 갖는 문제점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 같이 운위할 수는 있겠지만 이 시점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의 대통령만은 우리 자신인 국민 스스로의 손에 의해서 선출하려고 하는 것이 온 국민의 한결같은 여망이며 여론이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직접선거제도는 이 시대가 맞고 있는 최대의 민원이며 최대공약수이며 또한 민권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차제에 본 의원은 이 자리를 빌어 우리의 선거제도 전반을 쇄신하기 위한 ‘선거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국회 안에 설치할 것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이 특별위원회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첫째,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정부가 직면한 최대의 국민 여망인 대통령선거제의 직접선거제로의 재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의 선거풍토에서 금력과 권력 등 일체의 부패ㆍ타락적 요인을 배제시킬 수 있는 원천적인 대책들을 제도적 장치로써 보장시켜야 할 것이며, 세째는 지역선거구의 조정, 투․개표과정의 공정성의 함양, 전국구 배분의 합리화, 선거운동의 확충 등 온 국민의 신성한 투표권을 완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선거제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는 선거에 의해서 유지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기초이며 대전제조건이 되고 있는 선거는 우선 제도적 측면에서 국민의사가 빠짐없이 수렴되어야 할 것입니다. 분명한 국민총의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는 대통령직접선거를 위한 헌법의 개정과 공명정대한 국회의원선거를 위한 국회의원선거법 개정이 동 특별위원회의 구성과 함께 반드시 실현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한편 조기 총선설과 이에 대한 정부의 견해가 확실히 밝혀짐으로써 더 이상의 불필요한 사회적 물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어떠한 이유에서 간에 이 정부에 의해서 조기 총선이 계획되고 있다면 이 정부는 헌정질서를 스스로 파괴한 것에 대한 국민적 지탄을 결코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경고하는 바입니다. 우리의 정치현실이 정치부재로 표현되고 있는 바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경제현실도 경제부재로 규정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부실하고 허약한 국민경제의 구조를 상기한다면 이 같은 경제부재의 현실적 인식을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우리 경제의 최대의 고통인 부채를 통해서 경제부재를 직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채는 GNP의 60%를 육박하게 되고 상환원리금만 하더라도 연 60억 불에 달하여 GNP의 약 10%에 해당하고 있는 경제현실은 이른바 지속적인 경제성장, 계속 안정되고 있다는 물가 등 외형적인 지수를 바탕으로 한 정부 주장은 한낱 가식에 불과하며 사실상 우리 경제가 하나도 내세울 것이 없는 난항의 참담한 현실에 놓여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외채는 그 규모의 방대함도 물론 문제이지만 GNP와 비교해 보았을 때보다 심각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의 GNP와 대비한 외채비율이 57%로서 이것은 IMF나 국제차관은행의 준관리국가로 전락해 버린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를 앞지르고 있는 사실입니다. 특히 단기외채의 비중이 외채총액의 38%에 해당되는 것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무거운 악성외채로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한눈으로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외채상환비율 즉 DSR 가 정부는 15% 운운하고 있지만 단기외채를 포함하면 30%에 달하고 있고 상환능력에 대한 일대 적신호가 아닐 수 없읍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의 경색으로 인한 가산금리의 상승으로 차관조건이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서 신규 차관의 95%를 원리금 상환에 충당하는 것은 이른바 빚을 갚기 위하여 빚을 얻어내야 하는 지극히 높은 차환율로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 같은 엄청난 외채에 대한 올바른 문제의식을 조속히 회복하여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방안의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국제신인도나 상환능력을 운운하면서 안이한 입장을 견지하고 불요불급한 외채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정부 처사는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며 고갈되어 가고 있는 국내 저축기반의 증대를 위한 과감한 시책 수립과 다분히 외형적인 확대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에 대하여 반성을 가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경제는 사실상 외국의 종속경제로 파산시키지 않겠다는 이 정부의 확고한 외채관리 대책이 시급히 규명되어 더 이상의 국민 출혈이 강요되지 않도록 경고해 두는 바입니다. 다음은 부의 편재현상으로서 국민경제의 조화와 균형이 파괴되어 있다는 사실에서도 이 나라 경제부재 현상을 또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1980년 통계에 의하면 50대 재벌의 총 매상고는 28조 5000억 원으로 당시 국민총생산의 81.37%이고 10대 재벌의 매출액만 보더라도 GNP의 43%를 점할 만큼 부의 편재현상이 노골화되어 있읍니다. 부익부 빈익빈으로 지탄받아 온 이 같은 부의 왜곡현상이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은 농어민을 포함한 서민대중과 중소기업자들이 도저히 지탱해 나갈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반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 경제는 이제 생산과정도 중요하지만 분배과정을 더욱 중시하는 말하자면 종래의 지수 위주의 부국정책에서 부민정책으로 재정비되어 부의 사회적 균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농촌현실과 임금근로자의 핍박은 이 나라 경제부재를 더욱 실감하게 하고 있읍니다.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미명 아래 임금을 동결하고 수매곡가를 묶어 농가소득을 희생시키고 있는 처사는 근로자와 농민의 노동대가로 물가를 잡아 보겠다고 하는 구차한 경제정책의 한 단면을 웅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시근로자들의 유일한 생존수단인 근로임금을 동결한 것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저소득으로 영위하는 임금근로자의 생존권을 도외시한 부도덕한 경제정책이라고 지적되어 마땅할 것이며 이농, 곡가 때문에 같은 국민이면서도 같은 삶의 조건을 누리지 못하는 1000만 농민의 한결같은 항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하곡수매가를 동결한 정부가 또다시 추곡수매가마저 동결하려고 하는 것은 실의와 자탄에 빠져 있는 농촌위기를 무시한 대표적인 정부의 졸책이라고 질책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이 정부의 파행성 경제정책은 현행 조세구조에서도 역력히 드러나고 있읍니다. 70%에 달하는 간접세 비중은 저소득 서민대중을 잔혹하게 괴롭히는 우리 조세구조의 문제성을 대변해 주고 있읍니다. 간접세의 중심세종인 부가가치세에 대한 개폐논쟁이 계속 야기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간접세 비중을 대폭 하향 조정함으로써 조세구조를 민주화시켜 서민의 세금압박을 완화시켜야 할 것이며 완전한 조세법률주의에 입각하여 과세권력의 남용을 제거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정부가 국회에 기히 제출한 바 있는 84년도 예산에서도 경제정책의 허구를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기 시작한 금년 초부터 예산동결을 주장해 왔고 이 같은 동결을 경제정책의 긴축기조와 연관시켜 온 국민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 왔읍니다. 더구나 84년도 예산은 이러한 정부의 동결주장이 얼마나 위선이며 가식이었는가를 단적으로 말씀해 주고 있읍니다. 본 의원이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84년도 예산은 결코 83년도 예산규모의 동결이 아니라 83년도 예산보다 5.3% 5500억 원이 증가한 팽창예산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84년 예산은 당초 정부가 주장한 대로 83년 예산규모의 동결예산이 될 수 있도록 마땅히 수정해야 할 것이며 바로 이 같은 바탕 위에서 우리 당은 명실상부한 동결 균형예산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한 삭감투쟁을 벌일 것이며 국민담세 한계 역시 금년도 수준으로 완전히 동결하는 데 진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우리 경제 역시 지금 자체적 반성과 자각을 토대로 일대 수술을 받아야 할 결정적인 전환기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경제의 자성은 많은 중진국들이 선진국이 되지 못한 채 중도 탈락된 냉엄한 역사적 사실 속에서 더욱 절실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때 경제적 융성을 향유했던 이집트, 아르헨티나 그리고 폴란드, 항가리, 체코 등 동구 제국들이 이 같은 역사적 교훈을 남긴 대표적인 나라들입니다. 선발 경제개발국이 되었다고 스스로 자찬하는 우리 경제도 이제 자만과 과욕과 부패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경계를 통해서 이러한 역사적인 전철을 밟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저물가 저금리 저환율의 3저정책으로 표현되는 정부 경제정책의 3대 기조에 대한 대내외적 일고 있는 도전적인 요인을 열거하면 400억 불에 달하는 외채와 10조가 넘는 재정부채와 35조가 넘는 기업채무와 2조 5000억 원이 넘는 농가부채 등 빚더미 위에 올라앉은 껍데기뿐인 부채경제, 도시와 농촌, 부자와 빈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드러나고 있는 부의 격차심화와 무더기 도산상태에 직면해 있는 이른바 굴지의 해외건설업체들, 1000%를 상회하는 부채 속에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많은 기업들의 재무구조, 대형사고들을 결과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 바로 이런 것들이 우리의 사랑하는 나라요 우리의 경제현실인데 어찌 경제적 발전을 이야기할 수 있는 성장만을 자랑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분명히 정부는 경제철학과 사상을 재정립하면서 경제정책의 일대전환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일대전환의 기저에는 공정한 소득정책을 수반한 국민후생이 완전하게 조화를 이룸으로써 인간 없는 형식성장은 결코 국가발전으로 승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경제적 자유가 정치적 자유에 의해 완전히 보완될 때 진정한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민주주의의 성숙이 없이 경제적 발전만으로 절대적으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뼈아프게 각기 하여야 할 것입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특징을 성찰해 볼 때 가치관의 전도로 사회도덕과 윤리가 혼돈되어 있고 인간의 얼굴을 찾아볼 수 없는 불신사회로 전락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읍니다. 강자의 논리가 곧 정의로 호도되고 약자에 대한 강제와 억압이 미덕으로 수식되며 책임전가로 중대한 과오가 무산되어 버리며 아부와 기교가 충직과 성실을 파괴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혼란과 분열은 더욱 조장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 권력과 소득이 파행적으로 편재되어 있고 민주사회의 근간인 다양성이 맹목적인 획일주의로 통제됨으로서 우리 사회는 탄력성을 잃고 경색되고 있으며 자실 과 허탈과 허무 그리고 이에 따른 포학과 염세의 양극으로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이리하여 우리 사회는 물질만능의 배금주의와 한탕주의, 찰나주의가 만연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서 야기되는 수많은 문제들은 날로 기록을 갱신하는 흉악한 거대사건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인간의 평가기준이 권력의 강도나 부의 소유 정도에 의하여 설정되고 판단됨으로써 인간이 인간으로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전도된 사회가치관을 시급히 바로잡고 상실된 인간성을 회복하여야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구호나 제창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고 정치ㆍ경제ㆍ사회적인 제반 비리와 부조리를 정부 스스로가 척결함으로써 온 국민의 가치기준과 사회의식을 선도하는 데 얻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학원 문제와 청소년 문제는 정부와 우리 기성인들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국가적 과제라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오늘의 학원사회는 문자 그대로 우울과 체념과 폐쇄에 휩싸여 있읍니다. 그들의 잘잘못을 탓하기 이전에 기성질서와 우리 기성인들의 잘못을 스스로 뉘우쳐 볼 수 있는 금도와 아량이 우선 전제될 때 학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색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 의원은 기성질서를 반성하면서 분망과 자유와 패기가 청년시대의 체질이고 학원문화의 본질이라는 인식을 갖고 오늘의 학원을 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본 의원은 사회 전반에 대한 건전한 의사표시를 포함한 모든 교내활동을 학원 내에서는 완전한 자율성을 존중하고 그 대신 학원 밖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사회물의는 과감히 조치한다는 일대 영단을 이 정부에 요구하는 바입니다. 한편 그들의 이상과 너무나 동떨어진 사회현상을 보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그 가치의 혼돈과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며 여기에서 오는 자기모멸이 사회적 저항으로 나타나는 것 또한 일방적으로 나무라기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때문에 이 문제 또한 우리 기성세대를 위시한 전 사회적인 일대 자성운동으로 통하여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한 역사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윤리의 뒷받침 없이는 나라와 사회가 결코 발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지적해 두는 바입니다. 우리가 맞고 있는 지금과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과 시국의 중대성은 이 같은 역사적 교훈 속에서 체험한 윤리의 진정한 가치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중요한 전환기에 서 있음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국민은 국민 된 윤리를 다하고 정부는 정부의 윤리를 올바로 지켜 나갈 때 우리 앞에 밀어닥친 엄청난 수난과 시련은 반드시 보람 있고 값있는 결실을 기약해 줄 것입니다. 끝으로 본 의원은 국가ㆍ국민적 차원에서 화합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연설을 맺을까 합니다. 우리가 맞고 있는 지금의 국가적 환난은 오직 화합에 의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합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합은 제창과 주장만으로 다져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이 화합의 대전제와 조건은 위선과 가식이 없는 진실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맹목적인 아부와 추종이 아닌 설득과 이해가 진정한 참여로 승화되어야 하며 비판과 선택이 가능한 자유와 자율의 창달로 진정한 사회결속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대화합의 구현으로 과거와 다른 현재, 현재와 또 다른 발전된 내일을 위한 일대 전환적인 전기를 마련하는 데 우리 다 같이 협력하도록 합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은 민주정의당을 대표한 정석모 의원의 연설이 있겠읍니다.

민주정의당 정석모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 세계를 향한 우리의 장엄한 대행진은 시작되었읍니다. 우리는 지금 결의에 차 있고 세계사적 진운 또한 우리 편임을 확인케 하는 시점입니다. 지난 2개월 동안 KAL기 피격사건과 버마 암살폭발사건 등 크나큰 국가적 시련 속에서도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고 끝까지 인내하면서 나라의 안정과 평화를 갈구했던 온 국민의 의연한 자세와 슬기로움에 대해 본 의원은 먼저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들과 함께 마음 든든하게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경황 중에도 IPU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룬 의원 여러분들과 사후수습에 유루 없이 치밀하게 대처하고 맡은 바 직분에 충실했던 모든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또한 그동안의 모든 시련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새로운 각오와 굳건한 결의로 출범한 새 내각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격려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우리 모든 국민들이 이 엄청난 인류사적 참사의 아픔을 최단시일 내에 치유하고 심기일전하여 국운개척의 새로운 도정에로 힘찬 발걸음을 옮기게 된 것은 수많은 외침 속에서도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웠던 우리 민족의 강인한 정신력과 문화민족으로서의 슬기 때문이라 하겠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 온 국민의 기대 속에서 탄생한 이번 새 내각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제5공화국의 이념을 이 땅에 뿌리박고 청렴정치와 대화정치를 통해 국민화합과 정치선진화를 이룩하고자 노력해 온 우리 민주정의당의 대표위원이 총리로 임명되었다는 사실에서 발견할 수 있읍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명실상부한 공동운명체로서 책임정치가 보다 철저히 구현되고 정당정치가 더욱 활성화되리라는 점을 확신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집권 민주정의당의 역할과 책임을 폭넓게 늘려 나가겠다는 대통령각하의 국민에 대한 약속이 실현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읍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제5공화국이 추구하는 국민화합과 정치 선진화작업 또한 진일보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실천만이 요구되고 있을 뿐입니다. 각자의 직분에 따라 주저함이 없이 실천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뜨거운 조국애를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두 분 동료 의원의 말씀 가운데에 대통령선거제도의 개정을 언급했읍니다마는 이는 곧 헌법 개정을 전제한 것으로 본 의원은 이해하고 있읍니다. 헌법논쟁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정치혼란의 악순환을 초래했던 과거의 쓰라린 헌정사를 기억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러한 개헌주장이 하필이면 이 시기에 제기되어서 이 나라와 이 정국을 어디로 몰고 가려고 하는 것인지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오늘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끝없는 개헌논쟁이 아니라 우리의 헌법을 우리의 손으로 지키고 가꾸어 가는 정치적 전통을 하나하나 쌓아 가는 데 있다고 본 의원은 생각합니다. 이러한 전통을 쌓아 가는 과정이 곧 민주정치인 것입니다. 민주적 전통을 쌓으려는 노력 없이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것은 합당한 일일 수 없읍니다. 지금은 헌법 개정논의를 할 때가 아닙니다. 적어도 우리 민정당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중산층을 위시한 대다수 국민들은 정치적인 격동을 원하기보다는 정치적인 성숙과 안정을 원하고 있읍니다. 오늘의 남북관계나 국민경제의 전망이나 국내정치의 안정의 필요를 감안할 때에 헌법 논의보다는 국민적 화합과 민생의 안정을 위해서 정치력을 발휘할 시점이라고 본 의원은 확신합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국운개척의 대장정은 시작되었읍니다. 오직 국민화합을 바탕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뿐입니다. 국민화합은 신뢰받는 정부로부터 출발되는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행정운용에 반성할 점이나 개선할 점이 없었는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과거에 흔히 볼 수 있었던 구호행정이나 전시행정은 발본색원되어야 함은 물론 공직사회의 오랜 폐습으로 지탄되어 온 무사안일 또한 철저히 배격되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공직자들은 국민의 공복이라는 의식을 한층 더 높여 사생활에서부터 공직생활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모범이 되고 신뢰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문제를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민심의 소재를 능동적으로 파악하여 국정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이 지향해야 할 바 목표를 선명하게 인식시키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든 국무위원들은 맡은 부서의 행정책임자라는 인식 이전에 국민의 심판을 받는 정치인이라는 자각하에서 국정 전반에 걸친 책임의식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을 당부하는 바입니다.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일관성과 함께 책임과 소신이 있어야 합니다. 행정편의주의는 단호히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무위원 각자의 책임은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제5공화국의 무한책임, 국무위원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봉사행정과 책임행정을 구현해 나갈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정부는 ‘조국선진화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는 데 모든 행정역량을 동원하여야 할 것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선진조국 창조에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구분이 있을 수 없읍니다. 오직 역할의 분담만이 있을 뿐입니다. 국회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행정부를 지도하고 보완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읍니다. 행정부의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물음과 동시에 행정부가 추구하는 정책목표가 정당하고 옳은 것이라면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진실된 대화와 흔쾌한 타협으로 정치를 선진화시켜 나가는 데 우리의 모든 정치역량을 발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역량으로 정치선진화를 반드시 이룩할 수 있다고 본 의원은 확신합니다. 정치선진화를 위한 우리의 태도가 좀 더 진지하고 우리의 노력이 배가되었을 때 정치는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국민들 또한 우리에 대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낼 것입니다. 국민화합은 결국 각자가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는 보람의 소산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피나는 노력 끝에 맛볼 수 있는 각자의 보람이 크면 클수록 국민화합은 더욱 공고해지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러한 보람을 만끽하기 위해서 합심 단결해 나갑시다. 의원 동지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그간 북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단말마적인 만행을 자행하면서 계속적으로 우리에게 도발해 오고 있읍니다. 또한 앞으로도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면 될수록 그들의 도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가속화될 것이 확실시됩니다. 우리 주변의 국제정세는 미․중공 간에 고도의 군사기술 이전과 군사정보의 교환 등 군사교류가 시작되고 있어서 미․일․중ㆍ소 4대 강국의 세력이 복잡하게 변해 가고 있읍니다. 이처럼 우리의 국내외적 안보여건이 유동하는 시점에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방한하게 된 것은 한미 안보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는 또한 주변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온 우리 외교의 민첩하고 성숙된 대응의 성과로서 높이 평가하는 바입니다. 북괴의 어떠한 도발이 있더라도 정상외교를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는 전두환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를 받들어 외교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책을 정부는 계속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새로운 내각이 들어서고 경제각료가 바뀜에 따라서 국민들은 지금까지의 경제정책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와 기대가 사뭇 엇갈려 나타나고 있읍니다. 지금까지의 안정화시책 기조를 지속시킬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확대성장 정책에로의 전환을 기대하는 의견 또한 없지 않습니다. 정책의 결정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 민주정의당은 제5공화국 수립 이후 꾸준히 추진하여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로 나타난 그동안의 안정화시책을 더욱 다져 나감으로써 제2의 경제도약을 기하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최대과제는 무엇보다도 먼저 건전한 재정의 확립에 있읍니다. 우리는 이미 금년에도 상당한 규모로 재정적자를 감축시킨 바 있읍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우리는 내년에도 건전한 재정의 확립을 위해 예산안의 세출을 동결하였읍니다. 이는 재정수지의 적자를 개선하고 국제수지의 균형을 이룩하며 물가를 계속 안정시키고 외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최근의 물가는 건국 이래 가장 안정되어 있읍니다. 이는 우리 경제가 이제부터 착실한 안정기조를 토대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 주는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읍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읍니다. 우리의 경쟁상대국인 일본이나 대만, 싱가폴 등과 비교할 때에는 아직도 더 많은 안정화시책이 요구된다 하겠읍니다. 국제경제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금년 2/4분기 중 9.8%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내었읍니다. 국제수지의 적자 또한 금년 중에는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국제경쟁력 강화와 외채의 절감이라는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오늘의 국제시장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제전쟁이 전개되고 있읍니다. 우리는 후발 개발도상국의 추격을 뿌리쳐야 할 뿐만 아니라 선진국 수입규제의 장벽을 뛰어넘어야 할 과제 또한 안고 있읍니다. 우리의 외채는 그 원리금상환 부담률이 크게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외채 과대국의 외채상환 불이행과 재정문란이 가져다준 최근의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에 대처하는 노력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내년도 세출을 동결함에 따라 오는 고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읍니다. 특히 정부사업의 확장이 중지되고 공무원의 처우개선이 동결되는 고통이 따릅니다. 그러나 당면한 물가안정이나 재정적자 감축, 외채절감 등 우리 경제가 근원적으로 안고 있는 주요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됩니다. 80년대의 경제번영은 결국 오늘의 고통 없이는 이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나 기업이나 가계 모두의 적극적인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읍니다. 그러나 정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각종 정부기구의 기능중복이나 낭비요인이 없는지를 검토하여 검약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본 의원은 정부기능의 총 점검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그동안 우리의 기업은 크게 성장하였고 수출 또한 증대되었읍니다. 이는 민간기업들의 높은 창의력과 수출역군들이 땀 흘린 보람이라고 하겠읍니다. 그러나 보다 많은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경영합리화와 기술개발을 위한 노력이 더욱 배가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오늘의 국제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천하고 기술 또한 발전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일은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가계 역시 그동안의 물가안정을 더욱 다지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사치풍조를 배격하고 근검절약을 생활화하여야 하겠읍니다. 이와 같이 우리 국민 모두가 스스로 돕고 서로가 협조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경제의 제2도약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그간의 경제여건이 크게 호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준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대형사고를 처리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이 대담한 자세로 척결해 낸 정부의 용기에 대해서는 본 의원은 뜨거운 성원을 보내는 바입니다. 정의사회를 구현해 나가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하면 강할수록 비리와 부정은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다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정부는 불의를 발본색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과감하게 처리해 주기를 당부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사고의 근원을 진단하고 근본대책을 마련하는 데 추호의 소홀함이 없도록 촉구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사고를 예방함에 있어서 정부는 일시적이고 미봉적인 대응책보다는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당부하는 바입니다. 금융사고가 오늘의 일부 사회현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금융제도 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의 수립뿐만 아니라 보다 확고한 금융윤리와 직업윤리 그리고 경제윤리를 확립하기 위한 제반 대책 또한 철저히 강구해 주기 바랍니다.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부진하고 어음부도가 늘고 있는 현상이 일련의 대형금융사고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정부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재원의 확대를 위해서도 각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금년에는 우리 농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땀 흘리고 수고한 보람으로 모든 농작물이 평년작을 웃도는 작황을 이루었읍니다. 이에 정부는 증산에 따른 농산물가격의 하락방지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시책을 적절히 마련해 줌으로써 증산의욕을 한층 더 고취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농어민의 소득증대는 물론 주곡 자급자족 목표를 하루빨리 앞당겨 식량의 무기화에 대처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복지사회 건설은 우리 제5공화국의 이념입니다. 재정적,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힘써 왔읍니다. 그러나 지나온 우리의 노력보다는 앞으로의 대책이 한층 더 요구되고 있읍니다. 생활무능력자에 대한 정부지원이 계속되고 강화되어야 할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읍니다. 근로능력을 가진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생활의 자립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대책 역시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이상과 같은 당면정책 외에 우리는 쾌적한 생활문화 환경 속에서 국민적 삶의 질을 높여 나갈 수 있는 장기적인 정책목표에 대해서도 좀 더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해마다 60만 명에 달하는 인구의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현재의 인구정책이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만 하겠읍니다. 종래의 내륙지향적 국토개발정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해외간척지 개발을 통한 국토 대확장 종합계획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시가 농촌을 잠식하고 농촌이 도시를 과밀화시키는 상극적 관계에서 우리는 이 양자를 상호 보완적 관계로 전환시키는 종합대책을 모색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 본 의원은 오늘의 사회를 좀먹고 있는 사회병리 현상에 대해 여러분들과 함께 걱정해 보고자 합니다. 밝고 명랑하고 정의로워야 할 이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그 요인은 무엇입니까? 사치에의 탐닉과 부정에의 유혹이 오늘의 화합을 저해하고 있읍니다. 윤리는 비윤리에, 도덕은 부도덕에, 화합은 위화감에 의해서 그 설 자리를 잠식당하고 있읍니다. 무엇이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읍니까? 무엇이 그처럼 엄청난 금융사고를 발생케 하였읍니까? 또한 무엇이 부동산투기와 사치를 유발하고 있는 것입니까? 국민들의 기대와 대통령의 국정쇄신 의지가 합일되어 출범한 오늘의 내각은 이 점을 똑바로 인식해 주시기 바랍니다. 불신풍조 및 한탕주의와 같은 배금사상은 분명히 화합 저해요인입니다. 국민화합은 이러한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사치와 낭비, 부정과 부패 그리고 불의는 말할 것도 없고 의도적인 유언비어나 그로 인한 불신, 반대를 위한 반대 또한 반화합적 요인들입니다. 새로운 내각은 이와 같은 반화합적 요인의 제거를 위해서 과감한 수술을 해 나가는 것이 내각의 당면책무임을 명심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하는 바입니다. 끝으로 밝은 사회, 바른 정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확신하면서 본 의원의 연설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