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제119회 국회 정기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읍니다. 녹음 전주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유태흥 대법원장! 김상협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본인은 오늘 여러분을 모신 가운데 제119회 정기국회 개회식을 갖게 된 것을 매우 의의 깊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이번 정기국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국내외의 많은 관심과 주시 속에 열리게 되었읍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피격사건에서 보여 준 국민의 뜨거운 애국심 그리고 분노와 일체감을 국가발전의 활력으로 승화시켜야 할 민족적 과제를 안고 있으며 아울러 국제의회연맹 제70차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한편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등의 무거운 책무도 짊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정기국회에 부과된 이 중차대한 과제들을 훌륭히 성취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 주어야 되겠읍니다. 지금 국민들은 대한항공 여객기 피격사건이 준 격분과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소련의 파렴치한 책임전가행위에 새삼 타오르는 분노를 느끼고 있읍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하여 국제사회에서 힘의 뒷받침이 없는 정의가 현실적으로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냉혹한 사실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실감하였읍니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 이와 비슷한 체험을 여러 차례 겪었으면서도 그러한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하여 우리의 힘을 기르는 일을 소홀히 한 데 대한 자책의 몸부림을 치기도 하였읍니다. 세계의 동서 양 진영 간에는 이번 사건으로 냉전시대를 방불케 할 만큼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으며 동북아에는 긴장감이 조성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읍니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 힘의 논리를 내세우며 폭력을 휘두르는 세력이 존재하는 한 언제 어떤 형태로 우리의 평화가 유린될지 모른다는 무서운 사실을 확인하였읍니다.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역사의 교훈에서 배울 줄 아는 민족이라야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법입니다. 우리는 대한항공 여객기 피격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너무나도 명백한 교훈을 가슴깊이 새기며 이러한 민족의 아픔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우리의 힘을 기르자고 맹서하였읍니다. 그러나 국력 배양은 한때 고조된 국민감정이나 의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 의지를 효과적으로 결집하고 이 결집된 의지를 선진조국 창조의 에너지로 동력화하는 정치적, 사회적 노력이 무엇보다도 긴요한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국민의 의지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퇴색하거나 풍화되어 이번 사건이 역사 속에 잊혀지는 또 하나의 단순한 사건으로 끝나 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의 정신자세를 부단히 새롭게 가다듬는 노력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하겠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국민들의 자발적인 단결과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능력이 곧 정치력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들 정치인 자신이고 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라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제5공화국 출범 이래 지난 2년여 동안 우리 경제는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안정기조를 회복하여 이를 토대로 이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지는 놀라운 저력을 과시하였읍니다. 사회적으로는 줄기차게 추진된 의식개혁과 생활개혁 운동이 새 시대의 토양 위에 착실하게 뿌리를 내림으로써 사회 각 분야야 선진사회로 발돋움하는 성숙성을 보여 주고 있읍니다. 우리가 짧은 기간에 이처럼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이룩한 덕분이었다고 믿으며 우리 국회가 그동안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활동으로 이러한 안정기반을 다지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자족하지 않고 이번 정기국회의 원활하고 생산적인 운영을 통하여 제11대 국회 개원과 더불어 우리 스스로 다짐하고 국민에게 약속했던 새 국회상 정립의 확고한 기틀을 세우도록 한층 분발해야 하겠읍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이번 회기 중에 열리는 국제의회연맹 제70차 총회는 세계 여러 나라의 의회 지도자들이 모여 세계평화에 관련된 모든 문제들을 활발하게 토의하게 됩니다. 본인은 대한민국 국회의장과 한국의원단 회장 자격으로 97개 연맹 회원국에 이미 참가 초청장을 전달하였읍니다. 우리는 우리와 아직 국교가 없거나 또는 이념과 체제가 우리와 다른 나라라 할지라도 국제의회연맹 정신에 입각하여 이번 총회에 모두 참가할 것을 바라고 있읍니다. 우리는 서울총회에 참가하는 모든 나라 대표들을 정중하고 친절하게 맞이할 것이며 체한 기간 중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개방적이며 진취적인 자세를 과시하고 활기에 찬 우리 국민들의 의욕적이고 생동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정치인의 유엔총회라고 하는 이 의회연맹 총회를 우리가 바로 이 의사당에서 개최하게 된 것은 비단 국회의 영광이며 자랑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크게 현양 하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이 총회의 유치와 개최 준비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신 준비위원회 여러분은 물론 전폭적인 협조와 성원을 보내 주신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우리의 준비활동을 적극 지원하여 주신 행정부 각 부처 관계관과 국제의회연맹 사무국 여러분의 노고에 대하여 본인은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제11대 국회 개원 이후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정기국회가 운영의 효율성에 있어서나 국정심의의 밀도에 있어서 진지하고 성숙한 면모를 보임으로써 시대적인 요청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국회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이번 정기국회를 계기로 의회정치란 대결의 정치가 아닌 조화의 정치라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대화를 통한 타협, 타협을 통한 협동으로 정치의 안정과 발전을 기약하게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끝으로 동료 의원 여러분의 건승을 빌면서 이것으로 개회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19회 국회 정기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