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정치․외교․안보에 관한 질문을 계속 상정합니다. 오늘은 질문하실 의원이 세 분입니다. 세 분 모두 질문하신 다음 정부 측 답변을 듣도록 하겠읍니다. 한 가지 양해를 구할 것이 있읍니다. 오늘 ROTC 임관식이 있어서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이 거기에 참석하게 돼 있읍니다. ROTC 임관식이 끝나는 대로 곧 국회에 출석하도록 되어 있읍니다. 정부 측에서는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 답변에 지장이 없도록 준비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정정훈 의원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천 출신 민주한국당의 정정훈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본 의원은 제5공화국 초대 국회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오늘 이 임시국회에서 대정부질의에 임하면서 영광과 긍지를 느끼기에 앞서 무거운 자책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이제 올해를 마지막으로 하여 다시 국민의 심판대에 서게 됩니다. 이것은 결코 세속적 의미에서 선거를 의식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본 의원이나 이 자리에 계신 동료 의원 개개인이 다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뜻만이 아니라 제5공화국의 의회민주주의가 준엄한 국민의 심판대에 서게 된다는 의미에서 그러합니다. 사실 11대 국회에 참여하면서 우리는 특히 우리 야당은 영광과 감격보다는 책임감과 속죄의식 그리고 숙제를 안고 이 국회에 들어왔읍니다. 우리가 아다시피 4년 전 제5공화국은 두 가지의 국민적 숙제를 안고 태어났다고 봅니다. 하나는 10․26 이후의 밀물처럼 팽배했던 민주회복의 요구였고 또 하나는 미증유 했던 사건의 후유증을 치유해야 할 과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갈등 속에서 국가는 정지될 수 없고 정치 또한 중단될 수 없기에 우리는 제5공화국에 참여했던 것입니다. 우리 당 류치송 총재께서는 당시 선거에 참여하면서 개인의 승패를 넘어 민주제도의 정착 여부에 관심을 두는 대국적 역사적 입장에서 선거에 참여한다고 하였읍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비장한 각오였고 심경이었읍니다. 우리는 결국 민주주의가 파탄되는 고비는 극복했읍니다. 그러나 민주제도의 정착이라는 과제는 아직도 요원한 거리에서 우리 앞에 남아 있는 과제로 우리를 억누르고 있읍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우리는 지금 방학숙제를 다 하지 않고 개학을 맞는 심정이며 충분히 그 교과과정을 공부하지 못하고 상급학교 입시를 맞는 졸업반의 심경입니다. 우리의 의회민주주의는 올해 안에 이 숙제를 마치고 국민의 심판 앞에 나설 때 국민으로부터 긍정을 받을 것이요 그렇지 못할 때는 제5공화국 자체의 기조에 새로운 시비를 받게 될 것임을 엄숙히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행정부가 민정당 정부라는 점에서 우리 국회와 같은 입장에서 금년을 제5공화국 첫 중간결산의 해로 삼아 못 다한 과제를 풀어 나가는 민주정착의 해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본 의원은 대정부질문에 앞서 겸허한 마음으로 지난 3년을 반성하면서 이 땅에 참된 자유민주주의가 하루속히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하면서 대정부질문에 들어갈까 합니다. 민주주의는 인간이 집단을 형성하고 역사를 가진 이래 꾸준히 지향해 온 가장 이상적인 정치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까닭에 민주주의를 이룩한 국가들은 오랜 세월 동안 피나는 투쟁의 과정을 거쳤고 오늘도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정치권력과 대다수 민중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을 세계 도처에서 볼 수 있읍니다. 어쩌면 인간의 역사는 소수집단의 권력횡포와 다수국민의 자유를 위한 투쟁기록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소수층이 독점하고 있는 온갖 권리와 자유를 모든 인간이 함께 나누어 가지려는 정의로운 의지는 무엇으로 꺾을 수도 없고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참다운 민주주의인 것입니다. 또한 모든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권리를 동등하게 누릴 수 있고 자유를 공평하게 나누어 가지는 것은 바로 신의 뜻이요 정의이기 때문에 이를 외면하는 어느 독재정권도 종말에는 하늘과 역사의 심판을 받고 종국은 허물어지고 만다는 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입니다. 우리의 가까운 역사에서 이승만 정권도 박정희 정권도 불행하게 마지막을 비극으로 장식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읍니다. 본 의원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한 나라의 지도자는 죽음으로써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죽은 후에도 그의 사상과 위대한 업적이 세세토록 국민을 감동시키고 다스리는 힘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생명이 없는 죽음을 남겨 놓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총리는 이 나라 행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이상과 같은 명백하고도 무서운 역사의 진리를 믿고 있는지, 아울러 참된 민주한국의 건설을 위한 총리의 정치철학과 지도이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리에게 질의에 앞서 총리의 답변에 대한 주문이 있읍니다. 총리께서는 역대 총리처럼 ‘그것은 최고통치권자의 고유권한’이라고 답변하고 모든 권한과 책임을 대통령에게 미루어 버린다면은 이것은 헌법상의 총리의 권한과 의무를 유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 자리에서 답변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행정부 행정권 행사의 제2인자로서, 대통령의 최고보필자로서 그리고 집권여당의 대표위원을 지낸 분으로서의 분명한 판단과 소신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선결해야 할 과제는 민주화해의 실천입니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 모두가 주장해 온 유신시대의 극한적인 대립과 갈등 그리고 10․26 사태 이후 빚어진 일련의 비극적 부산물을 조속히 해결해야 할 역사적 과제임이 분명한 것입니다. 지난 연말 정부는 상당한 수의 사면․복권조치를 취했읍니다. 이러한 조치는 늦어도 이 봄을 넘기지 말고 전면적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 봄 안에는 저 북한산의 눈이 녹아내리듯 유신 이후 그리고 10․26 사태 이후의 모든 정치적 상처를 아물게 하고 화해의 봄을 맞아야 합니다. 국무총리는 유신기간에 있었던 정치범의 수와 10․26 이후 지금까지의 정치범의 수를 비교해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등 위반혐의로 구속 또는 재판계류 중이거나 복역 중인 사람들에 대해서 최근까지 몇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사면 또는 복권조치한 것은 지극히 다행한 처사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남아 있는 분들이 있다면은 이들에 대한 전면적 사면 또는 복권조치를 취하여 이번 이 3월을 국민대화합의 새 봄으로 만들 용의는 없는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화해를 위한 두 번째 조치는 전면적 정치규제자의 해금이라는 것을 우리 당은 누누히 밝혔으며 어제 우리 당 소속의원도 주장을 했읍니다. 본인도 이 자리에서 거듭 주장하는 바입니다. 정부가 지난 25일 정치 피규제자에 대해 추가해금을 단행한 것은 잘한 일이며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여 한 사람의 정치 피규제자도 없는 상황에서뿐 아니라 이들이 모두 자유롭게 충분히 준비를 갖춘 상황에서 12대 총선이 행해지지 않는다면 제5공화국의 정통성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무엇 때문에, 왜, 전면적 해금을 못 합니까? 만약 모든 정치인이 똑같은 조건 아래서 자유경쟁의 선거를 치를 수 없는 것이 집권여당의 입장이라면 근본적으로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정치인의 자질이 의심을 받게 된다는 점을 지적치 않을 수 없읍니다. 총리! 정치규제법은 현시점에서 사실상 실효되어 있는 상황이 아닙니까? 이 봄이 가기 전에 조속히 전면해금이 되지 않는다면 이 법률에 대한 국민적 불신뿐 아니라 법률 일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까지도 불러일으켜 법치국가 자체에 대한 회의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짙다고 봅니다. 또 이 법률은 근본적으로 정당가입 또는 입후보 정도를 제한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견의 표현 자체를 금지함으로써 인간의 본능인 표현과 자유를 제한하는 헌법위반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법률이기도 합니다. 조속히 전면적 해금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의향이 없는지 총리께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화해를 위한 세 번째 문제는 학원문제의 해결입니다. 최근 수년간의 학원문제를 생각하면 본 의원은 착잡한 심경을 금할 길이 없읍니다. 구체적 증거나 법률적 판결도 없는 상황에서 일부 학생들을 문제시한다는 것은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으며 잘못 단정시키면 이는 결과적으로 학원문제가 더욱 악화된다는 사실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본 의원이 보기에는 학생 중 정말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그들은 설사 ‘과격파’일지는 모르지만 불순세력은 아닙니다. 과격파는 세계 어디에나 역사상 언제나 있어 왔던 것이며 우리들 인간심성 속에 모두 간직하고 있는 한 경향입니다. 다음은 현 행정부의 국정지표에 대해서 묻겠읍니다. 현 행정부는 제5공화국 출범과 더불어 민주주의의 토착화, 복지사회의 건설, 정의사회 구현, 교육혁신과 문화창달이라는 국정지표를 제시하고 작년에는 선진조국의 창조를 그리고 금년은 폭력배제를 내걸고 있는데 도대체 지난 3년 동안 이상 4대 국정지표의 달성을 위해서 정부가 한 일은 무엇인지 관계장관께서는 구체적으로 납득이 가도록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의원의 생각으로는 제5공화국은 현 정부가 평화적 정권교체의 약속을 지키는 한 민정당 정부보다는 오래갈 것이며 우리의 희망으로는 폭력이 수반하는 권력이양이나 승계를 없앰으로써 적어도 남북통일까지는 제5공화국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이 나라가 불리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현 정부는 제5공화국의 일부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따라서 국정지표도 민정당 행정부의 지표와 제5공화국의 지표를 구별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선진조국의 창조나 폭력 없는 정치를 위해서는 정부가 국민에게 요구할 것보다 국민이 정부에게 요구할 것이 더 많다고 본 의원은 믿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민정당 정부는 출범 이래 그 숱한 문제점을 노정시켰으면서도 단 한 번도 정부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빈 적이 없읍니다. 모든 잘못은 ‘국민의식의 잘못’ 또는 ‘지난 시대의 구태를 청산하지 못한 까닭’으로 돌리고 있읍니다. 총리께서는 사례를 들어 국민 쪽에서 행사한 폭력이 무엇이며 정부가 행사한 폭력은 없었는지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본 의원의 판단으로는 국민 쪽의 폭력은 정부의 물리적 공권력으로 견제되었지만 정부가 혹은 공직자가 행사한 폭력은 견제되지 못했던 것이 이 나라 역사가 아니었나 생각을 합니다. 이 점에 대한 정부의 견해를 밝혀 주시고 앞으로 정부가 자청해서 정부의 통치권 또는 행정권의 행사가 국민과 법률이 위임한 한도를 넘을 때 본 의원은 이것이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떠한 견제장치로서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사후에 책임질 것인지도 아울러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본 의원의 생각으로는 각 분야에서 자유와 자율성을 충분히 확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그리고 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자율이라는 말처럼 자주 쓰인 구호도 없지만 그 뜻에 있어서 정반대로 쓰인 말도 없었읍니다. 이것이야말로 유감스럽게도 조오지 오웰의 1984년에 ‘평화’라는 말이 내용인즉 ‘전쟁’을 뜻한다는 것과 너무나 유사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신문 방송이 자율적으로 통폐합했다고 했읍니다. 신문 방송이 자율적으로 보도할 사실을 보도하지 않거나 사실을 왜곡해서 보도했다고도 증언했읍니다. 정부는 지금도 그렇게 주장을 하십니까? 거듭 묻습니다. 1980년 신문 방송회사들이 자율적으로 통폐합했다고 지금도 정부는 주장을 하십니까? 작년 5월 김영삼 전 신민당총재가 단식을 했을 때 신문 방송이 자율적으로 보도를 기피했읍니까? 본 의원의 기억으로는 당해 장관은 이 점에 대해서 분명히 사실과 다른 발언을 이 국회에서 했는데 총리는 이러한 위증사실을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하등의 책임도 묻지 않은 채 정부의 대변인 일을 계속 맡김으로써 전체적으로 정부의 공신력에 흠이 간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지금 주간지들이 과거에 폐간시킨 주간지와 무엇이 다르고 과거에 폐간시킨 유수한 잡지들이 무엇이 폐간될 이유였는지를 새삼스럽지만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과거를 문제 삼자는 것이 아니라 언론정책의 일대 전환 없이는 이 나라의 선진화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하기 위해 거듭 총리의 견해를 묻는 것입니다. 작년 가을과 또 얼마 전에 젊은이들로부터 모모 언론기관이 심각할 정도의 항의를 받았다고 듣고 있는데 과연 이들에게 그러한 방법이 아니고 항의를 표현할 수 있는 언로가 우리 언론에 있다고 보는지 구체적으로 총리는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간섭적 언론정책을 지양하고 진정한 자율에 언론을 맡기기 위하여 현행 언론기본법을 폐기하고 문화공보부 홍보조정실을 폐쇄하며 유신 이후 지금까지 강제퇴직 또는 해직당한 언론인들에게 하루속히 복직의 기회를 주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총리의 분명한 답변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복지정책과 관련해서 몇 가지 지적을 하고자 합니다. 본 의원은 사회를 구체적으로 계층 간의 갈등관계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복지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러한 측면을 무시해서는 올바른 정책이 나올 수 없다고 봅니다. 복지정책은 기본적으로 보다 어려운 계층의 고난을 덜어 주는 것임은 우리 모두가 동의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가 국민생활과 관련해서 실시한 가장 뚜렷한 시책은 금리인하와 임금동결, 곡가동결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이것은 기업에 따라서는 수천억 원의 경비와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되었으며 이것은 불황 가운데 기업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정책의 구실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받는 근로자와 농민의 불이익은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본 의원은 이러한 근로자 농민의 불이익에 대응할 만한 부유층의 희생을 함께 요구하는 정책이 과연 무엇이 있었는지 알지를 못하고 있읍니다. 이에 관해서 총리께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또 정부는 물가안정을 자랑하고 있는데 사실 이 점에 대해서는 본인도 전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가격의 인상, 전세 월세의 인상으로 무주택서민의 생계비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올라 있는지를 밝혀 주시고 집값 집세가 포함되지 않은 물가변동만이 아니라 사실상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값 집세의 변동이 포함된 생계비통계가 임금결정의 조건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 것인지 밝혀 주셔야 되겠읍니다. 이것이 실현되지 않는 한 구호로는 복지를 내걸고 정책으로는 반복지․역복지정책을 수행해 온 것이 현 정부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또한 경영자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나 대한상공회의소의 정책적 건의가 정부에 받아들여지거나 반영된 것보다 노동자단체나 농민단체의 의견이 정부정책에 반영된 것은 엄청나게 작은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것을 시정하여 이들 약자의 여론을 정책에 제도적으로 반영시킬 방안을 강구할 수 없는지 묻습니다. 본 의원의 생각으로는 경영자단체의 대표와 함께 근로자, 농민대표 그리고 야당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가칭 국민생활심의회를 구성하여 공공요금 등 물가문제, 임금문제, 곡가, 수매가격 등의 결정에 자문을 구함으로써 국민이 생활상의 애로가 표현되고 또한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총리의 견해는 어떤지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통일, 안보에 관련된 질의를 하고자 합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래 대미․대일 관계에서 곤란한 현안이 없어졌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이것은 우리 정부의 외교능력이 향상되고 과거 한미관계에서 불편스러웠던 관계가 개선되어서입니까, 아니면 미국정부의 대한 자세가 달라져서입니까? 아직도 한국정세에 대해 비판적이던 외국인사의 대한 자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집단안보체제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일 삼각안보체제는 미묘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재 삼각안보체제의 진전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가상해서 한국과는 직접적 이해충돌이 없는 상황에서 미․소 간 또는 일․소 간에 일어나는 충돌에 한국은 군사적 위험을 안으면서 미국 또는 일본에 협력할 것입니까? 한국과 관계없이 미․소 간에 긴장이 조성되고 이것이 동북아시아에서 폭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때 우리의 개입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난해에 한국군이 일본․미국군과 함께 북태평양에서 합동훈련에 참가했다고 보도된 적이 있는데 이것은 해외출병의 성격으로서 국회의 정식동의는 아니더라도 보고나 이해를 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치 않으십니까? 지금 세계의 반핵운동가 사이에는 한국이 핵위험지대로 유명한데 정부의 견해는 어떠하며 주한미군이 핵무기를 국내에 반입한다면 이에 대한 정부의 판단과 통제력의 행사는 어느 정도입니까? 소련에서의 새로운 정권 출현과도 관련해서 우리는 어떠한 독자적인 새로운 대소정책을 갖고 있읍니까? 다음은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관해서 묻겠읍니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래 국제적으로 신냉전체제와 북한 공산집단의 경직노선 등 기본적으로 나쁜 조건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남북관계는 계속 긴장이 고조되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긴장고조를 전환시킬 정책이 있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정부는 회답을 듣지 못한 채 중요한 대북제의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유효한 대북제의는 무엇이고 무효가 된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만약 북한 당국이 랑군사태에 사과를 하지 않은 채 남북대화에 응해 온다면 정부는 이를 수락할 것입니까?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본 의원은 행정부의 기본자세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총리의 견해를 묻고자 합니다. 첫째, 민정당 정부가 보다 성숙한 행정부가 될 것을 요구합니다. 현 정부는 적어도 대한민국 건국부터 따져도 36세는 된 장년의 정부가 되어야지 제5공화국과 함께 출발한 만 3세의 유치한 정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민한당은 국내의 정통민주세력을 계승했다는 점에서 장년의 야당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읍니다마는 정부가 아직도 유치한 행정을 하는 데는 안타깝기 짝이 없읍니다. 단적인 예는 얼마 전 있은 외래품 단속의 결과처리입니다. 유치하기 짝이 없이 양담배 몇 개비를 피웠다고 붙잡아 이를 천하에 공개한 정부가 양담배의 유출경로는 왜 캐내지 못하고 있읍니까? 수출입국을 꿈꾸고 수출입액이 연간 500억 달러에 달하는 나라에서 외래품소비 억제를 이렇게 조잡한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의 수많은 행정의 유형이 이렇게 유치한 단계에 와 있읍니다. 정부는 걸핏하면 발본색원, 근절을 주장합니다. 지하경제도 뿌리 뽑고 부동산투기도 근절하고 데모도 발본색원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본 의원은 단정해서 말하겠거니와 이러한 것은 절대로 문자 그대로 발본색원되거나 근절되지 않습니다. 인간사회인 한은 감소시켜 가고 근절에 가까이 갈 뿐입니다. 정부가 바로 이와 같은 표현과 발상만 하고 있으므로 국민은 조소하고 행정은 만년 성인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장에 발본색원한다는 것은 결국 폭력적 행정에 떨어지거나 위선에 빠질 뿐입니다. 장기적 목표를 세우고 실현 가능한 구체적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성숙한 정부의 자세입니다. 이 자리에서 총리는 분명한 자세로 당장 발본색원 근절과 같은 발상과 표현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부드러운 정부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모든 선진국은 부드러운 정부 즉 소프트화해 가고 있읍니다. 경제도 소프트화해 갑니다. 근자에는 딱딱한 기계설비보다는 부드러운 노우하우, 이용법을 팔아 돈을 법니다. 컴퓨터도 소프트웨어가 비쌉니다. 행정은 모든 것을 해 주는 경직된 정부 대신에 국민의 자율을 유도하는 소프트행정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정부가 국민에게 양보하고 국민에게 굽힌다고 해서 현 정부가 약해서 그렇다고는 그 누구도 얘기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본 의원은 성경의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역사상 가장 슬기롭고 찬란한 업적을 남긴 솔로몬 왕이 죽었을 때도 경험 있는 늙은 신하들이 신왕인 르호보암을 찾아가서 부역과 세금을 가볍게 하라고 간했으나 신왕은 이들 노충신들의 말을 듣지 아니하고 함께 자라난 젊은이들의 말을 듣고 아버지의 가죽채찍 대신 쇠채찍으로 백성을 치겠다고 하며 그렇게 하더니 결국 분열되고 나라가 망했읍니다. 이러한 결과는 근본적으로 민심의 흐름을 잘못 파악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총리께서는 지금의 이 멍에가 지난날보다 가볍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무겁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변을 해 주시기 바라며 보다 부드러운 정부가 될 것을 동시에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본 의원은 민주적인 행정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민주적 행정의 요체는 법과 제도에 의해 행정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최소로 줄여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불확실성을 오히려 가중시키는 것 같습니다. 12대 총선만 해도 그렇습니다. 명년 3월이라고 왜 분명히 못을 박지 못합니까? 여당의 프리미엄이란 예컨대 선거일을 수요일로 할 것인가 또는 토요일로 할 것인가 하는 정도이어야지 의원내각제가 아닌 나라에서 6개월씩이나 변화폭을 둔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지방자치제도 그러합니다. 여건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시, 목표, 시기를 먼저 설정하고 그에 맞추어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지금껏 지방자치제 실시를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해금도 그러합니다. 해금의 객관적 기준 이른바 개전의 정이 객관적 기준이라면 그것을 측정하는 객관적 기준을 명확히 해야 이해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해도 그것을 대통령의 자의에 맡긴다는 것은 민주국가의 법치질서에 어긋납니다. 본 의원은 이 정부와 우리 국회가 폭력에 의해 도전받기를 결코 원하지 아니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폭력은 원초에서 제거하는 것은 정부의 물리적인 통치력이 아니라 성숙한 정부, 부드러운 정부, 민주적 정부라고 믿습니다. 본 의원은 질의를 마치면서 제5공화국의 중간결산을 마치고 심판대에 떳떳이 서서 긍정적 평가를 국민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총리의 답변을 기대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