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오늘은 신한국당의 대표위원이신 이홍구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홍구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국민은 정말 길고 힘든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 먼 길을 오는 동안 높고 낮은 수많은 산을 함께 넘어왔습니다. 그러나 21세기의 대평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이 길목에서 우리는 험하고 높은 두 봉우리가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남북분단 상황과 이로 인한 전쟁위험의 극복이 첫 번째 봉우리요, 성숙된 선진공동체 건설을 위한 국제경쟁력 강화가 두 번째 봉우리입니다. 남북 대결구도가 던져 주는 위험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심각한 국제경쟁력 약화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가 이미 조성되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 역사적 도전을 피해 가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우리 모두의 뜻과 지혜와 꿈을 모아 돌파하고 전진할 따름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은 마지막 분단국 시민인 우리에게 남북대결의 위험성과 불확실성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분명히 일깨워 주었습니다. 먼저 이번 작전 중에 나라를 지키다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바친 국군용사와 공비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희생자의 영전에 온 국민과 함께 머리 숙이고 그들의 명복을 빌며 그분들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깊어지고 추위가 다가오는 일선에서 아직도 작전수행에 여념이 없는 국군장병과 우리 경찰에게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가 벌어지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모든 불편과 손해를 묵묵히 인내하며 국민적 단합과 국가안보에 모범을 보여 주신 강릉 시민을 비롯한 강원도민 여러분에게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이번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남북대결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새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은 과거에 있었던 무수한 침투사건과 그 성격을 달리합니다. 분단 상황의 이중성이라는 남북관계의 기본 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남과 북은 한편으로는 이념, 가지, 체제 등 무든 면에서 생사를 걸고 맞선 대결의 적수입니다.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자유와 민주라는 기본가치를 지켜야 하는 우리는 대남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과 정면으로 대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공비 침투를 통해 보여 준 북한의 잔인성과 간교함은 그러한 대결구도에서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우리 국민의 각오를 더 굳건히 하여 줄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북한은 또한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교섭의 상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땅에서 어떻게 하든지 동족상잔의 전쟁을 피하고 평화적으로 민족공동체를 만들어 가려면 남북은 어쩔 수 없는 운명적 동반자입니다. 이처럼 대결과 대화의 이중성은 단순한 모순이 아니라 현실적 상황의 구체적 반영입니다. 그러한 상황의 기본적 이중성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남북대결의 모양과 그 질적 내용은 크게 변하였고 그러한 변화가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적 위험의 원천입니다. 첫째로 대결의 국제적 여건이 근본적으로 변했고 그 결과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습니다. 공산진영의 와해는 냉전의 종식이라는 세계질서의 구조적 변혁을 초래했고 이는 독일의 통일을 가능케 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원천적 체제 변혁을 가속시켰습니다. 이러한 러시아 및 중국과 우리가 수교함으로써 북한은 국제적 고립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둘째로 남북한 간의 힘의 균형이 완전히 깨져 버렸습니다. 우리의 고도성장과 국제적 위상의 상승은 남북 간의 실력을 같은 차원에서 비교하기조차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존립의 위기로부터 구출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변화와 적응을 위한 근본적인 방향 수정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1994년 초여름,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결심한 김일성의 선택이 그러한 적응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는지도 모릅니다. 그 기회는 김일성의 예기치 않은 죽음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그로부터 북한체제의 퇴화는 급속도로 진전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북한은 한때 스탈린식 전체주의 독재체제를 건설하는 데는 성공하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생력과 적응력을 잃어 가는 실패한 체제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습니다. 북한경제의 완전한 파단, 그로 말미암은 북한주민의 뼈저린 고통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러한 실패는 절망적 위기감을 북한 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시켰고 그것은 필연적으로 체제운영과 통제를 매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북한체제는 아직도 국가주석이 없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체제이며 아무도 책임질 수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을 아직 지탱해 주는 힘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다음 두 가지일 것입니다. 하나는 수십 년간 총력을 기울여 축적하여 온 군사력입니다. 다른 하나는 ‘절망적 위기감은 어떠한 선택도 가능케 한다’는 일견 모순된 ‘절망의 힘’입니다. 군부를 중심으로 하는 대남 강경파가 이 방대한 군사력과 ‘절망의 힘’을 성공적으로 접합시키는 순간 한반도의 긴장은 급격하게 고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이번 무장공비 침투를 과거의 어떤 사례보다도 훨씬 위험한 것으로 보는 것은 이렇게 국제환경과 북한체제의 성격이 변화했고 그에 따라 남북대결의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는 사실을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전쟁을 예방해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정책목표 가운데 최우선 순위입니다. 전쟁은 강력한 대응력, 즉 힘의 우위로만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어떠한 상황, 어떠한 도발에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철통같은 안보태세가 확립되어야 합니다. 우리 군의 지휘체제, 감시력, 기동력, 정보판단력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번 공비 침투상황의 처리과정에 대한 평가와 반성도 반드시 뒤따라야 하겠습니다. 현대전의 특성인 고도의 정보전, 기술전에 적합하도록 국방체계를 과학화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대결구도가 지닌 특성에 적합한 국방조직의 강화, 이를 뒷받침하는 정신자세와 기강의 확립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힘의 확실한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평화를 깨려는 어떠한 시도도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임을 북한이 실감토록 해야 합니다. 북한의 위험한 강경세력의 기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한미공조체제가 중요하다는 것은 재언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국은 북한에게 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이 냉전시대에 스스로 개발한 전쟁 억제의 논리와 전략을 오늘의 한반도 평화와 아시아의 안정을 위하여 북한에게 적용하도록 계속 설득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유지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모든 관계국이 가지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대북정책에 대한 공조체제로 구체화시켜야 합니다. 이 작업이야말로 한국 외교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북한의 군사적 모험을 억제하고 평화통일로 향한 기틀을 다지는 데는 무엇보다도 국가안보에 대한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과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러한 단결된 모습은 북한에게, 그리고 국제사회에 강력하고도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맞아 우리 국민은 참으로 놀랄 만한 단결력과 국민적 합의를 과시했습니다. 우리 정치권이 여야영수회담과 두 차례의 국회결의를 통해 한 치의 틈도 없이 뜻과 힘을 모아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에게 만족감과 자긍심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공통의 상황 인식이 우리의 대공수사력 강화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도 끝까지 유지되기를 기대하여 마지않습니다. 경찰의 수사력 강화를 비롯한 일련의 조치가 필요하고 곧 구체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안기부법의 개정도 필요합니다. 공산주의자들은, 특히 북한의 대북공작조직은 그 집단 특유의 강인성과 논리성, 그리고 기만성이 있습니다. 그들을 신문하고 수사하는 데는 그리고 이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데는 그에 걸맞는 전문성과 기민성이 필수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안기부법은 대공수사의 전문가 집단인 안기부의 활동에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여야가 상의하여 적절한 내용으로 고치자는 것입니다. 안기부법 개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안기부의 권력이 남용되던 권위주의 시대의 피해를 상기하고 있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법을 개정하자는 것은 결코 과거의 망령을 되살리자는 것이 아니며, 오직 안정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과거의 망령에 매달려서 새로운 미래의 건설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 국회의 정보위원회가 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안기부의 권력남용이 가능하겠습니까? 이 문제는 국가안보의 차원에서 여야를 초월한 신중한 검토를 거쳐 원만하게 처리되기를 거듭 호소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대로 북한체제의 퇴화는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오히려 고조시켰고 이번 공비 침투는 그 위험수위를 한층 높였습니다. 이 변화는 남북 간 대화의 가능성을 급격히 저하시켰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강경하고도 일관된 억제전략이 지속되고 성공한다면 그리하여 북한의 무모한 ‘절망의 힘’이 견제된다면 대화의 여건도 되살아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선택은 어디까지나 민족공동체의 평화적 건설입니다. 그것이 바로 통일한국으로 가는 우리의 항해도 즉,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입니다. 북한이 한 오라기의 이성이라도 되찾아 자멸의 길을 피하고 공존의 궤도를 택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 국민은 민족통일로 향한 마지막 준령을 넘기 위하여 꿈을 키우고 힘을 축적하는 데 결코 인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최근 많은 분들이 우리 경제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데 이미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경제의 구조적 개혁과 경쟁력의 회복 없이는 통일과 번영이란 우리의 꿈이 거품과 같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경제적 불황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힘과 지혜를 모아 어려운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당면한 경제의 어려움은 단순한 경기순환으로 설명될 것이 아닙니다. 뒤떨어진 경제구조가 국제경쟁력을 심하게 흔들고 있다는 진단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바로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가 문제인 것입니다. 선택과 결단을 회피하다, 오늘의 부담을 내일로 미루다가 문제가 너무나 누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당과 정부는 이 문제를 치유하기 위하여 일시적인 어려움을 감내하고라도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처방을 하고자 합니다. 이번에 시작된 경쟁력 10% 올리기 운동은 그러한 목표를 향한 첫걸음일 뿐입니다. 경쟁력 회복을 위한 많은 추가적인 조치가 있어야 하고 또 있을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는 먼저 고비용의 문제와 대결해야 합니다. 우리 당에서 고비용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앞장서겠습니다. 우선 이자율을 내려야 합니다. 경쟁국에 비해 2배 내지 4배에 달하는 높은 이자율로는 경쟁할 수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최소 1.2%, 그리고 가능한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한 자리 수로 내려야 합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이자율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리고 우리 경제의 광범위한 선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금융 산업의 구조를 개혁해야 합니다. 금융은 인체의 혈액과 같은 것입니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서는 어떤 수를 쓰더라도 건강해질 수 없습니다. 우리 금융의 문제는 금융업을 경쟁과 경제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산업이 아니라, 상당부분 기관으로 취급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금융은 기관이 아니라, 산업이어야 합니다. 금융업에 대한 우리의 근본시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오늘날 금융 분야만큼 세계화된 산업이 없습니다. 금융개방은 피할 수 없는 추세입니다. 이에 대비해서 금융 산업은 대형화하고 전문화하여 국제경쟁체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둘째,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공장용지의 가격도 낮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부동산 투기억제와 환경보전에 상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토지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국토의 3분의 2가 산지인 이 나라에서 산의 경제성과 이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구체화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주택과 공장용지 등에 쓰여지는 토지는 전 국토의 4.8%에 불과합니다. 그에 비해 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5%에 달합니다. 그중 1%만 활용할 수 있어도 우리의 공장용지의 고비용 문제는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우리 당은 공단가격을 최소한 20 내지 30% 내리는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공단에 부과되는 세금, 부담금, 조성금을 감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지방공단의 가격 인하에 주력하겠습니다. 한걸음 나아가 토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토지에 대한 규제체계를 바꾸도록 검토하겠습니다. 셋째, 고비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노동비용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노동비용의 안정은 노사관계의 안정에서 옵니다. 우리는 선진국과 같이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해 여러 세대에 걸친 갈등과 불안을 겪어서는 안 됩니다. 선진국의 경험을 압축하고 우리 고유의 공동체적 사회윤리에 의존하여 단시간 내에 노사평화에 도달해야 합니다. 노사평화 없이 우리 경제의 국제경쟁력과 사회 발전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노사관계개혁위원회는 바로 그런 우리의 국민적 선택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입니다. 이 위원회가 노사관계의 안정과 발전에 필요한 노동법개정안을 만들어 주기를 우리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위원회에서 노사가 만일 합의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국민적 기대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제도에 못지않게 올바른 정서가 중요합니다. 우리 기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동체적 정신입니다. 더불어 잘살겠다는 정신, 인간중심의 입장에서 노사관계를 다루어야 합니다. 생산성을 웃도는 임금인상은 궁극적으로 자기 살을 깎아 먹는 것입니다. 그것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고, 경쟁력 약화는 실업으로 연결됩니다. 지금처럼 경제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노와 사는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어떠한 경우에도 막아야 합니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사 간의 합의를 개혁위원회에서, 그리고 산업현장에서 꼭 이루도록 거듭 호소합니다. 넷째, 사회간접자본도 획기적으로 확충해야 합니다. 이 분야야말로 우리가 선택과 결단을 미루다 고질적 문제를 야기시킨 대표적인 예입니다. 오늘날 우리 기업의 물류비용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용이 경쟁국의 2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더 과감히 이 분야에 민간자본을 유치해야 합니다. 현행 민자유치법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를 개정해서라도 더 과감한 유인책을 실시해야 합니다. 물류를 포함한 사회경제활동의 대대적인 정보화를 통해 사회간접시설의 수요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다섯째, 기업에 대한 준조세적 각종 부담금이 줄어들어야 합니다. 준조세적 부담이 법인세 납부액을 상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담은 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잠식하고 있습니다. 각종 준조세적 부담을 최소한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단계적으로 줄여 가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용만 줄여서는 안 됩니다. 경제의 효율을 높여야 합니다. 특히 일조일석에 고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없는 구조적 상황하에서 경제효율을 올리는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제효율 제고를 위해서 우리는 적어도 다음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첫째 과제는 과학기술력의 획기적 향상입니다. 과학기술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어려움은 가격경쟁력의 하락 못지않게 기술경쟁력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고비용의 문제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보다 고기술로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21세기 기술 패권시대에 대비하여 정부와 기업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늘려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정부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효율성을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 평가하여 과감한 제도개선과 정책보완을 서둘러야 합니다. 또한 민간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기업화하는 기업가적 모험정신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야 합니다. 그래서 과학기술이 산업화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영웅의 개념이 바뀌어야 합니다. 저는 며칠 전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영웅 몇 사람을 만났습니다. ‘메디슨’이란 의료기기 회사를 창립한 이민화 회장을 비롯한 벤쳐기업협회의 지도자들이었습니다. 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 등 고기술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매출액 약 800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입니다. 1985년 KAIST 박사들 몇 명이 초음파진단기를 개발하여 그들 스스로 사업화에 나서 시작한 기업이 바로 메디슨입니다. 그 회사의 창립 이래 매년 80%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해 왔으며 세계시장에서 도시바, 히타치 등을 제치고 현재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과 명성을 날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오늘의 영웅입니다. 과학기술과 벤쳐기업 정신의 결합, 이것이 우리 경제를 발전시키는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수백 수천 개의 메디슨이 나오도록 새로운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기술력 있는 벤쳐기업가와 민간자본이 쉽게 결합될 수 있도록 새로운 증권시장 모델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보험 등 대규모 기금의 일정부분을 기술력과 장래성이 있는 모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합니다. 기술개발의 위험을 분담하는 기술보험제도도 고안될 수 있습니다. 지식공단, 벤쳐빌딩 등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둘째, 경제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창의력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인류는 농업시대, 산업시대를 거쳐 이제 정보시대에 진입했습니다. 농업사회에서는 토지가, 산업사회에서는 공장이 최고의 경제적 가치를 지녔습니다. 그러나 정보사회에서는 지식과 창의력이 최대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합니다. 오늘날에는 디자인이 상품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패션과 영상은 경제전쟁의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소프트웨어가 이제는 부의 원천입니다. 이의 개발을 가능케 하는 두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교육은 국민의 역량을 평준화하기보다 각자의 지적 창의력을 길러 주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교육개혁의 초점은 바로 지적 능력의 극대화에 맞추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각 분야에서 영재를 키워야 합니다. 영재란 반드시 학교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 분야에서 특별한 소질을 가진 창의력을 지닌 사람을 말합니다. 영화 분야의 스필버그, 정보 분야의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이 우리의 각 분야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셋째, 우리 경제의 효율을 높이고 건전한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중소기업 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중소기업의 창업을 쉽게 하고 지원을 강화하여 중소기업의 기반을 확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자에 대한 시혜나 구제의 차원에서 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은 창의력과 기술력을 기민하고 신축성 있게 활용하여 우리 경제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보호 위주의 소극적인 중소기업정책을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도산하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우리 당이 앞장서겠습니다. 중소기업의 연쇄 도산을 방지하기 위한 어음보험기금 설치의 타당성도 검토하겠습니다. 우리 당은 이미 소규모 기업의 공장등록 및 양성화를 위한 소규모기업지원특별조치법도 검토 중입니다. 농어업은 언제나 우리 경제의 핵심부분입니다. 따라서 농어업 분야에서의 생산성 향상은 우리 경제의 안정과 발전에 크게 기여합니다. 우리 당은 농어촌 구조조정사업이 일단 끝나는 1998년 이후에도 농어촌의 발전을 위한 투자와 지원을 계속할 것입니다. 넷째, 경제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기능이 보다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이를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가 과감히 완화되고 공정거래질서가 확립되어야 합니다. 규제완화는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진정한 민주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효과적인 규제완화를 위해서는 규제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규제는 타당성 있는 국가정책의 시행과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수도권 집중 억제정책,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 대기업 여신 편중 억제정책 등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정책이 상당부분 규제의 원천입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규제완화를 위해서는 그러한 기본정책의 시대적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한 적절한 재검토와 이에 대한 새로운 국민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정책의 지속이 꼭 필요하다면 규제의 방법이라도 합리화하는 선택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당은 며칠 전 규제완화기획위원회를 발족시켜 규제완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규제개혁기본법을 만들어 이 문제를 그 뿌리에서부터 접근해 나갈 계획입니다. 공정거래질서는 꼭 확립되어야 합니다. 공정거래 없는 규제완화는 시장을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정글로 만들어 버립니다. 독점과 담합 등 공정거래를 저해하는 불공정 행위의 규제에 공정거래의 촛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세계의 대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 대기업의 규모 그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경영의 투명성은 확보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투명성은 바로 공정거래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의 효율을 올리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제는 정부의 생산성 향상입니다. 우리 정부의 생산성은 경쟁대상국은 물론 일부 후발개도국들에게도 뒤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정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이에 맞춰 지속적인 행정개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과감한 행정개혁을 통한 능률 향상은 우리 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크게 높일 것입니다.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공기업의 혁신과 민영화도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마지막으로 우리 경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생활과 의식구조에 끼여 있는 거품을 걷어 내야 합니다. 우리 사회 전체에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과소비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습니다. 금년도 우리의 수출증가율은 7%에 불과한 데 비해 고급소비재 수입증가율은 그 3배인 20%에 이르고 있습니다. 1년에 버리는 음식이 우리나라 총 법인세에 육박하는 무려 8조 원에 달합니다. 우리의 신문지는 쓰레기로 버리고 외국 사람이 버린 신문지를 수입하는 액수가 무려 연간 1500억 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소비행태로 인해 산업의 젖줄인 국민저축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94년도에는 국민저축액이 GNP의 33%에 이르렀으나 작년에는 29%, 올해는 26%에도 채 미치지 못할 전망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우리 경제가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거품을 빼지 않고는 경쟁력 회복이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임금동결 같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노력은, 그리고 국민적 절약운동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택인지도 모릅니다. 개인적 불편과 희생을 무릅쓰고 새로운 경제도약을 위해 임금동결 같은 결단을 내려 주신 우리 국민은 진정 자랑스럽습니다. 이러한 국민적 희생은 시민생활에 가장 긴요한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제는 다시 정신을 차립시다. 미래를 위해 절약하고 21세기를 준비합시다. 우리에게는 투철한 기업가 정신과 매서운 손끝, 그리고 함께 잘살고자 하는 국민적 합의가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과감한 정책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선진경제 건설과 복지공동체 구현을 위한 마지막 큰 산을 우리 모두 함께 넘어갑시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오늘날 세계는 하나, 우리 모두는 이웃입니다. 세계화란 물결을 타고 그 주류에 합류할 때만 우리에게 밝은 미래가 있습니다. 역사의 행진을 변두리에서 바라보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남들의 결정에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바로 결정의 주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21세기에 걸맞는 민족자결의 원칙입니다. 19세기 말, 역사의 흐름에 역행한 폐쇄와 고립이 얼마나 큰 재난을 자초하였는가를 우리는 뼈아픈 교훈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OECD의 가입에 대하여 여야는 모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지 가입에 수반하는 위험요소에 대한 우려와 가입 시기에 대한 견해의 차이가 일부 표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그러한 우려와 견해에는 상당한 정도의 타당성이 있는 것도 인정됩니다. 예견되는 여러 가지 부작용에 대한 예방조치와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될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염려가 직면한 시대적 요청에 대한 결단을 주저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OECD 가입의 타당성에 대하여는 이미 정부 측에서 충분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문제를 국가의 위기관리능력의 제고라는 측면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의 앞길엔 꼭 넘어야 할 2개의 큰 산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통일과 선진화입니다. 어떠한 형식의 통일이든 그 부담이 대단히 클 것이라는 걱정이 항상 우리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한편 선진화를 위한 경제의 전면 개방이 시도될 때 우리 경제는 시련의 고비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통일이나 선진화로 향한 어려운 고비마다 위기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입니까? 그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제 사회와의 공조, 특히 선진국들의 이해와 협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해와 협조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OECD와 같은 선진국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밖에 있는 것보다 몇 갑절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OECD 가입은 일종의 국제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OECD 가입에 뒤따를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지혜를 모아 단단히 대비하면서 가입비준을 지연시키지 않는 것이 이 나라의 안전과 발전에, 그리고 통일과 선진화에 기여하는 선택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저는 정치에 입문한 후 지난 7개월 동안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이 만남들을 통해서 우리 국민이 지난 한 세대 동안 우리가 이룩한 업적에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근대화를 통한 빈곤으로부터의 해방과 민주화를 통한 절대권력으로부터의 해방은 정녕 자랑스런 국민적 업적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제 불안으로부터의 해방, 즉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원하고 있습니다. 안심하고 사는 사회는 안전하게 사는 사회입니다. 범죄와 사고로부터의 안전, 그리고 부정식품으로부터의 안전은 생존의 기본적 요건입니다. 패륜적 범죄, 학교폭력, 그리고 성폭력의 빈발은 우리 모두를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회도덕성의 회복과 치안능력의 보강은 시급을 요하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파출소가 습격돼 순찰차가 탈취되고 순경이 살해되는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공권력에 대한 이러한 도전은 국가안보 차원에 버금가는 수준에서 엄히 다스려 법질서가 엄존함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삼풍 참사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대형사고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률 세계 1위란 딱한 기록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빈발하고 있는 부정식품의 문제도 우리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각종 사고에 대한 우리의 경계심을 높이고 사고예방을 위한 투자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환경은 오늘날 안심하고 사는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맑은 물을 마시지 못하고 맑은 공기를 호흡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안심하고 살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경제개발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경제개발이라야 합니다. 유럽의 라인강은 여러 나라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환경과 발전의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정신, 이것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좁은 땅에서 지역이기주의에 얽매여 이러한 문제 해결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환경과 경제발전 간의 갈등을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 정부와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틀이 튼튼할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가족입니다. 저는 추석 고향을 찾아가는 기나긴 행렬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 깔려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 것인가를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우리가 이룩한 경제적 업적도 그 밑바닥에는 가족을 잘살게 해야겠다는 원초적 사랑이 깔려 있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가족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하겠습니다. 노인의 행복, 청소년의 행복, 주부의 행복도 따뜻한 가족의 틀 속에서 키워 가야 합니다. 가족과 가족이 합쳐서 이웃이 되고 이웃이 합쳐서 민족공동체를 이룬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이웃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전쟁과 산업화는 우리에게서 이웃을 앗아갔습니다. 잃어버린 이웃을 되찾는 데에 지방자치제의 의의가 있습니다. 힘과 지혜를 모아 우리의 문제는 우리끼리 해결하자는 이웃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풀뿌리 민주주의입니다. 우리는 이제 싹트기 시작한 이웃공동체를 조심스럽게 가꾸어 가야 합니다. 중앙정치의 갈등과 대립의 거센 바람이 이웃공동체의 새싹을 꺾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정치권의 의무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 공동체에는 지역적 이웃뿐 아니라, 불우한 이웃도 있습니다. 어린 동생을 보살피는 소년소녀 가장, 매일매일을 고통과 싸워야 하는 장애자, 외롭게 살아가는 무의탁 노인, 빌딩의 그늘에 가려진 영세민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을 진정한 이웃으로 껴안을 수 있을 때 우리 사회는 비로소 하나의 선진화된 공동체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 당은 지난해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하고 여성공무원 할당제를 포함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10대 과제를 확정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도 여성의 삶의 질이 한층 향상되도록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지난 7월 저는 개원국회의 대표연설에서 21세기로 향한 선택의 정치에 막을 올리자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국민이 선택의 주체가 되는 새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국민에게 선택의 내용과 그 대가를 정확히 알리는 정치권의 책임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한 선택의 정치, 책임정치의 중심 무대가 바로 우리 국회이며 15대 국회는 새 정치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줄 시대적 사명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 15대 국회는 현대 한국 정치사에서 정치의 중심이 행정부로부터 입법부로 이동되는 전기를 만든 국회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입법부를 명실상부한 정치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선거법, 정당법, 국회법 등의 개정을 포함한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국회가 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민주주의 제도화를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은 그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려는 것입니다. 또 이러한 노력은 지역할거주의 등 고질적 병폐를 제도적으로 치유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됩니다. 민주주의의 성공은 절차의 민주화와 제도화에도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국회의 운영절차를 가장 합리적 원칙에 따라 제도화하고 이를 관행으로 정착시키는 노력도 계속되어야 합니다. 지난주에 끝난 국정감사에서 우리는 몇 걸음 발전된 국회운영의 새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드렸다고 믿으면서 의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1997년도 예산안을 비롯한 여러 법안도 차분하고 원만하게 처리될 것을 기대합니다. 저는 이 역사적인 15대 국회에 참여하게 된 것을, 그리고 첫 정기국회에서 대표연설을 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경청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7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