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석을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11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먼저 의사국장으로부터 보고가 있겠습니다.
보고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의사일정 제1항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을 상정합니다. 민주당의 이원형 의원 나오셔서 제안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당 이원형 의원입니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황인성 국무총리께서 총리로 취임했을 때 개혁정치의 선봉장으로 많은 정치적 업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유감스럽게도 12ㆍ12의 망발로 너무나 큰 당혹과 또 실망을 안겨 주었기 때문에 본 의원이 제안설명하게 되었습니다마는 마음속으로는 본 의원 역시 괴로운 심정 금할 길이 없습니다. 지금 의사당 밖에는 라일락이 활짝 피어 가지고 5월의 자태를 힘껏 뽐내는 싱그러운 계절이기도 합니다마는 한편으로 5월은 우리 헌정사에 참으로 한스러운 달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13년 전 어제 즉 80년 5월 18일 수많은 광주시민들이 민주화를 위해 싸우다가 군화발에 짓밟혀서 무고한 생명을 빼앗기고 무참하게 가슴을 찢긴 달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이번에 문민정부에 의해 재조명된 5ㆍ18 추념 행사에서는 처음으로 민과 관이 하나가 되어서 13년 전 5월의 그 날의 장거를 기념하고 또 갖가지 기념사업도 펼치게 되었습니다.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소리 높이 외치고 있습니다. 13년 전 오늘의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민주인사들은 폭도로 몰려서 역사의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는 반면에 국권을 찬탈한 일부 정치군인들은 오히려 지금 이 시간까지도 훈장과 포상을 받고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의 현실입니다. 지금 이 의사당의 한편에서는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정의를 짓밟고 피로 가득 찬 잔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불의에 항거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도 함께 들려오고 있습니다. 본 의원은 이 두 목소리를 동시에 들으면서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함과 착잡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또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이 시대의 민의를 대변하고 있는 우리는 그 중 어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까? 이제 우리는 굴절된 헌정사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 내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모두 함께 나서야 한다고 본 의원은 굳게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한 나라의 대통령을 보필하는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들이라면 단 하루를 총리 노릇을 하고 또 단 하루 장관 노릇을 하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투철해야 합니다. 과거 통치권자와 각료가 역사인식을 결여한 채 국정에 임했을 때 빚어낸 불행한 역사를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과거 군사쿠데타를 방조한 관련 부처 장관 또 대형비리를 은폐한 사정책임자, 시국 치안에만 몰두한 치안관계자, 권력형 특혜를 방조한 경제 각료들이 오늘 우리 사회에 만연한 총체적 비리의 주범들이라고 본 의원은 감히 단언하고 있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이 자신의 지휘 감독하에 있는 부하들에게 체포당해서 하루아침에 이등병으로 강등되고 믿고 사랑하는 부하의 총부리에 고급 장성이 체포되고 전방진지를 포기한 채 집단 탈출한 반란군에 의해서 국방최고통치부가 점령당한 국군 초유의 사건이 바로 이른바 12ㆍ12 쿠데타가 아니고 그 무엇입니까? 이제는 또한 12ㆍ12 쿠데타와 5ㆍ18 광주학살을 자행했던 군인들이 지금까지 위세를 떨치고 있는 하나회라는 군내 사조직의 구성원들이라는 사실이 한 가닥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광주항쟁의 진압에 관여했던 핵심지휘관 30여 명 가운데 하나회 출신 고급장교가 16명이나 된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바로 민주당의 특위 조사 결과 밝혀지고 있습니다. 만약 12ㆍ12가 없었다면 민족의 대참사인 5ㆍ17 계엄확대조치와 5ㆍ18 광주민주항쟁이 있었을 리가 없고 또 12ㆍ12가 없었다면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헌법을 짓밟아 온 국민을 질곡으로 몰아넣은 5공화국도 결코 없었을 것입니다. 나아가 5공화국이 없었다면 이 사회를 총체적인 부정 비리로 물들게 한 6공화국이 어찌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이제 우리는 5ㆍ16에서 12ㆍ12, 5ㆍ17, 5ㆍ18을 통해 등장한 일부 군인들의 통치에서 벗어나 드디어 그렇게도 갈망하는 문민 시대를 탄생시켰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민주화 투쟁의 대장정에 우뚝 선 봉우리로서의 광주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보고 사회 전반적으로 부패를 척결하고 개혁수술을 단행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겪어야만 하는 과거의 청산작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지금 5ㆍ18 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그 문제만큼은 국민화합 차원에서 역사의 심판에 맡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잘못된 역사는 바로잡아야 하고 또 그 진상이 밝혀질 때라야만 진정한 용서와 화해도 있는 것이지 그 진상과 실체를 안개 속에 묻어 둔 채로는 명예회복이나 국민화합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개혁은 혁명보다 더 어렵다고 했습니다. 문민정부의 첫 과제는 5ㆍ16과 12ㆍ12 또 5ㆍ17, 5ㆍ18로 이어진 추악한 헌정파괴의 현대사를 과감하게 청산하는 길입니다. 이런 치욕의 역사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명확한 진상은 규명되어야 하고 더 이상 과거의 역사 속에 실종되거나 정치적으로 악용됨으로써 해결되어야 할 민족사적 과제가 또다시 미완의 장으로 남겨져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획기적인 재조명에 힘입어서 열세 번째 맞는 광주에서의 5ㆍ18 추모행사에서도 시민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하게 외치고 있고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진실을 파헤침으로써 역사의 당당한 평가가 내려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12ㆍ12에서 비롯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상처받고 한 맺힌 희생자들의 아픔을 깨끗이 씻어 내고 휘어지고 꺾어진 민족사를 바로잡는 역사적 대열에 우리 모두 함께 동참할 것을 간곡히 호소하는 바입니다. 역사의 진실이 이러할진대 문민정부의 총리라는 사람이 국회 답변에서 12ㆍ12를 위법이 아니라고 두 번이나 거듭 발언한 것은 그 자신의 역사인식이 결여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가 30년간의 군사정권을 적극적으로 비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그 무엇이란 말입니까? 또한 이는 개혁의 선봉에 서야 할 문민정부의 초대 총리가 수구세력 내지 군사정권의 이익을 대변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개혁되어야 할 대상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총리를 해임하지 않고 오늘 국무총리 해임안이 국회에 상정되도록 방치한 김영삼 정부 또한 그 책임의 일단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모든 국민이 이 의사당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 국회가 굴절된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회로 거듭나야 하는가 아니면 우리 국회가 행정부의 시녀로 구태를 되풀이하면서 반개혁의 상징으로 남아야 하는가 모든 국민이 이 순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은 황인성 총리 일개인의 신상 문제가 결코 아닙니다. 이것은 12ㆍ12 쿠데타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5월 13일, 12ㆍ12 사태는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이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밝히고 현재 진행 중인 변화와 개혁이 바로 그 작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5ㆍ16을 주도했던 민주자유당의 김종필 대표 자신도 지난 5월 15일 대구 지구당개편대회에서 12ㆍ12는 명백한 군사반란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이제 본 의원은 모든 동료 의원들에게 간절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입법부의 수장이 정치적인 외압에 의해서 자리를 떠나고 구속요건이 불충분한 현역 의원이 구속되는 상황에서 입법부의 권위는 이제 더 이상 실추될래야 될 수 없는 참담한 상황에까지 이르러 있습니다. 오늘 우리 국회가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킬 때 바로 오늘날 우리 국회가 역사 앞에 우뚝 서 있는 자랑스러운 순간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의원 여러분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개혁에 동참해야 할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상관의 불법연행에 항거하다 숨진 고 김오랑 소령 부인의 살을 찢는 아픔과 피맺힌 절규가 지금 들려오고 있습니다. 또 아들을 잃고 그 뒤를 이은 정병주 전 특전사령관,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는 결코 눈을 감을 수 없다고 울분에 찬 나날을 살아온 장태완 전 수경사령관, 정치군인에 의해 군을 떠나야 했던 참군인들 그리고 5ㆍ18 민주화운동의 희생자와 그 유족들이 지금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제 본 의원은 오늘 이 자리가 굴절의 역사를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는 자리가 되기를 충심으로 바라 마지않습니다. 아울러 이 역사의 패륜행위인 12ㆍ12가 불법이 아니라는 역사인식을 가진 황인성 국무총리는 분명 문민정부의 총리가 될 자격이 없고 오히려 그 자신이 개혁의 대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민주당 의원과 역사인식을 함께 하는 동료 의원 103명은 헌법 제63조1항의 규정에 따라 황인성 국무총리의 해임 건의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분명 5월의 그 날은 다시 왔습니다. 아무쪼록 지난 5월 13일 처음으로 12ㆍ12를 구데타적 사건이라고 새롭게 조명한 김영삼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에 동참하는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 이 해임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는 분명 우리 국회가 황인성 국무총리의 역사인식과 궤를 같이하는 반개혁 세력의 전당이라고 엄한 비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다시금 민족정기를 확립하는 새로운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찬동이 있기를 굳게 믿으면서 저의 제안설명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안건은 국회법 제112조7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기명투표로 표결하겠습니다. 먼저 감표위원을 지명하겠습니다. 김인영 의원, 함석재 의원, 박근호 의원, 박희부 의원, 이승무 의원, 최두환 의원, 하근수 의원, 양문희 의원, 이상 여덟 분이 수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표위원께서는 감표위원석으로 나와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의사국장으로부터 투표방법에 관한 설명이 있은 다음 바로 투표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의사국장 설명하시기 바랍니다.
투표방법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투표절차는 전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투표용지의 표기방법은 가부로 표기하시게 되겠습니다.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에 찬성하시게 되면 ‘가’로 기재해 주시고 반대하시면 ‘부’로 기재해 주시기 바랍니다. 호명을 시작하겠습니다. 존칭은 생략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투표를 다 하셨습니까? 투표를 다 하셨으면 먼저 명패함을 열겠습니다. 명패수를 계산한 바 276매입니다. 다음은 투표함을 열겠습니다. 투표수도 276매로써 명패수와 같습니다. 투표결과는 곧 집계가 끝나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의장 밖에 계신 의원들께서는 회의장으로 입장해 주시기 바랍니다. 투표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총투표수 276표 중 가 104표, 부 169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써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은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제12차 본회의는 내일 오후 2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