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오늘 교섭단체의 대표연설은 한나라당, 자유민주연합, 새정치국민회의 순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먼저 한나라당의 총재이신 존경하는 이회창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새싹들이 불에 타 숨졌습니다. 이날은 마침 삼풍백화점의 참사가 있은 지 꼭 4년째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으로 어린 영혼들의 명복을 빕니다. 또 아이를 잃은 부모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사고가 났는지, 그 책임이 어지에 있는지, 또 어떻게 다시 이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할 것인지 우리는 모두 이 점에 대해서 꼭 살펴보고 다시 태도를 가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오늘 야당총재이기 전에 나라를 걱정하는 한 정치인으로서 지금 우리가 처한 총체적 위기와 혼돈에 대해서 겸허하게 반성하고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6월 25일 저는 참으로 착잡한 심정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사과의 말씀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까지의 국정운영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함께 김 대통령의 말처럼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김 대통령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와 불신의 장막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아직도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대통령이 왜 국민에게 사과해야 했습니까? 그것은 김 대통령이 야당지도자로 있을 때 그렇게 강조했고 또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했던 약속들을 스스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정의 동반자로 야당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출신지역을 따지지 않는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지역감정을 치유해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을 보호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농가부채를 탕감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노동자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김 대통령의 국민과의 약속들은 지금 어디에 갔습니까? 민주주의의 원칙은 야당 파괴공작과 날치기를 서슴지 않는 독단적 국회운영으로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시장경제 질서는 신 관치금융을 앞세운 원칙 없는 구조조정과 무리한 빅딜로 혼돈에 빠져 버렸습니다. 정부 인사가 출신지역에 따라 이루어지니 민심은 흩어지고 지역감정의 골은 더 깊어만 갑니다. 국가공권력을 야당 파괴와 노동계 파괴를 위한 정략적 도구로 전락시켜 국가기강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검찰이 파업유도 공작을 펼쳤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사회를 지켜 왔던 중산층은 붕괴되고 실직자를 포함한 서민층의 삶은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데 어떻게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겠습니까? 국민의 신뢰 없이 어떻게 국정이 바로 설 수 있겠습니까?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정권이 의지할 것이란 오직 권력의 독선과 오만밖에 없을 것입니다. 현 정권은 국민과 야당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기보다는 오히려 반개혁세력으로 매도하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자세로 일관했습니다. 정권의 정통성은 도덕성과 효율성에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만 모자라도 정통성이 크게 흔들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현 정권의 도덕성과 효율성은 어떻습니까? 금권․타락선거, 고문과 불법도청, 고관집 절도사건, 고급옷 로비사건 등으로 도덕성은 이미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효율성에 있어서는 국민연금 확대 실시, 한일 어업협정, 교육정책 혼선 등 거듭된 정책 실패로 효율이라는 말조차 꺼내기도 어려운 지경입니다. 지금 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이르렀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권의 위기가 아니라 국가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참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원점에서 시작한다는 각오로 새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저와 국민들은 김 대통령의 사과가 진심이기를 기대했습니다. 정말 이 정권이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국정운영을 펼치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이 정권이 국민에게 보여 주고 있는 모습은 대통령의 사과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책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김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겠다고 분명히 약속했습니다. 지금 국민의 뜻이 무엇입니까? 현 정부 들어 제기된 4대 부정비리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검사제의 전면적인 도입은 국민의 정당한 요구이자 한결같은 뜻입니다. 김 대통령의 사과가 진실된 것이라면 여권은 마땅히 4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도입을 수용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대통령의 사과 이후 여론이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자 또다시 국민의 뜻을 철저히 외면한 채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국민의 뜻을 어기고 독주하는 국정운영을 계속한다면 현 정권은 돌이킬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고자 합니다. 정말 그때 가서는 김 대통령은 그 어떠한 사과나 대국민 약속으로도 국민의 분노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입니다. 4대 부정비리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의 도입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신과 갈등의 골을 메우고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김대중 대통령이 이제라도 국민과 역사의 편에 선 결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과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엄정한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21세기의 거대한 물결이 이미 우리 앞에 닥쳐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20세기 벽두를 희망으로 맞지 못했습니다. 중세적 봉건사회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모하고 내부 분열과 극심한 혼란, 갈등을 겪으면서 그 속에서 20세기를 맞았습니다. 새로운 백년에 대해서 아무런 준비도 없고 계획도 없고 축적된 국력도 없이 맞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한 세기의 전반부를 우리는 극심한 시련과 고통 속에 살았습니다. 민족사의 혹독한 암흑기를 겪은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기, 새로운 천 년의 시작을 그렇게 맞이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지금부터 함께 준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21세기는 분명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기입니다. 사회 각 부문에서 진정한 개혁을 이루지 못한다면 우리와 우리 자손들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개혁은 정권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과제입니다. 개혁에는 반드시 희생과 고통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개혁을 하면 정권이 불안하고 개혁을 하지 않으면 나라가 위태롭다’는 말은 그만큼 개혁의 길이 어렵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 만큼 개혁은 위로부터의 강제가 아니라 국민적 합의와 동참 속에서 추진되어야 합니다. 국민적 합의와 동참 없이는 어떠한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김대중 정부가 그간에 추진해 온 개혁정책에 참으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혁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동참을 구하기보다는 제2건국이란 구호를 앞세워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관제동원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개혁이란 명분으로 국민들의 형편과 사정은 무시하고 설익은 정책들을 무리하게 강행했습니다. 국민연금제도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아침에 공공요금 인상방침을 내놓고 저녁에 그것을 뒤집고 말았습니다. 작은 정부를 만든다고 해 놓고 없앴던 부처를 다시 만들고 청와대 비서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개혁 중의 개혁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세정책 등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낡은 자동차 한 대의 세금이 집 한 채 세금의 몇 배에 이르는 시대착오적인 조세정책에 대해 전혀 손쓸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개혁이 제대로 기획되고 추진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스스로 자기쇄신을 단행하면서 확고한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는 속에서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 주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 정부는 정실에 치우친 인사로 공직사회가 냉소주의와 무기력증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심지어 정권 실세들의 비리에 대한 국민적 지탄을 구조조정으로 고통받고 있는 중․하위직 공직자들에게 그들의 기강을 강조한다는 방식으로 전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국가정책의 중추인 공직사회가 어떻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 도대체 우리 국민의 현재와 미래를 담보하는 중차대한 개혁정책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그것은 무엇보다 개혁의 철학과 원칙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작정 모든 것을 개혁하겠다고 마구잡이로 파헤쳐서는 안 됩니다. 무엇을 개혁하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우선 가려내어 개혁할 분야에는 개혁하고, 지켜야 할 분야는 지켜 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안정적인 개혁을 이룰 수 있습니다. 또한 개혁정책은 현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현장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야 합니다. 현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책상 위에서 졸속으로 기획된 개혁정책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국정의 혼란을 초래하는지는 현 정부의 교육개혁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국가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정책조차 하루아침에 이리 바꾸고 저리 뜯어고쳐 우리의 교육현장에 일대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이 정권의 개혁정책이 얼마나 무원칙하고 졸속으로 추진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개혁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론과 언로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이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건의가 막혀 있는 상태에서 추진되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강제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 정권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습니다. 국정홍보처를 신설하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에 새로이 언론단과 정치단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자신들에 불리한 기사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언론사에 무려 100억여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야당의원의 국회발언을 문제 삼아 청와대비서실장, 국가정보원장 등 권력핵심들이 나서서 고발․고소를 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언론과 야당의 입을 틀어막자는 의도에서 나온 것입니다. 국세청이 특정 언론사와 언론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특별세무사찰을 벌이고 있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세무조사라면 모르지만 대상을 지목해서 하는 특별세무사찰에 언론사와 관련기업이 들어 있다는 것은 언론 길들이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나는 것입니다. 해당 언론사들이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서 비판적 논조를 견지해 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시중에서 보복설과 길들이기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이를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또 이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방송법 개정도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방송을 장악하려는 개악적 발상입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의 입과 귀를 막겠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식으로는 합리적인 개혁을 기대할 수도 없고 정권의 도덕성조차 유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과거에도 일이 안 될 때마다 정권이 언론을 짓누르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언론을 무력화하려는 기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더더욱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표방하는 김대중 정부는 절대로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됩니다. 김 대통령과 정부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국민의 정당한 비판을 달게 받겠다는 각오를 다져 주기를 진심으로 충언합니다. 그런 반성 위에서 개혁정책에 대한 철학과 원칙을 재점검하여 국민들이 납득하고 동참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혁을 펼쳐 주기를 거듭 촉구합니다. 그와 같은 합리적인 개혁정책을 추진하려 할 때 우리 야당이 왜 반대하겠습니까? 우리는 정파를 떠나 흔쾌히 정부와 여당에 협력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 우리 경제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한국이 또다시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저는 현 정부가 지난 1년 4개월 동안 IMF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우리 국민들도 그 점에서만큼은 인색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작부터 경제문제에 정치논리가 개입되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또한 현 정부의 공적을 자랑하기 위해 우리 경제의 내용이 과대포장되고 있다는 현상도 보고 있습니다. 정권의 치적 자랑을 위해 문제를 감추고 장밋빛 환상만 심어 준다면 IMF 위기를 불러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과거를 우리는 한번 반추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주도의 빅딜은 처음부터 잘못된 접근방법입니다. 삼성자동차 빅딜의 실패가 바로 이것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힘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원칙과 시장경제의 논리에 입각해서 기업들이 스스로 대안을 찾도록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는 기업들이 시장질서에 바탕을 두고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기업구조조정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기업 구조조정은 지금까지 고용조정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사람 자르기 정책에서 탈피해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및 기업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대외신뢰도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워크아웃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72개 대상기업 중 31개 기업이 자본잠식상태입니다. 부채비율이 무려 1만%를 넘는 기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죽어 가는 기업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킴으로써 금융기관은 물론 국민경제 전반의 부실을 키우고 있는 셈입니다.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난 정부 재정적자가 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시장기능에 역행하는 워크아웃제도를 재정비하는 대신 부실기업은 시장기능에 의해 저절로 도태되는 관행을 정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백만 실업자들의 일자리 창출과 실물경제 회복을 위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활성화 문제 또한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입니다. 정부는 이 과제에 대해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정부는 중산층과 소외계층의 삶을 보호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IMF 위기과정에서 사회통합의 기반이자 경제발전의 중추인 중산층이 붕괴되었습니다. 최근의 한 언론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52.8%가 자신을 하류층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근간인 중산층이 무너지고서는 사회의 안정도 경제발전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실업자들을 포함해서 우리 사회의 소회계층의 삶은 더욱 황폐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실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실업의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단순일용직이나 공공근로요원들을 실업상태에서 벗어난 것으로 통계처리해서 실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홍보하려는 자세를 가지고는 결코 실업자들과 소외계층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없습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봉급생활자의 소득세 감면과 생계지원 대책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중산층 및 서민 생활안정대책은 그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 선심성 단발조치에 지나지 않습니다. 연간소득 2000만 원의 봉급자에게 소득세 3만 5000원을 줄여 주는 이 같은 미봉책으로는 중산층의 복원을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중산층과 소외계층의 생활안정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때입니다. 정부는 선심성 미봉책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를 즉각 실시하여 조세형평과 계층 간 소득격차를 완화시키고 세수 중에서 간접세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세제개혁을 단행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 당은 중산층의 복원과 소외계층의 생활안정을 위해 최대한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저소득 소외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 고용안정법과 국민기본생활보장법의 입법을 금년 안에 추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농수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농업의 안정 없이 국가가 발전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정부의 지원 없이도 농업이 홀로 설 수 있도록 제2단계 농어촌구조개선투자계획을 조속히 마련․집행해야 합니다. 또 한일어업협정에 따른 어민들의 피해보상을 위해서 어민피해보상특별조치법을 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러면 우리의 대북 안보정책은 튼튼합니까? 저는 우선 이 자리를 빌려 지난번 서해교전에서 목숨을 걸고 북의 남침을 격퇴한 해군장병 여러분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북한은 가중되는 경제난 속에서도 여전히 개방과 변화를 거부하고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을 부르짖으면서 군사적 노선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주민들이 기아에 죽어 가고 있는데도 북한정권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서냉전도 끝났고 사회주의는 이미 역사의 유물이 되었지만 북한의 대남 전략이 변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이른바 햇볕정책이란 이름하에 일방적인 대북지원과 포용정책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정부의 햇볕정책은 우리가 먼저 선심을 보이면 북한도 이에 호응해 올 것이고 이렇게 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 수 있다는 대단히 안이하고 낭만적인 발상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그동안 상당한 규모의 비료와 식량을 조건 없이 지원했고 금강산관광을 대가로 매년 1억 5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00억 원을 매년 북한에 제공하기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 정부의 햇볕에 대한 북한의 화답은 무엇이었습니까? 소떼가 넘어간 이틀 후에 북한이 우리에게 보내온 답례는 잠수함의 침투였습니다. 대북지원용 비료를 실은 배가 북으로 가고 막대한 달러를 실어 나르는 관광선이 장전항에 정박해 있는 그 시각에 북한의 군함들은 서해의 북방한계선을 넘어와서 총격전을 자행했습니다. 온 세계가 자신들의 도발행위를 규탄하고 있는데도 북한은 오히려 그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 한 차례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도 받아 내지 못하고 현실로 존재하는 북한의 위협은 애써 축소하고, 기대할 수 없는 북한의 변화 가능성은 과장해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민의 생존이 걸려 있는 안보는 뒷전이고 햇볕정책 살리기에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금강산관광을 갔던 우리의 평범한 가정주부가 공작원이란 트집을 잡혀 6일 동안이나 강제 억류되어 공포 속에 떨다 풀려났는데도 그것을 햇볕정책의 성과라고 홍보합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햇볕정책이 이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있는 것인지 우리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보가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을 위해서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안보는 국가의 근본이고 평화와 통일의 기초입니다. 안보 없는 평화는 있을 수 없고 교류를 위해 안보를 희생시켜서도 안 됩니다. 북한의 호전적 태도와 군사혁명전략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근거 없는 낙관론이나 환상적인 대북관이 아니라 그들이 넘볼 수 없는 확고한 안보태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대북정책은 낭만적 통일 지상주의가 아니라 현실적 평화공존론에 기초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통일정책도 선평화 후통일이라는 긴 안목에서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의 흔들릴 수 없는 기초는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에 대한 전쟁억지력의 확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확고한 안보태세의 확립과 함께 긴밀한 한미 공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북한의 대남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이 같은 기조는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 합니다. 물론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기 위한 햇볕정책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채찍이나 강풍 없는 햇볕정책은 결코 전략적인 대북정책이라 볼 수 없고 단지 북한에 이용만 당하고 말 것입니다. 지난 1년 반 동안의 대북정책의 결과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햇볕정책은 북한의 변화 유도라는 분명한 목표의식과 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대북정책은 선공후득이라는 잘못된 전제에 기반한 무조건적 포용정책에서 벗어나서 상호주의에 입각한 선택적 포용정책으로 바뀌어야만 합니다. 또한 우리는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호는 활짝 열어 놓되 결코 대화를 위한 대화에 연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서 정부가 하루속히 햇볕정책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안보우선론과 상호주의에 바탕을 둔 선택적 포용전략으로 대북정책의 기조를 근본적으로 수정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빈틈없는 안보태세와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처, 호혜적 교류와 분별 있는 협력, 그리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종합적으로 기획되고 전략적으로 병행될 때 비로소 북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에게 분명히 요구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문제를 지금처럼 특정기업에게만 맡겨 놓을 수는 없습니다. 금강산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당국 간의 협의에 즉각 착수하고 이에 대한 북한당국의 확고한 보장이 없는 한 금강산관광을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것은 저와 한나라당만이 아닌 국민의 요구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이 자리에서 안보와 대북정책에 관한 초당적 협력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김 대통령에게 여야 및 정부가 참여하는 통일안보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과 국무위원 여러분! 흔들리는 국정을 바로잡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 주는 것은 우리 정치권 모두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정치는 지금 국민들로부터 극도의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에 대한 이토록 깊은 국민적 불신은 정치권을 위해서나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나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왜 이토록 깊어졌습니까? 그것은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진정한 정치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민적 요구이고 시대적 요청입니다. 정치개혁의 첫걸음은 바로 대통령과 국회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국회를 손아귀에 넣고 무슨 일이든 자신의 뜻대로 관철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대통령이 국회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대로 몰고 가려 하는 한 민주주의는 제대로 꽃필 수 없습니다. 바로 그 생각 때문에 온갖 공작과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한 반민주적인 행태가 그동안 빚어졌던 것입니다. 국회가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에 대해 건강한 비판과 견제를 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차단되어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국정운영이 계속된다면 개혁도 민주주의도 다 실종되고 말 것입니다. 국회권능의 회복은 결코 제도로서만 보장될 수는 없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이 야당을 존중하고 국회의 권위를 존중하는 보다 민주적인 자세를 갖출 때만이 가능합니다. 저는 김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이제 이 나라를 위하여 또한 민주주의를 위하여 야당을 탄압하고 보복정치를 일삼는 구시대적 권력투쟁의 발상에서 과감히 벗어나 진정한 상호존중의 상생의 정치를 펴 줄 것을 촉구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 정치개혁의 핵심처럼 되어 있는 선거구제 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김 대통령과 여당은 이를 서두르기 전에 국가 권력구조의 기본 틀을 바꾸는 이른바 공동여당 간의 내각제 합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밝혀야 할 것입니다. 작금의 정국 불안정은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소선거구제이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공동여당의 내각제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권력구조가 어떠한 것이냐에 따라 그에 적합한 선거구제도가 논의될 수 있습니다. 내각제 개헌에 대한 명확한 결론 없이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정을 논하는 것은 논의의 우선순위가 맞지 않습니다. 나아가 현재 정부여당이 내놓은 선거구제 개정안은 정치개혁을 위한 방안이라기보다는 집권당의 인위적인 전국정당화를 위한 정략적 방안에 불과하다고 보입니다. 정부여당은 선거구제 개정의 명분으로 국민통합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것은 선거구제 개정을 통해 특정지역에서 특정정당의 의석을 한두 석 늘린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통합은 정부여당의 지역과 정실을 초월한 보다 큰 정치, 보다 공정한 국정운영으로써 달성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정당명부제라는 것도 사실상 유정회를 부활시키겠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국회의원을 직접 선출하는 국민의 권리를 축소시키는 것입니다. 선거법 개정과 관련한 정치개혁의 요체는 깨끗하고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선거의 실현에 있습니다. 돈 선거, 관권․불법선거를 차단하고 공정한 정치자금의 배분 등 선거공영제를 확대하는 획기적인 공명선거 방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시민단체들의 제도적 참여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당은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당이 정략적 발상을 버리고 국민들이 원하는 돈 안 드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이룩하기 위한 정치개혁에 나선다면 우리 당은 언제나 이에 적극적으로 응할 자세가 되어 있음을 밝힙니다. 그러나 여당이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정략적 목표를 위해서 정치개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에는 우리 당은 이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 둡니다. 여당은 빠른 시일 안에 진정한 개혁정신으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 주시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정부여당에만 변화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국민 여러분이 우리 야당에 거는 기대가 어떻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야당도 국민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제 야당도 변해야 하고 국민 여러분이 희망을 걸 수 있는 새로운 야당으로 거듭 태어나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던 바로 그날, 저는 우리 야당도 달라져야 하고 정부여당의 실정에 기대어 반사이익이나 차지하는 그런 야당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10개월 전 제가 야당총재로 취임하면서 저는 우리 국민들이 절망 속에서 희망을 걸 수 있는 강력하고 건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저와 우리 당은 새로운 출발을 하기는커녕 정부여당의 온갖 탄압과 파괴공작에 대처하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그 험난했던 과정을 우리 당은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로 이겨냈습니다. 이제 국민 여러분의 애정과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 한나라당은 우리의 정당정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 태어날 것입니다. 저는 김 대통령과 공동여당이 이제 지난 1년 4개월과는 분명히 다른 정치를 펼쳐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그리하여 여야가 정정당당한 경쟁을 할 것을 제의합니다. 이제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는 상생의 정치를 펼칠 것을 다시 한 번 제안합니다. 우리의 이 같은 제안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가 상생의 정치를 만들어 낼 때 우리 국민은 비로소 정치개혁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고 정치에 희망을 걸 것입니다. 21세기에 우리 국민이 지향하는 소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선진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선진국이 되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의 한결같은 여망이 바로 선진국이 되고 1등국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을 갖는 것입니다. 20세기 말에서 뉴밀레니엄의 벽두에 걸쳐 국가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바로 이 나라를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가 주어져 있습니다. 국민이 김대중 대통령과 이 정부에 기대했던 민주주의와 국정운영의 성숙도 바로 그런 소망의 표현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새로운 21세기의 전반부에 이 나라를 선진국의 반열 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정파를 떠나 모두가 국가발전이란 한 목표를 향해 합심 협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상생의 정치, 새로운 정치를 향한 정치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저와 우리 당은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를 지켜보아 주시고 적극 성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자유민주연합의 총재이신 존경하는 박태준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되돌아보면 지난 1년 반, 우리들은 참으로 힘든 가시밭길을 걸어왔습니다. 엄청난 대가도 치루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대량실업, 무너져 내린 기업, 산업기반의 위축, 10년 전으로 후퇴한 생활, 고통스럽고 비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것을 해내며 끝내 일어서고 있습니다. 40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고 600억 달러, 기업과 금융의 구조개혁, 노동시장의 유연화, 외화유치, 국제적 신용평가의 재획득, 그야말로 비장한 도전이었고 경이적인 성취임에 틀림없습니다. 세계적인 경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IMF관리체제의 조기극복은 국가적 최대 현안이었고 국민의 정부는 1년 반의 최소한으로 필요한 시한을 정권출범의 소명으로서 국민 앞에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권의 운명을 걸고 그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늘 또 다른 국가적 고난들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 이후 국민의 정부가 맞은 최초, 최대의 어려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오늘의 사태들이 결국 우리 집권여당의 잘못이며 책임이라는 사실을 통감하면서 우리의 국정현실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진실로 국민 앞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의혹사건들이 연발하면서 사회가 혼미합니다. 정책혼선들이 적지 않게 일어났습니다. 오랜 권위주의시대부터 일상화된 부패도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감정이 커지고 중산층이 무너지고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습니다. 민심파악에 철저하지 못했고 그래서 민의가 왜곡되었습니다. 정부에 등을 돌린 국민도 많이 생겼습니다. 남북이 바다에서 교전을 하는 준전시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비상사태에서 국가공권력의 중추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국가기강의 전반적인 해이현상입니다. 국가지도력이 불신을 당하고 정권의 도덕성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현상입니다. 옷 로비 의혹사건에서 나타난 지도층 부인들의 행위, 파업유도 의혹사건에서 보여진 국가공권력의 행태, 이것이야말로 정권의 신뢰를 위협하는 것입니다. 가정이 넘어지고 노숙자들의 행렬이 그치지 않고 실업자들이 거리를 메웠던 참혹한 지난해였습니다. 그러한 때에 현직 장관 부인들이 고급 의상실을 몰려다녔다고 하는 것은 사법적 문제 이전에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입니다. 파업유도 의혹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은 다름 아니라 이 나라 공안 실무책임자입니다.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 파업유도 운운했다는 것은 국가권력의 작동에 무엇인가 잘못이 있다는 증거의 표시입니다. 국민의 정부에 국민이 없다고 하는 국민의 깊은 회의 속에서 강한 정부, 국민의 정부, 국민을 사랑한다는 정부의 정당성은 도전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런 현실에서 정상적인 국가운영은 어렵습니다. 민심과 민의를 바탕으로 한 정부만이 강한 정부입니다. 민심을 직시하고 민의를 존중하는 정부가 국민을 사랑하는 정부입니다. 오늘의 위기 그 본질은 일련의 사건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사건의 핵심을 외면하고 민심의 흐름을 가볍게 여겼던 우리의 독선과 오만인 것입니다. 오만해지면 그 어떤 비판도 비난으로 들립니다. 독선에 빠지면 그 어떤 잘못도 소신으로 착각합니다. 환란의 어려운 고비는 넘겼지만 할 일은 태산 같습니다. 국가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사회적 합의와 협력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정치적 안정을 기하고 국민통합을 이루어야 합니다. 국민의 지지는 필수적이고 야당의 협력과 언론의 건전한 여론형성도 있어야 할 줄 압니다. 정권 출범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절박한 시점입니다. 그때의 겸손하고 낮은 마음으로 국민이 의혹을 품고 있는 모든 사건들을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방법과 수준으로 해결을 해야 합니다. 정부가 또다시 사과를 하고 정권이 크나큰 난관에 처하는 일이 있더라도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는 단호한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난국을 수습하고 위기를 해소하는 데 있어서 의혹사건들의 해결만으로 그쳐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잘못된 정책기조는 과감하게 시정해야 합니다.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 국민의 불만의 표적이 되고 있는 정책, 또 무리한 시행으로 관련 당사자들의 사기를 저상시키는 정책들은 대담하게 대안을 찾아서 철저하게 보완하거나 유보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진실한 국가시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검찰에게 당부합니다. 검찰 스스로 자아비판하고 있듯이 검찰이 정치의 시녀로, 권력의 도구로 낙인받아서는 안 됩니다. 문자 그대로 검찰의 공황적 위기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잘못을 저지르며 이 나라 법치와 민주를 왜곡하고 굴절시켰는가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으로 진실하게 참회하고 자책해야 합니다. 검찰의 생명은 검찰 자신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공정하고 투명한 법집행과 원칙에 따른 중립적인 검찰권 행사입니다. 조직의 사활을 걸고 파사현정 의 새로운 검찰상을 구현해야 합니다. 청교도적 금욕으로 한국 검찰의 새로운 탄생을 이룩해 주기 바랍니다. 검찰권의 중립성을 자극하기 위한 외부기관으로서의 특별검사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검찰이 특검제를 기피하는 이유 그 자체가 이 제도를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생각하는 국민정서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특검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검제 아니라 특검제 그 이상의 무엇이 만들어져도 검찰의 올바른 검찰권 행사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검찰만 바로 서도 나라가 바로 섭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우리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일은 검찰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정치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검찰이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서는 절실한 명제는 정치가 바로 서는 일입니다. 이 기회에 노동자 여러분께서도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노동계와 정부 간에 진지한 대화와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총파업과 같은 과격투쟁 방식은 국민을 위해서도 나라를 위해서도 노동계를 위해서도 좋지 않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노․사․정 간 대립이 생기고 또 이로 인해서 산업현장의 평화가 깨져서는 안 됩니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국가경제의 현실을 냉정하게 보아야 합니다.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파업유도 의혹사건을 가장 확실하게 풀기 위해서는 정부, 정치권, 노동계가 함께 협력하는 길밖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노동자 여러분들의 지혜롭고 성숙한 대응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19세기 말이 그랬듯이 20세기 말 국민은 불안합니다. IMF 속에 맞는 우리의 앞날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정보화시대, 지식사회가 될 것이라는 21세기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하고 나는 또한 어떻게 되는 것인가 두렵고 불안한 21세기 누구를 의지하고 누구를 믿고 누구와 같이 함께할 것인가 국민의 상념과 회의와 질문은 끝이 없이 이어집니다. 이 모든 것이 정치가 떠맡아야 하고 정치인이 보듬어 안아야 할 국가적 과제들입니다. 나라를 위해서 진실로 우리 정치는 고뇌해야 합니다. IMF 좌절을 딛고 재기에 몸부림치는 국민 그 선두에 정치가 있어야 합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마는 21세기의 세계와 그 속의 한국, 어떻게 생존하며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는 우리 정치가 지상명제로 삼아야 할 민족적 테마입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여기에 생명을 걸고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정치가 없습니다. 오로지 숨 막히는 반목과 갈등과 파국으로 치닫고 있을 뿐입니다. IMF사태를 초래한 문민정부가 물러나고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도 세상이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이 국민의 일반적 인식입니다.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서든 민주 정권이 들어서든 어떠한 변화도 이룩할 수 없는 한국정치의 본질적 속성은 도대체 무엇인가, 국민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가 언제까지 이렇게 파행과 표류를 계속해야 하는 것이며 국민이 편안하고 나라가 잘되게 하는 데 우리 정치가 오로지 정진할 수 없는 것인가 참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합니다. 실업자들과 쓰러진 기업인들 이들만이 이 시대의 아픔을 대신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담한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고통받는 서민의 삶 그 자체가 아픔이며 고난입니다. 여기에서 우리 사회를 버티어 줄 힘은 좋은 정치,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치밖에 없습니다. 21세기를 향한 한국정치의 혁명적 변화가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밀어붙이는 여당, 극한투쟁을 일삼는 야당, 당리당략에 파묻혀 있는 국회, 불행한 이 현실을 타파할 한국정치의 일대 개혁이 있어야 합니다. 국회와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더 이상 지속된다면 개혁의 차원이 아니라 국회를 아예 해체하라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국가사회의 총체적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이 개혁은 기존의 이해관계를 근본적으로 조정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국가 통치행위인 정치, 그 정치개혁을 전제해야만 여타의 개혁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개혁을 선도해야 하는 정치개혁은 국회의 원수를 줄이고 국회예산을 깎고 선거제도를 고치는 것만으로써 이뤄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반세기 헌정사 내내 대통령제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제가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 땅에 가져다주지 못한 것처럼 제도를 아무리 고쳐도 의식의 변화, 도덕성의 회복 없이는 어떠한 정치개혁도 무의미합니다. 우리 정치를 돈 덜 드는 정치,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 지역구 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치, 곧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로 구조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선거법을 비롯한 제도개혁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치의 도덕성 회복을 위한 정치의식의 개혁인 것입니다. 이 토대 위에서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정쟁을 지양시켜야 합니다. 그런 타협의 정치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파당정치와 지역주의가 결합된 최악의 상태로부터 한국정치가 해방되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정치에 대한 투철한 이념과 철학이 고양되어야 하고 확고한 국가적 책임의식이 제고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정치개혁과 정치회복을 위해서는 여당부터 먼저 달라져야 합니다. 50년 만의 정권교체 그 자부에 합당한 참된 정치변화를 이룩해야 하고 전 정권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쇄신되고 정리된 국정을 펴 나가야 합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국회의 변칙운영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불가피한 현실이었고 또 이것이 당시의 최선일 수밖에 없었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야당이 제2민주화투쟁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정권퇴진투쟁까지도 운운하고 있습니다. 민주화시대를 같이 동행하는 야당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언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국에 대한 야당의 주장을 저는 경청하고자 합니다. 민심의 일단이 담겨져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야당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소화할 수 있는 정치적 도덕적 금도와 역량을 우리는 갖고 있습니다. 사실에 근거하고 국익에 투철한 비판과 견제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지 수렴하는 데 인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야관계가 복원되고 정상화된 가운데 야당과 공존하면서 원만하고 성숙한 국정을 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물론 야당도 크게 달라져야 합니다. 강경투쟁 일변도의 구시대 정치를 그대로 걸으며 장외집회를 벌이고 방탄국회를 계속해 왔던 것이 다름 아닌 우리의 야당입니다. IMF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야당은 그동안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했는가 겸손한 마음으로 되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정파적 이해에 사로잡혀서 정부여당의 약점을 노리는 폭로정치 그것만으로는 생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정치권 전체가 불신을 받고 있는 절망적 현실입니다. 집권여당의 잘못이 곧 야당의 반사이익으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국민은 강력하면서도 건강한 야당을 바라고 있습니다. 순리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양식 있는 야당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창조적 비판과 협력적 견제를 간절하게 바라 마지않습니다.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200억 달러가 없어서 IMF관리체제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던 우리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600억 달러의 외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금리도 유사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리 숫자에 안정되어 있습니다. 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로부터 벗어나서 점차 정상적인 생산활동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증권시장이 과열을 염려할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소득도 조금 불어나고 소비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실업자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 속에 금년 경제성장률이 5%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만 해도 겨우 0.5%대의 성장을 예견했던 OECD까지 그 열 배가 되는 5%대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우리로서 당연히 자부할 만합니다. 국민과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서 구조조정과 제도개혁을 중단 없이 일관되게 수행한 결과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고통을 감내하며 국난극복과 경제회복에 동참해 주신 국민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외환위기의 절박한 상황으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본격적인 개혁은 지금부터입니다.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앞에는 수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150만 명의 실업인구, 주춤거리는 재벌빅딜, 눈덩이처럼 불어난 나라의 빚, 소득과 소비의 양극화, 중산층의 붕괴, 경제논리를 압도하는 정치논리, 이것들은 언제든지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인 것입니다. 이보다 더 무서운 세계화시대의 가혹한 경제전쟁도 계속해서 치러야 합니다. 구조조정의 결과로서 위기를 불러일으켰던 경제시스템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그런 단계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잉설비의 정비는 아직 미진하고 금융기관도 많은 개혁과정을 거쳤지만 일부 부실채권 때문에 경영에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린 수출도 정체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시장지향적 개혁을 통해서 한국경제가 견고한 성장을 재개하기까지에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입니다.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집중적을 강도 있게 계속해서 경쟁력을 확실하게 높일 수밖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국가적 전환기의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특히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이후 국가경제의 큰 방향과 목표인 것입니다. 10년 후 또는 20년 후 한국이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경제발전의 청사진을 만들고 그 방향에서 국가경영을 도모해야 합니다. 미래투자를 등한시하는 것은 성장잠재력을 쇠진시키고 국민경제를 위해하는 크나큰 오류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늘날 신규투자가 아직 미미한 단계입니다. 물론 구조개혁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미래산업 분야에 대한 대형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기업도 아직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투자가 IMF 이후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젊고 유능한 우리 연구인력들의 해외유출도 문제입니다. 벤처기업이나 지식산업은 연구개발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육성됩니다.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쏟아붓고 있는 미국도 기술 및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은 5% 미만에 불과합니다. 연구개발투자 붐을 일으키지 않는 상태에서 벤처산업을 육성하려는 것은 허구입니다. 벤처캐피털의 조성을 위한 범정부적인 수단을 강구해야 하고 창의력 있는 벤처기업인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 산업구조의 비전은 무엇이고 취약한 기술과 정보, 이렇게 열악한 조건에서 세계와의 경쟁이 가능한 것인가 정부는 국민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을 밝혀야 합니다.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지식 및 정보산업을 어떤 방법, 무슨 수단으로 선진국을 따라잡을 것인지 확고한 목표와 대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정부당국에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수십 년 동안 엄청난 비용과 노력으로 구축한 국가의 경제조직들이 수없이 무너졌습니다. 많은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이 쓰러졌습니다. 많은 설비와 기업과 부동산이 헐값으로 외국인에 의해서 투자되고 지금도 그 상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제까지는 환란극복과 경기회복을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축소된 생산기반을 새롭게 재확충 근대화하고 줄어든 국부를 성실하게 보충하며 미래의 발전을 모색해야 합니다. 개혁의 부담이 일반 국민에게만 전담되게 해서는 안 됩니다. IMF 경제위기의 원천적인 책임은 정치권, 정부, 금융, 재벌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책임규명도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개혁 또한 미진합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회복이 되고 경제성장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더라도 개혁이 완전하게 마무리될 수 없고 민주적 시장경제가 제대로 뿌리내릴 수 없는 위험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세제개혁을 통해서 형평과세와 능력에 맞는 공평한 부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간접세 비율의 적절한 조정 그리고 소득탈루 방지를 위한 적절한 제도 강구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시장경제로 가는 길목에서 불가피하게 정부개입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힘만으로 경제의 난제를 해결할 수도 없고 또 해서도 안 됩니다. 정부의 부당한 규제가 철폐되고 기업의 자율경영이 뿌리내려야만 진정한 시장경제는 이루어집니다. 관치만능의 한국경제가 결과적으로 맞은 것은 외환위기와 국가부도적 사태였습니다. 정부역할에 스스로 한계를 긋고 구조조정을 하루속히 마무리해서 기업자율이 정착되고 신장될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라는 것입니다. 정부의 정책혼선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 문제는 정책혼선의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신고서가 발부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 부담도 턱없이 높아졌습니다. 저소득 봉급생활자들이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떠안는 있을 수 없는 잘못된 결과도 빚어졌습니다. 월급자가 봉이냐 하는 직장사회의 불만이 팽배하고 대정부투쟁위원회가 결성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사회보험의 확충 과정에서 빚어진 정책적 잘못은 조속히 시정하고 보완해야 합니다. 중산층의 붕괴가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IMF 이후 중산층으로 생각했던 사람들 중에 약 3분의 1가량이 하층으로 떨어졌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로 급속하게 편입되고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또 이로 인해서 그만큼 중산층의 복원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회안정과 민주발전을 위해서 폭넓은 중산층의 존재는 절대적인 것입니다. 150만 실업시대에 있어서 최선의 복지이자 중산층 보호대책은 고용입니다. 일자리를 확충하는 데 범정부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입니다. 소득재분배정책을 과감히 시행하면서 산업, 교육, 고용 등 모든 국가시책이 이에 맞게 수립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수출은 늘려야 합니다. 환율이 비록 11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마는 IMF 전 800원 하던 때에 비한다면 40% 이상 올랐습니다. 임금도 내려갔습니다. 땅값도 하락했고 금리도 사상 최저의 조건입니다. 한국경제의 고질인 고비용구조가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IMF 덕분으로 개선된 것입니다. 주력시장인 동남아 경제가 안 좋고 일본 등 선진경제가 어려워지고 불확실하다는 것은 핑계의 일부일 뿐 그것은 이유나 원인이 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40여 년 동안 수출을 하면서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바깥 사정이 항상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1500억 달러의 외채 대국으로서 수출이 아니면 살길이 없습니다. 금년 무역수지 흑자 250억 달러 목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금년에 갚아야 할 외채 40억 달러, 에너지 수입액 219억 달러, 식량수입액 70억 달러는 무엇으로 감당할 것입니까? 세계 방방곡곡을 뒤지며 시장을 찾고 새 기술, 새 상품을 개발해서 전천후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북한은 21세기 목표로서 강성대국을 내세웠습니다. 그들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실현에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 남북대화의 기피와 대미편향, 핵 의혹시설의 건설,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또 다른 발사 준비, 무장간첩선의 남파 등은 모두 다 그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일방적 시혜는 그대로 받아먹으며 경제를 지탱하고 또 발전이라도 시켜 볼까 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북한의 적나라한 모습이 여기에서도 역력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냉전구조는 이 같은 북한의 본질적 속성이 확대 재생산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군사독재와 전시동원체제로 나오고 있는 북한입니다. 이런 북한에 대해서 우리가 아무리 포용정책을 쓰고 햇볕을 내리쪼여도 그들이 지금 우리가 의도한 대로 우리의 품속에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쉽게 들어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북한이 쉽게 달라지리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포용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남북대화를 추진하고 남북한의 공존공영을 위해서 있는 힘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진지하고 고집스러운 노력은 한반도의 평화와 조국의 통일이라는 민족비원의 완성으로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승화되고 보상될 것으로 나는 믿고 있습니다. 햇볕정책은 국가안보의 대전제 위에서 구사되는 하나의 전술전략입니다. 북한이 적대적 행위로 나오면 단호하게 응징하고 대화의 길을 걸으면 따뜻하게 협력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상호주의원칙 역시 기계적으로 경직되게 운용하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현실에 입각한 상호주의원칙을 유연하게 지키며 남북 현안에 대한 지혜롭고 냉정한 대응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북한은 서해의 도발행위를 자행한 데 이어서 북경의 남북 차관급회담을 파행으로 이끌었습니다. 금강산 관광객을 억류하는 횡포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비료를 주며 남북 차관급회담을 열고 반성문을 써 가며 금강산 달러를 보태 주어야 하는 것인가 국민은 혼란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변 안전에 대한 보장책이 확실하게 만들어질 때까지는 금강산관광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때까지 대북 비료지원도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안보의 내적 핵심요인은 국가통합인 것입니다. 1944년 영국의 비브리지 경이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사회복지법안을 만든 것은 사회복지 자체보다는 나치와의 전쟁에 따른 국민단결의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실업과 빈곤은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내부의 적입니다. 나치의 미사일이 영국에 복지사회를 건설하게 해 준 역사의 역설처럼 IMF 환란 속에 한국의 복지가 제자리를 잡는 또 하나의 역설이 우리 역사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경제개혁이 국민 개개인에 끼치는 고통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중에서도 실업의 공포는 가장 큰 고통입니다. 이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빈곤계층에 대한 사회정책의 확대입니다. 지난해에는 물량중심의 시혜적인 실업대책에 의존했고 여러 시행착오와 비효율, 그리고 자원낭비가 뒤따랐습니다. 금년에는 일자리창출과 고용유지, 직업훈련 등 보다 정통적이며 원천적인 대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소규모 기업의 신규창업뿐만 아니라 기존업체의 안정과 고용유지를 위한 종합적인 정부대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세워 주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오늘의 시국상황에 대해서 김대중 대통령께서 겸허한 자세로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시국을 수습하고 민심을 되돌리고 새롭게 국정을 다듬어 가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책대안을 강조하고 있는 최근의 야당의 모습에 대해서 우리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기대와 믿음을 주는 정치, 국민이 부담 없이 자기의 삶을 영위하며 희망을 갖고 내일을 열어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이끌어 줄 수 있는 정치, 여기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당리와 당략이 끼어들 어떤 공간도 있을 수 없습니다. 어제의 변칙국회가 일어나고, 어제의 장외투쟁이 재현되는 상황에서 어둡고 무거운 우리의 현실정치를 다 같이 반성합시다. 그리고 새로운 각오와 의지를 갖고 우리 정치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참으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일은 내일의 해가 또다시 뜹니다. 내일에 대한 꿈과 믿음을 갖고 힘차게 오늘을 이겨 냅시다. 쉽지 않은 것과 불가능은 다릅니다. 무한경쟁시대의 국가재도약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설사 가능하지 않더라도 가능하게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민족의 강인한 생명력과 탁월한 저력에 다시 한 번 불길을 당깁시다. 그리하여 21세기 위대한 조국, 빛나는 역사의 새 장을 다 함께 열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새정치국민회의의 총재권한대행이신 존경하는 김영배 의원 나오셔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하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 김영배입니다. 저는 연설을 하기 전에 가슴 아픈 이야기를 먼저 드리겠습니다. 어제 경기도 화성에서 뜻밖에 23명의 생명을 잃은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아직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이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이제 막 자라나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죽게 했습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여기서 저는 우리 당을 대표해서 삼가 비명에 간 어린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애지중지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부모님과 가족 여러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건원인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합니다. 원인을 규명해서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 저는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애정 뿐만 아니라 우리 당을 비판하는 여론까지 의식하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이때 국민의 마음이 한 군데로 모아지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집권당의 총재권한대행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위기를 기회로 돌릴 수 있다는 결의와 우리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국민 앞에 섰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최근 공직자 부인들의 옷 사건과 검찰 간부의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집권당을 대표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와 우리 당은 최근 옷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고위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의 사치풍조를 뿌리 뽑고 우리 모두 국민적 일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사회기강을 확립하는 데 더욱 앞장설 것입니다. 검찰의 파업유도 혐의사건에 관해서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한 점의 의혹 없이 정당한 방법으로 그 진상을 국민 앞에 밝히겠다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입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사건의 의혹만을 푸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직 개혁의 메스가 닿지 않은 과거의 관행과 병폐를 척결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 당은 파업유도 의혹사건을 특별검사로 하여금 조사해서 그 진상을 밝히기로 이미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는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가 검찰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검찰을 수사할 경우 그 결과에 대한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 국민의 여론과, 특히 많은 시민단체의 지적을 우리 당은 과감하게 수용한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야당의원 여러분들에게 호소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주장하시는 특별검사제도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정식으로 다룹시다. 그리고 진상규명의 시급을 요하는 파업유도 의혹사건은 한정적 특별법에 의한 특별검사를 임용해서 조사하는 데 동의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또한 우리 당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한 바 있습니다. 야당은 스스로 주장했던 국정조사에 동의할 것을 거듭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야당의원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국민을 편하게 해 드리기 위한 대화정치의 복원을 제창합니다. 우리 당은 정치공방이나 극한적 대결보다는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현안을 풀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소모적인 정쟁을 지양하고 정책으로 경쟁하는 격조 있고 생산적인 정치를 구현합시다. 따라서 저는 특별검사제도와 함께 선거제도, 국회제도, 정당제도 그리고 정치자금제도를 포함해서 국회 정치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서로가 성의를 가지고 다룰 것을 요구합니다. 이상의 정치개혁문제를 여야 간 효과적인 타협을 위해서 3당 3역 회담을 제의합니다. 그리하여 서로가 흉금을 터놓고 진지하게 협상해서 국민의 여망이요 시대적 소명인 정치개혁을 해냅시다. 다음으로 저는 국민의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헌정 사상 50년 만에 최초의 정권교체로 탄생한 정부입니다. 그동안 다소 시행상의 착오가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 4개월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의 정부가 이룩한 업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97년 말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 전까지 절박했던 상황으로 돌아가 봅시다. 그때 우리 경제는 아물아물 꺼져 가는 촛불과도 같았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살려 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지도력,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의 합심과 헌신의 결과였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간에 파탄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킨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97년 말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한 그때 국민들은 뭐라고들 했습니까?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경제를 살려 달라고 했습니다. 취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1년 반 안에 IMF관리체제를 벗어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3~4년은 걸린다고들 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그 약속은 지금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재임 중 경제를 회복시킨 그것 하나만 가지고도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우리 경제는 위기를 벗어나 분명 회복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과 빠른 경제회복에 대해서 우리보다는 외국이 더 놀라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한국에서 제2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리차드 그라소 이사장은 한국을 반짝이는 별이라고 말하면서 우리나라의 금융위기 극복을 극찬했습니다. 미국 로스차일드 재단의 윌버 로스 회장은 말하기를 인도네시아가 외환위기를 극복하려면 김대중 대통령 같은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경제의 지표를 보더라도 우리 경제는 안정 국면에 접어들어서고 있습니다. 97년 말 39억 불이었던 외환보유고는 오늘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인 589억 불에 달하고 있습니다. 환율은 1불당 2000원 선에서 오늘 현재 1157원으로, 금리는 30%에서 7.56%로 안정되고 있습니다. 외국의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을 ‘투자 부적격한 나라’에서 지금은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나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78만 명이었던 실업자 수는 5월 말 현재 140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금년 말경에는 실업자 수가 110만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이와 같이 회생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분야에 대한 과감한 개혁조치 때문입니다. 재벌의 계열기업들 간에 상호 지급보증을 금지하고, 출자를 제한함으로써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못 하게 했습니다. 결합 재무제표를 의무적으로 작성케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였습니다. 이와 같이 경제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총 300개의 개혁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그중 294건은 규제철폐 법안으로 총 5000여 건의 규제를 철폐하였습니다. 외교는 어떠했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 외교사에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과거에 한반도 주변 4대 강국과의 외교에서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 본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과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구축의 틀을 확고하게 다져 놓았습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했습니다. 처음으로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일본정부로부터 공식문서로 받아 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켰습니다. APEC 회의를 주도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놓았습니다. 최근 김대중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의 완결편으로서 주변 4강이 모두 한국의 대북정책을 지지하도록 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와 같이 국민의 정부는 과거 어느 정권도 하지 못한 엄청난 일들을 해냈습니다. 다만, IMF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각 분야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했습니다. 미증유의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품과 중복투자를 없애고,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조치였습니다. 우리 당은 IMF와 구조조정의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했습니다. 기업의 도산과 소득감소로 중산층의 희생이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은 멈출 수 없는 일입니다. 구조조정은 경제를 다시 살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며, 나라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시대적 요청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당은 개혁 추진과정에서 중산층과 서민층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당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겸허하게 머리를 숙이고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우리 당은 중산층과 서민층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가지고 국민 여러분께 다가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우리 당과 정부는 중산층을 살리고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총 2조 5000억을 이번 추경예산안에 반영시켰습니다. 저는 이제 우리 당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실업대책입니다. 우리 당과 정부는 실업대책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올해 실업대책에 쓰여질 재원은 총 8조 3000억입니다. 이 재원은 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쓰여지는 것입니다. 48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35만 명에게 직업훈련 및 사회안전망 혜택을 주겠습니다. 특히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창업 촉진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당은 실업대책의 틈새를 하나하나 메워 나가겠습니다. 실업예산은 일자리 마련에 제대로 투입되고 있는가, 공공근로사업이 실속 없이 운영되고 있지는 않은가, 공공근로사업에서 소외된 61세 내지 65세의 노인계층에 대한 특별대책은 마련되어 있는가, 직업훈련은 바로 취업으로 연결되고 있는가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서 개선책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다음은 우리 당이 새롭게 추진하는 복지정책의 방향을 밝히겠습니다. 우리 당은 정치적 IMF를 극복해서 이를 바탕으로 생산적 복지사회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생산적 복지란 노동할 의욕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노동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에게는 국가가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새로운 복지제도를 말합니다. 생산적 복지를 통해서 모든 국민이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일할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적극적인 사회투자전략으로서 사실상 사회정책의 기본 틀을 바꾸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하고 국민복지 기본선을 보장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직업훈련과 신지식교육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당은 이 같은 대원칙에 따라 많은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사회보험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우선 국민연금제도의 형평성을 강화하겠습니다. 조세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자영업자의 소득실상을 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험료를 지나치게 하향신고한 일부계층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상향조정함으로써 보험료 부과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겠습니다. 부당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계층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우리 당은 의료보험제도를 선진국형으로 정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지역의료보험료 인상과 관련해서 보험행정의 미숙으로 말미암아 많은 국민을 상심시켜 드렸습니다. 저는 집권당의 대표로서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 당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의료보험제도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국민의 보험료부담을 최대한 덜어 드리기 위해서 지역의료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현재는 의료보험가입자가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1년에 330일입니다마는 내년부터는 1년 동안 하루도 빠짐이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출산 전 진찰의 경우 현재는 보험혜택이 없습니다마는 내년부터는 혜택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이제 저는 정치개혁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의 정치불신은 참으로 심각합니다. 국민이 불신하는 정치를 이대로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너무나 잘 아시는 사실이지만 우리 정치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다음 두 가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첫째는 지역감정에 바탕을 둔 지역대결 구도입니다. 둘째는 정치하는 데 돈이 너무나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지역당적 대결구도는 정책경쟁을 가로막고 국민통합을 어렵게 합니다. 어느 지역에서는 정책을 말하기보다는 상대 당에 대해서 무차별 욕설만 하면 표가 쏟아진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생산적이고 건강한 정치가 될 수 있겠습니까? 이 망국적인 지역대결 정치는 어떻게 하든 고쳐야만 합니다. 돈 문제는 어떻습니까? 하나의 지구당 운영비가 평상시 월평균 1000만 원이 든다고 합니다. 그러면 전국 지역구 수가 253개이므로 월 총경비는 25억 3000만 원이 됩니다. 3개 정당을 합치면 월 75억 9000만 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1년으로 계산하면 총 910억이 됩니다. 그럴진대 선거 때는 얼마나 들겠습니까? 생각해 보십시오. 천문학적인 숫자가 됩니다. 이렇게 때문에 고비용, 저효율 정치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그 엄청난 돈이 어디에서 나오겠습니까? 결국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같은 정치구조 속에서 우리 정치와 정치인이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당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한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당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중선거구제를 병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것은 망국병인 지역감정과 지역대결 구도를 타파하고 돈 안 쓰는 깨끗한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당은 돈 안 쓰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 지구당을 폐지하고 중앙당을 축소하기로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합동연설회도 폐지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완전한 선거공영제를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현 제도로 내년 16대 총선을 치른다면 우리 당의 경우 제도를 바꿨을 때보다 의석을 몇 석이라도 더 얻는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당은 목전의 이득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바른 정치와 건강한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대의명분을 따르려고 합니다. 존경하는 야당의원 여러분, 이제 공은 여러분들에게 넘어갔습니다. 이대로 가시겠습니까? 지역대결 구도와 돈 정치를 이대로 두려고 하십니까? 바른 정치와 건강한 정치를 위한 정치개혁은 국민적 요구이며 시대적 소명인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정치개혁을 위한 협상테이블에 조속히 나와 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요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한국노총이 노사평화와 사회안정을 위해서 예정된 총파업을 않기로 하고 민주노총 역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합니다. 그 결정에는 바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나라 경제를 살리려는 이 나라 모든 노동자의 고뇌와 충정이 담겨 있다고 믿습니다. 여기서 저는 호소합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여러분들께서는 노사정위원회로 돌아와 주십시오. 그래서 이 나라의 산업평화와 생산성을 높이고 우리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음으로 저는 문화․예술과 교육정책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당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문화 선진국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정부 총예산 대비 문화예산 1%를 내년까지 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4500억의 문예진흥기금과 5000억의 문화산업진흥기금을 반드시 조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당은 2000년 ASEM회의와 아시안게임, 2001년 한국방문의 해, 2002년 월드컵대회 등의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다음은 교육정책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교육계에도 누적되어 온 부조리와 비효율적 요인 때문에 교원 정년 조정이 불가피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교육계의 의견을 철저히 수렴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당과 정부는 교육계와 학부모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서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당은 유아교육을 공교육화하고 실업계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습니다. 학급당 학생 수를 축소해서 학습능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중학교의 무상 의무교육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최근 북한군 도발에 의한 서해 교전사건을 겪으면서 저는 우리 국민들에게 더욱 큰 존경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준 전시상황 속에서 우리 국민은 놀라고 분노하면서도 결코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수년 전에 있었던 생필품 사재기 같은 혼란은 이번에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성숙한 국민의식 그리고 국력에 대한 신뢰감 때문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당은 확고한 안보의 바탕과 자신감을 가지고 대 북한 포용정책을 의연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과거 정권 때는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해 왔습니다. 푸에블로호 납치사건, 김신조 사건,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아웅산 폭파사건, KAL기 폭파사건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95년 김영삼 정권 때도 북한에 쌀을 보내 주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쌀 수송선박을 억류했습니다. 끝내 우리는 북한에 사과하고 풀려나는 수치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과거에는 말로만 강경했을 뿐이지 내용으로는 번번이 치욕만 남겼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했습니까? 지난 6월 15일 우리 해군은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을 단호하게 응징하였습니다. 바로 이것이 휴전 이후 처음으로 우리가 이긴 사건입니다. 처음으로 우리 한국이 북한을 제압한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대북 포용정책의 진면목인 것입니다. 이번 서해에서 우리 해군의 승리는 대북 포용정책으로 안보에 허점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일부의 우려를 깨끗이 씻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평화공존과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지금 중대한 고비를 넘고 있습니다. 저는 단언합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이요, 햇빛이 찬바람을 이긴다고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포용정책을 꾸준히 밀고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는 저는 강조해 둘 것이 있습니다. 이번 남북한 차관급 회담에서 이산가족문제만이라도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2차 비료지원은 중단해야 된다는 것을 분명히 말해 둡니다. 금강산관광문제 역시 우리 관광객의 신변안전의 확실한 보장을 받지 않고는 관광을 재개해서는 안 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당은 국정운영에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당으로서 새로운 천 년, 21세기를 여는 새 역사 창조의 비전을 가지고 있음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리 당은 국민을 살피고 존중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당은 개혁의 고삐를 결코 늦추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6․3 재선거에서 우리 당은 승패와 관계없이 깨끗한 선거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3당이 합의한 대로 중앙당 불개입과 돈 안 쓰는 선거운동을 솔선수범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당은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출하기 위해서 참여민주주의를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그간 참여도가 다소 떨어졌던 여성, 청년, 사무직 근로조합원, 하위직 공무원의 정치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겠습니다. 우리 당은 여야 간 TV토론 등 미디어 토론정치의 문화를 여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양심적인 시민단체와 재야단체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국가보안법의 개폐 문제, 의문사 진상규명 문제, 민주유공자예우법 등을 전향적으로 매듭짓겠습니다. 우리 당은 개혁적 민심과 호흡을 함께할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하겠습니다. 우리 정부는 부정부패와 비리를 말끔히 씻어 낼 20세기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리 당은 ‘국민의 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부가 아니라 반드시 국민을 하늘같이 섬기는 정부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무너진 경제를 살리고 사회복지를 강화해서 국민에게 풍요와 행복한 삶을 보장해 드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당은 우당인 자민련과 함께 공동집권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공조와 협조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커다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개혁을 통한 도약인가 아니면 개혁의 실패로 좌절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제 우리 앞에 긴 터널의 끝이 보입니다. 그러나 위기와 고통이 아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 흐트러지지 맙시다.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섰던 IMF 위기 때의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우리 모두 한마음, 하나가 될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우리는 희망찬 미래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개혁의 마지막 고비에서 결코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 고비를 함께 넘읍시다. 밀고 당기고 함께 갑시다.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이제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평화의 기도문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대표연설을 마치고자 합니다.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면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제4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