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제118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 제창하시겠읍니다. 녹음 전주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지난 9월 1일 소련 전투기에 의해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격추되었읍니다. 269명의 국내외 인사가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읍니다. 이 자리에 계신 동료 의원 그리고 여러분! 다 함께 일어나서 그분들의 명복을 같이 비는 묵념을 올리고자 합니다. 방청객께서도 같이 일어나 주시기 바랍니다. 묵념을 시작하겠읍니다.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유태흥 대법원장과 김상협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본인은 오늘 여러분을 모시고 제118회 임시국회의 개회사를 하면서 분노와 비통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읍니다. 우리는 지난 1일 새벽 대한항공 여객기가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에 의하여 격추된 참변을 당한 이래 온 국민이 격분과 오열 속에 며칠 밤을 지새웠읍니다. 지금도 269명의 생령 들이 어둡고 추운 북해의 하늘에서 스러지던 순간을 생각하면 분하고 떨리는 가슴을 누를 수가 없읍니다. 본인은 이 자리를 빌어서 이번 참사에서 희생된 한국을 비롯한 16개국 269위의 희생자 앞에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하여 다시 한번 명복을 빌고 그 유가족과 그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아울러서 소련의 이번 만행에 대하여 우리와 함께 분격하고 또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준 세계 많은 나라의 정부와 국민들에게도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비무장 민간여객기를 공격하여 격추시킨다는 것은 한마디로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인도주의정신을 짓밟는 극악한 살인행위입니다. 이것은 여객기의 영공침범 여부나 국제법상 규정 등을 따지기 이전의 인간정신의 문제로써 소련의 이번 만행은 인류의 이름으로 규탄되고 응징되어야 할 것입니다. 소련은 마땅히 그 죄과를 솔직하게 시인하고 그에 따른 보상조치에 대한 성의를 보여야 함은 물론 다시는 이러한 반인간적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것을 세계 앞에 약속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만약 소련의 이번 만행을 묵인하고 넘어간다면 이는 인명의 존귀함을 믿고 인간의 이성을 신뢰하는 자유민의 숭고한 이념과 정신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우리의 존재의의마저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우리 국회가 오늘 온 국민의 분노를 한데 모아서 소련의 만행을 규탄하고 이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단호한 결의를 보이고자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뜻에서입니다.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소련은 명색이 초강대국으로 행세하면서 무장되지 않은 민간여객기에 미사일을 쏘아 대는 비열하고도 야만적인 짓을 저지르고도 그 증거를 인멸 하기에 급급하여 우리의 수색활동을 방해하고 심지어는 유가족들로 구성된 진혼단 마저 접근을 막는 실로 가증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읍니다. 우리는 소련이 우리를 얕잡아 보고 대한항공 여객기를 격추시켰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되어서 더욱 통분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비통에 빠져 울분을 토하는 데 그친다면 언제 또 같은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냉철한 이성과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해서 소련의 만행을 인도주의의 이름으로 끝까지 규탄하는 민족자존의 굳건한 자세를 보이면서 우리의 분노를 내연 시켜 이를 국가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같은 비극을 물려주지 않기 위하여는 우리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힘을 배양하는 길밖에 없다는 냉혹한 교훈을 우리 모두 뼛속 깊이 새겨야 되겠읍니다. 우리는 이번 참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사 속에 묻어 버리지 않고 항상 우리를 일깨워 주는 산 교훈으로 삼아서 세계의 어떤 사악한 세력도 우리를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우리 국력을 줄기차게 키워 나갈 것을 거듭 다짐합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억울하게 희생된 269명의 넋을 위로하는 길이며 나아가서 소련의 만행에 대한 우리의 가장 확고한 응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확신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18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