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하여 상정합니다. 오늘은 민주당의 대표최고위원이신 이기택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기택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셨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를 향한 변화의 20세기 말을 살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전 세계를 하나의 지구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21세기는 정보와 지식이 생산력과 문화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문명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가 20세기의 시대사조였다면 21세기는 복지민주주의와 인간성 회복의 시대일 것입니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가장 분명한 21세기의 전망은 통일된 조국의 건설이 될 것입니다. 냉전시대의 유산인 이데올로기는 붕괴되고 세계가 국경 없는 경제전쟁시대로 돌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를 맞이해서 많은 나라들이 ‘국가개혁’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개혁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며 생존과 번영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지난 100년간의 20세기는 우리 민족에게는 굴욕과 좌절의 시대였습니다. 우리는 19세기 말 근대문명의 거센 파고에 떠밀려 서구열강들의 각축장이 된 이래, 20세기의 그 기나긴 우리 역사는 식민지 시대, 민족분단과 전쟁, 그리고 군사 독재로 점철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또다시 이 같은 굴욕과 좌절의 역사를 결코 되풀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6년밖에 남지 않은 21세기를 위한 노력과 준비가 절대절명의 시대적 과제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21세기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국가진로와 목표도 없이 세계사의 격류 앞에 표류하고 있지나 않는지 깊이 반성해 봐야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21세기로 나아가기 위한 개혁의 목표는 ‘국가경쟁력 강화’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 개혁은 ‘민주화’와 ‘과학화’ 그리고 ‘국제화’의 3대 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선진국들은 이미 이 3대 요소를 갖추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도 그들은 국방비까지 삭감하면서 경제전쟁을 헤쳐 나가기 위한 개혁과 투자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우리는 이들보다도 10배, 100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민주화는 군사화 되어 있는 국가 질서부터 ‘문민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도된 가치관을 이제 바로 세우고 민주적 가치가 서민사회의 저변으로 확대되어야 하겠습니다. 민주화 없이는 개혁시대를 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과학화를 주장하는 것은 21세기 경제전쟁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국가전략의 최우선순위로 설정하고 그 과학기술 혁명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저는 주장합니다. 우리는 정치, 경제, 그리고 의식과 관행의 국제화를 하루속히 서둘러야 합니다. 현재 우리의 국제화 수준은 세계 15개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겨우 11번째에 불과한 처지입니다. 이런 수준으로 앞으로 어떻게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특히 우리가 추진하고자 하는 이 모든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민족통일이어야 합니다. 통일은 이제 당위이며 현실입니다. 우리는 성장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북한은 고립과 낙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통일이 되면 우리는 압록강과 두만강을 국경으로 하여 한때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아직도 살아 있고, 지금도 우리 민족이 많이 살고 있는 무한한 자원의 보고인 만주와 시베리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통일은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길입니다. 이러한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에 깊게 퍼져 있는 ‘권위주의적 의식과 군사문화’의 청산 없이는 자율과 창의에 바탕한 21세기 신질서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역사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앞서 개척하는 민족에게만 밝은 미래가 보장됩니다. 이미 21세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정치인, 기업가와 근로자, 그리고 학생과 주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절박한 오늘의 우리 현실을 직시하고 총력을 모아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질서는 냉전의 종식과 함께 근본적인 재편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극적인 화해는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잘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반도만이 아직도 ‘냉전지대’로 유일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 8개월 동안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에 있어서 혼선을 거듭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긴급한 북한 핵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는 방관적 자세로 일관해 왔습니다. 내부적인 정책통일조차 이루지 못하면서 어떻게 효율적인 대북한정책이 가능했겠습니까? 저는 김영삼 정부가 어떤 외교통일정책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핵 문제의 이해 당사자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남북 간 직접대화를 통한 해결방안을 과연 얼마나 적극적으로 모색해 봤습니까?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냉전적 봉쇄정책’이 아닌 ‘포용적 참여정책’을 전개해야 된다는 것이 우리 민주당의 주장입니다. 정부는 팀스피리트훈련의 중지를 포함해서 경제협력과 민간교류 등 포괄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들로 일괄타결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핵 문제로 인해서 경제협력을 포함한 모든 남북한 간의 교류까지 차단시키는 것은 핵 문제의 해결뿐 아니라 민족통일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는 오늘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APEC 회의와 관련하여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국의 정상들과 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나마 북한 핵 문제의 해결과 통일을 위한 유리한 여건조성 그리고 동북아 안보질서의 구축과 상호경제 협력방안 등에 관한 분명한 성과를 가지고 와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정신대문제와 문화재 반환문제, 그리고 무역적자와 기술이전문제 특히 김대중 선생 납치사건 진상규명 등에 관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경제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오늘날 세계의 정상들의 국익을 위해서 솔선하여 세일즈맨 역할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김영삼 대통령께서 경제첨병으로 이제 나서서 이 나라 경제위기를 구출하는 데 앞장서 주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이제 앞으로 2년 후면 해방과 분단 50년이 됩니다. 우리도 이제는 탈냉전의 외교를 넘어서서 통일을 지향하는 외교, 국익을 우선하는 실용주의 외교로 그 지평을 넓혀 나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정치는 미래의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서 모두들이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정치인들, 우리만의 주장뿐만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김영삼 정부 8개월 동안 정치개혁이 얼마나 이루어졌는가를 먼저 평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치개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나라 정치는 실종되었다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신정부는 출범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개혁 프로그램을 국민 앞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야당 시절부터 늘 주장해 왔던 예측가능한 정치 대신에 즉흥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충격정치’ 만이 8개월 동안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예측 불가능한 정치가 우리 사회와 국민을 불안의 늪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지적하자면 국민의 동의와 참여가 배제된 ‘1인 정치’, 법과 제도가 무시된 ‘법치’가 아닌 ‘인치’라고들 얘기하지 않습니까? 신정부 출범 후 이 나라엔 청와대와 대통령만이 있었을 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무력화되고, 내각조차도 중요한 국가정책 수립 과정에서 배제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신경제 100일계획이 그랬고, 신경제5개년계획이 또한 그랬으며, 금융실명제, 재산공개와 사정이 청와대와 대통령의 독선적이고도 일방적인 결정으로 추진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신권위주의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사정은 법에 의한 엄격한 기준 아래 이루어질 때만 그 정당성을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사정은 철저하게 보복적이고 편파적이라는 총평이 이미 내려져 있습니다. 포항제철 비자금사건, 동화은행 비자금사건, 슬롯머신 비리는 그 단적인 실례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와 한양, 라이프주택 비자금 사건은 서둘러서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종결되어 버렸습니다. 이러고도 보복적이고 편파적인 사정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습니까? 신정부의 인사정책은 역대 정권과 다름없는 ‘정실정책’이라고 나는 비판하고 싶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인사가 만사라고 해 왔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정부투자기관에서부터 심지어 동장, 면장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전문성과 자격조차 결여된 사람들로 채워져 가고 있습니다. 또한 즉흥적인 인사는 신정부 출범부터 주요직책을 맡았던 사람들이 몇 사람이나 도중하차했습니까? 대통령이 발탁했던 장관들이 며칠 안 돼서 물러나는 이런 심각한 사태를 낳았습니다. 결코 이 국가경영은 잠시라도 누구의 잘못 때문에 실험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지적해 둡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신정부는 이처럼 1인 독선정치, 보복사정, 그리고 무원칙인사 등 오도된 개혁을 추진해 온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직자들을 개혁의 주체세력으로 앞장세우는 데 실패했습니다. 오히려 일부 공직자들은 보신주의와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는 것 우리 주변에서 얼마나 흔히들 볼 수 있습니까? 이러한 사정들이 국가기강 해이를 초래했습니다. 급기야는 하늘과 바다와 땅에서 500명에 가까운 무고한 국민들을 희생시키지 않았습니까? 부안 앞바다 선박침몰 현장을 방문했을 때 ‘정치인은 도대체 무엇을 하느냐’고 외치던 그 유족들의 절규가 아직도 저의 귀에는 생생합니다.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 우리 민주당은 현 정부 8개월의 실정에 대한 책임과 해이된 국가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 정부 출점 후 처음으로 내각사퇴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해당 장관 경질이라는 미봉책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하고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하루빨리 이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국정을 쇄신하기 위해서도 이번 국회가 끝날 무렵에는 전면 개각을 단행해 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신정부 출범 8개월의 문제점을 비판했습니다. 이제 개혁과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정부가 이 나라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5․16, 12․12, 5․17 군사쿠데타와 광주시민항쟁, 우리 정치사에 있어서 최대의 정치테러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 선생 납치사건 그리고 민족분단이 야기한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된 백범 김구 선생 암살사건,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 4․3 제주도양민학살사건과 거창양민학살사건 등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평가 작업에 김영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의원 여러분! 국민 여러분! 김영삼 대통령의 그 결단으로 과거청산을 위한 진실규명, 그 진상만 규명된다면 거기에 따르는 어떠한 처벌도 하지 않는 것이 어떠냐 하는 의견을 제의합니다. 저는 이러한 제안을 하기까지 오랜 고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역사청산’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해서가 아니라 훼손된 그 민족정기와 정의를 이 땅에 바로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과거청산을 하지 않고는 민족정기가 바로 설 수 없고 정의를 되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될 것을 우리 국민 누구가 바라고 있습니까? 진정한 개혁은 굴절되고 훼손된 민족정기의 재정립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에 설명이 필요합니까? 어느 국민이 거부합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해방 이후 오늘까지 국민적 에너지를 한 번도 우리가 한데 모으는 그 국민통합을 이루지 못한 것은 역사 재정립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 국정연설에서 국회는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창조적인 토론을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옳습니다. 반대하실 분 아마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정부 출범 후 국회운영은 어떠했습니까? 대화와 타협이 솔직히 말씀드리면 기피되어 온 부분이 훨씬 더 많습니다. 반면에 청와대의 의사가 이 국회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던 것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회소집이라는 당연한 이 국회의 임무가 여전히 여야 간의 정치쟁점이 된다는 이 자체를 우리는 한 번 반성해 봐야 합니다. 국정감사에 필수적인 중요 증인이 증인으로 나올 수 없는 사정, 헌법과 국회법에 근거해서 정당하게 발동된 12․12, 평화의 댐, 율곡사업이라는 이 3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미해결의 장으로 넘어가는 것은 국회사에 오명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입니다. 기록되기 전에 우리는 이 진상규명을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다 아는 사건입니다. 왜 마무리를 짓지 않습니까? 12․12사건 누가 했는지 모르는 사람 있습니까? 평화의 댐 어떻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이 있습니까? 우리 거의 다 아는 사건입니다. 마무리만 짓고 재정립하고 앞으로 우리 그러지 말자고 해서 새 역사 창조하는 데 그 밑거름이 되면 얼마나 좋습니까? 왜 이것을 기피해야 합니까? 어느 국민이 이러한 우리 국회를 바로 보고 있겠습니까? 이러고도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습니까? 국회의 권능이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법과 제도는 제자리를 결코 설 수가 없습니다. 4․19 민주혁명에서 6․10 국민항쟁까지 우리가 보아 온 역사의 교훈은 개인의 의사가 결코 법과 제도를 초월할 수 없다는 그 진실을 봐 왔습니다. 국회 활성화는 정치개혁의 첩경입니다. 정치의 중심은 이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여야 한다는데 이 자리에서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저는 국회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국회산하에 과학기술분야를 포함하는 각계의 전문가가 포진하는 신설 국정연구소를 설립해서 이 국회가 좀 더 활력을 띠우고 좀 더 앞서가는 정책을 만들고 명실 공히 국민의 대표기관이 되기 위해서 이러한 국정연구소를 설립할 것을 제안합니다. 지금 우리 국회의 행정기능, 이 국회사무처로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수준 높은 정책대안 수립이 불가능했지 않습니까? 우리 다 알지 않습니까? 국민은 불 켜진 국회의사당을 바라고 있습니다. 연중국회를 위한 상시국회는 개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정치인의 소명입니다. 국회의 모든 활동은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어야 합니다. 국회 활성화는 바라지 않으면서 정치개혁을 운운하는 것은 통치기반 강화를 위한 허구임을 엄중히 지적해 두고자 합니다. 의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국민 앞에 자성하는 심정으로 우리를 다시 한 번 돌아봅시다. 신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난 지금 과거 군사정권이 양산한 비민주악법을 이 국회는 몇 개라도 고친 것이 있습니까? 8개월 동안 하나도 없습니다. 정치개혁을 위한 입법이 몇 개나 이루어졌습니까? 그러고도 개혁한다, 정치 개혁한다, 누구한테 얘기할 수 있습니까? 공직자윤리법 개정만이 겨우 우리 국회가 처리한 개혁입법입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30년간 군사통치를 지배해온 모든 악법과 제도는 반드시 고쳐져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대로 놓아둘 것입니까? 언제까지……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국가보안법, 안기부법의 개폐 그리고 통신비밀보호법, 경찰중립화법, 노동법 처리가 또다시 군사정권식 논리로 지연된다면 현 정부의 개혁의지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여야가 협의하고 있는 선거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도 이번 회기 내에 깨끗한 정치를 위해서 제발 하루속히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지방자치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이 시대의 야당은 정권에 대한 비판과 견제라는 본연의 임무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전과 대안의 제시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대표하여 이 자리에 선 저는 야당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깊은 관심과 걱정을 하시고 있다는 것을 잘 듣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정통야당만이 갖는 도덕성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는 시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가겠습니다. 국가장래를 고민하는 야당, 책임도 함께 지는 믿음직한 야당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심각한 장기침체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금년 상반기에는 80년의 혼란기를 제외한다면 30년 만에 최저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실명제 실시 후 돈은 풀릴 대로 풀렸는데도 경지는 얼어붙어 있습니다. 체감물가는 이미 올해 그 목표를 훨씬 넘어섰고, 실업의 증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국제수지도 4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투자 의욕을 상실하고, 근로자는 일할 의욕을 잃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겠습니까? 세계 경제 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경제블럭화가 진행되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의 시장개방압력은 한층 거세지고, 후발 개도국은 무섭게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습니다. 가히 무한 경제전쟁시대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경제의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주요 경쟁국의 배가 넘는 금리, 불안정한 노사관계, 낙후된 교육, 선진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과학기술수준, 정지된 사회간접자본투자 등 경제의 전 부분이 경쟁력을 상실했습니다. 저는 대기업, 중소기업인들과의 대화에서, 남대문 시장 상인들과의 만남에서, 냉해와 외국농산물 수입에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의 시름을 들으면서 이 시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책임을 통감합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부터라도,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그보다 먼저 정부는 우리 경제 위기의 실상을 직시하고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모순을 냉철하게 인식하는 것이 우선 과제입니다. 현 정부의 안이한 경제인식이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지난 30년간의 불균형성장의 한계를 과감히 극복하고, 현재의 경제위기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을 철저히 개혁할 때, 우리 경제는 그나마 회생될 수 있습니다. 저는 신경제5개년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우리 당도 이미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지만, 정부 내에서조차 이 계획을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정의 방만한 운용을 억제하고 각종 공공요금 인상을 동결하는 등 물가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물가안정 없이는 경제의 활성화도, 국민 생활의 안정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또한 정부는 기업의 투자의욕을 제고시키고 근로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조치를 시급히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그와는 정반대로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급급하여 엄청난 세수확보 공세를 무차별적으로 펴고 있습니다. 정부는 세무조사의 공포가 경제불안을 가중시켜 경제의욕을 얼마나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습니까? 국민 여러분!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는 여야가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지난 9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경제위기극복과 민생문제해결의 긴급함을 강조한 바가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여야가 협심하여 금융실명제의 제도적 정착과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마련에 우리 다함께 최선을 한번 다해 봅시다. 금융실명제부터 대체입법이 꼭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현재의 금융실명제는 한마디로 시작은 ‘졸속 실명제’였고 지금 현재는 ‘반쪽 실명제’로서 끝났습니다. 충분한 사전준비나 사후대책도 없이 전격적으로 실시되었고, 또 두 차례의 완화조치로 실명제 본래의 취지마저 퇴색되었습니다. 그리고 실명제의 부작용은 경제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에게 자금난과 부도위기만을 가중시켰습니다. 반면에 30조 원이 넘는 지하음성자금 중 불과 5조 원만 실명화되고 대기업의 비자금과 무자료거래는 여전히 지금 그대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또 사채시장은 변형된 형태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것이 ‘졸속 실명제’요, ‘반쪽 실명제’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래서 김영삼 정부가 진정으로 금융실명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겸허한 자세로 금융실명제의 대체입법에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경제개혁의 레일을 겨우 깐 데 불과합니다. 세제개혁과 금융개혁, 그리고 부동산 관련 제도개혁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실명제 실시의 실효의 제대로 거둘 수 있습니다.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의 세율을 대폭 인하하는 등 세제개혁을 단행하여 실명제 실시에 따른 국민의 과중한 세 부담을 완화해 주어야 합니다. 한국은행 독립과 금리 자율화를 비롯한 금융 자율화가 조속히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관치금융 폐해로 국민부담이 가중되고, 국민경제의 발전이 저해되어 왔습니다. 정경유착구조를 시정하고 낙후된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금융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부동산실명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우리 민주당은 토지 관련 세제를 고쳐 더 이상 토지가 투기의 수단과 대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행 토지초과이득세의 경우 세무당국의 횡포와 미실현 소득에 대한 불합리한 과세로 얼마나 많은 조세저항을 불러일으켰습니까? 우리 당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용대출확대, 진성어음 완전할인 등의 조치가 실질적으로 실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이 국민경제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조개편과 기술개발 등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도록 힘쓰겠습니다. 여러분! 예산개혁 없는 국정개혁은 허구입니다. 저와 우리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94년도 예산안에 대해 깊은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난 25일 이 자리에서 행한 대통령 시정연설에서는 재정개혁에 대한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방만하게 운용해 온 행정기구의 개편도 없이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우리 당은 약 3조 5000억에 이르는 재정의 손실과 오용, 남용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예산안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아무런 정책적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부는 증대된 재정수요를 채우기 위해 교통세 등을 신설하여 국민 세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94년 예산심의 과정에서 정권유지비를 삭감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예산절감, 그리고 방위비 동결과 경직성 경비의 질적 구조개선을 철저히 한번 추진해 보겠습니다. 이를 통해서 마련되는 여유자금은 사회간접자본의 시설 확충, 사회복지개발, 환경개선사업, 공무원 사기진작을 위한 보수 현실화 등의 투자 대원으로 활용하여 경제성장 애로 요인을 제거하도록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경제전쟁시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행정기구의 개편은 불가피합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부서를 통폐합하고 과학기술과 통상 관련 부서를 강화하는 21세기적 행정개편을 단행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우리 농어촌은 갈수록 심각한 위기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농수산물 개방압력으로 인해 수지맞는 농사가 없으며 따라서 농어가 부채가 10조 원에 달하고 있으니 우리 농촌의 실정이 얼마나 딱한가를 가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13년 만에 닥친 냉해는 우리 농민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추곡수매가 16% 인상과 농가희망 전량수매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미흡하기 짝이 없는 재해대책지원 차원이 아닌 획기적인 냉해보상 조치를 정부는 특별히 강구해 주기를 요구합니다. 정부가 제시한 ‘신농정’은 오늘의 심각한 농어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한이 되기에는 훨씬 미흡합니다. 그러나 UR 협상의 연내 타결이 눈앞에 다가오고 또 극심한 냉해 피해를 감안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다만 제가 지난 국정연설에서 제안했던 대로 정부가 농촌구조개선사업을 3년간 앞당겨 98년으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김영삼 대통령은 정권을 걸고서라도 쌀개방만은 막겠다고 한 대국민 공약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수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강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저는 이상에서 말씀드린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 당이 주장해 왔던 국회 안에 ‘경제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다시 한 번 정부 여당에게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민경제 회복과 21세기를 향한 경제체질 강화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기본과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시대에 뒤떨어진 통제와 규제 위주의 관 주도형 경제를 하루속히 탈피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행정규제는 모두 철폐하여 기업들이 경제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둘째, 불균형경제를 하루속히 해소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도시와 농촌, 지역과 지역, 계층과 계층 사이의 불균형이 시정되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는 더 이상 발전하기가 어렵습니다. 셋째, 기업 전문화와 경영혁신을 이루어야 합니다. 재벌기업은 많아도 세계 제일의 상품은 별로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과감한 전문화와 경영혁신을 통해 대기업은 세계 일류상품을 생산하고, 중소기업의 고유영역을 보호하여 건전한 경제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특히 민주적 노사관계의 정립은 경영혁신의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노동이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한 보조수단이라는 낡은 사고는 버려야 합니다. 노동의 민주적 경제참여 없이는 진정한 국가경쟁력 회복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넷째, 과학기술과 교육이 우선되는 국가전략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책은 늘 국가정책의 최우선순위에서 밀려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힘이 되고 있습니다. 모든 생산기술의 원천인 기초과학 수준은 세계 32위로서 이웃 대만이나 브라질보다도 뒤떨어져 있는 현실입니다. 정부는 G7 수준의 과학기술 목표를 세웠지만 일관성 있는 예산과 정책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과학기술행정은 여전히 난맥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진흥을 위해 1000억을 목표로 만들어진 과학기술진흥기금이 10년 동안에 겨우 30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조차도 올해 들어서는 그 기금 자체를 없애려 하고 있는 움직임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부재를 단적으로 웅변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저는 우리가 21세기 기술패권주의의 높은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국가의 사활을 걸고 과학기술혁명을 한번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한 전략 없이 세워진 어떠한 경제정책도 그 실효성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젠 진정한 의미에서 과학이 국가전략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GNP 대비 과학기술투자를 현재의 2.5% 수준에서 늦어도 96년까지는 5%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교육은 21세기의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정보화사회, 다양화 사회에 부응하는 전인교육, 미래지향적인 교육으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계 최첨단의 실력을 가진 인적자원의 개발에 국가장래의 승부를 한번 걸어 봐야만 합니다. 그래서 교육에 대한 투자를 과학기술과 마찬가지로 GNP 대비 5%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늘려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위에서 말씀드린 네 가지의 기본과제가 실현될 때만이 우리의 국가경쟁력 강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는 성장의 그늘에서 고통받고 있는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이 너무 많습니다. 언제까지 이들을 그대로 외면해야만 합니까? 이들도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과 사회보장제도가 이제는 필요합니다. 정부는 교육 민주화와 참교육을 위해서 노력하다 해직된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어렵게 내린 그 결정을 존중하여 아무 조건 없이 전원 복직시켜야 합니다. 선별적인 복직은 개혁의 역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은 21세기 한국을 이끌 주역들입니다. 이들이 입시지옥에서 벗어나고 발랄한 젊음의 기상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입체적 교육환경의 조성이 필요합니다. 또한 정부는 농어민과 도시 서민의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고 계층 간, 지역 간 소득재분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통합의료보험제도를 조속히 실현해야 합니다. 전 세계에 거주하는 500만 이상의 해외교민들에게 대한 권익보호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서 해외교민청 신설과 국내 재산권 행사의 인정을 제안합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참여 확대를 위해서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이 전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애자고용촉진법이 외면되고 있습니다. 경로효친이라는 미풍양속을 진작시키기 위한 노인복지법은 사문화된 지 오래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독 관제를 도입해서 법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정부는 뒷받침해 줘야만 합니다. 국가유공자의 명예가 존중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풍토가 조성되어 애국심 고양의 지표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문화는 그 사회의 환경입니다. 정치, 경제 발전의 중대한 밑거름입니다. 우리는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더불어 소중한 민족문화가 활짝 꽃을 피우는 21세기를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러시아의 동해 핵폐기물 투기사건은 우리에게 크나큰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심지어 일본은 러시아의 10배에 이르는 핵폐기물을 동해바다에 버려 온 것으로 이제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민족의 생존문제가 걸린 이 심각한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해 왔습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보여 온 ‘환경 인식과 환경정책 부재’의 실상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저는 이러한 해양 핵 오염사건을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 한국과 북한, 일본과 러시아의 4개국 회담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 제창합니다. 환경산업은 21세기의 핵심산업이 될 전망입니다. 국토와 자연을 보존하고 환경산업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육성할 기본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 저의 얘기를 마무리 짓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21세기를 향한 우리의 선택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경쟁력 강화의 성패는 민주화, 과학화 그리고 국제화에 달려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20세기가 우리 민족에게 회한과 좌절의 시대였다면 우리는 이 다가오는 21세기를 우리 한민족이 아시아 태평양시대를 한번 선도하는 영광의 시대로 만들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졌을 때 분단의 슬픔은 사라지고 갈등과 반목이 해소되는 화합과 번영의 시대가 우리 앞에 열릴 것을 저는 굳게굳게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미래를 지향하는 정치, 활력이 넘치는 경제, 정의가 바로 서는 사회를 위해 우리 다 함께 노력합시다. 한민족의 구성원임을 우리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희망의 사회를 위해 앞으로 전전합시다. 4․19 민주혁명을 주도했던 한 사람인 저는 30년이 넘는 정치역정 속에서도 민주화와 개혁이라는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4․19 민주혁명의 정신인 민주화, 개혁과 통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모두의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저는 개혁이 이루어지고 통일의 문이 열리는 그 날까지 국민 여러분의 편에 서서 저의 신명을 다 바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제 21세기를 향한 도전은 우리 모두에게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 오랫동안 장시간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9차 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