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하겠습니다. 오늘과 내일 양일간에 걸쳐 교섭단체대표연설을 듣게 되겠습니다. 오늘은 민주자유당 대표위원이신 김종필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동안 북한 핵문제로 해서 조성된 여러 상황들이 국민 여러분에게 큰 걱정과 안타까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일상생업에 조금도 동요 없이 의연하게 임해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아울러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당과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 여러분이 안심하고 평온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우리 본연의 책무를 더욱더 성실하게 수행해 갈 것을 먼저 말씀을 드립니다. 어제 우리는 국무총리로부터 국정현안에 관한 보고를 들은 바 있습니다. 오늘 저는 정부의 보고와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국정의 주요문제에 관한 집권여당으로서의 우리 당의 입장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오는 7월 25일 분단 반세기 만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분단과 대결의 먹구름을 걷어 내고 화해와 통합의 새 아침을 열어 줄 수 있는 민족의 대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참으로 반갑고 기쁩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적대와 갈등을 넘어서서 처음으로 만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민족사적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써 온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다시 한 번 환영합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야 하겠다는 김영삼 대통령의 결단과 주도에 의해 이루어진, 참으로 뜻깊고 값진 것으로써, 민족분단사의 새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저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 등 주변 4각과의 긴밀한 협의와 공조를 유지하는 등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기울인 집요한 노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리고 남북관계의 새로운 출발이 되고 민족문제해결을 위한 하나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겨레의 간절한 소망을 남북정상회담에 담습니다. 무엇보다도 역사적인 이번 정상회담이 확실한 평화와 공존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그 어떤 긴장도 원하지 않습니다. 또한 전쟁의 가능성조차 거론하는 것을 강력히 배격합니다. 따라서 긴장의 도화선이 되는 사안들에 대한 명백하고도 책임 있는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북 간의 대화와 타협 그리고 평화와 화해를 가장 소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국민이며 우리 정부이며 우리 당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이제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와 조국의 통일을 위해 한 장의 벽돌을 성실히 쌓아 올리는 정성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도 이번 회담이 반세기의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공존의 확실하고 진정한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임해 주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국민 모두의 단합된 힘 당파를 초월한 초당적인 힘을 모아 김영삼 대통령이 민족의 숙원을 풀 수 있도록 남북정상회담을 조용히 뒷받침해 주는 것이 현시점에서 무엇보다 절실한 일임을 특히 강조하고자 합니다. 조국이 남북으로 갈라진 지 50년, 최초로 대좌하게 되는 두 정상의 민족적 책임이 막중한 만큼 이를 착실히 뒷받침해야 할 칠천만 동포의 책임 또한 그에 못지않게 크다고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는 남북정상회담이 갖는 민족적 기대와 역사적 의미를 소중히 여기면서 회담의 조건과 전제, 형식과 내용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남북현안에 대해 우리가 갖추고 있어야 할 기본입장과 원칙은 확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핵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 정치적 군사적 신뢰기반을 쌓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구조적으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그리하여 민족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만 합니다. 또한 여기에서 통일조국으로 가는 큰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결정적인 남북관계의 변화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그 자리를 잡아야 하겠습니다. 어떠한 경우 무슨 일이 있어도, 동족상잔의 전쟁만은 없어야 합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그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남북의 두 정상은 조국과 민족과 역사 앞에 이것을 약속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 시대를 사는 민족 모두의 가장 절실한 소망이며, 염원일 것입니다. 북한 핵은 그 수량이 많고 적고 간에 결코 허용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와 미래는 물론 과거에 대한 투명성까지 확실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북한 핵문제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그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 즉 IAEA의 통상 및 특별사찰과 남북한의 상호사찰이 실시되어야 합니다. 이제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의 비핵화 공동선언이 철저하게 준수되고 이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남북관계의 본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이를 정상궤도에 올려 성실하게 운영하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되겠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 대표 접촉 등 남북 간에 이미 합의된 대화통로를 정상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인의 북한방문을 비롯한 남북경협이 활발히 진행되어 서로가 공존공영할 수 있는 굳건한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산가족의 서신교환과 상봉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해결책도 반드시 모색되어야 합니다. 북한 핵의 과거문제를 밝히는 것과 관련하여 오는 8월에 있을 미․북3단계회담을 우리는 주목합니다. 현재 미국과 북한 간에 이루어진 3단계회담 조건은 현재와 미래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여져서 북한의 과거 핵문제에 대한 다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한미 간의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의 의사에 반하고 우리의 기본입장을 일탈하는 어떠한 결정과 결론이 나오지 않도록 북․미3단계회담을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이 참으로 마음이 와 닿는 남북 간의 진실과 의지가 확인되고, 그래서 신뢰와 소망이 솟아나는 그야말로 활짝 열린 회담이 되어지기를 재삼 기원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김영삼 대통령의 말씀대로 ‘역사가 바뀔 만한’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이루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민족의 자존을 훼손시키고 역량을 소모시키는 대립과 갈등의 잘못된 좌표에 머물러 서 있을 수 없습니다. 남과 북은, 새로운 각오와 결의로써 무한경쟁시대를 함께 헤쳐 나가는, 문자 그대로 한 민족 한 동포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민족의 모든 역량을 모아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더불어 잘사는 민족공동체를 건설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14대 후반 국회가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통합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을 제정한 데 이어 이번에 국회법을 전향적으로 개정함으로써 정치개혁 국회개혁의 제도적 장치를 사실상 마무리했습니다. 한마디로 정치풍토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토양과 토대를 마련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토양 위에 어떻게 우리의 정치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느냐 하는 것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단순한 제도의 개혁만으로 정치의 혁명적 변화는 결코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치의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방향설정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정치가 곧 권력투쟁이 되고 있는 한국 정치의 구시대적 정형을 깨는 것이 정치개혁의 실체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실사구시 이용후생의 생활정치를 구현하고 우리 야당도 강조하고 있는 미래지향적인 정치, 민생과 직결될 현장의 정치를 실천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실질이겠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현실정치는 여기에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쟁적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우리는 하루속히 이 같은 진흙밭에서 빠져나와야 하겠습니다. 과거지향적인 쟁점의 제조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정책의 양산에 힘써야 하며 정확하게 사실을 인식하고 정당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모름지기 우리 국회는 아이디어와 정책이 이끌어 가는 국정의 산실이 되어야 하고 이념과 논리가 번뜩이는 국민의 대표기관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회공론을 주도하는 참된 여론의 수렴장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국회가 지금 해야 할 시급하고도 중요한 국정과제와 민생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무한경쟁시대에 있어서 민족생존의 길을 찾고 건전하고 성숙한 시민사회를 건설하는 것 등은 우리 정치가 해내야 할 막중한 시대적 과제들입니다. 이러한 시급한 국정 현안을 앞에 두고 우리 정치가 그리고 우리 국회가 효율적이며 생산적으로 국정을 논의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존립의 정당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위기의식을 갖고 무위와 무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법규와 원칙과 합리에 의한 국회개혁이 14대 후반에서는 반드시 성공하고 정착되어야만 하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우리는 14대 국회가 갖는 시대적 중요성과 국민적 여망을 다시 확인하면서 후반에 있어서는 전반과는 훨씬 다른, 새로운 국회가 되도록 심기일전해서 협력하면서 노력해야겠습니다. 우리 당은 그동안 보다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변화와 개혁의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데 온 힘을 다했습니다. 통합선거법을 비롯한 정치관계법의 혁신에서 보인 바와 같이 우리 자신의 희생을 감내하면서 새로운 여야 관계의 정립과 생산적인 정치풍토를 뿌리내리기 위해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인내해야 하고 너그러워야 하고 소수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입장에 있다 할지라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분명히 구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여당의 책무이며 소임임을 이 기회에 확실히 해 두고자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저는 정부에 대해 몇 마디 말씀도 올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김영삼 대통령 정부의 개혁 2차년도 그 후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공직자윤리법의 제정, 금융실명제 실시, 정치관계법의 혁신 등 제도적 법률적 개혁을 원만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같은 제도적 개혁 바탕 위에 진실로 변화되고 개혁된 새로운 한국의 새로운 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룩해 나가야 할 막중한 시점에 와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각오와 결의를 새롭게 하기 위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선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 ‘공무원 사회가 움직이지를 않고 있다’ 하는 등 여러 논란들이 있음을 상기하고자 합니다. 권위가 상실되고 공권력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많은 우려들이 야기되고 있다는 것도 함께 지적합니다. 국민의 기대와 신뢰에 금이 가게 해서는 안 됩니다. 상식과 원칙과 합리에 바탕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 정부의 결연한 자세가 갖추어져야 하겠습니다. 조직이 뛰고 시스템이 뛰는 국정의 체계화를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각 부처 간의 의견을 취합 정리할 수 있는 정책조정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일관된 정책으로 국민이 내일을 예측하고 전망할 수 있는 투명한 행정을 이룩해야 합니다. 위로부터의 타율적 개혁이 아니라 사회 내부에서 조직 자체에서 자율과 참여에 의한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다짐과 분발을 거듭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경제는 지금 중화학 부분의 호조를 중심으로 설비투자와 수출이 꾸준히 증가추세를 나타내는 등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물가도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1/4분기 중 8.8%의 실질성장률이 이를 잘 말해 주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금년 전체 성장률도 당초 전망보다 높은 7%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경기회복과 높은 성장이 국내 제조업의 기술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에 의한 것이기보다는, 일본 엔고 등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와 체질개선에 더욱 노력을 해야 하겠다고 지적드립니다. 특히 80년대 중․후반 3저의 호황기를 경제적 체질개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뼈저린 경험을 교훈 삼아 지금의 이른바 신3저의 좋은 기회를 결코 일실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국가적 목표인 국가경쟁력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으로 귀착됩니다. 기업 외적으로는 지가 금리 임금 등 기업의 요소비용을 경쟁국들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고, 기업 내적으로는 기술혁신 경영혁신을 통해서 기업의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경제체질의 강화는 단순히 경제적인 요소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부문의 질적 발전이 전제되어야 하며 경제주체들의 지적능력 정보력 창의력이 갖추어져야 하겠고 또한 이를 조직화하여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제도와 지도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효율적인 국정 도모, 정치, 사회의 안정, 행정규제의 완화,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교육의 본질적 개혁, 과학기술의 혁신 등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처가 더욱 철저히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전반적인 경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고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제의 실시, 균형 있는 경제발전, 산업구조의 개혁을 위해서도 중소기업의 안정적 발전은 절대로 필요합니다. 보다 획기적인 중소기업육성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가야만 하겠습니다. 지난 4월 15일 우루과이라운드 최종의정서가 서명됨으로써 전후 세계무역질서를 이끌어 왔던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즉 GATT 체제가 세계무역기구, 즉 WTO 체제로 바꾸어졌습니다. WTO 체제로 대표되는 오늘의 세계교역질서는 세계와 함께 경쟁하며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있어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적응의 과제이며, 거부의 대상이 아니고 극복의 기회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 해 수출이 800억 불이 넘는 세계 10위권의 무역국가로서 이를 결코 기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WTO 체제의 불가피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갖고 이를 반대하기보다는 전화위복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서로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으면서 더욱 힘차게 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농업에 대한 특별대책과 WTO 설립비준동의안의 처리를 비롯하여 여기에 최선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준비하는 일이겠습니다. 그리고 그린라운드 등 뉴라운드 협상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 어김없이 챙겨 나가는 일이 되겠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우선해서 대처해야 할 것은 농어업부문입니다. 현상적이고 미봉적인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겠습니다. 농업의 규모화 전문화 과학화를 이룩함으로써 우리 농업을 참으로 경쟁력 있는 전략산업으로 진흥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농업은 물론, 농촌과 농민을 다 함께 살려 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이미 마련한 농어촌발전대책 그리고 농정개혁방안을 더욱 알차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농어촌 구조개선을 위한 42조 원의 투자계획과 농특세 재원으로 마련할 15조 원의 농업발전계획도 한 치의 차질 없이 효율적으로 집행하도록 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의 노사분규가 파업이라고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달은 바 있습니다.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우리 근로자들에게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다. 근로자의 권익과 처우는 최대한 개선되고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노사협상과 단체협약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은 근로자에게 주어진 헌법적 기본권리이며 누구도 방해하거나 침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이자 공동체의 기반은 반드시 준수되고 보호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노동운동은 이념적 변혁운동이나 노동해방운동 또는 정치투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임금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배타적 이익운동이 되어서도 안 되겠습니다. 나와 사회와 국가 전체의 이익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는 호혜와 공존의 국민적 운동이 되어야만 하겠습니다. 법외 임의단체의 불법분규, 직권중재를 무시한 파업강행, 실정법을 유린하는 공동연대투쟁은 어떠한 명분이나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들입니다. 국민경제 시민교통 사회공익을 담보로 한 철도와 지하철의 불법파업은 법의 보호도 국민의 지지도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정치적 노선, 이념투쟁, 조직 내부의 갈등으로 순수한 노동운동이 오도되는 파멸적 상황은 스스로 경계하고 방어해야 할 것입니다.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투쟁적인 급진노선이 아닙니다. 사용자와 근로자, 자본과 노동이 공동이익체로 건전하게 발전해 갈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협상하는 일이겠습니다. 기업이 흔들리고 사회가 불안하면 노동자도 흔들리고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노사의 갈등이나 대립으로 산업사회가 진통을 겪고 있는 나라는 우리 말고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격동하는 시대상황에 부응하여 생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민족생존의 차원에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금년 제1의 국가적 과제로 선정했습니다. 국가경쟁력은 바로 노사의 경쟁력입니다. 노사가 갈등하고 대립하면 경쟁력이고, 무엇이고, 아무것도 이룩할 수 없습니다. 서로 만나 대화하고 타협하면 해결 못 할 일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극한투쟁과 최악의 상태, 이것은 절대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들입니다. 아직 복귀하지 않은 근로자들은 한시바삐 제자리에 돌아와 주기를 바랍니다.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산업의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고 제도화시켜 경제전쟁시대에 대응할 때입니다. 사용자의 더 큰 성의와 그리고 근로자 여러분의 결단을 거듭 촉구하는 바입니다. 급진과격주의 한총련 일부 학생들의 사상적 오류와 폭력시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열차를 탈취하고 경찰을 납치하는 것과 같은 무정부적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일들입니다. 더우기 6․25를 조국해방전쟁 운운하며, 북한 정권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찬양하는 행위에 이르러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세계는 이미 공산주의를 버렸습니다. 이것은 누구보다도 학생들이 더 잘 아는 사실 아니겠습니까? 공산주의가 20세기의 비극적 실험으로 종말을 맞이한 지 오래인 지금 아직도 공산주의 허상과 허구에 얽매여 있는 학생들의 미망과 착각은 즉각 깨어져야 합니다. 다 깨어진 사상의 사금파리를 붙들어 매고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공산 이데올로기는 이미 진보혁신의 논리가 아닙니다. 공산사회주의의 모태인 소련은 망했고 또 하나의 종주국인 중국은 이른바 중국적 사회주의를 도입함으로써 자본주의 시장경제로의 변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 학생들이 진보혁신의 신화로 떠받들고 있던, 소위 이데올로기가 실패한 역사의 유물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입증해 주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사상과 이념에 대해 학문적으로 탐구하고 섭렵하는 학생들의 뜨거운 가슴을 결코 이해를 못 하거나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그것에 탐닉되고 함몰되는 사상적 파멸만은 스스로 막을 수 있는 냉정한 머리들을, 이성들을 가져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지상과제인 국가경쟁력은 대학과 대학생의 경쟁력이기도 합니다. 세계는 격변하고 있고 적자생존의 경제전쟁이 우리를 엄습해 오고 있습니다. 오늘의 냉엄한 국제사회를 직시하면서 우리 학생들이 새로운 인식과 안목을 갖추어야 할 절박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사회 전반의 문제에 무소불위와 무불간섭으로 뛰어들어 배움을 게을리할 때가 결코 아닙니다. 누가 무어라고 해도 오로지 학생들이 힘써야 할 일은 학문에 대한 정진입니다. 그리고 나라의 앞날을 예비하는 일이겠습니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중대한 시점입니다. 학생들 또한 조국을 사랑하는 깊은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좋은 결과를 기원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한총련은 이제라도 사상적 환상, 과격행동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탄생과 새로운 출발을 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을 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분단 50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민족의 새로운 희망이 싹터 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법과 국회법 등 정치제도 측면의 개혁이 마무리된 가운데 제14대 국회 후반 2년이 막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차분한 마음과 성숙된 자세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조용하게 뒷받침하면서 중단 없는 개혁과 지속적인 변화를 이루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시대적 도전 앞에 국민적 합의를 만들고, 국론을 모으고, 역량을 키우는 민족의 지혜와 슬기를 우리 국회와 정치인이 앞장서서 발휘하도록 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보람찬 내일을 위해서 더욱 힘쓰고 다 같이 노력을 해 나가십시다. 감사합니다.
제5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