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이틀간에 걸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의 대표연설이 있겠습니다. 연설내용은 모두 생중계로 방송되겠습니다. 오늘은 제일 먼저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이신 박준규 의원과 평화민주당 총재이신 김대중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그러면 먼저 민주정의당 대표위원이신 박준규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김재순 국회의장! 이 자리에 참석하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본 의원은 오늘 민주정의당을 대표해서 1980년대 마지막 정기국회의 첫 연설을 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오늘의 이 시점이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오늘의 이 국회가 갖고 있는 책임의 무거움을 통감하게 됩니다.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면 곧이어 이 해도 저물어가고 갈등과 분열, 그리고 대결의 80년대도 역사의 장막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이때를 당하여 저는 정치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매우 착잡하고 울적한 감회를 금할 바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주목할 것은 최근의 여러 여론조사들이 많은 국민들도 저와 같은 심정을 갖고 있으며 이 상황을 야기한 주된 책임자로 저희들 정치권을 지목하고 있다는 슬픈 사실입니다. 그 책임이 어디 있든 간에 저는 집권여당의 대표위원으로서 오늘의 이러한 상황에 대해 모든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가오는 90년대에는 국민에게 걱정을 주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치’, 그리고 ‘절망의 늪’이 아니라 ‘희망의 새 시대’, ‘자멸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화합의 노우트’를 열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한 번 더 하게 됩니다. 21세기가 영광의 세기가 되자면 우리는 90년대에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모든 요인을 없애야 하고 그것이 또한 국민들에 의해 확인돼야 합니다. 그리하여 2000년대의 새벽에는 한라와 백두의 상상봉에서 온 세계가 볼 수 있는 화합과 인간승리의 횃불을 올리게 될 것을 충심으로 희망하면서 그를 위한 저의 소신과 기대를 피력하고자 합니다. 먼저, 국민 모두가 느끼고 있는 목적의식의 상실과 가치관의 전도는 제쳐 두고서라도 오늘의 우리 정치가 앓고 있는 근본적인 환부가 무엇인지 우리 한번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정치는 국가사회의 여러 가지 과제를 민의의 대표자들이 의논해서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정치가 이러한 ‘과제해결의 장’이 아니라 도리어 ‘과제를 양산하는 장’이 되어 간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이유를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난 40년간의 정치사는 한마디로 정통성 시비의 역사였습니다. 그 까닭이 어디 있든 간에 이러한 시비는 원인과 결과가 뒤엉켜서 악순환을 거듭한 끝에 우리 정치의 모습을 ‘생사를 건 투쟁’ 즉 제로섬 게임 으로 몰고 갔습니다. 그래서 정부 여당의 시각으로는 야당이 아무리 바른 소리를 해도 그들이 정부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한 야당은 관용될 수 없었으며 또 야당의 시각으로는 정부 여당이 아무리 옳은 일을 해도 그들은 정통성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한 일은 규탄되고 부정되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정치사의 앙금을 근본적으로 해결시키는 데 바로 6․29 정신의 본뜻이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이 선언에 따라 여야 합의에 의해서 대통령직선제 개헌이 성취되고 그에 이은 대통령선거에 모든 희망자들이 모두 입후보해서 각자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한 표 차의 민주정치’의 의의를 살려 정통성 있는 제6공화국 정부가 탄생한 것은 여러분들이 너무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로써 이제 다시는 정통성 시비가 이 나라에서 없어진 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출범 후 1년 반이 넘은 지금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정부의 정통성에 대한 시비가 현안으로 등장하거나 정치세력 간에 공식적으로 제기된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통성 시비에 수반됐던 여러 가지 바람직스럽지 못한 현상과 언설들은 아직도 상존한다는 정도를 넘어서서 더욱 도를 더해 가고 있는 실정이어서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흑백논리와 상호불신은 여전하고 갈등과 의심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내 편이라면 아무리 나쁜 일을 해도 용인되고 내 편이 아니라면 무조건 부정의 대상이 되는 과거의 정치풍토가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입니다. 선거 직후부터 ‘정부타도’ 주장이 일부 젊은이들의 구호 속에 마구 등장하는가 하면 여야 합의로 제정된 법률도 제대로 존중되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의 뼈아픈 현실입니다. 차기집권의 가능성을 우리 4당이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든 4당 정당인들이 참으로 내가 집권했을 때는 어떻게 되겠느냐 하는 이러한 생각을 한 번 더 하실 수 없는가 하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외형적으로 우리는 정통성이란 과제를 해결했습니다마는 내면적으로는 도리어 과제를 양산한 상황에 접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정통성 시비를 막는 제도를 제정한 것만으로 모든 일을 다 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온 심신으로 또 온 언동으로 이를 실천함으로써 모든 국민들이 이에 따라올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야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오늘 우리들이 처한 4당 국회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작년 봄 총선거를 통해 4당 국회의 구도가 나타났을 때,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국회의장을 포함해서 상당수의 여러 사람이 신선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 민정당도 물론 우리 당 자체가 절대다수를 차지하지 못한 데서 많은 걱정을 가졌지마는 그래도 국정에 대한 책임감의 공유와 확산이라는 차원에서 운영의 묘를 기하면 잘될 것 아니냐 하는 이러한 각오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점차 실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양차 보궐선거는 이러한 4당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시각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4당 국회가 정치화합․경제발전․사회안정 그리고 나아가서 민주발전에 기여를 얼마만큼 했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국민들의 시각이 따갑습니다. 기여는커녕 오히려 여러 가지 문제를 확대재생산하지 않았느냐는 질책도 있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여당의 독주가 사라진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압니다. 그 사실을 그러나 여당의 독주가 사라진 그 공백에 과연 무엇이 채워졌습니까? 국민들은 분명 부질없는 정쟁을 싫어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모든 사람 모든 집단이 공존․공영하는 기술입니다. 코헤비테이션 공존공영 이것이 오늘날 정치의 요체입니다. 타협과 역지사지, 남의 입장을 생각해 주는 것 상호존중 이것이 민주정치의 기본원칙이자 가장 으뜸가는 미덕입니다. 이제 저는 민주화시대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우리 정치인 자신들이 이러한 정치의 본령을 살리는 데 앞장서야 되겠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민주화시대에는 모든 정당이 책임과 미래를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현 단계에서 우리 모두의 선택은 ‘4당의 공존공영 이냐’ 또는 ‘양극대결과 갈등구조라는 과거에의 회귀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어떤 것이 현명한 선택인가를, 우리 모두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진리를, 우리 스스로 깨닫게 되기를 원합니다. 전환기적 상황을 맞아 여․야가 초당적으로 공동대처 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마는 그중에서 제일 큰 것이 바로 민족통일문제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국회 특별연설에서 밝힌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실현가능성과 역사적 타당성, 그리고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여 가장 성실하고도 가능한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 통일은 우리 민족구성원 모두가 자유스럽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어떠한 양보도 있을 수 없습니다. 어느 한쪽 당사자의 일방적 패배나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 흡수된다는 전제 아래서는 통일은 불가능합니다. 통일이 아무리 지상명령이라 하더라도 유혈과 독재를 가져올 통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새 통일방안이 역사의 거역할 수 없는 조류를 따라 개방과 민주화를 내다보고 북한주민의 인권과 자유보장, 그리고 무력적화통일노선의 포기를 촉구하고 있는 점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측은 그들이 40여 년간 되풀이해 온 것처럼 스스로의 불안과 초조를 감추고 다원화된 우리 사회의 혼란을 확대 조장하려는 대남공작 차원의 폭력혁명 자세를 아직도 못 버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별로 기이할 것이 못 됩니다. 별도리가 없겠지요. 문제는 우리의 굳건한 자세와 의지가 어떻게 되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사회 내부에는 저들의 주장을 교묘하게 포장한 통일지상론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형태 어떤 방식의 통일이든 상관없다’는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상은 분명 자유와 민주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번영과 발전입니다. 통일은 우리의 이러한 민족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도인 것입니다. 통일문제를 놓고 이견이 속출되고 국민 간에 갈등과 불화가 비등한다면 통일을 앞당기기는커녕, 오히려 북한 측의 대남교란책동에 놀아나는 결과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통일의 전망과 또한 북한의 자세가 우리 자신의 정치․경제․사회적 역량과 함수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서, 통일문제를 정쟁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이것은 합심의 차원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내부의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조화된 의견과 행동을 보여 통일에 대한 굳은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자세변화를 유도해 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통일문제와 관련해서 유엔가입 문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인구 4000만의 나라, 1인당 GNP 4000불의 나라, 세계 10대 교역국인 나라, IMF의 의장국, 거기다가 동서화해의 올림픽까지 개최한 민주국가가 세계의 모임인 유엔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느 모로 보아도 20세기의 마지막 국제부조리의 하나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북한은 통일이 된 다음 단일국가로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지만 남북한 동시가입은 물론이고 그것이 안 될 경우 남한만이라도 먼저 가입하는 것이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도 합당하고 통일을 위한 평화정착에도 절대적인 도움을 준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정부에 대하여 남북한 동시가입을 적극 추진하되 여건이 허락하지 않으면 잠정적으로 우리만이라도 먼저 가입한 후 통일이 된 후 통일된 국호로서 재가입하는 이러한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요청합니다. 거기에는 유엔의 안보이사회의 상임이사국들의 적극적인, 또는 소극적인 양해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지금 중․소가 내걸고 있는 정경분리원칙이라는 것은 적대관계에서 협력관계로 전환하고 있는 현대조류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개방 과 개혁 정책과도 양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미․소 관계국들에게 충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 측에 대해서도 그들이 언제까지나 계속 시대역행의 길에서 방황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이 손에 손 잡고 우리 한민족의 영광을 재건하는 데 협력해 줄 것을 한 번 더 요청합니다. 한편 우리 우방국들과의 유대관계는 변함없이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압니다. 한반도에 평화정착이 되고 동북아에 소망스러운 협력관계가 이루어질 때까지 미군의 주둔이 계속 필요하다는 데 대해서 4당 간에 완전합의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매우 기쁜 일입니다. 그것은 역시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치의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미군의 경우 당분간 재배치는 있을지언정 철수는 없다는 것을 한․미관계의 장래를 역사적 전략적 전망 아래 보는 시각의 첫 시발이라는 의미에서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경제난국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큰 시련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난 4반세기 동안 온 국민의 피땀으로 이룩해 놓은 성장과 안정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투자의욕과 근로의욕을 다 같이 상실하게 하는 노사문제, 기업의 해외이전으로 인한 산업공동화 현상의 발생, 수출둔화로 인한 흑자기조의 퇴조, 개방화와 자율화에 익숙하지 못한 일반국민들의 불건전한 소비문화 등이 바로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경제적 질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중남미의 어리석은 전철을 답습하여 그동안 우리 국민이 쌓아올린 성장의 공든 탑을 일시에 허물어뜨릴 수는 없습니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뜻하고 시련은 곧 또 다른 추진력을 낳는 산실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서둘러서 정치를 안정시키고 근로자의 생산의욕과 기업가의 투자의욕을 진작시키게 된다면 경제의 활력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이러한 희망적인 전망 아래 저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주장을 합니다. 첫째, 국민경제의 안정을 기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갈등과 진통 중에 있는 노사관계를 근원적으로 안정 발전시킬 수 있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건전한 노동운동과 적정수준의 임금인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노동운동에 관해서는 그것이 법 테두리 내에서 건전하게 발전될 수 있도록 갖가지 지원과 이해를 아끼지 않아야 하겠습니다마는 노동쟁의를 위장한 불법적인 농성, 폭력, 파괴행위와 제3자의 개입선동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와 함께 법질서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둘째, 산업활력의 회복과 투자의 진작을 통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해 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수년간 환율의 절상, 노사분규와 임금의 급등, 선진국의 수입규제 강화 등 대내외 여건의 변화로 말미암아 중첩한 관련이 쌓이는 속에서 우리의 산업계는 생산과 수출이 둔화되고 투자의욕도 저하되는 등 적지 않은 곤경을 맞고 있습니다. 이에 대처하여 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금의 유통이 생산활동에 직결되도록 흐름의 정상화를 유도하고 수출관련 시책의 합리적인 조정을 추진하면서 투자진작을 위한 각종 지원제도가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합니다. 이와 아울러 여건변화에 적응하는 산업구조의 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셋째, 2000년대를 내다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첨단기술산업의 적극적인 육성입니다. 불과 10년 후면 다가올 2000년에는 세계무역의 절반 이상이 첨단분야일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이 분야의 기술과 생산체제를 적극 육성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넷째, 정치발전에 상응하는 과감한 경제개혁과 사회복지 증진을 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먼저 우리 경제의 흑자기조가 정착되고 분배구조의 개선과 균형개발의 욕구가 폭발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재정인플레를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안 경제사회 문제를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의해 해결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과도한 경제력집중에 따른 폐해를 줄이고 중소기업의 진흥을 위한 산업구조의 개선시책을 말만이 아니라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민정당은 최저임금제와 국민연금제도 등을 알차게 운용하여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해 나가고 저소득 국민에 대한 사회복지제도의 확대로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시행된 전국민의료보험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하고 특히 의료의 질을 높이는 데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경제의 안정성장이 정치안정과 사회안정에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치가 잘못되어 국가의 기틀이 흔들리고 사회가 불안하여 생업에 종사하는 국민 각자가 방향감각을 잃는다면 어떻게 경제만이 홀로 설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우리 정치권 모두가 이러한 점에 대해 깊은 고려가 있어야 되겠다는 자성을 우선 저 자신부터 하고 있습니다. 민주정치의 근간은 ‘법의 지배’ 원칙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법은 우리 사회의 공동의 안녕을 지키는 최소한의 규범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법질서가 요즘 많이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 공권력의 회복이 시급하다…… 이런 얘기들을 많은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얘기를 듣게 됐는가? 저는 그 실마리를 다음과 같이 생각해 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민주화 분위기에 편승하여 언어마저 혼돈되고 우리의 국어마저 혼돈되고 그러한 혼돈된 언어의 횡포 속에서 진실과 상식이 최면당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민족, 민주, 통일로부터 시작해서 양심수, 민주인사, 시국사범, 공안정국 등등 정파 간 해석을 달리하는 용어의 공해 속에 국법질서 회복을 위한 정부의 몸부림은 부당한 매도와 견제를 당하고 있습니다. 6공화국 출범 직전과 88년 12․21 대사면으로 우리 헌정사의 소위 양심수 시비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우리 국민이 모두 쌍수를 들어 공감하는 바였습니다. 공공건물에 방화한 사람은 방화범이지 양심수일 수 없습니다. 나라의 허락을 받지 않고 몰래 이북에 들어가 그들의 대남적화전략에 동조한 사람은 간첩이나 실정법을 위반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결코 민주인사가 될 수 없습니다. 학생신분 노동자신분 종교인신분 정치인신분이라고 하여 무조건 법을 어길 수 있는 민주인사가 되고 양심수일 수는 없습니다. 아직도 과거의 타성에 젖어 이들에게 막연히 시국사범 양심수 민주세력이란 용어를 붙여 줄 때 우리가 기대하는 안정된 민주국가의 건설은 언제 되겠습니까? 우리 민정당은 앞으로도 북한공산정권의 대남적화전략에 영합하고 통일의 현실적인 걸림돌이 되는 무지각한 소영웅주의나 정치폭력에 국민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내거는 구호가 어떠한 것이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의 삶을, 그 체제를, 타도하려는 세력을 절대 우리로서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다음은 정치권의 현안이 되고 있는 과거청산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지나간 시대의 청산문제를 논하는 것은 그 기간 동안에 일어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자는 뜻이 그 시작입니다. 따라서 그 청산의 대상은 잘못된 제도, 잘못된 관행, 잘못된 풍토, 잘못된 사고이며 그러한 잘못된 것이 우리들의 현재와 미래에 절대로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목적으로 해서 청산문제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를 위해 다 같이 뼈를 깎는 노력과 아픔을 참아 왔습니다. ‘하나도 청산된 것 없다’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지만, 저는 지난 시대와 비교해서 우리가 얼마만큼 달라졌다 하는 것을 하나의 확신을 가지고 자랑삼아 생각을 합니다. 우리 민정당과 정부는 민주주의의 확실한 정착만이 과거청산의 진정한 뜻이라는 신념 아래 절대 후퇴 없이 안정된 민주개혁의 길에 더 한층 박차를 가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앞으로 다시는 잘못된 관행과 풍토가 이 땅에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국민적 공감도 우리가 엄숙한 명령으로 여겨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일부 사람들은 저희들과 생각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과거청산을 하려는 진정한 목표가 무엇이었던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주십사 하는 부탁입니다.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 정치보복만은 절대로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한결같은 다짐이었습니다. 파키스탄의 부토 수상은 자기 아버지가 수십 년에 걸친 독재정치에 직접 목숨을 잃었습니다마는 미국의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왜 정치보복을 안 하느냐?’ 이렇게 물으니까 ‘최대의 정치보복은 민주화가 아닌가!’ 이렇게 말해서 전 세계의 갈채를 받았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특정개인들에 대해 법에 의한 처리 즉 사법처리가 아닌 다른 방식의 처리가 주장되고 있는 것은 저로 보아서는 절대로 바람직스럽지 못합니다. 이것은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한 당초의 다짐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자세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에서 한 말씀 드립니다. 모든 정치권은 조속한 과거청산과 90년대의 희망찬 설계를 생각하는 대국적 견지에서 다시 한번 마음을 열고 협상에 임할 것을 강력히 요망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한 여야 중진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에 열리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80년대의 모든 불유쾌한 흔적들을 한 점 남김없이 씻어 버리고 새 해 새 시대를 열겠다는 뜻에서 이 회담에서는 전면적이고 포괄적이고 최종적인 타결이 이루어지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지혜를 다 기울일 것을 스스로 다짐합니다. 서로 한 발자욱씩 뒤로 물러서고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시야를 넓혀 이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음은 앞에 분야별로 말씀드린 여러 가지 시각을 전제로 하여 저희 민정당에서 당면과제로 삼고자 하는 것을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농어촌 발전문제입니다. 오늘날의 우리 농어촌은 실로 전환기적 시점에 처해 있습니다. 아직도 인구의 20% 정도가 농림어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영농규모가 영세하여 현재의 영농구조로써는 농업생산성 향상에 분명한 한계가 있고, 농외소득의 기반도 미흡하여 농어촌경제가 자생력을 바탕으로 발전해 나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우리 민정당은 지난 4월 농어촌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한 중장기대책으로서 농촌발전종합대책을 마련한 바 있으며 이를 위해 향후 4년간 16조 원의 재정투자를 투입토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농수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안정을 위한 제도를 내실 있게 운영하는 한편 농수산물 가공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농어촌 공업화시책을 더욱 가속화하여 수년 내에 농어민의 농외소득을 전체소득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두 번째, 주택난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날 심각해져 가는 주택문제에 대하여는 개혁적인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처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국무총리가 대독한 대통령 시정연설에도 많이 나왔기 때문에 긴 말씀을 안 드리겠습니다마는 우리 당은 92년까지 영구임대주택을 포함한 200만 호 주택건설에 당운을 걸고 전력투구하겠습니다. 특히 그동안 주택정책에서 소외된 저임금근로계층에 대하여는 재정지원을 통한 장기저리금융을 대폭 확충하여 공공부문에 의한 소규모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안정된 직장과 고정수입이 있는 젊은 근로계층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선진국형의 주택금융제도를 반드시 이룩해야 되겠다는 것을 정부 측에 당부합니다. 세 번째, 토지공개념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지만 토지투기로 인한 집값 땅값의 상승은 성실하게 살아가는 많은 국민들에게 절망을 안겨 주고 계층 간의 상대적 빈곤감을 심화시켜 놓았습니다. 따라서 토지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안정과 나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 아래 토지공개념의 확대도입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지난번 임시국회에서 마련한 종합토지세 이외에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 및 개발부담금제 등 세 가지 제도는 그간 국민 각계각층의 여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치고 관련 법률의 제 문제점을 꾸준히 보완하여 마련한 것입니다. 이 문제는 경제정의를 실현하여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고 자유경제질서를 더욱 확고히 정착시켜 나간다는 그러한 관점에서 새 공화국의 국정의지와도 직결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다음 네 번째, 환경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중한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식량을 얻는 땅이 오염됨으로써 우리 자신의 삶마저 위협을 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 민정당은 내년 1년을 환경정책의 일대전환기로 삼아서 새 공화국헌법에 국민의 기본권으로 명시된 환경권을 구체화시킬 입법조치를 적극화해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이미 전 세계 전 지구촌의 관심거리로 되어 있는 환경문제를 대내적으로는 국가정책과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풀어 나가고 대외적으로는 북한 및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패권주의의 수단이 되었던 외교관계가 오늘날에는 보다 더 잘살기 위한 인접국가 간의 협력관계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 민정당은 10억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급속한 공업화 발전에 의해서 점차 사해화되어 가고 있는 황해를 보전하고 또 죽음의 산성비를 연상케 하는 대기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국․북한․일본․중국․대만 등 황해 연안국가들이 참여하는 동북아환경협력기구 창설에 조그마한 시동이나마 걸어 볼 이러한 생각입니다. 이를 위한 대화는 남북한 간에 먼저 시작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입니다. 다섯째, 나라의 백년대계가 걸린 교육개혁 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교원노동조합 문제로 홍역을 앓는 교육계를 보면서 참으로 침통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교육계의 진통을 바라보면서 국민 모두가 느낀 것은 교육의 민주화와 교원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민정당은 교원의 지위향상과 민주교육의 진작을 위한 모든 시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렵니다. 우리 당은 교육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 마련한 교육환경개선에관한특별회계법과 교원지위향상에관한특별법이 이번 국회회기 내에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질 있는 학생은 재산 정도를 불문하고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장학제도를 대폭 확충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새 세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 주지 못하고 또 그들의 창의적 활동을 뒷받침해 주지 못한 문교정책과 교육환경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정부는 교육의 근본목표와 배치되는 교육현장의 모순은 없었나 하고 자문해 보아야 하고 그것을 시정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계에 대한 일대개혁이 필요합니다. 이 일에 이 시대의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그리하여 학부모가 자녀를 마음 놓고 학교에 맡길 수 있도록 돼야 합니다. 교원들이 민중교육이 아닌 명실상부한 참교육으로 이 나라 제2세의 올바른 등대지기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이른바 교육노동조합 문제는 단순히 실정법 위반 차원을 넘어서 어린 세대 교육의 정치화 및 이데올로기화라는 의미에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성질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방자치에 관한 문제는 죄송합니다마는 유인물로 대체하고 꼭 내년 안에 지방자치를 실시한다는 것이 우리 민정당의 굳은 의지라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방자치시대가 내년이면 열립니다. 우리는 이미 마련된 우리의 지자제법안을 기초로 야당과 협상을 벌여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지방자치법과 지방의회선거법을 우선 개정하고 자치단체장선거법도 내년 안으로 반드시 완결을 지어야 하겠다는 굳은 의지입니다.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마는 지방자치관계법률에 관한 저희 당의 입장을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명실상부한 자치의 의의를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의 예속 아래 두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것이고 둘째, 사생결단의 선거과열로 지역사회를 분열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것입니다. 입후보자의 정당공천제 배제와 혼합선거구제는 이러한 저희들의 충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일부 야당의 시각은 우리들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지방의회를 장악하기 위한 음모라는 식으로 비판을 하고 있는데 저로서는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저희들이 정당공천제도입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우선 우리 당 자체가 지방의회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정치사회적인 상황으로 볼 때 정당공천제와 소선거구제를 병용할 경우 자칫하면 어느 정당만의 1당의회가 전국 곳곳에서 많이 생겨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이것이 지방행정의 민주화와 자율화를 위해 과연 바람직한 현상일지 우리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들이 내놓은 시안을 아무런 선입견 없이 검토해 주실 것을 동료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분명히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세계사에서 가장 가혹한 비운을 겪었고 그리고 그 비운의 그림자가 아직도 단장의 아픔으로 남아 있는 우리 민족이 선진과 통일의 새로운 민족사를 열어 가느냐, 아니면 한 세대에 걸쳐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일구어 온 이제까지의 성취를 허물어뜨리느냐…… 우리는 지금 정녕 역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고르바초프가 물러가든 등소평이가 바뀌든 간에 세계는 개방과 화해 그리고 민주개혁의 흐름으로 줄달음하고 있습니다. 대립관계는 국내외적으로 협력관계로 바뀌어져야 합니다. 우리 국내정치는 더욱더 그러합니다.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민주와 자유의 원칙을 희생시킬 수는 없지만 그 원칙 안에서는 대타협과 공존공영으로 안정된 민주화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 이것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우리들 사이에 이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견이 90년대로 가는 우리들 자신의 발목을 붙드는 데 족쇄가 되고 끝내 민족사의 이 절호의 기운을 쇠잔시켜 버린다면 우리의 어리석음은 천추에 기록될 것입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4당의 도미노현상이 이 나라의 쇠퇴를 가져올 것입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우리 모두 전진의 수레바퀴를 함께 돌립시다. 더 이상 추억의 앨범을 들치며 타성의 악순환 속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습니다. 시대는 분명히 달라져 가고 있습니다. 지구촌의 개혁파도와 함께 국내적으로도 과학기술의 발달, 교육수준의 향상, 국민 전반의 의식변천 등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가짐을 요구하는 여러 가지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결 속에서 우리 정치인들만 구시대의 유물로 뒤처져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 반딧불 같은 조그마한 빛이나마 모아서 민족의 영광과 자유인간의 보람을 누리게 해 줄 민주개혁의 대도를 찬란하게 비추어 줍시다.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이 시대 이 국회에 자리를 같이한 동료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자중자애를 빌고 또 동시에 모든 국민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기대하겠습니다. 장시간 감사합니다.

다음은 평화민주당 총재이신 김대중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먼저 이 자리를 빌어 저희 당과 제가 지난 공안정국의 기간 중 안기부와 검찰로부터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공격을 받으며 고립무원 한 가운데 투쟁하고 있을 때, 국민 여러분만은 저희를 버리지 않고 열렬히 격려하고 지원해 주신 데 대해서 뜨거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편 오늘의 정치현실을 살펴볼 때 작년 총선거에서 보내 주신 국민 여러분의 거대한 성원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맡겨 주신 5공청산과 민주화를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국의 앞날조차 지극히 불투명하여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그 책임을 통감하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려 마지않습니다. 저는 오늘 저희 당을 대표해서 오늘의 정국에 대한 우리의 견해와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경건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민과 의원 여러분 그리고 행정부 당국자 여러분의 깊은 검토와 이해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저의 이 연설이 국민적인 합의의 길을 열어 다난하고 불행이 중첩했던 80년대에 종지부를 찍고 희망과 발전의 90년대를 여는 데 다소나마 이바지하기를 마음으로부터 바라면서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릴 것은 저는 오늘 저의 연설에 있어서 5공청산과 민주화라는 과제에 집중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앞으로 2개월 반밖에 안 되는 올해 안에 우리가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제6공화국과 우리 모두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언급하지 못한 구체적인 정책분야는 저희 당 의원들의 질의를 통해서 개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4․26 총선의 결과를 보고 우리 국민에게 참으로 두려운 외경심을 가졌습니다. 또한 야당의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을 통감했습니다. 만일 과거의 가해자들이 그 잘못을 청산하고 새 출발만 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용서하고 화해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저는 여러 가지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씨의 체포를 일관해서 반대했습니다. 5공에 관련되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의 주장을 최대로 자제했습니다. 오직 핵심인물들이 공직에서 물러나고 이러한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것으로써 마무리를 짓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이러한 태도는 결코 무원칙한 것은 아닙니다. 저의 신조인 죄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죄는 용서하지 못한다는 데 따라서 사람은 용서하되 이 5공의 죄악이 결코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의해서 이러한 태도를 취한 것입니다. 제가 노태우 대통령을 만난 처음부터 되풀이한 말은 ‘5공청산과 민주화를 하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과거를 잊고 노 대통령을 도와 드리겠습니다. 대통령이 걱정하는 안정이나 안보는 5공청산과 민주화를 할 때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야당의 협력을 받기 때문에 반석 위에 올라갈 것입니다. 국민을 믿고 나가십시오’ 이렇게 대통령에게 거듭거듭 권해 왔던 것입니다. 사실 작년 1년은 어느 정도의 진전이 있는 것같이 보였고 이 나라 정치에도 기적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이런 기대도 가졌습니다. 그러나 청산과 민주화가 진전됨에 따라서 자기의 기득권에 위협을 받게 된 반동적인 5공세력들이 온갖 음모를 꾸미고 나섰습니다. 그들은 이것을 저지하고 다시 옛날로 역전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일부 학생들 혹은 재야 이런 데서 있는 부분적인 사실을 마치 전체적인 일같이 침소봉대해서 공안정국을 만들기에 광분해 왔습니다. 물론 이런 빌미를 준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우리는 지극히 유감을 거듭 표시해 왔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보수세력으로 위장해 가지고 보수세력의 위기를 떠들어 댔습니다. 보수세력은 처칠이 대표합니다. 군사독재를 지원하고 국민을 탄압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처칠의 제자가 아니라 히틀러의 제자인 것입니다. 어째 처칠과 히틀러가 같다는 말입니까? 이 5공세력들은 문익환 목사, 서경원 의원, 임수경 양의 밀입북을 천래의 복음으로 여겨 이것을 아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그런 밀입북을 아무리 충정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안당국이나 일부 정치인들이 떠드는 것같이 그것이 국기를 뒤흔드는 것도 또는 체제를 전복하는 것도 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일개인의 행동에 불과한 것입니다. 보십시오. 그들이 갔다 오고 했지만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미동도 하지 않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의 역량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이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공안정국을 조성해 가지고 지금 근 900명의 학생, 노동자, 지식인들을 감옥에 넣어놓고 있습니다. 5공시대의 500명보다도 훨씬 더 많은 숫자입니다.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등이 날로 위축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안반동세력들의 최대목표는 학생이나 노동자가 아닙니다. 저희 평화민주당과 바로 이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공안정국 때에 그들이 한 악행을 여러분은 잘 아십니다. 저의 일이기 때문에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그들이 평화민주당을 그렇게 미워하고 파멸시키려는 의도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 이유는 평화민주당이 그들의 목적인 5공 역전 에 최대의 장애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우리가 과거의 악의 통치로부터 벗어나고 정치 경제 사회 통일 등 모든 분야에 걸쳐서 희망에 찬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길은 5공청산과 민주화뿐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정국의 안정과 발전을 기할 수 있는 길이며 국민에게 자유와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런데 지금 5공청산과 민주화는 벽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무서운 공안통치가 되살아나고 있으며 여야를 가릴 것 없이 통치의 힘은 크게 후퇴하고 약화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절망과 위기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꿈은 사라지는가!’ 하는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 위기의 사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오늘의 위기의 최대의 문제점은 아까 박준규 대표도 지적했지만 우리 정치권이 국민의 두터운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노태우정권이 5공청산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믿는 사람이 9할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습니다. 4당 여야 할 것 없이 모든 정당에 대한 지지율도 결코 좋은 형편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구체적인 몇 가지 사례를 우리가 들어봅시다. 지금 이 정권과 공안당국이 제일 문제 삼는 것은 학생들입니다. 대학가는 마치 운동권학생들에 의해서 완전히 좌우되고 지배되고 있는 것같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실을 직시할 때 어느 대학을 막론하고 운동권 학생은 전체의 1할을 넘지 못합니다. 9할의 학생들은 침묵하고 방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사실입니다. 왜 그들이 침묵하고 방관하는가? 그들은 정부를 믿지 않습니다. 정부가 5공청산 민주화 약속을 안 지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부의 공정분배를 안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남북화해와 통일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정부도 지지할 수 없고 그렇다고 운동권을 따라갈 수도 없고 하기 때문에 방관하고 침묵하는 것입니다. 대학가의 진정한 위기의 사실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노동자를 봅시다. 제가 아는 한 노동자의 절대다수는 과격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오직 인간다운 대접, 노사가 대등한 대접, 생존권의 보장을 바라고 있습니다. 만일 그것만 이루어진다면 일부에서 과격한 사람들이 들어가 봤자 아무런 성과를 올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에게 최대의 불만과, 아니 불만 이상의 증오는 그들이 정부를 자기들의 편이라고 보지 않는 것입니다. 100명의 노동자를 세워 놓고 물어보십시오. 100명이 다 정부는 강한 자, 기업가의 편이지 우리의 편이 아니다, 정부는 우리를 미워하고 탄압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여부를 막론하고 정부가 이렇게 불신 받고 있다는 것이 노동문제에서의 위기인 것입니다. 농촌 출신 의원들이 여기에 많이 계십니다. 지금 농민들은 절망 그 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자포자기입니다. 정부는 이제 농촌에 대해서 둘 중의 하나를 얘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비교우위에 의해서 농축산물을 외국서 사다 먹을 테니 농민들은 농촌을 뜨고 도시에 나와서 행상을 하든지 노점상을 하든지 도시로 나오시오’ 이렇게 말하든지, 아니면 ‘농촌을 이제부터라도 살려야 하겠으니까 정부가 권하는 이런 작물을 재배하고 축산을 하고 이렇게 하면 정부는 그 책임을 지겠습니다.’ 이 둘 중에 하나를 농민에게 우리는 얘기해 주어야 할 단계에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농촌에서는 참으로 폭발을 할 수도 있는 한계상황에 와 있지 않은가 저는 두렵게 생각합니다. 도시서민의 실태는 어떻게 보면 더 위험합니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도시서민의 자제들의 5할 이상이 우리는 커서도 여전히 가난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8할 이상의 압도적인 수가 이 세상은 부자만 잘살게 되어 있는 세상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말을 믿는 숫자는 3분의 1도 못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볼 때 오늘의 민생치안이 단군 이래 최악의 상태에 처하게 된 원인을, 아니 근본적인 원인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산층과 지식인은 만족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양심을 가지고 살 수 없는 세상을 괴로워합니다. 사악한 자 부패한 자 이런 자들이 성공하는 세상, 자식에게 정직해라 부지런해라 바르게 살아라, 그러면 성공할 수 있다, 이런 교육을 마음 놓고 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해서 그들은 갈등과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명백히 드러났듯이 이 나라는 완전히 재벌의 왕국입니다. 생생한 숫자를 여러분이 보셨기 때문에 제가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만 한 가지만 얘기하겠습니다. 50만 평 이상의 토지를 가진 사람이 600명이 넘습니다. 이 50만 평이 평당 10만 원씩만 1년에 올라도 이 600명이 1년에 벌어들이는 불로소득은 30조 원입니다. 이 30조 원은 1000만의 근로자가 한 달에 25만원씩 받는 1년의 봉급에 해당됩니다. 1000만 근로자의 1년 치 봉급을 이 사람들은 손에 물 하나 안 묻히고 불로소득으로 벌고 있는 것입니다. 이 나라가 바로 이러한 나라입니다. 이 나라 국민총생산의 44%, 54조를 5대 재벌이 지배한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불과 4000불인 오늘이 이러할 때 만일 앞으로 10년 후에 1만 5000불이 되었을 때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법과 질서를 대통령도 말씀하고 여당의 대표위원도 말씀합니다. 정부가 시정할 것을 시정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서 할 일을 하지 않고 법과 질서만 가지고 성공한 나라가 있습니까? 그랬으면 세계에서 패배한 독재자는 없었을 것입니다. 박정희정권 전두환정권이 실패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하지만 정부도 할 일을 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어떤 사할린동포의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그 사람은 언론인입니다. 작년 올림픽 이래 이 나라를 세 번 왔다 갔다고 그럽니다. 그 사람은 처음에 서울에 돌아와서 고층빌딩과 화려한 장점을 보고 자기 살을 꼬집었다고 그럽니다. 이것이 꿈이 아닌가? 사할린에 돌아가서도 서울을 생각하면 흥분해서 잠을 못 잤다고 합니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오면서 그 사람의 생각을 바뀌어졌습니다. ‘아! 문제가 있구나. 어떻게 해서 도시와 농촌이 이렇게 격차가 있을 수가 있는가? 어떻게 해서 부자와 저 달동네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차이가 있을 수 있는가? 이래 가지고 어떻게 해서 국민들이 공동의 합의를 하고 공동체사회에서 같이 협력해 나갈 수 있겠는가? 참으로 큰 걱정이다’ 이렇게 오히려 우리 일을 걱정했다고 그럽니다. 신문보도를 보면 매일 정부는 중소기업 서민들을 위해서 정책을 세우고 화려한 설계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신문은 대서특필합니다. 우리는 현혹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달이 가고 해가 가고 보면 결과는 어떻습니까? 다소 나아진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엄청난 부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진 자들에게 더욱더 퍼 넘겨지고 있습니다. 결국 당초에 비해서 말할 수 없는 격차만 확대되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 아닙니까? 그래서 국민은 또 속았다 이런 배신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봉급자들이 한 달에 25만 원씩 50년을 저축해야 집 한 채를 산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불안과 대립이 증대되어 가는 오늘의 이 현실을 바르게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자유와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지 않은 곳에는 아무리 경제가 성장되고 통치권력이 강화되어도 진정한 안정도 없고 안보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북한에 비해서 인구가 배 이상이며 국민총생산은 6배에 달합니다. 국민의 거의 전원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경제를 신봉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해서 자신 있는 안보태세를 아직도 갖추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데에 있습니다. 국민이 자발적으로 안정과 안보에 협력할 수 있는 좋은 정치는 하지 않고 반공이나 안보만 강요해서 성공한 나라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장개석 통치하의 중국대륙, 월남, 캄보디아, 라오스, 쿠바, 니카라과 등이 그 예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하고 정의를 실현한 나라는 모두 압도적인 우월을 공산사회에 대해서 과시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지금 동서독의 대비에서 우리 눈앞에서 역력히 보고 있지 않습니까! 세계적으로 볼 때 냉전논리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이제는 누가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더 많은 자유와 정의를 가져다주느냐 하는 경쟁입니다. 소련, 폴란드, 헝가리에서의 놀라운 변화를 보십시오. 그들이 국민에 대한 공산주의의 독재를 강행한 결과가 오늘의 자유도 빵도 없는 실패를 초래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이제 서슴없는 수정을 가하고 있습니다. 서구사회가 오늘날 공산주의에 비해서 압도적인 우월을 과시한 것은 그들이 자기의 자본주의경제의 모순이 노출될 때마다 과감한 수정을 거듭하여 공산주의가 감히 시비를 걸 수 없도록 경제적․사회적 정의와 복지를 이룩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자본가 지배의 자본주의로부터 갈브레이드가 말하는 전문경영인 지배의 고도산업국가의 자본주의로 발전했고 지금은 대중참여의 자본주의로 새로운 전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역사철학적으로 볼 때 이 시대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변증법적으로 정․반의 대결을 하다가 이제 자유경제와 복지사회가 하나로 통합되는 새로운 합의단계로 들어가고 있으며 서구사회가 이러한 전진에 있어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통탄스럽게도 자본주의 초기단계의 잘못된 독점과 수탈의 빈부양극화구조 속으로 역진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이론의 창시자인 아담 스미드조차 배격한 현상인 것입니다. 아담 스미드는 그의 국부론에서 노동자와 농민의 복지에 대해서 큰 관심과 동정심을 표시하고 상공인에 의한 부의 독점을 극도로 경계했던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우리는 이상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위기의 근인을 직시하고 이 시대의 세계의 흐름과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의 길을 열어야겠습니다. 질서와 안보의 이름 아래 자행되고 있는 공안통치의 강화는 월남의 재판으로 가는 길이요, 박정희․전두환 두 정권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파멸의 길입니다. 우리가 국민적 합의 속에 안정과 번영을 실현하는 길, 농민, 노동자, 서민 그리고 중산층, 기업가와 가진 자 그리고 5공세력까지 다 희망과 화합 속에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은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5공청산과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느냐 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행과 불행, 전진과 파멸의 기로에 서 있다고 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각료 여러분! 80년대의 문제는 80년대 안에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새해 90년부터는 희망찬 90년대의 전진을 위해서 새 출발의 대로를 열어야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겠는가? 이 청산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대해서 여러분께 몇 마디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5공 핵심인물들이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우리 삼 야당은 주장을 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에서는 법에 의하지 않은 그런 요구는 심히 부당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광주학살 관계자들에 대해서 혹은 정보정치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서 만일 엄격히 법을 적용해서 처벌했던들 우리가 이런 말을 할 필요조차 없는 것입니다. 동의대사건에 일곱 사람의 경찰관이 불행히도 죽었습니다. 정부는 71명에게 지금 실형을 구형하고 있고 그중에 3명에게는 사형을 구형하고 있습니다. 광주에서는 수백 명이 억울하고 무고하게 죽었습니다. 심지어 미역 감던 어린애가 국군아저씨가 온다고 손을 흔들다가 총 맞아 죽었습니다. 광주학살의 책임에 대해서 지휘체계에 따른 책임을 말한 이가 있지만 12․12나 5․17 쿠데타가 지휘체계에 의한 것이 아님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우방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광주에서의 불행은 군의 과잉억압에 의해서 초래된 것이라고 분명히 성명하고 있습니다. 광주학살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제 국내외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의대사건에 비해서 광주에서 수백 명을 죽인 사람들 중에 단 한 사람도 하루저녁 구류 산 사람도 없습니다. 정부는 법을 법대로 집행 안 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화목 속에 서로 이해 속에 5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제 처벌도 요구하지 않고 공민권제한도 요구하지 않고 몇 사람의 제한된 사람들의 공직사퇴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찌해서 무리한 요구가 되는가? 광주문제는 이 문제가 해결되고 또 전․최 양 전 대통령의 증언이 끝나면 나머지 문제는 대개 마무리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노태우 대통령과 저는 합의했고 또 모든 야당들 여당들이 공동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사과하고 전두환 씨가 사과하고 그리고 광주시민의 명예가 회복되고 희생자들과 유가족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상무대가 영령들의 묘지로서 성역화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가 없는 것입니다. 전․최 양 전 대통령에 대한 증언도 우리는 그들이 성실하게 증언을 한다면 그래서 진실을 밝힌다면 분명한 매듭을 짓자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지 굳이 책임을 추궁하자는 것이 목적이 아닌 것입니다. 5공청산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뺄 수 없는 것은 악법의 개폐입니다. 그것도 집약하면 국가보안법과 안전기획부법입니다. 국가보안법은 세계의 유례가 없는 악법입니다. 누구든지 정부가 바라면 용공으로 몰 수 있고 이 보안법하에서는 남북교류를 할 수 없습니다. 지난번에 남북교류촉진법에 대한 공청회를 했을 때 여당에서 추천한 변호사들도 이 보안법이 있는 한 남북교류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왜? 국가보안법은 오직 북한정권을 적으로만 규정했기 때문에 그런 교류를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가보안법 없이도 현행 형법 가지고도 얼마든지 다스릴 수 있다는 법률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민주제도를 수호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민주제도 수호를 목적으로만 하는 별도의 법을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멋대로 악용할 수 있는 이 국가보안법은 종식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안전기획부는 그 본래의 사명이 해외정보에 있습니다. 안전기획부는 심지어 문익환 임수경 서경원 황석영 씨 등의 사람들이 이북 가는 것 다 모르지 않았습니까? 거기에다가 지금 동구라파까지 우리의 영역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왜 안기부가 국내 수사문제를 검찰이나 경찰에 맡기지 못하고 거머쥐어야 합니까? 자기 할 일을 못 하고 구멍이 뚫려 있으면서 왜 국내문제에 개입합니까? 안기부가 이러한 본연의 임무로 돌아갈 때 국민의 원성의 대상인 안기부는 국민의 인정을 받고 새로이 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경찰의 중립 없이 민주화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유사 이래로 악화된 민생치안을 위해서 더욱 잘 잡고 방범 잘하는 경찰이 출세해야 합니다. 지금은 정치탄압 잘하는 경찰만이 출세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래 가지고는 경찰의 사기가 오를 수도 없고 민생치안 문제가 해결될 수도 없습니다. 지방자치는 아까 박준규 대표위원도 말씀한 대로 우리가 이것을 반드시 이행해야 합니다. 세계에서 지방자치 안 하는 나라는 아마 나라다운 나라치고 한국뿐입니다. 이번 국회에서 이것이 입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민주화, 진정한 민주화는 경제민주화가 있어야만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국정의 최대의 문제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국정의 최대 문제점이 이 경제적 사회적 차별성입니다. 빈부 간의 차별, 도시와 농촌 간의 차별, 지역 간의 차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차별 등 차별투성이입니다. 여기에 어떻게 상호이해와 협력이 있습니까? 시급한 시정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이번 국회에서 이런 점에 있어서 토지공개념법은 반드시 정부 당초의 원안대로 국회에서 입법되어야 합니다. 저희 당은 여기에 대해서 단호한 결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립니다. 농가부채가 정리되고 추곡수매가가 농민이 억울하지 않게 책정되어야 합니다. 또한 집 없는 셋방살이 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7평부터 11평 정도의 영구임대주택을 200만 호 지어야 한다는 우리 당의 정책이 입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합의료보험법도 사회정의의 측면에서 다시 재입법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시국사범에 대해서 말씀하겠습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지금 근 900명이 감옥에 있습니다. 전두환정권 때보다 거의 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 대부분이 공안당국에 의해서 조작되거나 확대된 수사에 의해서 잡혀 간 사람들입니다. 지금 세계의 관심과 이목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노 정권이 민주주의로 가는 줄 알았더니 이것이 아니지 않는가 이러한 생각이 등장하고 있는 것을 여러분은 외국의 신문이 톱으로 올린 보도까지 포함해서 기억하고 계십니다. 5공청산과 민주화를 위해서 우리가 화합으로 가는 이 마당에 우리는 이러한 억울한 사람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저희 당은 어느 여당사람 못지않게 폭력을 반대하고 과격주의를 반대합니다. 그런 일은 대한민국을 위한 일이 아니고 국민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 일은 오직 공안통치를 강화하려는 사람들에게 절호의 구실과 미끼를 던져 주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제가 앞서 지적한 5공청산과 민주화를 위한 사항들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이루어진다면 저희 당으로서는 우리들의 화해와 새 출발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여기 선언하는 바입니다. 첫째, 우리는 그러한 조치로써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 온 5공청산과 민주화의 최소한의 마무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하겠으며, 노태우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중간평가의 실행을 굳이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중간평가의 국민투표가 반드시 행해져야 한다는 점도 아울러 여기서 분명히 밝혀 둡니다. 둘째, 전두환 씨의 성의 있는 증언을 계기로 그에 대한 책임추궁을 마무리 짓고 거주이전을 포함한 전 씨의 자유활동을 보장하는 데 동의하겠습니다. 셋째, 공직을 물러난 몇몇 사람들에 대해서도 신분상 또는 행동상의 어떠한 구속도 요구하지 않겠으며 그들의 앞날에 새로운 출발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넷째, 기타 국내외에 있는 모든 5공 관련의 사람들에 대해서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두는 바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지금은 참으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감정을 앞세우지도 말고 정에 흔들리지도 말아야 합니다. 과거에만 집착하지도 말고 당리당략에 사로잡혀서는 절대로 안 되겠습니다. 오직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5공청산과 민주화에의 길을 열어 가는 데 우리의 목표를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서로 화해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80년대의 어둡고 괴로웠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90년대의 밝은 새 출발을 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오늘의 이 시점에서 이를 해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앞에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파탄과 비극만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정치인들도 여야 없이 국민의 지탄 속에 버림받고 말 것입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도, 올림픽의 성공도, 민주화에의 기대도 모두 사라지고 우리는 국제적 조소의 대상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옷깃을 여미고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구합시다. 그리고 우리들의 정치활동이 후세에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우리에게 부과된 이 시대의 사명인 5공청산과 민주화, 그리고 화해와 단결의 과업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룩해야 한다고 강조해 마지않습니다. 이제 저는 저희 당이 구상하는 90년대의 비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한국민족의 한 사람인 것을 지극히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천년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결코 중국에 동화되지 않는 자유성을 보였습니다. 몽고사람들이나 만주사람들에 비할 때 얼마나 놀라운 사실이겠습니까? 지금 칠천만의 대민족이 국내외에 있습니다. 세계 150여개 나라에서 열째가 되는 대 민족입니다. 영국 불란서 이태리보다 큰 민족입니다. 이러한 민족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평화를 사랑한 민족으로 자랑스럽게 기록되고 있습니다. 교육열 근면성 성취동기 등 이러한 진보에의 노력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시아태평양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이러한 시대 한민족 역사상 최고의 상승기에 있는 이러한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참으로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을 저는 한없이 한없이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제 90년대의 5대 비전으로서 참여민주주의 대중경제체제 건전복지사회 공화국연방제 도덕적 선진국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하겠습니다. 90년대의 우리 정치는 참여민주주의의 실현입니다. 링컨이 말한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 중에서 국민에 의한 정치가 민주주의의 본질입니다. 국민이 역사와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되어서 국민이 결정하고 국민이 책임지는 그러한 민주주의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로서 우리가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는 대중경제를 제창합니다. 대중경제는 정의 있는 자유경제입니다. 경제발전의 목적은 국민의 행복에 있습니다. 행복도 주어진 행복이 아니라 자신의 힘에 의해서 차지하는 행복이어야 합니다. 국민이 경제의 소유에 참여하고 경영에 참여하고 분배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래서 민주제도 속에서 국민의 이러한 자세로써 참가할 때 알빈 토플러나 싸이 영 같은 세계적인 미래학자가 말한 바대로 이 나라가 선진국 대열에서 2018년 앞으로 30년 내는 국민 1인당 소득 4만 4300불의 일본을 능가하는 나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만이 정보화시대에 있어서 정보를 자유롭게 흐르게 하고 민주주의만이 첨단기술시대에 있어서 노동자와 기술자와 모든 사람들이 자발적이고 창의적으로 참여하게 만듭니다. 사회는 건전복지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소외된 자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확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태만을 조장하거나 물가고를 유발하는 보장제도는 안 되겠습니다. 여성의 지위가 남자와 같이 튼튼하게 향상되어야 하며 공해로부터 국민의 건강이 수호되는 것이 복지사회입니다. 교육과 문화가 최고의 가치로써 존중되고 이 교육과 문화가 20세기를 지향하는 우리의 정신적 지표를 창조하고 국민발전의 원동력으로서 높이 평가되는 그러한 건전복지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통일은 우리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평화공존 평화교류 평화통일의 길을 가는 가운데서 우리는 제1단계로 남북의 양 정권이 현재와 같은 독립정권으로서의 위치를 그대로 보장하면서 양쪽에서 대표가 연방기구를 만들어서 아주 완만한 연방체제로부터 시작하는 공화국연방제를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정부당국자도 공식적으로 이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가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우리는 도덕적인 선진국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해서 과거 선진국과 같이 남을 수탈하고 착취하는 선진국가가 아니라 후진국가를 돕고 더불어 같이 살고 같이 발전하는 그런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평화민주당은 그 역사로 보나 서 있는 기반으로 보나 민정당과 대조적인 입장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화민주당은 민정당과 더불어서 6공화국에서 혹은 또 다른 야당들과 더불어 중요한 지주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민주당의 건재야말로 6공화국의 건재에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민주당이 양심적인 중산층, 노동자, 농민, 도시 서민 등의 소외된 계층을 대변함으로써 과격세력의 대두를 막고 있고 또 막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30여 년 동안 독재와 싸웠습니다. 많은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누구에게도 지금 악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누구에 대해서도 보복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모두를 용서하겠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하는 역사를 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5공청산과 민주화의 과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여기 299명의 전 의원이 같이 광주 망월동에 참배하고 그리해서 다시는 이 나라에 이러한 비극과 불행이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다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결심 여하에 따라서 이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공청산 민주화를 통해서 우리 모두가 승리합시다. 중진회담을 빨리 열어서 이 대업을 진전시키고 우리 정치역량을 과시합시다. 어두운 80년대를 보내고 밝은 90년대가 오도록 다 같이 노력합시다. 여야 여러분께서 그러한 길을 가실 때 불초 이 사람도 조그마한 동참자가 되어서 여러분의 뒤를 따르면서 열심히 돕고 노력하겠다는 것을 국민 앞에 저의 양심을 걸고 맹세하는 바입니다. 장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5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써 산회합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