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석을 정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제10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먼저 보고사항이 있겠습니다.
보고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o 4분자유발언

자유발언신청이 있습니다. 민주당의 조순형 의원 나오셔서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이번 임시국회 일정에 의하면 우리는 오는 9일 본회의에서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대법관 임명동의안의 올바른 처리를 위한 저의 의견을 한두 가지 말씀드리고 이 문제에 관한 의장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하고자 이 4분 발언을 얻어서 나왔습니다. 종전 우리 국회의 선례와 관행에 따른다면 또한 여당의 방침대로라면 우리는 오는 9일 본회의에서 이 대법관 임명동의안에 대하여 아무런 토론이나 논의 없이 무기명투표로 동의 여부만을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례와 관행은 적어도 모든 회의체는 토론 후에 표결로써 의사를 결정한다는 가장 기초적인 상식과 법의 일반 원리에 위배되는 것이며 지난 권위주의시대의 이른바 통치권자의 선택에 대한 논의와 평가는 허용될 수 없다는 구시대의 초법적 사고에 기인한 잘못된 관행인 것입니다. 대화와 토론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국회상을 지향하는 14대 국회부터는 이러한 종전의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혁파해야 합니다. 좋은 관행과 선례는 존중 발전시켜야 하나 잘못된 관행은 하루빨리 개혁해야 합니다. 국회법 어디에도 인사에 관한 사항은 토론 없이 표결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습니다. 국회법상 모든 의안은 탄핵절차와 같이 특별규정이 없는 한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 심사하고 본회의에 보고하여 심의 후에 표결하도록 우리 국회법에는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의장에게 대법관 임명동의안의 새 국회상과 개정 국회법의 규정과 취지에 상응하는 올바른 처리를 위하여 다음 두 가지를 제의하고 요구합니다. 첫째, 저는 의장에게 국회법 81조1항에 의하여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제의하고 요구합니다. 만약에 이 동의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면 국회법 제58조, 64조, 65조에 따라서 안건심의를 위한 청문회 또는 공청회 운영을 통하여 대법관후보에 대한 검증절차를 마치고 본회의에 그 심사결과를 보고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만약 첫째가 불가하다면 국회법 제121조4항에 의하여 대법원장을 본회의에 출석토록 할 것을 요구합니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 제청에 대한 취지설명을 하고 의원들의 질의․토론절차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대법원은 말할 것도 없이 국민기본권 수호의 최후 보루이며 3권분립의 근간을 이루는 독립된 사법부의 최고기관입니다. 이러한 최고법원의 구성원인 대법관의 도덕성과 자질과 능력 등 적격 여부를 검증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우리 국회의 고유권한이며 국민에 대한 책임이요 의무인 것입니다. 황낙주 의장께서는 지난번 의장 취임인사에서 문민시대에 부응하는 새 국회를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거듭 황낙주 의장의 현명하신 판단과 결단을 촉구하면서 저의 발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 의원의 발언을 경청했습니다. 이 문제는 여야 대표의원들과 충분히 상의하도록 하겠습니다. o 의사진행의 건

지금 또 민주자유당의 박헌기 의원으로부터 의사진행발언 신청이 있습니다. 그러면 박헌기 의원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자유당 소속 박헌기 의원입니다.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는 국회의 확립된 관례에 따라야 하고 지금도 이 관례는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국회는 대법관뿐 아니라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대법원장 임명동의안과 같은 인사에 관한 안건은 의제의 성질상 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하여 위원회에 회부하지 아니하고 직접 본회의에 부의하여 토론 없이 표결해 온 것이 우리 헌정사에 있어서 지금까지 확립된 관례인 것입니다. 국회법 제81조에 모든 안건은 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후에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이와 같은 관례가 확립된 것은 선배 국회의원님들이 이와 같은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의제의 성질이 토론의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법률안이나 예산안 등은 국회의 심의에 의해서 수정이 가능하나 인사에 관한 안건은 수정이나 조정 등이 불가능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지금 인사안건을 위원회에 회부하자는 주장은 바로 인사청문회를 하자는 주장에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 국회법에 공청회제도, 청문회제도가 있기는 합니다마는 인사청문제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국회법 개정의 협상과정에서 야당에서 인사청문회제도를 법제화할 것을 요구하였던 것이며 결과적으로 이 제도를 법제화하지 않기로 합의된 것입니다. 선진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정도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인사청문회에 관하여 헌법 및 의사규칙에 명문으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인사청문회제도가 긍정적인 면도 많습니다마는 부정적인 면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청문회의 공개성 때문에 심각한 명예훼손과 불이익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문회의 대상자는 죄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죄인들이 재판받는 정도의 절차상의 보장도 없이 사실상의 재판을 받게 됩니다. 일찌기 월터 리프만은 ‘의원들은 그 자신의 논리를 잃으면 곧 인간사냥으로 나선다’고 했습니다. 법관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합니다. 사법권의 독립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현재 사회분위기는 그동안 정치적으로 문제 된 사건에 관한 판결에 관여하였고 그 결론이 일부의 감정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무조건 비민주적인 법관이라고 평가하는 주관적인 성향은 이제 지양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더욱이 사법부의 판결에 대하여 정치적인 당부에 관한 심판을 하는 경우에는 정치성의 시비에 휘말리게 되어 사법권의 독립이 실질적으로 침해될 염려가 있습니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법률문화와 국민의 법의식이 큰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의 대법관은 종신제이고 우리나라의 대법관은 임기가 6년으로 정년은 65세로 정해져 있습니다. 미국의 대법관은 대통령이 국회의 조언과 동의를 얻어 임명하도록 되어 있어 대통령의 정치성향에 따라 인선이 좌우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대법관의 자질에 관하여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다는 의미에서 인사청문회제도가 의의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대법원장이 후보자의 법관 및 법조인으로서의 경력을 고려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기초로 제청하므로 청문회를 가질 실익이 그만큼 적다 하겠습니다. 현실적으로 당에서 당론을 정함에 있어 정당 내부의 의견수렴과정을 통하여 피제청자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결국 동의안에 대한 표결을 통하여 최종적인 평가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대법관 임명동의안 등 인사안건은 인사청문회제도가 법제화되지 않은 지금으로서는 확립된 국회의 관례대로 위원회에 넘길 것이 아니라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에 따라 투표로 처리함으로써 대법관의 거의 반에 해당하는 6명의 대법관이 임기에 맞추어 임명되게 하여 대법관의 재판업무에 차질이 없어야 되겠다는 의견을 존경하는 의장님과 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