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석을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189회국회 제1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먼저 의사국장으로부터 보고가 있겠습니다.
보고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o 5분자유발언

지금 5분자유발언 신청이 있습니다. 발언하실 의원들은 시간을 엄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김찬진 의원 나오셔서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나라당 소속의 김찬진 의원입니다. 지난 2월 25일 대통령으로부터 보내온 국무총리임명동의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우리 국회는 진통을 겪어 왔습니다. 본 의원은 이에 관하여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정부여당은 오늘 국회에서 위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을 때에는 국무총리서리 체제로 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헌법의 명백한 규정과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삼권분립의 정신을 유린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보아서 엄중히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현행 헌법 제86조제1항은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무총리의 임명은 대통령의 권한에 속하지만 국회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행 헌법 아래서 국무총리서리 제도는 위헌이라는 것을 단정하고 싶습니다. 둘째로 국회법이 정하는 선거와 표결의 의미를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국회법 제112조제6항은 “국회에서 실시하는 각종 선거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무기명투표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거에는 민주주의에서 요구되는 보통․평등․직접․비밀의 투표원칙이 준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동법 제5항은 “대통령으로부터 환부된 법률안과 기타 인사에 관한 안건은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표결은 합의체의 구성원이 의안에 대해서 가부의 의사를 표시하여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동법 제112조제1항은 표결행위의 태양 을 규정하면서 “표결할 때에는 의장이 의원으로 하여금 기립하게 하여 가부를 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별 안건에 대해서 국회의원이 갖는 찬반의 입장을 비밀로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1994년 6월에 개정된 국회법이 의원의 국민에 대한 책임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종전의 기명투표 이외에 전자투표와 호명투표 방법을 도입해서 안건에 대한 의원의 찬반의사가 회의록에 기재되도록 한 것도 바로 그 논리적 궤를 같이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선거와는 달리 표결행위에 있어서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선택이 전제되는 한 어떠한 의사표시 방법도 허용된다는 것입니다. 국회법 제112조제5항이 요구하는 조건은 무기명투표입니다.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표결행위는 국회의원의 고도의 정치행위이기 때문에 무기명투표가 보장되는 한 그 비밀성의 유지가 필요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우리 국회는 본 의원이 취하는 입장을 뒷받침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이미 수립하고 있습니다. 1988년 12월 16일 제144회 정기국회 제16차 회의의 속기록을 보면 강영훈 국무총리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김재순 의장이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고 나오는 의원들에게 ‘기권할 자격은 있습니다마는 기표소에 한번 들어갔다가 나오세요’라고 두 차례 주의를 환기한 사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날의 투표 광경을 1988년 12월 17일자 조선일보는 12월 16일 대통령선거 1주년을 의식한 탓인 듯 짙은 감청색 한복을 입고 나온 김대중 평민당 총재도 백지투표를 했고 김영삼 민주당 총재도 태연하게 기표소를 그냥 지나쳐 투표용지를 그대로 투표함에 투입하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한 1988년 7월 2일 소위 군부독재로 출범한 노태우 정권이 정기승 씨를 대법원장으로 임명하기 위해서 국회의 동의를 구해 왔을 때 야당은 134명이 공개 백지투표를 하여서 부결시켰던 전례도 있습니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정부 여당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야당 의원을 회유․협박해 왔으며 강압적으로라도 오늘 상정되는 국무총리에 대한 임명동의를 얻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위는 지탄을 받아서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정희경 의원 나오셔서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 2월 25일 새 대통령이 취임한 후 오늘은 벌써 엿새째가 되는 날입니다. 나라는 새 정부 구성을 못 하고 국정이 위험하게 표류하고 있습니다. IMF 위기로 국민생활에 엄청난 위기가 바싹 다가선 이때에 다름 아닌 우리 국회가 총리임명동의안을 처리 못 하여 정부 구성조차 못 하고 있는 데 대한 들끓는 국민들의 꾸지람을 들을 때마다 저는 이 자랑스러운 국회의원직이 이토록 부끄러움이 된 것을 뼈아프게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1972년에 국회의원들께서 기표소에 들어갔다가 금방 나오셔서 백지투표지를 넣은 사건이 생겨서 재투표를 한 것이 국회 선례집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저는 ‘우리 헌정사에는 이러한 불상사도 있었구나’ 하고 개탄을 했습니다. 다행히 오늘 한나라당에서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비밀투표로 정상 처리한다는 소식을 저는 들었습니다. 그것을 듣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이러한 결정을 내려 주신 한나라당의 중진 의원들과 동료 의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여야가 함께 생각해 볼 일은 우리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인데 왜 우리나라 국회는 거의 모든 안건을 당이 시키는 대로 처리하느냐 하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 국회가 이러해서 표류했던 것을 빈번이 우리는 보아 오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바꿀 만한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저는 답답한 나머지 미․영대사관과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미국에서는 당론에 의해 당론에 따라서 의사가 결정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그것도 예산에 관한 경우였다고 합니다. 영국의 사례도 비슷합니다. 기타 모든 안건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의원들 각자의 자유 투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크로스 보팅 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회는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관행을 확립시켜서 정쟁대결 때문에 국회가 표류하는 일이 안 생기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의 간절한 심정입니다. 많은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님들께서도 이 점에는 동의하여 주시리라고 믿고 오늘 우리는 국민들의 소리를 의식하면서 정부만은 출범시키는 일에 모두 참여해 주셨으면 무척 감사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김재천 의원 나오셔서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한나라당 진주시 갑 출신 김재천 의원입니다. 오늘 본회의에 상정되는 국무총리임명동의안은 반드시 부결되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김종필 총재 국무총리 임명은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30조, 즉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신여권은 김종필 총재의 국무총리 임명이 이미 선거 전에 합의된 사항이며 이를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인정해 주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종필 총재가 국무총리에 임명된다면 이는 명백히 선거법 위반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과 신여권은 우리 국회가 만든 이 실정법을 스스로 위반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 이 동의안이 가결 처리된다면 우리 국회의원 모두는 범법자 앞에서조차 떳떳할 수 없는 부끄러운 정치인으로 남을 것입니다. 둘째, 김종필 총재 국무총리 임명은 내각제 개헌을 준비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6년 4월 3일 수도권 정당연설에서 이번 선거에서 100석을 얻지 못하면 피 흘려 쟁취한 대통령제를 지키지 못하고 대혼란이 온다고 말씀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대통령제를 신봉했던 김대중 대통령이 오로지 정권교체를 위해서 내각제 개헌에 합의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절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87년에 피와 눈물로 쟁취한 현행 대통령중심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이 동의안이 가결 처리된다면 우리 국회의원 모두는 대통령제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민주영령들 앞에 떳떳할 수 없는 부끄러운 정치인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셋째, 김종필 총재는 오늘의 IMF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루어 내어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준비하기에 적합한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IMF 난국은 경제를 정치로 풀어 가는 정치총리가 아니라 실물경제와 경제논리에 해박한 경제총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경제난국은 정경유착의 관행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김종필 총재는 난국극복의 주역이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지금의 시대는 지역구도의 정치를 초월하여 국민 대통합을 이루어 낼 화합의 총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인물보다는 21세기를 열어 갈 미래지향적 인물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번 임명동의안의 처리과정에서 보여 준 여권의 비민주적 행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자유로운 투표를 원천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재시대에서 횡행하던 회유와 압력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여기 여권에서 작성한 성향분석표를 증거로 제시합니다. 특히 선거법 위반 의원들의 이름이 여기 명기되어 있습니다. 총리 인준과 선거법 위반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공작정치의 부활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하는 바입니다. 민주발전을 위해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은 함석재 의원 나오셔서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석재 의원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 올라서면서 먼저 한나라당 소속 의원님들께 감사의 말씀부터 드리고자 합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국회법 112조5항, 6항의 무기명투표가 비밀투표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는 이런 주장을 철회하시고 오늘 국무총리임명동의안에 무기명 비밀투표에 임하신다고 하니까 여간 감사한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조금 아까 들으니까 불법을 피하기 위해서 투표소에 일단 들어갔다가 백지투표를 하시겠다 하는 이런 이야기도 들리는데 저는 한나라당 의원님들께서 그렇게 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국회 경험이 오래되신 분들이 많이 계시고 또 법률가들도 많이 계신데…… 그것도 정말 불법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마치 수험생들이 입시장에 들어가 가지고 시험지를 받아 놓은 다음에 시간이 다 가도록 하나 답도 안 쓰고 그러다가 시간이 되어서 백지로 답안지를 내는 것과 똑같은 형상입니다. 말하자면 시험백지 동맹파업이나 같은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이 합법이냐 불법이냐 이 차원을 넘어서 그야말로 정말 의회주의를 포기하는 것이고 국회권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인사에 관한 안건이나 대통령이 환부한 법률안 그리고 국회의장 선거나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무기명투표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그것은 누가 누구를 지지했는지 전혀 알지 못하게 하고 또 당의 지도부나 같은 동료 의원이나 외부의 압력이나 청탁 또는 유혹을 물리치고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 스스로가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찬반 또는 가부결정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무기명투표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IMF 한파가 우리나라 경제를 대단한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IMF를 제2의 6․25라고까지 합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하루빨리 내각이 출범해서 국난을 극복하고 정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그런 정치를 해야만 할 그런 필요성과 시급성이 아주 절실한 때입니다. 지금 벌써 5일간이나 국정공백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국무총리임명동의안에 적극 참여해 주시고 또 동의해 주셔서 오늘부터라도 내각이 출범해서 하루빨리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정치가 행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다 아시다시피 저는 김종필 총리내정자에 대해서 긴 말씀 안 드립니다. 다 아시지 않습니까? 71년도부터 75년도까지 만 4년 6개월 동안을 국무총리로 재직하시면서 냉전의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화를 이끈 훌륭한 지도자이십니다. 그러한 경륜 있는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저는 한나라당 의원님들께서는 국정의 중심에도 계셨고 또 국정경험도 많으신 분들입니다. 지금 공동정부가 발족했습니다만 국정운영의 미숙함이 여러 면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숙함을 경험을 많이 가지신 한나라당 의원들께서 도와주시고 힘 있는 거대한 야당으로서 아량으로써 미숙한 공동정부를 도와주신다면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저는 큰 정치, 너그러운 정치 이것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라고 생각이 됩니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의 기득권을 정말 포기하다시피 하고 공명선거로서 여야 간의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큰 일익을 담당해 주신 여당 의원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정치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그러한 일이었습니다. 오늘 그런 큰 정치, 앞날을 내다보는 그야말로 국리민복의 차원에서 큰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탁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