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해서 상정합니다. 오늘은 자유민주연합의 대표연설이 있겠습니다. 자유민주연합의 총재이신 김종필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정권 4년 반, 그동안 이루어진 것을 정리해 보면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가감 없이 아픈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듣기에 거북하시더라도 참고 들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우선 경제문제입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던 이 정권의 약속은 모두 깨졌습니다. 그리고 나라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그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경험도, 경륜도 부족한 정권이 정치논리, 사정차원에서 경제를 함부로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금융실명제를 잘못 다루었습니다. 금융실명제는 금융자산의 비밀보호와 실명화가 그 목적입니다. 그런데 이 정권은 그것과는 상관없이 처음부터 사정과 정치보복의 차원에서 출발을 했고 또 실제 운영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 결과 근검절약과 저축정신이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과소비와 해외 낭비풍조가 조장되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의 길이 막혀서 국민경제의 바탕을 무너뜨렸습니다. 대통령의 아들은 금융실명제의 뒤에서 돈 세탁을 하며 비자금을 관리했고 6조 원의 한보 대출은 금융실명제의 그물을 보란 듯이 빠져 나갔습니다. 이 얼마나 기만적이고 잘못된 일입니까? 금융실명제의 골격을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실명으로 거래하는 한 예금과 입출금에 대한 세무조사나 자금출처 조사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 국가경영 능력의 부재입니다. 경부고속철도의 부실과 농어촌 구조조정사업의 실패, 단 두 가지만 보더라도 정부의 행정 능력이 얼마나 부실했던가를 알 수가 있습니다. 경부고속철도는 5조 8000억 원의 사업비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10조 7000억 원이 되었고 또 다시 18조 4000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20조 원이 들지 30조 원이 들지 아무도 모릅니다. 2002년으로 예정되었던 완공도 2년쯤 더 걸린다고 하지만 그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공사도 70% 이상이 부실해서 재시공하거나 근원적인 보수를 해야 한다고 지적받고 있습니다. 수조 원의 국고를 탕진하고 막중한 국책사업을 망쳐 놓고도 누구 하나 처벌받은 사람도 없습니다. 또 책임진 사람도 없습니다. 이러한 무책임이 나라를 어렵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등 엄청난 사고를 겪었습니다. 만든 지 12년 밖에 되지 않은 당산철교도 철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불행한 사태를 겪으면서 부실공사의 절대 추방을 국민 앞에 약속하고 또 장담한 정부입니다. 그래 놓고도 똑같은 잘못을 똑같이 반복했는데 용납될 수 있는 일입니까? 시속 300km로 달리는 초고속철도입니다. 이런 철도가 부실하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지금이라도 사업을 계속하려면 계획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여 완벽하게 건설해야 합니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아예 고속철도사업을 중단하고 현재 철도의 전철화 사업으로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개발원은 57조 원의 농어촌 구조조정사업의 실패를 공식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 사업에서 정작 돈을 받아 쓸 사람은 받지 못하고 또 정작 써야 할 곳에는 쓰지 못한 채 자금이 부실하게 배분되고 사용되었습니다. 이렇게 돈을 쏟아 붓고도 아직도 경쟁력 있는 농산물은 찾아보기 힘들고 농민은 27조 원의 부채에 허덕이고 쌀까지 외국에서 수입해야 할 판이라면 잘못되어도 보통 잘못된 것이 아니지를 않습니까? 농어촌 구조조정사업은 엄청난 돈만 허비한 채 별 성과 없이 내년에 끝납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사업계획을 근본적으로 쇄신해서 우리 농산물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지속시켜야 하며 그 방안을 즉각 수립해서 실천해 나가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주곡을 비롯한 주요 전략농산물을 무기화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국제질서입니다. 그런데 현재 사료를 포함한 우리의 식량자급률은 26.7%이며 쌀을 제외하면 5.3%에 불과합니다. 식량 증산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농어업 생산과 유통 그리고 영농기술 등 농정전반을 개혁하여 농어업 생산의 수익성이 보장되고 농어촌 소득이 향상되고 문화적 삶이 영위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쌀만은 반드시 자급할 수 있도록 쌀값 보장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농어민들이 보람을 갖고 쌀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산업구조조정의 실패입니다. 이 정권의 지도력 빈곤과 능력 한계는 절박한 국가과제인 산업구조조정의 실패에서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고비용 구조, 에너지 다소비형구조가 개선되지 못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이 상실되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국제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외채가 폭증하고 경기가 침체되고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이 증가되는 등 우리 경제가 깊은 늪에 빠졌습니다. 우선 경상수지에서 지난해에 237억 불의 적자가 났습니다. 이 정권 출범 당시 3억 8000만 불의 흑자를 4년 만에 세계 최고의 적자로 전락시킨 것입니다. 외채가 1050억 불입니다. 92년 말 428억 불의 외채를 2배 이상 부풀려 놓은 것입니다. 지난 날 500억 불도 안 되는 외채를 갖고도 나라가 망한다고들 걱정했었습니다. 이 엄청난 외채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지시겠습니까? 중소기업이 유례없는 자금난을 겪으면서 하루 30∼40개씩 무너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부도방지협약 때문에 채권이 회수되고 대출이 중단되면서 더욱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96년 30대 재벌 중 13개 기업이 적자를 냈습니다. 100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낸 기업만 해도 6개나 됩니다. 기업들의 어려움과 함께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세 가지 기피 업종을 기피하던 것도 옛말이고 이제는 그나마 일터를 얻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국제경영연구원, 즉 IMD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46개국 중 서른 번째입니다. 대만,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보다 못합니다. 국제화다, 세계화다, 경쟁력 10%를 올린다, 목청을 돋우었지만 국가경쟁력을 바닥으로 추락시켰습니다.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우리의 공산품이 함께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급품은 후발국에 밀리고 고급품은 선진국에 밀려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경제를 살려야 하겠습니다. 반드시 재도약시키고 제2의 한강기적을 이룩해야 하겠습니다. 오래간만에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제가 조금 고개를 든다고 합니다.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임금협상을 스스로 억제하면서까지 묵묵히 견디고 있는 근로자들, 그리고 소비를 자제하며 애쓰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나라 사랑 덕분으로 생각하면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나라 전체에 확산될 때 경제는 살아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정권과 정치인이 정신을 차려야 하겠습니다. 정치를 잘해서 국민과 근로자들의 고마움에 보답해야 되겠습니다. 근로자들도 계속 협조하면서 복수노조와 정리해고제 등 전혀 새로운 근로환경을 이해와 양보를 바탕으로 이겨내야 하며 그래서 공존공영의 노사평화시대를 더욱 다져 나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국민에게 호소를 드리고자 합니다. 극빈상태에서 나라를 일으킨 자랑스러운 국민 여러분이십니다. 자신감을 갖고 내일의 건설에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더 일하고 덜 쓰면서 마른수건이라도 한 번 더 짜 보아야 하겠습니다. 국제수지 적자도 조금만 덜 쓰고 아낀다면 줄일 수가 있습니다. 과소비, 사치 호화여행, 이런 걱정스러운 일만 없어도 외채는 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강력하고 건강한 경제 없이 선진 한국은 이룩할 수 없습니다.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 한국경제의 살 길은 경쟁력에 달려 있습니다. 기업의 경쟁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기업이 시장경제를 활력 있게 주도하면서 훨훨 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기업이 마음껏 이윤 추구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기업이 경쟁력 있는 세계의 유수기업으로 더욱 커져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간섭을 없애고 적대하고 배척하려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 고쳐져야 합니다. 이 정권은 가진 자를 고통스럽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사회에서 경제가 어떻게 잘 될 수 있겠습니까? 정당하게 축적된 부마저 죄악시되는 풍조는 반드시 고쳐져야 합니다. 중소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집중시켜 성장 주도산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금융, 세제, 기술지원을 강화하고 부도예방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유망 중소기업이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게 해서는 결코 안 되겠습니다. 우리 당 주장대로 어음보험제와 기술담보제를 조속히 시행하고 기업 회생을 위한 특례자금도 늘려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제너럴 모터스와 제너럴 일렉트릭과 같은 대기업들이 수십만 명씩 감원을 했습니다. 그러나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수백 개씩 생겨나 고용을 창출하면서 수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더 일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미국 경제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비결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보아집니다. 우리 기업도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해야 하겠습니다. 소프트웨어, 정보,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소 벤처기업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그래야만 경제도 살고 실업 문제도 해결됩니다. 무역대국을 자랑하면서도 세계시장에 내다 팔 물건이 없습니다. 기술, 품질, 아이디어, 서비스에 목숨을 걸면서 피나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리엔지니어링 은 기업의 생명이라고 합니다. 유기적이고 신속하고 효율성 있는 업무의 조직화로 급변하는 국제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큰 것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유리하지도 않습니다. 린 혁명과 린 생산, 즉 소량혁명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지적들 하고 있습니다. 개방된 세계경제 체제하에서 표준화와 대량생산만으로 더 이상 경쟁력을 갖출 수 없습니다. 소비자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한 산업구조로 전환해야 합니다. 정부가 금융개혁안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논의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각 부처 간의 의견조정도 안 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관치금융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통채로 빠져 있습니다. 금융개혁을 한다면서 시중 은행장 인사에 간섭하고 부도방지협약을 만든 정권에게 믿음이나 기대는 가질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금융개혁은 다음 정권에서 다루어져야 하겠습니다. 과학기술을 혁신해야 합니다. 21세기는 지식경쟁, 기술패권, 정보화의 시대입니다. 현재 우리의 기술력은 미국의 10% 수준도 안 됩니다. 이 기술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지탱하고 있으니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더 이상 남의 기술로는 국제시장에서 원하는 상품개발도 불가능하고 세계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기초과학기술은 정부가, 산업기술은 기업이, 창조적 기술은 대학이 서로 공조하고 연계하여 연구, 개발해야 합니다. 세계는 정밀전자, 바이오 기술, 신소재 등 차세대 기술혁신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것이 21세기 초반 기술패권의 시대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보아집니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를 GNP 5%선까지 획기적으로 확대해서 G-7 국가 수준의 기술로 끌어 올려야 하겠습니다. 행정 및 재정을 개혁해야 합니다. 정부경쟁력을 높이지 않고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없습니다. 정부의 조직을 근본적으로 재편성해서 효율적이고 작은 정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규제를 없앤다고 강변했지만 모두가 말 뿐이었습니다. 환경보전과 공정거래 이외의 규제는 모두 없애야 하겠습니다. 규제부서 자체를 폐지해서 규제를 근본적으로 철폐해야 합니다. 정부재정을 대담하게 줄여야 합니다. 그 여유를 바탕으로 금융을 활짝 열어 놓고 생산자금을 시원하게 공급함으로써 민간의 활력이 솟아나게 해야 합니다. 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국민의 조세부담을 덜어 주어야 합니다. 근로소득을 종합과세 대상에서 분리하고 세율을 경감해서 중산층의 생활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100만 공무원에게 말씀을 드립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직을 지키면서 봉사하고 계시는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된 가운데 확실하게 신분이 보장되고 대우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이 나라의 엘리트로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주역들입니다. 여러분들이 마음껏 이상과 꿈을 펼칠 수 있는 때가 옵니다. 우리가 오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계속 노력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이 정권은 문민 민주주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반문민의 길을 달리면서 독단하고 전횡하고 압제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과정이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토론과 대화가 생명입니다. 모든 문제를 대화의 광장에 쏟아 넣고 난상토론을 벌여서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것이 살아 있는 민주주의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정권은 어떻게 했습니까? 지난 연말의 노동법 새벽 날치기는 이 정권의 독단과 독선의 비민주성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당 소속 국회의원을 강제 탈당시켜 끌어가고 여소야대 국회를 여대야소로 조작해서 민의를 유린한 것도 비민주성을 입증한 것입니다. 우리 당 출신의 도지사들을 강제 탈당시켜서 지방자치를 파괴한 것도 민주에 대한 배반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정권은 위선적 도덕주의로 정치보복을 하고 허구적 개혁주의로 국가를 농단하고 관념적 구호선동으로 국민을 우롱해 왔던 비민주적 정권입니다. 이 정권은 소급법을 만들어서까지 전직 두 대통령을 감옥에 보냈습니다. 그러나 옥살이를 하는 전직 대통령보다 더 나은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현직 대통령도 여러 가지로 마음이 편치 않으실 것입니다. ‘제2의 건국을 한다’, ‘역사를 바로 세운다’ 그러면서 앞선 정권들을 모두 부정했습니다. 역사를 파괴하고 나라의 계속성을 해치고 결국 자기 파괴를 가져다 준 씻을 수 없는 잘못이었습니다. 정치를 개혁해야 합니다. 정치개혁의 으뜸은 내각제로 이 나라 정치제도를 바꾸는 일입니다. 내각제를 해야만 한국 정치의 최대 과제인 비민주적 무책임 정부, 정경유착, 부정부패, 돈 선거, 지역분열, 이 질곡과 속박에서 해방될 수가 있습니다. 15대 대통령 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선 지금 시간은 촉박합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결심만 한다면 내각제 개헌을 못할 것도 아닙니다. 대다수 국민이 내각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여야 합의하에 내각제 개헌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의 실시를 주장합니다. 우리 당과 설사 이번에 못하더라도 늦어도 15대 국회 임기 안에는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내각제 개헌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집요하게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16대 국회 2000년대부터는 내각제 정부를 출범시켜 1인 절대 권력을 종식시키고 바람직한 이 나라 의회 민주정치를 구현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국민들이 편안하게 사실 수 있는 정치를 하면서 부담을 덜 갖고 자기 계획대로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며 보람과 희망을 갖고 내일을 열어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보장해 드릴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는 이 나라 21세기를 결정하는 중대한 전기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좌우될 것입니다. 이 중차대한 12월 대통령 선거는 절대 공명선거로 돈 안 들고 깨끗하게 치루어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온 국민의 축복 속에 새로운 정권이 출범해야 합니다. 지난날의 선거와 같이 부정선거가 되고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면 나라는 망합니다. 문제는 여당입니다. 막강한 권력이 있습니다. 재벌들로 구성된 재정위원회가 있고 독식하고 있는 지정기탁금이 있기 때문에 돈 마구 뿌릴 것입니다. 참된 의지를 갖고 부정선거, 돈 선거 안 하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정선거를 기하고 돈 선거를 막기 위해 이번 국회에서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반드시 고쳐야 하겠습니다. 개정의 대원칙은 완전 공영제입니다. 대규모 군중집회를 없애고 선거운동은 텔레비전 토론회 중심으로 하는 것입니다. 선거관계법을 개정하기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를 여야 동수로 구성해야 합니다. 돈 안 드는 선거에 대한 확고한 의지만 서 있으면 신한국당 여러분이 굳이 반대하실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정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한다고 말로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실제 납득할 수 있는 성의와 노력을 보여 주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취해 온 신한국당의 행태가 계속된다면 중대한 국면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야당의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 들여야 합니다. 신한국당의 새로운 각오와 결심을 촉구합니다.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권의 의지와 양심이 아니겠습니까? 특히 검찰만 눈을 부릅뜨고 집권 여당의 불법행위를 막아 준다면 공정하고, 깨끗하고, 돈 안 드는 선거혁명은 성공할 것입니다. 검찰은 한시적인 한 정권의 도구가 되지 말고 진정한 국가기관으로서 엄정하게 중립을 지켜 주고 권위를 세워 주시기 바랍니다. 이 정권의 부정부패는 한보사태, 대통령 차남 문제, ’92년 대선자금 문제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보 사태와 ’92년 대선자금 문제는 한 뿌리에서 나온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92년 대선자금 중 쓰고 남은 동 120억 원이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 차남에 의해서 직접 관리되어 온 사실이 밝혀졌지 않습니까? 이래도 자료가 없어서 밝힐 수 없다고 끝까지 버틸 것인지 김 대통령께서는 대답을 좀 주셨으면 합니다. ’92년 대선자금 문제는 설사 지금은 고집을 부리며 적당히 넘길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퇴임 후에라도 반드시 추궁을 받을 이 정권의 운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 희생을 결단하고 자신을 묶고 있는 족쇄를 스스로 끊어야 합니다. 그래서 밝힐 것은 밝히고 책임질 것은 책임져야 하겠습니다. 마지막 기회로 알고 이번 국회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밝혀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국민 여러분!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고, 어떤 이념이나 사상도 민족보다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이것이 이 정권 출범의 첫마디였습니다. 여기에서부터 국가안보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6․25가 명분 없는 동족상쟁으로 표현되고 월남 용병론이 나오고 국방부 포스터에 인민군과 국군이 같이 실리고, 엄청난 일들이 저질러졌습니다. 숙정이라는 이름 아래 군을 뿌리채 흔들어 대며 국방부장관을 지낸 사람 6명을 감옥에 보냈습니다. 북한을 주적 개념에서 제외시키기까지 했었습니다. 불과 몇 분 동안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공언한 대통령 아래에서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확고한 전략도, 전술도 없이 미국의 대북한 외교에 끌려 다니면서 남북 간에 대화다운 대화 한번 못 하고 그 자리를 미북대화로 양보했습니다. 6공화국 때 만든 기본합의서마저 4자회담으로 용도 폐기되어 있습니다. 값싼 민족 감상주의와 정치적 한건주의에 얽매여 일관성 없이 갈팡질팡 했습니다. 북한이 곧 무너지고 금방 통일이 될 것 같은 환상 속에 허황된 정책을 펴 왔습니다. 이처럼 철학도 원칙도 없는 대북정책의 결과가 15만t의 쌀 지원과 40억 불을 넘는 경수로 지원에도 불구하고 좌초되어 있는 남북관계입니다. 또한 지난해 9월 북한 잠수함의 동해안 침투 사건 이후 이 정권이 취한 행동은 또 어떠했습니까? 햇볕이다, 큰형이다 했던 유화정책은 온 데 간 데 없고 하루아침에 극우로 돌변했습니다. 이런 무원칙하고 무책임한 정권이 분단을 어떻게 관리하며 통일을 어떻게 이루어 내겠습니까. 우리는 한 민족이기 때문에 숙명적으로 통일을 해야 하고 적대관계에 있기 때문에 운명적으로 국가안보를 다져야 합니다. 영원한 분단도 안 될 일이며 전쟁에 의한 통일도 결코 안 되는 일입니다. 이것이 이중적이요, 모순에 찬 우리의 현실입니다. 대통령의 1차적 책임은 국가보위에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전쟁은 안 됩니다. 통일이 될 때까지 남북이 평화 공존해야 합니다. 국가안보를 철통같이 다져서 국민이 정부를 믿고 안심하고 생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평화통일의 전제는 경제력입니다. 경제력이 있어야 2200만 북한 동포들을 끌어안고 우리 소득의 반을 나누어 주더라도 지금보다 나은 생활을 하면서 통일이 가져오는 어려움을 소화해 낼 수 있습니다. 분명한 입장과 원칙을 갖고 남북 문제를 풀어 가야 합니다.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을 확충하면서 상호 신뢰를 쌓고 민족의 동질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북한을 극한지경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됩니다. 인도적, 동포애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식량이 군량미로 전환되지 않도록 철저한 보장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 기회에 유엔 등 국제기구와 협의하면서 북한이 식량을 자급할 수 있도록 북한의 농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통일 후 우리의 부담도 줄일 수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당부합니다. 학문의 자유는 보장되고 대학의 권위는 수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하고 살인행위가 저질러지는 일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세상은 이념, 사상의 싸움이 아니라 두뇌, 기술, 정보의 싸움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학생시위로 고통 받는 나라는 없습니다. 언제까지 3류 볼셰비키 혁명론에 빠져서 방황하고 표류할 것입니까?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로 보아야 합니다. 막스, 레닌도 이 시대에 살았다면 공산주의를 버렸을 것입니다. 주체사상의 망령을 말끔히 씻고 폭력을 청산해 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유 지성의 청순한 도덕성으로 학생운동의 새 날을 훤히 밝혀 주기 바랍니다. 교육을 개혁해야 합니다. 학교교육의 실패, 학원 비리 등 교육이 향방을 잃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입니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고 2∼3년마다 대학입시제도가 바뀐다면 그 교육이 온전할 수 있겠습니까? 사교육비가 20조 원입니다. 한 달에 과목 당 80 내지 150만 원, 많게는 1000만 원의 과외비가 지출되고 있습니다. 대학입시제도를 개선한다고 했지만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만을 가중시켜 놓았습니다. 21세기, 우리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정보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 내야하며 이를 위해서 평준화 시책을 시정하고 경쟁체제를 갖추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교육투자를 과감하게 확충하고 학교교육을 건전화해서 천문학적인 사교육비를 해소해야 합니다.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대학입시제도를 개혁해야 하겠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시민 공동체의 규범이 깨지고 질서가 무너졌습니다. 사회의 윤리, 도덕과 가치관이 붕괴되었습니다. 살인 폭력이 난무하고 강력범죄가 날로 흉포화 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횡행하고 청소년의 비행이 가장 무서운 사회폭력으로 대두되어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학생 40% 이상이 술, 담배와 본드 등 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다고 하는 무서운 대답을 듣지 않았습니까? 어느 여론조사에서 고등학생 33%가 전쟁이 나면 도피하겠다고 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국가의 소중함과 자유민주주의의 절대적 가치가 무너져가는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국가 지도력의 혼미와 도덕성 상실이 가져다 준 미증유의 사회적 위기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정권의 부패와 집권 위정자들의 추락, 안이한 대북정책과 감상적 통일론, 정체성 없는 세계화 교육, 이런 것들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특히 교육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와 사회와 가정이 삼위일체가 되어서 청소년들의 인성과 기상과 기백을 새로 다듬어 기르고 진작시켜야 하겠습니다. 유치원에서부터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그 단계에 맞는 인간교육을 제대로 실시해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삶의 질을 높여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소득층과 심신장애자들을 비롯한 사회 취약계층과 국가를 위해서 몸을 바친 상이군경 및 전몰유가족은 국가가 책임지고 생활을 보호해야 합니다. 의료, 연금, 산재, 고용 등 4대 보험을 정비해서 사회복지 체제를 개선하고 노인을 비롯한 국민생활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여성의 가사노동을 정당하게 인정하고 한 가정의 재산은 부부가 공유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전업주부의 근로 가치가 보장되고 가족과 가정의 바탕이 다져지게 해야 하겠습니다. 여성의 사회 참여를 확충해서 성의 평등을 이룩하고 국회와 정부 등 공공분야에 여성이 20% 내지 30% 정도는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겠습니다. 21세기는 문화전쟁의 세기이기도 합니다. 민족 고유문화를 창달하고 경쟁력 있는 문화사업을 육성하여 국민의 문화 복지를 보장하고 지구촌의 문화경쟁에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환경파괴가 심각합니다. 대도시는 자동차 배기가스로 오존 오염이 극심하고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수로 상수원은 썩어 가고 있습니다. 쓰레기 소각장 하나 변변하게 짓지 못하고 다이옥신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 못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11개나 되는데 아직껏 핵폐기장 건설부지 하나 정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국민생명과 직결되어 있는 가장 기본적이 이런 문제마저 해결은 고사하고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면 정부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까? 최소한 마실 수 있는 물, 숨 쉴 수 있는 공기, 살아갈 수 있는 환경만은 책임지고 만들어야 합니다.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쾌적한 환경을 지키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환경보전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대대적으로 제고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지속 성장도 가능하고 환경도 깨끗하게 보전할 수 있습니다. 그린벨트가 설정된 지 26년이 되었습니다. 환경보전을 위해서 규제를 강화할 것은 강화해야 합니다. 그린벨트 내의 실효성 없는 규제는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국의 그린벨트 실상을 정밀하게 조사를 해서 부당한 경우가 있다면 시정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바로 이것이 이 정권과 마주하는 국민들의 물음이며 불안입니다. 이 정권은 임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존재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실제 권위, 신뢰, 기능,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실패한 정권, 잘못된 정권은 다시 들어서서는 안 됩니다. 오는 12월에는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서 나라가 새롭게 발전하는 확실한 계기를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세계는 21세기를 향해서 급속하게 변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힘찬 걸음으로 우리를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한 때는 세계적 이목을 끌고 부러움을 샀던 우리나라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속에 한국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다시 일어서야 하고 21세기를 열어 가야 합니다. 내년에 건국 50주년을 맞는 엄숙한 순간에 있습니다. 우리는 건국 1세기 후반을 열면서 21세기,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설계를 해야 합니다. 아무리 늦어도 2000년대 초까지는 국민소득 3만 불을 달성해서 G-7그룹에 합류해야 하고 삶의 질을 끌어 올려 살맛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갈라진 동포가 다시 하나가 되고 토막 난 국토가 다시 이어져야 합니다. 경제부국 뿐만 아니라 민족문화를 꽃피우고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자랑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 최고의 교육과 복지를 누려야 합니다. 선진국과 어깨를 같이 하며 인류의 발전과 평화에 기여하는 세계 중심 국가로 뻗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용서, 화합, 참여의 기치 아래 증오와 배척, 분열과 단절의 시대를 끝내야 하겠습니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서 진통과 혼미를 뚫고, 밝고 찬란한 미래를 열어 가야 합니다. 제1공화국의 건국위업, 제3․제4공화국의 근대화 혁명, 제5공화국의 경제안정, 제6공화국의 민주화 이행 등 한국 현대사가 성취한 모든 것을 영욕을 뛰어 넘어서 다 함께 포용해야 합니다. 소위 변화와 개혁으로 국민을 호도해 왔던 현 정권의 공적도 평화적으로 수용해서 우리의 아픈 상처와 흔적을 품위 있고 절도 있게 극복해야 합니다. 잊지는 맙시다. 그러나 용서합시다. 똑같이 되지는 맙시다. 그러나 화합 합시다. 그리하여 모두가 한 덩어리가 되고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용서와 화합의 새 장을 열어 갑시다. 자유민주연합이 새 역사의 설계자가 되고 향도 노릇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