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상정합니다. 오늘은 신한국당의 대표위원이신 이홍구 의원이 연설을 하시겠습니다. 그러면 이홍구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지난 8년간 국무위원석에 앉아 존경하는 의원들의 국정활동을 지켜보아 왔던 사람으로서 이제 여러 의원들 앞에서 대표연설을 하게 된 데 대해 남다른 감회를 느끼며 또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선택의 시간에 와 있습니다. 앞으로 100년, 나아가 1000년 민족의 명운을 가르는 선택입니다. 정보시대, 세계화 시대로 문명사적 변화가 가져다주는 엄청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은 우리의 민족적 과제이며 선택입니다. 우리 15대 국회는 바로 그러한 선택의 소명을 받은 가운데 개원되었습니다. 이 15대 국회는 4500만 국민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보다 큰 7500만 한민족 공동체의 미래를 선택하는 국회입니다. 잘못된 선택을 잉태한 20세기는 한민족에게 있어 참으로 엄청난 고난의 100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올바른 선택을 하여야 됩니다. 그것은 과거 권위주의의 시대와 같이 몇 사람의 지도자가 내리는 임의적 결정이 아닙니다. 이 선택은 온 국민이 함께 내리는 것입니다. 그러한 선택의 의미와 방향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 가야 하는 것이 우리 15대 국회에 주어진 책무입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의 모든 갈등과 대립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21세기에 대한 큰 꿈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꿈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는 화합과 결속의 끈입니다. 우리가 함께 꿈꾸는 미래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입니까? 첫째, 인간과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공동체입니다. 홍익인간의 사회가 바로 우리 사회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21세기 민족공동체는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인간의 가능성이 최대한 발휘되는 사회입니다. 우리는 또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삼천리금수강산을 온전히 보존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후손들도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21세기를 향한 우리의 선택은 인간중심, 환경중심의 나라를 일구어 나감으로써 세계시민의 모범이 되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가 꿈꾸는 21세기 민족공동체는 선진복지사회입니다. 빈곤은 인간을 비인간화시키는 결정적 요소입니다. 우리가 이룩한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너무나 멉니다. 선진국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으면서도 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는 아직 절대빈곤의 그늘이 남아 있습니다. 비인간화를 강요하는 빈곤을 공동체 전체가 나서서 퇴치한 나라, 그것이 바로 선진국입니다. 이 길은 우리가 반드시 가기로 선택한 길입니다. 셋째, 우리가 꿈꾸는 21세기 민족공동체는 통일된 공동체입니다. 독립운동에 몸을 바치셨던 우리의 선열들이 조국의 광복을 보기 전에는 눈을 감을 수 없다고 하셨듯이, 우리 세대에게는 통일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을 수 없다는 민족적 절실함이 있습니다. 분단의 아픔은 민족 전체의 부담인 동시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는 인간적 고뇌입니다. 통일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내리는 선택입니다. 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그렇다면 21세기에 인간과 환경이 존중되는 통일선진한국의 꿈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현주소는 어디입니까? 과연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뜻과 지혜, 그리고 기반과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까? 통일선진한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레의 두 바퀴가 함께 돌아가야 합니다. 그 하나는 국가경쟁력 강화이며, 다른 하나는 국민의 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국가경쟁력에 대한 국민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리 경제가 어렵습니다. 수출이 부진하여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물가안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주력산업마저 공동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과소비 풍조가 팽배하고 있습니다. 대도시 교통난으로 일상생활이 짜증스럽습니다. 이 모든 현상은 바로 우리 국가경쟁력의 취약성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경제 위기를 예방하고 국제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국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또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우선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취약점을 과감히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자기진단의 토대 위에서 세밀한 전략을 세우고,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며, 차질 없는 집행을 이루는 범국민적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고비용․저효율 경제구조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우리의 금리수준은 경쟁국의 2, 3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우리 임금의 절대액은 이미 선진국의 수준을 넘보고 있습니다. 공장용지의 가격도 경쟁국과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에 비하여 무려 10배, 대만에 비해서도 2.7배가량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으로 물류비용의 부담도 너무나 과중합니다. 일본의 2배 가까이 됩니다. 21세기를 향한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자율, 임금, 지대라는 생산의 3대 요소 가격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의 신속하고 과단성 있는 조치가 요청되고 있습니다.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금융개혁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미 토지공개념의 도입과 부동산 실명제를 실시했지만 토지비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류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도 과감한 조치들이 있어야 됩니다. 공항, 철도, 항만,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전략적이고 집중적인 투자가 시급합니다. 정보화의 기반이 조속히 확충되고 강화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이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추진하되, 여야가 힘을 모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노사협력은 국가경쟁력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개발독재시대의 잔재인 대립과 불신과 갈등의 노사관계가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기업의 번영도, 국가의 발전도, 근로자의 복지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노사는 궁극적으로 이기고 지는 관계가 아닙니다. 만약 노사관계로 인해 근로자의 삶의 질이 저하되거나 혹은 국가경쟁력이 피해를 본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패배입니다. 근로자는 임금인상을 자제하면서 생산성과 임금을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기업은 근로자를 번영의 동반자로 인식해야 합니다. 정부는 노사관계의 공정한 규범을 만들고, 그 규범이 준수되도록 엄격한 법 집행을 하여야 합니다. 우리 경제의 고비용 구조는 물가와도 직결된 것입니다. 시장 바구니 물가는 주부들을 불안케 하고, 서민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물가는 경제의 거울입니다. 물가가 올라서는 경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삶의 질도 확보될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협조를 얻어 반드시 물가를 잡아야만 합니다. 의원 여러분,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또한 우수한 인간자원을 확보하고 양성해야 합니다. 오늘날 국력의 요체인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수한 인간자원을 그 전제조건으로 합니다. 물적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있어 가장 큰 자산은 고도의 지력과 기술력, 그리고 문화력을 갖춘 인간자원입니다. 두뇌력을 바탕으로 보다 고집적회로의 반도체가 만들어지고, 전통과 문화를 바탕으로 보다 고가의 상품이 만들어집니다. 공부하는 인간, 배움을 체질화한 인간을 이 시대는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지금 추진되고 있는 교육개혁은 올바른 선택입니다. 국민의 부담이 된다 하더라도 GNP 5% 교육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우리 15대 국회가 적극 도와야 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의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공정경쟁질서를 보장해야 합니다. 공정경쟁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가 공정하여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관계를 유도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중소기업청의 설립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현저한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음에 류의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기업경영이 투명해지면 비리와 부정이 없어질 뿐 아니라, 기업이 국민의 신뢰를 받게 됩니다. 이렇듯 정부는 공정거래질서와 경쟁력 강화를 장려하면서도 농어업은 시장경쟁원리에만 맡겨 둘 수 없는 특수한 분야임을 충분히 감안해야 합니다. 정부가 농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농정개혁을 차질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믿습니다. 쌀의 자급수준을 높이고 우리 농업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켜 농어촌에 활력이 넘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생산성도 제고해야 합니다. 얼마 전까지 내각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정부의 생산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다소 주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민과 기업이 그들의 활동에 정부가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서 우리 정부는 새 시대에 맞는 본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정부의 생산성의 척도입니다. 정부는 스스로를 냉철히 돌아보고, 행정서비스의 효율을 제고하기 위해 인사, 예산, 조직상의 개혁작업을 꾸준히 계속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정책혼선을 가져오고 정부의 개혁을 지체시킬 수 있는 이른바, 부처이기주의의 폐해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과감한 규제완화의 필요성과 시급성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국민이 정부의 규제완화 실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국민과 기업의 규제완화에 대한 민원과 제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정책에 연계시키고자 우리 당은 ‘규제완화기획단’을 곧 발족시킬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해외투자로 산업 공동화가 우려되기도 합니다. 물론 기업경영의 세계화는 국경 없는 지구촌 경제 속에서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강한 조국이 있어야만, 기업경영의 진정한 세계화가 가능합니다. 국적 없는 다국적기업은 없습니다. 높은 생산요소비용, 정부규제 등 만족스럽지 못한 국내 기업환경을 하루속히 바꾸어 세계에서 가장 좋은 투자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기업은 국내에 머물고 싶도록, 외국기업은 한국에 투자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가 고도성장, 압축성장의 과정에서 미래를 위한 결단을 미루어 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값진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필요한 결단은 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제 21세기를 위한 과감한 선택을 하고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여 다시 뛰어야 합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범국민적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21세기의 꿈을 이루는 수레의 다른 바퀴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삶의 질을 확보하는 여러 필요조건 가운데서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환경은 일단 파괴되면 되돌이킬 수 없는 것이며, 우리 건강에도 직접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아무리 국제경쟁에서 이기더라도 국민의 건강이 나빠진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입니다. 맑은 물과 공기를 위해서는 일상적인 대처로는 부족합니다.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과감하고도 지속적인 투자를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환경보전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댓가를 치르겠다는 국민적 결단, 그것은 우리가 취해야 할 가장 시급한 선택 중의 하나입니다. 삶의 질을 확보한다는 것은 또한 국민의 일상생활을 안전하고 안정되게 하는 것입니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 참사 등 우리 사회의 안전도에 대한 자신감을 송두리째 앗아 가고 우리의 자부심에 먹칠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1년이 넘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그 사건들을 교훈 삼아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느냐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일깨우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확실히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한편, 우리 국민의 한두 사람이라도 부정식품의 위협에 떨고 있는 한, 우리 사회는 결코 선진화되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부정식품의 제조와 판매는 가장 파렴치한 범죄입니다. 우리는 이미 「식품․의약품 안전본부」를 가동하고 있습니다만, 국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부정식품을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해야 되겠습니다. 우리 국민, 특히 도시민의 생활의 리듬을 깨는 가장 큰 요소는 교통 문제입니다. 우리 모두가 걱정하는 이 교통 문제는 주민복지 향상에 1차적 책임을 진 지방자치단체의 창조적 구상, 중앙정부의 협조, 국회의 적극적 지원이라는 3박자를 갖추어 서둘러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최근 들어 우리의 마음을 가장 어둡게 하는 것은 공동체를 파괴하는 반인륜적 범죄의 증가현상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얻는다 하더라도 인간성이 상실되어서는 삶의 기초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최근 빈발하고 있는 성폭력을 포함한 새로운 범죄행태가 지닌 병리적 심각성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동방예의지국의 최소한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지키기 위한 집단적인 반성과 공동체로서의 선택을 미룰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사회는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잘살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픔과 불편함을 나누고, 서로 돕는 공동체입니다. 장애인이 사회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보통 사람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고용 및 소득대책과 아울러 필요한 투자를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장애인편의시설설치법’ 제정을 우리는 약속한 것입니다. 신한국당은 민생안정을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우선적인 과제로 설정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당내에 13개 과제별 정책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집중적인 검토와 연구를 통해 정책과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민생치안 및 학원폭력 방지, 영세소규모기업 지원, 교통체계 개선, 농어촌 의료, 식수대책 등에 관한 것입니다. 각 위원회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여 빠른 속도로 민의를 반영하고 민생을 돕는 정책을 수립할 것입니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이번 15대 국회에서 여와 야가 힘을 합쳐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삶의 질의 기본적 요소를 확보하는 데 협력한다는 것은, 우리 정치를 진정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꿈이 없는 민족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미래를 꿈꾸는 것은 젊은이의 특권입니다. 21세기는 젊은이의 세기입니다. 우리 젊은이가 꿈을 꿀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 못지않게 보살핌과 관심이 필요한 세대는 노인층입니다. 빈곤을 극복케 한 개발연대의 주역인 그분들에게 자랑스런 기억과 함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해 드려야 합니다. 21세기는 여성의 세기이기도 합니다. 선진화의 중요한 척도는 여성의 사회참여도 바로 그것입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지금처럼 낮아서는 감성적 접근이 요구되는 정보화시대에 경쟁력이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하고,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10대 과제를 확정하는 등 여성권익 확대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고급공무원의 20%가 여성으로 채워지는 등 그동안 남성중심 사회의 구조적․질적 변화가 기대됩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가 이루어야 할 21세기의 꿈을 생각하면서 한 가지 깊이 우려되는 것이 있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 급격히 만연되고 있는 과소비 풍조입니다. 6, 7년 전 우리나라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나라로 외국언론의 지적을 받았었고, 그 직후 우리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졌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요즈음 또다시 확산되고 있는 과소비 풍조에 대해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에게 있어 최대의 민족적 과제는 통일입니다. 우리의 통일 의지가 확고하듯이 다시는 이 땅에서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합의 또한 확실합니다. 평화통일에 많은 시일이 요한다면 우리는 인내와 희망을 갖고 그날을 기다릴 것입니다. 그러나 통일비용 때문에 통일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많은 부담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 세대가 반드시 민족통일을 이루어 내야 한다는 것은 국민적 선택이라고 믿습니다. 여와 야, 그리고 각계각층의 지혜와 뜻을 모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통일의 위업을 달성하는 데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는 참으로 어렵고 부담스러운 수많은 선택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의 의미와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고, 역사적 전환기를 관리할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은 바로 정치이며 우리 국회입니다. 지금 우리 정치는 과연 이러한 역사적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습니까? 불행히도 많은 국민들은 우리 정치가 비생산적이고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어,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국회 개원을 둘러싼 우여곡절은 국민에게 다시 한 번 환멸과 실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정치 발전을 위한 선택의 순간이 왔다는 국민적 합의입니다. 더 이상 이러한 정치로는 안 되겠다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입니다. 15대 국회의 과제는 정치개혁입니다. 구태의연한 정치관행과 행태는 과감히 청산하고 ‘새 정치’의 틀을 마련할 때가 왔습니다. 의원 여러분, 이러한 ‘새 정치’의 틀은 새로운 국회상의 정립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합니다. 우리 국회를 어떻게 민주주의의 요람으로 만드느냐는 것은 15대 국회의 최대의 선결과제입니다. 경륜과 식견을 고루 갖추신 여러 의원들이 함께 고뇌하고 논의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에 개원을 둘러싼 진통을 겪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습니다. 과연 무엇이 ‘새 정치’를 가능케 하는 요소인가를 나름대로 깊이 새겨 보았습니다. 첫째, 국회는 토론과 협상, 그리고 표결로 문제를 해결하는 장이지, 물리적 힘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리력이 사용될 때 국회는 그 존립의 정당성을 위협받게 됩니다. 둘째, 우리는 의회주의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무한한 인내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많은, 때로는 지루한 토론과 타협의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그것은 권위주의 체제보다 비능률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국민의 지혜를 모으고 자율적인 결정을 이루어 내는 데는 그보다 더 좋은 대안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내는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덕목인 것입니다. 셋째, 우리가 선진의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회의 운영절차를 보다 명확하게 만들고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하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목표와 명분의 중요성에 집착한 나머지 절차의 중요성을 경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넷째,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임정치란 국민에게 선택의 대안이 무엇이고, 그 내용이 무엇이며, 국민이 부담하여야 할 대가와 책임이 무엇인가를 알려 주는 정치입니다. 선택의 주체는 국민이요, 선택의 결과에 대한 부담도 궁극적으로 국민이 지는 것입니다. 학자와 논객은 양비론을 주장할 수 있지만, 우리 정치인은 선택과 그 대가를 분명히 제시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네 가지 제언은 한국 민주주의의 요람인 우리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돕고, 새 정치의 출범을 약속하려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정치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는 지역주의의 타파입니다. 권위주의의 시대는 갔습니다만, 지역주의의 병폐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4․11 총선 결과는 이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근심을 한층 더 무겁게 하였습니다. 집권여당은 15개 시도 중 3개 시도에서 단 1석의 의석도 얻지 못하였습니다. 제1야당은 9개 시도에서, 제2야당은 8개 시도에서 단 1석도 못 얻었습니다. 많은 설명과 분석이 필요 없이 이것은 우리 시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정치적 병리현상입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회가 앞장서고 국민이 동참해야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국민은 15대 국회가 던져 주는 ‘새 정치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137명의 초선의원이 가져온 참신성과 창의력, 그것이 주는 가능성에 우리 국민은 무한한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 국회에서 여야가 힘을 합치지 못하면 어느 것 하나 이룰 수 없습니다. 이 15대 국회에선 비생산적 상호 비판을 최소화하고 일하는 국회상을 국민에게 보여 주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시비에 얽매이는 포로가 되지 말고 당면한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동반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15대 국회가 우리 민족공동체의 새로운 지평을 연 역사적 국회로 기록되도록 우리 모두의 힘을 모으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선택의 시간을 맞고 있습니다. 21세기를 향한 ‘선택의 정치’의 막을 올립시다. 감사합니다.

제4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