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경제에 관한 질문을 상정합니다. o 비교섭단체 대표발언

오늘은 대정부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민주당 원내대표이신 최인기 의원 나오셔서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전남 나주 출신 민주당 원내대표 최인기 의원입니다. 새 정부 출범 25일 전입니다. 본 의원은 요즘 이명박 당선인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지지가 매우 크다, 이제 뭔가 우리나라의 깊은 잠재력이 분출될 것 같은 분위기도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통령당선인과 인수위원회가 경제성장에 너무 집착하는 나머지 국가의 틀을 왜곡시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또한 너무 과욕을 부리고 있다는 염려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 대통령과 새 정부의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 우리 모두가 존중합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역주하는 당선인의 모습에 국민의 기대가 큰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여야가 어디 따로 있겠습니까. 그러나 본 의원은 한 시대, 한 정권의 할 일이 경제 하나만은 아니고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많다는 것과 경제를 성장시키되 기본적인 정부의 기능과 역할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본 의원은 대통령선거 종료 이후 이 나라가 너무 일률적이고 일방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경제성장 말고는 다른 모든 국가적 아젠다가 실종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통합 아젠다가 사라졌습니다. 약자와 소수, 서민과 빈곤층, 농어민, 그리고 이명박 당선인에게 표를 많이 주지 않은 지역은 새 정부의 시야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어느 신문은 복지와 노동, 환경과 여성이라는 말 자체가 비치지조차 않아서 한탄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무수한 목표와 과제와 수단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그 어디에도 우리 사회를 아우를 수 있는 포부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명박 당선인은 지난 선거에서 자신이 집권하면 호남을 동반자로 삼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습니다. 호남이라는 지역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소외와 편견을 해소하고 아우르고 통합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고 본 의원은 생각합니다. 그래서 본 의원은 지난 한 달 동안 인수위원회의 활동을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지난 한 달 동안 ‘국민통합’ 네 글자는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5년 동안 추구해야 할 국정지표와 과제를 선정하는 인수위원회의 활동에서도 진정한 통합의 의지를 읽을 수 없었습니다. 지역균형발전전략으로 내 놓은 이른바 5+2 광역경제권 구상만 해도 영남은 두 개로 구분하고 호남은 하나로 묶어 차별하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아도 자원과 예산 배분이 장차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능히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통합에 대한 새 정부의 의지와 철학의 빈곤을 단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라고 본 의원은 분석합니다. 국가를 책임지고 막 출범하는 정권이라면 기업과 성장 말고도 국민을 결집할 의지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수단들을 제시하는 것이 도리이자 책무라고 본 의원은 생각합니다.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이제라도 그간의 활동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새가 하나의 날개로 날 수 없듯이 세상만사가 경제 하나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쪽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나머지 다른 중요한 의제들을 망각하거나 치지도외 하지 않았는지 성찰하고, 이제라도 국정운영의 양대 기둥의 하나인 국민통합의 과제를 무겁게 재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 국회는 정부조직 개편 문제를 심의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만큼은 우리는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그 의지를 선의로 보고 싶고, 지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러나 본 의원은 국회에 제시된 정부조직 개편안에 중대한 독소가 숨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강한 것은 더 힘세게 만들고 약한 것은 더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농림해양수산 부문과 중소기업을 희생시키고 있습니다. 한미 FTA, 미국산 쇠고기 문제 같은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조차 없는 듯이 피하고 있습니다. 둘째, 정부구조를 지나치게 기업형으로 만들었습니다. 정부조직 개편안대로 한다면 우리 사회는 기업형 사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 모든 중요한 가치들이 경제와 시장에 예속되고 말 것입니다. 기업이 효율적인 조직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국가의 이상형은 아니라는 점은 반드시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 문제이자 사실은 가장 큰 문제는, 인수위가 제시한 정부조직 개편안은 청와대와 과두각료 의 국정독점체제를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선인과 한나라당, 그리고 인수위원회는 작은 청와대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 청와대가 아니라 힘을 움켜쥔 거대한 청와대를 발견합니다. 외형은 축소되었지만 축소된 외형 속에 가려진 권력의 집중을 알 수 있습니다. 행정부도 그렇습니다. 부처 수는 줄였지만 부처마다 몸집은 키웠습니다. 그 대신 총리는 무력화되었습니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가 공룡처럼 국정을 좌지우지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부의 적절한 견제가 불가능한 한두 사람이 과두각료 독주체제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40여 년 전 개발독재시대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경제와 수출만 내세우면 모든 잘못이 사면되고 경제를 내세우면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경제각료 한두 사람이 대통령의 위세를 등에 업고 내각을 위협하던 시대였습니다. 지금 40여 년 전 그 모습이 재현되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반면에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많은 부처들이 희생당했습니다. 융합이라는 이름으로 아직 필요한 부처들을 뚝뚝 잘라서 무원칙하게 여기저기 분배했습니다. 기초보다 당장의 돈벌이에 급급하는 벼락치기 기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정부조직개편안에 찬성할 수 없습니다. 통일부를 해체해 버린 것은 지난 정부에 대한 폄훼에서 비롯된 것이고 한 시대를 부정하는 것이며 국민의 통일 의지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본 의원과 민주당은 통일부의 기능과 역할을 일부 조정하는 데는 찬성하지만 통일부를 폐지하는 데에는 찬성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여성가족부를 불과 7, 8년 만에 폐지하는 것은 천박한 포퓰리즘의 결과입니다. 해양수산부를 폐지하는 것도 무책임할 뿐 아니라 해양에 대한 비전을 포기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을 정부 출연연구소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시대 역행적이고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 농업을 생각할 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은 기회 있을 때마다 농업을 살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를 기다리는 농민들에게 농촌진흥청을 사실상 폐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지금 우리 농업은 한미 FTA 등 밀려드는 개방 파고에 대비해서 기술농업을 강화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같은 국가기관의 기능 활성화가 최우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술농업을 포기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본 의원은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농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고쳐지지 않는 한 앞으로 있을 한미 FTA 비준동의안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절대 반대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혀 둡니다. 한미 FTA는 반드시 농업 등 피해 분야에 대한 보상과 소득보전, 그리고 경쟁력 강화 대책이 마련된 후에 비준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이명박 당선인은 정부조직개편안을 국회가 원안대로 승인해 주지 않으면 장관 없이 취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언동이요, 민주주의와 국회에 대한 위협입니다. 우리는 새 정부를 성원하고 싶습니다. 새 대통령에게 힘을 보태 주고 싶습니다. 경제를 살리는 데 정파적 이해를 초월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오직 경제 살리기 목표만을 위해서 머지않아 국정이 파행되고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비대화되고 그로부터 독선과 독주가 시작될 것이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그대로 통과시켜 줄 수 있겠습니까? 나중에 인사청문회 일정을 단축하는 일이 있더라도, 당선인 말대로 장관 없이 대통령이 취임하는 사태가 빚어진다고 하더라도 국회는 국회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공기업 민영화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 의원은 일부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 방침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지적하고 싶은 것은 민영화는 경제 살리기의 금과옥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지금 잘 나가는 신흥발전국가들은 국가발전 동력의 상당 부분을 공기업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성이 우선해야 하는 부문의 민영화 논의는 당장 중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컨대 한전의 민영화 논의는 한전의 역할과 경영실적, 그리고 경영여건을 비롯한 모든 점을 감안할 때 아무런 정당성도 현재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한전의 민영화는 공적 독점을 사적 독점으로 전환해서 특정 민간기업들이 전력의 공급과 가격을 독점하게 함으로써 필경 대다수 국민에게는 엄청난 부담과 희생을 안겨주고 특정 기업에게는 역사에 없는 특혜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에 논의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낙후된 광주․전남 지역에 모처럼 획기적 지역발전에 대한 큰 기대를 주고 있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공동혁신도시의 건설 사업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당선인은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지만 70%에 가까운 국민은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았거나 투표에 불참하였습니다. 이 많은 국민들은 4월 총선에서 이 나라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지방정부의 90%를 장악한 데 이어서 국회마저 개헌선을 넘는 의석을 확보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 의원은 이러한 사태를 막아내기 위해서 모든 민주개혁세력들이 대동 단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만이 정상적인 정당정치를 보장하고 부패와 독선, 나아가 권력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 의원은 확신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골리앗 앞에서 힘없는 사람들끼리 과거를 따지고 족보를 따지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난 일은 지난 일입니다. 추구하는 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민주개혁세력은 한나라당식의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좀더 개혁적이고 좀더 다양한 가치들, 즉 빈부격차의 완화와 양극화의 해소, 중산층과 서민의 보호, 통일과 인권과 인간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중도개혁을 지향합니다. 좌파도 아니고 평등주의도 아닙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노무현 정권의 국정 실패에 책임져야 할 인물들은 스스로 떠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떠나야 할 것입니다. 남은 과제는 기득권을 버리는 일입니다. 총선에서 대패해서 국회까지 한나라당 일색으로 내 줄 상황이라면 기득권이라는 것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금의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국민들 보시기에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 되겠습니까? 뭉쳐야 합니다. 한나라당의 전횡과 독주를 막아내고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고 건전한 개혁을 부단히 추구하기 위해서는 민주개혁세력이 한 덩어리가 되는 길 외에 다른 길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개혁세력이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서 하나가 된다면 국민은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의석을 분명히 만들어 줄 것입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도 민주개혁세력이 그렇게 분열하지 않고 대의를 중시했다면 그토록 참패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본 의원의 생각입니다. 이번에도 똑같은 어리석음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개혁세력 모든 지도자들의 살신성인의 결단을 간곡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어려운 때일수록 정도를 걸어가야 합니다. 지금 이 나라 경제가 어렵습니다. 대외경제 환경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민 여러분은 이명박 정부에 더 기대하고 의지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명박 당선인이 이러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를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참답게 섬기는 정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을 보여주는 길은 국회가 정부조직개편안부터 적절하게 손질하는 데 이명박 당선인은 동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새 정부가 책임지고 할 테니 그냥 믿고 맡겨 달라는 식의 독선과 밀어붙이기는 용납될 수 없습니다. 국민들도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준비가 있는 곳에 미래가 있고 미래가 있는 곳에 희망이 있습니다. 이 시대 정치인 모두가 국민과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데 다 같이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최인기 대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