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원 여러분, 의석을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민주당의 의총이 끝나서 입장하고 있습니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제10차 본회의를 개의하겠습니다. 의사국장으로부터 보고가 있겠습니다.
보고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o 의원신상발언

지금 신상발언 신청이 있습니다. 먼저 발언을 두 분에게 드리겠습니다. 韓昇洙 의원 나오셔서 발언하시기 바랍니다.

강원도 춘천 출신 韓昇洙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지난 1월 5일 춘천시민들에게 제16대 국회의원 생활을 마지막으로 정계를 떠나겠다는 고별사를 드린 바가 있습니다. 그 중의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직을 떠나 정치에 입문하고 올해로 16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항상 담백한 학자로서의 마음과 몸가짐을 갖고 정치에 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며, 저는 그 끝을 여러분의 사랑이 가득할 때 축복 속에 마치고 싶었습니다. 이제 그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제16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정치를 떠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요즘과 같이 혼탁한 시기에도 저에게 절대적인 성원과 지지를 보내 주고 계시는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공직 생활을 하는 16년 동안 권력을 이용하여 이권에 개입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합니다. 저는 단기적 정치이익보다 역사에 책임질 수 있는 장기적 국가이익을 앞세워 일해 왔으며, 특히 우리 춘천과 강원도의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되고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저는 권력보다 명예가 더 중요한 가치라고 믿고 그렇게 행동해 왔습니다.” 인용 끝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런데 이렇게 중요하게 지켜 온 본인의 명예가 최근에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지난 2월 18일 언론은 일제히 본 의원이 한나라당에 복당하면서 소위 이적료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11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보도하였습니다. 본 의원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복당과 관련하여 한나라당으로부터 금전을 수수한 바가 없습니다. 2000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부당하게 탈락한 이후 민국당 후보로 유일하게 당선되었던 본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춘천시 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한나라당의 지속적인 요청에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의 공개 사과 없이는 입당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李會昌 씨는 2002년 10월 초 당시 무소속으로 있는 본인을 만나 직접 사과성 해명을 했고, 본인은 그의 사과를 받아들여 한나라당에 복당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온건 보수주의자인 본 의원이 대선을 앞두고 보수당인 한나라당에 돌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2년 10월 9일 본 의원은 한나라당에 복당하였습니다. 그러나 본 의원은 복당과 관련하여 어떠한 명목의 금전적 지원도 받은 일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의장! 본 의원의 이렇게 실추된 명예는 어떻게 해야 회복이 되겠습니까? 제17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정계를 떠나기로 결심한 본 의원은 춘천시민들의 선거를 통한 명예회복의 기회도 이제는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본 의원은 지난 16년간 국내의 여러 공직 외에도 최근에는 제56차 유엔총회 의장 직을 성실하고 훌륭히 수행하여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던 사람입니다. 당시와 그 이후에도 세계와 유엔의 각국 대표들은 본 의원을 통하여 우리나라를 보고 또 평가하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 의원의 명예손상은 곧 한국의 국가신용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 제고와 외국인 투자 유치가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한 이 중차대한 시기에 사실에 반하는 이와 같은 보도가 국익에 얼마나 큰 손상이 되는지를 고려했다면 관계 당국과 언론은 발표에 앞서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실추된 명예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관계 당국과 언론은 진실과 동떨어진 정보에 입각하여 본 의원의 명예를 손상시킨 데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본 의원의 명예를 하루속히 회복시키는 데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누가 무슨 의도로 이렇게 옳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본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려고 하였는지에 대해서도 조속히 규명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특히 언론은 보도에 있어서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며 사실의 확인도 없이 본 의원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보도를 계속하는 것과 관련하여, 그리고 이에 편승하여 허위사실을 확대 재생산하려는 단체가 있다면 이들에 대해서도 본 의원은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음을 밝혀 두고자 합니다. 오늘 국회 일정이 바쁜 가운데에도 신상발언의 기회를 주어 본 의원의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에 협조해 주신 의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은 이인제 의원 나오셔서 신상발언하시기 바랍니다.

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져 있었다는 시인 바이런의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제 정치생명의 목이 잘려 있었습니다. 잘린 목에서 흐르는 피를 구경하며 사람들이 흥분하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 한마디의 변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정치인 이인제가 무참하게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것입니다. 저 프랑스 대혁명이나 레닌의 볼셰비키혁명, 중국 문화대혁명의 와중에서 혁명의 적으로 지목되는 것 자체가 곧 죽음을 의미하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한번 올가미가 씌워지면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옳건 그르건 혁명의 대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는 이 광란의 정치 학살극에는 어떤 대의가 존재하는 것입니까?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권력을 잡은 사람이 이 의회를 향하여 어떤 말들을 쏟아 놓았습니까? “잡초 같은 정치인이다.” “4급수는 목욕도 하면 안 된다.” “시민혁명은 계속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의회주의를 부정하고 자기의 적대세력을 뿌리 뽑아 없애 버리겠다는 살벌한 파시즘의 광기가 묻어 나는 말들입니다. 최고의 권력자가 시민혁명을 선동하고 그 추종자들이 ‘악랄하게 전진하자’고 다짐하는 모습을 21세기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바라보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습니까? 혁명은 피지배계급이 지배계급을 타도하고 권력을 잡는 것입니다. 도대체 그의 눈에는 누가 타도해야 할 적대계급이며,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권력보다 얼마나 더 큰 권력이 필요하여 혁명을 선동하는 것인지 국민들 앞에 고백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일부 정치검찰을 앞세워 부패의 척결이라는 미명하에 자행하는 대선자금 수사는 이제 그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역대 독재정권들이 경찰, 행정공무원, 통․반장 등 온갖 관권을 동원하여 선거부정을 자행함으로써 파멸을 자초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수 정예의 최고 사정기관인 검찰을 이렇게 정면에 내세워 민의의 심판인 총선에서 경쟁해야 할 상대 당을 초토화시키고 눈에 가시 같은 정적들을 차례차례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른 정권은 없었습니다. 그들이 내세운 부패척결은 미명에 불과하고, 그들의 숨은 의도는 총선에서 혁명의 전위에 설 세력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의회를 그들의 손아귀에 넣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우리 검찰이 국가와 국민 그리고 헌법에 충성하는 검찰로 돌아와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충정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한나라당의 돈을 받은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돈이 저를 향해 오고 있었다는 사실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꿈을 키워 온 제가 다른 당의 돈을 받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제가 특히 분노하는 것은 한밤에 긴급체포된 저의 전 특보가 처음부터 저에게 돈의 일부를 전달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사실대로 자기가 다 사용했다고 진실을 말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자 검찰은 그의 처와 장모까지 모두 연행하여 밤새도록 저를 죽이기 위한 허위진술을 강요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거짓진술을 가지고 저에게 단 한마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제 정치생명을 살해한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사실 저는 오늘 저의 어려움을 호소드리려고 이 자리에 선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과 저의 결백은 법정에서 밝혀지고 말 것입니다. 저는 일부 정치검찰을 앞세워 자행하는 이 치졸한 정치보복과 정적 죽이기는 盧 정권이 이번 총선에서 의회를 장악하고 그들만의 혁명을 추진하겠다는 정치적 음모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온 국민에게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현재의 대통령이라는 권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혁명을 선동하는 자들에게 의회마저 넘어간다면 권력은 그 광기를 더하게 되고 마침내 파쇼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며, 국민은 물론이요, 그들의 운명도 불행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늦기 전에 그들의 음모를 깨뜨려야 합니다. 싸워야 합니다. 우리의 위대한 국민들께서 우리의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경제적 번영을 성취해 나갈 건강한 세력으로 이 민의의 전당이 채워지도록 저들과 투쟁해야 됩니다. 저는 이러한 싸움과 투쟁에서 두려움 없는 용기로 나설 각오입니다. 그들이 제 정치생명을 살해했으나, 저는 아직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향유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며, 그들과 싸워 이기는 것이 저의 신성한 의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무에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헌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