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2항 남북국회회담 제2차 예비접촉에 관한 보고를 상정합니다. 지난 9월 25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개최되었던 남북국회회담 예비접촉의 결과에 대하여 우리 대표단의 수석대표인 권정달 의원으로부터 보고가 있겠읍니다. 권정달 의원 나와서 보고하여 주기를 바랍니다.

권정달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 7월 23일의 제1차 남북국회회담 예비접촉 결과 보고에 있어서 이번에 제2차 예비접촉 결과에 관하여 보고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2차 국회회담 예비접촉은 제1차 예비접촉이 있은 지 약 두 달 후인 지난 9월 25일 오전 10시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개최되어 12시 2분까지 2시간가량 진행되었읍니다. 여러 의원님들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이번 제2차 예비접촉은 그 시기가 9월 18일 제4차 남북경제회담이 판문점에서 있었고, 또 곧이어 9월 20일부터 23일까지는 남북한 간에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의 교환이 실현되었으며, 10월 8일부터 9일에는 스위스 로잔느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주선으로 남북체육회담이 열리게 되어 있는 시점으로서 국내외의 특별한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개최되었읍니다. 특히 남북한이 분단된 지 40년만에 처음으로 남북한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이 서울과 평양을 오고 감에 따라 사상과 체제의 두터운 장벽 속에서도 끊어진 혈육이 잠시나마 상봉의 기쁨을 갖게 되고 남북한 공연예술을 공개리에 교환하는 등 남북대화에 있어 역사적 진전이 있었다는 점에서 특히 우리 대표단도 더욱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회담장에 나가게 되었읍니다. 이와 같은 국민의 기대와 국제적인 관심에 충실히 부흥하기 위하여 우리 대표단은 회담에 앞서 남북국회회담에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는 기본정신에 따라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각 정당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국회의장단과 각 당 대표 및 총무단 그리고 각 상임위원장 등 많은 의원 여러분의 환송을 받으면서 국회대표로서의 자신감과 긍지를 가지고 오전 8시 이곳 국회의사당을 출발하였읍니다. 이번 예비접촉 대표단은 우리 국회 측에서 종전과 같이 본인을 수석대표로 하여 민정당의 정시채 의원, 신민당의 박관용 의원 신순범 의원, 국민당의 강경식 의원 등 5인의 대표로 구성되고 북한 측 역시 전금철을 단장으로 하여 주창준 최장룡 렴국렬 우달호 등 5인으로 구성됨으로써 인적 구성 면에서 변동은 없었읍니다. 다만 이번 접촉에서는 회담 개시 전 약 10여분간 환담이 있은 후에 1차 접촉 시와는 달리 쌍방 합의에 따라서 비공개리에 회담이 진행되었읍니다. 지난번 본회의에서 본 의원이 소상히 보고드려서 의원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됩니다마는 제1차 예비접촉 시에 본회담의 형식, 대표단 구성, 본회담 장소와 제1차 본회담의 시기를 포함하여 보도기록 문제, 대표단 왕래절차와 편의보장 문제 등 제반절차 문제에 대하여는 원칙적인 합의를 본바 있었기 때문에 이번 제2차 예비접촉에 있어서의 주된 논의의 초점은 제1차 예비접촉에서 쌍방 간에 합의를 보지 못한 본회담의 의제문제, 수석대표의 급문제 및 제1차 본회담의 장소문제를 여하히 결정하느냐 하는 데 있었읍니다. 따라서 우리 측 대표단은 먼저 수석대표의 기조발언을 통하여 다음 요지의 우리 측 입장을 천명하였습니다. 우리 측은 남북국회회담의 의제문제와 관련하여 통일헌법을 기초하기 위한 민족통일협의회기구를 구성하는 문제와 이에 따른 통일 기반 구성에 필요한 사항을 남북국회회담의 의제로 정하는 것이 합당하며 북한 측이 주장하는 불가침에 관한 공동선언 문제를 남북국회회담의 의제로 상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읍니다. 우리 측은 남북 간에 긴장을 완화하고 전쟁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이 땅에 항구적인 평화를 다지는 일은 쌍방의 책임 있는 당국 간에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전쟁과 평화에 관한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실제적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해당 정부당국이 관장하고 처리하는 것이 보편적 관례로 되어 있음을 지적하였읍니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우리 측은 이미 오래전부터 남북한당국 고위층 책임자회담을 조속히 실현할 것을 북한 측에 제의하고 거기에서 긴장 완화와 전쟁 방지 등 남북 간의 시급한 당면 문제들을 서로 진지하게 협의 해결할 것을 촉구하여 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진실로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을 목적으로 우리 측과의 불가침선언을 채택하고자 한다면 구태여 남북국회회담에 그 문제를 상정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밟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북한당국으로 하여금 우리 정부당국이 요구하는 회담에 빨리 동의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불가침 문제를 포함하여 남북 간의 김장 완화와 신뢰 조성 문제가 단순한 약속이나 선언만으로 끝나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서 확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였읍니다. 또한 우리 측은 북한 측이 마치 국회회담에서 불가침에 관한 공동선언이 발표되기만 하면 남북 간의 불신과 전쟁위협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그러한 주장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아무런 설득력을 발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서로 싸우지 말고 화해하자고 다짐해도 그것을 실천하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모든 합의서는 하나의 공허한 장식에 불과할 것임을 지적하면서 한 민족이 좁은 영토 안에서 경제적 문화적 유대까지 완전히 끊고 반세기 가까이 불신과 대결 속에 살고 있으면서 아직도 흩어진 가족친지들 사이에 안부편지 한 장 주고받지 못하는 오늘날의 남북한 현실은 오랜 이념적 대립과 상호 단절 상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바 이와 같이 뿌리 깊은 긴장과 불신을 원천적으로 청산하는 길은 어떤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것과 같은 형식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모든 분야에서 화해와 교류와 협력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임을 재차 확언하였읍니다. 특히 우리 측은 남과 북이 지금이라도 일천만 이산가족들의 자유로운 왕래와 재결합을 허용하고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실시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수백 통의 공동선언을 채택하는 것보다도 남북 간의 긴장 완화와 신뢰 조성에 더 효과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므로 우리 측은 이와 같은 입장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남북한 사회의 개방,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 그리고 진정한 긴장 완화를 실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음을 설명해 주었읍니다. 우리 정부당국이 1982년 초에 북한 측에 이미 제의한 서울․평양 간의 도로연결 개통, 쌍방 정규방송의 자유로운 청취, 정치․경제인 등 각계각층 인사의 상호 친선방문 실시, 민족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한 민족사 공동연구, 일용생활품의 교역실시, 자연자원의 공동개발 및 공동이용, 비무장지대 내 공동경기장 건설, 쌍방 군사책임자 간의 직통전화 설치운영 등 20개 항의 시범적 사업방안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었읍니다. 또한 우리 대표단은 현재 진행 중인 다른 남북회담에 관하여도 언급하면서 남북경제회담에서는 이미 쌍방 간에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사업을 실시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경의선 철도연결 문제, 남쪽의 인천항과 북쪽은 남포항을 서로 개방하는 문제 등에 합의한 만큼 이제 남북을 막아 놓은 분단의 벽을 뚫고 철도를 연결하고 항구를 개방함으로써 그 길로 사람과 물자가 오고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남북적심자회담에서는 이산가족들의 자유왕래 문제가 합의되었고, 특히 광복 40주년을 기해서 일부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과 예술공연단의 교류가 이루어지게 됨에 따라 이러한 상징적인 사업에서 머물지 말고 이산가족 모두가 실제로 자유로운 고향방문과 가족재회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길을 넓게 열어 놓자고 하였으며,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대회를 주최하는 우리나라 체육인들이 그러한 역사적인 국제행사를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쌍방 체육인들의 상호교류와 친선경기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임을 지적하였읍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과 북이 서로 싸우지 말고 서루 침략하지 말자는 약속과 함께 그 약속을 확고히 뒷받침하는 실천적 조치도 아울러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읍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우리 대통령 각하께서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천명한 바와 같이 불가침의 명제는 육천만 우리 겨레의 모두가 한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과제이므로 남북한의 두 당국 간에 상호불가침 문제를 비롯하여 남북한의 정상적인 상호관계를 여는 데 필요한 제반 문제들을 광범위하게 토의 해결하자는 것이 우리 측의 입장임을 밝히면서, 북한 측이 현시점에서 남북국회회담을 통해 불가침에 관한 의례적이고 정치적인 선언을 발표하는 것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하루속히 쌍방의 책임 있는 당군 간에 불가침 문제를 포함해서 남북 간의 신뢰 조성과 평화 정착을 위한 광범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회담을 개최토록 촉구하였읍니다. 이밖에도 우리 측은 1차 접촉에서 쌍방 간이 이견을 보인 수석대표의 격에 대해서는 좀 여유 있게 정해 두자는 취지에서 쌍방 국회의장이 임명하는 상임위원장급 이상의 국회의원으로 하자고 제의하였으며 제1차 본회담의 장소에 대해서는 서울로 할 것을 거듭 주장하였읍니다 이러한 우리 측의 제의에 대해 북한 측은 전금철 의장의 첫 발언을 통하여 먼저 본회담 의제 문제에 있어 지난 제1차 예비접촉에서와 같이 우리 측이 제의한 ‘통일헌법을 기초하기 위한 민족통일협의회의 기구 구성 문제’와 함께 북한 측이 제의한 ‘불가침에 관한 공동선언 발표 문제’도 의제로 다 같이 선정하자는 주장을 되풀이하였읍니다. 북한 측이 불가침 문제를 의제로 포함시키자는 이유는 남북한 간에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전쟁을 방지하는 문제는 나라와 민족의 운명과 관련된 중대한 과제로서 이는 북한 측이 내놓은 평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의 일환이라고 전제하면서 국회회담에서 불가침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불가침을 위한 해결 방향과 원칙을 정하여 당국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집행 조치를 담은 불가침 선언을 채택하도록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하게 되면 이는 정부당국에 의무성과 법적 담보를 주게 된다고 하면서 이렇게 하는 것만이 국회와 같은 권위 있는 정치 관계의 기능에도 맞는 것이라고 되풀이 주장하였읍니다. 다음은 수석대표의 급문제에 있어서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장이 아니면 최소한 부의장으로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였으며 제1차 본회담의 개최장소 문제에 있어서도 평양을 계속 고집하는 입장을 취해 왔읍니다. 이에 대하여 우리 측은 회담 문제에 있어 불가침선언 문제를 국회회담에서 다루자는 것은 우리 측 기조발언에서도 누차 설명한 대로 직접 정부당국 간에 해결할 수 있는 가깝고도 빠른 길을 두고 멀리 돌아가자는 것이므로 회담의 효율성 면에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합리성 면에서 보더라도 우리 측이 제의한 통일헌법 제정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 문제를 다루는 것이 국회의 기능과 성격에 오히려 더 부합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수석대표의 급과 제1차 본회담 장소 문제에 대하여도 우리 측의 제의를 수락토록 설득하면서 이와 같이 견해를 차이를 보이고 있는 주요 문제에 관하여 쌍방 간의 완전한 합의 없이 북한 측이 내놓은 합의서 초안을 검토하는 무의미함을 지적하였읍니다. 이와 같이 쌍방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북한 측은 한때 우리 측 기조발언의 일부 내용을 트집 잡아 공격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회담 분위기가 경색되기도 하였으나 1시간 50분가량 회담이 진행될 무렵 본회담 문제를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조국통일을 촉진시키는 문제’로 하자는 수정 제의를 내놓았읍니다. 이에 대하여 우리 측은 현재까지 쌍방이 각종 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긴장완화를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고 통일 촉진을 문제로 할 경우 모든 정치적인 문제를 다 다루자는 제의로서 북한 측이 수정 제의한 문제는 그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고 광범위하여 사실상 의제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회담이 알맹이 있는 결실을 맺기 위하여는 의제를 구체화해야 할 것임을 지적하고 이 문제는 쌍방에서 시간을 두고 검토하여 제3차 예비접촉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제의하였읍니다. 끝으로 다음 제3차 예비접촉 일자에 대하여 회담 종료 직전에 북한 측이 10월 16일 판문점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하였으나 우리 측은 회담 장소는 계속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로 하되 그 시기는 우리 국회가 현재 정기국회 기간인 점을 감안하여 추후에 전화로 통보해 주기로 하고 회담을 끝맺었읍니다. 특히 우리 측은 북한 측이 예비접촉 장소를 판문점으로 제의한 문제에 대하여 그곳이 비록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에 있기는 하나 소련인 망명사건 이후 사실상 공동경비에 임하기가 불가능한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회담장으로 사용하기 위하여는 통신 등 제반 지원시설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종전대로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로 하는 것이 좋다고 이의를 제기하였읍니다. 이상으로 제2차 국회회담 예비접촉 결과에 대하여 간략히 보고드렸읍니다마는 현재 진행 중인 남북적십자회담 경제회담 체육회담 등 일련의 남북회담의 추이에 맞추어 남북국회회담도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우리 대표단이 더한층의 인내와 노력을 할 것임을 다짐하면서 이 남북국회회담을 비롯한 남북문제에 대하여는 의원 여러분께서 앞으로도 계속 초당적인 지원과 관심 있는 지도편달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보고를 마치겠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