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제133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 제창을 하시겠읍니다. 녹음 전주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노신영 국무총리,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지난 1월 28일 제132회 임시국회가 개회된 지 사흘 만에 자동폐회된 이후 94일 만인 오늘 제133회 임시국회 개회식에 즈음하여 여러분을 의사당에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서면서도 입법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착잡한 감회 또한 누를 길이 없읍니다. 우리가 제12대 국회의원으로서 첫 등원한 1985년 5월로부터 어언 만 2년…… 그동안 보낸 그 기간에 상당한 업적은 이루지 못한 채 이제 전반기 마지막 시점에 서게 되니 국회는 있으되 정치는 없고 의원은 있으되 국사는 없는 우리의 현실을 개탄하면서 본인은 이 모두가 자신의 부덕과 무능의 소치가 아닌지 자책하는 마음 금할 길이 없읍니다. 합의개헌을 목표로 헌법특별위원회를 구성하였으면서도 변변한 토의 한 번 하지 못한 채 귀중한 시간만 허비하였고 산적한 국정 심의 안건을 덮어 둔 채 정치의 장은 원외로 빗나가기조차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읍니다. 이제 4․13 특별조치를 계기로 개헌정국이 당초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었을 뿐 아니라 이제는 더 이상 국정 심의를 방임하거나 지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은 의원 동지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그동안 본인은 여러 번에 걸쳐 우리의 정치분야가 타 분야의 눈부신 발전에 비해 너무도 뒤떨어져 있음을 지적한 바 있읍니다. 지난 2년 동안의 우리 모습을 회고하여 보십시다. 국민이 소망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우리는 과연 정치를 이끌어 왔으며 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국정을 제대로 심의하여 왔읍니까? 솔직히 말씀해서 국민의 염원이나 필요로 하는 국정 심의와는 동떨어진 오히려 모든 국민에게 실망과 허탈을 안겨 줌으로써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풍조만 만연시키고 심화시켜 왔다 하겠읍니다. 의회주의는 그 요란스러운 표방과는 전혀 달리 우리는 의사당을 정치의 황무지로까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지금 1988년 2월의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큰 정치적 과제와 서울올림픽 개최라는 민족적, 국가적 과제를 앞둔 참으로 중대한 일대 시대적 전환기에 처해 있읍니다. 뿐만 아니라 심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산적된 국사와 무수한 의안을 안고 있읍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뿌리 깊은 불신을 불식시켜 주고 그들이 참으로 원하는 민생문제의 해결과 국가이익의 추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건전한 민주정치의 과제 또한 우리가 서둘러 힘써야 할 초미의 급선무입니다. 오늘날 공산권을 포함하는 전 세계의 이목이 우리 한국과 서울로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올림픽이 개최된다는 사실뿐 아니라 정치분야를 제외한 경제분야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우리는 많은 공업국들의 질시와 견제의 대상이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제 일부 선진국들의 경쟁상대로까지 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제133회 임시국회는 제12대 국회 전반기의 부끄러운 모습을 청산하고 후반기 2년을 의회 본연의 책무와 사명을 훌륭히 다하는 생산적 국회, 능률적 국회가 되도록 정비하는 회기가 되어야 하겠읍니다.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약동하는 봄의 계절을 맞는 삼라만상들같이 우리도 비록 짧은 회기이지만 원의 새로운 구성을 비롯해서 정부의 국정보고와 대정부질의 그리고 당면한 의안 심의를 차분하고 질서 있게 처리함으로써 새로이 생동하는 국회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주어 정치에 거는 국민의 기대와 희망에 보응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다 같이 지난 2년을 돌이켜 자성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스스로의 권위를 회복할 것이며 우리에게 부과된 책임과 사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인지 오늘 이 자리 대오반성과 일대 자기혁신의 계기로 삼기를 제언하면서 개회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33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