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연설시간은 국회법 제97조제3항의 규정에 따라 40분으로 되어 있으므로 시간을 지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민주정의당을 대표해서 진의종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의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나오신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 여러분! 제114회 정기국회를 맞아 본 의원이 민주정의당을 대표하여 연설을 하게 된 것을 더없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본 의원은 제5공화국의 출범과 더불어 탄생한 제11대 국회의 두 번째 정기국회에서 국정을 심의할 우리 모두에게는 몇 가지 커다란 임무가 부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째는 우리 모두가 제5공화국의 출범에 동참했던 당초의 의지로 돌아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진로와 국정지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일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풍랑을 헤치며 새 공화국의 노를 열심히 저어 왔읍니다. 그 결과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을 회복하여 새 시대의 국정에 많은 성과를 거두었읍니다. 그러나 동서고금의 역사가 가르쳐 주는 바와 같이 한 나라와 그 사회에 있어서의 위기는 새 시대의 출발 초기보다도 안정을 회복하여 긴장이 풀려 나갈 때 도래하는 것이 상례입니다. 긴장이 풀어짐과 더불어 초지 가 상실되고 구시대적 발상과 욕구가 또다시 고개를 들므로써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한 국가적 과업이 많은 저해를 받기 때문입니다. 더우기 지금 우리는 국가적으로 어느 때보다도 어렵고 복잡한 환경에 처해 있읍니다. 이와 같은 준엄한 국제여건 속에서 새 공화국을 건설해 나가야 할 우리로서는 이러한 교훈을 명심해야 하겠읍니다. 우리에게 부과된 두 번째 임무는 지난 2년 동안의 국정방향과 그 실적에 대한 공과를 평가해 보고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및 외교의 여러 영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실적 과제들을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는 일입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이번 정기국회가 활발한 토론과 설득을 통한 정책경쟁의 현장이 되도록 하여 우리의 의회가 진정한 민의의 전당이며 민주의 광장임을 과시하여야 하겠읍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국회상을 정착시키고 청신한 정치풍토를 조성함으로써 민주주의가 이 땅에 토착화되도록 하여야겠다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와 같은 중차대한 임무를 띠고 이 자리에 모였읍니다. 우리에게 부여된 임무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아울러 여러 가지 국정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우리는 먼저 밖으로 눈을 돌려 오늘날의 국제정세를 조망해 볼 필요가 있겠읍니다. 해방 37년을 보내는 동안 국제정치 양상에는 수많은 변화가 있었고 또 구조적으로도 몇 차례의 본질적인 변화가 있었읍니다. 그리하여 80년대의 국제정세는 70년대와도 또 다른 심각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읍니다. 본 의원은 80년대 국제정치 양상의 특징을 무극화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읍니다. 즉 국제정세를 결정하는 변수에 유동적 가변성이 많고 각국이 일정한 방향성도 없이 상황에 따라 사통팔달식으로 행동하고 있어 국제정치 질서의 좌표와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합니다. 국제정치구조의 이 같은 무극화 현상은 어느 의미에선 냉전기의 양극체제에서보다도 심각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무극화 현상은 불안정과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하는 국제정치의 혼미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그러나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몇 가지 확실한 것이 있읍니다. 확실한 것의 첫째는 크고 작은 전쟁의 위험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불행한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는 인류의 전멸과 역사의 종말을 위협하는 화약더미 위에서 살고 있읍니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50만 개의 핵탄두가 있읍니다. 그것은 1945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탄 160만 배에 상당합니다. 세계 전체의 40억 인구를 스물다섯 번이나 살육하고도 남을 양이라 합니다. 이제까지는 이른바 공포의 균형에 의해 인류는 겨우 파멸을 모면해 왔으나 지금은 공포의 균형마저도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제3의 냉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역적인 국지전과 대리전의 성격을 띤 내전만은 끊일 사이 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읍니다. 그 하나는 오늘날 세계 각국이 모두 국가이익우선주의로 행동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관계에는 다시 한번 밀림의 법칙이 횡행할 것이라는 우려인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역시 오늘날에도 자주, 자립의 역량이 부족한 나라는 약육강식적 힘의 원리가 작용하는 냉엄한 국제권력정치의 현실 속에서 멸망이 재촉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소련 극동군이 계속 증강추세에 있고 그 소련뿐만 아니라 최근 중공과의 관계개선 아래 군사력 증강을 획책하고 있는 호전적 북한공산집단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생생한 현실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이같이 각박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가 취할 자세와 진로는 자명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민족적 자존의식을 높이는 일이며 정치 군사 외교의 자주성과 경제적 자립도를 제고시켜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자생의 길을 모색해 나가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 사이에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민족적 자존과 자립의지가 고양되고 있읍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사건을 계기로 극일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읍니다. 그 구체적인 발현으로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에 모든 사람이 사사로운 입장을 떠나서 과거의 치욕을 되새기며 범국민적으로 참여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사건을 계기로 요원 의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는 이 극일운동을 새로운 역사창조의 차원으로 승화시켜 나가야겠읍니다. 그것은 과거의 반일이나 항일운동과 같은 감정적 발산이 아니라 민족적 자존․자립의지를 일상화하고 체질화하는 일이어야 하겠읍니다. 그것은 또한 종래와 같은 저항 위주의 민족주의를 초극한 창조적 민족이념으로서 건설적이고 민주적인 이념과 직결되도록 하여야 하겠읍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식민사관뿐만 아니라 계급사관을 아울러 극복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민족사관을 조속히 정립하여 국민교육에 임해야 하겠읍니다. 그리하여 민족주체성을 확립하고 이 바탕 위에서 민주주의를 토착화시켜 나가야겠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이 땅에 민주주의를 토착화시키기 위하여는 몇 가지 기본과제가 선결되어야 합니다. 그 첫째는 모든 정치적 혼란의 원천이었던 1인 장기집권을 배제하는 일입니다. 이 점에 관하여 우리는 명확한 해답을 갖고 있읍니다. 제도적으로 그러할 뿐만 아니라 통치자의 의지 또한 결연합니다. 두 번째 과제는 새로운 정치인상을 확립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지난날의 불신은 민의의 대변자이어야 할 대표들이 스스로 대표성을 포기하였기 때문이었읍니다. 이 자리에 모이신 의원 동지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헌정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깨끗한 정치인의 집단임을 본 의원은 확신합니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고충도 많고 희생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을 대다수의 국민도 익히 알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에 대해 기대하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고 보는 국민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요구는 혹독하리만치 준엄한 것이며 정치를 보는 국민의 눈은 매우 냉정한 것이라는 점을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읍니다. 우리 민정당이 금번 당 총재를 비롯하여 당 간부 및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청렴생활 및 봉사활동 실천의 일환으로 재산등록신고를 실시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읍니다. 세째, 우리는 획기적인 개선을 거듭하고 있는 새로운 정치풍토를 더욱 확고히 다져 나가야 하겠읍니다. 제5공화국의 출범 이래 몇 차례의 의회운영은 구시대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성실한 것이었다고 본 의원은 확신합니다. 극한투쟁 대신에 토론과 설득에 의한 대화의 정치가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더욱 발전적으로 정착시켜 나가야겠읍니다. 새로운 정치풍토의 조성을 위해 빠뜨릴 수 없는 또 하나의 관건은 불신풍조를 말끔히 청산하는 일인 것입니다. 불신의 제거를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 그리고 사회의 지도층에서 먼저 불신의 소지가 없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함은 말할 나위도 없읍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진실을 말하여도 믿어 주지 않는 구래의 습성이 잔존해 있읍니다. 특히 악성 루머를 조작해 내거나 이에 현혹되는 그릇된 성향은 조속히 지양되어야 하겠읍니다. 매사 부정적이고 악의적 해석보다 신뢰와 긍정하는 마음을 앞세울 때 창조와 발전이 가능해집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물론 우리는 지방자치제의 실시나 정치해금 문제 등과 같은 보다 구체성을 띤 정치적 현안도 검토하여야 합니다. 지방자치제의 실시시기를 앞당기기 위하여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선행조건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 조건의 현실적 충족을 위해 최선을 기울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해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구정치인에 대한 정치활동 금지조치는 그 같은 조치가 불가피했던 불행한 환경의 산물이었읍니다. 따라서 구시대적 정치풍토가 지양되고 신뢰에 입각한 대화의 정치 기풍이 무르익어 가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결과제라고 본 의원은 믿습니다. 이상의 실현만을 관념적으로 염원하거나 또는 이상을 포기한 채 현실과의 타협에만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의 실현을 되도록 앞당기기 위해 현실적 조건의 확보에 최선을 다하여야겠읍니다. 우리 다 같이 그러한 위대한 정치인의 길을 향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합시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본 의원은 우리나라 정치문제에 대하여 몇 가지 소신을 밝혔읍니다마는 다음에는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경제문제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날 국제경제는 1930년대의 대공황을 방불케 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읍니다. 전례 없는 경제적 침체를 거듭하면서 불황의 심연에 빠져들고 있는 국제경제는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국제정치 질서의 무극화 현상과 표리를 이루고 있읍니다. 이 같은 국제적 불황을 감안하면 지난 2년간 우리의 경제가 이만큼이라도 안정을 유지하여 온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라고 아니 할 수 없읍니다. 금년 들어 우리나라 경제는 물가는 5% 선으로 안정되고 성장은 당초 계획을 하회하고는 있으나 그래도 6%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제수지도 대폭 개선되고 있읍니다. OECD를 비롯한 선진국이나 비산유 개발도상국의 경제실정에 대비할 때 우리 경제에는 아직도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읍니다. 그러나 수년간 계속되어 온 불황을 극복하고 80년대의 제2의 경제도약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온 국민의 경제발전에 대한 의욕 다시 말하여 기업인의 기업의욕, 근로자의 근로의욕, 농민의 증산의욕을 높이고 산업기반을 다져 나가야 하겠읍니다. 첫째로는 기업인의 기업의욕을 고취시켜 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기업의 사회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나머지 기업의 영리성을 등한시하려는 풍조마저 일고 있읍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사유재산제도의 바탕 위에서 기업에 이윤추구의 동기가 부여될 때 기업인의 기업의욕은 왕성하게 일고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기업가정신의 활발한 발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업인이 자기 기업을 견실하게 경영하여 제품가격을 인하하고 고용을 증대시켜 주는 측면에서 그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평가해 주는 풍토의 조성이 요망된다고 하겠읍니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의 경제시책은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하고 시책의 변경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기업운영에 불안이 없고 기업의욕을 저상시키지 않게 될 것입니다. 6․28조치 및 7․3조치가 그 당위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우리 민정당이 대폭 보완을 하게 된 것도 급격한 경제시책의 변화에서 오는 국민적 충격을 완화시키고 정부시책의 일관성을 유지시키자는 데 큰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정책의 보완은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여 앞으로도 지속시켜 나갈 것입니다. 다음에 기업인의 기업의욕을 고취하고 기업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하루속히 민간주도형 경제체제로 이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관주도형 경제체제하에서의 각종 규제는 이를 완화 내지 철폐하여 기업인으로 하여금 시장경쟁원리하에서 자유스러운 기업활동을 전개하여 그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기업인은 이 기회에 국민이 기대하는 건실한 기업인상을 확립하여 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산다는 한때의 불명예를 씻고 경제활성화를 위하여 모처럼 취해진 6․28 및 7․3조치가 기업에 또 하나의 특혜를 부여한 것에 불과하다는 새로운 불신이 다시는 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가득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과거의 경제시책이 양적 성장에 치중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은 조립 위주의 대기업 중심으로 편중되어 왔읍니다. 특히 70년대의 중화학공업에 대한 과잉투자는 산업 간의 전후 관련효과를 무시하고 추진되어 왔기 때문에 오늘날 부실기업의 표본으로 난제를 던져 주고 있읍니다. 앞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해 나가는 데 있어서는 부품을 수입하여 단순히 조립하는 외형 위주의 생산방식을 탈피하고 우리나라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부품공업을 육성케 하여 가득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구제대상이 아닌 산업정책 면에서 육성되어야 하며 대기업과 계열화됨으로써 안정되고 전문화된 가동이 가능하고 대기업 역시 불필요한 시설확장으로 인한 투자를 억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는 기술의 개발 또는 도입입니다. 날로 기술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제적 추세에 비추어 생산 면이나 경영 면에서 국제적 수준에서 낙후되지 않으려면 민간레벨에서의 노력은 물론입니다마는 기술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과 모험성에 비추어 정부의 각별한 배려가 요청됩니다. 네째로 한정된 국가자원의 배분에 있어서 낭비를 방지하기 위하여 부실기업은 조속히 또한 과감히 정리되어야 하겠읍니다. 거액의 은행부채와 사채를 걸머지고 회생의 가망도 없이 계속되는 구제금융으로 연명하고 있는 부실기업은 한정된 국가자원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실기업 정리에 따른 정부의 고충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지만 정부는 용단을 내려 과감히 정리하여 자원의 낭비를 막아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본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문제에 관하여 몇 가지를 지적하였읍니다마는 불황의 극복과 기업의 활성화는 근로자의 협조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읍니다. 은행대출금리의 대폭적인 인하, 법인세와 사업소득세의 인하 등으로 기업은 활기를 되찾고 종국적으로는 재무구조의 개선으로 연결되리라고 믿고 있읍니다만 이러한 전망도 근로자의 애사심과 근로의욕의 향상이 수반되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민정당에서는 근로자들이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면서 기업인과 같이 난국을 돌파하고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 수고하는 데 보답하는 뜻에서 기업이 이윤을 올릴 때에는 임금 이외에 기업체의 순이익 중 5% 이내에서 근로자복지기금을 지원하여 주는 제도를 마련하여 정책적으로 권장하기로 하였읍니다. 그 실현을 위해 기업인들의 분발을 촉구해 마지않습니다. 한편 농어민에 있어서는 농자는 천하지대본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풍을 조성하여야 하겠읍니다. 비교우위론에 입각한 농업경시사상을 일소하고 정부는 용수개발이나 경지정리 등 농업기반의 확충은 물론 농촌의 도로포장 등을 촉진하여 농업생산의 근대화를 마련해 나가야 하며 농업경영의 기업화도 유도하는 전기를 만들어 가야 하겠읍니다. 또한 추곡이나 하곡의 수매에 있어서는 생산비를 보상해 준다는 대원칙을 수립하여 농민들이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할 뿐 아니라 주곡의 자급을 달성해 나가야겠읍니다. 나아가서는 농가소득의 증대를 위하여 입지조건에 적합한 농촌 공장유치, 부업단지의 조성 등 농외소득의 증대책을 다각적으로 모색하여야겠읍니다. 한편 연근해 수산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어로시설을 개선하여 영세어민들의 생산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소득증대를 도모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본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문제와 관련하여 신년도 예산에 대하여도 간단히 언급하고자 합니다. 신년도 예산은 금년도 예산에 대비해서 9.8% 증가라는 우리나라 예산편성에 있어서 유례없는 초긴축예산이 제안되고 있읍니다. 이것은 정부 당국이 국제경제의 불투명한 전망과 국내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과욕을 버리고 안정된 기조 위에서 차분한 성장을 다져 가려는 정책의지의 반영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난날 과도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하여 팽창된 예산을 편성하여 국민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재정인플레까지 몰고 왔던 것에 비하면 견실한 예산편성이라고 시인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그러나 이 기회에 한두 가지 점을 지적하여 정부의 관심을 환기코자 합니다. 첫째는 신년도 예산은 금년도 예산에 대비하여 9.8%가 증가되고 금액으로는 9400억 원 정도가 늘었는데 그중 77%에 해당하는 7900억 원 정도가 경직성 경비에서 증가되고 있는 사실입니다. 앞으로 국채발행의 증가로 채무비가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는데 예산의 경직성 해소를 위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에는 신년도 예산은 5500억 원의 국채발행으로 적자예산이 편성되어 있읍니다. 기업활성화를 위한 세법 개정, 불황으로 인한 세수결함 등을 보전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인정되나 국채발행이 기업자금 조달에 미치는 영향, 한 걸음 나아가서 자칫 잘못하면 통화량 증가를 초래하여 모처럼 안정되어 가는 물가를 크게 흔들어 놓을 염려가 있다는 점을 정부 당국은 유의하여 재정운용에 세심하고 치밀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본 의원은 다음으로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위한 의식개혁운동의 중요성에 대하여 한마디 하고자 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 사회는 놀랄 만한 속도로 안정과 정화가 이룩되어 왔읍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우리 사회에는 불상사들이 잇달아 발생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 모두가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우리의 피나는 노력에 커다란 충격을 주는 것들이었읍니다. 이러한 불상사들은 모두 구시대적 의식구조의 산물로서 의식개혁 없이는 참다운 정의사회가 이루어지기 어려움을 말해 주고 있읍니다. 뿐만 아니라 일련의 불상사는 그 수습과정에서 우리에게 매우 값진 교훈을 남겨 주었읍니다. 그것은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문제에 대하여 사회의 각 계층과 국민 각자가 서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지 말고 스스로의 책임도 질 줄 알며 자기의 직분에 충실하여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들 일련의 불상사가 자율화 조치가 취해지는 과도적 시기에 발생하였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자율화에 따라 사회의 여타 영역에서도 부작용이 발생될 우려가 많이 내재되어 있읍니다. 이러한 과도적 시기에 우리는 사회정화와 의식개혁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하여 국민도의와 사회윤리 함양에 최선을 다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존경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이제 본 의원은 외교와 국방 및 통일문제로 관심을 돌려 보겠읍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오늘날의 국제정치를 특징지우는 난기류와 그에 따른 불연속선은 그 파급효과가 한반도에까지 미쳐 와 있읍니다. 우리는 파고 높은 국제격랑을 능동적으로 극복하여 국가안보를 다지고 경제번영을 이룩하여 국위를 신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와 더불어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통한 평화정착을 추구하면서 민족적 재결합을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전두환 대통령께서는 작년 초 미국을 방문하고 한미관계의 전통적 우의를 회복시킨 데 이어 이웃 지역인 아세안 5개국을 순방하여 우리의 울타리를 튼튼히 하였으며 금년 여름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하여 검은 대륙과 백의민족을 가교하였고 캐나다 방문을 통해 북미주와의 유대를 더욱 긴밀히 함으로써 태평양연안국 정상회담의 실현을 앞당겼읍니다. 이 일련의 정상회담은 오대양 육대주로 넘쳐 가는 민족적 활력의 표징이면서 동시에 한국외교의 저변을 확충하는 대역사였던 것입니다. 한국외교의 난제로 남아 있던 비동맹권에 있어서의 대북한 우위 확보가 이로써 가능하였고 개발도상국과의 우호협력을 기반으로 한 우리 경제의 범세계화를 향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읍니다. 88년 올림픽과 86년 아시안게임 및 83년 IPU총회의 서울 유치는 바로 이 외교적 터전 위에서 마련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외교의 숙제가 모두 풀린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한국 외교의 1차적 중심지역인 미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행정부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의회 정당을 비롯한 다각적 차원에서 공고화하는 노력을 계속 경주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흔히 말하는 한․미․일 삼각협력체제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명확한 복안이 세워져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것은 미국이 일본을 동북아시아 안보의 기둥으로 파악하고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종용하고 있는 데 비추어 한국이 미국의 대일정책에 종속되는 것을 교정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본에 요구하는 것은 한국의 대북 억지력이 일본의 안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경제협력일 뿐입니다. 이러한 명백한 선이 지켜지면서 삼각협력 관계가 발전되어야겠읍니다. 한편 제5공화국의 새 정부는 자주국방태세를 견실하게 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왔읍니다. 우리 국토는 우리가 지킨다는 명제를 우리는 잠시도 잊을 수 없읍니다. 최근 발표된 국산전투기의 제조 성공은 이러한 범국민적 정신의 발현이었다고 하겠읍니다. 그렇다고 하여 우리가 조금이라도 방심할 수 없는 것도 물론입니다. 북한공산집단과 그 북방 삼각관계의 군사동향이 대단히 미묘할 뿐 아니라 북한은 한국의 후방에 제2전선을 형성할 목표로 세계 최대의 기습부대를 양성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국방 당국은 이러한 냉엄한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겠읍니다. 우리는 이처럼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군사적으로 대처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민족통일의 대도를 닦아 나가야 할 양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입장에 있읍니다. 정녕 민족의 통일은 분단시대를 살고 있는 이 세대의 지상과제입니다. 우리 세대가 감수해야만 했던 타율적 분단을 우리 후세에 물려줄 수는 없읍니다. 그것은 우리 세대에 의해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식민주의시대의 유산입니다. 전두환 대통령께서는 바로 이러한 역사적 소명의식에서 민족통일을 향한 위대한 행진을 시작하였읍니다. 작년에는 남북한 최고당국자의 서울․평양 교환방문을 거듭 제의하였고 지난 1월 22일에는 민족통일의 커다란 이정표인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을 바로 이 국회에서 제창하였읍니다. 전 대통령의 통일구상은 국제사회에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읍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끈질긴 인내와 노력으로써 북한을 반드시 대화의 광장으로 끌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공산권 외교를 포함한 다각적인 통일외교를 활발하게 전개해야 합니다. 정부 관계 당국은 앞으로 이 땅에 펼쳐질 국제적 행사들을 통일외교의 기반 확충으로 연결시켜 나가야 하겠읍니다. 존경하는 의장, 의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는 모두 제5공화국이 내걸은 정의로운 민주복지국가 건설의 주역들이며 통일을 이룩하여 자주민족국가를 완성시킬 조산원들입니다. 이 제5공화국을 건강하게 키워 반만년 민족사에서 획기적 새 장을 힘차게 펴 나가는 창조자로서 모든 열성과 정력을 기울여 나갑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후세의 역사 앞에 떳떳이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은 민주한국당을 대표하여 이태구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한국당 소속 이태구올시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또한 자리를 같이한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여러분! 황금파가 물결치는 들판에 오곡이 결실하는 좋은 계절입니다. 1년간 땀 흘려 애쓴 보람으로 알찬 추수를 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하면서 또한 힘써서 열심히 갈면 훌륭한 결실이 있다는 대자연의 이치를 새삼 절감해 봅니다. 본 의원은 이 결실의 가절 을 맞이하여 우리 정치인들도 정치적 결실을 거두어야 한다는 무거운 책무감을 느끼면서 이 자리에 섰읍니다. 의원 여러분! 해마다 9월이 되면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어야 할 정기국회가 열리는 이 의사당에 국민들은 얼마만큼의 기대와 신뢰와 희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읍니다. 만일 국민들이 민의의 전당이라 일컫듯이 이 의사당에 이목을 기울이지 않고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다면 국회의 존립가치는 물론 우리 의원 자신들의 설 땅도 부정되기 마련인 것입니다. 국민이 국회를 외면하거나 안 하는 것이 국민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고 정치인들에게 달려 있으며 장황하고 구차한 변명으로는 용납이 될 수 없읍니다. 이러한 대명제하에서 오늘 이 시간 우리는 옷깃을 여미고 경건한 마음으로 11대 국회 개원 이래 국회의 기능과 역할과 업적들을 자평해 보아야겠읍니다. 다시 말하면 국회가 얼마나 민의를 수렴하고 잘 대변했으며 천인이 경악할 대사건이 터져 나올 때마다 어떻게 본래의 역할을 다하였느냐 하는 말입니다. 본 의원의 생각으로는 불행하게도 자부할 수 있는 긍정적인 답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내심으로는 공감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외미도입 의혹사건을 위시하여 의령사건, 장여인 금융의혹사건 등 참으로 엄청난 일들이 발생했음에도 국회 고유의 권한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했으며 면책특권을 가진 의원들의 발언마저도 위축 또는 제한된 것이 사실이 아닙니까? 국회가 헌법상 보장된 삼권분립원리의 기능을 다 못 한다면 이것은 곧 정치환경의 분위기 문제요 정치부재의 소치인 것입니다. 형식상 존치하는 헌법기관들은 외형을 구비하는 것으로 기능을 다하고 실질적인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을 때는 지시 명령하는 행정만 있을 뿐 정치는 부재현상인 것입니다. 이 현상이 심화되면 권력권 내의 소수를 제외한 다수 국민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일체감을 상실하며 국민과 정부 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쌓여지고 급기야는 각 분야에서 사회병리적 양상이 표출되는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11대 국회 개원 이래 정치권 안에 있는 우리들이 정치영역의 한계를 실감하고 사회병리현상이 속출하는 것을 보면서 또 9월의 정기국회가 열려도 국민의 관심이 쏠리기는커녕 국회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민주한국당과 함께 나 자신도 어떻게 자성하고 정부 여당에 계신 여러분에게 어떤 고언을 드릴까 고심합니다. 여기에 이르러 우리 당과 본 의원은 모든 문제해결의 근원은 정치에 있고 따라서 정치를 회복시키는 것만이 근원적 치유의 길임을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당은 이번 국회의 의의와 과제를 정치회복으로 설정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하여 총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지난 1981년을 유신잔재 청산의 해로 의미를 부여하고 1982년은 정치회복의 해로 의의를 부여한다면 이는 아마도 헌정사적 의의가 대단히 클 것입니다. 정부와 여당은 필경 지금에 와서 새삼스럽게 정치회복이 무슨 말이며 지금까지 정치가 없었단 말이냐고 혹여 반문할 것입니다마는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단언해서 정치는 부재현상인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정도와 인식의 차이도 있겠읍니다만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는 것이 오늘의 정치현실입니다. 국민 뇌리에 깊이 인식되어 있는 정치부재의 엄연한 이 사실을 정부 여당 사람들은 인식하셔야 할 것입니다. 본 의원이 여기서 중대한 지적을 하는 것은 정치부재를 전적으로 현 정부의 책임만으로는 생각지 않으며 또 단순히 힐책만을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서 공화당 정권의 정치부재의 정치문화를 유산받은 것인데 그 잔재를 과감히 털어 버리지 못한 데서 고민을 안고 지탄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점을 우리 당은 일찌기 간파하고 작년에 우리 민주한국당의 총재의 기조연설을 통해서 유신잔재 청산을 촉구했던 바 있읍니다. 여당 의원 여러분이나 각료 여러분들도 구 박 정권하에서 정치의 유무를 물으면 이유야 여하튼 간에 정치는 부재했다고 솔직히 답하지 않을 수 없으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과거 권력의 일방적 비대화로 인해서 그리고 정치의 행정화로 인해서 또는 강요된 침묵으로 인해서 정치는 없는 채 절대권자의 영도와 지시만으로 일관해 왔읍니다. 따라서 정부각료들이나 당의 책임자리에 있던 사람들까지도 창의와 소신을 잃은 채 한 사람의 눈치만 살피면서 자리 보존에만 급급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정치문화 유산이 아직도 우리들 주변에 도사리고 있어서 정치회복을 갈망하는 국민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본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이 정치회복 즉 정치근대화는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비민주적 양상만을 보고 개탄하여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회복은 역사의 흐름과 시대적 명제로서 80년대에 지향해야 할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경제적 근대화에만 치중한 나머지 물리적 힘에 의한 정치적 안정이 강요되어 정치적 근대화는 오히려 후퇴하여 정치부재현상을 빚었던 것입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이 요청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효율성을 앞세워 법적 제도나 정치적 기구를 장치하여 절대권 행사를 합리화하려 하면 도리어 지배의 정당성과 도덕성이 결여되어 정치의 회복을 요청함으로써 정변을 자초하는 역사적 교훈을 우리는 체험해 왔읍니다. 어느 하나를 위해서 다른 하나가 희생되어야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읍니다. 80년대야말로 정치를 경제의 종속변수로서가 아니라 그것과 상호작용하는 변수로서 정치적 근대화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서구 선진국의 근대화 과정을 보면 민주주의, 민족주의, 산업주의를 밑바탕으로 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심리적 근대화를 동시에 병행시켜 왔읍니다. 때문에 거기에는 무리가 적었고 한쪽만에 치중하는 절름발이 근대화가 아니라 상호작용하여 보완하는 사회 전체의 근대화가 병진되었던 것입니다. 이에 비하여 우리의 경우는 산업주의 하나만을 바탕으로 경제적 근대화에만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무리가 수반되고 사회병리적 현상이 속출하게 된 것입니다. 본 의원은 70년대 말 10․26 비극을 겪으면서 80년대에는 정치문화와 정치상황의 갈등을 예견하고 이의 해결의 길은 정치적 근대화를 추진하는 것밖에 없다고 간파했읍니다. 우리의 이 정치문화는 아직 식민주의 신민 정치 문화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 위에 기형적인 정치문화의 성격으로 굳어 가는 경향이 있으며 정치의 상황은 효율과 안정을 요구하고 있어 양자 간에는 아직도 갈등의 요소가 충분히 상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 총리에게 묻겠읍니다. 김 총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학자 출신의 정치총리로서 경제총리의 후임으로 정치부재를 개탄하는 어려운 시기에 온 국민으로부터 정치회복이라는 큰 기대를 한 몸에 걸머진 채 국정을 맡으셨읍니다. 더욱 김 총리께서는 취임 제일성으로 막힌 것은 뚫고 굴절된 것은 편다고 하셨읍니다. 총리께서 국정에 임해 보신 결과 무엇이 막혔고 무엇이 굴절되어 있으며 그동안 얼마나 뚫고 펴셨는지 알고자 하며 아울러 김 총리께서는 80년대의 정치적 과제를 어떻게 전망하며 그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정치총리로서의 견해를 듣고자 하는 것이올시다. 이제 본 의원은 우리가 80년대에 성취해야 할 정치근대화에 대하여 정의를 내리고 현실을 비판하면서 구체적 방안을 몇 가지 제시해 볼까 합니다. 정치근대화란 어렵게 설명하기도 합니다마는 쉽게 풀이해서 국민들이 자유로이 의사를 개진하고 자기 의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참여 정치문화의 창달을 뜻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로서 본능적으로 빵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읍니다. 참여하려는 강한 욕구와 의지를 갖고 있어 참여함으로써 삶의 보람을 느낍니다. 이와 같은 자발적 참여의식을 잘 가꾸고 수용하는 것이 정치의 대본이요 원리이며 정치 근대화의 첩경일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언론자유가 제한되어 말할 자유도 들을 자유도 알 자유도 알릴 자유도 봉쇄당하거나 또는 매스미디어가 어느 일방의 전유물화된다면 정치근대화는 기본부터 될 수가 없읍니다. 언론의 자유가 봉쇄되면 이것은 강요된 침묵으로서 암흑세계와 같은 것이며 오히려 새로운 혼란을 잉태시킬 뿐입니다. 흔히 언론의 자유는 무질서와 혼란을 연상하고 안정의 저해요인이라고 하지만 민주정치의 질서는 시끄러운 가운데서 생성하는 것으로서 실은 소요 같지만 질서가 유지되고 비효율 같지만 전진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의 장점인 것입니다. 그러면 현금 우리 언론의 실상은 어떻습니까? 언론기관의 통폐합으로 여야 간 홍보기능은 형평을 잃었고 사실상 언론의 자유는 반신불수가 되어 있읍니다. 특히 정당의 존재기초는 자유언론인데 이것이 통제되고 그 기관마저도 정부 여당의 전유물이 되면 야당 존립의 근거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 당은 언론기본법의 개정안을 제출하였거니와 정치회복의 첫 방안으로 언론기본법을 개정하고 언론자유의 보장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정치회복을 위하여 국회의 기능이 제대로 작용해야 합니다. 국회의 본래의 업무는 입법하는 것이나 오늘날은 실제에 있어 국회는 통법부화되었고 대신에 행정부에 대한 견제 감독의 기능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민의의 대변기관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귀결임에도 우리의 현실은 견제 감독은커녕 국회 고유권한마저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구구하게 세부적인 것을 논할 필요도 없이 지난번 금융의혹사건 때 국회조사특위 하나 구성치 못한 사례 하나가 전부를 웅변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온 국민이 경악하는 사건에 그토록 국회조사단에 의해 그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랐지만 국민의 대변기관이라고 자처하면서도 그 일 하나 속 시원히 파헤치지 못하니 국회는 국민의 외면과 경원의 대상밖에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국회가 정치의 장으로서의 구실을 못다 한 것이고 정치부재를 바로 실증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지금까지도 장여인 사건은 의혹에 차 있으며 원망의 눈초리로 국회를 응시하고 있읍니다. 국회의 기능 회복은 정치회복의 첩경입니다. 세 번째, 정치적 근대화를 위해 여야 정당 간의 균형발전을 촉구합니다. 정치적 근대화의 핵은 정치경쟁이고 정치경쟁의 척도는 정치근대화의 척도이며 그 경쟁은 정당을 통해 하는 것입니다. 정당의 경쟁제도는 세 가지로 분류되는바 완전경쟁제도 반경쟁제도 무경쟁제도가 그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정당제도의 실제는 과연 어느 유에 속한다고 보십니까? 여당은 비만증에 걸려 있고 야당은 영양실조에 걸려 있는 것이 오늘날 여․야당의 실정입니다. 그 위에다 정보 및 정책자료 입수의 불균형과 홍보기능의 형평마저 깨어져서 여야 간에 건전한 경쟁이나 균형 있는 발전이란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루속히 여야 간 건전한 공존이 가능한 길이 강구되어야 정치가 회복되고 민주주의가 착근할 것입니다. 네 번째로 정치근대화 성취를 위해서는 선거제도가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서로 허심탄회하게 말해서 현행 선거제도하에서 야당의 정권획득이란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외견상 제도 면에서는 가능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적으로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삼권분립원리에 입각한 대통령중심제의 이론적 근거로서도 그 신임을 국민에게 직접 물어야 하고 따라서 그 선거제도도 직선제로 함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므로 선거제도는 개선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선거제도에 있어서 제1당이 비례대표의 3분의 2를 점한다는 것은 비례대표제의 본래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으로 이 제도도 역시 개선함이 백번 타당하다고 봅니다. 합리적인 선거제도가 결여되고서 정치적 근대화란 도저히 기대할 수 없읍니다. 다섯 번째로는 지방자치의 실시를 주장합니다. 지방자치란 말할 것도 없이 민주정치의 기초이자 원리입니다. 지방자치가 없는 민주주의국가란 마치 기초공사가 없는 고층건물과 같이 위태로운 것입니다. 지방자치를 헌법에다 명시해 놓고도 재정자립도 등을 이유로 하여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정치적 다른 저의가 있는 것으로밖에 간주할 수 없읍니다. 주지하시다시피 지방자치에는 주민의 자치능력과 재정자립도의 두 가지 요건만 구비되면 언제라도 실시될 수 있는데 두 가지 요건을 다 갖춘 대도시마저도 실시치 않고 있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입니까? 지방의회를 구성함으로써 지방주민의 참여의식을 고취하고 중앙관치행정의 통제성과 획일성을 배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법의 근거조차 희미한 시 및 군정자문위원 등을 위촉하여 예산을 낭비하고 어용화하지 말고 우선 시도부터라도 단계적으로 지방자치를 실시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묻고자 하는 것이올시다. 의원 여러분! 이상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를 언급했읍니다만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정치회복의 과제로서 많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읍니다. 정치 피규제자들의 해금문제를 위시하여 인권문제, 학원의 정상화 문제, 비민주적 법령의 개폐문제, 사회 암영의 제척문제, 노사문제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시간관계상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겠읍니다만 자세히 검토해 보면 이 문제들의 핵심은 전부 정치와 관련되어 있고 정치 불안정의 부산물로서 정치의 정상궤도만 회복하면 모든 난맥들이 춘산에 눈 녹듯이 자연히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리나 논리가 이와 같이 귀결되어 정치회복은 시대적 당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여당은 정치회복이란 말에 왜 그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가 어렵습니다. 국무총리와 각료 여러분! 외교문제 중 현안의 절박한 한일 간의 경협과 역사왜곡 사건에 관하여 몇 가지 충고를 드리면서 질의를 하겠읍니다. 경협이 거론된 지가 1년이 훨씬 지났읍니다. 그 사이에 액수와 내용도 시시각각으로 변했읍니다만 지금까지 얼마나 어디까지 진전이 되었는지 어느 선에서 타결될 전망이 보이는지 전연 감감한 가운데 역사왜곡 사건마저 터져 나와 설상가상 격이 되었읍니다. 경협은 역사문제와는 완전히 별개로 하여 가부간 빨리 결단을 내리셔야 할 것입니다. 혹여 경협과 역사왜곡 문제를 관련지우면 민족감정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왜곡 문제를 정부는 어떤 시각에서 보는지는 모르나 본 의원의 견해로는 이것은 단순한 역사왜곡이 아니라 분명히 일본의 국책의 변화입니다. 일본은 불원간 개헌을 하고 무력을 증강하며 90년대에는 핵무장까지 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동북아전략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저에서 한일관계를 재평가하고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국사교과서 자구 몇 자만 정정될 것이라고 해서 안이하게 생각하고 현상유지책으로 일관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솔직히 따져 보면 한일관계는 적어도 임진왜란 이후로 민족감정 저변에는 적대감정의 찌꺼기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읍니다. 수백 년 누적된 감정이 국교가 정상화되었다고 해서 단시일에 씻어질 수는 없읍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형식적으로 위장된 선린우호 관계가 지속되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구 박 정권은 한일 간 국교정상화 수교과정에서 한일합방에 다음가는 역사적 오류를 범했다고 나는 보는 것입니다. 일본과 중공과의 관계처럼 한일 간 수교조약 서문에서 정중한 사과를 받아서 적어도 민족감정의 원한에 대하여 자위할 수 있도록은 했어야 마땅했을 것입니다. 불과 3억 불에 목이 매여 한 맺힌 민족감정을 팔았으니 이때부터 또다시 경시당하고 더구나 남북한 간의 등거리외교의 노끈으로 우리들을 속박하고 희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정부는 국민을 배경으로 국교단절을 각오하고라도 단호한 대결단을 내려 근본적으로 한일관계를 재정립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경제문제에 대하여 몇 말씀 드리려 합니다. 지난 수년간 우리 경제는 물가의 급등, 국제수지 적자의 누증, 경기침체 그리고 불투명한 성장전망 등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읍니다. 그 원인에 대해 정부는 제2차 석유파동, 10․26 이후의 정치 사회적 불안, 80년대의 대흉작, 국제고금리에 그 원인을 돌리고 있지만 실은 그것이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본 의원은 우리 경제가 겪은 어려움의 근본원인을 그간의 성장 일변도 정책이 가져온 구조적 모순의 표출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이 바로 불균형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즉 소득분배의 불균형, 중화학공업과 경공업 간의 투자의 불균형, 지역 간의 불균형, 인력수급과 임금구조의 불균형, 농업과 공업발전의 불균형, 수출과 내수의 불균형들이 바로 그것이며 이러한 불균형이 경제 사회의 여러 면에서 이중구조의 결과를 낳고 있는 것입니다. 불균형은 점차 커다란 경제적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앞으로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더욱 심각하게 될 것입니다. 저소득층의 절대적 생활수준은 물론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나 상대적 빈곤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어 이것이 계층 간의 갈등을 야기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큰 것입니다. 본 의원은 경제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치유방법은 불균형을 해소시켜 가는 데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읍니다. 금년도 추곡수매가 인상률을 7 내지 10%에서 결정한다는 것과 내년도 근로자 임금인상률을 6%에서 억제한다는 설이 신문지상에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모두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이 중요하고 우리 상품의 대외경쟁력이 중요하고 수출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그 대가를 농민과 근로자만이 계속 짊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 수년간 농가 패리티가 악화되고 있고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마이너스가 되어 왔는데 앞으로 또 참으라는 것은 무리라고 아니 할 수 없읍니다. 복잡하고 다원화되어 가는 오늘날의 경제사회를 잘 이끌어 가려면 무엇보다도 시장경제의 창달이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본 의원이 말하는 시장기구란 모든 국민에게 균등한 경쟁기회를 줄 수 있는 경제체제를 말합니다. 이를 위하여는 정보와 의사전달이 정확하고 거짓이 없어야 하며 정책은 간단없이 예측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금리의 대폭 인하라든가 충격적인 실명거래제의 발표 그리고 며칠 후 보완이라는 명목의 대폭 완화 등 참으로 제집 세간살이 옮기듯 하는 경제정책의 난맥상을 볼 때 그것이 우리 경제에 미칠 해독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더우기 작금에 세계경제에 대해 발표되는 내용을 보면 다른 나라가 성장, 물가, 실업, 국제수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고통을 겪고 있으나 우리는 그에 비하여 덜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진실을 우리 국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선진국 경제가 뒤틀리면 그 주름살이 당장 우리 수출에 미치기 때문에 수출부진이 초래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선진국의 경제회복이 늦어지게 되면 우리 수출도 회복되기가 어렵습니다. 정부에서는 작금에 내수 위주로 우리 경제가 다소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나 우리 국제수지가 적자인 이상 내수 위주의 경기회복에는 한계가 있읍니다. 또 정부가 항상 주장하듯 한 해에 쏟아져서 나오는 약 40만 명의 경제활동인구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려면 7% 정도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수출이 어려운 상황하에서 무슨 수로 소화해 나갈 것입니까? 본 의원은 세계경제가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세계 속의 한국도 한가지입니다. 선진국의 실업과 보호무역주의, 개발도상국의 대외채무 문제와 수출경쟁 격화 등 한마디로 전쟁상태를 방불케 하는 어려움, 이러한 난국을 우리가 그래도 낫고 좋다는 식의 이른바 홍보경기로는 타개되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 경기를 국민에게 솔직히 알려 주고 진실의 바탕 위에서 이 경제난국을 함께 타개해 나가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보는바 총리의 견해를 묻습니다. 끝으로 예산과 관련된 문제로서 우리의 국방비 부담은 GNP의 6%를 지출토록 되어 있었으나 최근 3년간은 경제성장 예측을 잘못하여 금년 예산의 경우 방위비 지출이 GNP의 6.78%가 되었읍니다. 6% 선도 힘에 벅차다는 논란이 있어 왔던 만큼 추경예산의 편성에서는 적절한 조치가 있었어야 당연했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코자 합니다. 아울러 우리 예산 경직성의 주원인인 방위비의 GNP 6% 선은 고도의 정치외교적인 수단으로 절감시켜야 할 큰 과제임도 지적해 둡니다. 의장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총리 및 각료 여러분! 본 의원은 오늘 이 연설을 끝맺으면서 이 자리를 빌어 본 의원이 행한 연설이 얼마나 국정에 반영될 것인지 심히 우려하고 있읍니다. 왜냐하면 제5공화국 출범 이후 대화를 통하여 정치발전을 도모하려는 우리 당의 꾸준한 노력을 정부 여당은 항상 외면하여 왔기 때문입니다. 우리 당은 지난날 일련의 충격적인 사건의 연속으로 정부가 심히 불안하고 곤경에 처하여 있을 때 난국을 수습하기 위한 청와대회담에서 국정 전반에 걸친 우리 당의 견해를 전달한 바 있읍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정부 여당은 어떻게 하고 있읍니까? 청와대회담이 진행된 당시의 정부 여당이 심히 곤혹스러웠던 그때는 즉시 어떤 결실이 있을 것으로 우리 국민들은 기대를 걸었으나 지금까지 정부 여당은 국민의 기대를 외면하고 있읍니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대화인바 대화의 두절은 정국의 경직화를 그리고 정국의 경직화는 흑백논리의 대두를 초래한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날의 헌정사에서 기억하고 있읍니다. 의원 여러분! ‘욕지미래 면 선찰이연 이라’ 미래지사를 알고 싶으면 먼저 그러려니 하고 살펴라 했읍니다. 우리는 모든 문제의 근원적 해결의 열쇠인 정치를 회복하여 후손들에게 좋은 정치유산을 물려주도록 다 같이 노력할 것을 호소하는 바입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은 한국국민당을 대표하여 신철균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국민당 신철균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오늘 본 의원은 한국국민당을 대표하여 지난 국정 1년을 반성 평가하면서 시정목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지난 한 해는 정말 다사다난했던 해였읍니다. 대외적으로는 정부가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남북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환태평양국가 간의 유대강화를 선도하고 개발도상국가, 비동맹국가와의 관계개선을 도모하는 등 일단 외교적 평가를 받을 만한 조치라 하겠읍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정치발전의 미흡, 경제적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회적 불안이 가시지 않은 한 해였읍니다. 특히 올해에는 사람으로서 과연 그러한 짓을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좌절과 허탈감만을 안겨 준 전대미문의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읍니다. 충격적인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국민의 불안감과 쓰라린 좌절감이 온 나라를 휩쓸었던 것입니다.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정치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누가 누구를 믿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정말로 이 나라의 이 국민의 앞날에 희망이 있을 수 있는 것인가? 이러한 자문과 회의가 사람마다 가슴속에 메아리쳤읍니다. 우리는 연초에 외미도입 의혹사건에서 행정권력의 남용을 목도했고 부산미국문화원 방화사건과 신부 구속사건에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의 실상을 보아 왔읍니다. 또는 지하철 붕괴사건에서 무책임 행정의 표본을 보았고, 의령경찰관 만행사건에서는 치안부재의 혼란과 혼돈에 아연실색마저 했었읍니다. 뿐만 아니라 장여인 사건은 배경만능의 퇴폐적인 변태현상을 여실히 반증시킴으로써 서민들의 생활의욕을 극도로 저상시키고 이 나라 경제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읍니다. 윤 노파 사건과 박 양 살해사건과 관련 일련의 강압수사로 인해 인권의 존엄과 인간의 품위가 여지없이 추락돼 버린 이 사회의 비정에 우리는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읍니다. 우리 국민은 일본의 교과서 왜곡사건에서 나라의 힘이 갖는 의미를 분명히 터득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교과서 왜곡문제에 미리미리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에 대해 다른 차원의 분노를 새겼을 것입니다. 아직도 대학가에서는 일부 학생들의 소요사태와 그들에 의한 과격 지하활동이 현실적인 긴장상태를 지속시키고 있읍니다. 한편 숨 쉴 사이도 없이 충격적으로 쏟아져 나온 정부의 숨 가뿐 경제조치와 요지부동의 경기가 줄다리기를 거듭하는 동안 국민들은 혼돈의 와중에 휘말려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6․28 경제조치는 타인 자본에만 의존해 있는 대기업에다 주로 이익을 주었고 실명거래제를 내용으로 한 7․3조치는 마땅히 선행되어야 할 합리적인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발표됨으로써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질서를 더욱 어지럽게 했었읍니다. 정부각료 여러분! 본 의원은 지금 올 들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던 몇 가지 불행스런 사건들을 개괄하면서 이 시대의 고민과 역경을 돌이켜 보았읍니다. 이제 우리 모두 옷깃을 여미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이 나라의 나아갈 좌표는 무엇인지 또 실의에 빠진 이 국민들이 지향할 행선지가 과연 어디인지 깊이 생각해 봅시다. 오늘날 사회 구석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갖가지 비리는 양심과 윤리와 도덕의 추락에서 비롯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읍니다. 이 시대에 팽배해 있는 의식의 추락, 사고의 방황, 가치의 전도는 국가발전에 커다란 저해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읍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중요한 사실을 기어이 찾아내야 하고 또 실행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잘못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것이며 또 관용될 수 있으나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이 회피되거나 책임을 져야 할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서 또 다른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또 하나의 잘못을 저지르는 토막적 비극은 이 사회에서 영원히 제거되어야 할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현실을 사시 하는 깊은 냉소와 밑바닥에 흐르는 짙은 불신의 뿌리를 깨끗이 몰아내야만 하겠읍니다. 차제에 본 의원은 더 이상 국민을 허탈하지 않게 하고 무력하게 하지 말고 불안과 고통으로 짜증 나지 않게 하는 정치 본령의 회복과 일대 도덕 재무장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을 먼저 제의하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는 권력의 도덕성을 되살리고 경제적으로는 부의 윤리를 정착시키고 사회적으로는 가치의 일신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선배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국민은 지금 스스로 말하고 싶은 것을 대신 말해 줄 수 있는 진정한 대변과 대의를 갈망하고 있읍니다.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고 이를 국정에 반영한다는 그 대표성 때문에 존재이유와 필요성을 지니고 있는 이 국회가 이 같은 이유와 필요성에 충실할 수 없다면 이 국회가 이렇게 존재할 이유는 무엇이며 그리고 이 막중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 것인지 깊은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읍니다. 국회가 민주주의의 표방을 위한 진정한 기구로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날 경험에서 한 정권이 안정과 정당성을 갖고 존속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국회를 통한 국민적 비판과 또 이것을 바탕으로 한 총체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읍니다. 그리고 의회에 있어서 민주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요체는 반대당이 비판의 기능을 다하고 집권당과의 사이에 적절한 긴장이 빚어지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반대당은 집권당이 포용하지 못한 소외된 국민들의 의사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제도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원내에서 소수의 의견은 항상 존중되어야만 합니다. 소수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이 마치 소수의견에 끌려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러한 야당의 비판과 견제는 민주정치의 안전성을 보장해 주는 안전판과도 같은 역할이 될 뿐만 아니라 집권당 스스로를 위해서도 마땅히 강화 발전시켜야 할 기능의 하나인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국회의 국정조사권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5공화국 헌법은 국회의 유일한 국정감시 기능으로서 국정조사권을 부여하고 있읍니다. 국정조사권은 대통령 7년 단임과 함께 이 정권이 온 국민에게 자랑스럽게 내세운 특징적인 헌법규범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국회는 저질연탄, 외미도입 의혹, 재해의연금 전용, 인권유린, 경찰 의령사건, 경제파동 등 중차대한 국정의 난맥을 파헤치기 위해 동 국정조사권 발동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다수의 힘에 밀려 좌절되고 말았읍니다. 민주정치는 힘에 의한 지배가 아닙니다. 그것은 설득과 대화와 합의에 의해 공통영역을 확대하면서 민의에 보다 가깝게 접근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정치적 부정주의에 사로잡힌 경색된 사고방식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앞날에 커다란 암운이라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여기서 본 의원은 책임정치의 구현을 역설하고자 합니다. 이 정부는 새 시대를 제창하며 시대적 전환을 스스로 선언했읍니다. 이른바 민주 정의 복지라는 기치를 내걸고 개혁시대의 문을 연 것입니다. 그러나 힘이 곧 정의라는 곡해된 권력지상주의가 만연되면서 이로 인해 숱한 비리와 사회악이 충격적 사건들을 불러일으켰고 참여와 기회의 공평 속에 참다운 국민복지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의 횡포가 일익 심화되는 가운데 빈부의 갈등과 대립의 골은 더욱 깊게 패이고 있읍니다. 이처럼 우리 국민은 분명 격동과 변화의 시대에 살면서도 그 전환시대를 대변하고 보호할 수 있는 이념의 부재로 심한 허탈과 좌절을 거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 시대의 주체가 져야 할 분명한 책임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 정부가 저지르고 있는 그 많은 시행착오로 인해 국민들이 받고 있는 이 고통과 불편에 대한 보상은 오직 이 정부의 책임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지방자치를 통해 온 국민의 민주역량을 함양하고 자치능력을 제고하는 것은 우리들의 나아갈 바 뚜렷한 목표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서글프게도 20여 년에 걸쳐 민주정치의 기본이기도 한 지방자치를 스스로 외면해 왔읍니다. 5공화국 헌법도 지방자치제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마당에 이를 유야무야 지연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죄책이 된다는 것을 재언할 필요가 없읍니다. 이제 정부는 재정자립도라는 구태의연한 이유를 내세워 지방자치의 실시를 더 이상 천연하지 말고 즉각 실시를 위한 제반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특히 모든 사회의 질서유지와 건전한 발전은 자치능력이 기초가 된다 할 때 이것은 가장 완전하다는 사실을 정부는 분명히 인식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이번 국회에서 최소한 그 실시시기만은 확실히 밝혀야 한다는 것을 당부합니다. 본인은 지방자치의 실시와 함께 중앙에 총 집중되어 있는 편중행정기구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당이 주장하는 간소한 정부, 작은 정부를 실현시켜야 하겠읍니다. 행정경화증으로 표현될 만큼 비대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중앙집권기능을 지방에 분산하여 지방분권에 의한 행정권력의 균형과 복지능률 향상을 시도하여 행정제도의 민주화를 조속히 구현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날 입법회의에서 제정 내지 개정했던 각종 법률안에 대해 관련부처 및 유관기관에서는 이들 법률안의 현실적인 불합리성을 인정한다 하면서도 이의 개폐를 터부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법이론상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발전적인 의미에서 볼 적에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가 없읍니다. 여기서 본 의원은 국회법을 비롯한 개혁입법, 정치의안들에 대한 국민적 손질을 하고 정치 외교 전반의 문제점을 연구 검토 개선하기 위해서 국회 내에 정치발전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하는 것입니다. 동 위원회는 한계정치의 두터운 벽을 허물어뜨리고 정치일반을 국회에 귀속시킬 수 있는 건전한 정치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분명한 바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제의하는 바입니다. 선배․동료 의원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대통령의 사회적 권위는 반드시 보전되어야 합니다. 대통령의 권위 보전은 대통령에의 지나친 권력집중을 막음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대통령에 의한 권력집중은 형식적으로는 대통령의 권위를 강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국정 전반의 지엽말단적인 책임까지 대통령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사실상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사회적 기반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국가원수로서의 사회적 권위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권력의 적정한 배분과 부수적 책임을 강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많은 국민의 기대 속에 등용된 총리가 무기력하다는 말을 듣는다든지 현실에 안주하는 무사안일식의 정치행정으로 책임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은 국가원수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는 일본의 역사왜곡 사건으로 인하여 국가적 위신을 추락할 대로 하고 더 이상 민족적 모멸까지도 감수하고 있읍니다. 이 사건에서 국력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통감하면서 국력신장을 위한 국민적 결의와 각오를 새롭게 다짐해야 하겠읍니다. 그러나 이 같은 국력의 배양은 단순한 결의의 천명이나 말의 성찬을 통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온 국민이 나라에 대한 한결같은 애착을 갖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총화와 단결을 보다 공고히 할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는 국민에게 사랑을 주어야 하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주어야 하고 두터운 신뢰를 주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정치는 이미 치민의 행정기술로 전락된 불행을 거듭하고 있고 경제는 상대적으로 빈곤을 겪어야 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사회는 급진적인 개혁과정에서 야기된 이탈과 저항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이 나라에 대한 사랑을 가질 수 있으며 이 정부를 믿고 안심하고 따라갈 수 있겠읍니까? 그래서 본 의원은 우리 국민당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국민의 고통을 해소하고 국민단합과 국력신장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사회적 신뢰를 조속히 회복해야 하겠읍니다. 불신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법이 지배하는 명실상부한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일입니다. 아울러 특권의식의 배제와 획일적인 권위주의의 추방도 함께 이루어야 합니다. 또한 정부시책의 조령모개식 변경이나 새로운 제도의 무모한 도입보다는 기존제도의 합리성을 고양하여 정책의 안정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국회권능을 회복해야 합니다. 정치권력의 중심을 행정부로부터 의회로 옮겨 국민대표권에 의한 국민의 정치참여의 폭을 확충해야 합니다. 세째, 정치보복을 없애야 합니다. 새 시대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이른바 구시대에 대한 응징은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화합정치의 구현은 소위 이 시대의 분명한 조건이며 전제라고 볼 때 정치적 규제를 조속히 해결하여 국민의 한결같은 염원에 부응되고 정치보복이 없는 정치적 자유를 평등히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네째, 언론자유의 신장을 보장해야 합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퇴보한 최대요인은 미비한 정치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의 무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견의 차이는 결코 악이 아니라 민주정치의 구현을 위한 절대적 선으로 인정되어야만 합니다. 언론이 침묵을 지키고 있으면 그 사회는 분명히 정체를 거듭할 수밖에 없읍니다. 정부는 자유언론의 보장에 최선을 다해야만 합니다. 다섯째, 정당정치를 하루속히 정착시켜야 합니다. 1당우위론이 대두되는 정치풍토하에서는 민주주의의 요체인 정당정치는 이룩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야당을 하는 사람은 불이익을 받는다’는 정치풍토는 쇄신돼야 하며 각 정당들이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집권 여당에 의한 위탁정치가 아니라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다양하게 대표할 수 있는 다당정치가 확고하게 뿌리를 내려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1당독주 또는 양당정치에 대한 잠재적 환상을 버리고 명실공히 다당제의 정착을 위한 국회의원선거법 등 법체계의 정비를 서둘러 이룩해야 하겠읍니다. 특히 선거제도 개선에 있어서는 헌법정신에 입각하여 다수당이 존립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관권의 개입을 배제하고 국민이 자유스럽게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선거의 공명성과 선거비용의 극소화로 타락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여섯째, 교육의 쇄신으로 교권확립을 보장해야 합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입니다. 도덕과 인간교육에 바탕을 둔 교육제도의 쇄신으로 교육자의 생활을 보호하고 인격을 존중하며 교권을 확립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시대적 양심을 대표할 수밖에 없다는 학생들의 극단적인 사고방식이 만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은 우리 정치인을 포함하여 기성세대가 분명히 져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현실을 매도하고 현실참여를 주장하는 오늘의 학생들에게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일곱 번째, 근로자와 영세민의 보호정책을 강화해야 합니다. 경기침체 속의 생활고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봉급생활자와 근로영세민 등 저소득층입니다. 국민들은 가중한 세금과 각종 명목의 공과금 부담금 납부금 등으로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읍니다. 이들에 대한 세 부담을 경감시키고 그들에게 삶의 의욕을 북돋아 줄 수 있도록 최저임금제의 실시, 강력한 물가억제정책의 지속, 해외진출에 의한 실업자대책 등을 통하여 근로자와 영세민 보호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여덟 번째, 국방의 근대화 기틀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자주외교의 실천을 통해 민족주체성을 확립해야 합니다. 작금의 세계정세를 볼 때마다 약육강식의 서글픈 역사의 현실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힘이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초보적인 국방개념으로부터 우리는 남의 나라에 우리의 국토방위를 의존할 수 없다는 명제를 재확인하고 국민들이 말없이 내는 국방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함은 물론 방위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무기 개발에 힘써 국방의 근대화의 기틀을 더욱 공고히 하여야 하겠읍니다. 대일외교를 비롯 외교 전반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정립해야 합니다. 선진국이나 후진 개발도상국가 모든 세계는 지금 자국의 이익 보호를 위한 철벽같은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점에 유의하면서 외교의 자주성 확립을 통해 민족자존을 선양해야 함은 물론 단순 편중외교로부터 개방 다변외교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야 하겠읍니다. 아홉째, 부의 균점을 통한 사회의 갈등을 해소시켜야 합니다. 빈부의 격차, 사회구조의 이중성을 해소하여 참여와 방관 둘로 깨어진 이 사회의 깊은 상처를 아물게 함으로써 사회적 통합을 이룩해야 하겠읍니다. 존경하는 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위시한 국무위원 여러분! 예산은 국가시책 방향을 숫자로 표현한 것으로서 나라 살림의 총체적 계획서인 것입니다. 따라서 예산을 심의하는 예산국회야말로 어느 국회보다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읍니다. 다만 정기국회에서 우리들의 신중한 그러한 자세를 가지고 임해야 하겠읍니다. 지난 정기국회에서 우리 당은 9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금년 예산안을 심의함에 있어 극도의 불황을 겪고 있는 경제여건에 비추어 이 같은 대규모의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는 세수 자체가 불가능하고 팽창 일로에 있는 정부사업이 민간경제영역을 부단히 침해하고 있는 관주도형 경제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해 전체 규모의 10%에 해당하는 1조 원을 삭감한 81년도 수준의 예산동결을 거당적으로 추진한 바 있읍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겨우 0.18% 삭감에 그쳐 이 국회의 예산심의 한계성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읍니다. 물론 이것은 정부 여당의 독선과 경제현실에 대한 정확한 판단 부재에서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읍니다. 만약 우리 당이 주장한 대로 지난 국회에서 예산안을 심의 확정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8000억 원의 세수결함으로 전대미문의 진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며 3500억 원의 국채발행을 계상한 추경예산을 편성할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내년 예산안을 놓고 정부는 초긴축예산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 예산규모 역시 국민경제의 현실을 도외시한 팽창예산이요 적자예산이라고 본 의원은 단정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금년 당초 예산 대비 9%, 추경 대비 13.2%가 늘어난 10조 5170억 원에 달하고 있읍니다. 먼저 세입 면에서 보면 이의 산출근거가 되는 82년도 및 83년도 경제전망에 대한 정부 측의 과도한 낙관론과 아울러 세수결함의 위험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내년의 국내외 경제전망은 매우 불확실한 상태에 있읍니다. 최근의 경제추세로 보아 아직도 세계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 모든 경제관련지표가 정부의 기대대로 달성될지 장담키 어려운 실정에 있읍니다. 설혹 경제성장이 예정대로 달성되어도 금년의 경험에 비추어 세수의 결함을 가져올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입니다. 더우기 금년보다 2, 3배의 과대한 수출성장률에 근거한 해외부문에 직결된 세수는 상당한 결함이 예상되고 있는 것입니다. 내년 예산은 일반회계 당초 예산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편성된 적자예산으로서 특히 5500억에 달하는 국채발행식 세입조달에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읍니다. 우선 국채발행식 세입조달이 경기에 미칠 역기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82년도 추경부문 3500억까지 합치면 9000억 원의 국채를 민간부문에서 소화케 되어 이 부문의 투자자금이 그만큼 잠식됨으로써 크라우딩아우트 현상은 고사하고 세수부진의 악현상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것이 만성화될 우려가 큰 것입니다. 비록 공급경제원리에 의한 세제개편의 기대효과가 83년에는 세원의 조성은 가능할지 알 수 없으나 세수증가를 기대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읍니다. 한편 내년 예산을 세출 면에서 볼 때 사실상 팽창예산이 아닐 수 없읍니다. 이와 관련해서 본 의원은 우리 국민당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간소한 정부를 주장해 온 사실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수년간 재정규모가 급팽창해 왔읍니다. 지난 4차 5개년계획 기간 중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0% 내외인 데 반해 재정규모는 연평균 30%씩 증가해 왔읍니다. 이로 인해 예산규모는 이미 상한선에 육박하고 있읍니다. 세출예산은 계입계출의 원칙하에 과감히 수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본 의원이 이 자리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경제규모에 비해 외채규모가 과중한 데서 초래되는 경제구조의 취약성과 이것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심각성입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앞으로 외채상환 능력을 자체에서 갖출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읍니다. 세계적인 불황이 장기간 계속되어 수출에 애로가 있고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되어 단기자금의 소통이 어려우면 국제수지의 악화로 자연 외채상환 문제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나아가 과다한 외채부담은 매년 원리금 상환을 가중시켜 신규도입외채의 절반이 원리금 상환에 충당됨으로써 국제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외채의 누적과 상환부담의 가중이 83년도 경제성장률 7.5% 달성을 결정적으로 저해하지 않을까가 심히 우려됩니다. 이와 같은 세입세출 면의 문제점을 감안해서 우리 당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83년도 예산규모를 82년도 실세수 수준으로 동결하여 국가재정을 안정시켜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적어도 국채발행계획을 취소해야 합니다. 그리고 각종 보조금 교부금 기금출연금 가운데서 불요불급한 경비를 최대한 억제하고 행정기구의 통폐합 등을 통한 간소한 정부를 과감히 지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여기에서 본 의원은 경제정책에 대한 소신의 일단을 피력코자 합니다. 80년대에 들어와서도 세계경제의 장기침체가 여전히 예상되고 있읍니다. 우리나라 역시 70년대 개발전략의 부작용으로 인해 숱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오늘날과 같은 경제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전환이 모색되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양적 위주의 경제전략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경제의 구조적 질적 관리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둘째, 농업개발투자의 확대와 중소기업의 건전한 육성으로 산업조정의 대방향을 설정 산업의 안정화를 기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농촌경제는 쇠퇴 일로에 있읍니다. 농산물가격은 생산비에 미달되고 부채는 늘어만 가고 농외소득으로 근근이 그날을 유지하는 실정에 있읍니다. 정부는 농지정책, 농수산물 가격정책 또는 유통정책의 쇄신을 통해 농민의 희생을 더 이상 강요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우리나라 농업의 한계성을 감안 농외소득을 적극 개발하는 겸업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정부 당국이 이제까지 중소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책을 홍수처럼 남발하여 왔지만 그것은 구두선에 그치고 말았읍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대기업, 중화학공업의 편중지원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으며 업체수, 종업원수, 출하액, 부가가치에 있어서 전체 광공업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감소되고 있고 불과 30% 내외의 시장을 놓고 대기업 및 중소기업 상호 간에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며 자금의 영세성, 독과점기업 때문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읍니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국민경제의 발전인자라는 역할을 중시하면서 중소기업진흥 10개년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예산 당국에 의해 무시된 채 PR용으로 전락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을 지적해 둡니다. 이제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 중소기업의 현대화, 국제화, 전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자금공급의 원활, 제품판매상의 애로 해소, 대기업의 침식 방지 등에 주력할 것을 강조합니다. 세째, 자립경제 조성을 위해서는 대외지향적 의존경제, 외채경제의 허구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네째, 민간주도형의 경제체질을 발전시켜 정부의 과보호, 과잉간섭을 배제함으로써 경쟁의 원리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경제주체 간의 양보와 희생을 전제로 한 인내와 자제 등 총화경제의 기틀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경제정책의 쇄신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개발모형이 정립되어야만이 냉엄한 경제전쟁에서 이길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경제현실 속에서 지난날의 호구경제의 부끄러움을 한번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본 의원은 지금 혹시 그러한 처지가 반복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수출은 벽에 부딪쳐 있고 그 많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나아진다 나아진다 하면서도 경기는 꼼짝하지 않고 있고 기업인의 투자의욕은 감퇴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실업의 공포는 쌓이고만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제난국을 이겨 나가려면 모든 국민들이 고통을 같이 나누고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국민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차제에 본 의원은 극난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국회 내에다가 비상경제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동 특별위원회는 국민적 지혜를 총체적으로 수렴하면서 국민경제의 회생을 위한 분명한 터전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역사는 그 시대의 문제점과 모순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 의해 발전되어 왔읍니다. 우리 모두에게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역사의 현장에 살고 있는 주체로서 이 현장을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는 것이며 또 그래서도 아니 된다는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가 서 있는 이 시점은 이 시대가 안겨 준 수많은 고통과 번민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용기 있는 도전을 요구하고 있읍니다. 따라서 이번 국회가 역사의 정체를 뒤바꿔 놓을 원동력이 되고 분명한 전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의지의 전진을 계속합시다. 믿음을 받지 못하면 만사가 허사입니다. 믿음을 받으려면 진실해야 합니다. 정부도 국회도 국민의 믿음을 받도록 다 같이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