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제114회 국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읍니다. 녹음 전주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 각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과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오늘 높은 가을 하늘 아래 전국에 풍년이 들어 농민들의 격양가 가 높이 울리고 국제적인 경제침체 가운데에서도 우리 경제가 서서히 경기를 회복해 가고 있는 이때에 제114회 정기국회가 열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의원 여러분께서 더욱 건강하시고 활기찬 모습으로 이 자리에 나오신 것을 뵈오니 본인은 무엇보다 기쁘고 반가운 마음 금할 길 없읍니다. 이제 온 국민의 비상한 관심 속에 개회되는 제114회 정기국회는 내년도의 국가예산과 이에 관련된 주요 법률안을 다루는 예산국회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겠읍니다. 또한 이번 회기 중 전개될 의원 여러분의 종횡무진하고도 진지한 국정심의 활동에 대하여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새삼 자각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따라서 본인은 오늘 정기국회의 개회에 즈음하여 의원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씀과 아울러 소감의 일단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우리의 의정활동에 있어서 그 근본이 되는 기초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가이익의 증진에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의원 개개인의 입장으로서는 그 정견과 소신이 다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속 정당 내지 교섭단체의 주장이 서로 상이하고 다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 갈래의 강물이 바다에서 하나로 만나듯 나라의 안전과 국익을 위해서는 국력을 하나로 집결하는 데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경주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우리의 합리적이고도 현실적이며 실현가능한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을 거부한 채 지금 이 순간에도 무모한 대남적화를 위한 책략에만 급급하고 있음을 우리는 잠시도 간과해서는 아니 될 줄로 압니다. 또한 오늘날 세계 도처에는 일일이 그 예를 다 들 수 없을 만큼 언제 어떻게 확산될지도 모르는 많은 분쟁요소를 안고 이미 분쟁이 일어나 있거나 이제부터 분쟁이 일어날 여러 지역들이 있읍니다. 또 시시각각으로 유동하며 변전하는 국제정세의 흐름은 모두가 한결같이 자국의 안전과 이익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가고 있읍니다. 힘없는 나라와 국민은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설 땅이 없다는 국제사회의 비정함을 우리는 최근의 몇몇 분쟁의 결과만 보아도 명백히 알 수 있읍니다. 이렇게 볼 때 의원 여러분께서는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대변자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국력신장에 앞장서는 새 시대의 정치인으로서 맡은 바 숭고한 사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국력이 월등히 증강되고 우리 국민의 무한한 저력과 그 가능성이 유감없이 발휘될 때 그 누구도 감히 우리를 넘보지 못할 것이며 우리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왜곡 경시하지 못할 것을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둘째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회기 중 의원 여러분께서는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의 평소에 축적하신 고도의 경륜과 깊은 연구를 토대로 80년대의 번영과 복지를 향한 낭비 없고 생산적이며 효율적인 국가예산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국무위원 여러분께서도 예산안과 제반 법률안의 심의과정을 통하여 정부의 시책방향을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하여 국민과 국회 그리고 정부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경제안정과 성장은 물론 보람되고 희망에 찬 새해가 되도록 적극 협력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이 기회에 본인은 특히 우리 모두가 국가살림의 낭비를 예방하는 일에 못지않게 국력의 낭비를 예방하는 일에 다 함께 진력해 나가야 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특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나가며 국민경제를 수호하고 올바른 경제질서를 세워 나가는 벅찬 과제를 이번 정기국회가 안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되겠읍니다. 새삼 30여 년간의 헌정사를 들추어내지 않더라도 지난날 우리 의사당에서 빚어졌던 아집과 독선, 1당1파의 지나친 자기선전 그리고 무모한 극한대립 등이 사회혼란의 불씨가 되고 결국에는 막대한 국력의 손실을 초래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전개되고 있는 오늘날 민의의 전당에서 또다시 과거와 같은 그러한 일들이 연출된다면 그것은 스스로 역사의식의 결여를 자인하는 행위가 될 것이며 국민 또한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우리는 깊이 명심해야 하겠읍니다. 제5공화국이 새로운 헌정질서가 이번 국회에서 착실하게 그 뿌리를 내리도록 우리 모두 성실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읍니다. 세째로 우리 국회가 명실공히 국민의 전당으로서 더욱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국정심의와 입법활동이 오직 민의에 바탕을 두고 수행되어야 함은 물론 보다 성실하고 진지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다수와 소수가 다 함께 충족되는 최대공약수를 창출해 내는 데 우리의 슬기를 모아 나가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국민 각계각층의 균형적 권익을 대변하고 국민 앞에 시종일관 봉사하는 것만이 우리들의 최고의 가치요 최대의 보람이자 실천하는 행동의 지표가 될 때 국민이 희구하는 새 국회상은 보다 선명하게 정립될 것이며 참된 민주주의의 뿌리는 더욱 착실하게 내려질 것입니다. 우리의 일거일동이 공인정신에 투철하고 서로가 서로의 의견에 겸허한 자세로 귀를 기울이며 인내와 이해로 대화를 통해 국민이 요망하는 해답을 구한다는 것은 우리의 민주정치를 토착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담보가 된다는 것을 본인은 믿어 마지않습니다. 이에 본인은 이 나라 민주정치의 실현에 몸 바친 우리로서는 우리에 대한 훼예포폄 만을 생각하기보다는 오로지 봉사와 희생만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바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이제 우리는 전두환 대통령각하의 성공적인 아프리카 4개국 및 캐나다 공식순방을 계기로 아시아․아프리카 협력의 새 장을 펼치게 되었으며 나아가서 ‘위대한 태평양시대’를 개척하는 새로운 세계사의 새 주역으로 등장하게 된 것을 본인은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의원 여러분과 더불어 충심으로 경하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특히 이번에 우리 모두가 ‘도전하는 국민에게는 기회가 주어지며 그 기회를 잘 살리면 반드시 발전의 길이 열린다’는 역사적 이치를 깨닫게 된 것은 무엇보다 크고 소중한 의의라고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이에 우리는 국회의 차원에서 바야흐로 국제화를 지향해 나가고 있는 국가적 현실에 부응하여 입법 또는 제도적 뒷받침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읍니다.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나라 안에서는 어린이의 고사리손에서부터 팔순노인에 이르기까지 손에 손을 잡고 민족의 자존과 주체의식을 되찾자는 운동이 요원의 불꽃처럼 일어나고 있읍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과연 국민을 위해, 민족의 영원한 번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숙연한 마음으로 심사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있어 본인은 앞으로 우리의 국회는 단순히 민의의 반영이라는 차원에 머무르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의 결속을 생성하는 화합의 전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제11대 국회가 그리고 이번 정기국회가 보다 알차게 민주, 생산, 능률을 조화시켜 나감으로써 우리 국회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게 되기를 본인은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새 시대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국민적 대열에서 그 선도적 역할을 다한다는 것은 응당한 우리의 소임이자 책무라 하겠읍니다. 아무쪼록 이번 정기국회가 새 국회상을 보다 내실 있게 정립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을 바라면서 의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1982년 9월 20일 국회의장 정래혁
이상으로 제114회 국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