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먼저 민주한국당을 대표하여 류치송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또한 자리를 같이한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여러분! 역사는 인간 의지의 산물입니다. 발전적인 역사란 인간의 의지와 실천에 의해서만 창조되는 것이며 그 창조는 자기확인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나는 바로 이 시점이야말로 우리가 다 같이 냉철하게 자기확인을 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제5공화국이 출범한 지 이미 2년이 지났고 이 단계에서 우리가 민주적 토대를 구축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면 국민적 요구를 배반하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오늘 여야의 입장이나 또한 입법부와 행정부의 입장을 초월하여 오늘의 상황을 냉철하고 솔직한 자세로 검토하고자 합니다. 정의사회를 표방하는 이 땅에서 법치국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찰관에 의한 고문치사사건이 벌어지는가 하면 절대빈곤층이 국민의 10%를 상회하는 상황 속에서 아파트 투기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국회의 기능과 관련해서만 보더라도 우리가 11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그토록 요구하던 국회법 하나 올바른 방향으로 개정치 못하고 지방자치의 윤곽마저 잡지 못하고 있으며 민주국가의 기본권리인 언론의 자유는 아무런 개선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실정이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평화적 정권교체에 대해 정부 여당이 성의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읍니까? 2년 전 내가 민주한국당 총재로서 기조연설에서 밝힌 바 있는 민주화의 요구가 아직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은 유감이라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정치규제자에 대한 부분해금은 이루어졌읍니다마는 왜 전면 해금을 못 한단 말입니까? 극형을 받았던 정치인에게 완화조치를 취하고 광주사태 관련자들이 전부 풀려남으로 해서 국민화합을 도모하면서 다른 인사들을 계속해서 규제할 명분은 이제는 없는 것입니다. 나는 다시 전면 해금을 한번 촉구하는 바입니다. 또한 나는 정치현안의 문제인 국회법과 지방자치법 등을 여야 간 합의한 원칙에 따라 하루속히 개정하기를 거듭 촉구합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정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의혹은 짙어질 것입니다. 국회법을 4월 중에 매듭을 짓겠다고 그러고 지자법을 6월에 매듭을 짓겠다고 한 것은 국회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고 지방자치제를 실시하겠다는 그 의지가 담어 있다는 것을 우리 민주한국당은 알고 있읍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제 국민의 눈에 비치는 정부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그저 말에만 그치는 것으로 인식되고 말 것입니다. 정부는 국민에게 무엇을 요구했으며 무엇을 약속했읍니까?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일들이 국민의 신뢰 속에 성실히 이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부가 보는 눈과 국민이 보는 눈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있고 양자 간에는 불신의 벽이 쌓여져 가고 있읍니다. 그것은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정부는 국정지표에서 민주화를 약속했읍니다. 그러나 민주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읍니다. 위장과 가식 아닌 진정한 민주화가 이루어지려면 그 기본요건으로서 시민의 여론을 수렴 반영하고 국정을 비판하기 위하여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고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자치의식을 고취하기 위하여 지방자치가 실시되어야 합니다. 또한 민의를 대변하고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하여서는 국회의 기능이 회복되어야 하고 정권의 평화적 교체를 위해 여야 정당의 균형발전이 이루어지고 선거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이를 미루고 있읍니다. 대통령의 연두 시정연설에서마저 민주주의 토착화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는 것은 유감이라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이른바 ‘개혁입법’이란 그토록 신성불가침한 것입니까? 둘째로 정부는 정의사회 구현을 약속했읍니다. 그러나 정부 스스로가 정의의 개념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의가 힘인지 힘이 정의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수천억 원의 금융의혹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국민은 자신들의 대표기관인 국회로 하여금 조사케 하여 그 진상이 속시원히 밝혀지기를 갈망했었지만 국회조사특위조차 구성치 못했읍니다. 이래 가지고서야 무슨 정의가 어떻게 구현되겠느냐 말입니다. 정부 여당 자신이 큰 정의는 외면하면서 국민에게만 정의로울 것을 요구하면 어떻게 이것이 실현이 되겠읍니까? 세째로 정부는 복지와 개혁을 약속했읍니다. 복지란 사회보장제도의 개념을 훨씬 넘어서 경제정책적 뒷받침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소득의 분배구조가 재조정되고 부의 고른 분배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부를 소수가 독점하고 있으면 사치수요나 늘 뿐 복지사회와는 근본적으로 위배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전 국민의 하위 소득층 40%가 분배받는 소득은 국민소득의 극히 적은 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전 노동자의 반 이상이 월급 10만 원 미만의 저임금을 받고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읍니까? 힘에 의한 정치는 많은 국민들에게 소외감을 가중시키고 있읍니다. 이와 같은 소외감에 젖고 한계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과연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와 일체감을 갖고 국가사회의 일원이라는 참여의식을 가질 수 있겠읍니까? 정부는 이러한 사람들을 구제해야 합니다. 더 이상 표류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됩니다. 국민 일원으로서 참여의식을 갖게 하고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여 계층 간의 폭을 좁히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는 이 시대를 이끄는 철학과 비젼을 정립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국민적 통합을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국정의 건전한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야당 총재로서의 충정 어린 이 고언을 외면하거나 소홀히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후진국 정치에서 흔히 보는 혼란의 위험마저 예견되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는 역사적으로 겪어 왔고 정부 여당에서는 근간 선진조국의 창조와 그의 선행요건으로 정치적 선진화를 제창하는 것을 들었읍니다. 이것은 나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치선진화 개념이 우리의 견해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는 효율성을 강조하고 극한대립의 지양을 내세우고 있읍니다마는 정치적 근대화는 곧 민주주의의 보편적 원리를 실현하는 일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민주화되지 않는 속에서 어떻게 정치를 선진화시킬 수 있단 말입니까? 정치선진화를 위하여 나와 우리 당은 이미 민주화를 강력히 요구해 왔고 그 선행요건으로 언론자유와 지방자치, 국회의 기능 회복과 여야의 균형발전 그리고 공정한 경쟁의 원리를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광장에서 태어났읍니다. 그러므로 광장에서 꽃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광장의 생리란 시끄러운 여러 가지 이견이 있기 마련입니다. 국회는 민주의 광장입니다. 국회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선진화의 구실로 국회를 어떤 틀 속에 정형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효율성이나 극한대립 지양의 강박감 때문에 침묵하는 국회란 죽은 국회나 다름없읍니다. 의원 여러분! 나는 이 나라가 분단된 특수상황임을 깊이 인식하고 오늘의 역정의 평가는 후일의 역사 아래 맡기면서 정말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대승적 자세로 수용 소화하려고 노력해 왔읍니다. 그리하여 민주정치의 가능성을 기대하면서 대화정치를 촉구해 왔던 것입니다. 작년 여름 정국이 어려웠을 때 청와대회담을 제의하여 난국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한 것도 이러한 정신에서였읍니다. 나는 여당이 좀 더 성의를 기울여 청와대회담의 성과가 결실되기를 기대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선거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한 평화적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자 합니다. 강권정치와 관권의 횡포는 날로 심각한 양상으로 벌어져 가고 있읍니다. 거기에다 정책의 일관성 결여는 우리의 일상생활마저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읍니다. 기름값 하나만 하더라도 국제원유가가 폭등할 때 이를 전부 국민부담으로 전가했다면 값이 떨어질 때는 국민부담을 그만큼 줄이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의 명문규정마저 무시한 채 3․7제니 뭐니 뭐니 해서 유류가를 결정하려는 그 독선적 발상이 어떻게 나올 수 있겠읍니까? 여행자유화로 해외여행의 바람을 일으켜 놓고 전기밥솥 몇 개 가져오는 몰지각한 사람이 있다 해서 해외여행 자유화정책 자체를 바꾸는 것 같은 일은 조변석개 행정이라 아니 할 수 없읍니다. 김근조 고문치사사건은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로서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게 했읍니다. 내무장관은 마땅히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부가 고문과 같은 것은 이 나라에서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 주어야 합니다. 또한 정부 당국은 학원문제에 있어서 학문의 자유와 학원의 자율화를 기함으로써만이 오늘의 학원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당국은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이 학원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제도 하나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한 터에 오히려 졸업정원제, 교수평가제 더구나 국비유학생 선발시험 채점 착오와 같은 문제점만을 일으키고 있읍니다. 경찰의 고문치사사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련의 문교행정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읍니다. 과오에 대한 인책은 다시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며 그럼으로써 책임행정을 국민에게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외교․안보 문제에 관하여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남북 간의 긴장해소와 조국의 평화통일이 우리 외교 안보의 기본목표가 되어 있는 만큼 우리 당은 외교․안보 문제에 관한 한 초당적 입장을 견지해 왔읍니다. 안보․통일 문제만은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동향은 격변을 거듭하고 있읍니다. 강대국들의 비밀외교와 정부 당국의 독선적 태도는 국가적 차원의 안보와 국민외교에 적신호를 주고 있읍니다. 이 나라의 운명을 강대국의 흥정거리나 정부의 독선에만 맡길 수는 없읍니다. 정부가 진정으로 총력외교를 펴려 한다면 정책의 결정과정에서 야당과 국회의 협의기회를 넓게 개방해야 할 것입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은 우연히 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이 충족될 때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예컨대 농업과 공업, 소비재산업과 생산재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산업과 내수산업 등의 균형 있는 발전 없이 내실 있는 국민경제를 이룩하기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민경제의 질적 발전을 도외시한 채 양적 성장에만 치중한 결과 산업 간, 계층 간, 지역 간의 불균형이 심화되어 왔고 무역적자의 누증으로 해외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져 왔읍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적 난제를 해결하고자 나는 다음과 같은 시책이 실행될 것을 제의합니다. 첫째, 자본과 기술의 해외의존도를 줄여 가야겠읍니다. 한국경제의 성장과정을 볼 때 총 투자의 40%가 외국자본에 의존하고 있읍니다. 그것도 대부분이 정유, 기계, 금속, 화학공업 등 기간산업으로 독과점적인 특권을 누리고 있읍니다. 뿐만 아니라 수입 수출부문이 지나치게 특정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이들 나라의 경기변동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읍니다. 수출시장을 다변화시키고 그 부문의 영향을 흡수하고 완화시킬 수 있는 복합적 내수경제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둘째로 외채를 줄이고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강구되어야 합니다. 외채는 금년 말이면 400억 불 선에 육박하고 그것은 GNP의 약 60%에 이를 것입니다. 금년도 원리금 상환액만도 63억 불입니다. 이것은 우리 경제규모에 비하여 위험선을 넘어섰읍니다. 이제 빚을 내어 빚을 갚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외채와 무역적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세째, 산업구조의 균형 있는 개편이 시급합니다. 기업 간, 산업 간, 지역 간의 기능적 연관성을 높여서 국내시장을 다원화시키고 확대시켜야 합니다. 내수시장의 확충 없이는 국민경제가 제대로 발전할 수 없읍니다. 특히 농업 및 농업연관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여 농촌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농촌경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농지세의 인하와 농협부채 삭감 등 획기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탈피해서 중소기업을 과감히 지원 육성할 때 전문화부품이 더욱 싸고 품질 좋게 생산되며 산업구조의 균형이 잡힐 것입니다. 네째, 노사관계의 건전한 발전이 중요합니다. 근로자의 운동이 과도하게 제한되면 단기적으로는 기업이윤이 축적되어 이로울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성장 자체에 대한 회의와 노동의욕의 감퇴로 기술개발과 생산성 증가를 둔화시켜 오히려 불리해지는 것입니다. 노사관계는 정상화되어야 하며 근로자들의 권익옹호투쟁을 사회적 소요로 오인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끝으로 국민경제의 기본인 분배구조의 개선을 주장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선성장 후분배의 논리 때문에 상대적으로 근로자와 농민이 희생되어 온 게 사실입니다. 빈부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사회적 정치적으로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그 사회는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역사적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중산층 형성에 큰 위협이 되어 온 만성적인 인플레의 불길이 잡히기 시작한 시점인 만큼 지금이야말로 분배의 정의를 위한 획기적인 시책을 펴야 할 때인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또한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 사회는 산업화되면서 대중사회의 양상을 띠어 인간소외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한편 가치관과 욕구의 다양화는 사회의 다원화를 촉진시켜 가고 있읍니다. 정치의 궁극의 목표는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데 있읍니다.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는 시민정치문화를 창달하고 경제적으로는 정의로운 분배를 구현하며 사회적으로는 도덕회복으로 신뢰사회를 건설하여야 하겠읍니다. 이 길이야말로 민주․자주․평화적 조국통일을 성취하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역사의 주체는 인간입니다. 위대한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신념과 용기 있는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다 함께 우리의 지상과제인 민주한국을 건설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십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한국국민당을 대표해서 이종성 의원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국민당의 이종성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또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11대 국회가 구성된 지 만 2년이 되는 오늘 본인은 한국국민당을 대표하여 지난 2년간의 국정에 대한 공과 과를 평가하고 평소 소신의 일단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먼저 본인은 국회를 통해 한국국민당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또한 국민들의 진정한 소리를 정부 여당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는 것을 분명히 해 두고자 합니다. 따라서 본인은 이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정부 여당을 공격함으로써 얻어지는 반사적 이득을 우리 국민당이 차지하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오직 국가가 발전되고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같이 걱정하는 입장에서 충언을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지금 국가안보를 더욱 튼튼히 해야 하고 경제성장을 지속시켜야 하며 정치발전으로 민주주의의 기틀을 착실히 다져 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으며 특히 기회만 있으면 남침을 노리고 있는 북한 공산집단과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지난 2년간의 국정을 살펴볼 때 대외적으로는 국가원수의 외국순방 등 적극적인 외교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입장을 강화시켜 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내적으로 보면 정치발전이 미흡했고 경제적 불황이 계속되고 있으며 사회적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읍니다. 민주 정의 복지를 앞세운 이 정부의 출범 이후 거센 개혁의 의지로 숱한 시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많은 일들이 시행착오를 일으켜 정치의 경색화와 경제질서의 혼란 그리고 사회적 가치관의 전도를 초래했으며 필요 이상의 시대논쟁은 국민을 신․구세대로 갈라놓고 말았읍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잠재되어 있는 제반 문제들을 합리적인 보완책이 없이 급진적으로 처리하려는 데서 나타난 결과인 것입니다. 본인이 우선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제는 정부 여당이 자신을 가지고 모든 국정을 운영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대다수 국민들이 이 정부의 성공적인 치정을 기대하고 있고 다시는 비헌법적인 방법에 의해 정권이 바뀌어지는 것을 바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날 몇 차례에 걸쳐 비정상적인 정권교체로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으며 정치적으로는 보복의 악순환과 민권의 시련만이 가중되어 왔읍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는 이 나라에서 평화적으로 정권이 교체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으며 그러한 뜻에서 현 정권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행동을 보여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읍니다. 다시 말하면 국민들이 자유스럽고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끔 이 정부가 정치풍토 개선을 위한 의지를 행동으로 나타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평화적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정치적 상황이 양극화되어 극렬한 대결양상으로 빚어져서는 안 됩니다. 특히 지난날의 뼈아픈 경험을 통해 우리는 냉엄한 교훈을 얻고 있읍니다. 흑백논리만이 되풀이되는 양당체제로 정치현상이 경색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자초할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설득과 타협이 무시되는 극과 극의 대결상황에서는 집권세력이 정치보복에 대한 우려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정권을 내놓지 않으려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으로 되어 왔읍니다. 그러기 때문에 본인은 다당제의 균형 있는 발전과 부드러운 정치분위기 조성이 정권의 평화적 교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아울러 입법회의가 당시의 상황에 따라 마련했던 각종 법안과 제도 가운데 현실적으로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고 발전적으로 개선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회법과 선거법은 당연히 개정되어야 하고 지방자치제는 조속히 실시되어야 하며 언론기본법은 마땅히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왜 정부 여당은 이 같은 제도의 개선을 주저하고 설득력 없는 변명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는지 이 사람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읍니다. 정부 여당은 2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국정운영에 그토록 자신감을 보이지 못하고 아직도 우유부단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읍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이런 일을 이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평화적 정권교체에 대한 믿음을 쉽게 가지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당이 국회법을 개정하자는 논리적인 근거는 매우 간단합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는 상임위원회 예산심의권을 예로 들자면 국민이 낸 세금을 아껴 쓰고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상임위원회에서 정부의 예산을 신중하게 다루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신중하면 신중할수록 좋은 일을 왜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읍니다. 지방자치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정부는 88년 올림픽 준비와 함께 선진조국을 창조한다는 국정지표를 내걸고 있는데 선진 민주주의국가 중 어느 나라가 지방자치제를 실시하지 않는 나라가 있는지 정부 여당 측에 묻고자 합니다. 우리가 말로만 선진조국을 아무리 강조해도 정부 스스로가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국민들은 선진조국 창조라는 말의 참뜻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권력남용으로부터의 해방을 강조했던 대통령취임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새삼 말씀드릴 것도 없이 권력을 남용할 수 있는 측은 국민이 아니라 정부요, 야당이 아니라 집권당인 여당 자신들입니다. 또 권력을 남용할 수 있는 소지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고 필요 이상으로 비대해져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우리 국민당은 일찌기 지방자치법 실시와 함께 간소한 정부를 당의 기본정책으로 밝혀 온 바 있읍니다. 간소한 정부를 지향하는 목적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일부 계층이나 중앙정부에만 너무 집중되어 있는 권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방자치제는 책임과 권한을 제도적으로 분산시키고 권력의 남용을 사전에 억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특정정당의 압력과 지시에 따라 지방행정기능이 좌우되는 비민주적 관행이 발본색원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공무원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정치로부터 엄정중립의 입장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합니다. 우리는 지난날 선거 때만 되면 여당 측 입후보자들이 수많은 공약을 남발하던 사례를 많이 보아 왔읍니다. 이렇게 그들은 국민이 낸 세금을 마치 여당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과시해 왔읍니다. 이와 같은 병폐의 누적은 결국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인의 약속은 물론 정치 자체를 불신하도록 만들었읍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정치인들의 이러한 거짓공약은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했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치풍토의 개선이 이루어질 수 없읍니다. 이 같은 상황의 연속은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커다란 불행이 아닐 수 없읍니다. 결국 정치적 불신의 심화는 공무원사회에까지 불신풍조를 만연시켰읍니다. 일선 하급공무원들은 상부의 진의가 무엇인지 눈치나 보고 그 지시를 액면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는 불신풍조가 공직사회에 광범위하게 뿌리박혀 있읍니다. 공무원사회의 이 같은 극심한 불신풍조 속에서 공무원들에게 의식개혁을 아무리 강조해도 그것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입니다. 의원 여러분! 지난 5월 정부가 일부 정치규제자를 해제한 일련의 정치적 완화조치는 경색된 정국에 어느 정도의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로 간주되고 있읍니다. 그러나 정국의 향방을 보는 근본적인 시각에서 볼 때 이들 조치가 국민총화와 정치활성화에 얼마만큼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매우 회의적인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읍니다. 본인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이제 모든 정치규제를 받고 있는 인사들이 전면적으로 조속히 해제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치규제가 있는 한 우리나라에는 인권보호와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 본인의 정치적 소신인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제5공화국이 주창하고 있는 복지사회 건설은 우리가 가야 할 필연적인 목표라는 점에서는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지사회 건설을 위한 정부의 경제정책과 시책은 지극히 단견적이고 충격적이며 일방적이라는 데서 문제가 있읍니다. 가장 구태의연하고 가장 관료적이고 가장 답보적인 곳이 경제부처이며 경제관료라는 비난을 국민으로부터 받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복지사회 건설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이 같은 경제관료의 정신자세를 바로잡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경제정책을 세우면서 경제입안자들은 흔히 그들의 사고방식과 결정이 최선의 것이고 소신이라고 강변합니다. 몇몇 경제학자나 그들이 임면권을 가지고 있는 경제단체의 의견을 형식적으로 듣고 이것이 여론을 집약한 것이고 이것이 국민의 소리를 충분히 반영한 것처럼 합리화시키고 있읍니다. 이론적인 정책결정이 현실적인 여건과는 맞지 않아도 행정력을 동원하여 강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의 경제정책의 집행과정입니다. 최근의 잇따른 경제정책이 사후약방문이 되고 있다는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합니다. 때문에 국민은 정부의 어느 시책보다도 경제시책을 가장 불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경제모형의 실습장이 되었고 여기에서 오는 피해는 모두 국민이 입고 있읍니다. 스스로 엘리트라는 집착 속에 자기들만이 한국경제를 이끌어 나가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경제각료들의 자만과 독선이 하루빨리 없어질 때 명실공히 우리 경제가 정부주도의 만성적인 관치경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차제에 석유문제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원유값이 내린 후 어떠한 근거와 기준에서인지는 모르나 국내가 반영률을 7 대 3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읍니다. 10여 년에 걸친 유가폭등으로 빚은 고통을 국민과 기업에 모두 전가시켰던 이 정부가 유가인하에 따른 혜택만은 모두 차지하려는 비합리적인 처사를 어떻게 서슴없이 자행할 수 있는지 납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 당이 주장한 대로 100% 반영하여 석유가에 대한 온 국민의 잠재적 공포를 한 번쯤은 풀어 주는 것이 국민에 대한 정부의 도리일 것입니다. 또 정부는 수입을 자유화해야만 선진국이 된다고 강변하고 있읍니다. 오히려 세계 모든 나라는 기회만 있으면 수입을 규제하려 하고 있고 수입자유화로 경제파탄을 맞은 나라들의 실상을 보고 알면서도 어떻게 이 같은 무모한 착상을 하게 된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부동산값이 뛰니 모조리 특정지역으로 고시하고 할 일 다 했다는 식의 토지정책이나 조령모개를 일삼는 조세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같이 정책의 잘잘못은 고사하고라도 국민을 이해시키고 국민의 협조를 얻어 정책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공복으로서의 겸손한 자세를 찾아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본인은 이 기회에 행정이라는 것은 국민의 편에 설 때 비로소 위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자본주의경제의 대전제인 사유재산권에 일대 제약을 가하는 이른바 토지공영화와 같은 중대한 정책결정을 하면서도 국민대표기관인 국회와 한마디 협의도 없이 마구 결정한 것은 국민과 국회를 경시한 관료행정의 표본이 아닐 수 없읍니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복지사회를 건설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경제는 사람의 몸과 같습니다. 때문에 정부가 필요 이상으로 이것저것 간섭하고 통제하면 그 경제는 반드시 활력을 잃어버리고 결국은 침체하기 마련입니다. 이 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는 민간주도형의 경제정책을 펴 나가겠다는 주장을 수없이 들어 왔읍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겨우 형식에 그친 은행민영화뿐이었읍니다. 민간주도형의 경제라는 것은 기업의 자율과 창의가 발휘되며 기업인이 마음 놓고 투자하고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업투자 환경을 개선해 주고 그 터전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정부는 단지 경제기본정책을 잡아 주고 이것을 밀어주고 도와주는 협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간섭하고 끌고 나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자세나 경제도 권력의 힘과 법으로만 다스리려는 사고방식을 버려야만 활성화되고 발전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불필요한 통제를 가하여 국가경제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우리 경제의 후진성은 결코 모면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해 두는 바입니다. 차제 본인은 우리 국민당이 정책개발의 의지를 갖고 대내외적으로 천명한 바 있는 서해국제자원 비축기지의 건설을 다시 한번 제청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말씀을 일일이 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주도로 이 기지를 건설하게 된다면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분명히 기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보적 차원에서도 한반도의 안정에 대한 근본적인 보장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는 것입니다. 동 기지 건설에 의원 여러분은 물론 정부각료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을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의원 여러분! 다음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견해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우선 본인은 제5공화국 2년간에 걸쳐 전개되었던 사회상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특징적인 성격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자 합니다. 첫째, 활력을 잃어 가는 연약한 사회로 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크고 작은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을 겪어 왔읍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국민의사와 사회적 요구에 맞는 문제의 해결책은 찾지 못했고 자율성과 창의성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읍니다. 어떠한 사회도 동질적일 수는 없읍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회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논쟁의 무대일 수밖에 없읍니다. 때문에 기성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도 이에 대한 찬성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논리로 인식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사회가 전진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미봉을 위한 통제보다는 문제의 제기를 위한 활발한 논의가 항상 전개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언론의 양심을 보장하고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언론의 양심은 약한 다수 국민의 입장을 보호하고 그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항상 눈을 똑바로 뜨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여야 할 국회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언론마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 사회는 생동감을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공익기관이 자기 보호를 위해서 사회적 힘을 약화시키는 오류를 더 이상 범해서 국가발전의 맥을 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 상식과 평범이 존중되지 않는 사회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상식과 평범이 통하지 않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입니다. 분별없는 공권력에 의해 민권이 짓밟힌 대표적인 예로 경찰관의 폭행치사사건은 이 같은 사회상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나타낸 것입니다. 구차스러운 말씀을 드릴 필요도 없이 정부각료 여러분의 가족이 사인도 아닌 공직자에 의해 구타되어 목숨을 잃었다고 가정할 때 과연 여러분은 어떻게 처신하고 행동하겠읍니까? 온 국민에게 정부에 대한 신뢰를 요구하고 애국을 호소하기에 앞서 국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따라갈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입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는 가치관의 타락은 물론 불신과 불안을 가중시켜 이 사회를 더욱 혼돈의 와중으로 몰아넣고 있읍니다. 국민과 국민, 정부와 국민, 사회 각 계층 간의 반목과 갈등이 심해질수록 이 사회에는 냉소주의와 방종이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것입니다.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의 경우 대학졸업정원제라는 제도 자체 때문에 젊은이들이 희생을 강요받는 이 사회의 모순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대학졸업정원제의 폐지를 계속 주장하여 왔고 또 학원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상식과 평등이 통함으로써 질서의 안정과 제도의 정착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바로 국민이 바라는 최소한의 여망임을 지적해 둡니다. 세째, 오늘날 이 사회는 강박관념 속에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국민생활이 날로 무미건조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일을 법에 의하여 처리하려는 법만능주의가 팽배되면서 우리의 사회는 자신들도 모르게 법의 노예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법전의 두께는 얇으면 얇을수록 좋다는 선인들의 말처럼 만사를 법으로 다스리고 제약하려는 이 정부의 편의적 사고방식은 조속히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반법으로 다스리다가 마음대로 안 되면 곧 특별법을 제정하려 드는 처벌 위주의 권력행사는 우리 사회를 여유와 틈이 없는 사회로 만들고 법의 예방효과도 없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바로 이 긴장과 쫓기는 생활의 결과는 허탈과 불만을 낳고 이것은 또한 우리 사회의 불화와 균열을 불러일으키는 근원이 되고 있읍니다. 따라서 자기 생활에 만족하고 각자의 개성에 따라 보람 있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자율적인 개방사회의 건설이 이 정부가 역설하는 선진조국에 앞서 선결되어야 할 대전제인 것입니다. 네째, 어려움이 중첩되고 있는 농촌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농촌경제는 고도성장의 방파제 구실과 현실에 맞지 않는 비교우위론의 실험대상으로 전락되면서 우리 농민은 생존 그 자체를 위협받고 있고 그 결과는 농민들이 농촌을 버리는 중대한 국가적인 문제를 야기시키고 말았읍니다. 중농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사실상은 이와는 정반대의 정책을 계속하고 있는 이 정부는 국민의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정부는 최소한 곡가지지 정책만이라도 실현하여 농민도 똑같은 국민으로서 동등한 생의 조건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전환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곡가결정에 농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그 제도적 장치로써 우리 당이 제출한 바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할 것입니다. 본인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절실한 문제들을 개괄적으로 말씀드렸읍니다. 사회적인 현안문제가 어찌 여기에 그치겠읍니까마는 적어도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이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본인은 결론적으로 국가사회 발전을 위한 소견을 다음과 같이 밝히면서 연설을 마칠까 합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가장 강력한 통치체제는 독선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공감대에 의해서 이끌어지는 민주정치 바로 그것입니다. 개혁은 문제의 해결이라기보다는 해결을 위한 노력의 첫발이라는 것도 같이 기억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이 나라는 본질적인 민주주의의 구현, 명실상부한 자유시장경제체제의 활착 그리고 자율과 관용이 있는 사회를 이룩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어떠한 이유에서도 개인의 존엄성이 무시된 채 전체의 번영이 추구될 수 없다는 것이 본인의 평소 소신인 것입니다. 민권의 신장과 국민 고통의 해소도 이러한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역사는 흐르는 물과 같습니다. 순리일 때는 유유히 흘러갑니다. 만일 장애물에 부딪쳤을 때 역사의 물줄기는 역류하기도 하고 소용돌이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 흐름을 아무도 막을 수 없으며 그 물줄기를 아무도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역사의 교훈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역사의 교훈은 곧 이 나라 이 겨레의 갈 길을 밝혀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은 민주정의당을 대표해서 진의종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동지 여러분! 또한 민의의 전당에 자리를 함께하신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 여러분! 본인은 오늘 민주정의당을 대표하여 새 시대 출범 이후 이제까지의 국정을 돌이켜보고 더욱 힘찬 전진을 다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읍니다. 돌이켜보면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우리는 오직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고 혼란과 비리의 박토 속에 새로운 씨앗을 뿌려 정의로운 민주복지국가를 이룩하겠다는 개척자적 의지와 용기로 제5공화국을 출범시켰읍니다. 그러한 의지와 용기에는 여와 야의 구별이 없었으며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하였던 것입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역사의 신기원을 수립하는 획기적인 업적들을 축적하여 왔읍니다. 유구한 역사에 비하면 촌음에 지나지 않는 기간이었지만 그 짧은 기간에 우리는 과거 어느 시대 어느 정권하에서보다도 훨씬 유익하고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해 왔다고 본인은 확신하고 있읍니다. 대내적인 발전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지위의 향상과 국위선양 면에서도 국운의 융성기를 맞이하였읍니다. 본인은 이 자리를 빌어 이 모든 발전과 성숙을 일선에서 선도해 오신 의원 동지 여러분들의 헌신적 노력과 모든 국민의 합심협력에 충심으로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간 우리가 이룩한 이 모든 발전은 바로 제5공화국이야말로 민족의 새로운 역사와 국민적 화합을 창출해 내는 위대한 용광로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주고 있읍니다. 우리 모두는 이 위대한 용광로를 조종하는 근면하고 용기 있는 일꾼들입니다. 우리의 끊임없는 개혁의지와 개방과 자율에 바탕한 화합이 이 용광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읍니다. 제5공화국 출범 3년째를 맞이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신구의 구분마저 불필요한 대승적 화합과 진취적 발전의 기풍으로 충만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이제 겨우 높은 이상과 목적지를 향하여 우렁찬 이륙을 마친 데에 불과합니다. 다만 숭고한 이상 아래 옳은 목표를 설정하였고 올바른 길에 들어섰기에 방황하지 않아도 좋을 뿐입니다. 선진조국의 창조를 향한 약진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는 어느 정치인이나 정당의 일시적 구호가 아닙니다. 민족의 염원이 담긴 시대의 소명으로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선진조국의 창조를 위한 과제는 실로 다기다양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화가 추진되어야 함은 물론 국민 각자가 각기 자기 영역에서 이에 공헌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본인은 무엇보다도 먼저 정치분야의 선진화와 정치인의 역할을 다시 한번 다짐해 두고자 합니다. 무엇이 정치의 선진화이며 또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읍니다. 그러나 본인은 역시 정치를 직접 담당하는 우리 스스로의 의식과 행태의 선진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의 선진화란 결국 청렴정치 대화정치를 정착시켜 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이 되도록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이 땅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핵심적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미 지난 2년 동안 대한민국 정치사상 가장 모범적인 정치인의 자세를 확립함으로써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바꾸어 가고 있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그러나 우리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날카롭습니다. 아직은 우리에 대한 믿음보다 당위론적 기대가 더 크다고 여겨집니다. 우리 모두가 국민들의 이 예리한 눈초리를 더욱 철저히 의식하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하여야 하겠읍니다. 특히 오늘 우리는 제11대 국회의 전반기를 보내고 후반기 활동을 시작하였읍니다. 과거의 예로 보아 민의를 대변하고 국정을 올바로 주도함에 있어 언제나 변함이 없어야 할 국회가 그 임기의 후반에 접어들면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분위기가 경색되는 경우가 많았읍니다.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가 있었겠지만 선거를 의식하여 무책임한 인기발언과 흑백론적 대결을 분출시켰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이 같은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제116회 임시국회는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는 계기가 되도록 하여야 하겠읍니다. ‘속된 정객 은 다음 선거만을 생각하고 훌륭한 정치인은 다음 시대를 생각한다’는 말이 있읍니다. 우리 모두 선진조국이 기다리는 다음 시대를 생각하는 훌륭한 정치인이 되어 청렴한 정치인으로서의 도덕성을 높이고 대화정치의 기풍을 진작시켜 이 11대 국회가 민주헌정을 굳게 다진 선구자들로서의 영광을 영원히 누릴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합시다. 청렴정치와 대화정치를 강조하는 것은 이른바 정치부재나 의정무용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읍니다. 진실은 오히려 그 반대로서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의 질을 높이고 민주정치 본연의 기능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의사당이 극한투쟁의 장으로 전락할 때는 말할 나위도 없고 대화를 결한 단순한 표결장으로 바뀔 때에도 민주헌정의 위기가 도래한다는 점을 본인은 잘 알고 있읍니다. 이 의사당을 흑백론적 대결장이나 단순한 표결장이 아닌 대화의 광장으로 만드는 일이야말로 민주헌정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수결의 원리가 없이는 민주정치는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따라서 대화의 정치에는 다수의 횡포도 금물이려니와 소수의 극한 또한 지양되어야 합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정치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제도와 환경 면에서도 많은 현안이 연구 검토되어야 한다는 점을 본인은 인정합니다. 그중에서도 지방자치제의 실시문제는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되어 있는 현안 중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본인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자발적 폭이 넓을수록 좋다고 확신하고 있읍니다. 지방자치제는 민주정치를 활성화하는 좋은 방편임에 틀림이 없읍니다. 제5공화국 헌법에서 지자제의 실시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인식에서입니다. 우리 민주정의당 역시 이 같은 헌법의 취지를 살려 강령과 기본정책에서 지방자치제의 실시를 규정하고 있읍니다. 따라서 지자제의 실시를 향한 우리의 강한 의지에는 추호의 변함도 없읍니다. 그러나 지자제가 실시되어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현실적 조건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읍니다. 지방자치제를 실시하기 위한 필수의 조건으로 지적되는 재정자립도의 문제에 관하여 일부에선 재정자립이 가능한 몇몇 시도부터라도 먼저 실시하자는 주장도 있읍니다. 그러나 같은 나라 안에서 어느 지역은 지방의회가 있고 어느 지역은 없는 차등을 둠으로써 계층 간의 일체감과 지역화합에 차질은 없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또한 단계적인 실시를 검토하는 경우에도 행정단위와 계층구조 등에 관하여 보다 철저한 사전검토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지자제를 실시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논란은 이미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것입니다. 문제의 초점은 하루라도 그 실시를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인 여건의 확보와 보다 나은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충분한 연구 검토를 서두르는 일입니다.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동시에 가장 철저한 현실인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제도의 발전과 관련하여 국회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의견이 있음도 본인은 알고 있읍니다. 그러나 이미 50여 개의 외국 사례를 면밀히 검토 분석한 결과 우리의 현행 국회법이 서구 선진 제국의 국회법에 비해 제도, 기구, 권한의 모든 면에서 조금도 손색이 없는 민주적이고도 합리적이라는 것이 우리 당의 판단입니다. 물론 제아무리 민주적인 제도라 할지라도 운영이 민주적으로 되어야 한다는 점은 지적할 나위도 없읍니다. 이 점에 관하여는 앞서 말씀드린 대화정치의 정신에 입각하여 여야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해금에 관하여는 이미 명확한 방향이 제시되었읍니다. 자율과 개방에 따른 화합의 보람이 있어 이미 대폭 해금의 실현을 보았던 것입니다. 정부의 이 같은 용단은 앞으로 더욱 국민화합을 촉진시킬 것이며 그 화합이 바탕이 되어 보다 폭넓은 해금을 앞당기게 될 것으로 본인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문제는 우리 모두의 자세에 있읍니다. 해금은 결코 옛것의 용납이 아니며 새것에로의 국민적 화합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이 같은 관점에서 해금과 화합의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읍니다. 친해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이제 우리는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경제문제에 눈을 돌려 보아야겠읍니다. 지난 2년간 우리는 세기적인 국제경제의 불황 속에서도 전 국민이 합심 노력한 결과 5.4%의 경제성장률을 보임으로써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견실한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읍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내외적으로 낙관만을 용납치 않는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읍니다. 선진조국을 향한 이륙을 마치고 발전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는 제2의 경제도약을 위한 중점적 발전전략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방향에서 모색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경제안정을 장기체질화하는 일입니다. 물가의 안정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인플레야말로 성장을 허구화하고 국민의 생활안정을 위협하는 최대의 공적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근년 물가안정에 온 정력을 기울여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소비자물가를 4.8% 상승률에 머물게 하는 데에 성공하였읍니다. 앞으로도 그 여세를 몰아 관민 모두가 합심하여 더욱 물가안정에 진력하여야 하겠으나 정부는 정책시행에 있어 좀 더 국민을 납득시키고 안심할 수 있는 물가정책을 세워 나가야 하겠읍니다. 특히 토지와 주택정책의 철저한 재검토가 시급합니다. 최근 일부 지역의 아파트 및 토지투기 현상이 이를 방증하고 있읍니다. 토지정책은 그것이 국민생활의 공통의 기반이라는 관점 아래 공공복지를 우선시키고 자연환경의 보전을 도모하며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환경의 확보와 균형 있는 국토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에서 이룩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토지의 이용 및 거래에 관한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지나친 토지소유 편재를 억제하고 개발이익의 사회환수를 도모하여 투기를 방지하고 지가의 안정을 도모하여야 하겠읍니다. 서민들의 공통된 꿈인 1가구 1주택의 이상을 앞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주택정책 또한 시급합니다. 주택가격의 안정화시책이 강화되어야 하며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의 건설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이를 위해 임대주택건설에 대한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금융 및 세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저렴한 택지의 공급에도 더욱 힘써야 하겠읍니다. 재정운용의 건실화 또한 절실한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건실한 재정운용은 물가안정의 기본입니다. 정부는 세입의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세출의 집행에는 효율성과 근검절약을 솔선수범하여 재정의 적자운영을 최대한 줄여 나가야 하겠읍니다. 또한 경제질서의 안정을 위해 최근에 도입한 공정거래제도를 착실히 정착시켜 기업가나 유통산업 종사자들이 공정한 경쟁원리 위에서 경제행위를 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이익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하겠읍니다. 특히 기업인들의 건전한 기업윤리 확립을 거듭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국제수지의 방어 또한 우리 경제의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외자도입은 불가피한 투자사업에 국한시켜야 하며 도입된 외자의 사용도 무분별한 개방을 억제하여 한 푼의 외채라도 낭비되지 않도록 하여야겠읍니다. 경제선진화를 위한 두 번째 발전전략은 양적성장체제에서 질적성장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첨단기술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진흥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하겠읍니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로서 국제무역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기술개발과 품질개선뿐입니다. 산업구조의 개편 또한 국제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필수적 과제입니다. 정부는 국제경제 전체의 구조 속에서 한국경제가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적 활로를 개척하여야 하며 그 일환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공업을 체계적으로 육성시켜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중소기업 육성책의 적극 추진도 긴요합니다.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의지는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고 평가되나 아직도 충분한 내실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인 듯합니다.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사회의 구제대상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그 건전한 발전이 없이는 균형 있는 경제발전이 이룩될 수 없다는 차원에서 적극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중소기업 자체에도 생산성 제고와 품질향상 등 여러 가지 과제가 있으나 역시 호전되지 않고 있는 자금난의 근본적인 해소가 가장 시급하므로 이를 위해 획기적인 조치가 요구됩니다. 세째로 무역구조 개선을 위한 수출시장의 다변화와 상품의 다양화를 기하는 일입니다. 최근의 수입자유화 논쟁은 80년대의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 유익한 것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수출의 증대를 위해서도 우리 스스로 개방경제체제를 확대하여야 한다는 상호주의적 입장에서나 국제경쟁력의 강화를 위한 우리 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나 수입의 자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의 기본취지는 환영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 산업의 발전단계를 무시하고 또 국제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시에 수입을 개방하는 것은 위험한 착상으로 신중을 요합니다. 따라서 수입자유화는 산업별 발전단계를 감안하여 선별적,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됩니다. 네째로 경제운용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불안정한 국제원유가나 원자재가격 등의 국제경제 동향에 대처할 수 있는 장기적 대책의 수립과 더불어 정부와 국민이 경제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협심 노력하여야 한다는 점을 본인은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물론 원유의 수입국인 우리로서는 최근의 유가하락은 우리 경제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 또다시 유가의 상승이 시작될지도 모르는 일이어서 일시적인 상황에만 매달리지 않고 계속적인 에너지절약시책 등을 포함한 장기적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터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경제선진화와 관련된 마지막 제의로 본인은 농어촌의 선진화를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농어촌의 선진화가 동반되지 않은 선진조국이란 있을 수 없읍니다. 또한 농어촌이 낙후된 상태에서 도시의 선진화가 이룩된다 할지라도 그것은 사회의 이중구조를 만들어 낼 뿐이라는 것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농어촌의 선진화를 위하여는 농수산업이 하나의 근대화된 산업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되어야 하며 농어촌이 도시에 못지않게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돋움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정책과 지역개발정책이 입체적으로 조화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정책을 추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농어촌의 선진화는 일부에서 때때로 주장되는 바와 같은 일시적인 인기영합책으로는 이룩될 수 없읍니다. 예컨대 우리 경제가 도저히 소화할 수 없을 정도의 가격지지나 응급조치식의 보조책만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관주도의 단기적인 농수산물 수급관리가 농수산업의 시장적응능력을 저해하는 것이 되어서도 안 되며 산업발전과 지역발전의 균형이 깨어져서도 안 됩니다. 농수산 분야에서도 선진기술의 도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분야에 대한 과감한 정책적 배려가 이루어져야 하겠읍니다. 농수산업과 농어촌의 문제는 이미 그 내부에서만 해결책을 찾을 수 없게 되었음을 깊이 인식하고 범산업적 범국민적 시각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여 제5공화국의 의지가 농어민의 피부에 느껴지도록 할 것을 정부에 거듭 촉구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경제발전이 물질적 풍요로움만에 그치지 않고 건전한 사회 및 복지국가의 건설로 연결되도록 세심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읍니다. 복지국가가 이룩되기 위하여는 국민의료보험의 내실화를 비롯한 각종 사회보장제도와 근로복지체제가 더욱 확대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또한 절대빈곤층의 해소를 포함한 사회의 선진화는 국민들의 건전한 시민의식 함양에서 비롯되어야 함은 새삼 지적할 나위도 없읍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3대 부정심리의 추방을 비롯한 의식개혁운동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계층 간의 소득구조가 개선되어 부의 균형화도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상과 목표를 실현시켜 나감에 있어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 요인만은 반드시 유념해 두어야 합니다. 그 첫째는 현실적 재정사정을 고려한 성장과 복지의 조화입니다. 둘째는 전통적 가치관의 장점이 최대한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식이 있는 부모가 훌륭한 시설의 양로원에서 보내는 노후는 결코 행복한 것이 될 수 없읍니다. 세째는 노사 모두가 국가안보를 비롯한 우리의 특수한 현실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호혜주의적 협조관계를 성숙시켜 나가야 하겠읍니다. 이와 아울러 본인은 복지사회의 기저를 형성하게 될 쾌적한 생활환경의 조성에도 정부가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특히 공해대책을 비롯한 각종 도시문제에 대한 대책과 인구억제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을 촉구해 두는 바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조국의 선진화를 위해 우리는 교육 문화분야에서도 국민들의 자주성과 창의력을 더욱 계발시켜 나가야 하겠읍니다. 이를 위해 민족적 자주정신과 국민적 주인의식을 더욱 함양하여야 함은 물론 산학협동체제를 더욱 강화하여 과학기술을 진흥시켜야 하겠읍니다. 또한 보다 합리적인 제도와 여건 아래 건전한 교육관과 내실을 갖춘 학교교육의 향상과 더불어 평생교육체제를 더욱 확충시켜 나가야 하겠읍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우리는 외래문화를 창조적으로 수용하는 슬기를 발휘하여 우리나라를 동서의 문화가 융합된 새로운 세계문화의 중심권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겠읍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지방문화의 개발을 적극 추진하여 민족문화의 창달을 기함과 동시에 지방 간의 문화적 격차도 해소시켜 나가야 하겠읍니다. 아울러 학술과 문화예술의 국제교류도 더욱 확대시켜 나가야 하겠읍니다. 체육분야에서는 국민보건의 향상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대처하기 위해서 시설의 대폭 확충과 더불어 체육의 과학화, 전문화를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이제 우리는 시야를 밖으로 돌려 한국의 외교 및 안보상황과 그 대응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하겠읍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미․소의 군비경쟁은 상상을 초월한 우주병기의 대결단계로 돌입했으며 지역분쟁 또한 확산 일로에 있읍니다. 오늘의 국제정세는 문자 그대로 약육강식적 자연상태로서 천하대란의 어두운 그림자가 날로 짙어져 가고 있읍니다. 더우기 많은 군사전략가들은 중동지역과 더불어 한반도를 세계대전의 발단이 될 가장 위험한 지역 중의 하나로 분석하고 있읍니다. 소련의 극동군사력 증강과 더불어 이에 편승하고 있는 북한의 동향은 이들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읍니다. 이미 지상을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허점공격을 대외팽창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소련은 이란을 공격하고 그 16일 이후에는 북한을 교사하여 제2의 한국동란을 도발시킨다는 양면다발전략을 세워 놓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읍니다. 북한 스스로도 이러한 도발을 감행할 많은 조짐을 나타내고 있읍니다. 그들은 이미 준전시상태를 선언해 놓았으며 금년 5월에서 9월 사이를 D데이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의 안보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읍니다. 우리는 민족의 삶의 터전인 이 한반도가 김일성 부자의 정권유지 야욕 때문에 민족상잔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함은 물론 열강의 이익각축 때문에 대리전장화하는 것도 막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각오를 새로이 하고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읍니다. 자주국방 태세를 완비하기 위한 실질전력의 강화도 시급하려니와 국민들의 안보인식을 일깨워 새로운 정신무장을 강화하여야 하겠읍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안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민족의 자주평화통일 의지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오는 7월 27일로 우리는 휴전협정 체결 3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최근 공표된 6․25 동란에 관한 외교비사는 우리에게 많은 충격과 교훈을 주고 있읍니다. 우리는 준전쟁체제인 휴전협정체제에 막을 내리고 영원한 평화체제를 구축하여야 하겠읍니다. 그러나 통일은 어디까지나 타율이 아닌 민족의 자주적 역량과 평화적 방법에 의해 이룩되어야 합니다. 전두환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바로 이 자리에서 통일에 관한 가장 획기적이고도 체계적인 청사진인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을 제시한 것도 바로 그러한 신념에서였읍니다. 북한의 태도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세계사의 조류와 민족적 양심의 외침을 언제까지나 외면하고만 있지는 못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인내와 용기로 굳게 닫힌 북한의 폐쇄적 장벽을 열어 제치고 민족의 재결합을 위한 힘찬 행진을 계속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민족역량이 세계적으로 뻗어 가고 있는 국운의 상승기를 맞아 우리는 외교분야에서도 보다 원대한 이상 아래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읍니다. 자유, 평등, 평화, 개방 및 협력을 외교정책의 기본으로 삼아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통적 우방과의 유대강화는 물론 한국 외교의 사각지대로 불리웠던 비동맹권 및 공산권에 대한 외교활동도 확대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본인은 오늘 종래의 외교현안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특히 전두환 대통령이 제창한 태평양연안국가 정상회담의 조기실현을 촉구해 두고자 합니다. 바야흐로 국제정치와 경제의 중심은 유럽으로부터 태평양지역으로 옮겨 오고 있읍니다. 또한 한국은 이미 국제정치의 이른바 주변국가가 아닙니다. 전두환 대통령의 환태평양국가 협력구상은 민족사의 조류와 세계사의 조류를 접합시키는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며 국제평화와 인류의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오늘날의 상승적 국운의 여세를 몰아 환태평양시대의 새 장을 개막하여 극동의 화약고로 인식되어 온 이 한반도를 세계평화의 보고로 전환시킴과 더불어 동서의 문명과 남북의 이해가 조화된 새로운 국제질서의 중추국으로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