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제11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읍니다. 녹음 전주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유태흥 대법원장과 김상협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이 자리를 함께하신 가운데 제116회 임시국회의 개회사를 하게 된 것을 본인은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본인은 또 이 자리를 빌어 지난 2년간 국회의장으로서 오늘의 국회질서 정착에 각별히 헌신해 오신 정래혁 전 국회의장께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본인은 공인으로서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도 여러 가지 미비함이 많습니다. 그러나 여러분께서 맡겨 주신 국회의장의 막중한 직분을 엄숙히 자각하면서 여러분과 국민의 뜻을 받들어 조국의 역사에 영원히 기억되고 우리의 유장 한 장래에 기여되는 국회가 되도록 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는 지금 국제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시점에 처해 있읍니다. 동서 간의 관계만 하더라도 양 진영의 이해가 첨예화됨으로써 그 긴장상태가 날로 고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멀리는 중동과 중남미지역에서 그리고 가까이는 인도지나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들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읍니다. 이에 편승하듯 북한 공산집단도 심상치 않은 조짐들을 보이고 있읍니다. 금년 10월의 IPU 서울총회와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올림픽대회 등을 전후한 남북 국력 차이를 선의의 경쟁이 아닌 시기와 파괴로 대응하려는 조짐들이 또한 현저합니다. 이러한 중요한 때에 우리는 오늘의 모든 난제들을 수습하여 새로운 전진의 기틀을 재구축해야 할 제11대 국회의 후반기를 시작하는 출발점에 서 있는 것입니다. 성숙한 의정을 펼쳐 나가기 위한 지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인내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히 요청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하겠읍니다. 그동안 국가와 국민이 요청하는 새 시대 국회로서 우리는 그간 무엇을 해 왔으며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겠는지를 새로운 의욕과 자세로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시점에 우리 모두가 함께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경제는 지난 십수 년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고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지난 한 해만 해도 우리는 괄목할 만한 상당한 성장을 기록했읍니다. 사회 각 분야도 제5공화국의 개방․국제화 정책에 힘입어 눈에 띠게 구각 을 벗어 가고 있읍니다. 생활 주변의 이러한 발전속도에 비해서 우리 정치인은 과연 얼마만큼 그 사고와 의식 면에서 이와 보조를 맞추어 가고 있는가 하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읍니다. 정치를 개인의 매명 과 이권의 방편 정도로 생각했던 과거의 유습이 아직도 정계와 정치를 보는 국민의 시각에서 완전히 불식되지 않고 있음을 우리는 문득문득 발견하는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정치를 보는 눈이 정치인과 국민 모두에서 해소되지 않는 한 민주주의의 토착화와 정치의 선진화는 먼 이야기라 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정치가 낙후된 채 때때로 모멸과 지탄의 대상이 되어 온 데 대한 1차 책임은 우리 정치인 자신들에게 있다고 할 수밖에 없읍니다. 우리의 재출발점은 이러한 자성에서부터 시작되어져야 한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입니다. 앞으로의 우리 국회는 대화하고 이해하면서 관용과 자중으로 화합정치의 내실 있는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 주어야 하겠읍니다. 국회에 여야가 있고 소속 정당과 정파가 다르며 각자의 정치소신이 다르다 해도 거시적으로 보면 결국 같은 국가적 목표를 향해 가는 데 있어서 세부적인 방법이 다를 뿐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제5공화국 출범과 함께 개원한 제11대 국회에 동참하여 새롭고 활기찬 의정역사를 창조해 나가자고 이곳에 모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다양성은 있을지언정 극한의 대립이나 독주는 쉽게 추방할 수 있는 것이며 조화의 묘 속에서 합리적인 최대공약수를 어렵지 않게 찾아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은 새삼 강조하는 바입니다. 이와 함께 언급하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가 좀 더 미래지향적이며 전진적인 자세를 갖자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오늘의 문제를 수습 해결할 뿐 아니라 조국과 민족의 미래상을 국민 앞에 제시하고 이의 구현을 위한 선도적인 입장에 서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정치인이 발전적 자세로 민의를 수렴하고 이를 차원 높게 승화시켜 가기보다 현실에 안주하고 타협하여 표피에 영합한다면 선진역사 창조가 가장 큰 명제로 되어 있는 오늘의 정치인으로서 그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사명감을 깊이 느끼고 나갈 때 우리에겐 인기의 영합이나 안일에 빠질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비록 현재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입법활동과 정치활동은 먼 훗날의 우리 자손들에게까지 연장되는 것입니다. 그들을 위한 번영과 행복의 초석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의미 없는 단순한 기록으로 전달될 수도 있읍니다. 그 어느 쪽을 택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국민과 역사 앞에 무한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본인은 여러분의 드높은 지성과 양식 그리고 애국심에 더없는 신뢰감을 가지면서 우리 모두 제11대 국회가 헌정사에 빛나는 국회가 되고 선진조국 창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국회가 되도록 있는 역량을 모아 나갑시다. 앞으로 의원 여러분의 건승을 빌며 개회사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1983년 4월 11일 국회의장 채문식
이상으로 제11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