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하여 상정합니다. 오늘은 선진과창조의모임 이회창 의원의 대표연설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자유선진당 총재이신 이회창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자유선진당 총재 이회창입니다. 7년 만에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작년 2월,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이명박 정권이 출범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이 초래한 국가 정체성의 위기를 염려하고 무능한 정치에 식상한 국민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났습니다. 저는 같은 ‘보수’를 지향하는 정치인으로서 이명박 정부가 피폐해진 국민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나라의 정체성을 재정립해 주기를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저는 이명박 정부가 인간의 존엄과 자유의 가치를 추구하는 보수정권으로서 역사에 확실히 자리매김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우리 자유선진당은 지난 8개월 동안 정부가 잘못할 때에는 혹독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정국의 혼미가 극에 달했을 때에는 앞장서서 대안을 제시하며 협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난 지금, 저의 이같은 신념이 흔들리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 정부가 보수정권으로서의 가치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그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7년 만에 이 자리에 선 제 마음은 돌같이 무겁고 어둡기만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 여러분! 대한민국의 정체성의 기반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가치는 개인의 존엄과 자유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도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훼손됐습니다. 시대착오적인 이념갈등을 야기한 것도 모자라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를 편 가르고 적대시하게 만들었습니다. 근현대사를 왜곡하고, 남남갈등까지 부추겨 가면서 국민적 합의도 거치지 않은 채 대북 퍼 주기를 자행해 왔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월요일 에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들으면서 저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위급한 경제난을 타개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노력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현실을 보다 정직하게 직시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정보화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은 지금의 경제위기가 어느 정도의 난국인지 훤히 알고 있습니다. 몸소 체험하면서 피부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들 앞에서 대통령은 그저 우리 경제가 괜찮다면서 걱정 말라는 말만 했습니다. 좀 더 진솔하고 솔직하게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하려는 그러한 노력은 연설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대공황의 늪으로부터 미국을 구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1933년도 라디오 연설을 상기합니다. “이처럼 불행한 때에는 위에서부터 아래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위로 구축해 나가는 계획이 필요하다. 부의 피라미드 가장 밑에 있는, 잊혀진 국민에게 다시 한번 의지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이런 말입니다. 정직한 사회만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정치도 이제는 정직해져야 하고 원칙이 준수되어야 합니다. 특히 고위공직자들을 비롯한 가진 자들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쌀 직불금을 고위공무원이 불법, 부당한 방법으로 타 먹고도 끝까지 버티기를 합니다. 재산 10억 원이 넘는 부유층 세대가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고, 고액연봉자들이 재산세를 체납하며, 미래의 한국을 짊어져야 할 우리의 젊은 학생들이 ‘10억이 생기면 10년 감옥도 가겠다’는 대답을 하는 그야말로 절망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 경제난만이 아니라 리더십의 위기도 겪고 있습니다. 우리 자유선진당은 이미 지난 5월 잘못된 인사와 미국산 쇠고기 파동, 정부․여당 간의 불협화음으로 실추된 정부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서는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바로 리더십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저의 고언 이었습니다. 그러나 막무가내로 버티던 이명박 정부는 고환율 정책으로 물가 폭등을 초래했고 미국발 금융 위기로 경제난이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연일 긴급경제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백약이 무효가 되고 있습니다. 신뢰와 리더십을 잃어버린 정부의 아픔이 고스란히 국민의 고통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종 은 제 몸을 때려야 비로소 소리가 나고, 초는 자신의 몸을 태워야 빛을 냅니다. 뼈아픈 반성과 성실한 설득만이 이명박 정부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시켜 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은 국가적 위기상황의 시작입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헌법은 시장경제 질서를 원칙으로 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시장이 실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는 단순히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개개인에게 자신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해 줌으로써 개인과 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이루어 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국가와 사회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개인은 각자의 능력과 창의성, 성취욕구가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기업인들은 자유와 자율 속에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시장에서의 룰 을 지킨다는 가치를 참여자가 공유할 때 비로소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만 하면 된다는 식의 물질만능주의, 성공만능주의의 사고로는 경제발전도 선진국 진입도 불가능합니다. ‘키코’ 사태에서 보듯이 금융기관이 위험 가능성에 대한 설명 없이 실적주의로만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관리 감독하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시장경제 질서는 경쟁을 통해 승자는 계속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패자는 부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명하고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낙오되거나 소외된 약자를 보호하는 장치도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보수주의가 지향하는 따뜻한 시장경제입니다. 신보수주의란 반공․친미․기득권에 얽매이는 보수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기초가 되어야 할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는 가치 중심의 보수, 사람 중심의 보수주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기형적인 경제정책, 원칙을 무시한 경제정책으로 서민 생활과 중소기업은 더욱 피폐해졌습니다.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 앞에서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일감을 나누어 주고, 공정한 임금을 지급하며 사회에 기여해야 합니다. 대기업 노조들이 앞장서서 하청업체와 비정규직에게 일자리를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아울러 투쟁 일변도의 노동쟁의, 파업을 위한 파업은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강성 노조로 인해 해외자본이 발길을 돌리는 일이 더 이상은 없어야 합니다. 그것은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일입니다. 동시에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은 물론이고, 일자리의 부족과 물가 불안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실업자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좌파들은 미국발 금융 위기가 발생하자 ‘시장경제의 파탄’이니 ‘미국식 자본주의 붕괴’니 하면서 마치 시장경제시스템이 붕괴한 것처럼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위기는 시장경제라는 제도가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원칙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공정한 경제, 따뜻한 경제는커녕 도덕적 해이와 리더십의 위기가 초래한 불상사입니다. 그리고 이런 잘못을 감독하고 규제해야 할 금융감독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국발 금융 위기는 1930년대의 대공황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파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IMF 금융 위기 때보다 몇 배나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개인과 기업들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그 결과에 철저히 책임을 지도록 금융감독체계를 재정비해야 합니다. 또 다시 포퓰리즘적 경제정책으로의 회귀는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순간적인 포퓰리즘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소탐대실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김대중 정부 때 IMF 환란을 막기 위해 대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을 주장한 바가 있습니다. 2000년 당시 검찰총장 탄핵 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을 때에도 저는 야당 총재로서 정부의 공적자금 동의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습니다. 동시에 재계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확실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적극 주장했었습니다. 시장질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필요할 때에는 정부가 적시에 과감하게 개입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많이 흘렀습니다만, 현재의 경제난을 타개할 방법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발 금융 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9월 16일에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인 여․야․정 정책협의회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그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를 촉구해 왔습니다. 10월 17일에는 은행에 대한 충분한 정부의 지급보증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시장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틀이나 지나서야 1000억 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안을 발표했습니다. 그것도 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최소한의 장치도 갖추지 못한 채 말입니다.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에 경제는 요동치고 실물경제에 대한 압박은 그 누구보다도 경제적 약자인 영세민과 서민 그리고 중소기업을 수렁 속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또다시 우리나라에 IMF 구제금융을 해야 한다는 그런 논의가 나올 지경이 됐습니다.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IMF 금융 위기 때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나라 은행이 헐값으로 외국계 은행에 넘어갔던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에 지급보증을 할 때에는 반드시 주식이나 채권 등의 담보를 확보할 것을 다시 한번 정부에 촉구합니다. 은행의 방만한 운영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자유선진당은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정파와 계파를 초월해서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일찍이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지난 10월 28일, 한나라당이 우리 당의 제안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민주당도 여․야․정 정책협의회 구성에 동참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국가적 위기 앞에는 정당도 계파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 함께 지혜를 짜서 국가적 위기, 전 세계적 위기에 대처합시다. 또한 위기 타개의 방안으로 종부세와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재산세 양도소득세 부가세 등 거론돼 온 감세정책에 대한 범위와 방법, 재정지출 확대방안도 여․야․정 정책협의회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대선 때부터 주장해 온 공기업 민영화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공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공기업을 헐값에 매각하거나 특혜 매각을 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출총제 폐지에는 저희 당은 찬성하지만 금산분리 완화에는 반대합니다. 금융감독체계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금산분리 완화는 시기상조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금산분리를 완화한다면 재벌의 사금고화로 인한 금융과 산업의 동반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계층이 영세민과 서민입니다. 이들의 상당수가 비정규직입니다. 지난 정권이 만든 비정규직보호법으로 인해서 내년 7월이면 100만 명 이상이 고용 불안 상태에 처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차별로 인한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입된 비정규직보호법이 도리어 비정규직들의 직장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실물 경제가 침체되고 있는 지금,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계약근로기간을 연장하고 차별을 금지할 수 있는 조치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청년 실업 문제와 높은 교육비는 단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에서는 교육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등록금 1000만 원 시대를 맞이하여 등록금으로 인해 고통 받는 서민을 위해서 우리 당은 내년 1년만이라도 대학 등록금을 동결할 것을 제안합니다. 동시에 일정 소득 이하의 가정에 대해서는 등록금과 학습비를 무이자로 융자해 주는 등 특단의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쌀 직불금 사태에 대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지난 정권의 일이다, 아니다 하면서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쟁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쌀 직불금 제도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집행 실태는 어떠했으며 앞으로의 제도적 개선책은 무엇인지를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래지향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에 국정조사의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은행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문제가 일단락되면 이명박 대통령은 현 경제팀을 반드시 교체해야 합니다. 강만수 경제팀이 외국의 금융기관이나 언론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해외에서 한국의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고 또 그 영향으로 은행의 외자조달이 어려워진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경제팀이 시장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미안하지만 정부가 그 어떤 정책을 발표해도 백약이 무효인 것처럼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는 자고로 전투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그것은 이기는 장수를 말하는 것이지 패장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미 전투력을 상실한 장수에게 전투를 계속 맡겨 보았자 결과는 뻔합니다. 강만수 장관팀을 고집하는 것은 자만을 넘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자기 방어 수단일 뿐입니다. 강만수 경제팀을 경질한 후에는 부분적인 거국경제내각을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교육에도 헌법적 가치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자유라고 하는 우리 헌법의 원칙과 가치는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능력과 창의성 그리고 성취 욕구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인성이 개발될 때 비로소 국가와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교육의 기본목표는 사회 발전을 이끌 인재를 길러냄과 동시에 뒤처지는 학생에게는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이러한 교육의 기본이념을 확립하는 데 늑장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좌파정권에 의해 강화된 획일적 평등주의, 하향 평준화와 주입식 교육이 굳어져 정부가 대학입시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지시하는 행태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입생 선발을 포함하여 대학의 자율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정부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간섭은 이젠 그만 두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자유롭게 경쟁하고 스스로 발전해 나가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교육목표와 방법을 국가나 특정 집단의 교육철학으로 획일화해서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습니다. 평등만능주의는 빨리 청산해야 할 포퓰리즘적 유물입니다. 고교평준화를 당장 폐지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획일적이고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진지하게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또 교육개방을 두려워해서도 안 됩니다. 최근 국제중학교 설립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국제중학교 설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합의가 국민 정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조기유학 열풍이 불고 기러기 아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이때 사회적 합의 운운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도 교육개방을 통해 100곳 넘는 국제학교가 들어가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보다도 더 폐쇄적인 교육제도에 매몰되어 있는 이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하루라도 빨리 획일적인 교육, 하향 평준화된 교육 그리고 교육의 폐쇄성을 털어내야 합니다. 교육 개방을 통해서 국제화와 정보화 시대를 선도할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야 합니다. 그러나 부자나 특수계층만 들어갈 수 있는 한두 개의 귀족학교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가난한 학생도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들어가 배울 수 있도록 장학제도를 확충하고 외국의 유수한 학교도 이 땅에 분교를 만들 수 있도록 국제학교를 대폭 늘려야 합니다. 올해 일본에서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세 사람, 노벨화학상 수상자 한 사람, 모두 네 사람이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모두 1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통탄하면서 과학 기술자에 대한 예우나 대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일본도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하고 그 점은 우리나라와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러나 노벨상을 향한 접근방법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서 ‘노벨상 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했습니다. 교직원, 동문, 독지가의 긴밀한 지원망을 구성하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자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미래지향적인 교육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비로소 가능한 것입니다. 이는 창의력과 상상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폭넓은 독서와 토론학습, 논리력을 갖춘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서 함양됩니다. 문제해결 능력이 아닌 단순히 시험점수를 잘 받기 위해 문제 푸는 요령만 사교육을 통해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우는 그런 학생들에게 과연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올해 일본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가 일본 대학입시 수준과 교과서 수준을 탓하면서 사고력과 독서력이 없는 사람만 양산해 낸다고 일본의 평준화 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지난 10년 동안 천재를 바보로 만들어 온 획일적인 평등주의 교육을 하루 빨리 청산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결코 선진국 대열에 동참할 수 없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교육의 주체는 교원입니다. 따라서 날로 늘어나는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공교육의 개혁도 교사가 주도적으로 할 때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교조식의 잘못된 방법은 결코 개혁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난 정권에서 뿌리 깊게 심어 놓은 특정 이념에 경도된 교육에 우리의 자녀들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반미․반자본․반보수만이 최고의 선이라는 식의 좌파 이데올로기가 교육계를 더 이상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균형 잡힌 교사, 헌법적인 가치를 알고 실현할 수 있는 그러한 교사가 올바른 공교육 개혁을 주도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원의 질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원평가제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2010년에 교원평가제를 전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평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합니다. 교원평가가 교원 퇴출의 도구로 악용되어서도 안 됩니다. 평가기준을 투명하게 하고 이의 제기와 재평가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교원평가제와 관련한 소모적 논쟁은 그만두고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에 매진해야 합니다. 뒤틀린 남북관계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좌파정권은 지난 10년 동안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북한 체제가 변화하고 핵도 포기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무려 3조 5000억 원을 햇볕정책이라는 미명하에 퍼부었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변했습니까? 협력과 지원은 오로지 김정일 정권을 위한 것이었음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작금의 군사 실무협상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를 ‘역도’요 ‘패당’이라고 부릅니다. 군 통신망 정상화를 위해 통신자재와 장비를 제공해 달라고 날마다 조르면서도 욕을 합니다. 아니 ‘역도’ ‘패당’이라면서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하라는 그러한 압박도 가하고 있습니다. 6․15 선언 중 남측의 연합제 선언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에 서로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선언입니다. 또 10․4 정상 선언은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불과 몇 달 앞두고 14조 원이라는 엄청난 액수가 소요되는 각종 사업을 국민적 합의도 거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합의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남북대화에 안달이 난 정권처럼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 선언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등 기본적인 대북원칙도, 목표도, 기조도 확립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통령은 야당의 대북정책 노하우를 활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실패한 햇볕정책을 다시 쓰겠다는 얘기입니까? 또다시 북한에 질질 끌려다닐 것 같아 매우 불안합니다. 좀 더 직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작금의 안하무인적인 북한의 태도는 이명박 정부가 유발하고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상생과 공영’은 지금까지의 모든 정권이 추구해 온 것입니다. 상생과 공영이 아닌 남북관계가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습니까? 그리고 ‘비핵․개방․3000’은 불확실한 가정법에 의한 비현실적인 정책일 뿐입니다. 북한이 통미봉남을 꾀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북원칙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지난 10년 동안의 햇볕정책은 친북반미단체들이 북한의 대남전략을 우리 사회에서 능동적으로 재연하고 확대 재생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인사정책에 실패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따른 대미협상에서 실수한 뒤 초기 대응에까지 실패한 결과, 국민의 불신과 함께 그 동력을 잃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이 터졌습니다. 평화로운 관광지, 아름다운 해금강 바닷가에서 일출을 감상하던 우리 국민이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한 사건은 국제법 위반을 논하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모순적인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대한민국이 사실은 정전 이후 1년 365일 계속해서 긴장 속에 놓여 있었음을,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의 햇볕정책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음을 백일하에 드러낸 것입니다. 햇볕정책이 초래한 것은 북한의 변화가 아니라 깊은 갈등과 긴장뿐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외형적으로는 남북 간에 평화가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전혀 평화롭지 못한 나라, 내부적으로는 깊이 파인 자상 에 신음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제 나라 국민이 백주대낮에 달러로 현금을 쥐어주면서도 북한군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대해 항의 한 마디 크게 못했습니다.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북한과의 관계가 일시적으로 악화되더라도 이명박 정부는 확실한 대북정책과 입장을 견지하고 일관성 있게 밀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하고 당분간의 불편함은 함께 견디자고 이렇게 진솔하게 고통분담을 호소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부도 지난 정권과 같이 북한에 질질 끌려다니게 될 것이고, 국민적 부담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국론 분열로 인한 남남갈등도 갈수록 깊어질 것입니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국민이 계속 희생해야 합니까? 김정일 정권을 위해서입니까? 대한민국을 위해서입니까?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더 이상 국가의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해서도 안 됩니다. 대북관계의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공존이어야 합니다. 기조는 북핵 폐기와 북한체제의 자유개방이며, 대북원칙은 상호주의여야 합니다. 물론 인도주의적인 식량 지원은 상호주의의 예외로 인정됩니다. 이와 같은 대북원칙과 기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는 남북관계의 경색이 올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경색이 오면 우리 국민은 이를 두려워하고 햇볕정책을 그리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치러야 할 홍역입니다. 일시적인 홍역과 불편은 견뎌내야 합니다. 한 번 견뎌내고 나면 새로운 남북관계가 설정될 것이고, 진정한 평화와 공존이 한반도에 찾아 올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신념이자 헌법정신입니다. 자유의 정신이 있었기에 우리 국민은 6․25전쟁의 처참함과 공포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자유의 정신이 있었기에 전쟁이라는 폐허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산업화를 일구고 가난으로부터의 자유를 찾았습니다. 북한에도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도도하게 퍼지고 확산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결코 북한을 고립시키거나 와해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 주민의 인권과 자유가 존중되고 북한이 진정한, 대등한 동반자가 될 때 비로소 한반도에는 평화가 정착될 것입니다. 한반도에 핵이 존재하는 한 진정한 평화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동북아 질서의 안정에도 필수적입니다. 북한은 최근 6자회담을 통해 관련 당사국들 사이에 합의한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다시 재개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핵문제 해결의 진전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후퇴했던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과거로의 회귀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 어떻게 검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없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가장 큰 실책이지만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부분에 대한 입장 표명조차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로 나가지 않으면 핵확산 금지로 끝날 우려가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는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의 모든 핵시설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정확하고도 완전한 검증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보다도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고 이를 위해 정부는 6자 회담 당사국들과 보다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앞장서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6자 회담을 이끌고 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21세기 대한민국의 지향점은 바로 선진화입니다. 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하는 치열한 무한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국가구조로는 불가능합니다. 최소한 50년 이상을 내다보고 국가구조의 틀과 제도를 혁신해야 합니다. 국가구조를 대개조하기 위해 권력구조, 의회제도, 사법제도, 행정체제 개편 등을 포함한 전면적인 헌법개정까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래로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제국가였습니다. 정치는 물론 자본 금융 정보 문화 인재 나아가 기회까지 모든 것이 서울로 집중되었습니다. 이른바 ‘서울공화국’입니다. 서울 중심의 대한민국은 국가 전체의 에너지와 힘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지방을 무력화시키며 국가경쟁력을 약화시켜왔습니다. 역대 정권마다 지방 균형발전 정책을 말했지만 대부분 구두선 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국가운영으로 지역적 특성과 잠재력이 발휘될 수가 없습니다. 중앙정부가 모든 권한을 움켜쥐고 있는 지금의 국가구조로는 무한경쟁의 글로벌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화가 곧 지방화라고 했습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지방에 이양해야 합니다. 지방정부가 하나의 국가와 같은 권한을 가지고 지역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지방정부가 강화된 자치권을 가지고 세계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여 선진국과 직접 경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발전이 전제되지 않은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지방고사정책입니다. 행복도시 건설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도 원안대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결단과 실천만 남았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선진화시대에 대비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구조를 바꿔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과 추세에 우리가 한 발 늦는다면 우리는 100년 전 개방에 한 발 늦어 나라를 잃은 것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다시 하게 될 것입니다.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 것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는 제2의 도약을 하느냐 주저앉느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국가구조를 바꾸는 일은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진정 나라를 위하고 국민과 후손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단을 해야 할 때입니다. 꿈은 꾸는 자에게만 이루어집니다. 무한경쟁 시대에는 지혜로 위기를 모면하고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백년지대계를 그리지 않고는 조국의 선진화는 요원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영혼의 자서전’이라는 책에 제가 좋아하는 글귀가 있습니다. “주님, 저는 주님의 활입니다. 제가 썩지 않도록 저를 당기소서 그러나 주님, 저를 너무 세게 당기지는 마소서 부러질까 두렵습니다. 아니, 주님, 힘껏 저를 당기소서 당신이 원하신다면 제가 부러진들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저는 작년에 부러졌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와 우리 자유선진당은 언제나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면 부러져도 좋다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면서 제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회창 총재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