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 상정합니다. 오늘은 신민주공화당을 대표해서 동당 총재이신 김종필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읍니다. 김종필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의장,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역사의 역류에 휘말려 강요되었던 정치적 단절을 딛고 일어서서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참으로 만감이 교착함을 금할 수 없읍니다. 생각하면 우리는 그동안 숱한 우여곡절과 진통을 겪으면서 이제야 비로소 국민의 의지로 민주화를 열어 나갈 수 있는 헌정체제를 마련했읍니다. 국민이 자유로이 선택하고 뜻대로 교체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 놓게 된 것입니다. 여기까지 이르는 동안 수많은 희생이 있었읍니다. 어느 의미에서는 불가피했던 과정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겠읍니다만, 저는 이분들의 거룩한 밑받침에 대해서 머리 숙여 감사를 올리는 바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소중한 민주화의 뿌리가 어김없이 이 땅에 굳건하게 착근하게 하여야 할 것이며,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넘겨줄 유산으로 정성껏 가꾸고 키워야 하겠읍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짐합니다. 그것은 이 소중한 자산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여하한 경우이든, 어떠한 명분으로든 간에 헌정절차에 의하지 않는 혁명적인 수단이나 물리적인 방법, 혹은 충격적인 방법의 행사를 단호히 영원히 배격해야 한다는 일입니다. 시대의 진운에 따라 우리는 부단한 개혁과 발전을 추구해야 하지마는 어디까지나 합헌적 방법과 민의에 의한 순리에 따라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대화와 타협, 설득과 납득에 의한 협력과 화합을 기조로 하는 민주정치를 정착시키고 생활화해야 합니다. 우리 당은 이와 같은 정치철학으로 국정에 임할 것입니다. 오직 국리민복을 기준으로 하여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며, 찬성과 반대를 분명히 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국정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지는 정책정당으로서의 옳은 자세를 견지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시대를 열어 나가는 데 적응할 수 있도록 발상이나 체질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그를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이제 이 나라의 정치현안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제13대 국회는 40년 헌정사상 일찌기 없었던 4당 정립 체제의 국회입니다. 이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대화와 타협, 견제와 균형의 기조 아래 기필코 참된 민주화를 구현하라는 국민의 강한 의지의 발현인 동시에 지상명령으로 이를 경건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한 인식에서 우리 국회가 할 일이 무엇이겠읍니까? 그것은 새 시대를 정의롭게, 건전하게, 그리고 국민의 신뢰 속에서 활짝 열어 나가야 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 시대의 비리를 과감히 척결하고, 아울러 비민주적인 제도나 장치를 대폭 개선해서 새로운 정치구조와 기능을 정립하는 일입니다. 국회가 시대와 국민의 여론에 부응코자 7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모든 진상규명으로 현안에 대비하게 한 것은 국회의 민주화 의지를 명시하는 처사로서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구성과정에서 노정되었던 개선되지 않은 발상이나, 당리당책에서 벗어나지 못한 체질이 국민의 빈축을 샀던 일련의 작태들은 마땅히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7개 특별위원회는 최선의 활동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예외나 방해나 부당한 강요 같은 것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당이나 어느 개인의 차원에서 벗어나서 국민적 차원에서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정당하게 매듭지어져야 하겠읍니다. 특히 중요한 일은 제5공화국 비리 문제입니다. 5․17 세력은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기치를 들고 출범했다고 알고 있읍니다만, 어떻게 해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엄청난 비리를 자행할 수 있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읍니다. 반면 도대체 제11, 12대 국회는 그러한 비리를 전연 몰라서 조사를 하지 안했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손댈 수 없는 상대라서 못 했는지, 이 역시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 모든 표리부동한 힘의 논리를 내세워 국가를 사유화한 듯한 비리가 허용된 것도 알고 보면 국회의 부재를 지적 안 할 수 없읍니다. 우리는 전모를 캐내서 국민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현명한 민의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이 땅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리가 재연되지 못하도록 장치를 해야 하겠읍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서 전두환 전 대통령께 충심으로 충고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제5공화국에서 있었던 여러 일에 대해서 국민들이 그 진상을 옳게 캐라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읍니다. 전 대통령께서는 여기에서 이 국민들이 생각이 무엇인지를 잘 아실 줄 믿습니다. 한 시대의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 계셨던 그 위치에서나 혹은 철학에서 이러한 국민들에게 옳게 인식을 다시 드릴 수 있는 현명한 운신을 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다음은 5․18 광주항쟁사태입니다. 사태 발발 이후 8년이 경과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상규명을 못 한 데에도 문제가 있읍니다. 비록 엄청난 힘에 억눌려 부득이했다는 변명이 있을 법합니다만, 이 역시 국회 부재의 소치라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참고 기다리다 못해 우리 국민이 4당 정립이라는 방법으로 비로소 진상규명의 때와 힘을 적절히 제공해 준 참뜻을 우리는 참되게 헤아려야 하겠읍니다. 국민은 그 엄청난 비극의 원인, 과정, 그리고 매듭지어야 할 결과를 알고 싶어 하고 있읍니다. 알 권리가 있고, 알아야 결과 지을 수 있읍니다. 그것은 잃었던 명예는 회복되어야 하고, 상처는 아물어야 하며, 아직도 허공에서 방황하는 젊은 고혼들은 달래서 명복을 빌어 드려야 하며, 증오와 오해는 풀어야 화해로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광주항쟁의 진상규명을 통하여 일찌기 없었던 관용과 화해와 새로이 다져져야 할 사랑과 슬기로써 엄청난 민족의 불행을 급기야는 이겨 내는 위대한 교훈을 후세에 남겨야만 하겠읍니다. 제13대 국회가 어김없이 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는 민주적 법질서를 바로잡는 일입니다. 우리는 인권을 짓밟거나, 독소로 인하여 국민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되거나 저해되는 일체의 반민주적 법률을 개폐하여야 합니다. 민주시민의 생활은 법에 의하여 보장되고 자유로와야 합니다. 동시에 위정자의 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본연의 기능에서 훨씬 일탈한 권능이 부여되어 있거나, 그로 인하여 월권적 정치개입을 일삼아 온 조직이나 기관은 원기능으로 돌아가게 하여 국가 전반기능이 각기 정당한 위치에서 조용하면서도 알차게 발휘되도록 해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최근 사법부의 민주화 의지에 진심으로 경의를 드리는 바입니다.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국가의 모든 기관과 사회의 모든 분야와 제 기능들이 현주소를 냉철하게 인식하면서 일탈한 위치에서 되돌아가 그곳에서 자기 소리를 다듬어 내게 하는 정돈이 필요하겠읍니다. 그래야만 질서 속에서 다양한 각계각층의 소리를 옳게 수렴할 수가 있다고 믿습니다. 의원 여러분! 민주주의는 선거로 비롯됩니다. 그러므로 선거에서 관권이 개입하고, 금력이 난무하는 부정불법이 자행된다면 민주주의를 안 하겠다는 작태일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지난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는 바로 그런 타기할 선거였읍니다. 개원국회 벽두에 부정선거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설치된 것은, 선거부정을 척결하여 앞으로는 그런 부정불법 타락선거가 재발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읍니다. 우리는 위원회가 양대 선거의 부정사례를 철저히 규명하고 대통령선거법과 국회의원선거법도 개정하여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모든 선거가 명랑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가 보장되도록 그 기틀을 마련해 낼 것을 기대합니다. 7개 특별위원회 중 하나가 지역감정 해소 문제를 다루게 된 데 대하여 우리는 성의를 가지고 그 활동에 협력해야 하겠읍니다. 양대 선거를 통해서 노골화된 영호남의 대립은 어느덧 국민 간의 갈등을 조성하고, 국민적 화합을 저해하는 망국적 현상으로까지 심화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걱정스럽습니다. 이의 해소는 일조일석에 될 성질의 것이 아니며, 많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해소되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 정부는 공정한 인사행정, 균형 있는 지역개발, 모든 기회의 균등 등을 통해서 형평의 원리를 충실하게 시행함으로써 감정대립을 꾸준히 해소하는 데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국회와 정치인들은 스스로의 차원에서 해소에 노력을 함은 물론이고 정부 시정에 적극 협력하면서 상호 신뢰회복에 성의를 다해야 하겠읍니다. 이러한 시행과 국가발전에 수반하는 지역적 균형, 또는 생활의 여유가 점차 동포애를 불러일으켜, 마침내는 화해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꾸준한 정성을 펴 나가야겠읍니다. 실질적인 민주화를 위해서는 완전한 지방자치제도를 실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 당은 각급 지방의회는 물론이고, 자치단체의 장을 직선하는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믿습니다. 지방자치제도의 실시는 빠를수록 좋겠읍니다만, 이에 필요한 제반 행정적, 법률적 준비가 매우 미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제도는 지역감정 해소에 전연 무관하지 않음을 감안하여 우리는 정부에게 충분한 보완을 바라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는 그동안 민주화 투쟁을 하다가 구속되었거나 권리를 박탈당한 인사들은 전원 석방하고, 복권해 주어야 함은 물론이고 지명수배 중인 인사들도 이를 해제해서 이들이 모두 우리와 더불어 민주화 대열에 동참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해 왔읍니다. 그럼에도 6월 30일의 조치는 매우 미온적인바, 우리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어제와의 단절과 새 시대의 진입을 위해서 대담하고 성의 있는 조치를 다시 촉구를 하는 바입니다. 또한 5․17 세력의 등장과정에서 부당하게 직장에서 추방된 해직공무원과 각계 직장인들의 복직, 혹은 보상 또는 명예회복 이런 일들을 지체 없이 취해 주시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우리는 국민이 무엇보다도 국정의 안정을 희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읍니다. 국정의 안정은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어서 국민의 모든 욕구를 수렴하고, 보람으로 되돌려 주는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운영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또한 국회는 국민들로부터 의지되고, 신뢰와 존경을 받는 존재가 되어야 하겠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제13대 국회의 뜻을 확실히 체득하고, 의당히 해야 할 일을 안 한다든가, 해서는 안 될 일을 거침없이 한다든가 하는 용서받지 못할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민주화를 이 땅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 이 전당에 모였음을 겸손하게 새기면서 책임을 다해야 하겠읍니다. 다음은 통일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읍니다. 조국통일은 우리 민족의 숙원이며, 절대절명의 지상과제입니다. 우리 민족 치고 어느 누가 통일을 원치 않는 사람이 있겠읍니까? 그러나 우리의 열망만으로 통일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안타까움과 고뇌가 있는 것입니다. 통일이 아무리 우리 민족의 절실한 염원이라 하더라도 지난날 동족상잔의 비운을 겪었던 우리로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다시 피를 흘리는 비극을 겪어야 할, 평화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할 수는 없읍니다. 통일이 다소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동족상잔의 비극만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통일 문제는 그 역사적 배경으로 보나 현실상황으로 보나 국내 문제인 동시에 국제 문제가 아닐 수 없읍니다. 안으로는 남북 간의 민족적 화해를 추구하고, 밖으로는 국제적 이해와 협력을 얻어 내어 우리의 통일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 없이 통일은 이루어질 수 없읍니다. 따라서 우리의 통일을 위해서는 대북화해노력을 끈질기게 경주하는 한편, 국제적 여건조성을 위한 보다 폭넓은 통일외교를 전개해야 합니다. 오늘날 국제적 화해 개방의 물결이 세차게 일고 있다고는 하지마는 남북 간에는 지난날 한때 있었던 대화의 문호마저 굳게 닫힌 채 조금도 관계개선의 상황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국제적 환경 역시 우리의 통일을 뒷받침할 수 있을 만큼 성숙돼 있다고는 볼 수 없읍니다. 항간에서는 간혹 우리와 똑같은 분단국가인 중국이나 독일 등에 비해서 우리의 조국통일이 오히려 쉽게 성취될 수 있는 양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 듯합니다만, 어느 모로 보나 다른 분단국가에 비해서 우리의 통일여건이 유리한 상황에 있다고 보기에는 매우 어려운 점들이 있읍니다. 중국과 독일의 경우 그동안 여러 차례 지도체제의 변화에 따른 화해의 노력으로 각기 활발하게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 반해서 북한에는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남침을 자행했던 지도체제인 1인 독재체제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음을 알아야겠읍니다. 이것은 국제적 화해 개방 추세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굳게 경직되어 있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국제적 화해기류에 편승해서 북한도 다른 분단국가의 공산권과 마찬가지로 화해 개방의 방향을 지향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판단 아래 무계획적으로 통일열망을 그대로 행동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북한의 실상과 우리의 통일실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사실 그동안 정부는 통일 문제에 관해 너무나 폐쇄적인 입장을 취해 왔읍니다. 그러나 우리도 그동안의 국력신장으로 이제는 자신을 가지고 북방정책을 능동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읍니다. 이는 곧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요구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제부터 정부는 국민들에게 북한의 실상과 통일 문제의 실태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여 통일논의를 개방하고, 그를 통해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읍니다. 그리하여 가능한 한도 내에서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활발하게, 효과적으로 남북교류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북접촉을 위한 창구만은 정부로 일원화해야 하겠읍니다. 이것은 대북접촉을 정부만이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각계각층이 실질적인 교류와 접촉은 하되, 반드시 그를 알선하고 지도하고 주선하고 조정을 하고 또 지원하는 등의 활동은 정부가 맡아서 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통일원은 전면에 나서서 국민들의 통일논의와 교류 등을 위한 창구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하여 일부 국민들이 충분한 예비지식도 없이 과열된 행동을 벌이는 일이 없도록 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원에서도 교육자들이 신념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설득해서 거리가 아닌 학원에서 학생들이 마음껏 통일논의를 전개하여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응분의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교육적 배려를 해 나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학생들이 요구하고 있는 8․15 남북학생교류 문제도 정부와 학원이 공동노력을 기울여 충분한 주선과 준비를 해서 가급적 많은 학생들이 이런 기회를 타서 북의 실상과 통일 문제의 현주소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겠읍니다. 아울러 국회에서도 특위활동을 통해서 통일을 향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과 적극적인 조치들을 강구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는 보다 냉정한 현실 판단과 많은 참을성을 가지고 끈질기게 통일을 향한 인고의 행진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엄연한 현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하겠다고 믿습니다. 다음 우리의 경제적 현실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지난 육칠십 년대에 걸쳐 온 국민의 피와 땀으로 자본축적과 중화학공업을 통한 산업화의 기초를 다졌읍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읍니다만 우리는 경제적 기반 조성을 위한 성장정책에 주력하느라 미처 그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80년대는 그동안 다져진 산업화의 기반을 발판으로 구조적 모순과 격차를 해소하여 균형발전을 이룩했어야 할 연대였읍니다. 그런데 80년대 초에 등장한 5공화국은 그러한 모순과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국민경제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고 믿어집니다. 아무런 결론과 철학도 없이 그저 무정견한 정책으로 일관하였기에 소외 부문에 대한 집중투자를 외면한 채 시급하지도 않은 서비스 부문 등에 귀중한 국가재원을 소비했읍니다. 더우기 부패한 정치권력과 결탁한 특혜 독점자본이 국민경제를 지배한 가운데 중소상공인 농어민 근로자 등 국민 일반의 경제적 권익은 짓밟히기만 했읍니다. 이 기간 중에는 3저 현상의 호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 채, 균형발전을 통한 도약에 실패했던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었읍니다. 다만 어느 정도의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개선을 이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도 80년대 초 우리의 사정과 비슷한 경제여건에서 출발했던 대만을 비롯한 여타 중진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경제는 이 기간 동안에 체질의 강화, 균등한 분배, 소외의 극복과 경제적 복지의 실현 등에 너무나 미흡했으며 오히려 정경유착으로 부 집중의 가속화, 계층 간 지역 간의 격차 이것을 또한 심화시켰고 경제윤리의 타락, 소비풍조의 만연, 부정부패의 확산 등 매우 심각한 문제들을 초래한 것입니다. 특히 저곡가의 강요, 무분별한 축산물의 도입 등 농정의 부재로 농어가의 부채를 누적시키고, 농어민의 생계를 압박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실정 이라고 지적하는 바입니다. 정부는 농어촌 부채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특별대책을 세우고, 농어민에게 새롭게 자조할 수 있는 재출발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더우기 대외적인 통상마찰의 심화와 개방 압력, 환율조정 압력, 그리고 이미 밀어닥치고 있고 올림픽 후에 더욱 심화될지도 모르는 경기후퇴와 인플레 압력 등 매우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특히 개방 압력과 관련해서 선진국들의 자세는 마땅치 않은 점도 많지마는 이제 우리는 그들의 개방 압력에 대하여 불만만을 토로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수출입국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오늘날 개방교역시대의 흐름을 직시하고,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정부는 농어민이나 낙농가 등이 입는 피해를 철저히 보상해야 합니다. 이상과 같은 국내외적 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이제 우리는 금융, 세제, 물가, 수출입구조 등의 개선을 통한 민생안정과 국민경제의 향상을 위한 경제정책의 일대전환이 요구된다고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우리는 경제정책의 중점을 경제민주화를 통한 국민경제생활의 균형적 향상과 보람 있는 삶을 추구하는 데 두고, 성장활력을 유지하여야 합니다. 이제 우리 경제는 종래의 정부주도체제로부터 더 이상 발전할 수 없게 되었읍니다. 따라서 우리는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하여 민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공정한 경쟁을 지향하며, 정부의 규제와 간섭 또는 특혜 등을 배제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공정거래와 소비자 보호에 역점을 두고, 분배정의의 실현과 고도성장과정에서 소외된 농어촌, 중소기업과 지방산업, 영세상공업 등에 재원을 집중하여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해 나가도록 해야 하겠읍니다. 다음 사회 문화 부문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하겠읍니다. 사회현상과 문화 예술의 표출은 한 나라의 시대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겠읍니다. 현재 우리는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모든 분야에 수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읍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인권과 자유의 억압, 자율성의 상실, 산업 간, 지역 간, 계층 간의 갈등, 노사 간의 분규, 사회정의의 붕괴, 인간성의 상실, 강력범죄의 격증, 심각한 주택난 등 실로 엄청난 문제들이 산재해 있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척결되거나 광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이 적지 않은 불안감에 쌓여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사회 문제의 근원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를 우리는 똑똑히 알아야 하겠읍니다. 이것은 단적으로 말씀드려서 5공화국의 비정 이 빚어낸 부조리가 오늘에 그대로 나타난 개탄스러운 현상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 문제는 결코 임시방편적인 대증요법으로는 해결될 수가 없으며, 사회개혁적인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겠읍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자유와 자율성이 보장되어, 각기 자기 책임하에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민주적 사회질서와 바탕이 마련되어야만 하겠읍니다. 지난날 근로자들에게 소리가 없었읍니다.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그 그늘 아래 안주하던 기업주들이 정부의 힘을 빌어 그들의 인고와 침묵을 강요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민주화시대에 들어오면서 그들은 겨우 자기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들이 자기 위치를 정립할 때가 바로 되었읍니다. 이런 데에서 대립이 생기고 갈등이 생겨 큰소리가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만 인내와 성의를 가지고 공존공영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대화를 통해 타협을 하고, 새 시대에 맞는 건전한 노사관계를 정립해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정치와 행정은 이를 적극 뒷받침해야겠읍니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적지 않은 노사 간의 갈등이 있었지만 끈질긴 인내와 대화 끝에 스스로 타협점들을 찾아내고, 원만하게 타결들을 해 가는 성숙된 모습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무적이 아닐 수 없읍니다. 농어민, 도시영세민, 장애자, 전상자 등 사회의 그늘진 곳에 대한 재정투자의 증대와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최대한 확충 강화하여 모든 국민이 억울함과 불만이 없이 고루 잘살며 행복을 함께 나누어 가지는 복지사회 건설을 촉진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국민의 절반을 점하고 있는 여성의 보다 실질적인 권익신장을 적극 도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여성의 사회적 대우에 차별을 두지 않으며, 기회를 균등히 부여하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데 주력을 하겠읍니다. 사회기강과 도덕성의 확립은 자율성을 기본으로 하는 민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초석입니다. 정부는 정치적 민주화, 경제적 공정분배, 사회적 복지화를 통해 사회정의의 실현과 사회기강의 확립을 기하고, 나아가 윤리 도덕과 민주적 시민정신을 진작함으로써 도덕적인 민주사회의 건설을 촉진시켜야 하겠읍니다. 새마을운동은 지난날 우리의 농촌근대화와 소득증대를 위한 정신혁명운동이며 행동혁명운동으로서 크게 기여한 역사적인 국민운동입니다. 5공화국에 이르러 그것이 정치적으로 악용되어 오늘날 그 활동이 너무나 위축되어 있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우리는 이제 새마을운동을 되살려 그를 국민의 정신혁명운동으로 재정립해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정부는 교육 언론 문화 예술의 자유와 자율적인 활동을 철저하게 보장하여 그 발전과 창달을 크게 뒷받침해야 합니다. 특히 교육자치제를 완벽하게 실시하여 교육의 질적 향상과 민주화를 기할 것은 물론이고, 교육투자의 획기적인 증대로 각급 교육시설의 확충과 교원 처우의 개선, 그리고 교원 임용의 적체현상과 재수생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해야만 할 문제들입니다. 학생들의 현실참여와 주장을 무조건 부정하고 강압하는 태도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겠읍니다. 젊은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장한 현실상황에서, 왜 그들이 이와 같은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를 정부와 우리 정치인들은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원 문제의 해결은 강압책만으로는 안 되며, 무엇보다도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 이해와 납득의 과정을 성실하게 되풀이하는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교육자 여러분은 신념을 갖고 민족교육을 위한 스승으로서의 직분을 다하는 교권확립을 하셔야 된다고 믿습니다. 그리하여 교육적 영역을 벗어나 사회문제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일부 학생들을 다시 교육의 도장으로 안아 들이는 교육적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바라는 바입니다. 서울올림픽은 말할 필요도 없이 민족적 대제전으로, 그리고 세계인의 축제답게 훌륭히 치루어져야만 하겠읍니다. 그동안 남북한 간에 서울올림픽에 관한 각기의 주장이 있어 왔지만, 결과적으로 이 시점에서 보면 분할개최나 공동개최는 거의 무망한 실정에 있읍니다. 이 같은 엄연한 현실과 실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한,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되풀이 거론함으로써 오히려 올림픽 행사를 저해하는 요인을 만들어서도 안 되겠읍니다. 국민 모두가 서울올림픽이 지닌 역사적, 국가적 값어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대로의 협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나라에서 거행되는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국가와 민족이 지닌 잠재력을 재발견하고, 민족적 긍지를 드높여 우리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당당한 위치와 성가 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읍니다. 이 같은 시각에서, 우리 신민주공화당은 올림픽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국회의 특별위원회를 통한 활동은 물론이고, 직접․간접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올림픽이 시대의 보람으로 기록되게 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겠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이제 민주화를 향한 새 시대가 열렸읍니다. 민주화는 관념이 아니라 행동철학입니다. 민주화는 우리에게 상호존중, 여유, 호양, 타협, 책임, 인내, 공존공영 등 수다한 낱말들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이들 낱말들이 의미하는 깊은 뜻을 잘 새겨야겠읍니다. 그리고 생활화해 나가야겠읍니다. 정치인, 사회지도자, 특히 정권 담당자들은 다 같이 우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깊이 생각합시다. 영원해야 할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의 명운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고의 세월이 필요한 것입니다. 성급하지 맙시다. 멀리 내다봅시다. 우리 모두 제자리를 지키면서 오늘의 새 시대롤 여는 슬기를 모읍시다. 힘을 모읍시다. 감사합니다.

오늘로 4당의 대표 총재들의 연설을 다 들었읍니다. 경륜 있는 연설을 통해서 의원 여러분들께서는 많은 느낌을 가졌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13대 국회의 명예를 걸고 민주와 화합의 실효 있는 국회 운영이 앞으로 전개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