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그러면 한나라당 총재이신 이회창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21세기 새 천년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사실상 금세기의 마지막 국회이자 제15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대표연설을 시작하면서 저는 참으로 깊은 감회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제 눈앞에 다가온 21세기는 우리 민족에게 통일과 번영을 가져다주는 한민족의 세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이 시대 정치인으로서의 소명을 가슴 깊이 새깁니다. 세계는 지금 새 천년을 맞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나같이 새로운 비전을 중심으로 새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중순 미국과 독일 방문에서 저는 이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변화의 현장에서 저는 우리 정치의 현실을 되돌아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정치는 아직도 과거의 굴레에 얽매여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고 국민의 역량을 모으기보다는 국민 분열을 초래하는 파당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저는 광주와 대전, 청주, 춘천 그리고 부산을 방문해서 현장의 민심을 확인하고 국민들의 가슴에 담긴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지금 이 정권의 독선적인 국정운영에 실망하고 있고 무분별한 개혁 만능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하나같이 김대중 정부의 개혁정책을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무엇을 위한 개혁인지,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개혁은 국민을 위한 개혁이어야 하고 결코 정권을 위한 개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개혁이란 명분으로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땀 흘려 이룩해 놓았던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부정되거나 해체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러한 정략적 개혁정책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개혁정책은 국민의 삶과 안전 그리고 우리 사회의 활력을 제고시키는 미래지향적 개혁으로 재정립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개혁의 목표와 비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저는 21세기를 향한 국가개혁의 목표는 신인본주의 사회의 건설이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국민 개개인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되는 사회, 국민들의 자유롭고 적극적인 참여가 보장되는 사회, 개인의 창의력과 활력이 자유롭게 발현되는 합리적인 시장경제사회, 법의 정의와 공정성이 확립된 법치사회 이것이 우리 개혁이 지향해야 할 신인본주의 사회입니다. 둘째로 개혁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와 동참이 필수적입니다. 국민들을 정략적 개혁의 볼모로 삼아서는 개혁정책이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신들만 옳고 자신들만이 주체라고 우기는 오만과 독선에 찬 개혁은 결코 국민적 동참을 얻어 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개혁은 오히려 국민들의 창조적 힘을 억압할 뿐만 아니라 국민을 분열시킬 뿐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 정권의 개혁정책에서 이러한 잘못된 개혁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이 정권은 야당을 탄압의 대상으로 삼을 뿐 아니라 그동안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 우리의 사회를 이끌어 온 모든 주체들, 심지어는 언론, 시민단체까지도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통제하려 합니다. 셋째로 개혁정책은 그 원칙과 기준이 분명해야 합니다. 원칙과 기준이 조령모개식으로 바뀌고 정권의 이익에 따라 자의적으로 적용된다면 그것은 이미 개혁이 아닙니다. 또한 아무도 개혁에 따른 희생을 감내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권에 잘못 보인 기업은 가차 없이 세무조사와 기업해체의 대상이 되고 권력을 비판하는 언론은 여지없는 탄압의 대상이 됩니다.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혁을 빙자한 정치보복일 뿐입니다. 또한 개혁은 결코 일조일석에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개혁은 우리 사회의 여건을 고려하고 그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정권의 개혁정책은 외국자본의 요구에 맞추기에 급급한 나머지 우리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과속으로 추진되거나 총선을 의식하여 물량과 성과 중심으로 졸속 추진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선진 외국에서도 10여 년간에 걸쳐 달성했던 기업부채율 200% 기준을 우리 기업은 단 2년 안에 달성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자본운영은 경색되어 생산의 탄력을 잃어버렸으며 내일을 위한 투자 또한 극도로 위축되었습니다. 대기업 빅딜정책, 국민연금제도 개혁, 농․축협통합, 교육개혁 등등 많은 주요정책들도 이 같은 졸속개혁으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저는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해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기 위해 개혁정책의 기조부터 전면적으로 재정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이제부터라도 김 대통령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원칙과 기준이 바로 선 개혁, 공정한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새 천년을 준비하는 대통령의 사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경제 구조조정 과정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실업자들이 양산되고 우리의 젊은이들은 취업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채 실업 대열로 밀려나야 했습니다. 이제 정부는 우리 경제가 위기를 벗어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금만 주위를 살펴보면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이 얼마나 현실을 도외시한 선전인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강도 높은 개혁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성공시켰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천문학적인 국가채무를 대가로 한 것이었습니다. 97년 말 92조 원이던 국가채무가 불과 2년 사이에 무려 120조 원 이상이 늘어난 215조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는 이 정부가 자랑하는 기업 구조조정이 기업의 부실을 은행이 떠안고 다시 은행의 부실을 정부가 떠안아 이를 국민이 세금으로 메꾸는 방식으로 추진되어 왔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이 같은 엄청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는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우리 세대의 정책 실패를 다음 세대들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이 이러한 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저는 미국의 균형재정법 및 예산통제법과 같은 가칭 ‘재정적자감축법’의 제정을 제안합니다. 이와 함께 국가부채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국가부채관리전담기구’의 신설을 제안합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는 아직도 대우그룹 사태와 삼성자동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97년 8조 4000억이던 대우회사채 발행액이 금년 6월 말 현재 20조 3000억으로 급증하여 우리 금융시장 전체를 동요시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태는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하여 추진하면서 대우자동차에 쌍용자동차를 인수시키고 삼성자동차와의 빅딜을 강요하던 그 기간 동안에 일어난 것입니다. 이는 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이고 정부가 대우사태를 악화시킬 대로 악화시켰다는 책임을 면키 어려운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투신사 구조조정을 조기에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내년 총선 이후인 7월로 미루고 있습니다. 국민이 우려하는 것은 투신사 구조조정이 가져올 부실의 충격보다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리 경제, 우리 금융의 불확실성입니다.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손실부담원칙을 정하여 투신사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 정부는 또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증가율을 무려 30%까지 높여 놓아 물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선심정책들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의식하여 정략적 차원에서 경제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경제개혁의 핵심과제는 우리 기업들이 세계 거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회복시켜 주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재벌 개혁은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대안 없는 재벌 해체로 성취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의 재벌 해체는 사실상 우리 기업들을 세계 경쟁에 참여할 수 없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아침에 개별 기업으로 분리된 우리의 기업들이 세계의 거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형편이 못 되기 때문입니다. 재벌개혁은 대기업 해체 그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과 같이 글로벌화된 국제환경 속에서 재벌과 중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과 산업 구조개선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경제개혁의 또 다른 과제는 자율적인 시장경제 질서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김 대통령도 그동안 IMF 위기가 관치경제와 관치금융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스스로 시장경제 질서를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지난 1년 8개월간 보여 준 것은 보다 강화된 관치경제와 관치금융뿐이었습니다. 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통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강화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정부의 일방적인 개입과 통제가 자행되는 관치경제 정책으로는 우리 경제와 기업의 창의력을 키울 수 없고 안정적인 경제회복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금융정책 및 기업정책의 운영에 관한 투명한 원칙을 밝히고 예측 가능한 제도적 절차에 의거해 일관성 있는 개혁적 경제정책을 운영해야 합니다. 총선을 의식한 정략적 고려 때문에 어제는 이렇게 하였다가 오늘은 저렇게 바꾸는 하루살이식 관치경제 운영으로는 건강한 시장경제 질서를 회복시킬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경제위기 국면에서 몰락한 중산층, 실업자와 빈곤층 그리고 살기가 더욱 어려워진 농어민 등 소외계층의 고통을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도 200만 명에 이르는 대량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노숙자는 전년에 비해 2배로 증가하였습니다. 대량실업의 장기화는 당사자는 물론 그 가족의 삶을 피폐화시킬 뿐 아니라 삶의 의욕조차도 꺾어 버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는 더욱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태가 지속된다면 결과적으로 우리의 공동체 전체를 위협하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실업대책을 정부 정책의 최우선 과제처럼 주장하던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어느 사이엔가 실업문제를 슬그머니 정책의 뒷전으로 밀어 놓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는 생산적 고용창출을 위해 중소기업과 유망 벤처기업 그리고 영세 소기업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실업자는 물론 서민생활 보호를 위한 보다 내실 있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전국의 농어민 여러분! 우리 농민들의 삶이 날로 피폐화되고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농가부채 탕감을 공약했지만 작년 말 현재 농어민 소득은 무려 12.7%나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도시가구에 비해 2배 이상 감소한 것입니다. 또한 지난 1년 사이에 농가 가구당 평균부채는 30% 이상 늘어났습니다. 농민 1가구당 1700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의 공약을 믿었던 농민들의 기대는 무너져 내렸고 IMF 위기상황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내려간 귀농자의 30% 가까이가 빚만 잔뜩 짊어진 채 다시 도시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수산업도 날치기 통과된 한일어업협정으로 인해 날로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황금어장을 내어 주고 금년 10월 초 현재까지 일본 측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우리 어민들이 올린 어획고는 15만 t 쿼터의 14% 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정부의 무능과 수산업 경시로 인해 우리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수산업의 장래마저 참으로 암담합니다. 이제라도 정부는 지난 2년간의 농어업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보다 근본적인 농어촌 대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불과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뉴라운드 협상에 있어서도 정부의 철저한 대비를 촉구합니다.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세계무역기구 각료선언문 초안은 관세 철폐는 물론 국내 보조의 대폭적인 감축을 강조하는 등 농산물 수출 강대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피폐화된 우리 농어민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만약 정부가 지금처럼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우리 농어촌의 심대한 타격은 물론 농산물 수입국으로서의 식량안보, 환경, 국민건강 등 국가․사회적 문제로까지 심화될 것입니다. 정부당국은 우선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에게는 삶 그 자체와도 같은 쌀농사를 지키고 반드시 쌀 개방 관세유예조치만은 확보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농민들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교육은 잘못된 교육개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수많은 일선 교사들이 교육현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미 2만 7000여 명이 떠난 데 이어 내년에도 1만 1000명이 떠난다고 합니다. 교권이 실추된 것을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가 있었는가 하면 전체 교사의 70%에 이르는 숫자가 교직을 그만두고 싶어 합니다. 스승의 날 학교가 문을 닫아 버리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도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교육의 주체인 교원들의 마음이 교단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교원정책을 재수립해야 합니다. 교원정책은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신장하고 교육권한의 분산과 민주적 교직문화풍토를 진작시킴으로써 교원의 직업적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낙후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GNP 6%의 교육재정 확보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지키기는커녕 지금까지 후퇴시켜 왔습니다. 교육재정은 97년도 GNP 대비 4.6%에서 98년에 4.3%, 99년에 4.2%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우리 당은 교육재정 확충에 관한 한 전폭적인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21세기 우리나라의 재도약을 위해 단기적이고 미봉적인 교육정책이 아니라 전면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국력을 기울여 추진해야 합니다. 이 정부가 그것을 시작한다면 우리 당도 전폭적으로 협조할 것을 약속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이제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새 세기에는 반드시 민족의 통일을 이루겠다는 결의와 포부를 다져야 합니다. 분단의 고통과 소모를 고소란히 안고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소망하는 21세기 선진국으로의 진입은 결코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북 간의 평화공존과 교류협력을 통해서 북한을 변화시킴으로써 민족 구성원 모두가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통일의 꿈을 이루어 가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통일의 꿈을 가슴에 안고 우리가 대북정책을 추진할 때는 반드시 두 가지 전제를 지켜야 합니다. 첫째는 안보를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안보는 북한의 체제위기와 군사력 강화라는 두 가지 위협으로부터 도전받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북한은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에 열중하면서 서해교전과 북방한계선의 일방적 무효화 선언 등에서 보듯이 우리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무력도발을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확고한 안보 없이 우리는 결코 통일의 꿈을 이룰 수 없습니다. 북한의 어떠한 군사적 위협과 도발에도 단호히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대북정책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모든 대북정책은 일방적이거나 무조건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상호주의의 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북한의 자세와 변화에 따라 우리도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 두 가지 대원칙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현 정부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과소평가하거나 애써 외면하면서 표피적인 작은 변화는 과장되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주면 변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대북지원만을 고집하는 환상적인 유화정책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에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겠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과연 우리가 받은 것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이산가족 상봉의 기대를 안고 10만 t이나 되는 비료를 북에 주었지만 우리가 받은 것은 서해에서의 무력 침입이었습니다. 이것은 다시 한 번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와 멍에를 안겨 주었습니다. 금강산 관광의 대가로 지불되는 막대한 액수의 달러는 북한의 변화 인센티브를 낮추고 오히려 폐쇄적인 억압체제와 군사적 위협을 증대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호응에 정책의 성패를 맡김으로써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사실상 평양에 갖다 바친 꼴이 되었습니다. 지금 한반도의 정치 군사적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경제적 문제는 북한과 현대가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국민적 합의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과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국가의 안보를 소홀히 하고 국민을 불안케 하는 현 정부의 대북햇볕정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대북정책의 목표는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북한의 변화입니다. 저는 이를 위한 우리의 대북정책은 선택적 포용정책이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선택적 포용정책은 북한의 엄존하는 군사적 위협과 가중되는 체제난이라는 상반된 현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것입니다. 즉 억제와 포용, 채찍과 당근의 균형 잡힌 정책입니다. 우리는 결코 북한의 고립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우리를 배제한 채 다른 나라와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용인하는 포용은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북한동포들, 특히 북한 어린이들의 굶주림을 덜어 주기 위한 우리의 인도적 지원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지원이 우리에 대한 위협으로 되돌아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고 대북지원은 반드시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는 남북 간의 군사력 경쟁이나 긴장을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명백한 군사적 위협과 도발을 좌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경제적 보상만으로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위협을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북한이 끝내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우리도 결국은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전역미사일 방위체제에 참여하는 문제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선택적 포용정책이야말로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고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북한의 변화를 통해 21세기 통일한국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북한주민들의 인권문제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특히 탈북자문제는 더 이상 외면하거나 방치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중국과의 외교적 채널을 통해 탈북자들의 숫자와 참상에 대한 확실한 조사를 벌여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탈북자들의 강제송환 방지와 난민지위 인정을 위한 외교적 교섭을 적극 전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권교체 이후 이 나라의 정치는 실종되다시피 했습니다.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적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 현 정권은 오히려 국민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도청과 감청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폭로한 야당의 원내총무를 기밀누설이라 하여 고소하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권을 외치는 김대중 대통령 정부하에서 우리는 심각한 인권의 탄압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치로는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살리는 상생의 정치를 이룩할 수 없습니다. 상생의 정치는 야당을 국정운영의 정당한 동반자로 인정하고 국민들의 자유로운 비판을 허용하면서 그것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그러한 권력주체가 될 때만 가능합니다. 김 대통령은 국민 기본권 침해에 대해 국민 앞에 명백하게 그 실상을 밝혀 사과하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에 대해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권이 주장하는 선거구제의 변경은 정치개혁의 핵심이 아닙니다. 선거구제를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중선거구로 바꾸는 것을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치개혁의 핵심과제는 공정한 정치적 경쟁을 이룰 수 있는 민주적인 정치제도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여당에게 일방적인 수혜를 주는 정치자금법, 그리고 야당의 후원금에 대해서는 미미한 액수까지도 샅샅이 계좌추적을 행하는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검찰권 남용이 행해지고 있는 상황하에서는 민주적이고 공정한 정치적 경쟁이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내년 총선이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겠습니까? 우리 당은 그동안의 재․보궐 선거에서 경험했듯이 대규모 자금살포와 관권동원을 통한 불법선거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불법․탈법선거를 방지하고 공명선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정치개혁의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부정선거 감시기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어야 합니다. 투개표 과정에서 여야 참관인이 참여하듯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정선거를 감시하기 위해 해당 선관위, 정당, 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선거감시단의 구성이 제도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선거법 및 국민투표법 위반 시에만 선거사범으로 규정하는 현행제도를 개혁해서 금권 및 관권선거를 사전에 저지할 수 있도록 선거사범 처벌조항도 개정․강화되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공정한 선거환경의 조성을 위해서 야당에게도 동등한 기회와 반론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우리 당의 분명한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지난 87년 대통령직선제 개헌과 함께 국민들의 피와 눈물로 쟁취한 민주화운동의 산물이라는 점을 우선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중선거구제는 정치적 정통성이 취약했던 과거정권이 선거제도의 왜곡을 통해서 소수의 득표로 원내 안정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도입했던 제도였습니다. 중선거구제는 선거구가 확대됨에 따라 막대한 선거비용이 들 뿐 아니라 소지역주의 폐해로 인해 지역주의를 오히려 고착화시키는 제도입니다. 일본은 정경유착, 파벌정치 강화 등의 부작용이 심각해서 수십 년간 행해 오던 중선거구제를 지난 96년에 소선거구제로 바꾸었습니다. 국민회의의 강령에서조차 ‘중대선거구제는 당내 파벌성행, 막대한 선거비용, 정국의 불안정과 신진인사 진출제약 등의 폐해가 심각하여 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폐기한 제도다’ 이렇게 스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권이 추진하는 중선거구제도는 어떠한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야당을 분열시키고 거대여당을 만들겠다는 정략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언합니다. 저와 우리 당은 여당이 추진하는 중선거구제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합니다. 만약 여당이 여야 합의에 의한 선거법 개정이라는 오랜 민주적 전통을 깨고 선거법 개정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하려 할 경우에는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다가오는 새 천년을 축복과 희망 속에서 맞이하지 못하는 불행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경제위기의 참담한 고통은 끝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정치가 여러분들께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야당총재로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21세기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이때에 여야 할 것 없이 새로운 정치의 틀을 세워야 합니다. 정치개혁은 무엇보다 이러한 새로운 정치의 틀을 세우는 일이며 그것은 정치지도자의 자세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여당이 말로만이 아니라 진실로 아집과 당략을 버리고 야당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모든 문제를 여권과 협의하고 올바른 결정에는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저와 우리 당은 화합의 큰 정치, 상생의 정치를 펼쳐 나갈 용의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야당을 일방적으로 탄압하는 강권정치가 계속되는 한 김 대통령 임기 동안 이 땅에 화합의 정치는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나라의 장래를 위해 이런 불행한 사태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와 한나라당은 제2창당을 통해 21세기 선진민주사회 건설의 견인차로 거듭 태어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주는 믿음직한 야당이 될 것입니다. 우리 한나라당은 앞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원로들의 지혜와 경륜, 젊은 신진들의 패기와 열정이 어우러지는 참다운 민주정당이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독재와 반민주적 권력을 반대하는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진인사들을 비롯한 모든 세력과 손을 잡을 것입니다. 여성 참여의 문을 대폭 넓혀 여성 스스로 21세기를 여성시대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습니다. 저와 우리 당은 시련과 수모 속에서 더욱 튼튼해졌습니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리면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믿음이 있는 한 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희망찬 21세기, 새 천년을 열어 갈 수 있는 새로운 정치를 반드시 실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제7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 정각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