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석을 정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으로부터 제208회국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습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습니다. 전주곡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순국선열 및 전몰 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습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국회의장의 개회사가 있겠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윤관 대법원장, 김용준 헌법재판소장, 김종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개회사를 하기 전에 임기를 마치시고 떠나시는 윤관 대법원장님, 그동안 이 사나운 세파에도 사법부의 존엄성을 지키시고 법의 존엄성을 옹호해 주신 데 대해서 이 자리를 빌려 국회를 대표하여 높은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승헌 감사원장도 곧 물러가시는 모양인데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오늘 제15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여는 본인은 국회의장이라기보다는 우리 정치사와 의회의 한 증인으로서 새 천 년을 맞이함에 착잡한 심정과 무거운 자책감을 느끼면서 이 단상에 섰습니다. 이번 국회는 단순히 15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아니라 우리 민족사의 고난의 20세기를 마무리하고 새 희망의 21세기를 여는 정기국회입니다. 돌이켜 보면 20세기는 우리 민족에게 시련과 분열로 점철된 참으로 불행한 세기였습니다. 시대의 격랑 속에서 당시 우리 선조들은 폐쇄된 마음에서 소모적․붕당적 정쟁에 휩싸여 나라마저 이웃 민족에게 빼앗겼던 것이 20세기 전반부의 우리 역사였습니다. 다시 나라를 되찾은 후에도 우리는 강대국들의 냉전구조 속에서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극대화시키고 국토분단과 민족상잔의 비극을 맞이한 것도 또한 20세기였습니다. 이제 그 20세기가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어 가고 새 밀레니엄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용히 저물어 가는 것이 아닙니다. 마르크스의 유령은 물러가고 전체주의적 권위주의는 점차 그 그림자가 약해지고는 있지만 신자유주의라는 미지의 국제 틀과 새로운 사고가 그 자리를 메워 가고 있는 듯 생각됩니다. 적자만이 생존하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가 도래하는 느낌입니다. 이 신자유주의는 21세기 인류사회를 끊임없이 소용돌이치게 만들 것은 뻔한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정치․안보․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거대한 변혁의 물결이 닥쳐올 것이고 우리는 인간답게 살아남기 위해서도 거기에 맞추는 스스로의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의 15대 국회는 과연 우리의 19세기 선조들의 파당정치와는 다른 격변하는 국내외 상황에 착실히 대비하는 일을 했는지, 그리고 또 21세기를 희망의 세기, 인간의 세기, 한민족의 세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얼마만큼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불행했던 우리의 20세기를 자유스러운 시민․민주사회의 성취를 통하여 극복하자는 확고한 신념과 기대를 가진 국민들이 그래도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21세기에는 자유스럽고 창의에 넘치는 시민․민주사회를 전제로 하지 않는 어떠한 정치․경제체제도 절대 생존할 수 없을 것이고 없어야 할 것입니다. 또 생존할 가치도 없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국민들은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의회정치문화는 이러한 국민들의 정치여망과 동떨어진 별개의 정치문화로 존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정치권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염원을 솔선 수행하는 정치풍토를 이 여의도 의사당 내에서부터 조성해야 하겠으며 나아가서는 행정부와 더불어 새 천 년에 걸맞는 경제․사회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전력을 다해야 될 줄로 생각을 합니다. 예컨대 과거와 같이 생존과 발전만을 위한 가치관과 경제구조는 과감히 개혁되어야 하겠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과점과 정경유착을 토대로 한 우리나라만의 기형적 자본주의체제와 생활양식은 이제 21세기를 바라보는 우리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정치권도 아무리 천편일률적인 고담준론을 앞세우고 격조 높은 갑론을박을 벌여도 현실감각과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국민들의 비판과 냉시는 면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정치권의 어려운 여러 문제들은 이론적 측면보다는 실천적 측면에서 야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인들은 21세기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정치철학이나 비전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을 알면서 구태를 답습하는 정치형태는 스스로 과감히 청산하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50년 동안 체질화된 구각을 과감히 벗어던집시다. 우선 우리 스스로가 너무나 호전적이고 충동적이라는 다른 선진국 정치지도자들의 우리에 대한 시각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우리는 문제를 풀어 나가면서 이성적이고 타협적인 민주정치 확립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국가정책을 당리당략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그리고 또한 국가적 관점으로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예견할 수 없는 돌출적 행동이 아니라 예견할 수 있는 상식적 행동이 정치행위의 상궤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당의 활동목표도 상대 당의 파국에 그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상대 당보다 우월한 정책개발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정부의 시책을 야당은 무조건 반대해야 하고 여당은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사고에서도 벗어날 때가 된 것 아니겠습니까? 개개 의원의 창의적 활동이 권장되고 존중되는 국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개개인 모두가 헌법기관으로서 크로스보팅이 상식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시민․민주사회는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화의 사회이며 상생의 사회입니다. 완승의 사회가 아니라 절반의 성공과 양보를 추구하는 사회일 것입니다. 순수․정통․원칙주의자는 존경받고 조화․타협․협력주의자는 회색분자로 지탄받아야 하는 사회는 아닐 것입니다.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확대재생산하는 자는 영웅시되고 축소조정하려는 자는 속인시되는 시대는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정치는 순수이론의 영역이 아니라 응용이론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순수이론은 과거의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 추출된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응용이론은 현실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야 하겠습니다. 응용이론에서는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현실과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까지도 참고하여 이를 응용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과거에 응용되었던 방법이라도 변화된 현실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이를 제거하는 용기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정치의 예술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과거 민주화 쟁취 시대에 활용되었던 육탄적 투쟁방식은 오늘날과 같이 민주화 정착 시대에는 설 자리가 없어야 합니다. 민주적 토론의 장소가 마련되어 있고 자유투표가 허용되는 곳에서 비민주주의적 투쟁방식으로 민주주의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가 자가당착적인 발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 선거만을 위해 존재하는 방대한 정당조직과 활동을 원내화해야 새 천 년을 맞는 의회정치가 그 자리를 찾게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는 지난 50년 동안 당대가 요구하는 새 정치문화 창출을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쏟아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원내의 구조적 특성, 고정관념 그리고 해묵은 관행 속에서, 그리고 경험부족 때문에 우리는 유연하게 사고하지 못했으며 과감하게 행동하지 못한 채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의회민주체제, 특히 다원화된 사회와 연립정권체제가 체질화되어 있는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제 책임을 여당과 함께 나누어지는 야당, 권한을 야당과 나누어 갖는 여당으로서 행동한다는 것이 상식화되어 있습니다. 특히 우리처럼 이데올로기적 대립이 없고 국가정책에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고 또한 뿌리를 같이하는 정당들이 주류가 되어 있는 정치에서는 더욱더 그렇게 돼야 될 줄 저는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우리 정치가 시련의 세기에서 희망의 세기로 넘어가는 데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하겠습니다. 여당은 야당의 어려움을, 야당은 여당의 어려움을 서로 이해하면서 상생과 조화의 정치를 이루어 내는 새로운 정치문화의 창출과 정치개혁의 초석을 쌓아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위만 보고 이상만 쫓으면 너무 피곤합니다. 그렇다고 뒤나 옆만 보고 있는 것은 너무 답답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로서는 21세기를 맞이해서 한 발짝씩이라도 그래도 앞으로 나가야 하겠습니다. 개인들도 어려울 때 무서운 창의력을 발휘합니다. 여야의 실질적인 정권교체와 3당 국회 그리고 공동정부라는 정치상황을 맞이해서 많은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고 어려운 세월을 지낸 15대 국회의 우리들도 나름대로의 새로운 창의력과 동료의식을 갖고 새 천 년으로 함께 같이 나갑시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208회국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참석 의원 강경식 강삼재 강성재 강용식 강종희 강창희 강현욱 구천서 국창근 권기술 권영자 권오을 권익현 권정달 권철현 길승흠 김경재 김고성 김광원 김기춘 김길환 김 덕 김덕룡 김동주 김명규 김명섭 김명윤 김무성 김문수 김민석 김범명 김병태 김봉호 김상우 김선길 김성곤 김수한 김영구 김영배 김영선 김영일 김영준 김영진 金泳鎭 김영환 김옥두 김용갑 김운환 김원길 김윤환 김의재 김인곤 김인영 김일윤 김일주 김재천 김정수 김종배 김종필 김종하 김종학 김중위 김진배 김진재 김찬우 김찬진 김충일 김충조 김칠환 김태랑 김태식 김태호 김허남 김현욱 김형오 김호일 김홍신 김홍일 나오연 남경필 남궁진 노기태 노무현 노승우 류선호 류재건 류종수 류흥수 박관용 박광태 박구일 박근혜 박명환 박범진 박상규 박상천 박성범 박세직 박세환 박승국 박시균 박신원 박우병 박정수 박정훈 박종근 박종우 박종웅 박주천 박준규 박찬주 박철언 박태준 박헌기 박희태 방용석 배종무 백남치 백승홍 변웅전 변정일 서정화 서정화 서청원 서한샘 서 훈 설 훈 손세일 송업교 송현섭 송훈석 신경식 신기남 신낙균 신상우 신영국 신영균 심정구 안동선 안상수 安相洙 안재홍 안택수 양성철 양정규 어준선 오양순 오용운 오장섭 원유철 유용태 윤철상 이강희 이건개 이경재 이국헌 이규정 이규택 이긍규 이길재 이미경 이부영 이상만 이상배 이상수 이상현 이상희 이석현 이성호 이세기 이수인 이양희 이영일 이완구 이용삼 이우재 이웅희 이원범 이원복 이윤성 이윤수 이인구 이재선 이재오 이재창 이정무 이중재 이태섭 이택석 이한동 이해구 이해봉 이해찬 이 협 이형배 이회창 이훈평 임복진 임인배 임진출 임채정 장성원 장영달 장영철 장을병 장재식 전석홍 전용원 정균환 정동영 정동채 정몽준 정문화 정상구 정세균 정영훈 정우택 정의화 정일영 정재문 정한용 정호선 정희경 조세형 조 순 조순승 조순형 조영재 조익현 조진형 조찬형 조한천 조홍규 지대섭 차수명 채영석 천정배 최선영 최연희 최재승 최희준 추미애 하경근 하순봉 한광옥 한승수 한영수 한영애 한화갑 함석재 함종한 허남훈 허대범 홍문종 홍사덕 황낙주 황성균 황우여 황학수 ◯청가 의원 김복동 김상현 김학원 목요상 박원홍 윤한도 이동복 이신범 조웅규 최형우 한이헌 황규선 ◯내빈 참석자 대법원장 윤관 헌법재판소장 김용준 국무총리 김종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용훈 감사원장 한승헌 재정경제부장관 강봉균 통일부장관 임동원 법무부장관 김정길 국방부장관 조성태 행정자치부장관 김기재 교육부장관 김덕중 과학기술부장관 서정욱 문화관광부장관 박지원 농림부장관 김성훈 산업자원부장관 정덕구 정보통신부장관 남궁석 보건복지부장관 차흥봉 환경부장관 김명자 노동부장관 이상용 건설교통부장관 이건춘 기획예산처장관 진념 외교통상부차관 선준영 해양수산부차관 홍승용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총장 정호근 ◯제208회국회 집회 공고 일 시 1999년 9월 10일 오후 2시 집회근거 국회법 제4조 공 고 자 국회의장 박 준 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