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계속하여 상정하겠읍니다. 오늘은 통일민주당 총재이신 김영삼 의원과 신민주공화당 총재이신 김종필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읍니다. 그러면 먼저 통일민주당 총재이신 김영삼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의장,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급변하는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읍니다. 20세기 후반기의 정치는 보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21세기의 세계를 바라보며 줄달음치고 있읍니다. 바야흐로 우리도 대개방과 대개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읍니다. 세계 도처에서 냉전논리와 냉전구조에 뿌리내린 경직된 억압체제는 무너지고 있읍니다. 이념의 좌우를 막론하고 경제의 선진, 후진에 차이 없이 새로운 해빙의 조짐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읍니다. 이러한 신해빙의 흐름은 총체적인 민주개혁을 그 핵으로 삼고 있으며 1970년대 초에 나타난 해빙의 조짐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때는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동서화해의 기류였으나 지금은 총체적인 해빙기류이기에 그 충격은 장기적일 수밖에 없는 거대한 평화의 기류라 하겠읍니다. 이러한 흐름은 밖으로는 평화를 지향하고 안으로는 인간화를 지향하고 있읍니다. 이 같은 변화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빠른 변화요, 거센 변화입니다. 이것은 보다 밝은 21세기를 향한 20세기 후반기 역사의 용트림이라 하겠읍니다. 이제 누구도, 어떤 세력도, 어떤 이념도 이 같은 평화와 민주화로 향한 세계사의 흐름을 멈추게 하거나 역류시킬 수 없읍니다. 특히 동북아시아지역은 세계 어느 곳보다 경제적 활력을 보여 주고 있으며 가장 희망찬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읍니다. 세계의 힘의 축이 동북아로 옮겨지고 있는 이때 한반도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아지고 있읍니다. 바로 이러한 때에 세계에서 가장 첨예한 냉전의 대결장이 되어 왔던 한반도에서 올림픽을 개최했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사적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해방 4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분단과 전쟁, 가난과 독재 속에서 성장․발전의 경제기적을 이루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해 6월 국민항쟁으로 민주화의 길을 열고 올림픽의 성공으로 문화기적까지 이룸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우리 스스로도 성숙된 민주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아울러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과 용기를 갖게 되었읍니다. 이제 우리는 세계역사의 전면에 서게 되었으며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세계사의 진전에 발맞추어 가면서 다른 부문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정치적 후진성을 탈피하고 민주화를 위한 과감한 개혁을 통하여 총체적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의 성숙된 민주역량은 마침내 우리 모두의 염원인 평화적 통일을 실현시킬 수 있으리라 저는 굳게 믿고 있읍니다. 이제 더 이상 구시대적 냉전이념이나 독재정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분단논리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식적 통일논의만을 하고 있을 수는 없읍니다. 지금은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발상과 접근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는 통일문제에 접근함에 있어 소극적인 점진론과 기능론에 계속 매달릴 필요가 없읍니다. 남북분단을 지속시키고 있는 본질적 요소와 근본적 요인부터 먼저 제거하는 일에 성실성과 과감성을 보여 주어야 할 때가 왔읍니다. 이런 뜻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남북 간의 정치․군사회담과 경제회담이나 문화회담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측에서 주장하는 인적 교류를 포함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교류를 실시하고 북한에서 주장하는 정치․군사문제도 동시에 논의하는 총체적 접근방식에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또한 북한으로 하여금 고립감을 느껴 더욱 교조적으로 나아가도록 해서는 안 되며 저는 이미 이러한 의견을 미국, 일본 등 관계요로에 전달한 바 있읍니다. 최근 들어 학생, 종교인, 문화․예술인 등 각계각층에서 요구하고 있는 남북 간의 교류 주장을 정부가 폭넓게 수용하고 주선하여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당은 지난 8월, 통일의 3원칙으로 민주통일, 비정치적 교류와 정치적 협상의 동시추진, 평화적 통일을 제시한 바 있읍니다. 이러한 원칙하에서 현실적인 통일추진은 먼저 모든 논의를 현상에서부터 출발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남북한의 교류는 물론 불가침선언, 평화협정의 체결, 국가보안법 개정 등 그 어느 문제도 통일논의에서 제외될 수 없음을 명백히 해 두는 바입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정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며 우리 통일민주당은 국익적 차원에서 북방외교, 야당외교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8월 동경 외신기자회견에서 제가 한국, 북한, 미국, 일본, 중국, 소련 등 6개국 의원협의체 구성을 제의한 바 있으며 이는 동북아 6개국 간의 상호 협력과 균형을 도모하는 새로운 질서를 모색함으로써 민족 내부의 대화해를 향한 남북 간의 민주적 노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의 실현을 위해 미국, 일본의 당국자와도 깊이 논의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읍니다. 며칠 전 노태우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6개국 평화회의 구성을 제의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하며 이 제안이 실현되어 동북아의 평화정착과 남북한의 교류촉진, 나아가 평화적 통일에 기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저의 초청으로 일본 사회당의 이시바시 전 위원장이 사회당 고위간부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지금까지 북한 일변도의 한반도정책을 수정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평화기반의 구축을 위해 앞으로도 중국, 소련, 동구권과의 야당외교 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감은 물론 이들 국가와의 교역 증진이나 시베리아 개발 참여 문제 등에도 기여토록 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저는 세계 어느 곳이든 방문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분명히 밝혀 두는 바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은 이러한 북방외교나 통일을 위한 국제환경의 조성도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 우방과의 관계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외관계에 있어 균형감각을 유지하여 아직은 초기 단계인 이들 사회주의국가와의 교류 때문에 우방과의 관계가 소홀히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방과의 관계가 튼튼해질수록 북방외교의 지평도 더 넓어질 것이며 더욱 진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때 한반도는 냉전과 대치의 최전방이 아닌 ‘화해와 평화의 광장’으로 인식될 것이며 통일을 위한 국제적 여건은 더욱 성숙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지금과 같은 중차대한 역사적 시점에서 우리 모두는 역사의 방향을 직시하는 형안과 역사의 진실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를 발휘해야만 할 것입니다. 역사의 진전은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청산할 때만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결코 과거의 비리에 대해 정치적 보복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부정과 증오의 역사를 청산하고 정의와 화해의 민주시대를 열어 나가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 정권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각종 비리로 점철된 5공화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비하며 대폭적인 인사쇄신을 단행하여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진실로 건강한 사회를 가꾸자면 집권자를 비롯한 모든 공직자가 확고한 도덕적 기반 위에 서야 하며 정직하고 깨끗하고 믿음직한 자세를 국민 앞에 보여 주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러한 자세와 과제의 해결 없이는 현 정권이 어떠한 화려한 공약이나 미사여구를 나열해도 허구에 불과할 따름이며 정통성과 도덕성을 부여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해 두는 바입니다. 우리는 지금 국회에 구성되어 있는 5공비리진상조사특위, 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위, 그 외 각종 특위를 통해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읍니다. 또한 16년 만에 부활된 국정감사는 우리 모두에게 5공화국이 얼마나 국가의 기본질서와 기강을 훼손하고 무너뜨려 왔는지 새삼 일깨워 주었읍니다. 권력을 부의 축적 수단으로 삼은 정상배들에 의해 저질러진 엄청난 부정과 비리를 지켜보며 5공화국의 그릇된 실체에 대해 우리 모든 국민은 놀라워하고 또한 분노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5공비리 청산 없이는 결코 민주시대가 열릴 수 없다는 진실을 온 국민과 더불어 확고하게 인식하게 되었읍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이 이러한 국민의 여망에 얼마만큼 부응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으며, 국회가 강제수사권과 검찰공소권을 갖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국회의 조사활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진상의 은폐와 호도에 급급하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이제 저는 이 같은 국회 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5공화국 비리 청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처리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 첫째는 노태우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따라 5공화국 비정과 모든 비리의 최고핵심인 전두환 씨로 하여금 하루빨리 법적․정치적 책임에서부터 도의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분명히 시인하도록 하고 일체의 부정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재산을 전부 국가에 헌납하도록 하여 진심으로 사과한 연후에 겸허히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도록 조치를 취하는 일입니다. 만일 이 일을 현 정권이 해내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현 정권을 5공화국의 계승자로 볼 것이 분명합니다. 그 두 번째는 이 같은 정치적 결단과 조치가 거부될 경우 국회가 5공화국의 모든 비리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파헤치고 사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특별검사제를 도입하여 강제수사권과 공소권을 갖도록 하는 필요한 입법조치를 하여 샅샅이 조사하도록 하는 것뿐입니다. 저는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5공비리를 청산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면서 정부, 여당 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정부, 여당 내에 기득권을 옹호하기 위해 시대 역행적 발상과 준동을 하거나 부정과 비리의 호도와 은폐에 급급하고 있는 수구세력들은 과감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5공비리의 주범들이 허위증언을 되풀이하고 국민들을 무시하는 방만한 언동을 자행하는 등 수구세력의 잇따른 준동은 민주화 흐름에 역행하고 국민에게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민주적 작태이며, 현 정권이 이를 묵인 방관할 때 우리는 그들의 민주화의지 자체를 의심치 않을 수 없읍니다. 우리는 이번 국정감사를 진지하게 지켜본 온 국민과 더불어 민주화 흐름을 거스르는 어떠한 준동도 단호하게 응징할 것임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만약 현 정권이 이 같은 시대적 책무를 회피하고 끝까지 반민주적 작태를 계속한다면 현 정권 자체도 국민들로부터 단호히 거부되고 말 것이라는 점을 엄숙히 경고해 두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구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시대를 개막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된 법적․제도적 장치들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일부 정치군인들의 정치개입으로 인해 국민과 멀어졌던 군은 보다 민주화되고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킴으로써 군도 국민의 일부라는 일체감을 주고 국민의 사랑과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문제가 되어 왔던 고문, 용공조작, 인권유린 등 수치스러운 용어들이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악의 온상이었던 안기부와 보안사 등 각종 정보․수사기관이 민주화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해야 하며 국가안보를 위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동안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 오면서 이러한 정보․수사기관에 의해 희생된 모든 양심수들은 즉각 석방되어야 합니다. 과거의 반민주적 실정법에 의해 억울하게 복역 중에 있는 양심수의 석방 없이는 정치적 안정도 국민 내부의 화합도 민주화도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정권유지를 위해 과도한 치안력을 집중시킴으로써 최근 탈주범과 폭력범의 난동에서 보듯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될 이러한 입장에 있는 정부는 민생치안의 부재로 국민이 불안해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정부당국의 대오 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며 경찰이 권력의 하수인이 되지 않고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일대 개혁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 노동자의 민주화와 관련된 정당한 주장은 결코 물리적 폭압으로 억눌러져서는 안 되며 모든 문제를 의회를 통해 적극 수렴하고 헌정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수용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어느 쪽에 의한 어떤 형태의 폭력도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혀 두는 바입니다. 또한 사법부의 독립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 문화, 예술, 교육계 등 사회 각 부문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확보되고,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뒷받침할 지방자치제가 조속히 실시되어야 합니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언론통폐합 문제는 전두환 정권이 얼마나 폭압적으로 언론을 조작하고 국민을 우민화시켜 왔는가를 여실히 입증해 주었읍니다. 우리 당은 앞으로 국민에게 조작된 사실이 아닌 진실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뜻에서 언론통합에 관한 모든 비리를 끝까지 파헤쳐 이를 바로잡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정부, 여당은 집권 반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를 정착하는 일에 있어 국민의 기대에 어느 정도까지 부응해 왔는지 겸허하게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노태우 대통령이 공약한 중간평가를 정권적 차원에서 다루지 않겠다는 뜻을 제가 이미 밝힌 바 있읍니다만 이러한 중간평가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내용과 수준으로 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민주화는 정치적 민주화에서부터 시작되지만 경제적 민주화까지를 성공적으로 이루어야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제가 기회 있을 때마다 밝힌 바 있읍니다만 공정한 분배와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한 넉넉하고 고른 경제를 이룩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를 달성하는 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과 흑자수지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원화절상과 보호무역주의 추세 그리고 시장개방 압력 등으로 새롭게 어려운 국면에 부딪칠 위험성을 안고 있으며, 팽창일로에 있는 통화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여 물가는 심상치 않은 인플레조짐을 보이고 있읍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정부가 앞장서서 긴축정책으로 인플레를 수습하여 민생을 안정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년도의 수지 면에서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포함하고 있는 과다․팽창 예산을 편성한 것을 볼 때 과연 정부가 이러한 인식과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심치 않을 수 없읍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불요불급한 선심성 사업이나 정권유지를 위한 불필요한 경비를 대폭 삭감하여 국민들의 세 부담을 덜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돌이켜 보건대 과거 30년간 우리 경제는 노동자, 농어민, 중소상공인, 전문경영인, 기업가와 양심적 공무원들의 총체적 노력에 의해 많은 발전과 변화를 해 왔읍니다. 그러나 그동안 역대 독재정권의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등으로 계층 간, 지역 간, 산업 간 그리고 도시와 농촌 간의 극심한 불균형 성장이 계속되어 왔고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소득분배의 불공평이 심화되어 왔읍니다. 사회 일각에서는 경제력 집중과 각종 투기가 심화되고 퇴폐적 유흥산업과 사치산업이 번창하고 있는 반면에 다른 일각에서는 무주택 서민과 영세민이 급증하고 있고, 농업과 농촌경제는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이 지속되고 있읍니다. 이제는 더 이상 원가상승의 이유로 노동자들의 저임금이 합리화되어서는 안 되며, 양특적자와 인플레를 핑계 삼아 추곡수매가 인상이 억제되는 논리가 통용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재정수지를 이유로 농어민 부채 경감이 외면되어서도 안 됩니다. 더우기 내 집 마련을 위해 땀 흘려 일하고 성실하게 저축해 온 무주택 서민들의 꿈이 망국적 부동산투기에 의해 무참하게 좌절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다시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당국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확고한 개혁의지를 보이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 집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에 따른 구조적 개혁과 전반적인 경제민주화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 첫째, 경제정책의 수립과 집행과정이 민주화되어야 합니다.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이 공개되어야 하고 이해당사자들의 대폭적 참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민간기업의 창의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정부의 간섭과 지시가 축소되어야 하고 준조세나 불필요한 인허가 등의 각종 규제가 철폐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경제 관심사 가운데 으뜸인 인플레의 수습만 하더라도 행정관료에 의한 인위적이고 자의적 규제방식의 발상에서 벗어나 시장기능에 따른 간접적 통화관리 방식으로 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우리의 구호는 ‘경제능률은 민간과 시장에로’ ‘사회형평은 정부와 국가에로’라는 사회와 국가 간의 새로운 분업체제를 이룩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 경제 기본질서에 대한 민주적 개혁이 있어야 합니다. 독과점의 횡포와 불공정거래의 모순으로 왜곡된 경제질서를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의 경쟁질서로 바로잡아야 하며 중소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 육성하여야만 합니다. 한국은행의 독립 등 금융의 자율화, 토지의 공개념, 금융자산실명제, 토지종합과세 등 제도적 장치를 완비하여야만 합니다. 부동산투기만 하더라도 미봉책만 남발할 것이 아니라 토지의 공개념과 금융자산실명제 토지종합과세 부동산양도세 과표현실화 등 제도적 장치를 완비하여 무리 없이 막아 가야만 합니다. 금융자산실명제와 종합과세는 단순히 투기억제를 위한 규제조치의 차원을 넘어 소득재분배와 사회정의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늦어도 내년까지는 실시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 문제는 부정으로 취득한 사람들의 재산 때문에 이렇게 늦추고 있는 것입니다. 전근대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노사관계는 청산되어야 하며 근대적이고 민주적인 노사관계가 수립되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노사 쌍방이 서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는 풍토가 확립되어야 하며 정부도 일관성 있는 공정한 노동정책을 집행해 나가야 합니다. 노동관계법의 민주적 개정을 통한 건전한 제도적 장치의 토대 위에서 노사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살 수 있는 풍토를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셋째, 사회형평을 위한 부와 소득분배의 획기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는 조세, 금융, 각종 사회보장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하여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세제만 하더라도 저소득층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간접세 중심에서 직접세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노력을 경주해야 할 일은 노동자와 농어민 등 소외계층의 보호를 통해 사회형평을 기하는 일입니다. 도시 서민과 영세민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값싸고 얻기 쉬운 서민주택,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서 주택 및 토지관계법의 개정 등 획기적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의료보장과 교육비보조 또한 모든 소외계층들에게 공통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이는 정부가 수행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심신장애자들에게도 일반인과 똑같은 직업과 사회활동이 보장될 수 있는 장애자를 위한 고용촉진법 등의 제정과 특수고등교육기관 신설을 촉구합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선성장 후분배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으며 공정한 분배와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룩해야 한다는 점에 우리 모두의 확고한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공공봉사의 질을 높이며 이러한 혜택이 국민 모두에게 균등하게 주어져 우리 국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인간존엄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정치와 경제의 발전과 민주화에 발맞추어 우리의 문화도 보다 성숙한 민주문화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하며, 한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 고유의 생활양식에 따라 일정한 시간을 두고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될 때 가장 건전한 문화체계가 되는 것입니다. 권력이 문화를 지배하려 하고 국민의식을 획일화하려 할 때 민주적 문화는 설 땅을 잃게 마련인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교권은 독립되어야 하며 자율적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동안 5공화국 정권하에서 대학입시제도, 과외수업, 학군제도 등에 있어 충분한 검토 없이 졸속으로 처리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커다란 혼란과 불편을 안겨 주었읍니다. 교육제도는 국가 백년대계를 세우는 중요한 일이므로 충분하고 신중하게 검토함으로써 국민 절대다수의 합의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여성의 지위향상 문제는 더 이상 선언적 차원에서 다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민주개혁의 차원에서 여성권익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가족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의 여성 차별 조항은 개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통일민주당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민주화의 길이 바로 평화적 통일로 이르는 첩경이라 믿고 있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모든 부문에서 선진화를 지향하는 우리의 이상과 목표는 머지않은 장래에 실현될 수 있으리라 저는 믿고 있읍니다. 우리 국민은 이러한 민족적 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이렇듯 성숙된 민주역량을 결집하여 민주화와 통일을 달성해야 하는 역사적 책임이 바로 우리 정치인에게 주어져 있읍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어렵고도 영광스러운 역사적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심기일전하여 사고와 가치관과 행동양식에 있어 일대 전환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통일민주당은 양심적인 보수세력과 합리적인 진보세력 그리고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을 대표하고 대변하여 우리 내부의 계층 간, 지역 간, 세대 간의 격차와 갈등을 해소하면서 통일을 지향하는 데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과감한 개혁을 통해 안정 속에 정국을 이끌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세계는 20세기 마지막 10년을 두고 일대 전환을 하고 있읍니다. 이제 한국 정치인은 세계의 한구석에 안주하고 있는 구시대의 정치인이 아닙니다. 우리는 새 역사의 한가운데 서 있는 정치인입니다. 세계 전체가 밖으로는 평화를 추구하고 안으로는 개방화, 자율화, 민주화로 나가면서 인간화의 꿈이 실현되려고 하고 있는 이 시점에 세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한반도 남쪽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억압적 냉전구조를 극복하고 분단된 조국강산에 민주통일조국을 이룩하는 데 신명을 바칠 각오입니다. 저는 먼 훗날 이 나라 헌정사의 한 정치가로 기억되기보다는 분단된 조국강토를 온전케 하는 일과 그곳에 의회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다음은 신민주공화당 총재이신 김종필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기조연설에 앞서서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10월 26일입니다만 9년 전에 박정희 대통령께서 비운에 돌아가신 날입니다. 8년 동안 참지 못할 정도의 유린을 당하셨지만 지난번 유엔 단상에서 노 대통령이 오늘 민주화단계에 돌입할 수 있는 것은 30년도 못 되는 지난날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시인을 했읍니다. 이 노 대통령의 사실을 시인하는 태도에 평가를 드리면서 제 연설을 시작하겠읍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4200만 국민의 대변자이신 의장 및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는 제24회 서울올림픽과 제8회 장애자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세계로 뻗어 가는 우리 민족의 저력과 기상을 만방에 과시하였읍니다. 우리는 동서화합의 그 거창한 잔치를 정말 훌륭하게 잘 치르어 냈읍니다. 이는 잠재해 있던 우리 민족의 슬기의 확인이며 성숙된 국민역량의 총화가 낳은 보람이었읍니다. 이 슬기와 역량을 우리는 이제 민주와 번영, 자존과 통일로 이어 가는 제2의 도약대가 되게 해야만 하겠읍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새로운 시대로의 이행을 위해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읍니다. 그것은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민주화의 지향이며 인간존엄을 되찾는 인간화의 노력이며 개방과 화해를 향해 가는 국제화의 진전인 것입니다. 이제 세계는 대립과 갈등으로 치달았던 전후 반세기의 악몽에서 깨어나 온 지구가 하나로 어울리는 평화와 화해로 향하는 새로운 연대를 맞으려 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전히 생존경쟁을 위한 냉혹한 실리추구의 거센 물결이 굽이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 세기적 전환의 조류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국민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화합하는 복된 민주조국을 건설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부문에서 민주주의를 하나하나 심어 나가고 굳건히 뿌리를 내리게 하여 체질화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착실한 진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서둘고 덤벼서는 안 됩니다. 모든 일은 중심을 잡고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안정기조를 견지하고 물리적 힘의 사용을 거부하고 흑백논리를 배격해야 합니다. 본인은 오늘 국민 여러분에게 이 나라의 번영과 통일을 위해 무엇이 진실인가를 밝히면서 국가경영에 대한 우리 당의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아울러 정부의 확고한 역사적 사명의식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6공화국이 해야 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선택과 결단입니다. 이 정권이 제일 먼저 선택하고 결단해야 할 일은 5공화국의 유산을 깨끗하게 마무리 짓는 일입니다. 정부는 국정연설에서 ‘지난 시대의 잘못이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 수는 없다’ 그러면서 5공비리 문제는 국회 특위가 조속히 매듭지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읍니다. 시대적 소명이며 6공화국 최대 현안인 5공비리 청산문제를 정부가 이처럼 남의 일같이 미온적인 태도로 대할 수 있겠읍니까? 국가를 사유물화했던 5공화국의 반사회적 부정부패가 온 국민의 경악과 분노 속에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는 이때에 정부가 이 같은 태도를 취한다는 것은 5공유산 청산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읍니다. 검찰권과 경찰권을 갖고 있는 정부는 국회 특위 활동과는 상관없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여 5공비리를 솔선해서 처리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며 책무일 것입니다. 민주 번영의 통일시대다, 혹은 선진화합경제다 하고 아무리 강변해도 5공비리를 매듭짓지 않고는 이는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정부, 여당이 야당과의 동반정치를 요구하고 국민의 화합과 지지를 구하려면 우선 정부, 여당자신이 할 일을 먼저 해야 하겠읍니다. 이제 6공화국은 명실상부한 민주정권으로서의 분명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썩은 부분은 도려내고 비리는 철저히 파헤쳐 말끔히 청산해야 합니다. 우리가 5공화국의 비리 척결과 청산을 촉구하는 것은 결코 보복을 위해서가 아닌 것입니다. 그를 통해서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씻고 다시는 그와 같은 비리가 싹틀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며 5공화국에 의해 응어리진 국민들의 가슴을 풀어 줌으로써 국민화합의 기틀을 다지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민주화로 가는 필수적인 대전제가 된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지난 임시국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현명한 운신을 권고한 바 있읍니다만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권유하고자 합니다. 국정감사 결과 분명히 드러난 대로 5공비리는 전 전 대통령 자신과 그 친․인척을 비롯한 측근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 대부분이었읍니다. 그분은 대통령을 지낸 분으로서 지금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어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가를 너무나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따라서 국회가 무엇을 결정하고 요구하기 이전에 본인 스스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지혜로운 처신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을 지낸 분에 대해 우리 국민이 베풀고 있는 너그러움을 결코 욕되게 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광주항쟁사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광주사태는 이 시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아픔이며 고통으로서 정부가 앞장서서 그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회복과 보상 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광주사태가 분명하게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6공화국은 그 도덕성에 대한 도전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둘째, 결단으로서는 권위주의적 지배구조를 모두 정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 권위주의의 종식을 선언하고 참된 민주주의의 새 나라 건설을 호언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권력이 제도에 의해 규제받는 그러한 것이 아니라 권력자의 자의가 제도를 지배하는 구태의연한 발상과 정치작태가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정가 일각에서 싹트고 있는 소위 체제선택론이나 우익궐기론 또는 언론인 테러 등이 바로 그를 말해 주고 있읍니다. 더 이상 존재해야 할 이유나 권위를 상실한 수많은 악법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도 권위주의적 잔재라고 할 수 있읍니다. 이제 정부는 5공화국을 말끔히 청산하고 진정한 민주화시대를 열어 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비민주적 악법의 개폐를 비롯한 인사 및 제도적 개혁을 서둘러서 단행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언론을 조작하며 인권을 유린하면서 삼권 위에 군림해 왔던 공작정치의 권부인 권력기관도 민주적으로 쇄신되어야 하겠읍니다. 특히 권력에 의해 본연의 기능과 권위가 빛을 잃은 검찰과 경찰은 다시 권위를 회복하고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기본권을 지킬 수 있도록 공안위원회 제도의 도입, 검찰권 행사에 대한 외부 간섭의 배제와 더불어서 정치적 중립이 보장되도록 하여야 하겠읍니다. 셋째, 정부는 시국사범을 전면 석방, 사면 복권해야 합니다. 비민주적인 한 시대를 보내고 민주화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이 시점에서 시국사범이 아직도 억류되거나 사면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읍니다. 또한 5공화국 출범 과정에서 강제해직된 9000여 공직자나 생존권익의 보장을 위해 노력하다가 직장에서 해고된 수많은 해직근로자도 명예가 회복되고 복직 또는 보상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80년도의 언론통폐합은 정통성 없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언론을 권력도구화한 가장 비민주적인 처사였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이 그를 ‘언론의 자율적 결정’ 운운하며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더 큰 죄악이 아닐 수 없읍니다. 강제 탈취된 언론사의 원상회복과 함께 700여 명의 해직언론인에 대해 복직이나 보상조치도 당연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공영방송의 건전한 발전과 더불어 민간방송의 육성 진흥도 아울러 기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언론도 정론을 생명으로 하는 책임언론으로 발전할 것을 또한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한편 정부도 국정연설에서 강조한 바 있읍니다만 지방자치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더 이상 실시를 지체할 수는 없읍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역력히 드러났지만 서울특별시가 부정부패의 복마전이 되어서 5공비리의 표본으로 전락한 것은 이를 견제하고 비판 감시하는 지방의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민주화를 보다 견실하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의 실시는 절대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아무리 시급한 문제라 하더라도 현행법에 의해서 실시할 수는 없읍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부, 여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현 지방자치법은 공명선거를 위한 아무런 장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제반 여건상 그 실시가 어려운 시․군․구의회를 우선해서 구성토록 규정한 정략적인 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하여 자치능력이나 재정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특별시 직할시 도 등 광역단체에서부터 무리 없이 실시되도록 해야겠읍니다. 그리고 정부도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내년 4월 실시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국세와 지방세를 조정해서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기능을 재분담하는 등 제도적․행정적 수용 태세를 강화하여 국민의 여망인 지방자치제가 조속히 전면 실시될 수 있게 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다음은 경제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읍니다. 정부는 89년도 예산안의 제안에 즈음한 국정연설을 통해서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을 밝힌 바 있읍니다. 여기에서 정부는 경제전망을 극히 낙관한 가운데 선진국 진입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현안들을 모두 나열하여 제시하고 참으로 화려하기만 한 미래를 약속한 바 있읍니다. 그리고 정부는 국민에게 수많은 협력을 요구하면서 정작 정부 스스로는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뚜렷한 실천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읍니다. 오늘날 우리 경제가 부딪치고 있는 문제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흑자경제체제의 정착에 의한 경제환경의 변화와 그와 관련된 통상마찰의 격화 그리고 대공산권 문호 개방에 따른 교역환경의 전환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경제여건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경제체질의 일대 혁신을 이룩해야만 하겠읍니다. 첫째, 통상마찰의 최소화를 위한 해외투자의 확대와 수입개방 등 과감한 대응책을 마련하여야 하며, 대미 대일 등 의존경제에서 점차 탈피하여 동반자로서 대등한 무역과 경제협력을 전개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둘째, 중소기업과 과학기술의 획기적 진흥으로 국민경제의 내실을 기하고 산업구조를 한층 더 높여 나가야 하겠읍니다. 셋째, 우리 경제의 또 다른 과제는 경제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정 요인을 말끔히 씻어 버리는 일입니다. 투자다운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양대 선거에 따른 통화관리의 실패 등으로 인플레가 현재화 하고 있읍니다. 정부는 물가 등 안정기조 유지를 위해 공급애로의 타개, 부동산투기의 억제, 독과점 가격관리의 철저 등에 온갖 노력을 다하면서 건전재정과 통화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해 주셔야 하겠읍니다. 넷째, 국민경제의 각 부문과 지역 간의 균형을 회복하고 복지와 공정한 분배를 기하여 그늘진 계층의 소득을 높이고 경제적․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조속히 해소하도록 노력해 주셔야겠읍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는 노사대립과 빈부갈등입니다. 그동안 기업주에 대한 공권력의 일방적 비호가 근로자의 권익을 크게 침해하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기업주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의 인권과 인간적인 존엄성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임금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대우가 끝난다는 생각은 이미 낡은 생각입니다. 우리는 노동삼권의 보장과 기업윤리에 입각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노사가 가족처럼 화합하고 협조하는, 그야말로 한국적 노사관계를 정립 발전시키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빈부격차와 개발격차에 따른 사회적 갈등요인에 대해서는 개발의 균형화와 아울러 저소득층과 장애자 등 그늘진 곳에 대한 재정투자의 증대와 사회보장제도의 확충으로 그들을 중산층화하여야 하겠읍니다. 우리 당은 이미 ‘농어촌부채정리에관한임시조치법’과 ‘심신장애자고용촉진및복지증진법’을 제안하고 있읍니다만 소외․낙후 부문에 대한 전 정부적 지원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우리 경제의 균형된 발전은 이룩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섯째, 경제의 운영은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배제하여 민간의 자율과 창의적 역동에 맡기고 이제 정부는 국민복지와 공정거래 그리고 소비자보호 등에 역점을 두는 ‘능률 있는 작은 정부’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이 같은 현안문제들은 단순한 제도적 장치나 재정적 지원 확대 등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부의 개혁적 비전과 강인한 실천의지라고 하겠읍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존의 우선순위나 분배질서 등 기득권의 일대 혁파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무려 15조 원의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여 농어민과 도시 영세민을 지원하겠다고 하면서도 농어촌 경제 피폐의 가장 큰 요인인 농어민 부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이며 소득보장을 위한 농․수․축산물의 가격지지대책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 정부는 근본처방을 하나도 제시를 안 하고 있읍니다. 농어민 제1 소득원인 쌀값은 단순히 생산비를 보상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이제는 적정이윤을 보장하여 상업영농을 가능케 하고 5공화국 동안 역전된 도농 간 소득격차를 시정할 수 있도록 높은 수준에서 결정돼야 하겠읍니다. 영세민 대책 역시 주거문제의 해결과 함께 생업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교육과 취업 등 본질적인 대책이 우선돼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시혜적인 차원의 고식적 지원시책에서 탈피해서 자립 자활의 기회와 수단을 만들어 주는 원천적 대책으로 전환해야 하겠읍니다. 부채에 신음하는 1000만 농어민과 빈곤에 허덕이는 400만 도시 영세민을 방치해 두고 ‘선진화합경제’ 운운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투기를 봉쇄하고 안정기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토지에 대한 종합과세제도와 함께 미루어만 오던 금융실명제를 조속히 실시하고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투기에 대한 철저한 과세와 법적 제재 등 보다 강력한 대책을 수립하여야 합니다. 중화학공업으로부터 콩나물공장에 이르기까지 돈이 남는 곳이면 무불 관여하는 재벌들의 문어발식 기업확장도 근절시켜 중소상공업의 영역을 보호해 줘야 합니다. 또한 우리 경제의 본질적 쇄신을 위해서는 경제기조를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전환해서 명실상부한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이룩하여야 합니다. 특히 육칠십 년대의 개발연대에 생산과 수출 지원에 필요했던 정부의 기획 규제 관리 등의 제반 기능은 이제 사회복지 증진과 공정거래 및 소비자보호 등 새로운 역할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기업도 정부 의존 체질에서 조속히 탈피해서 기술혁신을 통한 자주 자율의 새로운 경영시대를 열고 기업윤리의 확립에 앞장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고질적인 여러 문제들이 깔려 있읍니다. 그중에서도 개탄스러운 것은 사회정의의 부재와 윤리 도덕의 퇴폐 그리고 강력범죄의 발호와 민생치안의 부재현상입니다. 국가의 기강이 문란해지고 국정이 제자리를 잡지 못할 때 사회에는 여러 가지 어지러운 병리현상이 속출하게 마련입니다. 이와 같은 병리현상도 문제입니다만 그에 대해 속수무책인 오늘의 치안부재는 더욱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읍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제일의적 인 책무라고 생각할 때 지난번 탈주범사건에서 드러난 치안부재 현상은 정부의 실상을 그대로 드러낸 것입니다. 이것은 그동안 경찰인사의 난맥 등으로 치안담당자들이 정치권력에 매달려 정권유지에만 급급하고 민생치안을 외면해 온 결과입니다. 우리는 하루속히 민생치안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하겠읍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날 우리 교육계의 문제는 교육민주화와 학내 민주화 그리고 교권의 강화와 사도 확립을 통한 참다운 민주적 인간교육의 전통을 정립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자치제의 완벽한 실시와 더불어 각급 학원의 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고 젊은 대학생들의 자율적이며 건전한 활동을 신장시킴으로써 교육의 민주화와 학원의 민주화를 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아울러 대학입시 문제와 재수생 문제, 학생 현실 참여 문제 그리고 졸업생 취업난 문제 등은 교육문제일 뿐 아니라 하나의 커다란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 문호의 확대, 학생 정원의 대폭적인 확충, 취직 및 승진에서의 학력 배제의 강화, 전문기술을 위한 직업훈련 강화 등 교육 및 사회적 정책을 아울러 강화해야 하겠읍니다. 학생들의 현실 참여 문제는 어디까지나 교육적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오늘날 학생들의 현실 참여가 문제 되는 것은 학생들의 요구가 가정과 학원 내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수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가정 학원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교육 및 사회적인 지도를 기울여 나가야 하겠읍니다. 최루탄 밑에서는 결코 학생들의 욕구는 해결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합리적인 정책 조정을 통한 근원적인 원인의 해소와 더불어 이성적인 이해와 납득을 통한 교육적 지도만이 그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후생을 위해 교육자 여러분의 애정 어린 지도가 지금처럼 요망되고 있는 때는 일찍이 없었읍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권위를 잃은 교권은 다시 신장되어야 하겠고 빛을 잃은 사도는 제자리를 찾아야 하며 떨어진 교육자의 사기는 한층 북돋아져야만 하겠읍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온갖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여야 하겠읍니다. 이 밖에 학원경영과 교원임용에 따른 일체의 비리를 뿌리 뽑고 교원의 처우를 개선하며 중고등교원의 임용 적체 문제도 최단기간 내에 해소시켜야만 하겠읍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민주화의 실현과 함께 조국통일 성취는 우리 겨레가 기필코 이룩해야 할 민족적 염원이며 역사적 과제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남북 간에 적지 않은 대화와 제의, 접촉과 교류를 시도해 왔읍니다만 실질적인 통일 접근은 조금도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념과 사상을 초월한 민족통일을 추구하는 통일지상주의가 우리 사회 일각에서 싹트고 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못된 한 정치세력의 등장이 결국 이와 같은 극단주의까지 나오게 했다는 점에서 그 정치세력은 마땅히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6공화국의 통일방안을 밝히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유엔 연설을 통해 6개국 동북아평화협의회의를 비롯한 몇 가지 내용을 제의한 바 있읍니다. 유엔 연설 내용이 바로 노 대통령이 약속한 통일방안의 제시를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읍니다만 본인은 6공화국의 통일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기를 기대합니다. 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추구해 왔던 모든 통일정책을 집약해서 국내외에 밝혔다는 점과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의 하나로 6자회담의 제의와 대북 무력 불사용을 명백히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읍니다. 그러나 그 제의의 성사 여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알겠읍니다만 관계 당사국들의 미온적이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우리는 주의해야 하며 그 실현성 또한 매우 회의적이라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느낌입니다. 통일문제는 민족에 관한 문제라 해서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상대가 있고 국제적 협력에 의한 여건 조성이 요구되는 문제로서 우리 민족 간의 국내문제인 동시에 국제문제이므로 우리 측만의 접근 노력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성질이 있읍니다. 일관성 있게 추진하되 상대방인 북한의 실상도 충분히 고려해야만 하겠읍니다. 중소를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의 개혁이나 개방도 자유민주체제로의 전환이 아니라 사회주의체제 내에서의 개혁이며 개방임을 우리는 직시해야 합니다. 북한은 국제정세가 많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0여 년간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고 있읍니다. 이렇게 상대방은 요지부동인데 우리만 서둘러 댄다고 해서 통일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국제적 냉전체제의 산물인 조국분단을 감각적이고 감상적인 발상과 사고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오일 것입니다. 이리로 밀리고 저리로 쫓기는 듯 하지 말고 정부는 분명히 통일정책을 수립 견지해야 합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뚜렷한 정책기조의 견지가 요구됩니다. 우선 남북이 화해공존체제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는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는 대내외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굳건한 민족적 통일의지와 끈질긴 인내를 가지고 북한과 대화와 교류를 통해 상호신뢰와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그 바탕 위에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해 나가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국제적 협력을 통하여 통일 실현을 위한 내외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만 상호불가침협정이나 평화협정 등의 실질적인 정치협상이 실효를 거둘 것으로 봅니다. 그런 다음에야 군축협상도 논의될 것이며 비로소 미군철수 문제도 감군책의 일환으로 다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바로 이 단계에 이르러서야 우리는 비로소 본격적인 통일 노력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날 화해․개방 조류에 따라 가속화하고 있는 국제화의 진전은 우리의 다변적이며 폭넓은 외교 노력을 더한층 요구하고 있읍니다. 특히 중소를 비롯한 여러 공산권 국가들과의 문호 개방과 직접교역의 출발은 비록 그것이 우선은 경제교류에 국한된다 하더라도 남북한의 관계개선과 통일을 위해 점차 매우 유익한 영향을 가져다주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이제부터 이념과 체제의 벽을 뚫고 국제적 긴장완화와 화해,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북방정책을 촉진하는 한편 그를 통해 북한의 개방과 남북화해 그리고 조국통일의 국제적 여건 조성과 협조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까지 말씀드린 우리 당의 정책기조에 따라 이제 89년도 정부예산에 대한 소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정부는 일반회계예산안 19조 3712억 원의 심의를 국회에 요청했읍니다. 정부는 내년도 경상성장 11.8%와 예산증가율 10.9%를 단순 비교하여 내년도 예산의 건전성과 적정성을 강조하고, 특히 농어촌 지원, 국민복지, 영세민 대책 등을 위한 예산 증액을 들어서 질적 개선 운운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89년도 정부예산안은 수치만으로 단순 비교하여 평가할 수 없는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읍니다. 비록 일반회계예산을 경상성장률 내에서 책정했다 하더라도 새로운 특별회계의 설치나 추경 처리 등을 통해서 그 증가율을 계획적으로 낮추고 있읍니다. 이 때문에 특별회계예산은 금년보다 무려 43.6%가 증가했고 그 규모도 일반회계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읍니다. 정부의 기능이 변화되고 민주화와 자율화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의 본질적이며 구조적인 재검토 없이 과거 예산의 비목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답습한 것은 정부의 무사안일한 태도가 아닐 수 없읍니다. 농어촌 등 낙후․소외 부문 지원을 강화했다 하지만 단순히 증가율만 높였을 뿐 전체적인 예산 구성비에 있어서는 4 내지 5%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무릇 예산에 있어 가장 주요한 문제는 재정적자가 더욱 커졌다는 점입니다. 재정의 건전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재정적자 여부로 결정되는 것입니다. 내년도 통합재정수지 적자를 금년의 5200억 원에서 1조 1350억 원으로 배 이상 증가시킨 것은 우리 경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안정기조 유지에 역행하는 무책임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이상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명년도 예산안은 아무리 강변하더라도 정부, 여당의 선거공약 이행을 위한 정략적 팽창예산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읍니다. 따라서 국민의 조세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선심 공약사업 등 정치적 경비를 과감히 삭감하여 농어민 그리고 근로자 영세민 등 낙후 부문 지원으로 돌려써야 합니다. 그리고 방위비를 비롯한 경직성 경비, 보조금, 출연금 등을 철저하게 검토 재조정해야 하겠읍니다. 재정의 안정성을 기하고 통화팽창을 억제할 수 있도록 건전․균형 예산으로 재편성해야 하겠읍니다. 국민을 대표하시는 의원 여러분! 한 해의 국정을 마무리 짓고 희망찬 새해의 나라살림에 대한 계획과 예산을 심의 결정하는 이 중요한 정기국회에 임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막중한 사명과 임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국정감사를 통해 우리는 국민을 대표하여 성심성의 정부의 잘잘못을 따졌읍니다. 그리하여 강권적 언론통폐합, 지하철 비리, 부실기업 정리와 정경유착, 8000여 마리의 수입 소 폐사와 2700마리분의 변질 쇠고기 암매장 사건, 4만여 명의 인권을 유린하고 54명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 간 삼청교육대 사건 등 엄청난 비리와 부정사건들이 드러났읍니다. 그러나 과연 지난 7, 8년 동안 5공화국에서 저질러진 그 엄청난 비정이 몇 분의 1이나 제대로 파헤쳐졌는지는 알 수 없읍니다. 그러나 국정감사 기능을 부활하여 극히 미흡하나마 비리를 파헤침으로써 정부와 공직자들에게 국정의 소중함과 국가기강의 엄정함을 일깨워 사회정의를 되살리고 비리의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미 드러난 각종 부정부패 사건들은 법에 의해서 철저하게 그 책임이 추궁되고 마무리 지어져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미진한 것들은 5공특위와 광주특위 및 비민주악법특위 등 국회 특별위원회를 통해서 끝까지 파헤쳐 규명되고 국민에게 그 실상이 밝혀져야만 하겠읍니다. 정부, 여당은 국회 특위 활동을 연내에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 듯합니다만 특위 활동은 시한을 한정할 수 없읍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만 문제만 제기했을 뿐 아무것도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5공비리 등 현안문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국회 특위는 물론 필요하다면 특별조사위원회 또는 청문회 등을 통해서 철저하게 마무리 지어져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신년도 예산의 심의에 있어서도 우리들이 알뜰하게 가정살림의 가계를 세우듯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서 지나친 국민 부담이나 국고의 낭비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읍니다. 그리하여 하루속히 정치적․경제적 민주화를 이룩하고 날로 격화되는 국제적 생존경쟁 속에서 새로운 민족 도약의 발판을 다져 나갈 수 있도록 해야만 하겠읍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밝은 미래로 통하는 환한 대로가 열리기 시작했읍니다. 그러나 그 대로는 우리의 보다 굳은 의지와 인내 그리고 현명한 슬기와 노력 없이는 개척될 수 없읍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원 여러분! 우리 다 같이 이 희망찬 대로의 개척을 위해서 슬기와 힘을 모읍시다. 온갖 정성과 열정을 바쳐 나가십시다. 감사합니다.

제7차 본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도록 하겠읍니다. 그러면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써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