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2항 소련의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에 관한 현지출장보고를 상정합니다. 고귀남 의원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통체신위원회 소속 고귀남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생각만 해도 분하고 가슴 아픈 소련의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에 관한 현지출장보고를 드리겠읍니다. 저희 방문단은 본 의원과 민주한국당 소속 손정혁 의원, 한국국민당 소속 김유복 의원, 의정동우회 소속 이대엽 의원 그리고 이필용 전문위원 등 5명으로 구성하여 지난 9월 14일부터 9월 19일까지 6일간에 걸쳐 소련령 사할린 남방 모네론섬 부근 해역을 비롯한 유체 등을 수색하는 작업현장과 일본 북해도 와까나이 시청 그리고 와까나이 해상보안부 등 관계기관을 방문하였읍니다. 세계 인류의 이목이 사건 현지에 집중되고 전 국민의 한결같은 슬픔과 분노 속에서 다시는 저희와 같은 우울한 현지방문단이 없게 되기를 기구 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현지 도착을 재촉하여 동경과 지도세 공항을 경유 9월 15일 오후 유족들의 피맺힌 절규와 눈물로 저린 땅 일본의 와까나이에 도착했었읍니다. 와까나이시는 일본국의 거의 최북단에 위치한 인구 5만 2000여 명, 면적 769㎢의 수산업과 축산업 그리고 관광업을 주산업으로 하는 북해도의 평화로운 한 어촌입니다마는 그동안 이름도 없던 이 고을이 금번 소련 전투기의 대한항공기 격추사건으로 인하여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되어 한때 300여 명의 보도진이 집결하였었고 저희 일행이 찾아갔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특파된 20여 명을 포함해서 100여 명의 세계 각국 보도진이 취재에 임하고 있었읍니다. 먼저 와까나이 지역의 우리 측 사건대책본부의 활동상황을 보고드리겠읍니다. 대책본부는 1983년 9월 3일 와까나이 시청 회의실에 설치되었는데 이는 하마모리 다쓰오 와까나이 시장의 장소제공 등 협조에 힘입은 바가 컸읍니다. 7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하마모리 다쓰오 시장은 25년째 시장직에 재임 중에 있었으며 주민들로부터 두터운 신망과 존경을 받고 있는 그는 많은 와까나이 시민들이 소련 영해 부근에서 어업에 종사해 오고 있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소련을 크게 의식하고 있으면서도 한국과는 선린우호 관계에 있을뿐더러 인도적 견지에서 제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일본 중앙정부 대책본부와의 협조 아래 동 시에 일본 측 대책본부의 즉각 설치 운영은 물론 우리 측 대책본부 설치를 위한 장소의 제공, 업무보조직원의 파견, 유체 등의 인양을 위한 해안수색작업 등 와까나이 해상보안부 및 와까나이 경찰서에 각각 마련된 KAL기사고대책본부 등과 더불어 4자1체가 되어 적극적인 협조를 해 주고 있었읍니다. 이 같은 경위로 설치된 대책본부에서 대한항공 소속 직원 10명이 사건해역의 탐사를 비롯하여 유족안내와 유체 및 유류품 등의 수색활동을 지원하고 있었는바 9월 15일 현재로 578명의 유족과 관계자들을 사건해역에 안내하였으며 정부 유체확인 전문반 활동도 적극 지원 중에 있었읍니다. 둘째로 사건해역 공중탐사 결과를 보고드리겠읍니다. 1983년 9월 16일 오전 10시 20분부터 1시간에 걸쳐 저희 방문단 일행은 KBS 사진기자 1명을 동승시킨 가운데 북해도항공 소속 세스나기 편으로 사건해역을 공중탐사했읍니다. 저희 방문단 일행은 이번 사건 후 현지탐사자 중 최초로 소련 영해의 최근접 지점까지 접근하면서 원한의 해역 일대를 샅샅이 살펴보았읍니다. 미국 및 일본 함정들과 우리의 어선 그리고 소련 함정들이 서로 대치해서 수색작업에 여념이 없는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원한의 바다는 전 국민의 슬픔과 분노를 안고 찾아간 우리 일행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거칠게 출렁이고만 있었고 하늘 또한 우중충히 찌푸리고만 있었읍니다. 더구나 269위의 원혼들은 눈을 부라리고 사방을 둘러봐도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읍니다. 두 살 난 어린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 칠십 고령의 자비로운 노인장과 감격을 안고 금의환향하던 젊은 의학박사 부부! 한미 방위세미나 발표자라는 무거운 소임을 안고 내한 중이던 맥도날드 미국 하원의원! 그리고 우리 동료 의원의 사랑스런 따님! 이들 죄 없는 승객들의 면면을 그려 볼 때 우리 일행은 북받쳐 오르는 한숨과 눈물을 금할 길이 없었읍니다. 저희 일행은 전 국민의 통분과 단장의 슬픔을 한 아름 꽃다발에 묶어 이 자리에 계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을 대리하여 사할린 찬 바다에 헌화하며 고혼들의 명복을 합장 기원했읍니다. 일찌기 단테는 그의 명저 신곡의 천당 편에서 ‘하늘의 검은 서둘러 찌르지 않지만 우물쭈물하는 일도 없다’고 갈파 했거니와 언젠가는 저 야만적인 소련을 하늘의 검으로 꼭 응징할 날이 있을 것을 확신하면서 우리 일행은 슬픔의 해역을 떠나야만 했읍니다. 와까나이 앞바다는 자유를 사랑하는 전 세계 인류의 가슴에 새겨질 것이며 앞으로 이 지구상에서 다시는 이러한 만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한 평화로 가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구했읍니다. 그리고 우리 일행은 현지에서 재일거류민단과 조총련계 교포 13명이 함께 꽃다발을 만들어 와까나이 거주 동포 일동 명의로 지난 9월 5일 사건 해역에 헌화했다는 북해도신문을 읽으면서 소련의 천인공노할 만행 앞에서 하나로 뭉쳐졌던 그들 와까나이 교포들의 염원과도 같이 하루속히 조국이 통일되고 소련이 또다시 얕잡아 보지 못할 부강한 내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손 모아 기원했읍니다. 세째로 유체 등 수색작업 현장답사 내용과 정부 유체확인 전문반 활동상황을 함께 보고드리겠읍니다. 1983년 9월 16일 오후 저희 방문단 일행은 일본 민간인들이 자발적으로 대책본부까지 설치하고 유체 및 승객 유류품 등의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오호쓰꾸해 연안의 소오야군 사루후쓰촌을 방문하기 위해 해안을 따라 북해도 최북단 소오야 미사끼라는 지점을 통과하게 되었읍니다. 이 지점은 일본군에 징용되어 간 수많은 우리 교포들이 소련에 의해 억류되어 있는 남부 사할린과는 43㎞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2차대전 패전과 더불어 소련에게 점령당한 남부 사할린에서 북해도로 쫓겨 온 일본인들은 1년에 1회씩 소련 선박을 이용하여 성묘의 기회를 갖고 있었읍니다. 방문단 일행은 예정된 사루후쓰촌에 도착하여 격추된 KAL기 잔해의 후미 부분 회수를 비롯하여 많은 유류품을 인양했던 현장을 답사하고 학업과 생업까지 중단한 채 정성 어린 수색작업을 계속해 온 현지주민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했읍니다. 우리 방문단을 맞은 현지주민들은 사루후쓰 해안에 건립된 낡은 추모비 하나를 보여 주었읍니다. 이 비는 1939년 12월 12일 미명 소련 선박 인디기루가호가 캄차카 해역에서 어업을 마친 뒤 1064명의 어부와 그 가족을 태우고 우라디보스토크로 돌아가던 중 이 부근 해상에서 좌초 전복하여 700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현지 일본 주민들이 수많은 희생자를 내면서까지 300여 명의 소련 조난자를 구조했던 아름다운 인정을 인류가 존속하는 한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비문이 새겨져 있었읍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44년이 지난 오늘날 무도한 소련인들은 그때의 그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고 통렬한 비난을 퍼붓고 있었읍니다. 체코슬로바키아와 아프카니스탄 그리고 모네론섬 상공에서 비무장 민간항공기를 격추시킨 소련의 야수적 만행은 기필코 단죄되어야 할 것입니다. 더우기 삿보로 공항에서 북해도 경찰의 협조로 남녀의 성별이나 동․서양인의 인종조차 구별하기 어렵게 갈기갈기 찢기운 처참한 유체들을 사진으로 대했을 때 우리 일행은 분노와 전율을 금할 길이 없었읍니다. 더 이상 그 참상을 설명드리려 하지 않는 본 의원의 심경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우리 방문단 일행은 와까나이시를 비롯한 와까나이 해상보안부와 와까나이 경찰서에 설치된 KAL기 사고대책본부를 각각 방문하여 수색활동지원을 비롯한 유체인양 등 제반 협조에 대해 우리 국민과 국회를 대표하여 정중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 선물을 전달하면서 계속적인 협조를 당부하였읍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금반 저희 일행의 와까나이 방문은 지난 9월 1일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사건 이후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 그리고 일본 국회의 그 누구도 아직 다녀가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으로 현지를 찾아온 대표단이었기 때문에 와까나이시 당국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대책본부 및 국내 언론기관의 현지 취재진까지 크게 기뻐하고 사기가 진작되었으며 하마모리 와까나이 시장을 비롯한 시민들을 크게 위로하고 격려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었음을 보고드립니다. 끝으로 몇 가지 건의사항을 말씀드리면 첫째로 다각적인 외교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우리의 분노를 수렴할 수 있는 국제여론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며, 둘째로 피해국가에 대한 조문활동을 전개함과 아울러 국내외 유족들에게 정중한 예의와 성의로서 뒷처리를 원만하게 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배려를 촉구해야 할 것이며, 세째로 우리나라 선박에 의한 유체인양 등 수색활동을 더욱 보강해야 할 것이며, 네째로 금반 사건의 원인을 면밀히 규명하여 사고재발 방지대책을 적극 강구해 나가도록 정부 측에 건의해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는 현재 일본 국내 일각에서 와까나이시에 이번 사건 희생자 위령탑 건립을 위한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우리 정부도 이에 관한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하겠으며, 여섯째는 이번 사건 발생 직후부터 오늘날까지 수백 점의 유체, 유품 및 기체 부품 회수와 유족방문단 및 취재진에 대한 편의제공 등 각종 협조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하마모리 다쓰오 와까나이 시장에 대하여 정부의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다는 의견을 제의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금반 사건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가증스러운 소련에 대한 온 국민 아니 전 세계 자유민의 피맺힌 규탄이 한낮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모처럼 결집된 민족의 의지를 자강자존 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역사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더 자세한 내용은 유인물을 참고해 주시기 바라며 이상으로 보고를 마치겠읍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소련의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에 관한 현지출장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