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에 제1항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연설시간은 국회법 제97조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40분으로 되어 있으므로 시간을 지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민주정의당을 대표하여 이재형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의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이 민의의 전당에 나와 주신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 여러분! 본 의원은 제5공화국 출범 이래 처음으로 국정을 의논하는 이 자리에 나서게 된 것을 더없는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올해는 일제 35년과 같은 기간인 해방 35년을 넘기고 새로이 맞는 첫 해입니다. 지난 35년간 세계지도는 변화에 변화를 거듭했읍니다. 세계 도처에 산재해 있던 식민지들은 속속 독립의 기치를 올렸으며 소련의 주변국가들은 단계적으로 공산화의 길을 밟아 왔읍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 독일 등 2차 대전의 패전국가들은 일부의 승전국가들을 앞질러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며 일부 공산국가들은 소련에 반기를 들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읍니다. 특히 동부아세아의 지도는 그 색채마저 크게 바뀌었읍니다. 몽고, 중국, 월남, 라오스, 캄보디아가 단계적으로 적화되었는가 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공산당과 밀월관계를 청산하고 반공체제가 들어서기도 했읍니다. 70년대에 들어와서는 중․소분쟁의 여파로 중공이 대치상태에 있던 미국과 화해를 함으로써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게 되자 소련은 인도차이나 3국을 지배하에 둠으로써 새로운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읍니다. 이에 따라 엊그제까지 동맹관계에 있던 중공과 월맹은 그간 이미 몇 차례 무력충돌을 겪었고 일단 적화되었던 캄보디아도 공산국가 특유의 힘의 국제정치원리대로 친소 공산국인 월맹의 침략을 받아 그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읍니다. 이렇듯 국제정치질서가 개별국가의 대소 강약과는 관계없이 평등하며 독자적 주권을 갖는다는 원칙은 사문화되고 현실적으로는 약소국이 강대국 간의 세력균형을 위한 소도구로서 약육강식적 팽창의 대상이 되어 온 것이 냉엄한 국제정치의 현실입니다. 국제정치뿐만 아니라 국제경제도 그 전망이 혼미한 가운데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데 급급해 있어 치열한 경쟁을 참고 이겨 내야 할 우리의 형편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우리 국민의 생존권 확보와 국가이익 추구를 지상의 과제로 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입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민족이 경제적 번영과 사회적 안정을 누려 본 예는 일찌기 없었읍니다. 우리의 안보, 우리의 성장을 남에게 의존한다는 것은 냉혹한 국제정치질서나 경제질서로 볼 때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민주정의당이 국가발전을 위한 이념의 기반을 민족주체성에 둔 소이도 바로 여기에 있읍니다. 우리가 흘려보낸 지난 세월도 격변과 격동의 연속이었읍니다마는 앞으로도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허다한 시련과 난국이 예상됩니다.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은 더욱 가중될 것이며 급속한 경제성장과 산업사회로의 이행과정에서 파생 누적된 문제점들은 새로운 불씨가 되어 국민화합을 저해할 수도 있읍니다. 앞으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시련과 타개해야 할 난국은 온 국민의 강철 같은 단결과 비장한 각오를 요구하고 있읍니다. 새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우리 사회는 침체와 좌절을 털어 버리고 생기와 명랑을 되찾아야 할 것이며 10․26 이후의 혼란기에 소모했던 국력을 다시 회복하고 위축된 의욕을 되살려야 할 것입니다. 또한 증오와 반목의 소아를 넘어서서 화합과 협조의 대아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빈약한 자원, 좁은 국토, 늘어나는 북으로부터의 위협, 나날이 각박해지는 세계시장 등 우리 민족의 생존조건에 대한 도전에 다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는 방관도 냉소도 좌시도 허용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70년대에 있었던 체제에 대한 갈등과 대립과 아집의 의미는 역사의 피안으로 영원히 사라졌읍니다. 이제는 1년여에 걸친 혼돈의 소용돌이를 벗어나 국민 대단합으로 국력을 결집하여 다시 한번 성숙한 민족의 저력을 만천하에 과시할 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본 의원은 믿고 있읍니다. 이러한 역사적 시점에서 우리가 과거의 전철을 다시 밟는다면 그때는 구제받을 수 없는 비운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이제 새 시대의 여명에 우리는 한때 흐트러졌던 국론을 다시 통일하여 온 국민의 역량을 새로운 국가건설의 대업에 총집결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다 함께 가꾸어 나갈 제5공화국은 이 땅에 토착화할 영원한 공화국이어야 하며 비록 국토는 좁으나 세계사를 선도하는 주역의 대열에 우리도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냉엄한 오늘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생존을 확보하고 번영을 누리고 국제사회에서 떳떳한 지위를 차지하는 데 있어서 믿을 것은 오직 스스로의 힘밖에 없다는 것을 다 함께 인식해야 하겠읍니다. 민족의 진로를 결정할 자 그리고 민족의 앞날을 책임질 자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 자신밖에 없읍니다. 우리는 오직 자주성의 뿌리 위에서 전진을 다져가야 하는 것입니다. 건국 이래 우리나라 헌정사는 1인 장기집권을 둘러싼 공방전의 연속이었읍니다. 몇 차례 평화적 정권교체의 길을 막아 버린 결과 그때마다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어 국론을 분열시켰고 국력을 분산시켰읍니다. 한편 정치를 정책대결 아닌 이익의 대결이나 감정의 대결로 이끌어 일반국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파쟁이나 기만의 대명사로 착각하게끔 오도해 왔던 것입니다. 때로는 현대 산업사회의 다양성이나 상호보완성을 무시한 채 극한적인 흑백논리를 일관하여 헌정 위기를 조성하기도 했읍니다. 그런가 하면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남발해 놓고 이행을 촉구하면 그것은 정치적 발언이었다고 오리발을 내밀기도 했읍니다. 앞으로는 투철한 국가관과 민족사적 소명의식을 갖추고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신념의 정치인만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일천한 국민들은 개인적 이해나 인연으로 지지자를 결정하는 폐습에 젖어 표의 남북현상, 동서현상, 도농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 소위 몰표가 나오기도 했읍니다. 그러나 이번 제5공화국의 출범을 앞두고 새로 만들어진 헌법과 두 차례의 선거 결과는 지난 35년간 민주주의의 시행착오로 빚어진 장기집권, 부정부패, 선동정치, 극한투쟁, 타락선거 등 버려야 할 유산들을 적지 아니 제거하는 데 성공했음을 반증하고 있읍니다. 주목되던 표의 분포도 마치 우리나라의 안정을 바라는 민주주의의 신이 배분해 준 것처럼 고질적 병폐였던 표의 남북현상이나 도농현상도 모두 사라져서 우리 국민의식의 성숙한 수준을 증명했읍니다. 그러나 우리 민정당은 선거의 승리를 국민에 대한 부채로 파악하고 있으며 압도적 승리는 더욱 큰 부채라고 믿고 있읍니다. 안정과 성장을 바라는 대다수 국민들은 마치 납품을 하기 전에 선금을 주듯이 우리들에게 표를 던져 주었읍니다. 다시는 사회불안과 경기침체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지속적인 정치발전으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토착화하기를 비는 마음에서 솜씨도 보기 전에 우리들을 공복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부디 이러한 국민들의 소리 없는 여망과 기대를 항상 우리는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구시대에는 경제발전은 순조롭고 정치발전은 순탄치 않더니만 이제는 정치발전은 순조로운데 경제발전이 순탄치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민정당은 사유재산권을 보장하는 시장경제원칙하에 개인의 창의와 기업의 자유를 창달하되 공익에 필요한 정도의 계획 기능으로 경제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기본강령입니다. 지금 우리는 물가억제, 경기회복, 지속적 성장, 복지정책 등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 이외에도 구시대에 저질러진 무리한 중화학 투자와 누적된 외채를 수습하고 고도성장 과정에서 빚어진 지역 간, 산업 간, 계층 간 소득격차와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막중한 부담을 짊어지고 있읍니다. 과거 구시대에는 성장제일주의정책과 경제구조의 모순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파생되었으며 약간의 호경기에 흥분하여 편견에 불과한 비교우위론을 예사로 주장하는가 하면 선진국 대열에 금방이라도 들어서기나 하는 것처럼 소비를 조장하고 사치품을 수입하는 등 경솔한 처사가 거듭되곤 했읍니다. 이러한 정책은 결국 국민을 기만하는 것으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 실태가 점차 나타나고 있읍니다. 이러한 실책들이 과거에 저질러진 시행착오이기 때문에 이제 직접 책임을 져야 할 대상은 없어졌다 하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이고 기본적인 책임은 도리 없이 정부가 져야 할 것입니다. 또 직접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경제관료와 정치인들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주야로 분발해서 이의 해결에 힘써 주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지금까지의 성장최우선정책이 심화시킨 빈부의 격차와 사회적 위화감을 따지고 보면 격심한 인플레가 원흉이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물가와 경제의 안정에 대한 정부의 정책결의가 분명하지 않는 한 국민복지나 민생안정은 말할 것도 없고 지속적인 경제의 성장도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정의사회를 위한 경제환경의 기초는 민간경제활동에 대한 관권의 지나친 개입부터 막는 것이라 하겠읍니다. 정부가 사사건건 불필요하게 개입하는 곳에 항상 특혜가 뒤따랐고 기회의 불균등과 부조리와 비능률이 뒤따랐음은 부인할 수 없읍니다. 결탁에 의한 특혜와 불로 부당이득의 소지가 없다면 뇌물 등 뒷거래 비리 또한 자연히 없어질 수밖에 없읍니다. 산업의 보호육성 등 개발정책의 명분 아래 정부가 지나치게 민간경제 영역에 간여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허가를 제한하는 등 특정인의 이익을 감싸주는 곳에서 항상 부조리와 투기이윤, 프레미엄 등이 횡행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읍니다. 이들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경제의 적용방식이 지금까지의 이른바 정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전환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장경제의 원리를 통한 민간영역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이야말로 정의사회 구현을 뒷받침하는 경제정책의 중요과제인 것입니다. 지난 4일 국무총리의 국정보고에서 앞으로 정부는 민간주도형 경제운용방식으로 전환한다고 했는데 참으로 적절한 조처라고 생각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앞으로 정부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은 토지, 주택, 교육, 의료 등 사회적 수요부문이고 이들 부문에 대한 정부의 간여는 오히려 보다 더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제발전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나 우리 경제의 규모 또한 이미 지난 60․70년대와는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민주․복지․정의사회 구현을 표방하고 80년대 제2의 경제정책을 이룩하려는 제5공화국의 출범은 경제정책의 전개에서도 새로운 발상과 가치관의 과감한 전환이 촉구되고 있읍니다. 성장우선정책으로 소홀했던 분배정책에 대한 깊은 반성에서 우러난 재검토, 물가안정에 대한 강력한 정부의 결의, 민간주도의 자율적인 경제운용방식의 전환 등은 당면한 새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 정책을 통한 민주․복지․정의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정부의 확고부동한 결의가 보여질 때 비로소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적 일체감이 형성되고 80년대 제2의 경제도약을 위한 국민역량의 기폭력이 활력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 의원은 생각하는 바입니다. 우리 민정당이 내건 독자적인 노선 중의 하나가 사회정의 구현입니다. 정의사회란 정당한 노력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가 치러지고 정직 성실 근면한 사람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사회를 말합니다. 당연한 듯하면서도 실현이 어려운 과제인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정의사회를 두고 이상적인 사회라 할 수 있으며 역사는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의사회를 좀 더 논리적으로 설명하자면 그 사회 전체가 합의에 의해서 옳다고 판정하는 기준에 따라 생활하는 사회를 말하는 것입니다. 건국 이후 30여 년간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겪으면서 좌절과 절망, 수치를 느껴 왔읍니다. 우리는 너무나 정의부재 의 역사 속에서 살아왔던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구석구석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논리가 인정되는 사례들을 수없이 보아 왔읍니다. 또한 우리 주위에선 정의가 양심을 강조하면 공허한 부르짖음으로 오히려 이를 귀찮게 여겨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80년대의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엄청난 과제를 앞에 두고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비판, 가치관의 재정립을 서둘러야 된다고 또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토록 부르짖던 사회정의가 어떤 권력의 변화의 전기에서 캐치프레이즈로 너무나 여러 번 이용됐다가 사라지곤 하던 일을 흔히 보아 왔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고 있는 정의사회의 구현을 위해서는 지금 사회 각계각층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회정화운동이 일대 국민운동으로 확산돼서 시민의식 속에 기필코 뿌리 내려야만 하겠읍니다. 그러나 정의사회 구현의 궁극적 책임도 또한 주로 정부에게 있다는 사실을 절감해야 할 것입니다. 제5공화국의 궁극적 목표는 성장과 축적에만 최고의 가치를 주어 왔던 60년대 70년대의 국가경영방식을 청산하고 공정한 배분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라고 본 의원은 생각합니다. 그늘진 사회에도 빛을 주고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시켜 정의로운 배분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곧 제5공화국이 펼쳐 나갈 새로운 복지사회일 것입니다. 우리가 상정하는 복지사회란 한마디로 모든 국민이 고루 잘사는 사회를 말합니다. 이는 오늘날 모든 국가가 추구하고 있는 공통된 목표요, 이상이긴 하지만 아직 완벽한 복지국가에 도달해 본 나라는 세계에 없읍니다. 유한한 자원을 능력이 다른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나눠 줄 수는 없을 뿐 아니라 복지라는 개념 그 자체도 단순히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부만으로 저울질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축적된 성과의 열매를 골고루 나누어 주는 것만이 5공화국의 의미가 될 수 없으며 제5공화국의 출범은 곧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복지모형을 설계하고 그 기반을 다져 나가는 단계로 해석되어야 하겠읍니다. 복지정책의 차원도 모든 국민이 자력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려돼야 하며 실업수당을 검토하기에 앞서 기능교육을 통한 자립능력의 부여와 고용기회의 확대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제5공화국 정치의 장에 있어서는 여야관계가 다수의 횡포와 독주 그리고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난무하던 구시대적 정치양태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본 의원의 소신입니다. 새 국회는 다양한 국민적 대표들이 한자리에 의견을 모으는 대화정치의 총본산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읍니다. 물론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당 간의 견해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오히려 정당정치의 큰 장점으로 승화될 수도 있읍니다. 그러나 그것이 합리적 정책경쟁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세력 간의 우호와 신뢰관계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언제나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극한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며 상대 당을 적 아니면 동지라는 대립적인 관계를 동반자, 협력자 또는 대화의 상대자로서의 관계설정을 전제하는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할 시점에 이미 우리도 도달해 있읍니다. 그렇게 됨으로써 각 정당들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호 보완관계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모든 정치문제를 입법부로 집약시키는 일은 정치발전과 사회안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도 불가결한 일이라 하겠읍니다. 따라서 본 의원은 다시 한번 강조하겠읍니다. 대화를 통한 부단한 조정이야말로 곧 민주정치인의 으뜸가는 정치역량임을 의원들께서는 명심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읍니다. 이와 함께 덧붙여 드리는 말씀은 새 시대의 국회는 구시대처럼 행정부의 하위에 종속하는 것이 아니라 대등한 위치에서 행정부에 충고 협조하는 입장이 되어야 하며, 다수당은 의례히 민주성이 부족하고 권위적으로 흐르던 구시대의 통념을 과감히 수술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정당의 권위와 비중은 이제 주장만으로 구현될 수는 없읍니다. 제 구실을 다하면서 국민의 언론을 창달시키는 가운데 언제나 겸허한 자세로 국민과 정부를 연결하는 교량작용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하겠읍니다. 도덕적으로 타락하거나, 현실파악을 위한 연구와 노력이 부족하거나, 언론이나 인기를 지나치게 의식해서 무책임하거나, 선동적인 발언을 남발하면 정치발전은 물론 개인적 성장에도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나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의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국무총리 이하 국무위원 여러분! 정치에는 절대적 완성이란 없는 것이라고 말들을 합니다. 우리의 제5공화국도 이제 막 출범한 것이지 완전하게 정비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본 의원이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제 막 출범한 우리의 제5공화국의 국기를 확고히 다져 조국통일을 향한 초석이 되게 할 사명이 본 국회와 정부는 물론 3800만 모든 국민에게 주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내외에 걸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되어 있는 이 시간에 민주정의당을 대표해서 본 의원이 정치적 소신의 일단을 피력한 것은 이 땅에 영원히 존재해야 할 제5공화국의 장래를 민의의 전당에서 흉금을 털어놓고 의논해 보고자 함이었읍니다. 지난해 종신 대통령직에 추대되었던 세네갈의 상고르 대통령이 이를 고사하고 물러났을 때 전 세계의 민주시민들은 크나큰 감명을 받고 동시에 한없는 찬사를 보내었읍니다. 1988년 2월 어느 날 단 한 번 7년의 임기가 끝나자 토착화된 민주주의에 의해 교체된 새 정권을 뒤로 하고 활짝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두 손을 흔들며 청와대를 물러나는 57세의 정치인의 모습을 보게 될 때 전 세계 인류는 보다 큰 감명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날은 바로 전두환 대통령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가 얼마만큼 위대하며 우수한가를 세계에 입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는 당파를 초월해서 서로 힘을 합해 항상 성숙된 솜씨로 국정을 논의하며 전진을 서로 서두릅시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민주한국당을 대표하여 류치송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여러분! 나는 참으로 오래간만에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다시 궤도를 찾은 이 자리에서 민주한국당의 총재로서 우리 당의 기본입장을 국민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게 된 것을 무한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와 같은 기쁨과 함께 몇 가지의 착잡한 감회를 금할 수가 없읍니다. 헌정의 파행과 중단을 막지 못한 데 대한 뉘우침과 최선의 출발을 준비하지 못한 데 대한 부끄러움이 우리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읍니다. 역사란 추상같이 준엄하게 기록되는 것입니다. 역사란 어떠한 이유로서도 변명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나는 우선 지난 3월의 국회의원선거에서 우리 당을 지지해 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그 뜨거운 민주의식을 높이 찬양하는 바입니다. 아직도 정리하고 개선하여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비극적인 헌정중단 사태를 비교적 빠른 시일에 극복하고 헌정에 복귀하게 된 것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 국민의 민주역량이 어떤 난관과 시련일지라도 이겨 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확실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민주한국당에게 전 의석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82석을 확보하게 한 것은 관권의 개입과 타락을 물리칠 만한 식견과 용기가 우리 국민에게 있음을 입증해 준 것입니다. 이러한 민주시민의 지지는 우리의 뜨거운 사명감과 준엄한 책무를 동시에 지워주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압니다. 우리 당과 나는 이와 같은 국민적인 지지와 성원을 뒷받침으로 하여 민주주의에의 길이 아무리 험난하더라도 이 시대와 이 국민이 요구하는 기대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엄숙히 다짐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18년에 걸쳤던 1인 독재체제가 마침내 종언을 고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분명히 역사적 변화를 확인하고 있읍니다. 또한 다시는 이 땅에 헌정중단의 비극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결연한 국민적 자각을 확인하였읍니다. 바로 이 토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새 시대의 첫 과제였던 1인 장기집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국회의 국민대표성을 보다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었읍니다. 그러나 현행 정치체제와 제도는 더욱 개선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기본권은 더욱 키워야 하고 국회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읍니다. 나는 항상 강조해 온 바와 같이 자유민주주의야말로 개인의 창의와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도록 하는 보편적 원리이며 온 국민의 이상이었읍니다. 이러한 보편적 원리와 국민의 이상은 비록 일시적인 제약이 있다 하더라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독재와 불의에 항거하여 투쟁하면서 이 땅에 참된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온 민주세력의 빛나는 정통성을 계승하고 거기에다 각계각층의 대표들이 새롭게 참여하여 민주한국당을 창당하기에 이르렀던 것도 이러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불굴의 신념 때문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아직도 정치체제를 비롯한 많은 분야에 걸쳐서 청산하고 개선하여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것입니다. 여야 할 것 없이 겸허한 자세로 진지하게 오늘의 상황을 인식해야 하고 개선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인가는 백성의 소리를 겸허한 자세로 진지하게 들을 때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얼마나 빨리 개선하느냐 하는 것은 의원 여러분들이 대변자로서의 사명과 헌법기관으로서의 양식에 얼마나 철저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정부 여당에게 촉구하고자 합니다. 참으로 모든 국민이 바라는 화합의 시대를 건설하려면 지난 헌정사의 독소를 철저히 제거하고 그 비리가 남겨놓은 유산을 청산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국민화합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요청되는 당위입니다. 더구나 우리는 유혈사태까지 불러 일으켰던 가슴 아픈 진통을 겪은 끝에 새로운 화합을 다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위압감에 사로잡혀 있음을 우리는 부인할 수가 없읍니다. 활짝 개어 있을 새 시대의 하늘을 잿빛으로 보거나 화합의 훈풍 속에서 오히려 음산한 냉기를 느끼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읍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했기 때문에 영어 의 몸이 되었던 사람들, 정권안보를 위해 발동했던 긴급조치의 희생자들이 왜 아직도 새 시대의 햇살을 받지 못해야 합니까? 그들은 당연히 즉각 석방되고 복권되어야 합니다. 또 소급입법인 정치규제법에 묶인 정치인들은 하루빨리 정치활동이 재개되도록 할 것입니다. 물론 정부 당국이 그동안 많은 완화조치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왔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이것은 극히 다행스런 일이었읍니다. 그러나 좋은 일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극도로 위협받았던 사법부의 권위는 회복되어야 하고, 학원의 자율화도 보다 빨리 진척되어야 하겠읍니다.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인 언론의 자유 역시 크게 넓혀져야 하겠읍니다. 근로자들의 권익은 보다 옹호되어야 하며 성실하게 일하는 공직자들의 신분도 확실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진정한 화합의 분위기는 이루기 어려울 것이며 한낱 구호로 그치고 말게 될 것입니다. 천재지변과 같은 태풍이 지나가고 나도 그 피해는 정부가 보상하고 있읍니다. 5․17 후 광주사태와 같은 비극적인 역사의 태풍에 대해서도 보다 섬세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나의 이와 같은 요구는 결코 지나간 상처를 들추어 정치적 책임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상처는 이 민족이 안은 상처이기 때문입니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자 국민적 요구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가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새로운 헌정질서에 참여하게 된 것은 우리 당의 기본목표이자 이를 끈질기게 추구해 온 민주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였읍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민주정치란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는 선거제도와 깨끗한 선거풍토 속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지난 양대 선거가 과연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였는가의 여부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국민 누구나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일입니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 없이는 의회의 존엄은 있을 수 없읍니다. 민주정치의 기초와 의회의 존엄 그리고 의회의 윤리적 타당성을 동시에 위협하는 일찌기 보기 드문 타락선거가 자행되었던 것입니다. 엄청난 금전 살포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흐리게 했던 것입니다. 이것을 어찌 묵과할 수 있겠읍니까? 선거는 정부가 관리하는 것이며 정부는 공정한 선거를 위협하는 모든 요인을 제거해야 하는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선거가 공정했다고 우기거나 또는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 선거에 대해 정부는 책임을 지고 다시는 이런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하겠고 또 우리 국회도 다시는 이러한 선거가…… 타락선거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마련해야 될 줄 알고 있읍니다.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은 선거에서뿐만 아니라 유신체제하에서보다도 더 국회의 기능을 약화시켰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 국회법의 조문 가운데서도 남아 있읍니다. 어느 나라 민주국가에서 국회상임위의 예산심의권을 박탈했는지 알 수가 없읍니다. 또 반대당의 참여기회를 크게 제한한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오늘 기조연설 순위 가지고도 많이 논의가 된 줄 알고 있읍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유신체제를 나무랍니다마는 그래도 야당을 제1순위로 발언을 주었읍니다. 오늘 제2순위로 발언을 하게 되었읍니다마는 이러한 운영 면에 있어서도 국회가 개회되자마자 대통령이고 민정당의 총재이신 전 대통령의 치사를 통한 얘기를 들었고 또 엊그저께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을 했읍니다. 오늘도 저에 앞서서 민정당 대표최고위원이 기조연설을 했읍니다. 야당은 어떻게 이렇게 세 분씩의 정부이자 여당인 이분들의 훈시조의 얘기를 듣고서 비로소 발언을 얻는 이러한 전례는 앞으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다수결의 원칙은 마지막 조정수단으로서 필요한 것이지 토의과정에조차 통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선진 민주국가의 오랜 관례입니다. 나는 유신체제하에서 능률을 내세운 졸속이나 혼란방지를 구실삼은 간편주의가 결국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사실을 똑똑히 보았읍니다. 우리 당과 나는 유신체제의 경험을 결코 잊어버릴 수가 없으며 그 잔재 속에서 숨쉬기를 결단코 거부합니다. 나는 가능하면 이번 회기 중에 어떤 의안보다도 우선하여 국회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국회법을 고칠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아마 우리 당은 곧 국회법 개정안을 제안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긴급한 상황 속에서 새 공화국 수립에 필수불가결한 입법만 했어야 할 입법회의가 졸속하게 불합리한 내용으로 제정된 각종 법률과 유신체제의 잔재를 안고 있는 법률 등을 개정하기 위해 국회에 법령정비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특히 이미 말씀드린 국회법을 위시해서 언론기본법, 문화보호법, 청소년관계법 등은 반드시 개정하여 국민이 갖고 있는 의구심과 억압감을 불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각종 제도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토의를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 못할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계엄령이라는 특수상황 속에서 국민의 선출을 거치지 않은 입법기관에서 만든 일부 법률의 독소조항은 과거 악명 높은 유신체제하에서 이루어진 법보다 더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국회의 기능을 통제하고 있음은 온 국민이 바라는 민주주의 토착화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읍니까? 흔히 시행해 보기도 전에 고치자는 것은 부당하다는 일부의 주장은 하나의 궤변에 지나지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불합리성이 명확한 사실을 놓고 시행부터 해 보자고 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결과가 뻔한 것을 알면서 시행부터 해 보자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읍니까? 예산심의권이 없는 국회상임위원회가 활성화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편의와 능률을 이유로 졸속하게 제정된 법령들이 어떤 것이었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는 우리가 과거 최고회의 비상각의에서 제정된 법령들을 보면 알 수 있읍니다. 국회의 기능을 되찾고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법률을 다시 손질하자는 데 반대할 의원은 한 분도 안 계시리라고 확신합니다. 지난날 우리는 안보나 외교문제에 있어서 초당적으로 공동보조를 취해 왔고 공동으로 대처해 왔읍니다. 우리는 새로운 헌정에 복귀한 뒤 최초로 소집된 106회 임시국회에서 대통령의 1․12제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읍니다. 이제 진정한 민주질서를 다지기 위하여 그리고 무엇보다도 헌정중단의 쓰라림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이러한 초당적 자세는 앞으로도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만의 하나라도 국민의 소망과 어긋나는 길을 같이 걷자고 한다면 우리 당과 나는 결연한 자세로 맞서 싸울 수밖에 없읍니다. 야당은 집권에의 의지를 양식 삼아 존재하는 것이며 또한 집권세력에 대한 견제기능을 발휘할 때 비로소 존재의의가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읍니다. 집권에의 의지를 포기하거나 견제의 기능을 거세당한다면 야당의 존재와 함께 민주주의는 조종 을 울리게 될 것입니다. 참다운 사회안정의 기초는 낡은 질서에서 과감하게 탈피하여 정상적인 민주정치로 복귀함으로써만이 가능합니다. 다시 말하면 정치의 복권을 통해 안정이 추구되어야 합니다. 이제 민주화를 추구하는 시대적 요청에는 어떠한 성역도 존재할 수 없읍니다. 나는 무엇보다도 밝고 믿을 수 있는 사회를 건설하여야 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음모와 중상, 불신과 비리, 이기와 모리로 얼룩진 해묵은 장막을 걷어 내고 정직한 자가 대우받는 사회, 근면한 자가 잘 사는 사회, 신의와 지조와 정의가 인간관계의 기본을 이루는 밝고 믿을 수 있는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당과 나의 꿈인 것입니다. 공자가 일찌기 말했듯이 나라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병 ’ 즉 군대와 ‘식 ’ 즉 경제적 바탕과 믿음 ‘신 ’ 이 세 가지 요소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사람 간의 신의 즉 ‘신’인 것입니다. 우리 당과 나는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의 건설을 위해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입니다. 정부가 구정권의 도덕적 기준이나 윤리적 수준에 머물러서 밝고 믿을 수 있는 사회의 건설에 혹시라도 역행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어떠한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결연히 투쟁할 것입니다. 나는 밝고 믿을 수 있는 사회의 첫 번째 작업이 경제질서에서의 공정성 회복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구정권하에서의 사회병리는 터무니없는 특혜에서 싹터 왔으며 재벌과 정부가 늘어붙은 유착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고질화되어 왔읍니다. 따라서 이 사회에 신의와 공정의 풍조를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혜경제체질의 즉각적인 탈바꿈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정말로 정의사회의 구현이라는 슬로건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특혜경제체질의 대수술과 함께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분배의 정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제성장이란 결국 부의 편중과 사회적 불안의 고조 그리고 가진 자들의 도덕적 타락 외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과거체제에서 경험으로 잘 터득하고 있읍니다. 만약 정부가 사회정의의 구현에 성의를 가지고 있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소득분배가 얼마나 불공정한지를 즉각 조사해서 널리 알리고 그 개선계획을 발표해야 마땅하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는 우리 국민들이 누구나 실감하는 바입니다. 낮은 성장, 높은 물가 그리고 국제수지 악화의 이른바 삼중고의 원인을 석유파동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침체나 대외경제 여건의 악화 등에만 돌리는 것은 그릇된 진단이라 아니 할 수 없읍니다. 그릇된 진단으로는 신음하는 우리 경제를 회생시키기 어렵습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실상 불황 자체에도 큰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이상으로 경제구조 자체의 결함에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해외자원과 외채에 의존하고 방만하게 중화학공업에 치중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내수산업을 위축시킨 데에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국민총생산에 대한 80% 가까운 수출입의존도는 우리 경제의 해외의존성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읍니다. 이제라도 과감하게 해외의존도를 낮추어야 합니다. 허구적인 고도성장정책과 특혜경제체제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경제의 회복속도가 다소 더디다 하더라도 우리는 과감하게 잘못된 경제구조를 바꾸어야 하겠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기조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획일적인 관권경제에서 합리적인 민간주도형 경제로 바꾸어져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또한 국제경제의 제약에서 탈피하고 그 영향을 최대한으로 배제하기 위하여 국내 부존자원의 개발에 역점을 두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농수산업에 대한 투자확대와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는 시급합니다. 이것은 경제적 효율성이 비록 다른 산업에 비해 다소 낮다 하더라도 국민경제의 해외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는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미봉적이거나 호도해서는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무총리의 국정보고에서조차 도매물가와 소비자물가가 각각 5% 상승에 그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읍니다. 나는 이것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 것인지 나는 짐작을 하지 못하겠읍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무엇 때문에 물가를 걱정하겠읍니까? 정부는 사실대로 밝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민적인 협조를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가의 희생자가 바로 누구입니까? 오늘 이 순간에도 누구보다도 정액소득자와 저소득층은 특혜경제, 관권경제의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고물가의 압박에 시달리는 서민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기구를 구성할 것을 제의합니다. 이들의 손실을 극소화시킬 수 있도록 적어도 물가상승률을 충분히 감안한 급료나 보수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임금 가이드라인’이라는 명목 밑에 고물가의 희생을 이들 서민에게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엄중하게 경고하는 바입니다. 기업은 경제의 주역입니다. 고용을 유지하고 자금압박을 다소라도 완화시키기 위하여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의 세율을 적정수준으로 인하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정부가 경기회복을 참으로 진지하게 추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이제까지의 몇 차례의 경기회복대책이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방만한 예산집행을 하는 데도 그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경기를 하루빨리 회복하기 위하여 지금이라도 지체 없이 방위비와 공무원 급여 등을 제외한 불요불급한 정치적 전시성 경비와 일반행정비 등을 대폭 절감하여 이를 경기회복을 위한 공공투자재원으로 전용토록 하는 실행예산을 짜기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 당과 나는 인플레야말로 이 나라의 공적 제1호임을 선언합니다. 우리 당의 지지기반의 하나인 정액급여소득자들과 서민들을 궁핍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기업가들의 투자의욕을 결정적으로 위축시키고 불로소득자들만 살찌워서 우리 경제의 건전한 자원배분을 방해해 온 이 엄청난 범죄가 바로 인플레를 주범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원 여러분! 이 나라의 공적 제1호인 이 주범의 배후에는 인플레가 일어날 수밖에 없게 경제정책을 운용하고 있는 경제관료가 있읍니다. 50% 가까운 물가폭등을 겪으면서도 이들은 한 번도 책임을 진 적이 없읍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물가가 50% 가까이 올랐을 때 임금은 15% 정도만 올리도록 이른바 가이드라인을 정하기까지 했읍니다. 이 나라의 경제관료들도 책임질 줄 아는 새 시대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이 성스러운 의사당의 자리에 나와서 공개적으로 약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연말물가 저지선을 25%로 정하고 있읍니다마는 이 25%가 무너질 경우 경제각료가 무조건 총사퇴할 용의가 있다는 결연한 자세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애꿎은 하급공무원이 조금만 잘못하면 당장 파면되고 목이 달아나는데 이 국가경제를 좌우하는 경제장관들은 책임을 질 줄 모르고 이리저리 책임만을 회피했던 것이 과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나는 오늘의 학원, 오늘의 교육제도 및 교육풍토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학원이나 교육이 국가백년대계를 가늠하는 것임은 다시 말할 여지가 없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을 이단시하거나 교육제도와 교육풍토를 일시적인 편의에 따라 한 정권의 차원에서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학원의 자유는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어떤 외부의 압력이나 불순세력의 침투도 배제되어야 합니다. 사학이 자주적이고 독창적으로 발전되도록 보호해야 할 책임은 바로 정부에 있다고 봅니다. 9년제 의무교육을 조속히 실시해야 함은 물론 사학에도 재정형편에 따라 재정상의 지원과 세제상의 특전을 베풀음으로써 공교육과의 균형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땅에 떨어진 사제 간의 신뢰관계는 다시 하루바삐 회복되어야 합니다. 언론의 자유확보나 사법부의 권위회복도 우리가 개선해 나가야 할 큰 과제가 아닐 수 없읍니다. 국민들은 언론기관의 통폐합이 결과적으로 언론의 자율성을 얼마나 침해하고 있는가를 똑똑히 목격하고 있읍니다. 언론의 자유 없이 민주주의적 질서가 확립될 수 없다는 것은 철칙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제한받으면 받을수록 민주주의적 질서는 그만큼 허물어지기 마련입니다. 언론기관이나 언론인에 대한 제약이 자율규제라는 명목으로 행해진다면 이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한편 지식인과 종교인이 마음 놓고 연구하고 저술하며 설교하는 자유도 보다 신장되어야 합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는 중앙집권제가 가지는 장점과 함께 많은 단점을 알고 있읍니다. 중앙정부의 통제성과 획일성은 본의 아니게도 비민주화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지방의회를 구성함으로써 지방주민의 참여의식을 높이는 한편 관치행정에서 빚어지기 쉬운 획일성을 배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정자문위원이니 군정자문위원이니 하여 법의 근거조차 희미한 기관에 상당한 예산까지 들여 어용화하는 것보다는 우선 시도부터라도 단계적으로 지방자치를 실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흔히 재정자립도 운운하여 지방자치를 회피하고 있는 것은 한낱 구실에 불과합니다. 재정자립을 위하여 국세의 일부를 지방세로 돌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재정자립도 여부는 어떤 조세제도를 운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관계가 있는 것임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30여 년…… 여야가 없다고 그럽니다마는 우리는 야당으로밖에 자처할 수 없읍니다. 자랑스런 야당의 법통을 이어받은 우리 민주한국당은 유지될 수 있는 정권과 종말이 가까운 정권이 어떻게 다른가를 체험으로 알고 있읍니다. 유지될 수 있는 정권은 빗방울처럼 미약한 백성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법입니다.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이 마침내 바윗덩이에도 구멍을 낸다는 것을 이들은 두려운 마음으로 깨닫고 있는 것입니다. 유지될 수 있는 정권은 또한 보안의 가장 요긴한 대목이 국민들의 일체감과 단결에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는 법입니다. 이들이 사심을 버리고 공공의 일에 봉사하며 계층 간의 위화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유지될 수 있는 정권은 그 밖에 도덕적 우월성을 갖춘 사람들로 핵심을 이루는 법입니다. 훌륭한 지도자란 민중의 사표 가 될 만한 감화로 국민을 따르게 합니다. 소비가 미덕인 70년대니 대망의 80년대니 하는 식의 언어조작은 이미 통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당과 나는 결단코 이와 같은 우민정책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 민주한국당은 30여 년 전통에서 우러나는 잠재력을 가지고 우리가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원칙에 따라 집권의 숙원을 평화적으로 실현할 것입니다. 그때가 바로 내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초조하지 않을 것입니다. 차근차근하게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해 나갈 때 국민은 우리를 선택하고 지지할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무엇이 민주적이고 비민주이며, 무엇이 번영과 안정의 지름길이며, 무엇이 빈곤과 불안의 독소인가를 똑똑히 알고 있읍니다. 끊임없는 공산주의자들의 위협에 대처하고 집단안보를 강화하는 데 우리는 어느 당을 가릴 것 없이 공동의 보조를 취할 것입니다. 1인독재의 잔재를 청산하고 민주질서를 수립하는 데 우리는 앞장설 것입니다. 우리는 한 시대의 동참자입니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진정한 민주주의시대를 개척해 나가는 데 있어 의원 여러분들이 지도적 역량을 발휘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일찌기 겪어 보지 못한 진통을 겪고 새로운 헌정의 힘찬 발걸음을 디딘 이 여의도의 국회의사당이 아무리 조그만 민의일지라도 이를 반영하고 자유롭고 활발한 토론을 벌림으로써 민주정치의 총본산이 되어지기를 여러 의원들과 함께 국민 앞에 다짐하면서 우리 민주한국당의 기조연설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한국국민당을 대표하여 이만섭 의원 나오셔서 연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사정에 의하여 미리 유인물을 배포해 드리지 못한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사람은 생애를 통하여 가장 엄숙한 순간에 놓여 있읍니다. 그것은 내 개인이나 내가 속해 있는 정당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바로 이 민의의 전당에 서서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고 역사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우기나 우리 국민당은 창당선언에서 국민을 위한 국민의 당으로서 국민의 소리를 정책에 반영시키는 명실공히 정책정당이 될 것을 만천하에 선언한 바 있읍니다. 마땅히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는 비겁자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고 비판을 위한 비판이나 감정적인 언사로써 일시적으로 인기에 영합할 생각도 이 사람은 없읍니다. 그러나 제5공화국이 출범하는 지금이야말로 조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느냐 또는 후퇴하느냐 하는 역사적인 중요한 전환점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이 사람이나 여기에 앉아 계시는 모든 국회의원 여러분들이 시간이 흘러 지상에서 사라지더라도 조국은 영광된 것이어야 하고 자유민주주의는 꽃피워야 하기 때문에 양심에 따라 십자가를 메고 진실을 토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 나라에 자유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룩되고 정치보복이 사라지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평화적 정권교체를 솔선수범하기 위하여 임기가 끝나는 7년 후에는 스스로 물러설 것을 약속하였읍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처음에는 많은 국민들이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는 일이라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그와 같은 약속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고 특히 지난번 제11대 국회 개회식에서 국민의 대표들에게 다시 한번 그 약속을 다짐함으로써 이제 누구나가 전 대통령의 의지를 믿게 되었으며 본인 역시 이 점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지적해 두고자 하는 것은 전 대통령이 7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대통령직을 물러난다는 사실만으로는 결코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문제는 국민의 진실된 의사가 얼마만큼 자유롭게 선거라는 과정을 통하여 반영될 수 있으냐 하는 점에 달려 있다고 본인은 믿고 있읍니다. 국민의 자유의사에 따라 정권이 평화적으로 교체되기 위해서는 선거가 바로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공명선거는 선거제도 그 자체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인 합리성을 지녀야 하고 선거라는 행위에 국민 모두가 명실공히 자유롭게 참여하는 분위기가 원천적으로 이루어 져야만 비로소 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선거제도의 문제는 헌법에 관계되는 것으로서 신중히 다루어져야 할 것이지만 가장 민의를 직선적으로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길은 대통령을 직접 선거하는 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직선의 폐단을 막기 위한 간선을 택한다고 하면 바로 여기 국민의 대변자가 모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현행 선거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시정하든가 어떤 방법을 택하든지 민의가 진실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반영되도록 근본적인 재검토를 가해야 한다고 이 사람은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다음에는 국회의원선거에 대하여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1대 국회가 이미 출범한 지금에 와서 지나간 선거를 꼬집을 생각은 사실 없읍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선거풍토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역사적으로 어느 선거든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특히 이번 3․25 총선이야말로 한 시대를 새롭게 구획하는 우리나라 헌정사상 가장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는 선거이기 때문에 온 국민은 그것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공명정대하게 치루어질 것을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지난 3․25 총선이 과연 새로운 시대에 알맞는 공명선거였으냐고 한번 자문자답해 봅시다. 불행히도 본인은 이 물음에 대하여 도저히 긍정적인 답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읍니다. 이 사람을 포함하여 여기 앉아 계신 모든 지역구 출신 의원 중에 어느 한 분이라도 선거법에 티끌만큼도 저촉 없이 선거를 치루었다고 양심적으로 나설 분이 과연 있겠읍니까? 3․25 총선의 양상은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그것은 과거 유례없는 타락선거요 행정선거였다는 사실입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여기 계시는 모든 지역구 출신 의원들이 이러한 선거풍토를 개선하지 않는 한 다음 선거를 어떻게 치룰 수 있겠느냐고 서로가 걱정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난 선거가 지나친 물질선거로서 지나친 금전선거였다는 것을 솔직하게 시인하는 소이라 하겠읍니다. 이 사람은 물질에 얽매인 이러한 선거풍토가 끝내는 국민을 타락시키고 사회의 가치관마저 무너뜨리는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번져 가고 있음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다음으로 문제되는 것은 비례대표제도입니다. 의석비율에 따라 제1당이 3분지 2를 차지한다는 것은 정치도의적으로나 이 제도가 지닌 본래의 뜻에도 크게 어긋나는 것입니다. 이른바 다당제 원칙하에서 집권당이 굳이 원내 안정세력을 구축해야 하느냐 하는 것도 이론 의 여지가 있는 문제이지만 설사 집권당이 원내 안정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무리한 방법까지 택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집권당이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과 긍지가 있다면 차라리 지역구 수를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여서 이를 떳떳하게 득표비율에 의해서 안배하는 것이 정도가 아니겠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여당이 선거에 있어서 행정의 유리한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과거의 여당을 해 본 이 사람도 이해를 하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선거와 같이 지나칠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특히 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다당제 원칙을 무시한 동반당선이란 계략의 틈바구니에서 그 어느 당보다 심한 압력을 받았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지적해 두는 바입니다. 정부는 이번에 실시된 이러한 선거의 양상에 대하여 마땅히 책임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민주주의 발전의 요체는 공명정대한 선거제도와 이의 공정한 관리 그리고 깨끗한 선거풍토의 보장에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은 앞으로 국회의원선거구를 현 선거구의 그 배 또는 3배로 늘리든가 또는 도 단위의 대선거구제로 확대해서 철두철미한 공영제를 실시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타락선거를 막는 방법이 아니냐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마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 드러난 이러한 문제점 등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본인은 국회 내에 선거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여야 공동으로 그 개선방안을 연구 검토할 것을 정식으로 제의하는 바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현행 헌법에 의한 대통령의 임기가 7년인 반면 국회의원의 임기가 4년으로 각각 그 임기의 주기가 맞지 않아 이것이 혹시 정국불안의 요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바이며 국가백년대계를 위하여 제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슬기롭게 이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먼 장래를 위하여 문제점으로 지적해 두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정치활동 규제에 관해서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 사람이 이 자리에서 정치보복의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참다운 국민적 화합과 국력의 결집을 바라는 충정에서입니다. 정치보복의 연속은 이 나라 민주주의에 저해적 요소가 되어 왔고 이 나라 민주주의에 암적 존재가 되어 왔읍니다. 따라서 이 사람은 이제 제5공화국이 출범하고 새로운 국회가 구성된 이 마당에 대통령은 현행 정치쇄신법에 묶여 있는 모든 인사에게 하루속히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바라는 바입니다. 다음은 새로운 국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읍니다. 제5공화국의 출범은 자유민주주의의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그 바탕 위에 참다운 의회정치를 실현하는 데 그 의의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국회의원은 한 정당에 소속된 당원이기 전에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부여받은 국민의 대표자입니다. 물론 새로운 국회가 그 운영에 있어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읍니다. 그러나 동시에 삼권분립이 보장된 민주국가에서 국회가 국회로서의 의무를 다하려면 먼저 국회가 갖고 있는 본래적 기능을 다해야 한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회의원의 법적 지위는 어떻든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장관급이든 차관급이든 무슨 급이든 그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수임된 의무를 포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11대 국회의 운영에 있어서 이 사람이 우려하는 점은 행정부와의 관계에 있어 협조의식만을 강조한 나머지 견제와 비판이란 본래의 기능이 만의 하나라도 도외시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건전한 견제와 비판이 마치 행정부를 적대시하거나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도전으로 왜곡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키신저는 의회와 행정부의 관계를 긴장된 협조관계로 표현하였거니와 이 사람은 우리 국회와 행정부가 견제와 협조관계를 유지할 때 비로소 민의가 수렴되어 정책에 반영되는 건전한 의회정치로 발전될 것으로 믿는 바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인은 국회상임위원회에 예산심의권이 부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입니다. 예산심의특별위원회가 상설위원회로서 존속한다면 모르거니와 특별위원회로 구성되는 한 상임위에서의 예산심의권은 마땅히 부활되어야 하며 이런 방향으로 국회법은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민한당, 국민당뿐만 아니라 민정당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하리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민정, 국민, 민한 3당이 공동제안하여 이 문제는 꼭 해결해야 될 줄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상위에 있어서 예산심의권은 국회의 근본적인 기능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정부 여당에서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청탁배격운동을 전개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이 자칫 잘못하면 형식적인 전시효과에 그치고 그 본래의 취지에 역행하는 수가 있읍니다. 그래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름지기 이러한 운동은 교육이나 사회정의의 풍토 조성을 통해 법과 질서를 지키는 정신을 함양함으로써 생활화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회의원의 경우 부정과 부조리의 성격을 띤 청탁은 물론 강력히 배격해야 되겠읍니다. 그러나 선거구민의 권익보호라든가 지역개발사업 및 정책에 반영시켜야 할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마저 포기해야 한다는 사태가 와서는 절대로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국회를 경시하고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켜 국민으로 하여금 국회를 불신케 하려는 여하한 외부작용도 이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찾아 국민에 대한 책무를 다하는 것만이 우리를 대변자로 선택해 준 국민에 대한 보답의 길일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민의의 전당에 모인 우리 의원들은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여야의 입장을 초월해서 시급히 해야 할 일이 있읍니다. 그것은 우리가 정치적 현실로서 입법회의의 기능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선거에 의한 대의기관이 아니었던 만큼 이미 입법회의에서 처리된 법률들을 재검토하여 비현실적이며 국민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는 졸속법률에 대해서는 신속하고도 과감한 개정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이제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국회의 권능을 살리며 헌법의 기본정신과 거리가 먼 현행법의 모순점을 시정하기 위하여 국회 내에 법률정비심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입법회의에서 통과된 모든 법률을 재검토할 것을 이 자리에서 제의하는 바입니다. 다음은 외교․국방정책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읍니다. 외교․국방 및 통일정책에 있어서는 우리 당도 국민적 합의에 따라 초당적으로 지지할 용의가 있읍니다. 그러나 그 정책의 수립과 집행과정에 있어서는 야당과도 사전에 협의를 함으로써만이 강력한 국민적 외교를 전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람은 외교정책만은 초당적으로 추진할 것을 재삼 강조하는 바입니다. 우리의 외교정책은 미국 등 우방과의 협력관계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은 물론 이제는 공산국가와의 관계개선도 적극 추진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의 관계는 미국의 정권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동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며 한일관계는 현안문제를 하루속히 해결해서 정상화를 기해야 할 것입니다. 공산권과의 관계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하여 문호를 개방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으므로 본인은 6․23 외교선언과 75년 9월 유엔에서 키신저가 제안한 남북 교차승인의 이론 에 따라 이 자리에서 중공 및 소련과 정식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할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특히 비동맹 및 공산국가와는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펴 실리를 추구해야 할 것이며 중공 및 동구권과의 교역은 확대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의회 및 민간외교를 계속 강화해야 할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한일의원연맹의 기구가 강화된 것은 다행한 일이라 하겠읍니다. 다만 의회외교는 정부외교와 달라 그 창구가 단일화되기보다는 오히려 다원화되어 상대국의 야당과도 접촉하는 길을 트는 것이 효과적임을 지적해 두는 바입니다. 통일정책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자신을 갖고 밀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북괴는 이미 세계적으로 고립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산국가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1․12제안을 계기로 통일의 주도권을 잡은 우리는 이제 폐쇄된 이북 땅에 자유의 바람이 들어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제3국을 통하여 자유의 물결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우리는 굳이 막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교는 무엇보다 내치의 연장입니다. 그러므로 정국의 안정과 참된 국민의 화합을 그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을 이 사람은 다시 한번 상기하고자 합니다. 국방문제는 우리 조국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것으로서 우리가 잠시도 소홀히 생각할 수 없는 국정의 최우선권을 지니고 있읍니다. 얼마 전에 있던 한미 연례 국방장관회의에서 한미 방위공약이 재확인되고 대한군사판매차관이 그 금액과 조건에 있어서 유리하게 된 것은 이 사람은 환영을 하고 국방 당국에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그러나 차제에 우리가 다시 한번 명심할 것은 언제나 남의 나라에 우리의 국토방위를 의존할 수 없다는 절대적 명제입니다. 우리는 하루속히 자주국방 태세를 확립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전력증강계획을 차질 없이 계속 밀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력증강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의 사기진작과 국군의 구조개편입니다. 그리고 또한 방위산업의 육성입니다. 합리적인 구조개편을 통하여 예산의 낭비를 막고 절약된 그 예산으로 사병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안보는 종합안보의 개념으로 다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군인들의 애국심과 사기진작을 위해서는 군은 본연의 임무인 국토방위에만 전념하고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겨야 합니다. 다음은 경제정책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읍니다. 우리는 지금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인한 저성장, 유가인상에 따른 물가고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서민생활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읍니다. 이 경제난국의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합니다. 즉 정부는 불필요한 기구축소의 대담한 단행, 비효율적인 공공사업의 억제 및 보조정책의 지양 등을 통하여 재정지출을 크게 줄임으로써 예산을 대폭 절감해야 합니다. 특히 기업인을 적으로 돌리지 않는 경제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여 기업인에게 의욕을 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기업인들을 위축시키고 의욕을 감퇴시키면 그만큼 우리 경제는 후퇴할 수밖에 없읍니다. 기업인들에게 의욕과 희망을 주어 재투자를 촉진케 함으로써 고용을 증대하고 실업을 막아야 합니다. 기업인에게 의욕을 주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정한 이윤을 보장하도록 세율을 인하 조정하고 금리도 단계적으로 인하 조정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배제되어야 하며 경제활동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즉 우리의 경제정책은 이제 자유경제를 바탕으로 한 민간주도형 경제체제로 옮겨져야 할 것입니다. 조세정책에 있어서는 현행 부가가치세제를 폐지하고 국민에게 공정한 세 부담을 하게 하는 세제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민한당에서는 부가가치세제의 세율인하만을 주장했으나 이 사람은 부가가치세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부가가치세는 그 실효성이 거의 없고 결과적으로 물가만 자극하였으며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으로부터 받은 세금을 대기업에 환급해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경제적 약자만 막중한 부담을 강요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땅히 폐지되어야 합니다. 또한 봉급소득자와 저소득층의 세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그들에게 삶의 의욕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최저임금제를 실시하고 강력한 물가억제정책으로 서민들의 생활을 보호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의 육성책은 구두선에 그치지 말고 명실공히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자금지원의 확대, 기술 및 경영지도, 대기업과의 계열화 등은 국무총리께서도 엊그저께 지적을 했읍니다마는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대한 잠식을 하고 경제적 횡포를 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이 사람은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중소기업의 육성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중산층을 대폭 확대하는 문제를 특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경제안보라는 측면에서 볼 때에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공산화를 막기 위해서는 중산층의 폭이 대폭 넓어져야 한다고 이 사람은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못사는 서민들의 생활이 하루바삐 향상되어 중산층으로 발전되어야 할 것입니다. 농촌부문에 있어서는 양곡특별회계의 적자누적으로 인한 통화팽창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그러나 당분간은 이중곡가제를 계속 밀고 나가 주곡의 자급자족을 이루도록 해야 할 것이며 농민들의 증산의욕을 북돋아 주어야 하겠읍니다. 경지정리와 농업기계화도 조속히 실현되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위하여 더욱 적극적인 정책배려를 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추구하는 사회복지정책도 도시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농촌지역에도 확대되어 도농 간에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교육정책입니다. 우리 세대가 지나도 국가는 영원히 존속합니다. 따라서 교육정책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넘어다보는 장기적인 것이 되어야 합니다. 문교 당국은 교육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관계 당사자인 학교 당국과 학부형들과 사전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그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고교평준화가 오히려 과외수업을 조장하였고 지난해 시행된 대학입시제도가 커다란 부작용을 낳은 것과 같은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은 이제 지양되어야 합니다. 대학문제는 되도록 대학 당국의 의견을 존중하여 결정하는 것이 먼 장래를 위하여 바람직하다고 이 사람은 생각하는 것입니다. 교직자에 대한 생활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긍지를 갖게 하여 2세 교육에 보람을 느끼게 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미래의 주인공을 올바르게 폭넓게 그리고 구김살 없이 키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는 국민학교의 2부제 수업과 과밀교실을 하루바삐 없애야 하며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국민기초교육의 환경개선만이 국민적 화합이라든가 정의로운 사회 구현의 근원적인 해결책이라고 본인은 믿고 있읍니다. 다음은 언론문제에 대하여 꼭 한 말씀 짚고 넘어가겠읍니다. 새삼 말할 것도 없이 현대사회에서 매스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큽니다. 언론은 사실을 보도하는 원천적 기능 외에도 여론 형성을 유도하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읍니다. 따라서 언론의 기능이 원래 국민의식 형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에 비추어 본인은 우선 보도의 공정성과 진실성을 되찾을 수 있는 과감한 편집권의 자율성 확보를 이 자리를 빌어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편집권이 하루빨리 독립성을 되찾아야 하고 한편 일부 언론인들은 권력지향적 자세에서 탈피되어야 할 것입니다.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언론이 되지 말라는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만일 언론이 본래적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면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이 더욱 어려워져 결과적으로 정부와 국민 사이에 불신과 괴리감만을 갈수록 깊게 할 것이라는 사실을 본인은 엄숙히 지적해 두는 바입니다. 최근 신문구독자의 감소현상, 방송에 대한 시청기피현상을 정부 당국 및 관계자들은 깊이 음미할 필요가 있다고 이 사람은 지적합니다. 언론의 기능 여하에 따라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언론인은 스스로의 사명의식을 되새기면서 자유언론 창달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며 당국에서도 안보적 차원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보도하도록 최대의 협조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편 실질적인 언론규제의 뜻을 포함하고 있는 언론기본법에 대해서도 언론 창달을 저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그 검토가 가해져야 하고 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사회문제에 대해서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의원 여러분! 제5공화국의 출범에 즈음하여 요즈음 새 시대, 개혁, 화합이라는 세 가지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이러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사이에는 아직 그 의미가 선명하게 비추어지지 않고 있읍니다. 오히려 나타난 현상을 놓고 볼 때 위화감과 갈등을 국민들에게 안겨주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바 있는 것입니다. 새 시대란 말은 새로운 제도와 새로운 의식구조라는 측면에서 그 타당성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단지 사람이 바뀌었다고 해서 새 시대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라고 해서 과거에 대한 전면적 부정태도는 보다 나은 미래지향을 위해서도 매우 소망스럽지 못한 사고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본인은 지금의 시대를 차라리 승계와 단절의 조화를 이룩하는 시대라고 규정짓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국가적 차원에서 과거에 잘못된 것은 단절하고 잘한 것은 승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의미는 한 사회가 그 사회의 가치관을 어떻게 확립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입니다. 힘과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사회풍조,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고방식, 남을 짓밟고라도 나만이 잘 되겠다는 의식구조가 팽배해 있는 사회에서 과연 어떻게 가치관을 찾을 수 있겠읍니까? 이 사람은 특히 신의와 의리가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정직하지 못한 기회주의자와 지조 없는 해바라기 정치인이 출세하고 반면에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빛을 보지 못하는 사회풍조는 하루속히 고쳐져야 합니다. 새로운 시대란 정부지도자나 정치인이나 아니 모든 국민이 스스로 법을 지키고 스스로 정도를 걷는 공명정대한 사회를 이룩해야 하는 데 참다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시대적 전환점에 서서 이 사람은 사회개혁의 필연성을 인정하기는 합니다마는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통과 질서 위에서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새로운 시대를 위한 개혁이라 할지라도 지난날의 전통과 현실을 무시한 지나친 급진적 개혁은 결국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국민에게 피해를 주기 마련입니다. 모든 정책이 과거의 경험과 경륜을 살려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확실한 보장 위에서 신중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질서를 무시한 성급한 개혁은 우리 고유의 정신문화와 전통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역사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 나라의 융성이 질서와 전통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며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정치사회적 위계질서가 무너짐으로써 일대 혼란을 야기할 우려마저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정치사회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위계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이것은 정국안정과 사회발전에 중요한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한편 개혁을 의식한 세대교체를 연령의 측면에서 인식한다는 것은 매우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이라 하겠읍니다. 세대교체를 강조한 나머지 소중한 경험과 경륜을 지닌 인력을 아깝게 사장시키는 것은 국력의 손실로서 깊이 재고할 문제점인 것입니다. 국민적 화합도 국민들의 진실되고 건전한 비판이 허용될 때 비로소 이룩되는 것입니다. 이 화합은 상하 수직적 의사전달보다는 오히려 원활한 수평적 의사전달을 통한 민의의 일체감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계층 간의 화합, 지역 간의 화합, 민과 군의 화합이 이루어질 때 비로서 민족적인 화합을 가져올 수 있고 이것이 곧 국력의 결집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이제는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인권이 보장되는 자유로운 사회가 되어야 하겠읍니다. 서로 눈치만 보고 말하기를 꺼리는 우울한 사회가 아니라 서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명랑한 사회가 이룩되어야 하겠읍니다. 서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흉금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분위기의 보장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사회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체라고 본인은 믿고 있읍니다. 타의에 의한 침묵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며 끝내는 국가적 불행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뜻에서 본인은 이 나라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회, 서로가 믿을 수 있는 사회,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사회가 이룩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바입니다.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마지막으로 이 사람이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민들에게 내일에 대한 꿈과 희망과 믿음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꿈이 없다면 그 나라의 장래는 결코 밝을 수가 없읍니다. 그러나 내일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 아무리 오늘이 고달프더라도 국민들은 이를 참고 견디어 나갈 것입니다. 성현 말씀 중에 ‘민중신불립 ’이란 말을 기억합니다. 백성은 믿음이 없으면 서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믿음은 사회 존립의 기초입니다. 이것을 잃으면 그 사회는 붕괴될 수밖에 없읍니다. 인간에 대한 불신, 위정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그 국가에는 결코 희망이 주어질 수 없읍니다. 바로 여기에 앉아 계시는 우리들이 정직하고 참된 사회를 만들어 자라나는 이 나라 젊은이들에게 믿음과 꿈과 희망을 주도록 합시다. 오늘 이 사람은 평소 갖고 있는 소신의 일단을 피력하였읍니다. 정부는 이 사람이 행한 연설 중에서 나라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충고가 있다면 이를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아량을 가져줄 것을 바라며 마지막으로 이 사람의 연설내용이 언론을 통하여 그대로 국민들에게 알려지기를 믿고 기대하는 바입니다. 국민당을 대표한 본인의 연설을 끝까지 경청해 주신 의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 자리에서 잠시 동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국민당을 대표해서 이만섭 의원의 대표연설이 있었읍니다마는 그 발언 중에서 ․―․―․― 그러한 일부 발언이 있었읍니다. 이만섭 의원의 양해를 얻어서 이 관계 부분을 속기록에서 삭제하도록 하겠읍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