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제10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식순에 따라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기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 제창이 있겠읍니다. 녹음 전주에 따라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단상에 계신 분은 돌아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국회의원 선서가 있겠읍니다. 국회의원 여러분께서는 선서문을 왼손에 드시고 오른손을 들어 의장님의 선창에 따라 선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국회의원 아무개 이렇게 할 때는 각각 자기의 이름을 말씀을 하시면 됩니다. “선서, 본 의원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1981년 4월 11일 국회의원 정래혁이종찬 김판술 봉두완 김재영이세기 조덕현 권영우 심헌섭김정례 조순형 홍성우 김태수손세일 윤길중 남재희 고병현최명헌 김병오 이찬혁 이원범서청원 조종호 임철순 한광옥이태섭 고정훈 정 남 정진길왕상은 안건일 서석재 곽정출구용현 김정수 김진재 박관용이흥수 김승목 장성만 신상우맹은재 김은하 김숙현 정정훈이병직 유용근 오세응 이대엽홍우준 김문원 윤국노 이석용신능순 오홍석 김영선 조병봉정동성 조종익 이자헌 류치송이용호 이영준 이한동 홍성표홍종욱 신철균 김용대 김병열김정남 이관형 이범준 이봉모정재철 허경구 심명보 고영구정종택 윤석민 이해원 김영준박유재 이동진 안갑준 김완태남재두 박완규 이재환 류인범정선호 황명수 천영성 유한열정석모 임덕규 이상익 조중연이종성 최창규 김현욱 한영수임방현 김태식 고판남 김길준문병량 박병일 황인성 오상현양창식 이형배 진의종 김원기조상래 김진배 심상우 임재정지정도 박윤종 최영철 임종기신순범 김재호 허경만 유경현나석호 이재근 고재청 이대순유준상 김 식 류재희 이성일민병초 조기상 이원형 이만섭한병채 김용태 목요상 이치호신진수 이진우 이성수 박권흠김순규 박정수 정휘동 권정달김영생 박재홍 김현규 오한구홍사덕 이용택 김종기 김중권김찬우 염길정 박재욱 채문식김기수 조정제 백찬기 이규정고원준 안병규 조병규 배명국김종하 이효익 조형부 류상호조일제 신상식 노태극 이재우신원식 박익주 이수종 권익현임채홍 강보성 현경대 나길조김종경 이용훈 김기철 송지영정희택 박동진 정원민 김정호윤석순 김종호 최상업 황병준류근환 김용수 박태준 박경석이우재 이춘구 김현자 정순덕배성동 김사용 이건호 신상초오제도 김윤환 정희채 김춘수박현태 이양우 박종관 고귀남나웅배 김 집 지갑종 허청일이상선 손춘호 정시채 안교덕최낙철 김모임 이헌기 이윤자이민섭 이영희 김종인 박원탁이상희 이영일 이경숙 조남조김행자 이낙훈 김영구 황 설하순봉 곽정현 전병우 유옥우이태구 김문석 황산성 양재권정규헌 손태곤 신재휴 이정빈김진기 이중희 연제원 최수환서종열 손정혁 김노식 이의영조주형 강원채 이윤기 윤기대이홍배 김형래 김덕규 김영광이필우 노차태 조정구 김한선김유복 강기필
일동 착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각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주한외교사절 및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제11대 국회 개원식을 갖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였읍니다. 본인은 이러한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소회의 일단을 말씀드리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오늘 이 개원식은 통상적인 국회 개원식과는 그 뜻이 다르다는 데서 본인은 무한한 기쁨과 함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는 바입니다. 회고컨대 단군성조께서 이곳에 나라를 창건하신 이래 우리 민족은 숱한 영욕을 체험하면서도 이 땅에 훌륭한 문화를 발전시켜 왔읍니다. 위난에 처해서 더욱 슬기롭고 강인해지는 장한 우리 민족은 여기에 살았고 또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갈 것입니다. 아니 이 땅을 더욱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자라나는 우리 후세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를 우리는 지고 있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제5공화국하에서는 첫 국회가 열리는 감격스러운 순간에 자리를 함께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가 개원되던 날의 감격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읍니다. 그날 이 땅에 최초의 국회가 탄생한다고 해서 서울시내에서는 제헌국회 소집 축하 시가행진이 있었으며 시내는 온통 축제의 분위기에 쌓여 있었읍니다. 그때 우리 국민들은 모두 이 나라 의회정치가 아주 순조롭게 전개되리라고 믿고 있었읍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기대는 1950년 6월 25일 북괴의 불법남침으로 산산조각이 났으며 제헌국회에서 1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이 나라 의회정치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민족적 비운을 겪어 오면서 우리는 국가의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민족의 생존권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체득했읍니다. 여야 간의 극한대립과 대화의 단절로 의사당 문은 굳게 닫히게 되고 일방의 타방에 대한 완전한 굴종이 강요되는 가운데 대화의 광장으로서 국회는 국민의 기대를 완전히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 사로잡혔던 것이 과거 우리의 현실이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한 정치적 불안은 사회적 불안을 초래하게 되었고 사회적 불안은 시민의 경제활동을 위축시켜 급기야는 국가기초마저 위태롭게 했던 것입니다. 재작년 10․26 사태 이후 일련의 사태로 해서 우리의 운명은 가히 풍전등화에 비유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었읍니다. 우리는 모두 가슴을 조이면서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걱정했읍니다. 과연 누가 조국을 위난으로부터 구출하여 민주․정의․복지사회로 인도할 것인가를 우리는 크게 염려했읍니다. 그러나 의원 여러분! 신의 가호를 받은 우리 민족은 민족자존과 창조 그리고 화합의 기치를 높이 든 청신한 애국애족의 영도자의 출현으로 조국이 위기로부터 벗어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정과 불의․비리가 사라지게 되었읍니다. 뿐만 아니라 법과 정의가 지배하고 상식이 통하며 정직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우대받는 정의로운 제5공화국이 탄생되고 평화적인 정권교체의 틀이 마련되었읍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민주․정의․복지사회 건설을 향한 민족적 대행진에 모두 동참하고 있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우리 잠시 과거를 돌이켜 봅시다. 법과 양심과 질서가 지켜져야 할 국회에서 그런 것들이 과연 지켜졌었읍니까? 의회정치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관용과 타협, 대화와 양보 그리고 토론에 충실했읍니까? 국민의 대변자로서 자기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심 없이 봉사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읍니까? 다수의 횡포, 소수의 극한 저항이 정치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때는 없었읍니까? 그리고 극한 발언이나 선동이 마치 선명의 대명사로 착각되던 때는 없었읍니까?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이러한 기막힌 상황 속에서도 국회는 진정한 민의의 전당이 되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헌정 33년 동안 줄기차게 계속되어 왔읍니다. 개인도 나이 30이 넘으면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거늘 하물며 국가의 주요기관으로서 국회가 이처럼 시행착오를 반복해서야 되겠읍니까?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주변의 상황은 한때라도 방심을 허락하지 않는 형편에 놓여 있읍니다. 소련은 극동아세아 및 서태평양에 군사력을 증강하여 자유아세아를 위협하고 있고, 중남미 제국에서는 공산게릴라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자유노조를 외치는 폴란드에 바르샤바동맹군이 침공할 조짐이 일층 높아가고 있읍니다. 또한 한반도를 보더라도 북괴는 그들의 경제를 무시한 무모한 군사력 증강을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며 더우기 북괴 김일성은 공산세습제를 확립하고 그의 권력을 호전적이며 모험주의적인 2세에게 이양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우리의 남북한 최고위당국자 상호방문 제의를 거부하는 등 도전적 태도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가 하면 산유국인 이란․이라크 간의 전쟁으로 원유가격이 폭등해서 세계경제가 침체되었으며 최근에 우리나라는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는 이변을 낳았읍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이러한 국내외 정세하에서 그리고 과거 33년간의 영욕이 교차했던 국회운영의 경험에서 우리는 앞으로 우리 국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되겠읍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자주민족국가로 영원히 존립해야 하며 또 한반도가 불행한 분단상태로부터 평화적으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대명제하에서 모든 것이 출발되어야 합니다. 국정을 심의함에 있어서도 서울에서 불과 얼마 안 되는 북쪽에 호시탐탐 남침을 노리고 있는 북괴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과거 우리 국회가 의회정치의 본령에서 벗어나 스스로 법과 양심과 질서를 깨고 관용과 타협, 대화를 멀리할 뿐만 아니라 당리당략을 꾀하고 다수와 소수의 극한대립과 선동으로 인하여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급기야는 국회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했던 것이 사실이었읍니다.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 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은 지난번 국회의원선거에서 더욱 명백해졌으며 오늘 11대 국회의 개원을 시발로 해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11대 국회가 진정한 의미에서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국민의 명령이요 역사의 필연이라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국민은 이제 새 시대의 새 국회를 요구하고 있읍니다. 새 국회에서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서 선을 향한 부단한 노력을 해야겠읍니다. 이러한 노력 없이는 시대에 뒤떨어질 뿐만 아니라 민심을 수렴할 수가 없읍니다. 본인은 정계를 떠난 어느 노 정치인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읍니다. 이 땅에 민주정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불행에 빠지게 된 근본원인은 여야가 위국위민의 차원에서 균형과 조화로 접근하지 않고 이른바 다수의 위세와 소수의 극한 저항이 팽팽히 맞서 평행선을 달리는 악순환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이 같은 그의 주장을 경청해도 좋을 줄 압니다. 금후 새 국회에서는 법과 양심이 지배하고 질서와 전통이 존중되며 상식이 통하는 국회가 되도록 우리 다 같이 노력합시다. 독선과 아집이 아닌 이해와 타협 그리고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국민 각계각층의 이해를 국회에 수렴 해결하는 대화의 광장으로 국회를 만들어 나갑시다. 우리 의원들의 뿌리는 국민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뜻을 저버릴 때 국민이 우리를 버릴 것이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설 곳을 잃고 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말없는 국민의 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여 그들의 요구를 활발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이를 국정에 반영하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문제의 해결에 있어 다수의 횡포가 용납되어서도 아니 되지만 또한 소수의 극한 저항도 철저히 배격해야 할 것입니다. 새 국회에서는 다수의 의사는 물론 소수의 의사도 존중돼야 합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33년이라는 오랜 고난과 시련과 방황 끝에 오늘 새 시대 새 국회의 문이 활짝 열렸읍니다. 오로지 국민만을 위하는 우리 의원들 사이에는 여도 야도 없읍니다. 국리민복을 위한다는 한 가지 목표에 접근하는 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차이는 없읍니다. 이제 우리 마음의 문을 활짝 엽시다. 그리고 우리 의원들은 투철한 사명감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인가를 항상 생각합시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본인은 이 우람한 의사당 안에서 대화와 화합의 정치가 꽃피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것은 의장 한 사람의 노력이나 몇몇 의원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본인은 잘 알고 있읍니다. 이는 오로지 의원 각자가 청렴의 의무를 엄수하며 진지하게 국정을 연구하고 언행이 일치하는 책임 있는 공인으로서의 입장을 지키면서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정신으로 나아간다면 우리가 희망하는 대화의 정치 화합의 정치가 반드시 실현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우리 모두 새 마음 새 결의로 새 국회에서 국민을 위하여 최선을 다합시다. 그리하고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제11대 국회가 우리나라 의정사상 가장 훌륭한 일을 했고 모범적인 국회였다고 기록하도록 합시다. 끝으로 본인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지금 방금 행한 의원선서를 다시 한번 인용하면서 본인의 개회사를 마칠까 합니다. 의원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1981년 4월 11일 국회의장 정래혁
잠시 후 대통령각하께서 입장하시어 치사를 하시겠읍니다. 입장하실 때까지 좌석에서 잠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각하께서 입장하시고 계십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여러분! 오늘 제5공화국의 국회가 첫발을 내딛는 데 즈음하여 본인은 먼저 지난 3월 25일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선의 영예를 차지하신 국회의원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새 역사 창조의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각계의 참신하고 유능한 인사들을 선출한 국민 여러분에게 깊은 경의와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오늘 제11대 국회가 정식 개원함으로써 제5공화국은 전진의 대열을 성공적으로 가다듬게 되었읍니다. 79년 10월 26일 이후 우리가 겪었던 혼란과 방황 그리고 반성과 모색의 시간은 1년 반 만에 종지부를 찍었읍니다. 이제 우리는 오욕의 지난날을 청산하고 창조와 건설을 위해 온갖 심혈을 기울일 때를 맞이하였읍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날의 뼈저린 경험을 통하여 비리의 정치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통감하였읍니다. 정치인들의 책임이 얼마나 크고 무거운가 하는 것을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깨달았읍니다. 우리는 지금 새 시대 새 역사를 펼쳐 가고 있읍니다. 그러나 새 시대 새 역사는 새 정치의 기틀이 확고히 서야만 성공적인 결실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민족사의 전환점에 선 오늘 우리의 제1차적인 과제는 새 정치의 기틀을 튼튼히 다지는 일이라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아시다시피 정치를 집산해야 될 중심지는 바로 국회입니다. 따라서 새 정치는 국회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에 관건이 달려 있다고 할 것입니다. 국회는 국민의 의사를 파악하고 또 반영하고 전달하는 곳입니다. 국회의원을 국민의 대변자로 그리고 국회를 민의의 전당으로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입니다. 국회는 이와 같은 민의 취합의 과정에서 여러 갈래의 의견과 주장 그리고 잡다한 이해관계를 절충하고 조화하여 통일된 국민의지를 창출하는 기능을 수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형성된 국민의지는 정부의 정책입안에 투영되어 민의정치의 실을 거두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민의 뜻을 정책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국회와 정부는 같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분업관계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읍니다. 따라서 국회는 정부에 대한 도전자도 아니고 대결자도 아니며 동반자인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 국회는 국회의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회는 기본적으로 우리 정치사회의 안정과 발전과 번영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입니다. 새 국회가 개원한 이 시점에서 우리는 지난날의 국회가 과연 그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는가를 냉철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본인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국민의사의 반영보다는 의원 자신과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골몰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국민의사를 절충하고 타협하여 통일된 국민의지를 창출하는 대신 이를 분산시켜 국력을 낭비하고 갈등과 대결을 조장하는 일에 치중해 오지는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정책입안 과정에서 정부와 대화의 상대 또는 동반자 관계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 정부를 견제한다는 이름 아래 정부에 대한 도전자로서 스스로의 좌표를 설정하려고 한 일은 없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하여 긍정적인 답변자료를 발견할 수 없음을 본인은 안타깝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특히 예산심의나 법안심의 등 국회의 일상과정에서 반대당에 의한 농성과 집권당에 의한 기습처리의 악순환이 풍토병처럼 번졌던 것은 올바른 대화정치의 확립과 입법부 행정부 간의 정상적인 관계정립의 측면에서 매우 불행한 현상이었다고 할 것입니다. 의회운영이 이와 같이 비정상적으로 전개되어 온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 원인은 우리가 헌정을 처음 시작했던 제1공화국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찾아볼 수 있읍니다. 우리는 제1공화국 당시 집권자의 집권연장을 위한 무리한 의회정치 조작을 경험하였읍니다. 이것은 이기정치와 대결정치를 표면화시킨 최초의 계기로서 그 후 장구한 세월에 걸쳐 비정상적인 헌정의 응어리로 작용해 왔읍니다. 두 번째로는 정당 간의 관계에 대한 왜곡된 관념입니다. 다른 정당을 동료정당 또는 대화와 절충의 상대자로 보지 않고 철저히 적대시하는 전근대적 인식이 너무나도 강했던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이러한 관념은 집권당과 반대당을 고루하고 후진적인 함수관계에 빠지게 함으로써 대화정치를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정치의 근대화를 가로막는 요소로 작용해 왔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의 결과로서 우리의 정치풍토에는 흑백논리라는 위험한 사고가 더욱 팽배해지지 않을 수 없었읍니다. 이것이 우리의 의정을 파행시킨 세 번째의 원인이라고 봅니다. 국가와 사회의 모든 문제는 절대악 또는 절대선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단순치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흑백논리의 전개로 원시적 사고방식을 거침없이 발로시킴으로써 극한대결 내지 갈등과 혼란으로 이 나라 정치를 시종 하게 한 것이 지난날의 개탄스러운 우리의 현실이었읍니다. 의원 여러분! 지나간 의회정치에 있어서 우리는 많은 실패를 맛보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우리의 숙명으로 여겨 체념해서는 안 되겠읍니다. 우리가 결심하기에 따라서는 나쁜 선례와 아픈 경험을 좋은 교훈으로 삼아 이를 훌륭히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의정을 잘못되게 한 여러 병폐들을 한꺼번에 치유하는 것은 물론 수월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더라도 우리는 이 일을 해내야 하며 또 해낼 수 있다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이것은 국회의원 여러분들에게만 부과된 과제가 아니며 정부의 헌신적이고 진실된 자세가 또 한편 필요하다는 것을 본인은 잘 알고 있읍니다. 본인은 여러 차례의 기회를 통하여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확립하고 민주주의의 토착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확약해 왔읍니다. 제11대 국회가 개원한 오늘 이 기회를 빌어 본인은 국회의원 여러분 앞에서 이 약속을 다시 한번 확고히 다짐해 두는 바입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국회의 심각한 대정부 불신, 정당 간의 극한대립 그리고 원시적 흑백논리 등을 도출할 아무런 이유도 이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이 밖에도 의회정치의 정상적 전개를 위하여 필요한 정부의 협조를 최대한 아끼지 않겠다는 점을 또한 강조해 두고자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새 정치풍토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앙을 가지고 정부와 함께 노력할 때 우리의 목표는 반드시 성취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정치를 말할 때면 국민은 으례 혼란과 갈등, 부패와 비리를 연상해 왔던 것이 지난날 우리의 슬픈 현실이었읍니다. 이와 같이 뿌리 깊은 국민의 정치불신을 정치신뢰로 바꾸어 가는 것이 우리들이 할 일이라고 본인은 기대하고 있읍니다. 새 정치는 혼란과 갈등의 정치가 아니라 바로 그것을 해소하는 정치이며 또 부패와 비리의 정치가 아니라 바로 그것을 척결하는 정치라는 것을 역사와 민족 앞에 보여 줄 때를 우리는 맞이한 것입니다. 그러한 뜻에서 새 시대의 정치가 추구해야 할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는 안정과 개혁이라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안정은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의 기초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안정의 구심점은 정치안정에 있는 것입니다. 정치불안이 사회불안과 경제불안, 나아가서는 안보불안을 가져왔던 지난날의 교훈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읍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북한 공산집단을 지척의 거리에 두고 있는 데다 80년대의 국제적 위기상황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표면화할지 모르는 오늘의 처지를 감안할 때 안정에 대한 경건한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안정을 정체와 동일시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하는데 그 속에서 정체만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그만큼 뒤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창조와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개혁의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회는 바로 이 같은 자기개혁을 주도하는 터전이 될 위치에 놓여 있다 해서 그릇된 지적은 아닐 것으로 본인은 생각하고 있읍니다. 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자기개혁이 없는 곳에는 단순한 정체만이 아니라 부패와 비리가 기생하게 되는 것이 인류역사의 철칙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혁은 강물이 흐르듯 꾸준하게 그리고 모두의 노력으로 추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혁하는 세력과 개혁당하는 세력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모두가 함께하는 개혁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개혁은 80년대 초에 한 번 하고 그다음에는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이 아니라 부단히 계속해야 하는 자기완성의 줄기찬 여정인 것입니다. 국회의원 여러분! 지금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안정과 개혁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공고한 신념이 되어야 하겠읍니다. 이 두 가지 명제는 어느 한 가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 다 똑같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개혁 없는 안정은 답보와 무위이며 안정 없는 개혁은 소동이요 무리일 뿐인 것입니다. 우리의 선택은 무위도 무리도 아니며 안정과 개혁의 융화인 것입니다. 본인은 국회가 그러한 융화의 전당이 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하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새 정치에 거는 국민의 기대와 염원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고 간절합니다. 우리의 어깨는 무겁고 책임은 막중합니다. 그러나 정치는 생업이 아니고 소명이란 사실 이것 하나만 가슴 깊이 새기면 모든 일은 쉽게 성취될 것으로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주어진 임기 동안 국가에 봉사할 것을 명령받은 신분 이것이 바로 정치인의 위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어진 임기 동안만은 사리를 떠나 철저한 공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나간 헌정사를 통해 많은 정치인들이 주어진 임기 동안의 공인으로서보다는 다음 임기를 노리는 사인으로서 공적 임기의 전부를 보낸 예를 허다하게 보아 왔읍니다. 개헌파동과 탄압정치, 부정축재와 청탁정치, 인기영합과 파벌싸움 등 비리의 현상은 거의 정치인들의 재선집념에서 빚어진 것입니다. 이와 같이 구태의연한 비리현상이 불행히도 재연된다면 그러한 국회를 우리 국민은 결코 용인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하겠읍니다. 따라서 진정한 새 정치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치인들이 단임 정신과 공인의식을 체질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온 국민이 대망하는 새 정치의 아침이 밝아 왔읍니다. 80년대는 우리 헌정사에서 굳건한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우는 연대가 되어야 하며 오늘은 이를 위하여 결의와 희망에 찬 출발이 민족과 국가 앞에 약속되어야 하겠읍니다. 우리 모두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을 떨쳐 버리고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정신에 충실함으로써 국민의 두터운 신뢰를 쌓아 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합시다. 그렇게 될 때 제5공화국과 제11대 국회는 우리 민족사에서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금자탑으로 영원히 기록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0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