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합니다. 오늘부터 7월 1일까지 4일간에 걸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이 있겠읍니다. 오늘은 민주정의당을 대표해서 동당 대표위원이신 윤길중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읍니다. 윤길중 의원 나오셔서 연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여야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함께하신 존경하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 모두는 1988년을 전환점으로 새롭게 전진하는 민주조국의 역군으로서 실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이 자리에서 만났읍니다. 이번 제142회 임시국회는 제13대 국회가 개원된 후에 처음 열리는 국회로서 제가 우리 민주정의당을 대표하여 첫 번째로 연설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고 또한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새 공화국 새 국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오늘은 우리 헌정사에 있어 실로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적 대발전을 하느냐 못 하느냐 하는 도약의 가름길에 서 있읍니다. 우리가 그동안 분단의 악조건을 무릅쓰고 이만큼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한 데 대하여 세계인들의 선망과 경탄을 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발전을 가능케 한 국민의 의지와 자질에 대해서 우리 또한 자부하여도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올가을로 다가온 전 인류의 대축제 서울올림픽은 우리를 국제화시대의 당당한 주체로서 확실히 자리 잡게 할 것입니다. 또 그동안 사회의 다른 부문에 비하여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되어 온 정치발전은 금년 봄 사상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실현한 것을 전기로 하여 힘찬 발돋움을 하고 있읍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민족자존의 시대를 약속해 주고 있읍니다. 실로 우리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의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 하나의 다른 측면을 현실로서 목도하고 있읍니다. 우리의 모든 성취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중상하려는 이단의 논리가 소리를 높이고 있읍니다. 또 경제주체 간의 갈등이 투자의욕과 근로의욕에 다 같이 악영향을 줌으로써 우리의 성장은 중대한 고비에 놓이게 되었읍니다. 그리고 민주화에 관한 개념의 혼란은 폭력의 미만 과 공권력의 무시의 풍조를 낳게 되어 사회의 평온과 시민생활의 안녕에 적신호를 던져 주고 있읍니다. 이 같은 측면은 우리에게 발전적 도약을 망치게 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호기와 실기 이 두 갈래 중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읍니다. 13대 국회는 바로 그러한 선택의 짐을 지고 출발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깊이 성찰해야만 하겠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1년 전 이때가 시국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상태였었읍니다. 그런데 이제 희망찬 민족자존의 시대가 열려 있음을 볼 때 본인은 실로 감회가 깊습니다. 당시의 혼미는 우리 당 대표위원이시던 노태우 대통령의 역사적인 6․29 선언으로 말끔히 걷혔으며 오늘 우리들의 이러한 자리도 그 선언이 이룩한 결정의 하나라고 하겠읍니다. 6․29 선언은 우리에게 정치적 민족자존의 시대를 열 수 있게 한 역사적 이정표였읍니다. 국민의 소리를 전적으로 수용한 이 선언은 전 세계인의 갈채를 받았으며 국내적으로는 여․야당이 처음으로 합의개헌을 이루어 체제의 정통성을 확고히 하였읍니다. 이러한 6․29 정신 아래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 각종 시국사범의 과감한 석방이 이루어졌었읍니다. 2차에 걸쳐 시국사범에 대한 석방이 대폭적으로 이루어졌고 또 수배해제 사면 복권 등의 조치도 이루어졌었읍니다. 남은 구속자에 관해서는 법질서 유지라는 필요성에서 석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보지만 새 시대 개막에 즈음하여 어두운 과거의 청산과 새로운 민주화합의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석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었으며 이와 관련한 정부의 조치가 곧 취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리고 언론의 자유 또한 획기적으로 증진되었읍니다. 문제가 되었던 언론기본법을 폐지했고 정기간행물 및 방송에 관한 각종 타율적인 규제를 폐지하였읍니다. 인간의 기본권을 신장하기 위해서 인권관련법안 및 제도에 대한 개선조치가 이루어졌거나 또 이루어지고 있읍니다. 이와 함께 다른 모든 법령에 있어서도 민주화의 진운에 보조를 맞추어 전향적인 개선노력을 우리 당은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이처럼 6․29 선언과 그 후속 민주화 조치가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은 매우 컸읍니다. 민주정의당은 6․29 정신을 계속 살려 이 나라 민주주의의 영원한 실천자가 될 것을 다시금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그러한 각오 아래 우리 당이 앞으로의 국정에 어떻게 임할 것인가를 분야별로 나누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정치에 관해서 말씀드리겠읍니다. 우리 13대 국회의 구성을 놓고 세간에서는 ‘4당체제’다 혹은 ‘사각, 네 뿔이 난 의정’이라고 부르고 있읍니다. 의석분포가 그래서 이런 용어가 나왔겠읍니다마는 저는 네 당이 서로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있기보다는 국리민복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위하여 힘을 합치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에서 ‘사륜의정 ’ 네 바퀴의 의정이라는 말로 이를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모든 차량은 네 바퀴가 같은 방향으로 굴러가야만 ‘안정적인 전진’과 ‘효율적인 속도’를 보장할 수 있읍니다. 이것은 우리가 서로 합심 협력하여 정치다운 정치를 기필코 이룩하라고 하는 국민적 명령입니다. 체제시비에 소비하던 시간과 정열 그리고 정치력을 이제는 나라와 겨레를 위하는 일에 전부 투입해도 좋은 그러한 때를 우리는 맞았읍니다. 실로 이 시점에서 우리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최대의 행동강령은 바로 대화와 타협입니다. 나 혼자의 소신이 ‘결단’으로 통하는 시대도 지나갔고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것이 ‘선명’으로 통하는 시대도 지나갔읍니다. 이 시대의 미덕은 서로 등을 돌려 앉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마주 앉아 의논하고 토론하는 것입니다. 정치문제와 관련하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구성키로 한 국회특위활동에 대한 소견을 말씀드리겠읍니다. 저는 새로운 정치가 개막되는 이때를 맞이하여 국회가 갈등의 확대재생산이 아니라 갈등의 발전적 해소를 위한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야권이 공동으로 제기하고 있는 5개 특위의 운영에 있어서도 우리 모두의 깊은 사려가 경주되어야 할 것을 저는 기대합니다. 광주문제의 아픔은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우리 당은 광주시민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고 앞으로도 지혜를 모을 것입니다. 우리 당은 지난봄 민주화합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필요한 문제들을 광범위하게 다루었으며 그때의 건의를 수렴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읍니다. 광주시민의 명예회복, 피해자 보상, 진상조사, 피해자 추가신고 접수 등 아픔의 치유 차원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광주문제는 전 국민의 화합을 목표로 하는 사랑과 용서의 대승적 차원에서 풀어 나가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광주시민의 명예를 생각해야 합니다. 동시에 당시 계엄업무를 수행했고 지금도 국토를 방위하고 있는 우리 국군의 명예와 사기도 생각해야 하겠읍니다. 광주사태라는 국민적 아픔을 놓고 어느 정당도 이를 정략에 이용하거나 보복적 차원에서 더 큰 아픔을 빚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정치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그 척결의 필요성을 우리 당은 여러 차례 강조해 왔읍니다. 비리나 부정의 척결에 성역이 없다는 점은 우리 당의 확고한 방침입니다. 비리의 증거가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 이것은 당연히 의법 처리해야 하고 또한 그렇게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노태우 대통령이 지난번 청와대회담에서 ‘법적인 문제를 정치문제화하고 정치적 동기에서 법적문제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말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우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정치의 성숙도를 세계인들에게 보여 주어야 하겠읍니다. 정치적 시비가 있는 문제는 국가 전체의 대외적인 모습 그리고 평화적 정부이양과 헌정발전 등 다각적인 측면을 고려한 이성적 차원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대한 청산이 주장되고 있지만 과거를 청산하는 길이 과거에 집착하는 데 있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제5공화국에 대한 정치적 결산은 6․29 선언과 평화적 정권교체로 이미 이루어졌었고 과거의 일들에 집착한 나머지 새로운 창조와 발전을 저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과거에 대한 청산작업은 가능한 한 조속히 매듭을 짓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일에 우리 모두 매진하도록 해야 하겠읍니다. 다음은 통일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읍니다. 우리 달력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통한의 그날 6․25가 바로 그끄저께였읍니다. 6․25 남침전쟁은 분단이 낳은 비극의 산물로서 우리에게 크나큰 교훈을 주었읍니다. 첫째 다시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재현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사실, 둘째 공산주의자들은 동족의 생명과 재산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사실, 세째 비극의 근원인 분단을 하루빨리 해소하고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성취해야 하겠다는 필요성 바로 그것입니다. 통일이 우리 민족적 갈망이며 시대적 소명임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하나이며 결코 둘일 수는 없읍니다. 반드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제를 실현하는 데 있어 온 국민의 지혜가 총동원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통일논의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온 국민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그 문호가 개방돼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다양한 시각에서 제기된 각계각층의 의견은 민의의 수렴기관인 국회를 통해 집약되고 정리돼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우리 당은 국회 내에 통일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두자고 제의했던 것이며 또한 야권가의 3당의 지도자들도 여기에 발을 맞추어 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당은 국민의 통일염원과 각계의 통일논의가 우리의 통일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야의 많은 인사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여론수렴 작업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통일여건의 조성을 위하여 기왕에 제안해 놓고 있는 여러 갈래의 남북대화가 하루빨리 재개되도록 정부가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학생교류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남북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통로를 통해 협상노력을 배가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예컨대 학생교류가 이루어질 경우 그 규모는 20명 30명 정도의 소수특정인이 아니고 전국의 학생을 골고루 대표할 수 있는 1000명 이상의 대규모 단위가 되는 것이 상호이해를 위해서도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통일을 생각하는 데 있어서는 새롭고도 적극적인 접근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학생들의 통일논의와 관련하여 분명히 해 두어야 할 점이 있읍니다. 우리가 뼈저리게 체험했고 또 세계가 공인하고 있는 북한의 6․25 남침도 북침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어떤 방식의 통일도 좋다는 무책임하고도 무원칙한 주장은 배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통일논의의 다양화 활성화는 바람직스러운 것이지마는 사회를 혼란하게 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주장이나 행동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적화통일노선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어떠한 불법적 언동이나 행위도 용납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 일부의 주장이 이처럼 과격해지고 정도를 일탈하게 된 것은 그동안 통일논의가 지나치게 금기시된 나머지 그들의 통일관이 어두운 환경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들의 통일논의가 건전한 방법으로 그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유도를 해 나가는 데 우리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다음은 올림픽 문제입니다. 올림픽은 온 인류가 함께 참여하는 스포츠의 대제전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88서울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의 제전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88올림픽이야말로 우리 민족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획기적인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한국은 이제 온 세계의 주목을 받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지구촌의 전면에 부상했읍니다. 이와 더불어 올림픽을 계기로 미수교국과 통상외교관계를 맺게 되었고 또 학술 문화의 교류가 본격화되고 있읍니다. 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일부에서는 이것이 외채를 늘리고 국민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있었읍니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은 적자가 아닌 흑자올림픽이 될 수 있는 여러 조건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읍니다. 중요한 것은 올림픽에 대한 전 국민의 참여와 성원이라 하겠읍니다. 그리고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도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읍니다. 북한과 국내 일부에서 거론하는 올림픽 공동개최는 올림픽 헌장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현시점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의 서울개최가 분단상황을 고착시킨다는 억지 이유를 들어 온갖 저지책동이 전개되고 있음을 우리는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민주와 통일을 내세워 서울올림픽을 무산시키려는 숨은 기도를 우리는 철저히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88서울올림픽은 정권적 차원의 행사가 아니고 국가적 민족적 행사입니다. 당리당략을 초월한 초당적 입장에서 서울올림픽이 안전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치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정치권에서 공동노력을 할 것을 제의합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야당 모든 분들이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단히 감사해 마지않습니다. 다음은 학원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읍니다.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고 이상을 추구하며 미래의 꿈을 키우는 곳입니다. 현실적 모순을 비판할 수도 있고 또 현실개혁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 수도 있읍니다. 따라서 우리 당은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의 충정을 이해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수렴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 당은 학원의 자율화를 법적 제도적 면에서 더 이상의 논란이 없을 정도로 보장해 놓았읍니다. 지금 각 대학은 인사권을 완전히 되찾았으며 교수임용제도도 폐지되었고 대학의 학생회 구성과 운영도 완전히 자율화되었읍니다. 그러나 대학이 이른바 민중혁명의 기지가 되어서도 안 되고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치외법권이 될 수도 없읍니다. 그리고 그 어떤 목적이든 탈법적 방법과 폭력적 수단만은 용납될 수 없읍니다. 학문의 자유와 학원의 자율성이 보장되려면 서로 상반되는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자유스럽게 개진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선동과 폭력에 의한 체제전복운동은 그것이 비록 학생에 의해 주도된다 하더라도 단호히 대응함으로써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의 노사분규에 관해서도 큰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합니다. 노사문제에 관한 우리 당의 방침은 노사의 자치자율원칙에 따른 산업민주주의의 실현으로 산업평화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노동조합은 모든 근로자 세력을 포용해서 노사관계의 정상화를 도모해야 할 책무가 있으며 사용주 측은 기업의 사회적 사명과 기능을 자각하는 바탕 위에서 성장과실의 균점 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노사현장에서 벌어지는 사태에는 실로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습니다. 일부 산업장에서는 외부세력이 노사분규에 개입하는 사례가 있읍니다. 이들은 진정한 근로자의 권익과는 관계없는 목적달성을 위해 모든 일을 실력행사로 연결시키고 있읍니다. 여기서 초래되는 결과는 기업활동의 마비요 경제적 혼란이요 사회불안입니다. 이와 같은 과격한 쟁의는 결코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읍니다. 오히려 무질서와 폭력, 혼란과 불안만을 증폭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폭력은 민주화와 결코 양립할 수 없읍니다. 폭력은 누구에게 의해서든 또 어느 곳에서든 또 어떠한 명분으로든 결코 관용되거나 미화될 수 없읍니다. 한편 기업인들도 이와 같은 사태가 악화되기 이전에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차원에서 근로조건 개선 등에 솔선수범해 줄 것을 당부하는 바입니다. 다음은 경제문제에 관해 말씀드리겠읍니다. 우리 경제는 온 국민의 노력으로 이미 많은 것을 이룩했고 또 앞으로도 이룩할 수 있는 그러한 시점에 와 있읍니다. 우리가 여기서 자만하거나 방심함이 없이 조금만 더 땀을 흘리면 경제적 민족자존의 시대는 확실하게 우리 앞에 도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당면한 몇 가지 과제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정치적 자유는 경제적 자유와 보완관계에 있읍니다. 그러므로 조속히 민간주도 경제체제를 정착시켜 나가는 일이 새 공화국 경제정책의 첫째 과제가 되어야 하겠읍니다. 정치적 민주화는 시장경제의 창달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지금까지의 정부주도적인 경제관계 법규를 정리하고 그에서 연유한 각 산업 간의 불균형을 조정하여 나가도록 해야 하겠읍니다. 우리의 두 번째 과제는 분배의 정의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분배문제를 경시해도 좋다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읍니다. 과거의 성장우선정책으로부터 벗어나서 성장과 분배 간의 균형을 도모하는 데 주력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도시 저소득층을 비롯한 계층 간의 소득 재분배 수단으로 조세기능을 강화해 나가야겠읍니다. 따라서 세 부담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중산층과 그 이하 계층의 세 부담을 경감하여야 할 것입니다. 세째, 농어민의 소득증대를 통해 도농 간의 균형적 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농․어업의 생산성을 제고시키기 위해서 이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추진하여 농업부문의 구조적 개혁을 위한 제반시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네째, 경제적 형평의 증진과 경제력 집중의 방지를 도모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그동안 대기업에 중점을 둔 경제정책이 고용이나 부가가치 면에서 성장에 기여한 바도 있으나 이제는 철저히 경영의 내실을 기하도록 하고 직접금융 능력이 있는 대기업은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려 은행대출을 줄여 나가는 한편 그 여력으로 중소기업육성에 은행자금 등이 많이 돌아가도록 해서 균형 있는 국민경제발전의 기틀을 다져 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지금까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되어 온 부실기업의 정리문제 이것은 그 당시 상황으로는 불가피한 점도 있었겠으나 앞으로는 다른 시각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경제적 정의와 형평이 더욱더 강하게 추진되어야 할 현시점에서 특정경제부문에의 차별적 지원이 있을 수 없고 또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서도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억제되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민경제적 충격을 감안하여 정부의 간여가 불가피할 경우에도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할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이미 조치한 부실기업의 정리내용도 명명백백하게 공개하여 그에 따른 의혹과 오해를 없애야 할 것입니다. 다섯째, 물가안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지난 수년간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물가는 최근 점차 불안스러울 정도로 상승하기 시작했읍니다. 국제수지의 흑자로 인한 통화량의 팽창과 임금인상에 따른 생산비의 증가는 물가의 안정적 관리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나 정부는 좀 더 적극적으로 물가상승을 억제하여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도록 하고 사회의 불안심리를 진정시켜 나가야 하겠읍니다. 여섯째, 보호무역주의와 국제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팽배해 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시장개방 압력과 더불어서 급격한 달러가치 하락 현상은 우리 산업의 대외경쟁력을 잠식해 가고 있읍니다. 더구나 국내에서는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력 감퇴와 임금의 급상승으로 경제조건은 악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산업인 자동차공업의 생산중단 사태는 수많은 관련 중소기업의 도산으로 확산되어 경제전반에 깊은 주름살을 끼치고 있읍니다. 이러한 시련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술의 향상, 원가의 절감, 근로자의 생활향상과 노사분규의 자율적 해결을 도모해 나가야 하겠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 13대 국회는 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당면과제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는 우선 우리 국회부터 국민을 안심시키는 데 앞장을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정국의 앞날에 관해서 걱정을 하고 있음을 우리는 시인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그러한 걱정을 해소하는 데 일조를 한다는 의미에서 저는 평화적 정권교체에 대한 우리의 결심과 각오를 더욱 굳게 다져 나가야 하겠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우리 헌정사에 있어서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수립은 민주화의 선결요건이었읍니다. 평화적 정권교체가 확립된 나라치고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나라는 없읍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민주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 여기 야당의 많은 인사들도 계십니다마는 그 노력의 대부분을 바로 이것을 위해 바쳐 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헌정사에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세운 전직 대통령에 대하여 행여 감정적 차원이나 보복적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된다면 이는 소리를 탐하다가 대의를 저버리는 우라고도 생각됩니다. 또한 노태우 대통령이 공약한 ‘중간평가문제’도 반드시 헌정질서 안에서 공약대로 실천될 것이나 헌정질서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기 중단을 전제로 한 어떠한 발상도 용허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통령임기와 관련된 국민투표는 헌법상 불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의회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은 ‘대화와 타협’입니다. 이는 인간성의 상호신뢰로부터 시작하여 그리고 이것은 ‘경쟁의 원리’로 구체화됩니다. ‘경쟁의 원리’는 계층 간 지역 간 세대 간의 이해의 대립을 발전적으로 해소하여 공동선을 창출해 나가는 발전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원리 아래서는 절대 선도 없으며 절대 악도 없읍니다. 오직 차선의 추구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은 우리의 정치문화가 오래도록 이러한 원리를 성숙시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극단적 이원론에 입각한 ‘적과 동지’ 양분 개념이 만연해 있읍니다. 이는 전쟁문화나 투쟁문화의 소산으로서 오직 극한투쟁에 의한 적의 타도나 위계에 의한 적의 굴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풍토하에서는 결코 ‘민주주의의 꽃’이 만개할 수 없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중국고전에 ‘화이불류 ’라는 말이 있읍니다. 각자의 인격을 존중하는 가운데에서 신뢰가 형성이 되고 그것은 화합의 근원이 되며 그러나 화합한다고 해서 흐르지 말자는 그런 얘기입니다. 이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서로 화합을 하되 흘러 빠지지는 말자는 얘기이겠읍니다. 우리도 ‘화이불류’의 정신으로 다시 우뚝 서서 각기 ‘사륜체제’의 한 바퀴로서 국리민복이라는 구심점을 향해서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하겠읍니다. 그렇게 될 때 제13대 국회는 민족자존과 평화통일의 초석을 닦은 국회로서 우리 헌정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저의 대표연설을 마칠까 합니다. 오랫동안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988년 6월 28일 민주정의당 대표위원 윤길중

제11차 본회의는 내일 오후 2시에 개의하겠읍니다. 이것으로써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