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석을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으로부터 제12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읍니다. 녹음 전주에 따라 1절만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서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내빈 여러분! 제126회 임시국회 개원에 즈음하여 본인은 눈앞에 펼쳐져 있는 반 넘어 텅 빈 의사당의 모습에 접하니 심회가 착잡하기 짝이 없어 무엇이라고 개회의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읍니다. 지난 5월 13일 제125회 임시국회 개회 때에는 11대 국회의 임기가 4월 11일로 만료됨으로써 국회 부재의 위헌사태가 빚어짐을 무릅써 가면서 월여에 걸친 여야 협상을 거듭한 끝에 국회의 원만한 개회를 보게 되었고 국회는 그처럼 개원이 늦어진 것을 국민에게 사과하며 삽체 된 국정 심의를 서두를 것을 굳게 다짐하였던 것입니다. 그 제125회 임시국회가 끝난 지 불과 한 달 남짓한 오늘날 여기 열리게 된 제126회 임시국회는 단지 수삼차의 협상을 거쳤을 뿐 충분한 대화도 나누지 못한 채 신민당 소속 의원 102명의 요구에 의해 오늘 이와 같이 반신불수의 모습으로 개회하게 되었으니 전자의 개원 때의 지루함이나 금자의 조급함이나 모두 우리가 바라는 의회정치의 상도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근자 더욱 국회로 집중되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에 찬 시선을 어찌 피할 수 있겠읍니까? 물론 오늘 개회되는 임시국회의 소집은 합헌적이고 합법적인 것입니다. 등원을 거부하는 것 또한 합법적인 것입니다마는 사안 처리에 있어 대립이 고집으로 일관되면 합헌, 합법의 총계는 누구도 예측치 못하는 비극의 모태로 돌변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크게 그리고 깊이 경계해야 할 줄 압니다. 다음 주로 임박한 남북국회회담에 대처할 우리 국회의 자세 그리고 국회의 명을 받고 해외에서 친선외교와 국정운영 자료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30여 명의 의원들의 거취는 어찌할 것이며 소집은 되었으나 회기와 그날그날의 의사일정 작정은 어찌할 것입니까?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이제 시간 매우 급합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과 정당에게 호소하기 위한 본인의 충정 어린 만단설화 도 도리어 넋두리가 될 만큼 시간은 참으로 다급합니다. 오늘 개회식이 끝나면 즉시 각 당 대표의원인 원내총무들로 하여금 다시 만나서 흉금을 터놓고 한 번 더 기왕 소집된 국회가 공전을 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힘써 볼밖에 다른 도리가 없으니 각 정당과 모든 의원 동지들은 그들의 발목을 붙잡지 말고 등을 밀어 대화 협상의 자리로 들여보내 주어야 하겠읍니다.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합의될 때까지 대화의 자리에서 나오지 말도록 문을 잠그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읍니까? 격식에 맞는 말씀으로 개회사를 하기에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두서없는 말씀으로 충정을 피력하여 결례를 범한 것을 허물치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85년 7월 15일 국회의장 이재형
이상으로 제126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