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정치에 관한 질문을 상정합니다. o 비교섭단체 대표발언

의원 여러분들께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정부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교섭단체 간의 합의에 따라 먼저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친박연대 대표이신 서청원 의원 나오셔서 발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한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한승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친박연대 대표 서청원이올습니다.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외환 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내년이 되면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되고 너나 할 것 없이 살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그리고 국민을 대표하는 우리 정치권은 위기를 극복하고 국난을 타개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해 왔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여러분과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48.7%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이명박 정부는 곳곳에서 불신과 반대에 부딪혀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형국입니다. 172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확보한 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무기력한 여당이라는 얘기가 공연히 나오겠습니까? 야당은 어떻습니까? 국정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나름대로 대안도 제시하며 열심히 야당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마는 때로 그것이 지나쳐 정부 여당의 발목 잡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 봅니다. 저는 지난 81년 11대 총선을 통해서 국회에 입문, 지금까지 6선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여섯 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보았습니다. 군사정권 시절의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김영삼 정부의 문민정부와 김대중 정부의 국민의 정부, 그리고 노무현 정권을 거쳐 현재 이명박 정부까지 만 28년의 세월을 정치 현장에서 보냈습니다. 행정부에서 각료로 일할 기회도 있었고 집권 여당의 원내총무이자 국회운영위원장으로서 국회 운영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원내 제1당이던 야당의 사무총장과 당 대표를 맡아 정부 여당을 상대로 국정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때로 회한도 있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했습니다. 저는 오늘 개인적 이해와 정파적 입장을 떠나 한 점 치우침 없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6대에 걸친 행정부, 그동안의 정치생활을 통해서 체득한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저 나름대로 소회와 대안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정치 현장에서 절실하게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정치가 안정되어야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정치가 안정되지 못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위기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정치 안정이요, 둘째도 정치 안정입니다. 그래야만 국민이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정치가 국가적 위기 상황을 맞아서도 여야 간에 갈등을 반복하며 안정을 찾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되풀이되는 인사 시비와 사정 논란이 문제입니다. 그동안의 정치 경험으로 단언하건대 이 세 가지는 역대 모든 정권에서 모두 문제가 됐고 그때마다 여야 간에 첨예한 대립을 초래했습니다.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 인사 시비, 사정 논란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이것이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야가 한자리에 모여 정쟁 해소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국회 내에 별도의 위기극복대책기구를 설치해 여야가 함께 작금의 위기극복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정쟁해소 방안, 국가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 두 개의 기구를 설치해서 운영하자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현재의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과거 정권의 오류를 답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국가정보원이 정부의 통상적 정책 과정에 참여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KBS 사장 해임 직후에 열린 언론정책회의에 국정원 2차장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국가정보기관을 통치에 동원하는 구시대의 악습이 되살아났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군기잡기식의 정치적 사정은 곤란합니다. 잘못이 있으면 누구든지 수사를 받고 처벌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전 정권의 인사라고 해서 무차별로 뒤지고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지 보자는 식으로 수사하는 것은 정치 보복이라고 보기에 충분합니다. 일부 공기업에 대한 검찰수사가 공기업 민영화와 같은 정부시책의 사전정지작업을 위한 기획 사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됩니다. 세무사찰이 남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귀기울여야 됩니다. 셋째, 인사 시비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마는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가 횡행한다, 인사가 특정지역에 편중되었다, 특정인이 인사를 독점하고 있다는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김형오 국회의장!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저는 이 대목에서 이 자리에 계신 여야 의원 여러분께 진지하게 의논드리고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인사 시비와 사정 논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되풀이되어 온 해묵은 과제올습니다. 여기에는 과거 여당이었다가 지금 야당이 되신 분도 계십니다만 지난 10년 동안 구 여권시절에는 과연 어떠했습니까? 김대중 정부와 국정원은 도청과 정치 사찰을 하다가 간부들이 감옥에 가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당시 검찰도 정치사정 논란과 자중지란 끝에 청와대의 민정수석비서관이 구속되고 검찰총장이 검찰수사를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김대중 정권 내내 특정지역 편중인사 논란이 계속되었던 것은 굳이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노무현 정권의 보복 사정은 어떠했습니까? 검찰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박태영 전남지사, 안상영 부산시장,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등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자살하는 사태를 맞이했습니다. 한나라당도 쑥대밭을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박주천 전 의원은 검찰이 후원금을 불법자금으로 둔갑시켰다고 한탄하면서 그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여기 계신 박주선․이인제 의원도 노무현 정권의 희생자였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코드인사는 또 어떠했습니까? 노무현 정부는 인사의 핵심이라는 명분 하에 이른바 386 코드인사를 대놓고 기용했던 것 아닙니까? KBS의 정연주 전 사장이 권력에 저항하는 의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끝내 자진 사퇴를 거부했습니다만 실상은 그도 노무현 정부의 코드에 따라 임명되었던 것입니다. 그 전임자인 박권상 전 사장도 김대중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았다면 임용될 수 있었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지나간 일을 놓고 탓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왜 새로 들어서는 정권마다 전 정권의 실패를 답습하며 정치권은 또 그때마다 대립과 갈등을 겪어야 합니까? 여야 모두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성찰하고 제도적인 대책을 강구해 보자는 것입니다. 지금의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는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취임 초기 자신의 정책구상을 제대로 펴기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주어진 임기는 5년밖에 안 되고 갈 길은 바쁜 새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 구상을 시현하기 위해 전임자가 남긴 국정운영의 틀과 자리 배치를 자기 방식으로 뜯어고치고자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다 보니 낙하산 인사와 기획사정이 등장합니다. 이것이 지난 정권들을 경험하면서 목격한 실상이올습니다. 지금도 여야 간에는 신 공안정국이니 낙하산 인사니 해서 심각한 논란과 대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 여당은 야당의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까지 ‘당신네가 야당일 때는 낙하산 인사 및 표적 사정을 비판하더니 여당이 되니까 왜 태도가 달라졌느냐’는 식의 논란을 계속할 것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야가 매번 똑같은 비판과 논쟁을 주고받는 정쟁의 상습적 악순환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정치권이 힘을 모아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이명박 정부가 앞장서서 정쟁의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정쟁 중단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조건부이지만 원칙적인 동의를 표시했다고 들었습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께서도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세계 제1의 강대국이라는 미국도 국가가 위기상황에서는 여야가 정쟁을 자제하고 초당적으로 협조합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모두가 국가적 위기라고 하면서도 상생협력은 없고 대립과 투쟁만 넘쳐나고 있는 것 아니올습니까? 저는 여야 정치권에 간곡하게 말씀드립니다. 앞서도 지적했지만 인사 시비와 사정 논란 등 정쟁 해소를 위한 기구를 만들어 책임 있는 여야 중진들이 머리를 맞대고 상습적 정쟁을 줄이는 법률 개정작업 등을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무차별한 검찰의 사정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대통령의 인사재량권을 폭 넓게 인정하는 장치를 하자는 것입니다. 미국은 정권이 바뀌면 새 대통령이 수만 개의 자리를 자신의 뜻대로 바꾼다고 합니다. 대신 미국은 각국 대사를 포함한 많은 직위에 대해 의회 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는 견제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인사청문회 대상이 확대되었습니다만 이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사청문회가 실효적이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것 자체가 훌륭한 압박 수단입니다. 인사청문회 과정을 통해 자질이 부족하고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때는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도 아무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는 주식시장과 환율이 연일 요동치고 있습니다.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 등 각종 경제지표들이 연일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생활고로 인한 자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언급이 필요 없는 위기 상황입니다. 국가적 위기일 때는 여야 정치권이 하나 되어 위기 극복의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지금의 위기도 국력을 결집하지 않으면 극복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국회 내에 각 당의 대표와 정책위 의장이 참여하는 국가위기 극복 대책회의를 설치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권부터 위기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대책회의에서는 우선 내년 한해만이라도 국회 예산 절감방안부터 논의를 시작하면 어떻겠습니까? 다시 말씀드리면 제가 두 기구 발족을 주장하는 것은 여야의 입장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이올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그동안의 정치 경험을 통해 힘에 의한 정치는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실패한다는 것을 목도했습니다. 전두환․노태우 정권은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부패한 혐의로 퇴임 후 영어의 몸이 되는 오욕을 겪었습니다. 문민정부는 노동법을 강행 처리했습니다만 야당과 노조의 반대로 이를 철회해야 했고 결국은 IMF를 맞는 결과가 됐습니다. 노동법 처리 당시 저는 15대 국회 여당의 원내총무였고 이 자리에 당시 야당의 원내총무였던 박상천 의원이 계십니다마는 여야가 합의 처리가 되지 않아 국가적 위기로 확산된 것이 두고두고 가슴 깊이 자책하는 회한의 사건이었습니다. 문민정부뿐이겠습니까? 50년만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다고 자랑하던 김대중 정부는 당시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의 이른바 DJP 공동정부 약속을 파기하고 독주하려다가 여소야대와 국정난맥을 자초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정권도 독선과 독주의 정치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자초했습니다. 무리한 코드정치, 편가르기 정치로 국민에게 철저히 외면당해 결국 정권을 내준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정권,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독선․독주하는 정권은 결국 실패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올습니다. 저는 이명박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겸허하게 국민과 야당의 소리를 듣고 서로 진지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야당의 비협조를 탓하면서 외부 기관의 힘을 빌리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최고 통치자로서 여야를 두루 살피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운용의 묘를 보여줘야 합니다. 야당도 변해야 합니다. 아무리 정부 여당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해도 국회의원이 국회라는 장을 스스로 거부하고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현장에 나가 함께 시위하는 것은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국회의원은 다양한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일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논의하는 것은 국회에서 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부족하나마 저의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역대 정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문제, 다시 말해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 인사 시비와 사정 논란 등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문제를 이제는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저 나름의 소회와 충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정치 안정 없이는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저희 친박연대는 정쟁을 중단하고 국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국민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룩했고 민주주의를 꽃피웠습니다. 작금의 경제 위기도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능히 극복하여 재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청원 대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