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일정 제1항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상정하겠습니다. 오늘은 민주당을 대표해서 민주당 최고위원이신 김원기 의원으로부터 연설이 있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을 비롯한 동료 국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 전국은 사상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으로 온 국민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모든 국민들께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한다면 이 한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어 마지않습니다. 21세기의 문턱에 있는 올해는 해방 50주년이자 분단 반세기가 되는 참으로 역사적인 해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 민족은 갖가지 시련에 처하면서 고난을 극복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 민족은 또다시 급변하는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세계사적으로는 공산체제의 몰락으로 동서냉전체제가 해체되어 새로운 세계질서가 구축되고 있고, 동아시아에서는 남북한과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관계가 전면적으로 재정립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는 남북관계와 남북한 정치가 새롭게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정치는 20세기의 냉전체제 분단상황에서 21세기의 화해와 공존의 새로운 정치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정치입니다. 이러한 과도기에는 지난날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개혁하고, 우리 민족의 장기적 발전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새로운 경제, 새로운 사회․문화제도를 정립하는 기반을 닦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과도기에는 결실을 거두기보다는 씨앗을 잘 뿌리는 일이 더할 수 없이 소중합니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은 당대에 결실을 보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희생이 밑거름이 되어 나무가 자라고 그 나무가 숲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과도기의 정치를 이끌어 가야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믿음의 정치, 통합의 정치, 예측 가능한 정치가 절실합니다.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2년이 되었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국민의 참으로 큰 기대 속에서 출범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올시다. 즉흥적이고 조령모개식의 독단과 법치를 대신한 인치, 그리고 정치를 실종시키는 일인 통치행태는 신권위주의를 넘어서 문민독재의 위험수위에까지 도달하고 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군사정권을 모태로 한 김영삼 정권의 태생적 한계가 분명해졌다고까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이제라도 김영삼 대통령이 의회주의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민주개혁의 시대적 소임을 다해 주기를 참으로 간곡한 심정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오늘 참으로 착잡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오늘 대표연설에서 국민들이 정치의 앞날에 대해 좀 더 희망을 갖고 우리들 생활주변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들을 말씀드리고자 했었습니다. 그러나 김영삼 정권의 핵심부가 최근 일으키고 있는 지자제 선거를 둘러싼 이 평지풍파는 우리 정치의 앞날에 큰 폭풍우를 현재 예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이 문제가 안고 있는 진상을 국민들께 먼저 보고드리고 저희 민주당의 분명한 입장을 이 자리에서 밝히고자 합니다. 어제 여당 대표께서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국회 안에 지자제 관련 기구를 구성해서 행정구역 개편문제를 논의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논의할 내용으로 네 가지 문제를 제의했습니다. 우선 지적해야 할 것은 민자당이 제기하고 있는 이 문제들은 지난 13대 국회에서 지방자치법이 성립된 이후에 약 6년간에 걸쳐서 여야의 협상 테이블에서, 그리고 전문가들을 초청한 공청회에서 시민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논의되고 선택되고 다듬어진 문제들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14대 국회의 정치관계법특위에서 2년간에 걸친 협상 끝에 여야 만장일치로 여야가 합의한 개혁입법입니다. 김영삼 대통령께서는 당시 이 개혁입법의 성공을 치하해서 전례 없이 청와대에서 개혁입법의 공포식까지 가졌던 것을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지방자치 4대 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입니다. 각 당은 지금 선거체제를 갖추고 후보자 공천의 채비를 서둘고 있습니다. 출마 희망자들은 또 그 신변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은 지난 6년 동안 무엇을 하고 있다가 선거의 이 목전에서 지자제의 본질을 송두리째 뒤엎는 법 개정을 하자는 것입니까? 이는 김영삼 정권이 우리 국민들을 너무나 업신여기고 우롱하는, 참으로 용납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아무리 선의로 해석하려 해도 납득할 수 없는 처사인 것입니다. 문제 제기의 시기가 그렇고, 내용이 그렇고, 방법이 또한 그렇습니다. 민자당의 핵심부에서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민자당의 대표께서는 문제 제기의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논평을 한 보도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표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의 발언은 공석에서 또 사석에서 아랑곳없이 진행되더니 어제는 마침내 민자당의 대표께서 구체적인 제안까지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여당 대표께서 제의한 네 가지 문제는 새로운 여야 합의가 필요 없는 사항입니다. 첫째로 생활권과 일치하지 않는 행정구역조정은 개혁입법 당시에 지방자치법에 ‘도농복합형태의 시와 주민투표제도’ 이것을 신설해서 정부가 폭넓게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이미 35개 시․군을 통폐합했고 앞으로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둘째로 3단계 지방행정구조 조정문제 중에서 서울특별시나 광역시, 도를 분할하자는 주장은 교통, 환경행정 등 현대행정이 광역화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서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뿐더러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연기하자는 주장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읍․면․동 폐지 주장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시행 후에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지금 논의해서 졸속결정을 해서는 안 될 것이올시다. 셋째로 특별시와 광역시의 자치구를 준자치구로 하는 문제는 이미 지방자치법 제2조와 시행령 제9조에 자치구 상호 간의 인사교류, 지방재정, 도로개설, 상하수도, 쓰레기처리장의 설치 등이 모두 특별시와 광역시의 권한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준자치구로 되어 있는 것이올시다. 넷째로 지방자치선거에 정당공천제를 배제하자는 주장은 지난 6년간 국민 여론 수렴과 전문가 논의를 거쳐서 개혁입법 당시에 여야가 법안에 모두 정당공천제를 채택해서 입법된 사항이올시다. 여당이 다소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고 해서 정당공천을 못 하게 하는 것은 법이 여당의 사유물이 아닌 이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올시다. 정당공천제는 정당만 후보를 내는 제도가 아니고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는데 정당도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것으로서 정치단체인 정당만 참여를 배제시키는 것은 민주주의 본질에 어긋나기 때문에 세계의 모든 나라가 정당공천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저는 여당 의원 여러분들께 지적해 둡니다. 국무총리는 국정보고에서 4대 선거의 차질 없는 시행을 언명했으나 민자당의 핵심부에서는 선거연기를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의 분할론, 시․도 폐지론, 구청 준자치화, 지자제 선거의 정당배제론 등이 현재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수의 국민들은 민자당이 박두한 지자제 선거에서 불리할 것을 깨닫고 지자제를 연기하거나 그 내용은 본질적으로 바꾸어서 지자제를 형해화 시키려는 것 아니냐 하는 강한 의혹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이러한 납득할 수 없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 협상과 대화에 응하는 것 자체가 불순한 의도에 말려들 수 있고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우리들의 입장은 결코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사태가 이 단계에 이르렀으면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자신의 분명한 의사를 밝힐 것을 우리 민주당은 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박정희 정권 시절 3선 개헌 때에 아래에서는 계속 개헌을 주장하고 위에서는 부인하고 하는 기만의 과정을 밟다가 종국에는 의혹이 현실이 되어 버린 쓰라린 과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3당 야합 때에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습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우리의 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점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국민으로부터 신뢰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지도자가 국민들에게 한 약속, 정치권이 정치권과 합의한 약속은 꼭 지켜지는 관행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여야가 만장일치로 합의해서 공포한 지자제가 한번 시행도 해보기 전에 자기에게 불리할지 모른다는 우려만 가지고 짓밟힌다는 것은 민주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올시다. 저는 이 모든 의혹이 참으로 기우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입니다. 만약에 그 의혹이 현실로 나타날 때 그 결과가 우리 모두 알지만 너무나 두렵기 때문이올시다. 만약 지자제를 연기하거나 지자제의 본질을 일방적으로 또 불법한 방법으로 훼손시키려는 시도가 강행될 때 우리 정치에는 파국이 있을 뿐이라고 하는 것을 우리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이 올 때 우리 민주당은 국민들과 함께 그 불법에 대하여 모든 수단을 동원한 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정권퇴진운동으로까지 발전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엄숙히 경고해 둡니다. 존경하는 여당 의원 여러분! 이 역사적인 대전환의 길목에서 그러한 불행이 다시는 우리 정치사에 나타나지 않도록 해 주십사 하는 간곡한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앞으로 3년간에 걸쳐서 해마다 실시될 선거가 과연 공정하게 치러질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선거동향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비단 경기도뿐이겠습니까? 앞에서는 정치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하고서 뒤로는 정치에 개입하는 안기부의 행태가 전임 안기부장이 해임되었다고 해서 중단되리라고, 되었으리라고 믿는 국민들은 없습니다. 내무부와 안기부의 선거개입과정 전모가 밝혀져야 합니다. 우리 당은 고질적인 이 공작정치를 뿌리 뽑기 위해 국회조사권을 발동하고, 경기도와 안기부 관련자 전원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요구할 것이올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과 국무위원 여러분! 김영삼 정권은 지난해 10월 헌법을 유린하고 군의 통수체계를 송두리째 파괴한 12․12 군사반란자들에 대하여 그 죄는 인정하면서도 사법적 판결 절차를 막은 채 권력의 자의로 그 죄를 면탈해 주는 폭거를 저질렀습니다, 저희 민주당은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이의 시정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또한 이 문제를 비롯한 중요 정치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 영수회담을 제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은 이를 묵살한 채 오늘까지 여야 대화를 단절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전두환, 노태우 씨 등 전직 대통령의 12․12 군사반란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연장되었습니다. 또 광주 5․18 민주시민 학살사건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촉구하고자 합니다. 김영삼 정권이 5, 6공 군사반란 세력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고 이른바 문민정부라고 한다면 12․12 군사반란자들에 대한 언어도단의 사법처리를 즉각 시정하고 5․18 민주시민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그리고 명예회복 조치에 성의를 다해야 합니다. 용서와 화해의 문제는 진실규명과 역사의 정의가 바로 선 다음의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저는 정치권에서 또다시 지역갈등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어제 민자당 대표께서 지역패권주의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갈등구조야말로 군사독재정권이 30년간에 걸쳐 통치의 수단으로써 의도적으로 조장해 왔던 것을 국민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역에 상관없이 우리 국민 모두는 지역갈등구조의 희생자들입니다. 통일의 시대를 앞두고 우리 내부의 갈등구조를 해소하는 것은 어떠한 당면과제보다도 시급하고 중대한 일입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른바 문민정부라고 하는 김영삼 정권이 갈등구조 해소에 앞장서기보다는 오히려 그 구조를 더욱 심화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사배치가 그렇고 지역편중개발이 또한 그렇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를 가지고 소외지역을 방치하고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이미 집중개발된 지역에 다시 개발을 가중시키는 것은 그 지역 자체에도 교통, 상하수도, 교육, 주택, 빈민, 환경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해서 이롭지 않습니다. 이것은 하루빨리 각성하고 시정되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과 국무위원 여러분! 김영삼 정권의 정책 중에서 가장 혼선을 거듭하고 국민의 불신을 산 것이 외교통일정책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취할 대북정책의 방향은 북한을 봉쇄함으로써 그들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질서 있게 개혁할 수 있도록 그 퇴로를 터주는 정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비정부 부문, 정치―비정치 부문을 분리해서 남북교류를 진행해야 하고 정부의 통로가 막혔을 때는 비정부 부문을 통해서, 정치․군사 부문이 막혔을 때는 비정치․군사 부문을 통해 북한과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남북문제에 대한 초당적 대응을 주장해 왔습니다. 한편 지금까지도 정부는 북한의 통일전선 전략을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북한의 통일전선 전술은 우리가 분열이 되어 있을 때에만 그 힘을 발휘합니다. 우리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통일안보 분야의 여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결속된 힘, 국내정치의 결속된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나는 남북문제에 관한 한 여야가 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을 협의할 수 있는 상설협의체의 구성을 제안해 마지않습니다. 국방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12월 우리는 평시작전권을 미국으로부터 인수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수립된 지 반세기가 다 되어 가지만 국방의 대부분을 우리들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자주국방을 위해서는 정예주의를 기본으로 육해공군의 균형된 발전, 정규군․예비군․민간인의 역할 재정립과 장교․하사관․사병의 비율 조정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방력은 정신전력 또는 사기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민주적이고 엄격한 군기가 확립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또한 군에 대한 처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과 국무위원 여러분! 경제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경제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동안 계속해온 발전전략을 되돌아보고 우리 경제구조를 철저히 진단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래 재벌의 소유 집중과 경제력 집중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세계화의 구호 아래 재벌의 힘과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재벌구조는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 있는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벌그룹의 시장집중과 계열기업 간의 부당한 내부거래에 대해서 보다 강력하게 규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규제가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거나 어느 특정 기업에 대해서 비위가 틀린다고 해서 선택적으로 이루어져서는 결코 안 될 것이올시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93년부터 중소기업이 그동안 이용했던 사금융시장에 접근하기 힘들게 됨으로써 중소기업의 부도율이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특정 부분, 특정한 기업에 편중되는 금융의 대출기능을 바꾸어 주어야 하고, 부동산 담보대출의 관행을 바꿔야 합니다. 저는 경제문제에서 특히 지금 논의되고 있는 금융개혁과 관련해서 강조해야 할 것은 한국은행의 독립 문제올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중앙은행의 실질적인 화폐금융정책과 은행감독권에 대한 최고의사 결정기구로서 역할 하도록 그 기능과 권한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금통위 의장은 국무총리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한국은행 총재를 겸임해야 하고, 금통위 구성에 있어서 정부추천 위원의 비율을 최소한으로 축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가 제출하고 있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은 오히려 중앙은행의 독립성 보장을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관치금융의 폐단을 재현할 우려가 높은 정부안은 세계 각국이 중앙은행 독립성을 강화해 나가는 시대적인 추세와는 크게 역행하는 개악 조치로서 반드시 철회하거나 재검토해 주시기 바라 마지않습니다. 농촌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농촌은 WTO 체제의 출범으로 인한 농산물 시장개방과 지난여름 가뭄에 이은 사상 유례 없는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시름과 좌절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업과 농촌의 위기를 조금이나마 해소시키기 위해서 지난 정기국회에서 WTO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에 앞서서 여야의 합의로 UR이행특별법을 우리들은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 후 정부는 이 UR이행법을 집행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이나 지원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여당이 지난 정기국회에서 UR이행특별법 제정에 동의를 해 놓고 이제 와서 행여라도 이를 회피하려 한다면 이는 농민들의 중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되리라고 하는 것을 이 자리에서 지적해 마지않습니다. UR이행특별법의 제정은 우리 국회가 농민들에게 한 최소한의 약속입니다. 정부는 성실하게 이 법을 준수하고 집행해야 합니다.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경쟁력이 약한 우리 농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농어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농어촌회생 7대 과제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구조개선대책만 가지고는 농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영농을 계속할 수 없습니다. 93년도의 가뭄, 94년의 여름 가뭄에 이어서 겨울 가뭄으로 이어지는 재해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의 미온적이고 안일한 대책은 국민 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지금 남부지역에 발생되고 있는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대책기구를 구성해서 특별예산과 인력․장비를 긴급 지원하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관련법을 속히 개정해서 재해 지역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가 총체적인 대책과 긴급지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노동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노사관계와 이에 대한 정부정책에 일대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노사가 통제와 저항을 반복하는 동안에 세계일류기업들이 기업경영의 책임과 권한을 종업원들에게 대폭 확대해 가는 현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정부는 더 이상 근로자를 통제의 대상으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기업발전과 사회개혁의 동반자로 생각해야 합니다. 교육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 나라의 장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고리인 교육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21세기 한국사회의 발전은 뛰어난 기능을 가진 몇몇 엘리트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으며 국민 전체의 총체적 역량을 바탕으로 해야만 가능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통교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교육개혁의 방향은 민주시민을 육성하기 위한 보통교육에 그 초점이 두어져야 합니다. 현 정부의 교육개혁방안은 지나치게 엘리트교육에 치우쳐 있어 가지고 5%의 엘리트를 위해 95%의 새 세대의 생명력이 손상될 수 있는 위험한 징후를 보이고 있고 유치원부터 입시지옥을 만들고 경쟁에서 탈락하는 대다수의 젊은이들을 우리 사회에 대해서 적대감을 가지게 만들어 버릴까 심히 우려되는 바 있습니다. 찬성과 반대가 현재 팽팽히 맞서고 있는 고등학교 평준화 폐지문제가 그렇고, 교육의 지나친 수월성 추구정책이 또한 그렇습니다. 적자생존식 교육방식에서 상호의존식 공동체 교육방식으로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성장일변도에서 안정과 통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투적 군사문화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결과가 과정을 합리화시키는 밀어붙이기식 행동양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복지․환경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만 불의 GNP를 현재 우리는 바라보고 있지만 우리는 복지 빈곤 국가올시다. 지하철과 길거리에 수많은 장애자와 노인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복지는 결코 소모적인 것이 아닙니다. 복지는 사회의 통합력을 높입니다. 높은 사회적 통합력은 발전의 또한 잠재력입니다. 우리는 서구 복지국가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도 가족을 중시하는 우리 전통의 장점도 살려 한국적 복지사회의 모형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환경보호 없이는 인간다운 삶뿐만 아니라 경제발전도 불가능합니다. 엄격한 환경법과 철저한 감시체제, 그리고 오염자 부담원칙에 따른 세금정책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쓰레기 종량제와 더불어서 폐수․폐기물․매연 등의 오염원에 직접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하루빨리 확대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 여성은 이 세상의 절반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안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또한 여성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과 성폭력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고, 보육시설의 대폭적인 확대가 필요합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위한 기반 조성에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민주인사에 대한 명예회복과 사면복권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광주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등으로 희생된 인사들의 명예회복과 법적 지위 회복, 역사적 재조명, 국가배상, 사면복권을 통하여 국민화합에 노력하여야 될 것입니다. 김영삼 정부는 작년 이후 시국사범에 대한 가석방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군사독재정권도 국경일 등에는 시국사범에 대한 가석방을 실시한 것을 염두에 둘 때 오는 3․1절을 앞두고 시국 관련 양심수들의 대폭적인 사면복권과 가석방, 그리고 WTO 비준 저지 투쟁으로 인한 수배자의 수배해제와 구속자의 석방 및 장기수의 인도적인 석방조치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국가보안법은 마땅히 폐지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는 데 악용되고 개방과 교류의 동서화해의 추세에 역행하는 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민주질서보호법을 제정해서 민주적 국가안전보장체제를 수립하고 국제화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국회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민족사와 세계사의 대전환기를 맞아서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발상과 새로운 힘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도전은 자신감과 용기를 가질 때 가능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국가 모습이 아니라 대양을 향해 뻗어 나가는 돌고래와 같은 국가 모습을 우리 다 함께 만들어 가십시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우리 앞에는 참으로 많은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이것을 풀 수 있는 힘은 우리나라, 우리 국민 안에 있으며, 우리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더 강하게 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정치의 역할입니다. 이를 위해서 정치의 중심인 이 국회를 바로 세우고, 토론과 합의 문화가 꽃피는 생산적인 정치를 만들어 갈 것을 의원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하면서 제 연설을 마치고자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o 휴회의 건
다음은 휴회 결의를 하고자 합니다. 2월 24일과 25일 양일간 본회의를 휴회하고자 하는데 여러 의원들께서 이의 없으십니까?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제5차 본회의는 2월 27일 월요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습니다. 산회를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