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제117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읍니다. 녹음 전주에 따라 1절만 제창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유태흥 대법원장과 김상협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본인은 오늘 여러분들을 모신 가운데 제117회 임시국회의 개회사를 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이번 임시국회는 비록 회기는 짧은 편이지만 새 국회상의 정착이라는 의미에 있어서는 매우 뜻깊은 임시국회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비단 제11대 국회의 후반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간성에서만이 아니라 국정의 구석구석에 얽힌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짧은 기간에 농밀하게 토의하여 이를 화합의 논리로 수렴함으로써 하나의 통일된 국민의지를 도출해 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5공화국의 출범과 함께 우리는 갈등과 대결로 점철되었던 구시대 정치에 대한 냉철한 자성 위에서 화합의 정신으로 대화하는 국회, 생산적인 의정의 확립을 국민 앞에 약속하면서 제11대 국회의 개원을 보았읍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이 엄숙한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 서로 이해와 절제와 자중의 진지한 자세로 성실하게 국정을 다룸으로써 바람직한 새 시대 국회상을 국민 앞에 보여 주었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요즈음 국회가 민의를 수렴해야 한다는 소리를 자주 듣고 있읍니다. 국민의 대표들로 구성된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파악해서 이를 용해하고 여과함으로써 국민적 합의를 창출하는 일이야말로 민주국회의 당연한 기능이요 책무인 것입니다. 국회를 정치의 본산 또는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는 소이 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읍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국회가 민의를 모으는 과정은 반드시 절충과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우리 정치인들이 입으로는 민주주의 발전을 소리높이 외치면서도 실제 사고와 행동에 있어서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무시하는 자기모순을 드러내는 경우가 허다했읍니다. 국회에서는 흑백논리가 횡행하고 국민의 불만을 대변한다는 명분 아래서 무책임한 인기발언이 난무하여 결과적으로 민의를 반영하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갈등과 대결을 조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여야 간의 극한대결은 필연적으로 정국의 경색을 초래하였고 국민의 정치불신을 증대시킴으로써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엄청난 역기능으로 작용한 사실을 우리 모두 체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는 바입니다. 물론 정치인 개개인 또는 소속 정파에 따라서 정치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인식의 정도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크고 작은 인식의 차이를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조정하는 능력이 곧 우리의 정치역량인 것이며 의회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나타내 주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의원 동지 여러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국제의회연맹 서울총회를 4개월 앞두고 지금 거국적인 준비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읍니다. IPU 서울총회는 85년 국제통화기금 총회, 86년의 아시안 게임, 88년의 올림픽 등으로 이어지는 세계적인 행사로서 이러한 거창한 행사를 주최하게 된 것은 우리가 이룩한 안정과 번영에 대한 국제적 신뢰의 표시인 동시에 세계를 향해 뻗어 나가는 국운의 양양 한 앞날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겠읍니다. 이처럼 우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 초조해진 북한공산집단은 IPU 서울총회를 비롯한 모든 세계적 행사의 개최를 저지할 목적으로 우리의 사회불안을 조성하기 위하여 광분하고 있읍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사회적 안정과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적 번영의 지속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입니다. 안정과 번영의 지속은 궁극적으로 조국의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며 따라서 우리 정치인과 국회는 마땅히 이를 위해 기여해야 할 커다란 책임을 모두 함께 안고 있읍니다. 의원 여러분은 각기 소속한 정당, 정파가 다를지라도 제5공화국 건설에 다 함께 참여한 동참자로서 선진조국 창조라는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국정을 함께 책임지고 이끌어 나가야 할 주역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의원 동지 여러분! 제11대 국회 개원의 날 우리가 이 신성한 의사당을 들어서면서 가슴속에 느꼈던 사명감과 책임감을 되새기면서 짧은 회기 동안 국리민복에 관련되는 모든 문제들을 진지하게 다루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이번 임시국회가 우리 의정사에 대화정치의 기조를 굳게 다지는 역사적 계기가 되기를 여러분과 함께 소망해 마지않습니다. 끝으로 의원 여러분의 건승을 빌면서 이것으로 개회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1983년 6월 13일 국회의장 채문식
이상으로 제117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읍니다.